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자산 & 일림산 철쭉 산행 ***

 

-.일자 : 2025년 4월 29일

-.코스 : 용추계곡-제암산자연휴양림-사자산-골치-일림산-용추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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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년 봄나들이 ****
일자: 2025년 4월 24일~25일
루트: 광양백운산수련원-노랭이봉-순천 선암사
 
산행과 걷기로 단순화된 나의 일상에 수영이 추가 되면서 산행은 자연스럽게 자리를 내어주었고, 관심에서도 밀려나 있지만 일상 운동으로 가야산을 다녀온다.
진달래가 꽃잎을 떨군 자리에는 애도를 하듯 누런 송홧가루가 뿌려졌고, 이를 모른 척하며 산하를 물들여 가고 있는 푸릇푸릇한 새싹들 속에서 벌레들이 거미줄을 타고 있다.

 


연분홍의 등나무꽃은 나무들을 칭칭 감으며 흐드러지게 피어났고, 하얀 벚꽃이 지고 난 거리에는 이팝나무꽃들이 눈처럼 피어난 이 봄날에 나들이란 명목으로 수련관을 찾는다.
항상 인적 하나 없는 진입로는 미지의 긴장감을, 예쁜 조경은 휴양지로의 설렘과 안정감을 동시에 안겨준다.
긴 지붕 개량 공사와 함께 진행되었던 백운산 수련원의 바비큐장이 오픈했지만, 퇴임을 한 내가 이를 이용하게 될 줄은 몰랐다.

 


대기업의 시설답게 에어컨과 환기시설까지 갖춘 시설이 참 깔끔하다.
무엇보다도 즐길거리가 단순하기만 한 휴양시설에서 그나마 주당들은 숨통이 트였다.
고기를 굽고 마시다 보니 식당에서 석식을 마친 사람들이 새로운 바비큐장의 구경 나섰고, 인사를 나누는 지인들과 술잔을 나누고 같은 공장의 동료와도 자연스럽게 합류된다.

 

 

 


난 술자리에서 한 번 엉덩이를 붙이면 좀처럼 일어나질 못하는 고질병이 있다.
이건 분명 치명적인 결함이다. 호의를 성의로 받아들여 바비큐장이 끝날 때까지 함께 하여 부부간의 오붓한 시간에 민폐를 끼쳤고, 룸으로 이동하여 옛 산행 동지와 합류하여 기억이 가물가물할 때까지 부어라 마셔라 한다.
남해에서 펜션을 경영하는 친구는 새롭게 둥지를 이룬 이웃들과 또 다른 공동체를 만들었고, 밖으로 장소를 옮긴 우리는 바닷가도 아닌데도 기타의 연주에 맞춰 모닥불 피워놓고를 외치며 산중의 적막을 깨뜨리다가 경고에 각자 룸으로 흩어진다.
이게 휴양인지 먹고 놀자의 여행인지 모르지만 참 기분 좋은 밤이고, 재 채용으로 이런저런 고민과 갈등도 많은 요즘이지만 회사 생활의 연장으로 누릴 수 있는 행복이다.

 

 

 

 


그동안에 수면장애는 스트레스와 심리적인 영향 때문이었을까?
알코올이 약이 되었는지 아님 맑은 자연환경 속에서의 심신 안정 때문이었는지 한 번도 깨어나지 않고 아침을 맞이했고, 머리도 맑다.
호텔과는 달리 이곳에서의 조식 시간은 8시로 늦어 노랭이봉을 오르고자 휴양소를 나선다.
발걸음은 삐거덕거려도 산속의 상큼한 공기와 물소리에 몸이 정화되어 가고 있다.

 


햇살이 스며들지 않은 숲에 초록초록한 나뭇잎들로 환해졌고, 거친 길을 올라 노랭이봉 삼거리에 올라선다.
아침의 운해가 노랭이봉을 덧칠하여 더 몽환적으로 만들어 놓았고, 몽울진 철쭉은 꼬마전구처럼 반짝거리는 싱그러운 산정이다.

 


해는 떠올라 옅은 구름층을 뚫고서 세상을 밝혀 주고, 국사봉으로 흐르는 철쭉 능선은 산불 방지로 금지시켜 놓았는데 너무 행정편의적인 통제다.

 


혈기왕성할 때 세워 놓았던 노랭이봉의 정상석은 의연하고, 내림길은 갈수록 정비가 되어 가고 있어 봄철 미끄럼도 없이 안전하게 수련관에 안착한다.

 

 

 


백운산 수련관은 맛집이다.
푸짐하게 음식을 담아서 테라스에 자리를 잡아 경치를 눈요기로 추가 시켜 놓았는데 오늘따라 춥다.
평소 만류하던 아내도 오늘은 순순히 따라 주어서 괜히 폼 잡다가 커피 한 잔 홀짝이며 추위를 달래 보지만 몸은 방어 시스템을 무시해 버린 독단적인 행동에 면역을 포기해 버려서 콧물이 줄줄 흘러내린다.

 


수련원과 수련원 임도와는 자매품이다.
퇴실을 하여서 임도를 걸으면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것이 학창 시절에 봄 소풍 나온 느낌이다.
초록초록한 자연의 바다 속을 유영하는 모든 사람은 편안해 보이고 재잘거리는 새처럼 서로 간 소통들을 하는 산책길이다.
이런 푸르른 숲과 깨끗한 공기가 있는 자연 속에서의 휴식은 심적인 안정을 주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는 최적이다.

 

 

 


요즘 겹벚꽃이 한창 피어나고 있어 부산의 중앙공원과 사천 청룡사, 서산 개심사의 명소가 SNS에 올라오고 있는데 가까운 선암사가 겹벚꽃으로 유명한 줄은 이번에야 알았다.
선암사의 길목인 승주의 기사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다.
예전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김치찌개 속의 돼지고기에는 숟가락이 안 가고, 반찬은 한 젓가락이면 없고, 특히나 술은 5천 원이라서 정이 안 가 다음엔 패스다.

 


평일인데도 겹벚꽃을 보러들 왔는지 주차장은 만차이고 선암사의 진입로에 사람들이 꽤나 많다.

 


이곳을 다녀온 후 왜 사찰에 겹벚꽃이 많은지를 GPT에게 물어보았다.
겹벚꽃이 사찰에 많은 이유는 불교의 무상함을 상징하고, 경관을 아름답게 하며, 꽃이 오래 피고, 전통적으로 중요한 장소에 심어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실용적인 이유도 있습니다라는 대답이다.
주변에는 흔한 진달래꽃도 연산홍도 없어 혹시나 했는데 선암사의 겹벚꽃은 화려하게 피어나 사찰을 아름답게 만들고 있다.

 

 


겹벚꽃은 일반 벚꽃보다 꽃잎이 많고 오래 피어 있습니다. 그래서 꽃이 지는 시기가 일반 벚꽃보다 늦어, 봄철 사찰을 더 오래 아름답게 장식할 수 있다는 설명답게 탐스럽게 피어나 사람들을 환호 짓게 한다.
어느 여인의 배려로 모처럼 둘의 사진도 찍고 벚나무 아래 의자에 앉아 망중한도 한다.

 

 


파란 하늘과 푸른 산하에 연분홍 꽃잎이 살랑거리는 사찰은 경건함 속에서의 아름다운 경관이다.

 


주 진입로에서 비켜나 있는 전통 찻집에는 찾아드는 이 하나 없고 목 빼고 대문을 바라보고 있는 할미꽃은 허리가 굽고 머리가 하얘져 버렸다.
공짜 시음이란 차 대신 제기차기 체험 한 번 하고 선암사를 내려와 스벅에서 쓴 커피로 여행을 마무리를 하는데 어머니로부터의 호출이다.
상추며 김치며 먹거리들을 한 보따리 차에 실어서 집에 안착하는데 아직도 햇살이 환하다.

**천주산 진달래 산행 **

-.일자 : 2025년 4월 5일

-.코스 :무기마을-작대산-양미재-상봉(농바위)-달천고개-천주산-만남의광장-달천주차장(13.3km/6시간 8분)


전국적인 산불로 인해 마음은 편치 않지만 벚꽃이 탐스럽게 피어났으며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인지라 여기저기 산행지를 알아보다가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천주산을 예약했는데 하필이면 비 소식이 있습니다.
산불이 났을 때나 오지 벚꽃만 다 질 것 같습니다.

 


3개의 산행코스 중에는 물어볼 필요도 없이 긴 코스이고 또 A코스인 함안의 무기마을에서 모두가 내려 버립니다.
식당에서 계산하는 것도 아닌데도 친구의 신발끈 묶는 시간이 길어 꼴찌입니다.

 


마을길을 벗어나자 산행안내도가 있고 일렬로 길게 줄을 지으며 등반이 시작되고 차가운 봄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간간히 보이는 진달래꽃은 이미 떨어졌고 메달려 있는 것도 햇살이 없으니 볼품이 없지만 아직은 천주산 진달래군락지에 대한 희망이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 용띠 3명이 자연스레 뭉쳐졌고 세상살이의 얘기 속에서 삶을 통달한 것 마냥 이렇게 산에 다닐 수 있는 소소한 일상에 감사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오솔길이었던 걸로 기억되는데 등산로가 무척이나 좋고 산불 확산의 원인으로 지목된 소나무도 돋보입니다.

 


안내도도 잘 되어 있습니다. 줄기차게 올라가던 등산로에서 작은 정상은 인증 장소가 되고 휴식의 시간입니다.

 


우리의 속도가 급격히 저하되어 있어 추월을 시도하다가 놀자에게 걸려서 이젠 정말로 꼼짝없이 후미에 묶여 버렸습니다. 산행이야 후에 만회할 수가 있고 이런 우정은 마음을 풍족하게 해줍니다.

 


이곳은 봉우리마다에 이름을 챙겼고 듬직한 표지석도 있어 포토타임에 간격을 줄일 수는 있으나 우리라고 증명을 안 날 길 수가 없으니 그게 그겁니다.
산불 조심 재난 문자가 오고 있는데 나무를 뒤흔드는 바람은 꽃잎을 떨어뜨릴 냉기를 품고 있습니다. 비 냄새가 묻어납니다.
천천히 걷는다고 몸에 무리가 없는 게 아니라서 허리의 통증에 나이가 들었음이 실감하는데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닙니다.

 


우회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서봉을 기어코 올라가 인증하는 건 무슨 오기인지?

 


수직의 길이 평탄화되어서 정자가 있는 적대산에 오릅니다.
광장에서 보물이라도 찾고 있는 것인지 다들 바닥을 기고 있는데 할미꽃을 담기 위해 꼬부랑 노인들이 되어 있습니다.
산 아래는 골프장이 만남의 광장에는 벚꽃이 피어 하얀 종잇장을 펼쳐 놓은 것만 같고 붉게 물들어 있어야 할 천주산 능선은 갈색입니다.
봄에는 모든 것들이 꽃입니다.

 


천주산까지 그냥 곱게 흘러가면 좋으련만 양목이고개까지 하염없이 내려갑니다.
오늘은 그나마 흐리고 바람이라도 불어주어 다행이지 햇볕 쨍쨍한 마른날이라면 다리에 힘 빠지게 생겼습니다.이 코스를 회피하려 했던 이유입니다.

 


겨유 올려 놓았던 고도를 다 반납하고 나서야 산 아래로 고속도로가 뚫린 양미재가 함안과 창원을 가릅니다.

 


산행길이 인생길입니다.
묘지에 동백꽃 붉고 키다리나무는 하얀 목련꽃을 주렁주렁 메달아 봄을 오지게도 즐기는데 우린 오르락내리락에 등줄기에 물이 흐르고 있습니다.
앞서간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오르막을 앞두고서 배를 불려 놓으면 나만 고생이고 그동안에 술을 절제하려고 식은땀 흘렸는데 건네는 막걸리 한 잔에 무너집니다.
나도 답례로 사람 관계를 원활하게 해주고, 분위기 화기애애하게 만들어 기분 짱 좋게 만드는 마법의 하얀 물을 꺼내 시간마저 잊었습니다.

 


지속적인 오름길은 잡념이 없지만 시간도 정지한 듯 풍경속에 같혀 버린게 문제여도 거북이 걸음으로 상봉의 농바위에 올려 놓습니다.
천주산 능선의 진달래군락지가 조망되어 마음은 한층 가벼워졌는데 기어코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달천고개의 장사치는 장사를 접었고 긴 계단이 하늘길처럼 솟아 있습니다. 하산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서연 씨 때문인지 물어보지도 않는 정상의 생중계에 경쟁이 붙었습니다.

 


진달래꽃은 아직 앙다문 채라서 이 비가 그치고 나면 활짝 꽃잎을 펼칠 것 같아 아쉽긴 하지만 그 덕에 정상석은 우리의 몫이 되어 보듬고 안고 막 찍어댑니다.

 


이젠 오르막은 끝, 관광코스와 하산만 남았습니다.
어쩌다 진달래군락지의 관람 데크에 발을 디디지 못하고 능선에서 쳐다보지만 시원찮은 건 마찬가지입니다.

 


폭삭거리는 먼지를 잡아주는 비는 벽에 흙을 바르듯 바지에 흙을 붙여 놓아 걸음걸이는 더 거북해졌어도 이 또한 게의치 않습니다.
순천에서 비 핑계 대고 낮술을 마시고 있던 친구들이 소나기가 온다고 하여 뻥인 줄 알았는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여 배낭커버를 씌우고 능선을 벗어납니다.

 


아뿔싸...
계단 나무의 미끄럼을 피하려다가 흙에 미끄러져 공중부양하며 엉덩이 썰매까지 탑니다.
세상사 조심해도 안 될 일도 있습니다. 부끄러움에 큰 것만 대충 떨어내고 샘터에서 닦아 냅니다.

 


총무님을 만나 우리의 최후 보루가 생겼습니다.
주적거리고 내리고 있는 비를 피할 수도 없는 임도를 따라서 만남의 광장까지는 꽤나 긴 거리인데 오고가는 농담이 지겨움을 잊게 합니다.

 


산불로 진달래축제가 취소된 만남의 광장은 소방대 훈련으로 대체되어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정작 차량을 통제시켜 놓아 버스를 찾아 삼만리입니다.
총무님이 없었더라면 길거리의 미아가 될 황당한 도로가에 주차가 되어 있는데 또 이곳을 어떻게들 잘도 찾아와 있어 우리가 꼴찌입니다.
우리에게 집중된 시선이 부담스럽습니다. 타박보다는 새양쥐꼴을 보고 따스한 커피 한 잔을 건네는 정이 있는 산악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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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취산 진달래 - 섬진강 벚꽃 ***

-.일자 : 2025년 4월 1일

 

 

 

 

 

==== 섬진강 벚꽃길 ====

 

 

 

*** 매화마을 & 쫓비산 ***

-.일자 : 2025년 3월 19일

-.장소 : 광양 매화마을-쫓비산

 

 

 

 

 

 

쫓비산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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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산행 과 불나비의 장가계 여행 **

-.일자 : 2025년 3월 22일 ~3월 25일(3박4일)
-.3일~4일 일차 : 칠성산-보봉호-장가계-쇼핑-장가계블루베이호텔-군성사석화-장가계공항-김해공항-광양

 

세월은 무쇠도 녹인다. 우리를 지탱해 주고 있던 체력은 매일 2만 보에 가까운 강행군과 수시 알코올 주입으로 극한까지 내몰려서 퇴업 직전이지만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협상으로 장가계 투어에 나섰다.
같은 비행기로 와 똑같은 일정을 소화해 내고 있는 어르신들은 멀쩡한데, 우리는 많이 수척해졌고 활력도 없다.
그러거나 말거나 날씨는 화창하기만 하고, 노란 유채꽃이 피어난 거리는 봄나들이의 설렘을 안긴다.

 


끼니마다에 술을 찾는 우리의 특성을 파악한 가이드는 정상주를 챙겨오라 했고, 비빔밥의 점심 메뉴를 수육으로 변경하는 챙김도 있다.
호텔이 있는 시내에서도 빤히 보이는 천문산이고, 그만큼 관광지가 집결되어 있기에 이곳에서의 이동이 짧아서 더 좋다, 극히 시골스러운 길을 달려 신상의 분위기가 팍 나고 있는 칠성산 입구에서 내린다.

 


시설에 비해 사람이 너무 없다.
빙빙 돌고 있는 케이블카는 우리가 독점이라서 선뜻 올라탔는데, 돌쇠가 내려버리고 보조 가이드와의 침묵 속의 어색함이 장인과의 첫 만남 만 같아 그림 같은 풍경들이 무수히도 스쳐 지나간다.

 


고도를 높여 놓은 서늘함이 살갗을 스치고, 산비탈에는 휴양림의 산막 같은 리조트의 숙소들이 있을 뿐인 경관인데 굳이 왜 케이블카가 이곳에 있어야 되는지에 의구심이 들 만큼 썰렁하다.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케이블카를 직빵으로 연결해버리면 오죽이나 좋을까 싶지만, 더불어 살아야 하는 이곳의 시스템이라 이해하자.

 


깡통기차를 타듯 연결된 모노레일에 한 사람씩 타고 올라간다.
1314m를 몇 걸음 안 걷고 올라와 버렸으니 세상 참 편리해졌지만, 모노레일도 탑승권을, 하늘다리도 입장권이 있어야 되니 다 돈이다.

 


원형의 유리 전망대인 하늘의 문에 섰다.
정작 유리전망대의 역할인 발밑의 아찔함보다는 건너다 보이는 천문산과 장가계는 물론 기암절벽의 주변 경관에 압도되어서 북두칠성이란 7개의 봉우리는 잇지 못했다.

 


천지사방으로 이상향 속의 풍경이 펼쳐지니 우리는 자연스럽게 산수화와 밀착된 그림으로 합성을 시키고 있는데, 슬며시 끼어든 사진사는 사진을 어느새 인화해놓고 있다.

 


올라갈 때의 밋밋했던 모노레일이 내려갈 때는 바이킹 탈 때의 스릴감에 고성이 울려 퍼져서 놀이기구 역할을 톡톡히 한다.

 

 


셔틀버스에서 내려 임도를 걷는다. 어느새 따가워진 햇살과 더위로 봄날씨를 종잡을 수가 없는데, 빈 나뭇가지에 새싹 하나가 없는 임도를 걷자니 상추처럼 금방 시들어 버렸고 칠성대자도에서 유리잔도로 들어간다.

 


근데 왜? 여긴 덧신을 신지 않지? 개방된 지가 2년밖에 안 되어 신공법이라도 나왔나 싶었는데 유리의 포장지도 뜯지 않고 있는 오픈런 기간이고 주변은 여전히 잔도 공사 중이다.
장가계를 대체하여 개발을 이어 가는 듯한데 얼마나 더 잔도를 개설하여서 사람들을 끌어 모을지는 몰라도 이 공사비에 한국 사람들이 지대한 역할이 있다는 건 자명하고, 가이드의 챙김은 그동안 우리들에게 배푼 성의로 가름하며 나름 삭힌다.

 


포장지로 바닥이 불투명할 뿐이고 산세야 하늘의 문에서 보았던 풍경이 가까이 다가와 있어 꼭 태항산만 같은 느낌인데, 가이드는 후에 이를 연결시켜 놓으니 느낌만은 다름이 없다.

 


가게 앞의 식탁에 우리들만의 간이 주점이 차려졌다.
일창씨는 커피를 나눔하고 가이드가 가게에서 소시지 안주를 가져다 주는 현지 체험이니 난 이 분위기만으로도 충분히 여행에 만족한다.

 


역순으로 내려와 보봉호로 관광을 간다.

 


이곳에서의 모든 이동수단은 셔틀버스가 보병 역할을 맡고 있어 버스를 갈아 타고서 한참이나 산길을 올라서야 보봉호수에 내린다.

 


기암괴석에 둘러싸인 반 인공호수는 대협곡에서와 헷갈림이 있었는데 비로소 현실과 매칭이 되었고, 유람선이 잔잔한 호수를 미끄러져가며 눈꺼풀이 내려앉을 때쯤 남자가 불쑥 나와 소리 한번 지르고 리턴을 하여 소리쳐 불려낸 여자의 노래에 불나비팀이 답가를 했는데, 노래는 좋았는데 마무리되지 못함은 아쉬움이다.

 


중국은 출구는 어디든 상가를 통하게끔 되어 있고 도룡뇽을 구경하고 나오는데 사방이 시끄럽다. 우리 팀은 구매력도 좋지만 어느새 이곳에 적응을 해서 흥정으로 재미 붙였다.

 

 


근데 어쩔까~~
우리에게도 시련의 시간이 왔다.
옵션의 쇼핑이 걸림돌이 되었고 요즘은 배짱들도 커져서 여행비보다 비싼 금액의 상품을 강매 하려고 총출동을 한다.
공짜 여행이 아닌데도 시골 노인들을 모아놓고 감금하여 약장사를 하는 것처럼 강매식의 호객을 이겨낼 배짱쯤은 있어야 하는데 스트레스에 혈압이 올라서 식당에 들어간다.
점심시간도 늦어졌고 답답증을 풀기 위해선 술이라도 한잔 마셔줘야겠는데 가이드는 뭔 속인지 술을 무한으로 시켜 주고 있다.
술잔이 비워가면서 수육의 접시도 비워 지는데 이렇게 몇 번의 리필을 하는 게 우리가 처음이란다.
여기서도 우리 가이드는 결코 서두른 법이 없다.
충분한 휴식과 정신을 이완시켜 준 알코올 덕에 들뜬 기분으로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장가계를 찾는다.

 


혼잡을 피해 동선과는 반대로 진행한다고 하더니 기다림 없이 버스에 올라 도로를 휘어져 올라가고 몇 번의 버스를 갈아타 가면서 마파두부 향이 진동하는 상가 등을 지나며 양씨 집안은 그냥 지나쳐 버린 듯하고 원가계에서 내린다.

 


오후의 아늑하고 향기롭기만 한 숲속을 우리들만이 오붓하게 걸어 가게에서 쉼을 한다.
자연스럽게 식탁은 술상이 되었고 노포에 스며들어 가맥을 즐기듯 이것저것 안주류를 시켜 가면서 한갓진 시간을 보낸다.
이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스페셜 즐거움이다.

 


하늘다리인 천하제일교가 서막을 알리고 전망대는 솟아난 기암괴석의 봉우리들이 펼쳐져 있고 원숭이가 노닐고 있어 아바타를 누구나가 떠올릴 수 있는 원가계의 최고 뷰포인트다.

 

 


세월은 흘렀지만 산천은 유구하여 영사기에서 재생된 것처럼 그때 그 모습 그대로가 펼쳐지고 있고 사진을 찍은 포인트 들이나 모습도 그대로인데 벌써 10년이 흘러 지금은 부부가 아닌 동우회로써 함께하고 있다.

 

 


좀처럼 발길을 떼지 못하는 우릴 가이드는 처음으로 이끈다.
흩어져 버린 관광객들과 산속의 으슥한 기운이 발걸음을 빠르게 한다.
백룡엘리베이터는 동굴과 같은 긴 터널 안을 통하여 직벽에 걸쳐져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야외 엘리베이터로 백룡엘리베이터에 탑승하여 300m 아래의 전망대에 내려서는 데는 순삭이다.

 


건장한 장성들이 도열해 있는 것처럼 늠름하다는 48장군 암들이 눈길을 끈다.
삐죽한 산들은 여기저기를 쳐다봐도 붓으로 쓱쓱 그려 놓은 것만 같아 비현실적이긴 마찬가지다.

 


하산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엄청 많은데도 버스의 배차가 너무 늦지만 정보가 없으니 무작정 기다릴 수밖에는 없다, 바위에 걸린 햇살이 촛불을 밝힌 것마냥 빛나고 그늘진 곳은 어둑해져 간다.

 


해가 자취를 감춰서야 버스에 올랐고 올라올 때 보였던 연기가 뻘건 불이 되어서 산을 태우고 있다. 정류장에 내렸을 때는 사방이 메케한 연기에 덮여 있어 이렇게 하산을 했는 것만 해도 다행스럽다.

 


식당과 가까운 슈퍼에서 쇼핑의 시간을 주어졌고 대한민국 아줌마들의 구매력은 보여 준다.
이렇게 자기에게 필요한 물건을 자유롭게 구매하는 게 쇼핑이지 한군데 모아놓고 강매하는 것은 날강도 들이다.
이만하면 가이드도 쫌은 기가 살았겠고 식당에서 오리고기로 석식을 하는데 여성들은 삼겹살을 먹을 때와는 달리 냄새에 민감하여 밖으로 나가 버린다.
그러거나 말거나 우린 술안주용이고 아줌다들의 서빙에 돌쇠가 1달러씩 팁을 주는데도 1천원을 선호하는 이곳의 문화를 체험한다.

 


오늘이 마지막 밤이다.
총무인 종봉씨의 제안으로 현지 체험을 하기로 합의를 하였는데 그것이 호텔 앞의 포장마차이고 일창씨가 일탈로 물만 들이키고 있던 원인제공의 장소인데 주인장은 싹싹하고 친절하다.
메뚜기와 오징어는 먹었고 전갈은 못 먹었지만 참 만족스런 여행의 마지막 밤이다.

 

 

 

 


 
오늘은 비행기만 타면 되기에 미팅이 9시인지라 일상 운동량을 채우고 들어와 조식을 하는데 룸메이트인 종봉씨는 컵라면으로 해결한다.
이곳이 1년 365일 중 270일이 비가 내린다고 하는데 오늘도 화창하고 서늘한 공기에 기분이 상쾌하다.

 


안료 비용을 절감하기 위하여 모래와 자갈로 그리기 시작했다는 군상사석화는 도들 도들한 음영이 입체감으로 나타나는데 우리에겐 그림 속의 그림이다.
화려함에는 현혹되기 쉽기도 하고 돈도 없어 겉핥기로만 돌고 나와 공항으로 이동한다.

 


조그마한 공항이라서 지정된 시간에만 입장이 가능 하고 티켓팅을 한다. 출국수속은 한참의 시간이 남았음에도 배고품을 경험했던 터라 지급된 김밥과 라면 국물로 이별의 소주를 한잔 나눈다.

 

 


오로지 한국 사람뿐인 비행기다.
시차까지 꼬박 5시간을 비행하여 김해공항에 도착하고 픽업 차량에 탑승하자 제일 먼저 접한 것이 전국으로 번진 산불 소식이라서 그동안 남의 나라 산불 걱정만 했었다.
여행 재미나게 하고 무사 귀국을 했는데 이래저래 서민들만 죽어 나고 있는 현실에 짜증이 밀려 온다.
홍시 같은 해가 서산마루에 걸리고 새들도 둥지로 돌아갈 시간에 중마동에 도착을 하여 매운탕과 해물탕으로 해단식을 하면서도 석별의 아쉬움이 덜한 것은 잘 놀았다는 증거겠지...
이래저래 종봉씨에게 고맙다.

** 날산행 과 불나비의 장가계 여행 **


-.일자 : 2025년 3월 22일 ~3월 25일(3박4일)
-.2 일차 : 대협곡-황룡동굴-마사지-송성가무쇼

 

건강한 육체와 건전한 정신은 여행의 질을 결정하는 필수 조건이기에 새벽길을 나서서 장가계 시내를 조깅하며 이국의 정취를 흡입합니다.
시차가 있다 보니 호텔에 불이 켜져 있고 밤거리를 배회하고 있는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입니다.

 

 


호텔 조식에 모두들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탈 난 사람이 없어 참으로 다행스럽습니다.

 


여긴 한국 사람들을 다 모아 놓은 듯 식당도 로비에도 한국 사람들뿐이고 동시간대에 이동하니 혼잡도는 극에 달하지만, 용케도 우리 팀은 제시간에 모였습니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었던 가이드였는데 오늘은 어젯밤 룸미팅의 후유증 때문인지 더 말이 없어졌습니다.
차에 올라 대협곡으로 이동하며 오늘 봐야 할 공연장 등을 지나가고 있는데도 잠시의 설명뿐, 침묵의 시간이 이어지고 있어 실내의 온기에 선잠이 들었습니다.

 

 

장가계대협곡입니다.

 


입구에서 여권 검사를 하고 가이드는 티켓을 카운트하여 덧신부터 신고 대협곡의 유리다리 앞에 섭니다.
계곡을 이은 430m의 유리다리가 고속도로처럼 뻗어 있는데 이건 나도 돌쇠도 처음이지만 여행사에서는 사전에 제공한 시그니처에도 들어 있었고 공항의 미팅 시에 나눠준 일정표에도 있는데 우리는 비무명인처럼 모두가 백지 상태입니다. 이 광경을 보고 그저 감탄사만 흘러나오는데 후덜덜 부인의 한숨 소리가 추임새로 섞입니다

 

 

 


어제 천문산 유리잔도에서 선행학습이 되었고, 철제의 다리빔이 인도가 되어 주니 긴장해제 된 우리는 자유롭게 흩어지고 멸치떼처럼 다시금 모여들어서 팀워크를 다지길 반복해 가면서 대협곡의 유리다리를 건넙니다.
높아진 기온 속에서 부유한 미세먼지가 사방을 뿌옇게 만들어 놓아서 다리 밑이 선명하지 않으니 평지를 걷듯 스스럼이 없는데, 또 이게 돈 가치를 하고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여행 가이드가 진행 가이드마냥 우릴 이끌고 있어 이곳에 대한 정보가 없는데 조망되는 협곡에는 잔도와 여러 시설들로 대공원의 놀이터만 같은데 저런 곳들을 우리가 체험할 줄은 모르고 유리잔도를 건너 짚라인 승강장으로 들어갑니다.
어쨌든 미리 맞는 매보다 곧바로 체험하는 게 두려움이 덜합니다.

수직 높이 300m

 

 

 

 

 


위생용 안대를 착용하니 아바타의 고장에 온 것도 같고 지구를 지키는 용사들처럼 멋집니다

 

 

..
둥둥 매달려 있는 바구니에 올라타 대협곡이 주제인 VR체험을 하는데 이거 진짜로 실감이 나고 몰입도에 돌쇠는 구토 증상까지 보였다고 합니다.

 


잠깐 이동을 하여 짚라인을 탑니다.
산업현장에서 수화물을 실어 나르듯 짚라인은 사람들을 연신 내려 보내고 있고 콘베이어 벨트 시스템처럼 잠깐의 망설일 틈도 없이 짚라인에 올라 탑니다. 높이가 있어 나름 긴장을 했었는데 대협곡을 가르고 있다는 현실감도 스릴도 없이 슝 하고 내려와 버려 좀 아쉽습니다.

 


여긴 컴퓨터 화면에 사진을 선택하여 찾는 시스템이라서 인화된 사진에 비해 부담은 줄였지만 선택의 시간은 필요합니다. 여행에 신바람이 나 있는 불나비 팀이 몰두하고 있어도 가이드는 가만 지켜 볼뿐입니다.

 


대협곡의 자유이용권을 사용하는 듯 놀이시설의 연속입니다.
엉덩이 덮개와 장갑 하나씩이 주어졌고 돌썰매를 타고서 협곡의 아래로 내려갑니다.

 


아~ 이곳에서야 기억의 오류가 해결되었습니다.
내가 10년 전 돌썰매를 타고 여길 왔을 때는 저 대협곡의 유리다리가 건설 중이었고 저런 곳에다 쓸데없이 다리를 잇는다는 것에 살 떨림이 있었습니다.
돌썰매는 그때나 지금이나 동심일 뿐이고 굴곡진 곳에서는 저항력에 속도가 떨어져서 엉덩이로 밀어 내려가다 보니 그다지 스릴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대협곡에서 배를 탑니다.
기억의 단편에서 폭포의 수량은 적어졌고 배의 이동 동선은 짧습니다.

 


그냥 산중에서 유람선을 탄다는 하나의 상징이자 체험이고 금방 되돌아 나와 이제부터는 역순으로 올라갑니다.
잔도를 걷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또 바위를 뚫어 만들어 놓은 엘리베이터를 타고는 유리잔도를 따라 대협곡 유리다리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입니다. 가이드는 과정을 물어봐야만 설명을 하는데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을 위한 배려이자 진행의 원활함을 위한 것이라 여깁니다.

 


어쨌든 체험형은 우리들의 단합력과 성취욕을 높여 놓았고 오전의 일정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이동하는데 거리가 짧아서는 참 좋지만 거리의 풍경은 점점 식상해지고 있습니다.

 


주당은 분위기를 주도하고 비주류는 음식의 식욕을 북돋아 주는 상호보완이 되었는데 식탁에서 고량주가 싹 사라져 버렸고 반찬만 리필을 시키고 있어 어제 활어처럼 팔팔거리던 활력이 바짝 마른 명태포처럼 무미건조합니다.
다만 장구 팀인 불나비의 리더는 홀에 가득한 한국인들을 보며 이곳에서의 원정 공연을 꿈꾸고 있습니다.
어제는 무턱대고 옷을 가볍게 해서 산속의 찬기운에 떨었는데 봄기운이 퍼져 나가면서 산과 들에 꽃을 피웠고 이젠 더우니 기후 변화를 실감합니다.

 


황룡동굴로 이동합니다.
중국은 어딜 가나 입장은 상가를 통하게 되어 있는데 상인들의 어설픈 호객에서 삶의 애환도 느껴져 살짝 가슴이 아립니다.
세계에서 제일 이쁘다는 화장실을 지나자 노랗게 핀 유채가 이쁜 봄을 장식하였고 아기고 라 불리는 도롱뇽은 도난 방지를 위한 장치가 감옥이 되어서 삶을 저당 잡혔습니다.



 


동굴 가이드로 변경되어 동굴탐험에 들어갑니다.
아침에는 이렇게 봄이 오는가 싶더니 한여름 같은 더위였는데 서늘한 동굴이 피서지가 되어 기운을 북돋아 줍니다.
동굴이 이런저런 색채로 화려합니다.
난 원판 그대로를 고집하는 편이라서 웬만하면 선글라스도 쓰지 않고 있는데 조명으로 치장한 동굴이 홍등가처럼 느껴져서 도통 집중을 할 수가 없습니다.

 

배를 타고 이동을 하여야만 하는 엄청난 규모에 압도되어 갑니다. 산 하나를 오를 듯이 길게 이어진 계단이 기를 죽입니다.
숨이 할딱거리고 땀이 석순을 키우듯 뚝뚝 떨어지고 있는데 이렇게 동굴 속에 갇혀서 걷는 것도 생체리듬을 원활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희한하게 배를 타고 들어왔던 동굴을 걸어서 나와 가이드와 만나는데 그새 반갑습니다.

 


나에게 마사지는 기피 대상이나 단체이니 합방을 하여 마사지를 받았고, 1시간 30분이 후딱 지나가 버린 것은 그만큼의 가치가 있었다는 반증이고 마사지를 받는 시간은 휴식이 되었습니다.

 


이제 또 밥 먹으러 가자, 오늘의 일정도 다 끝나가고 송성가무쇼를 관람하기 전에 충분히 예열을 합니다.
송성가무쇼는 중국의 5개 지역에서 공연되고 있는데, 나는 이미 황산과 상해 공연을 보았고 얼마 전 하이난에서는 어쩔 수 없이 패스했었던 터라서 별반 기대감이 없었는데 식전 공연부터가 흥이 납니다.

 


아파트, 아파트는 왜 여기서 나오는 거야? 아싸, 좋아부러~~ 절로 어깨춤이 추어집니다.

 

 


충분히 예열이 되었던 터라 즐비한 가게 중 토가족 가게에 들어가 일잔씩 하면서 우정을 돈독히 하고 서로의 의리를 맹세한다는 술잔 깨기 풍습에 도전하지만 우리의 의리가 부족함이 들통났습니다.

 


식전 공연 무대가 안쪽으로 옮겨졌고 불쇼에서는 용처럼 불을 뿜은 것은 기본이고 분신자살을 한 것처럼 온몸에 불을 붙여 사람들을 식겁하게 만듭니다.

 


좌석이 VIP로 업그레이드되었다 하여 믿지 않았는데 뻥이 아니었습니다.
하늘에는 고래가 유영하고 무대는 현란하여 넋을 잃게 하는데, 국뽕이 절로 들게 하였던 아리랑이 이곳에서는 참 아쉬운 부분입니다.

 

 


다른 가이드들은 깃발을 들고 몰려 나오고 있는 사람들을 모으는데 우리 가이드는 자율 방임형입니다.
먹이를 찾아 들판으로 나섰던 양떼들이 저녁때 우리로 돌아오듯 자연스럽게 모여들어서 호텔로 이동합니다.


김하사의 기치로 우리의 룸에 근사한 레스토랑이 마련되었고 뒷풀이로 장가계 여행의 만족도를 극대화 시키며 자체적으로 여행의 퀄리티를 놓여 놓습니다.


가이드의 칠성산이란 뜬금없는 제안에 잠시 고민을 하지만 우린 이미 가이드를 벗어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 이왕 왔는데 금보다 비싼 지금을 즐겨야 합니다.

** 날산행 과 불나비의 장가계 여행 **

 

-.일자 : 2025년 3월 22일 ~3월 25일(3박4일)

-.1 일차 : 광양-김해공항-장가계허화공항-천문산관광

 

푼돈을 모아가면서 오랜 기간 동안 준비해왔던 우리들만의 장가계 여행이었는데, 두 사람의 사유로 날라리와 불나비 팀의 협업이 이루어졌고, 한 번의 어색한 상견례를 하고서는 새벽 4시 30분에 집결하여 부산 공항으로 이동합니다.

 


조식을 국밥에 소주 한 잔으로 여행 분위기를 고조시키고자 했지만, 6시 30분에 공항 측과 미팅이라서 김밥으로 대체되었고, 그 아쉬움은 출국 수속을 하여 면세점에서 소주로 달랬지만 이게 마중물이 되어서 시킨 기내 맥주로 저가 항공의 메리트를 누리지 못하고 매상만 올려주었습니다.

서해랑길의 빡센 일정 후유증이다.

 

 

 


1시간이 늦은 시차의 비행시간은 우리에게는 만만하게만 보였고, 천문산이 조망되는 장가계 공항에 도착하고 입국 수속을 마칠 때까지의 4시간은 우리를 지치고 배고프게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타고 온 항공사뿐인데 누가 우리 팀 짐을 미리 빼놓아서 늦어지고 있고, 미리 만난 가이드에게 핫스팟을 연결하여 eSIM을 개통을 시도하다가 김 하사님이 해결하였지만 이곳에서는 여행 내내 한 번도 연결이 안 되었고 호텔의 와이파이도 무용지물입니다.
이건 앞 여행 시에 편리성을 알았지만 폰이 해당 안 되었고 새롭게 마련한 휴대폰이라서 선택한 것인데 많이 아쉽습니다.

 


차창 밖이 환합니다.
여행의 최적기는 온화하고 꽃이 만발하는3월~5월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와 다름없는 봄 날씨로 일단 좋습니다.
가이드는 여행의 질을 좌우합니다.
어여쁘고 상냥한 여자였으면 더 좋았으련만 생김이 무뚝뚝한 가이드와의 만남은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에게는 얼마나 행운이었나를 느끼게 됩니다.
버스에 올라 10여 분 후에 호텔의 식당에서 점심을 하는데 여행의 안전을 위해 가이드로부터는 금주령이란 지령이 내려집니다.
이 무슨 얼척없고 청천벽력 같은 말이여, 우리는 마음 수양이 아닌 일탈을 허락받아 여행이란 걸 왔는데 낭만에 필수요건인 술이 없다는 건 여행이 아닙니다.
마눌님에게 허락을 득하듯 아주 조심스럽고 최대한 공손하고 애절한 눈빛으로 아이 콘택트를 하여 고량주 1병과 맥주를 겸상시켰고 술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 금방 분위기는 고조됩니다.

 


첫 끼니를 하고 있는 이곳이 우리가 3박 동안 유할 호텔이라는데 버스에 올라 천문산 케이블카 정류장으로 이동합니다.
사람 엄청 많습니다.
가이드는 기다림에 익숙지 않은 우리를 위해 여차하면 급행인 VIP를 제의하나 처음부터 추가 요금을 지불할 수는 없고 이것도 여행의 일부인 만큼 긴 시간을 감내합니다.

 

 


난 이곳이 두 번째라서 세계에서 가장 길다는 이 케이블카가 도심지의 주택과 뱀처럼 또아리를 틀면서 천문산으로 올라가고 있는 도로를 한 방에 올라버린 것을 체험했어도 노란 유채가 펼쳐진 풍경은 또 새롭습니다.
지금은 공사 중이라 버스로 마치 용이 구불구불 움직이는 듯한 천문산 도로를 올랐을 때의 짜릿함을 경험하지 못함은 좀 아쉽습니다.

 

 


별다른 설명도 듣지 못하고 곧바로 투입되어서 자연스럽게 유리잔도로 이어집니다.

 


가이드는 처음 대면한 우리 팀을 용케도 잘 관리하고 있고 개찰구를 나와 덧신을 신습니다. 유리잔도는 해발 1400m 높이로 밑을 내려다보면 심장이 철렁할 정도로 아찔하다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보행을 하고 있어 동질감도 있고 그 동안에 사고 난 적도 없기에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습니다.
다만 동행한 불나비팀의 부인이 공포감에 눈도 못 뜨고 남편에게 매달려 있어도 어쨌든 간 본인의 선택이었고 이런 극도의 긴장감에 집중도는 우리의 삶에서는 몇 번 없습니다.

 

 


사람들의 흐름에 따르다 보니 주변 경치를 살펴볼 겨를도 없이 70m의 유리잔도가 끝나며 사진을 찾는 곳이 있는데 비로소 이곳이 중국의 시스템 이구나 싶습니다.

 

 


주변이 만장이 휘날리는 것처럼 소원 리본을 매달아 놓아 온통 시뻘겋습니다. 풍어와 무사고를 기원하는 풍어제처럼도 느껴져서 기대감과 조바심도 존재합니다.

 


수직의 절벽에 걸쳐진 귀곡잔도가 꽤나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펼쳐진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이국적이고 아름다운데 이렇게까지 절벽에 길을 만들어 놓고 담력을 담보로 돈벌이를 하는 것이 참 대륙답습니다.

 

 

 

 


수직의 절벽에서도 발밑만 보고 가면 그냥 길일 뿐이고 시야를 조금만 달리하면 간담 서늘함을 느끼고 광활하게 펼쳐진 자연의 풍경들을 품을 수가 있는데 주마간산으로 구름다리를 건너 잔도를 벗어납니다.
여기에 사람을 알아보는 귀신이 있어 피리로 아리랑을 연주하다 실익이 없다 싶으면 금방 멈추어 버리는 효율성도 갖추고 있습니다.



 

 


호남성에서 가장 큰 규모인 천문산사의 자유 관람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역사나 문화는 이들의 것이고 이런 곳에 이런 규모의 사찰이 있다는 게 믿기지가 않습니다.
워낙에 웅장한 규모라서 겉핥기만 돌아다 보고도 되돌아올 시간이 부족하여 총총걸음입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왔던 그 많은 사람들은 어디론가로 흩어져 버렸고 햇살도 스산하여 산야에 스며든 서늘함이 우리를 재촉하고 있습니다.
자칫 감기라도 들라치면 여행에 큰 차질이 생기는데도 괜히 봄기운을 믿고 옷을 가벼이 했습니다.

 


노란 유채꽃이 웅덩이처럼 듬성듬성 자리한 장가계 시내를 조망하는 잔도가 길게 이어지면서 흩어져 있던 대열은 천문동의 동굴을 콧구멍처럼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뭉쳤고 천문산을 조망합니다.

 


천문산 정상의 전망대에서는 매번 윙슈터 비행대회가 열린다는데 우리나라의 여린 여성이 천 하나를 둘레 메고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쫄았습니다.

 

 

 


우리들만의 한가로운 여행여정이 가이드의 역량이라 여겼는데 에스컬레이터 입구에는 케이블카하부 정류장의 인파가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어떻게 했는지 땅굴을 뜷어서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고 12개에 7번을 갈아타야 하는 통로는 굴뚝이 되었고 차가운 기운이 밀고 올라서 덕장에 내걸린 통태처럼 몸이 굳어져 가고 있어 차라리 걷는 게 좋을 듯합니다.
꼼짝할 수 없는 이곳에서야 출입구에서 여권과 짐 검사를 하는 이유를 알았습니다.

 

 


구멍 뚫린 천문동은 머물 여유를 주지 않고 흐름에 휩쓸리고 있어 동굴의 웅장함도 제대로 느끼지 못한 채로 벗어나 회장 만이 급경사의 999계단을 내려갔고, 우리는 에스컬레이터에 다시금 올랐습니다.
온갖 탈것들의 이런 시설들이 남녀노소를 불러들이고 효도관광에다가 죽기 전에 꼭 한 번은 와봐야 할 곳으로 호객을 하여도 아무런 경계심 없이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7번을 갈아타고 천문동에 내려왔고, 다시금 5번을 더 갈아타고서야 천문동 광장에 내려섰는데 돌쇠의 발걸음이 더 빨랐습니다.
원주의 소금산 그랜드벨리가 이 시스템을 벤치마킹한 게 아닌가 싶게 유사합니다.

 

 


장가계의 대표적인 성산이자,장가계 자연 경관의 절정인 천문산입니다.
천문동은 이곳의 마스코드이자 상징으로 인증사진의 필수 지역입니다.
다들 흩어져서 열심히들 찍습니다. 인생샷이니 수많은 휴대폰이 있음에도 전문 사진사에게 몸을 맡기고 25위안을 기꺼이 지불하고 있습니다.

 

 

 


잔도는 그저 길을 연결하는 것쯤으로 점점 익숙해져가고 있고, 28인승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갑니다.
천문호선 쇼장의 건물의 지붕 위에 여우가 또아리를 틀고 있고 건물에는 화려하게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우리가 선택한 관광은 이게 아니라 송성가무쇼로 곧바로 버스에 올랐습니다.
상해와 항저우공연을 관람했었지만 거금 8만을 넘는 선택 관광인데 이곳에서 똑같은 공연을 보지 않는다는 게 참으로 다행스럽습니다.

 

 


식당으로 이동하여 석식을 삼겹살로 합니다.
아직 조국을 떠나온 지 반나절밖에 안 되는 것 같은데도 타지란 공허함은 공복을 동행하고 있고 자칭 고기 잘 굽는 일창 아저씨는 고기의 중심의 중심온도에 따라서 굽기를 조정하고 식감으로 증명이 되어서, 고기를 몇 접시를 더 추가시켜 가면서 만찬을 즐깁니다.
술을 절제시켰던 가이드는 소주, 맥주, 고량주를 무한 제공하여 자연 합석이 되었고, 이 유쾌하고 통쾌한 자리에서 3병의 마오타이주가 희생되었습니다.

 


첫날이니 만큼 모두들 체력과 설렘이 있어 방 배정을 받고는 첫날밤의 공식적인 행사를 치르기 위하여 호텔 가게에서 맥주를 1박스 구입하여 회장님의 방에 모입니다.
여행이라서 가능한 우리들의 문화입니다.
술병은 장렬이 쓰러져갔고 몸 속에 남은 그 잔량들은 다음 날 무방비 상태인 우리를 괴롭히며 그에 대한 복수를 고스란히 해주었습니다.

 

 

*** 김하사와 함께 하는 서해랑길 ***
-.일자 : 2025년 3월 16일
-.서해랑길 도장찍기(63코스,62코스,61코스,60코스)

 

====서해랑길 63코스 일부 ====
어제 씻지도 않은 채로 한쪽에 구겨져 잠이 들었고, 이렇게 눈을 뜨고 숨을 쉬고 있음이 다행스러운 아침입니다.
부스럭거림에 모두가 일어나 씻고 마지막 날의 새벽길을 나섭니다.

 


불 켜진 해장국집을 찾았지만 문은 닫혀 있고, 남당항 해안공원을 벗어나 있어 인접한 도로를 따라서 진행합니다.
삼거리에서 정상적인 해변길과 합류되면서 불 켜진 가게가 있지만 영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 과잉 주입했던 유사 알코올이 휘발된 우리는 몹시도 허기집니다. 몰빵은 허공에다 냅다 밥 좀 달라고 외칩니다.

 


새벽 운동을 나선 사람이 토끼몰이를 하듯이 우리들의 뒤를 따르고 있고, 모산도에 멈춰져 있는 풍력발전기는 조형물처럼 느껴집니다.

 

기러기만이 허공을 가르고 있는 지극히도 조용하기만 한 시골길입니다.
“수 만리 먼 하늘을 날아가려나 가엾은 작은 새는 남쪽 하늘로 그리운 집을 찾아 날아만 간다”.
모산 공원에 도착하자 수 백리 고속도로를 내달려 온 김하사의 검은 세단이 멈춰 섭니다.
김하사, 네가 왜 이 시간에 여기에서 나타나는 겨?
일단 배낭부터 트렁크에 밀어 넣고 승차 후에야 안부를 묻는데, 새벽 3시 반에 출발했다니 이 지극정성에는 어떤 반응을 해줘야 할지 말문조차 막힙니다.

 


홍성방조제를 따라 홍성에서 보령시 천수만농어촌테마파크의 잔디공원에 있는 서해랑 안내도에서 어제 멈춰 선 QR 인증을 합니다.

 

 

==== 서해랑길 62코스 ====

이젠 해안로와 농로를 빙빙 돌던 태안을 벗어나니 서산과 홍성 그리고 보령까지가 금방이라서 지역 간의 경계조차 살필 겨를이 없습니다.
천북굴단지는 말 그대로 전부 굴 상가들인데, 굶주린 우리는 막 가게의 불을 밝힌 가게를 급습하여 굴국수로 아침 요기를 하는데 비가 내립니다.

 


날씨가 한겨울로 급변하여 주군의 망설임이 느껴지나, 이러든 저러든 우리는 한 팀입니다.

 

 


천북굴따라길을 따라 숲길로 들어갑니다.

 


운치가 있는 소나무 숲길이지만 귓전에 들리는 소리가 파도 소리인지 바람 소리인지 을씨년스럽기만 한데, 전망대와 정자가 쉼을 유도합니다.
홍성의 다른 해변길 들과 협력을 했는지 해안길이 무척이나 좋습니다.

 

 

 


해안에 놓인 포장로를 따라 출렁다리를 건너고도 철저하게 해안을 따르는 게 여느 지자체 와는 차원이 달라도 한참이나 다릅니다.
다만 그 동안에 저 멀리 밀려나 있는 바다가 다가와 있고, 언제 해안로를 지워버릴지 불안감을 안고 가는데 수시로 나타나는 만조 시 고립될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안내문과 우회로는 결단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썰물 때인 듯 바다는 밀려나고 있고, 바다 가에는 굴인지 돌인지 자갈처럼 드러나 있습니다.

 

 

 


빗물에 젖어 든 바다도 멀찍이 물러났고, 하늘에 구름이 벗겨지면서 나타난 해무리에 비옷도 벗습니다.

 


만조에 대비한 테크도 해변로와 함께 이어져 있는데 파도에 붕괴되어 통제되었고, 저 해변로를 개설하며 투자된 비용에 비해 지역 경제에 보탬은 얼마나 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여태껏 해파랑길과 강화도부터 여기까지 진행하며 보아 온 것 중 철저하게 해변만을 고집하는 최고의 서해랑길입니다.

 


어부는 농부가 밭을 갈아 농사를 준비하듯 새 그물을 준해 놓았고 배는 갯벌에서 묶여 있습니다.

 


데크가 끝나고 사호리의 62코스 안내도에 우회로와 물때 안내도가 있습니다.
여지 없이 김하사님이 마중을 나와 있지만 아직은 필수 경유지 3개를 완료하지 않았기에 뚝방에 올라서 농로로 들어갑니다.

 


검정 비닐에 덮힌 육지 양식장이 생경스럽고 사호 3리 지개마을 버스정류장에서 경로를 종료시키고 차에 올라 62코스 종점인 충청수영성으로 이동합니다

 

 

군산에서부터 보령까지 올려놓았던 구간을 태안에서 역방향으로 잇기 위해 2번의 출정을 계획했었지만 조가 틀어져서 김하사까지 휴가를 내어야 하고 이동시간도 만만치가 않아서 3증 필수 경유지 3개만을 찍기 위한 조치입니다.
운치가 있던 서해랑길이 완벽하게 탈바꿈하여 갓길도 없는 도로가 서해랑길의 트랙과 함께 하고 있고 우리에겐 지겨움의 대상인 보령방조제를 차로 이동하여 충정수영성에서 QR을 찍습니다.
때마침 나타나는 홀로 여성 도보꾼이 이런 우리를 안 봐서 정말 다행스럽습니다.

 

 

 

 

==== 서해랑길 61코스====

차로 이동하여 수정동소류지에서 오포3기(깊은골) 버스정류장까지 걷기로 합니다.

우리나라 최고 절경에 자리하고 있는 수영성에 올라 영보정의 정자와 오천항에 정박해 있는 배를 조망하고 내려와 승차합니다.
오천항의 갓길도 없는 비좁은 도로를 시내버스를 따라 가는데 서해랑길의 안내자가 되었습니다.
바다에는 예인선이 정박해 있고 역시나 갓길도 없는 비좁은 도로를 따라 갈매못군교성지를 지나갑니다.
오천면의 보령 LNG터미널을 지나는데 포항에서 생활했었던 주군은 옛 지명을 떠올립니다.

 

 

 


김하사님만이 가능한 농로를 따라 오포마을버스정류장에서 내리는데 산길을 예감한 몰빵은 스틱부터 챙깁니다.

 


수정저수지를 끼고 진행되고 멋진 소나무가 있는 마을을 비켜나 오포마을회관에서 민가로 이어진 듯 하더니 오름길입니다.

 


포장된 임도 양쪽으로 전부 태양광발전단지가 이어집니다.
협곡이라서 햇살이 비켜 나갈 것만 같은 곳이라 생뚱 맞은데 올라오고 있는 사람이 길을 물어봅니다.

 


보령화력발전소의 굴뚝과 LNG 터미널 탱크가 조망됩니다.

 


깊은골 저수지가 조망되며 깊은골 마을을 지나서 오포3리 마을회관의 골목길을 올라갑니다.
일요일이라서 부부의 도보꾼과 조우하는데 걷고 있는 중에 만나 체면이 섭니다.

 


오포 3리 마을버스정류장에서 단축코스를 종료 하는데 트랙만은 고스란히 서해랑길을 그리고 있어 누가 보면 완벽한 완주입니다.
날씨가 꽤나 추워졌고 김하사님이 따뜻한 커피와 꿀음료를 건네주니 그 챙김이 참 고맙습니다.

 

 

==== 서해랑길 60코스 ====

방파제가 육지를 연결하듯 안면도부터 역행을 해왔던 서해랑길의 물막이를 하는 마지막의 60코스입니다.
김하사의 차에 올라 이동하는데 찻길과 서해랑길이 일치하여 차에서도 필수 경유지가 찍히고 있습니다.
김하사가 추천하는 토정 이지암의 묘소를 그냥 지나쳤음이 조금 아쉽고 아이유가 주연인 폭삭속았수다는 보지 못했기에 대화가 단절됩니다.
2시간은 넘게 걸어야 했을 대천방조제를 순삭으로 지나 대천천을 가로지르는 노둣길을 건너야 하지만 내리지 못하고 차로 시내까지 삥 돌아서야 내립니다.

 

 

계획했던 마지막 구간입니다.

 


잠수교를 지나쳐 남곡동 해안의 상가 지역에 내려서 걷기 시작합니다. 숙박시설과 상가들이 모여 있어 먹거리도 많습니다,

 

 


 어느 카페의 통 창으로 바다가 조망되어 눈길이 갑니다.

 


그 동안 온화해진 날씨에 꽃들이 피어나 있어서 강풍과 강설로 야외활동을 자제하라는 일기예보를 과소평가했고, 주군은 목에다 넥워머를 걸고 있음에도 찬바람에 떨고 있다가 나중에서야 알아챕니다.
썰물로 바닷물이 밀려나 훤히 드러난 갯벌은 대천화력발전소까지 이어질 듯 드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태풍급의 찬바람이 고개를 못 들게 만들고, 보행자 통행로가 있음에도 오가는 차량들마저 정신을 앗아갑니다.

 


군현갯벌체험학습장의 갯벌로 사람이 이동하고 있고, 전망대에는 사람 형상이 눈길을 끕니다.

 

 

이 추운 날씨에도 갯가에는 갯벌체험을 하는지 사람들은 갯바위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엄청 많고, 양지바른 산비탈에는 대천통나무펜션마을이 바다를 향해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어구들이 들어찬 야적장의 갓길을 따라 대천항을 향해 이동합니다.
대천연안여객터미널까지는 서해랑길과 같이하고, 어차피 우린 대천해수욕장만 가면 되기에 수산물 시장 앞에서 고갯마루를 넘습니다.
생선 구입에 관한 건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보령과 안면도를 잇는 해저터널에서 해변과 접하고, 청주대수련원과 상가 지역을 따라 머드 광장으로 들어가 서해랑길의 마지막 QR을 찍는데, 몰아치는 바람에 도통 정신이 없습니다.

 


완주의 세러머니도 없이 흩어졌고, 많은 음식점들 중 그래도 우리들에게 익숙한 국밥집으로 들어갑니다. 천지가 조개구이집인 대천해수욕장이지만 지금은 따뜻한 국밥에 소주 한잔이 최고입니다.
마무리를 짓고 축배를 들어도 성취욕이 없는지 어째 분위기는 밋밋합니다.
이 처진 분위기를 전환할 기회는 광양에 도착하여 완전 뒷풀이로 남겨 놓고 귀경길에 오릅니다.

 

 

 


걷는 것보다 지루한 고속도로는 얼음비 주의란 전광판의 문구가 유독 신경 쓰이는 귀향길입니다.
단축 코스로 진행하다 보니 귀가 시간이 빨라졌고 가게마다 브레이크타임을 운영해서 마땅한 장소가 없는데 단골집이 있다는 것이 참 편리합니다.

이 멤버 리멤버로 멤버는 그대로지만 어째 분위기가 예전만 못하고 흥이 금방 식어 버립니다.
2박 3일의 여정이었음에도 우리들 참 많이도 허약해졌고, 술 양도 많이 줄어 유쾌함이 덜하지만, 불지 않으면 바람이 아니고 늙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니 세월과 드잡이하려 들지 말고 세월에 순응하면서 살아야겠습니다.
우리는 존재를 잉태한 씨앗처럼 시간 속에다 삶을 되새김질 할 추억들을 저장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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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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