산행기

어게인 영취산 진달래 산행

camsang 2024. 3. 26. 11:16

** 다시 찾은 여수 영취산 진달래 산행 **

-.일자 : 2024년 3월 26일

-.코스 : 돌고개-가마봉-가마봉능선-골명치-돌고개

 

비가 대지를 토닥이면서 새싹들을 우고 있지만 마지못한 개나리만이 샛노랗게 꽃을 피워 냈다.
계절이 어쩐다 해도 웅덩이 속에는 개구리 알이 부화를 기다리고 있고 벚나무는 꽃눈이 탱탱해져 가고 있으니 게기고 있던 영취산의 진달래도 이때쯤에는 어쩔 수 없이 만개를 하지 않았을까 싶어 우산 하나 챙겨 집을 나선다.
축제가 끝난 돌고개의 주차장에는 상인들이 자리를 잡았고 올려다 본 산비탈은 제법 분홍빛이 비친다.

 


하늘을 가득 덮은 먹구름의 위협성 때문만이 아니라 저 여린 꽃들이 버텨내 주질 못할 것만 같아서 마음이 조급하다.

 


기대치가 너무 컸나 보다.
꽃은 듬성듬성 피어나 있고 비 때문에 꽃잎을 활짝 펼치지 못해 화려함이 없다.

 


건너다 본 가마능선의 진달래군락지도 갈색을 탈피하지 못했고 새어 나온 연분홍 빛이 영 어중간하다.
햇살의 조력이 없어서가 아니다.
급변하고 있는 기온의 틈새에서 기를 못 편 탓이다.

 


매년 찾아 왔었기에 지금쯤에는 살갑게 대해 줄 만도 하련만 이렇게 밀당 만을 하고 있으니 이러다가 내가 지칠 것만 같다.

 


듬성 듬성 피어나 있는 진달래꽃과 스리살짝 아이콘택으로 유대감을 쌓으며 진달래터널로 들어 간다.
역시나 진달래는 꽃망울도 내밀지 않았고 여전히 쌩 까고 있다.
아무리 그래도 난 너에 대한 기대치를 놓을 수가 없으니 어쩌니.

 


개화 상태를 확인 했으니 구름에 가려 있는 정상을 놓아주고는 가마봉의 진달래군락지로 내려간다.
집착 이라기 보단 관심 에서다.

 


군락으로 피어 나 있는 꽃들 마저도 화려한 자태도 요염함 도 없이 쇼윈도 안의 마네킹만 같아 생동감을 잃었다.
철쭉 터널 안은 꽃이 채 피지도 않았는데도 낙화한 꽃잎이 활주로 유도등만 같다.

 


당산나무처럼 우뚝한 오동나무쉼터가 개화의 경계가 된다.
꽃은 피어나 났으되 봄을 시기하는 날씨가 조력자가 되어 올해 진달래꽃은 봄의 전령사 역할로만 만족해야겠다.

 


임도에는 푸르른 녹음이 짙어가고 있고 벚나무에 하얗게 꽃을 피웠던 게 언제 였었던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