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횡성 한우축제 / 원주 간헌관광지 **
-. 일자 : 2024년 10월 6일
-. 루트 : 횡성호수길- 횡성 한우축제장 - 원주 간헌관광지
짐승은 자기 새끼가 클 때까지 키우고 보호하여 야생으로 돌려 보낸다고 하여도 난 키우던 개가 젖도 때기도 전에 시장에 내다 팔았을 때에도 헤어짐의 절절함이 있었다.
자식은 양육기간 만도 20년이라는데 딸을 독립시키는 것이 어찌 인륜지 대사가 아니겠는가?
부부란 결혼식이란 절차를 통해서 모두에게 알리는 행사이니만큼 독립체로써 분리를 시키는게 당연하지만 훈련이 안되어 있는 우리의 마음은 복잡미묘하다.
정작 당사자인 딸이 문제가 아니라 부모인 우리네 문제인지라 예식 후에 마음을 정리할 여백의 공간을 찾아 기차여행을 예약해 놓았었다.
결혼식 다음 날 딸은 스위스로 우리는 횡성의 한우축제장과 원주 소금산관광지를 향해 KTX에 오른다.
마음의 평상심을 찾아야 하는 우리에게 신경 쓸게 하나 없는 기차여행이 아주 적합하다.
평생 처음인 횡성역에서 내려서 관광버스로 갈아 타고 횡성댐으로 이동 한다.
2000년 10월에 완공 된 인공호수로 둘레가 31.5km 라는데 우리에겐 5코스중 A코스의 4.5km가 할당 되었고 주어진 시간은 1시간 50분이다.
폭우를 똘마니로 대리고 다니며 망나니처럼 날뛰던 더위가 계절에 제압되자 한기까지 느껴지지만 걷기에는 최상이고 머리도 맑아 진다.
잔잔한 호수에 비친 물그림자로 거대한 댐은 수채화가 되었다.
단풍이 곱게 물들 가을날에 찾았으면 더 없이 좋았을 것 같은 풍경에 몰입되고 동화 되어서 그 동안의 번뇌를 씻어내고 영혼을 정화 시켜 나간다.
호숫가를 거닐며 안정을 찾아 어제 결혼식에 참석하였던 지인들에게 진심의 감사 인사를 전하고 몰려 온 허기를 달래기 위해 횡성한우축제장으로 향한다.
국내 최대규모 한우축제장은 섬강 둔치에 있어 어째 횡 한 느낌이었는데 막상 축제장에는 횡성군민들을 다 동원 되었을 정도로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다.
난장만 같은 구이터에서 긴 대기줄을 서서야 겨우 자리를 잡고 소고기를 구워 먹는데 횡성 한우로써의 차이점이 뭔지는 모르겠다.
이곳 횡성은 우아한 휴식이란 테마에 구이터가 있어서 모두가 한우를 즐길 수 있고 울 광양의 숯불구이축제는 특정 업체만이 소고기 장사를 점유한다는게 다를까?
난 소고기보단 돼야지파고 식당보단 이런 어수선해 보이는 야전에서 술 맛이 더 땡기니 뭐 쎔쎔이다.
겨울비처럼 차가운 가을비가 쏟아져 내려 버스의 차창이 뿌옇게 흐려졌고 암막 상태에서 원주로 이동한다.
횡성과 원주는 강원도의 산을 찾아 갈 때의 경유지였었지 특별한 인연이 없다가 이렇게 출렁다리가 생겨나서 찾게 되니 원주를 관광지로 승격 시키는데 일조한 일등공신이 맞다.
을씨년스런 날씨 대문에 아직 햇살이 남아 있을 시간임에도 간현관광지의 상가지역은 폐장 분위기다.
원주 소금산그랜드벨리 입장료가 9천원으로 가이드가 건네는 티켓을 제시하고 500여 계단을 오른다.
군 시절 막타호를 탈 때의 혹독한 훈련처럼 이렇게나마 워밍업을 해줘야만이 마음의 준비나마 될 터인데 케이블카 공사까지 진행 중이다.
지자체마다 케이블카와 출렁다리가 필수품처럼 생겨나고 있어 이런 곳에다 왜란 의문점이 들기도 하지만 막상 올라 보니 썩 괜찮다.
산비탈에 스머프집처럼 비춰지는 글림핑장과 계곡에 걸쳐진 잔도 또 하나의 울렁다리로 인해 중국의 어느 풍경구에 들어선 느낌이다.
다리의 끝자락에 하늘정원이 완충지대 역할을 하는 듯 하다.
베트남 샤파를 등반할 때 케이블카 정류장의 공원 과도 같은 느낌인데 여유가 있다면 숲 속에서 머물며 살림욕이라도 하고 싶다.
의외로 집사람은 담력이 있는 것인지 경험의 축척 대문인지 평지를 걷듯이 잔도를 건너 우주정류장처럼 웅장하게 솟아 있는 스카이타워전망대에 오른다.
불어 오는 바람은 없지만 차가운 기온에 모골이 송송 하나 이것 또한 쫄아 주질 않아서 돈 가치가 있기는 하나 싶다.
울렁다리가 활주로처럼 길게 뻗어 있다.
출렁다리의 두 배인 이 울렁다리가 국내최장이라는데 흔들리지 않아 속은 울렁거리지 않는다.
잔뜩 흐린 산속이라서 짙어 오는 어둠이 산하를 지우고 있고 사람들도 없는데 하산을 알리는 방송에 마음은 조급해진다.
우리에게 높이100m, 길이 200m의 에스컬레이터가 기다리고 있다.
이런 건 중국의 천문산에서나 봤는데 이게 9월 6일에 준공해서 딱 한달 된 신상품으로 그냥 내려와 버리니 완전 호강에 겨워 요강에 똥을 싼다.
우리나라 산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탄다는 건 참 신선한 경험이다.
음악분수는 지 혼자의 쇼이고 호객에 표고버섯 한 봉지 시들고 전등이 켜진 상가지역으로 내려선다.
그래도 이곳에 왔으니 막걸리 한잔이라도 마셔 줘야 될 것만 같아서 피곤함에 쩔어든 심신에 응급 처방을 하지만 소생될 기미가 없다.
깜깜한 밤이 되었고 원주 양평역에서 기차에 올라 깜빡 졸았던 것 같은데 청량리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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