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하사와 함께 하는 서해랑길 ***
-.일자 : 2025년 3월 16일
-.서해랑길 도장찍기(63코스,62코스,61코스,60코스)

 

====서해랑길 63코스 일부 ====
어제 씻지도 않은 채로 한쪽에 구겨져 잠이 들었고, 이렇게 눈을 뜨고 숨을 쉬고 있음이 다행스러운 아침입니다.
부스럭거림에 모두가 일어나 씻고 마지막 날의 새벽길을 나섭니다.

 


불 켜진 해장국집을 찾았지만 문은 닫혀 있고, 남당항 해안공원을 벗어나 있어 인접한 도로를 따라서 진행합니다.
삼거리에서 정상적인 해변길과 합류되면서 불 켜진 가게가 있지만 영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 과잉 주입했던 유사 알코올이 휘발된 우리는 몹시도 허기집니다. 몰빵은 허공에다 냅다 밥 좀 달라고 외칩니다.

 


새벽 운동을 나선 사람이 토끼몰이를 하듯이 우리들의 뒤를 따르고 있고, 모산도에 멈춰져 있는 풍력발전기는 조형물처럼 느껴집니다.

 

기러기만이 허공을 가르고 있는 지극히도 조용하기만 한 시골길입니다.
“수 만리 먼 하늘을 날아가려나 가엾은 작은 새는 남쪽 하늘로 그리운 집을 찾아 날아만 간다”.
모산 공원에 도착하자 수 백리 고속도로를 내달려 온 김하사의 검은 세단이 멈춰 섭니다.
김하사, 네가 왜 이 시간에 여기에서 나타나는 겨?
일단 배낭부터 트렁크에 밀어 넣고 승차 후에야 안부를 묻는데, 새벽 3시 반에 출발했다니 이 지극정성에는 어떤 반응을 해줘야 할지 말문조차 막힙니다.

 


홍성방조제를 따라 홍성에서 보령시 천수만농어촌테마파크의 잔디공원에 있는 서해랑 안내도에서 어제 멈춰 선 QR 인증을 합니다.

 

 

==== 서해랑길 62코스 ====

이젠 해안로와 농로를 빙빙 돌던 태안을 벗어나니 서산과 홍성 그리고 보령까지가 금방이라서 지역 간의 경계조차 살필 겨를이 없습니다.
천북굴단지는 말 그대로 전부 굴 상가들인데, 굶주린 우리는 막 가게의 불을 밝힌 가게를 급습하여 굴국수로 아침 요기를 하는데 비가 내립니다.

 


날씨가 한겨울로 급변하여 주군의 망설임이 느껴지나, 이러든 저러든 우리는 한 팀입니다.

 

 


천북굴따라길을 따라 숲길로 들어갑니다.

 


운치가 있는 소나무 숲길이지만 귓전에 들리는 소리가 파도 소리인지 바람 소리인지 을씨년스럽기만 한데, 전망대와 정자가 쉼을 유도합니다.
홍성의 다른 해변길 들과 협력을 했는지 해안길이 무척이나 좋습니다.

 

 

 


해안에 놓인 포장로를 따라 출렁다리를 건너고도 철저하게 해안을 따르는 게 여느 지자체 와는 차원이 달라도 한참이나 다릅니다.
다만 그 동안에 저 멀리 밀려나 있는 바다가 다가와 있고, 언제 해안로를 지워버릴지 불안감을 안고 가는데 수시로 나타나는 만조 시 고립될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안내문과 우회로는 결단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썰물 때인 듯 바다는 밀려나고 있고, 바다 가에는 굴인지 돌인지 자갈처럼 드러나 있습니다.

 

 

 


빗물에 젖어 든 바다도 멀찍이 물러났고, 하늘에 구름이 벗겨지면서 나타난 해무리에 비옷도 벗습니다.

 


만조에 대비한 테크도 해변로와 함께 이어져 있는데 파도에 붕괴되어 통제되었고, 저 해변로를 개설하며 투자된 비용에 비해 지역 경제에 보탬은 얼마나 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여태껏 해파랑길과 강화도부터 여기까지 진행하며 보아 온 것 중 철저하게 해변만을 고집하는 최고의 서해랑길입니다.

 


어부는 농부가 밭을 갈아 농사를 준비하듯 새 그물을 준해 놓았고 배는 갯벌에서 묶여 있습니다.

 


데크가 끝나고 사호리의 62코스 안내도에 우회로와 물때 안내도가 있습니다.
여지 없이 김하사님이 마중을 나와 있지만 아직은 필수 경유지 3개를 완료하지 않았기에 뚝방에 올라서 농로로 들어갑니다.

 


검정 비닐에 덮힌 육지 양식장이 생경스럽고 사호 3리 지개마을 버스정류장에서 경로를 종료시키고 차에 올라 62코스 종점인 충청수영성으로 이동합니다

 

 

군산에서부터 보령까지 올려놓았던 구간을 태안에서 역방향으로 잇기 위해 2번의 출정을 계획했었지만 조가 틀어져서 김하사까지 휴가를 내어야 하고 이동시간도 만만치가 않아서 3증 필수 경유지 3개만을 찍기 위한 조치입니다.
운치가 있던 서해랑길이 완벽하게 탈바꿈하여 갓길도 없는 도로가 서해랑길의 트랙과 함께 하고 있고 우리에겐 지겨움의 대상인 보령방조제를 차로 이동하여 충정수영성에서 QR을 찍습니다.
때마침 나타나는 홀로 여성 도보꾼이 이런 우리를 안 봐서 정말 다행스럽습니다.

 

 

 

 

==== 서해랑길 61코스====

차로 이동하여 수정동소류지에서 오포3기(깊은골) 버스정류장까지 걷기로 합니다.

우리나라 최고 절경에 자리하고 있는 수영성에 올라 영보정의 정자와 오천항에 정박해 있는 배를 조망하고 내려와 승차합니다.
오천항의 갓길도 없는 비좁은 도로를 시내버스를 따라 가는데 서해랑길의 안내자가 되었습니다.
바다에는 예인선이 정박해 있고 역시나 갓길도 없는 비좁은 도로를 따라 갈매못군교성지를 지나갑니다.
오천면의 보령 LNG터미널을 지나는데 포항에서 생활했었던 주군은 옛 지명을 떠올립니다.

 

 

 


김하사님만이 가능한 농로를 따라 오포마을버스정류장에서 내리는데 산길을 예감한 몰빵은 스틱부터 챙깁니다.

 


수정저수지를 끼고 진행되고 멋진 소나무가 있는 마을을 비켜나 오포마을회관에서 민가로 이어진 듯 하더니 오름길입니다.

 


포장된 임도 양쪽으로 전부 태양광발전단지가 이어집니다.
협곡이라서 햇살이 비켜 나갈 것만 같은 곳이라 생뚱 맞은데 올라오고 있는 사람이 길을 물어봅니다.

 


보령화력발전소의 굴뚝과 LNG 터미널 탱크가 조망됩니다.

 


깊은골 저수지가 조망되며 깊은골 마을을 지나서 오포3리 마을회관의 골목길을 올라갑니다.
일요일이라서 부부의 도보꾼과 조우하는데 걷고 있는 중에 만나 체면이 섭니다.

 


오포 3리 마을버스정류장에서 단축코스를 종료 하는데 트랙만은 고스란히 서해랑길을 그리고 있어 누가 보면 완벽한 완주입니다.
날씨가 꽤나 추워졌고 김하사님이 따뜻한 커피와 꿀음료를 건네주니 그 챙김이 참 고맙습니다.

 

 

==== 서해랑길 60코스 ====

방파제가 육지를 연결하듯 안면도부터 역행을 해왔던 서해랑길의 물막이를 하는 마지막의 60코스입니다.
김하사의 차에 올라 이동하는데 찻길과 서해랑길이 일치하여 차에서도 필수 경유지가 찍히고 있습니다.
김하사가 추천하는 토정 이지암의 묘소를 그냥 지나쳤음이 조금 아쉽고 아이유가 주연인 폭삭속았수다는 보지 못했기에 대화가 단절됩니다.
2시간은 넘게 걸어야 했을 대천방조제를 순삭으로 지나 대천천을 가로지르는 노둣길을 건너야 하지만 내리지 못하고 차로 시내까지 삥 돌아서야 내립니다.

 

 

계획했던 마지막 구간입니다.

 


잠수교를 지나쳐 남곡동 해안의 상가 지역에 내려서 걷기 시작합니다. 숙박시설과 상가들이 모여 있어 먹거리도 많습니다,

 

 


 어느 카페의 통 창으로 바다가 조망되어 눈길이 갑니다.

 


그 동안 온화해진 날씨에 꽃들이 피어나 있어서 강풍과 강설로 야외활동을 자제하라는 일기예보를 과소평가했고, 주군은 목에다 넥워머를 걸고 있음에도 찬바람에 떨고 있다가 나중에서야 알아챕니다.
썰물로 바닷물이 밀려나 훤히 드러난 갯벌은 대천화력발전소까지 이어질 듯 드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태풍급의 찬바람이 고개를 못 들게 만들고, 보행자 통행로가 있음에도 오가는 차량들마저 정신을 앗아갑니다.

 


군현갯벌체험학습장의 갯벌로 사람이 이동하고 있고, 전망대에는 사람 형상이 눈길을 끕니다.

 

 

이 추운 날씨에도 갯가에는 갯벌체험을 하는지 사람들은 갯바위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엄청 많고, 양지바른 산비탈에는 대천통나무펜션마을이 바다를 향해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어구들이 들어찬 야적장의 갓길을 따라 대천항을 향해 이동합니다.
대천연안여객터미널까지는 서해랑길과 같이하고, 어차피 우린 대천해수욕장만 가면 되기에 수산물 시장 앞에서 고갯마루를 넘습니다.
생선 구입에 관한 건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보령과 안면도를 잇는 해저터널에서 해변과 접하고, 청주대수련원과 상가 지역을 따라 머드 광장으로 들어가 서해랑길의 마지막 QR을 찍는데, 몰아치는 바람에 도통 정신이 없습니다.

 


완주의 세러머니도 없이 흩어졌고, 많은 음식점들 중 그래도 우리들에게 익숙한 국밥집으로 들어갑니다. 천지가 조개구이집인 대천해수욕장이지만 지금은 따뜻한 국밥에 소주 한잔이 최고입니다.
마무리를 짓고 축배를 들어도 성취욕이 없는지 어째 분위기는 밋밋합니다.
이 처진 분위기를 전환할 기회는 광양에 도착하여 완전 뒷풀이로 남겨 놓고 귀경길에 오릅니다.

 

 

 


걷는 것보다 지루한 고속도로는 얼음비 주의란 전광판의 문구가 유독 신경 쓰이는 귀향길입니다.
단축 코스로 진행하다 보니 귀가 시간이 빨라졌고 가게마다 브레이크타임을 운영해서 마땅한 장소가 없는데 단골집이 있다는 것이 참 편리합니다.

이 멤버 리멤버로 멤버는 그대로지만 어째 분위기가 예전만 못하고 흥이 금방 식어 버립니다.
2박 3일의 여정이었음에도 우리들 참 많이도 허약해졌고, 술 양도 많이 줄어 유쾌함이 덜하지만, 불지 않으면 바람이 아니고 늙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니 세월과 드잡이하려 들지 말고 세월에 순응하면서 살아야겠습니다.
우리는 존재를 잉태한 씨앗처럼 시간 속에다 삶을 되새김질 할 추억들을 저장해가고 있습니다. 

중마동으로 순간 이동

 

덕분 입니다.

 

*** 서해랑길 64코스, 서해랑길 63코스) ***
-.일자 : 2025년 3월 15일
-.서해랑길 64코스 : 태안관광안내소-궁리항(13.2km)

 

빨리 잤으니 빨리 일어났고 밥 대신 상비약들을 먹고는 모텔을 나와 어둠 속에서 서해랑길을 헤쳐 나갑니다.

 

 
이젠 태안을 완전하게 벗어나 서산이고 김하사의 조력 없이 자력으로만 서해랑길을 이어가야 하지만 내적 갈등이 없어 마음만은 편안합니다.

 


장리교차로에서 가게의 불빛을 쫓을 틈도 없이 천수만로를 따라서 서산방조제에 올라 버리고 버드랜드교차로를 지납니다.
어스름 속에서 새들의 울음소리가 하늘을 긋고 산자락에는 커다란 서산버드랜드의 건물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서해랑길은 도로와 완벽하게 분리되어 이어지고 있고 닭섬에 이마트24는 불만 켜고 우리를 호객합니다.

 

 

새 밖에는 보이지 않는 저 너른 들판에 곡식을 재배하는 것이 경이로울 뿐입니다.

 


무릎이 염려된 몰빵은 테이핑을 하고 스틱을 집었고 주군은 몰빵과의 스피드를 맞추기 위해 도로의 금을 기준으로 삼았는데 단순한 걷기에서 우리들의 소소한 즐길거리입니다.

 

 


간월도가 조망되고 도로의 끝자락까지 왔는데 필수 경유지가 찍혀있지 않아 되돌아가서 기어코 빨간불을 켜고는 교차로에서 간월도선착장으로 방향을 틉니다.
걷기를 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필수 경유지에 대한 집착은 집요합니다.

 

 

배가 밥을 달라며 꼬르륵거립니다.
카페와 펜션 그리고 상가들이 형성되면서 위장은 소화액을 분출하며 먹을 준비태세가 되어 있으나 모두들 물 빠진 갯벌에 굴을 따러 나갔는지 식당들은 문이 닫혀 조식을 할 곳이 없어 조급증이 납니다.
노란 신호등처럼 불을 밝힌 간판에 희망을 걸어 봅니다.

 


울엄마영양국밥이 문을 열었고 참이슬부터 세팅시켜 놓고 굴국밥을 먹었는데 가격대는 있습니다.
주군이 주인에게 택시와 버스의 대중교통 상황을 묻습니다.
방조제의 단순하고 지겨움을 경험해 온 우리들은 서산방조제B지구를 순간이동을 하려 했으나 행정구역이 달라서 버스 운행은 없고 택시도 어중간해서 그냥 걷기로 합의를 봅니다.

 

 

바닷바람이 차갑습니다.
몇 차례 이곳의 여행 경험이 있는 몰빵이 가이드가 되어 간월암으로 들어갑니다.
기대치가 컸지만 나에겐 그냥 암자입니다. 이 하나의 암자가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고 이곳 사람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것이 의외입니다.
몰빵도 스틱을 꽃아 꽃을 피워낸 전설 하나쯤은 만들어서 후대들에게 먹거리를  남겨 놓았어야 했지만 곧게 뻗은 서산방조제만을 조망하고 갯벌을 통해 빠져나옵니다.

 

 


광활한 갯벌은 어촌의 생계를, 푸른 바다는 상인들을 먹여 살리는 삶의 터전입니다.

 

 

 

 

캠핑장과 카페와 영양국밥 등의 상가들이 같이하고 가로수가 인도를 차지해 버린 조금은 벌쭉한 해변길을 따라서 간월교차로로 갑니다.
갑자기 두 사람이 시야에서 사라져버렸습니다.
생리현상으로 화장실에 들어간 듯한데 나만 벌쭉해져서 오도 가도 못하다가 천천히 걷는데 예상했던 대로 친구들 버리고 혼자 가버린 매정한 넘으로 낙인이 찍힙니다.
에고, 인생사 참 힘듭니다.

 

 

방조제가 바다를 양분하여 배가 떠 있는 곳은 바다에 안면도에 걸리고 내면 깊숙이 들어간 간월호에는 새들이 노닐고 있습니다.

 

 

 

정주영공법의 안내판에서 홍성군으로 행정구역이 바뀌고 덕산도립공원의 덕숭산과 가야산이 하늘금을 그리고 있습니다.
얼마 전 두 산을 오르면서 이곳을 걷고 있을 우리를 상상했는데 지금은 몹시도 추웠던 가야산을 추억합니다.

 

 

궁리교가 바다를 잇고 배수관문이 바다를 격리시킵니다.

 


왼편에 홍성조류탐사과학관은 조금은 생뚱맞은 외곽지에 있어 운영되고 있는지 조차 의문시될 정도이고 바다에 돔이 설치되어 있는 놀궁리 해상파크와 배들은 갯벌에 박혀 있습니다.

 

 

 

궁리항에 접하면서 쉼터와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으나 상가들은 휴업인 곳이 대부분입니다.
궁리파출소 앞에서 64코스를 마무리하고 어판장을 둘러보나 어촌의 공동화만 느낄 뿐입니다.

 

-.서해랑길 63코스 : 궁리항 - 남당항
우리들의 주유소가 없으니 자연스럽게 63코스로 흘러 들어갑니다.
신축 건물인 주민 시설이 있어도 사용 흔적이 안 보이고 쉼을 하고 있는 두 사람이 슈퍼에 다녀올 것을 제안합니다.
우린 말없이 통하는게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휴식과 에너지 보충이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에 찾아 든 슈퍼는 군시설에 유통기간이 넘겼던 구멍가계의 딱 그 수준이라서 술만 구입하고 식당에서 회를 주문했는데 물고기를 잡아서 올 시간에서야 나옵니다.
카드의 알림 시간을 확인했던 두 사람의 기다림도 만만치 않았겠지만 괜히 내가 미안합니다.

 


이미 한계치를 벗어났겠지만 회를 즐겨하지 않는 두 사람은 김하사가 주고 간 과자만을 안주로 삼고 있고 주변 분위기를 주입시키며 강제해도 요지부동이라 나도 회 맛이 없습니다.
길을 나설 때가 된 것입니다.

 


길은 물이 빠져나간 갯벌을 향해 마을길처럼 깊숙이 뻗어 있고 앞에 보령타워가 등대마냥 길을 인도하고 있습니다.

 


서해랑길의 해안가를 따르고 있지만 간만의 차이가 많은 보름때라서 아직까지 파도가 찰랑거리는 바다는 보지 못했고 해변으로 내려서서 사그락거리는 자갈을 즈려 밟으면서 간월암의 짝퉁 같은 속동으로 들어갑니다.

 


명풍낙조 전망대는 오르지 않고 곧바로 홍성 스카이 타워를 향해 올랐는데 관광객들로 대기줄이 길게 이어져 있어서 서해랑길 휴게소에 들어갑니다.

 



쾌적한 환경에서 휴대폰을 충전하고 물을 보충할 수 있어 걷는 이에게는 호텔급의 휴식처입니다.
두 사람은 폭신한 쿠션의자를 침대 삼아서 주특기인 오침에 들어가고 나 홀로 3천 원의 입장료를 지불하고 홍성타워에 오릅니다.
뭐 지금까자 봐 온 광활한 서해의 갯벌과 뚝방처럼 길게 뻗은 안면도가 조망되는 그저 그런 풍경 속에서 가야 할 옥동 해양공원이 해안로를 따라 이어지고 있습니다.

 

 

 

타워 입장료 중 지역 화폐로 2천 원을 돌려주기에 편의점에서 라면과 도시락으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합니다.
파라솔로 그늘을 만들어 피크닉 분위기라서 소주도 한잔하여 기분을 업 시켜 놓았습니다.

 

 

도로 난간을 무지개빛으로 색칠해 놓은 공원 안에는 캠핑카들이 있고 도로를 따라서 곳곳에 바다를 조망하는 펜션들을 벗어나자 공원이 이어집니다.

 

 


지붕이 있는 쉼터는 모텔급이고 벤치는 여관급으로 요령껏 햇살을 피해 휴식을 취한 후 어사교를 넘어 어사리 어사회타운으로 들어가나 문을 열고 있는 가게가 없습니다.
나라가 어수선하고 엉망이니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의 몫이 되어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늘고 있는 듯하고 이젠 모텔도 영업 유무를 확인해 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나마 관리가 되고 있는 어사리 공원이 있습니다.

 

 

 

모두 문을 열고 있는 회센터들이 즐비하지만 손님은 없는 듯 호객이 있고 텅 빈 품바 공원장은 자기네들끼리의 놀이터입니다.
SNS의 영향인 듯 창고 같은 카페에 사람들이 엄청 많고 누가 누구를 구경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모처럼 물이 찰랑거리는 해변을 따라서 무지개색의 데크가 이어지고 바다를 향해 남당노늘 전망대가 있습니다.

 

 

나 지금 홍성이여~~~

 

 


바닷물이 백사장의 존재를 살려 비로소 바다 풍경이 완성되고 있는데 도심지 같은 남당항으로 들어갑니다.

 

 

찬바람이 불고 추워도 봄은 오고 있고 여기도 매년 열리는 새조개 축제 중인 듯 사람들 엄청 많아졌고 호객도 극성입니다.

 

 

 

걸을 수 있을 때 열심히 다니고 이빨이 성할 때 맛있는 것 많이 먹고 즐길 수 있을 때 마음껏 즐겨야 합니다.
그래도 이곳에 왔으니 우리도 관광객들에 합류되어 새조개를 구입하는데 조개 하나에 8천 원이 넘어 금값에 버금갑니다.
옆 테이블의 노인들은 그래도 상가보단 이곳이 저렴하다고 하는데 시장이 소주값도 5천 원이니 이래선 곧 다 망하게 생겼고 우리는 서해랑길에 파산 신청을 하여 모텔로 들어갑니다.

 

 


새조개 샤브샤브는 비싸기만 했지 안주 역할도 못해서 취기가 금방 올라왔고 허한 속을 치킨으로 달래 보지만 이미 한계치를 오버해 버렸습니다.

 

 

나 이러다가 지명에 못 죽겠다.. 잠 좀 자자..
두 사람의 고문에도 어떻게 잠이 들긴 들었는지 아침은 왔습니다.

*** 김하사와 함께 하는 서해랑길 ***

-.일자 : 2025년 3월 14일

-.서해랑길 도장찍기(68코스,67코스,66코스,65코스)

 

===== 서해랑길 68코스 ====

해가 바뀌었고 우리는 환갑을 지나 퇴직을 했지만, 아직은 현장의 연속성 속에서 서해랑길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에 날짜 조율이 힘듭니다.
어찌어찌해서 주군의 야근 퇴근 후 곧바로 출발하는 일정으로 잡았는데, 픽업을 담당하는 김하사님도 휴가를 내야 해서 부담이 여전합니다.
카톡으로만 의견 조율이 오갈 뿐 4명이 모여 결의를 다지지도 못한 채 시간은 속절없이 흘려 버렸고 급조된 모임에서 비워진 술병이 자폭이란 걸 모르고 의기투합하는 무모함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포식하고 내일을 걱정하지 않고 마셔 됩니다.

 


 
광양에서 태안까지는 차량 이동 시간만 해도 3시간 40분이고, 만약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되면은 꼬박 하루를 잡아야만 하는데, 종봉씬 우리에게 참으로 은혜로운 후배입니다.

 


군산휴게소에서 쉬고 태안의 32번 서해로에 접어들었는데, 가수면 상태였던 주군이 도로변의 서해랑 안내도를 확인하고서는 얼마 후 중화요리집에 정차합니다.

 


시간 단축을 위해서 주군의 퇴근과 동시에 출발을 하여서 짬뽕으로 간단 점심을 먹고는 시발점인 만리포해수장을 패스하여 어은리 해변으로 들어갑니다.

 


예전에는 선행학습을 해가면서까지 코스 완주를 하는데 목적을 두었지만, 이제는 3개의 필수 코스를 찍는 인증 완료로 목표를 바꾸었습니다.
공부만 잘해서 검사가 된 사람들의 요즘 형태를 보니 굳이 백점을 맞을 필요가 없이 국가고시 합격점인 60점만을 통과하고 나머지는 삶의 여유로 채우는 것이 낫습니다.


어은돌 해변에서 망미산과 파도리 해변을 싹둑 잘라서 노선을 직선화했지만, 여기까지 와서 해식동굴을 보지 못한 서운함은 애써 감춰 놓았습니다.
썰물로 갯벌이 길게 드러난 어은돌 해변은 인적도 없고 야영장은 폐점 상태지만, 바다의 상쾌한 바람이 서해랑길에 발을 디뎌 놓은 우리를 들뜨게 합니다.
우리들은 코스를 미리 점검했어야 마땅했는데, 그냥 들이대는 무대포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어 이제서야 두루누비 앱을 켜고 코스를 설정하는 데만도 꽤나 시간을 소비하고 있어 참 손이 많이 갑니다.

 


따스한 온기 속에서 봄꽃 피어나기 시작한 도로를 따라서는 펜션들과 오토캠핑장들이 있고 파도리를 휘어 돌아오는 서해랑길의 도로와 접합니다.

 

 


직선화되어 있는 방파제는 갯벌과 농토와 양식장을 나누었고, 폐양식장은 태양열 발전소로 대체되어 있습니다.

 

 


이왕 막을 거면 건너편에 있는 신진도까지 막아버릴 것이지, 물이 빠져나간 바다에는 기름을 바른 것처럼 갯벌이 햇살에 반짝거립니다.

 

 


방파제가 1.43km라 적당한 시간에 마무리되며 끝자락에는 엔젤펜션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이런 곳에 자리한 이 펜션과 농토 한가운데 있는 펜션들이 이해할 수가 없는데, 속성으로 지나가고 있어 서해랑길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함입니다.

 


마을버스 정류소에서 김하사가 대기하고 있지만 아직은 아닙니다.

 


송현마을이 너무 조용합니다.
아직 우리에게 찰랑 거리는 바다가 보이지 않고 있는데, 바다가 예쁜 집은 정말 그곳에서는 바다가 보일까요? 저 시골밥상의 식당에서는 밥을 먹을 수 있을까요?
별 쓸데없는 생각을 하다가 마을을 벗어난 길이 제정신으로 돌려놓았고, 우리가 지났던 서해안로의 송현1리 교차로의 서해랑 안내도에서 필수 경유지를 찍고 68코스를 클리어합니다.

 

 

==== 서해랑길 67코스 ====

김하사와 함께하고 있는 서해랑길입니다.
필수 경유지 3개만을 통과하기 위하여 차량에 탑승하여 이동합니다.


차로는 이동하지만 서해랑길을 벗어나지 않고 트럭처럼 수풀이 우거진 방파제길을 질주하고 먼지가 폴폴 날리는 도로를 내달리면서 덤프와도 대치를 합니다.
유독 많은 염전들이 차창으로 휙휙 지나가고 있습니다.

 


펜션과 전원주택들이 있는 곳에서 찻길이 막혀 해안길로 내려 갑니다, 노을이 지는 해안길로 만조 시 우회 노선 안내판이 있는데 지금은 바다로 길이 뻗어 있습니다.
걱정이 앞선 김하사님은 도로를 확인하러 나섰고, 우리는 수조의 반영을 추억으로 남깁니다.

 

 

 


펜션과 전원주택들이 있는 곳에서 찻길이 막혀 해안길로 내려 갑니다, 노을이 지는 해안길로 만조 시 우회 노선 안내판이 있는데 지금은 바다로 길이 뻗어 있습니다.
걱정이 앞선 김하사님은 도로를 확인하러 나섰고, 우리는 수조의 반영을 추억으로 남깁니다.

 


 
양파와 마늘이 심어져 있는 농로를 택배 차량이 이끌고 있고, 방파제가 있는 민가 앞에서 경유지를 찍기 위해 차에서 내립니다.
수풀이 우거져 차는 더 이상 진행할 수도 없습니다.

 

 


방조제를 넘어서면서 근흥면으로 행정구역이 바뀐 듯한데, 민가의 마당을 통과 하여 종교적인 색채가 있는 신의 궁전 건물 앞을 지납니다.

 


갯벌이 펼쳐지고 자그마한 섬 하나가 눈길을 끌더니 소금마을 표지석에는 자염 생산 과정을 설명해 놓았는데 다 쓸데없는 행정력 낭비 입니다.

 


드러난 갯벌에는 시험용인지 영역 표시들을 해 놓았고, 방파제부터 대단위 염전이 펼쳐집니다.
염전은 규모 면에서는 부안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엄청나고, 갯가에서 쉼을 하고 있는 할머니들은 맛조개를 채취해 놓았는데 구매를 한다고 해도 들고 갈 수 없기에 아쉽습니다.

 


그물이 드리워진 저수지의 배수관을 지나 마을을 지나고 산자락에 풍차가 있는 아가페 유스호텔과 마주하는데, 여기서 서해랑길은 정문으로 언덕을 올라야만 하지만 여지없이 김하사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동차에 승차하여 버려 작은 봉우리들을 오르지는 않았지만, 정상적인 서해길의 도로와 접하면서 이곳이 금북정맥이란 걸 알고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러면 안 되는데 그대로 필수 경유지가 있는 67코스 종점인 연포해수욕장으로 이동해 버립니다.

 


송림이 우거진 해수욕장은 비수기라 인적이 없어 그대로 차를 타고 넓은 주차장이 있는 도황1리 다목적회관 옆의 안내도에서 QR코드를 찍습니다.
이로써 순식간에 2개의 코스를 마무리 짓지만, 우리에겐 개미지옥만 같은 이 태안을 빠져나오려면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안위합니다.
태안이 좀처럼 서해랑길을 놓아주지 않고 11개 코스로 뺑뺑이로 돌려 놓았기에 또다시 이곳을 찾기에는 여러모로 무리가 있습니다.

 

 

==== 서해랑길 66코스 ====

서해랑길을 휘어 돌고 있는 도로를 벗어났지만, 마을길과 농로에 막혀서 워낙 고역이 아니라서 차량 알바까지 합니다.
이런 길을 이어 간다는 것도 만만치 않음을 체감하는 서해랑길의 차량 투어입니다.
차로 도로를 따르다 보니 항구에 제법 흥청거리는 회타운이 형성되어 있어 김하사와는 헤어질 결심으로 회를 제의했더니 아직은 아니랍니다.

 

 

차량 투어 중....

 

 

차량 투어 중....

 

차량 투어 중....

 


 
그래도 코스 인정인 3개의 필수 경유지만은 두 발로 찍고자 하는 양심은 가지고 있어 몽산포까지 9.3km 지점인 진산리에서 내립니다.
갯벌 체험장 전 펜션 마을에서 필수 경유지를 찍고 무인카페를 지납니다.
해안가를 따라서 펜션들이 참 많고 앞에 도시가 형성된 것처럼 솟아 있는 커다란 건물들은 공사가 중단된 리조트의 건물입니다.
방치되어 흉물스럽지만 만만치 않은 대가를 치렀을 건물주와 관련된 업체를 생각하면 안쓰럽기도 합니다.

 


태양광 발전단지가 펼쳐지고 코에서는 바다 내음이 느껴집니다.
리조트들이 나오고 종점이라 착각했던 몽산포항입니다.

 

 

 


이미 필수 경유지를 3개를 다 통과 하였고 김하사의 귀가 길이 염려되어서 호출을 했더니 역시나 몽산포항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여간 우리의 심리와 동선을 기가 막히게 알고 있고 적절하게 대응하여 자꾸만 의지가 되지만 안전한 귀가를 위해서는 이제는 정말 헤어져야 할 시간입니다.

 

 

 


몽산포항은 수산물을 판매하는 가게와 식당이 분리되어 운영되고 있어 식당으로 들어갑니다.
여기서 숙박을 하든 끝자락인 몽산포야영장까지 자력으로 이동을 하고자 했는데, 김하사님의 1구간을 더 단축시키자는 긴급 제의을 받아 들여 서두르다 보니 마음은 급해 음식은 주마간산입니다.
그나마 우리는 술이라도 한잔씩 하며 아쉬움을 달래는데, 김하사는 물잔만을 기울이다가 차에 올라 몽산포야영장까지 순간이동을 합니다.

 


해가 기울어 가며 하늘에 날던 새들도 보금자리를 찾아간 듯한데 해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좋은 집 나와서 아지트를 구축하는 사람들과 해변과 스카이워크을 거닐고 있는 사람들로 휴양의 분위기인데 해저물녘의 나그네들은 바쁩니다.
몰빵과 주군은 안내판에서 인증 QR을 찍자마자 소나무 숲으로 사라져버립니다

 

 


서해안의 해가 힘을 잃고 뉘엿해져 갑니다.
해수욕장은 태안 달산포, 청산포 해수욕장과 연결되어 13km에 달하는 동양 최대의 긴 해변이란 설명입니다.
태안해변길 4코스 솔모랫길 아치문으로 들어가 소나무 숲속을 걷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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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산포해수욕장이 필수 경유지가 됩니다.
솔모랫길은 청포대해변을 지나 드르니항까지 13km 거리인데, 난 이미 이 길을 두 번이나 걸었었지만 이렇게 걸으니 새롭습니다.

 


뒷짐을 지고 걸어도 맨발로 걸어도 전혀 부담 없는 길이 계속됩니다.

 

 


소나무 사이로는 해가 걸리고 우리들의 발걸음은 빨라져서 염려했던 몰빵의 걸음걸이가 절룩 거려지는데 청포대해수욕장 진입로에 김하사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65코스의 종점.시점까지를 더 한다면 필수 코스 3개는 인증한 셈이니 더 망설이지 않고 차에 올라 태안군관광안내소에서 태안의 마지막 인증을 합니다.
행정구역 때문인지 숙박시설도 없는 천수만로 방파제의 한가운데에 다가 만들어 놓아 생뚱맞는 곳입니다.
하여간 반나절 만에 4코스를 클리어하고 태안을 벗어났으니 우리에겐 북진을 해왔었던 대천해수욕장까지 이어야 하는 의무감이 생겨버렸습니다.

 

 


장리포구로 이동하여 궁무인텔에 첫날밤의 아지트를 잡습니다.

 


김하사는 저 먼 길을 홀로 어이 내려갈런지 염려하는 우리를 두고서 되레 캔맥주와 안주를 내어 놓은 챙김에서 헤어짐이 더 아쉽습니다.

 


호텔에 배낭을 내려놓고 술 한잔을 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지만 7시도 전인데도 가게와 식당은 문을 닫았고 주변의 시설들도 폐업 수준입니다.
몰빵의 기치로 문을 두드려서 겨우 소라무침을 테이크아웃했지만 소주를 5천 원씩이나 받은 건 너무했습니다.
어쨌든가 주변에 먹거리가 없는 덕분에 야근 후 강행군을 한 주군은 빠른 취침으로 피로를 회복하고 우리는 건강을 챙겼습니다.

 

*** 서해랑길 5차(서해랑길 69코스 ) ***
-.일자 : 6월 24일
- 서해랑길 69 코스  : 의향파출소-태배전망대-의향해수욕장-망산고개-만리포해변 (13.4 km)

 

뭐야 이거..
뻘에 박혀 기울어 있던 배가 부양해 있고 바로 앞에까지 바닷물이 찰랑거리는 오션뷰의 펜션 이였네.
라면으로 간단 조식을 챙겨 먹고 주인장의 출타에 상값 1만원과 키와 함께 놓아 두고서 마지막날의 여정을 시작한다.

 


오늘의 69코스는 13.4km로 짧기도 하지만 웬만하면 직선화를 시킬 것 이라서 여유가 많다.
근데 너들 어디 가니?
막 서해랑길안내도를 넘었는데 슈퍼에서 캔맥주를 구입하고 방파제의 정자에다 아지트를 구축하여 마을 분들의 접근을 차단 시킨다.
안 걷고 노는 게 참 재미지고 좋다.
마을 청년 어르신에게 혼쭐이 나고 서야 물러 나는데 마을분들과는 그새 정분이 쌓여서 헤어지는 인사가 정겹다.
지역을 알고 주민들과의 이런 교류가 서해랑길이 추구한 진정한 의미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미 주태백이가 되어 버렸기에 이태백켐핑장으로 휘돌아 가는 구름포해수욕장을 싹둑 잘라서 의항해수장으로 간다.
우린 그 동안에 서해랑길의 만점을 받기 위해 경로 이탈을 극도로 경계를 했고 필수경유지들을 모조리 찍어 왔지만 이번 출정으로 인해 인식이 달라져서 국가 공인 60점만을 넘기기로 한다.
고지 곳대로 했다가는 몇 년이 더 걸릴지도 모르게 생겼다.
짙은 해무가 사위를 감추어 버렸다.
십리포 의항해수욕장은 모래사장에 폐장 된 해수욕장의 흔적들과 패들보트의 장비들이 을씨년스럽기만 하고 십리란 허풍을 감추어 놓았다.

 

 

 


서해랑길이 산길로 유도되고 있지만 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안개가 드리워져 미지의 세계로 빨려 들어간 이 기분은 아무래도 취기 때문인 것 같은데 쉬었다가 가자.
3박 4일을 집나 온 우린 점점 초래해져 가고 있고 몹시도 피곤하다.
정자가 숙소보다 편안하게 느껴지고 있고 금방 깊은 수면에 빠져든다.

 

 

 


이정표는 도로를 벗어나 아득한 숲길로 인도를 하고 백리포의 입간판이 만나는데 딱히 내려갈 방법도 마음에도 없어 그냥 내려간다.
우리나라 땅덩어리가 얼마라고 이곳의 해수욕장들은 십리포 백리포 천리포 만리포 등의 과대 홍보로 호객을 하고 있으니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태안군수를 구속해야 한다.

 


산골마을 분위기가 천리포해수욕장으로 바뀌고 밀물에 들어난 백사장은 진짜루 넓다.
만리포가 지척에 다가와 있고 시간도 이르지만 더 이상을 진행 한다면 맞을 것 같고 팀도 와해될 것 같은 분위기라서 편의점이 있는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한다.

 

 


우리에게 소주만 있으면 하루가 즐겁다.
더구나 이곳은 피크닉의 최적지인만큼 누구 눈치 볼 것도 없다.
아예 돗자리를 구입하고 급조된 삼겹살까지 공급하여 제대로 피서 분위기를 즐긴 후 긴 오침에 들어간다.
이런 모습을 김하사가 봤다면 과연 와 줄까 도 싶지만 이건 중년들의 일탈이 아니라 3박 4일을 걸어 왔던 것에 대한 보상이다.
그래야만이 축적된 힘과 추억으로 다음을 기약할 수가 있다.

 

 


근디 몰빵 너 도깨비처럼 어딜 그렇게 싸돌아 댕긴 겨? 몽유병 걸린 건 아니지?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
돗자리를 목에 건 몰빵이 해맑아 졌다.

 


산으로 올라 가는 것은 강화도의 평화전망대에서부터 서해랑길을 쭉 이어온 우리들에게 해당하는 건 아니다.
만리포까지 다이렉트로 연결하기로 한다.

 


해변이 도시녀 처럼 세련미를 풍기고 천리포수목원 매표소앞을 지나 만리포해수욕장으로 들어 선다.
한낮의 열기에 해수욕하기가 딱 인데 밀러 난 썰물을 따라서 사람들이 해안선을 그리고 있고 사람도 많고 넓기도 넓다.

 

 


노래비앞에 서해랑길안내도에서 QR코드를 찍어 오늘의 어설펐던 일정이 마무리 된다.
7.6km을 걸었으니 절반에 가까운 5.8km를 잘라 먹었고 6시간 20분이 걸렸다.

 

 


귀향하여 김하님과 함꾸네 즐건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술을 절제하고 그늘을 찾아 든다.
누우면 잔다.
혹시 우리 하루 종일 잠만 자는 기면증에 걸린 것은 아니겠지?

 



김하사님이 오전 근무를 마치고 그 긴 거리를 달려 픽업을 왔는데 그 덕분에 우린 서해랑길을 럭셔리하게 이어가고 있다.
먼저의 챙김이 있고 배려를 하는 이런 사람이 있다는 건 우리에게 행운이고 복이다.
순천에서 이쁜 친구들과의 회포로 우리들의 인생은 풍부해 졌으니 모두가 소중한 인연들이다.

 

 

*** 서해랑길 5차(서해랑길 70 코스 ) ***
-.일자 : 6월 23일
- 서해랑길 70 코스  : 학암포해변-구례포해수욕장-신두리해수욕장-웅도-의향파출소 (19.2 km)

  
순간 순간의 결정과 순발력으로 하루의 일과가 결정되고 있고 잘 먹고 걷고 마시고 자는 참 단순한 날들의 연속이다.

태안서시장

 


국토종주를 이어가면서 먹어야 산다는 걸 학습하게 되었고 터미널을 찾아 가다가 막 문을 열고 있는 국밥집에서 조식을 하며 지역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일단 학암포까지 가는 버스는 많고 지나 왔던 구 터미널버스정류장에서 타면 된다는데 막상 버스의 배차시간은 이곳 주민들의 기준일 뿐이다.
어제 이원면에서 택시 하나를 보지 못했다가 줄지어 서 있는 택시를 빠니 보면서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린다 건 기다림에 익숙치 않은 우리들에겐 고문에 가깝다.
3만원과 시간을 맞바꾸어 택시에 올라 학암포로 간다.

 


뭐야 이거 완전 유원지 잖아...
모텔과 음식점들이 즐비하여 어제 펜션 사장님이 이곳까지 태워 주겠다는 걸 굳이 태얀읍까지 이동 했었던게 후회스럽다.

 


서해랑길안내도와 해안의 학암포표지석에서 70코스 인증을 하고 신발끈을 조인다.

 

 


야영장의 분주함이 하루를 열고 있고 몰빵의 화장실 이용시간에 주군과 편의점의 쉼터에 자릴 잡는다.
통닭대신 쏘세지가 안주가 되었는데 한잔술도 넘기기 전에 시내버스가 미끄러져 들어 와 있어 안주거리를 자처한다.
우리 대체 뭐 한 거지,,, 돈 자랑질 한 겨......
하여간 이 동네는 친절도가 넘쳐 주변 부동산정보를 모조리 수합하였지만 전 국토를 소유한 우리들로써는 흥미가 없다.

 

 


학암포해수욕장이 섬 하나를 거느리고 있다.
시원한 해풍이 세파에 쌓여 있었던 번뇌의 찌꺼기들을 청소기의 먼지비움 기능처럼 말끔하게 비워 놓아서 마음의 여유공간을 확보해 놓았다.

 

 

 


이 곳은 서해랑길의 중소 도시쯤은 될까?
깔끔한 등로가 구례포해수욕장을 이어 준다.

 


썰물에 모습을 들어 낸 거대한 백사장의 하얀 속살이 유혹한다.

 


신발을 벗어 들고 나와 몰빵은 지구와의 직접 교류에 나섰고 주군은 캠핑장이 있는 석갱이로 타박타박 걸어 가고 있다.
모래사장에 살랑거리는 하얀 파도와 갯내음을 오감으로 느끼면서 여행자 모드가 되어 감성에 젖어 들었고 캠핑장에 박혀 있는 필수코스가 제자리로 돌려 놓는다.

 

 

 


작은 언덕빼기를 넘어서자 노란 금계국이 활짝 피어 환영하고 확 달려든 망망대해가 낯설다.

 

 


언동해변은 숲길로 유도하나 우린 모래 사장을 거닐기로 한다.

 


조개가 있고 조약돌을 야무지게 붙들고 있는 해삼도 있어 자꾸만 물욕이 생긴다.
허리를 굽히고 있는 사람들을 따라서 맵싸리고동을 하나 둘 줍다 보니 봉지가 빵빵해졌고 돌만 뒤집으면 붙어 있어 갯바위를 떠나지 못했는데 경로이탈로 한참이나 되돌아서 나온다.

 

 

 

 


제자리도 되돌아 왔을 땐 몰빵의 부상자가 생겨 버려 전력에 손실이 생긴다.

 


숲 속의 산길이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고 우측은 짐작도 가지 않을 만큼 넓은 백사장이 이어지는 이런 천혜의 장소에도 가계 하나가 없는 게 의문이다.

 


인적이 느껴지고 산길을 빠져 나오자 신두리해변은 까마득하게 물러 나 있어 결국 채취한 해산물은 선순환을 위해서 나그네에게 넘길 수 밖에 없다.
식당만 있었어도 쏘주 일잔 하면서 원기 보충을 했을 텐데 아깝다.

 


바라길 아치를 넘어 신두리제방을 이어간다.

 


썰물에 들어 난 백옥같은 모래사장은 너무 매혹적이라서 조강지처 와도 같은 신두리사구를 과감하게 버린다.

 


한 없이 부드러워 보이던 모래사장은 막상 발목이 뼈져 들고 파도가 만들어낸 모래톱의 엠보싱화에 발걸음이 뒤퉁거려져서 파도가 찰랑이는 해안으로 붙는다.

 


쉼 없이 밀려 오는 파도가 만들어낸 무늬가 해변의 낭만을 불러 들이지만 이 또한 조개껍질이 밟혀 만만히 않으니 괜스레 저 신두리사구를 기웃거려 본다.
푸르름에 덮여 있는 사구에 낙타 마냥 사람들이 하늘금을 그리고 있어 보기엔 참 좋다.

 


사람 보기 힘든 이곳에서 펜션 단지가 해변을 경계 짓고 있다.
필수경유지가 있어 모래사장을 빠져 나와 하늘과바다사이의 리조트로 들어간다.
오아시스만 같았던 리조트는 규모는 큰데 슈퍼 하나 달랑 있고 리조트의 끝자락에서야 식당가가 형성 되어 있다.

 


요리사인 실장에게는 큰소리를 쳐야 만이 소통이 가능 하지만 창 너머로 해변을 바라 보면서 우럭탕에 소주 한잔씩을 나누고 있으니 우리가 여행객만 같다.
코스 조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뚜벅이들에겐 이런 곳이 시. 종점이 되어야만 한다.

 


한낮의 햇살이 피부를 찌르고 숨이 탁 막혀 온다.
확실한 목적이 있으니 진행만은 순조롭다.
인적 없는 거리에 우리들 만이 타박타박 걸으며 정적을 깨고 있고 처박혀 있는 4룬 오토바이를 보며 순간 이동도 꿈꾸어 본다.

 


방성제방을 따라서 간다.
건너편에 우리의 종점인 의항포구가 뻔이 보여도 바다가 육지가 아니니 갈수가 없다.

 


뭐 오늘 중으로는 가겠지, 일단은 쉬었다가 가자.
솔솔 불고 있는 바닷 바람이 살결을 어루만져주어 잠이 절로 들었고 차 소리 마저 도 듣지 못했다.
바다에는 요트를 손질하는 사람이 있을 뿐 고요하기만 하고 차 없는 도로다.

 


오디 나무에 매달려서 손에는 보랏빛 물이 들어간다.
마을 뒷산으로 소근성 이정표가 있다.
저 야트막한 곳에다 왜 성을 쌓았어야 했는지는 지금의 지형상으론 알 봐도 아니다.

 


차로 와 같이하는 방조제를 걷는다.
방조제가 논이 아닌 호수 만한 양식장과 웅덩이만 같은 저수지를 가르고 있는데 태안반도에는 양식장이 참 많다.

 


마을이 나오고 전원주택만 같은 이쁜 집에서 산길과 해안로로 갈라서나 그냥 간다.

 


만조만 아니라면 이 해안로가 산을 빙 둘렀을 것만 같은데 어쩔 수 없이 올라 간 산은 고되다.
산부엉이와 소쩍새는 왜 그리 울어 대고 있는지 사나이들을 더 초라하게 한다.

 


보수 공사중인 의암제방길이다.
한 구간만 진행하기로 약조를 했으니 더 진행도 못하지만 태안 구간에서는 숙소도 문제가 된다.

 


제방의 끝에인 의항마을의 입구에 펜션이 있다.
배낭부터 벗어 선점을 해 놓고는 파출소앞의 서해랑길안내도에서 70구간을 크리어 시킨다.

 


딱 봐도 이 동네에는 식당이 없어 보인다.
밭일을 하고 오는 주인을 붙들고 식당에 들어 갔지만 우럭매운탕을 속성으로 끊여 놓고는 다시금 밭일을 나갔는데 말끔한 양복을 입은 남편은 우릴 경계하고 회의가 있어 나가라고 하는 쪼잔한 모습이다.
허나 이 마을은 조식을 위해 라면과 안주용으로 꽁치를 구입하는데도 김치 한 포기를 내어 주고 주차 된 차량이 들이 받쳐도 상대방을 더 걱정 해주는 사람도 있다.

 


취침주 상차림에 상이 부러졌고 주군은 세상에 불만이 있는지 음식을 젖가락질로 쉼 없이 휘젖고 쇠통구리처럼 돌돌 말기만 하더니 지풀에 잠이 든다.
하여간에 먼저 꼬구라진 넘이 장사인 타향에서의 밤이다.

*** 서해랑길 5차(서해랑길 도장 찍기-2) ***
-.일자 : 6월 22일
- 서해랑길 도장 찍기 : 74코스, 73코스, 72코스, 71코스,

 

모두들 잘 자고 잘 일어났으니 우리에게 룸의 컨디션을 그리 중요하지 않음이 증명된다.
아침에 지저귀는 새처럼 쫑알거리면서 찾아 든 식당이 사장 마음대로 메뉴라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먹긴 하는데 기본찬 마저 도 젓가락이 안 간다.

 

==== 서해랑길 74코스 ====


오늘도 가로림만을 떨쳐 내기 위한 코스 단축으로 74코스로 이동을 하는데 도로가 경로이다 보니 필수경유지가 찍히고 있고 차에서 내려 국사봉허리길의 필수경유지 하나를 찍어 놓는다.
여기서부터 노인봉을 이어야 만이 필수경유지 3개를 연달아 인증을 하여서 코스를 완료 할 수가 있는데 꾸불꾸불한 산길의 경로는 너무 부담스럽다.

 

 

 


이젠 이리저리로 날뛰는 홍길동식 서해랑길이다.
흩뿌리던 빗방울이 굵어져서 김하님의 우산을 하나씩 챙겨 들고 마을길과 논길을 이어 간다.

 


우산에 토닥거리는 빗소리가 우리들의 목소리를 삼키고 있고 들녘의 초록빛 자연이 철없음을 희석 시켜 준다.
빗속에서도 풀을 뽑고 있는 여인도 맥없이 논길을 걷고 있는 듯한 우리들도 추구하는 목적만은 같을지 않을까?

 


짖어 대는 개를 흉내 내고 있는 주군을 가만 지켜 보던 할머니의 해실한 웃음에서 포용의 외할머니가 겹쳐 진다.

 


왜 이렇게 서해랑길을 이었는지도 지금도 모르겠지만 산길에 피어난 엉겅퀴가 캠핑장 감성조명이 되어 서해랑길안내도까지 이끈다.

 


603 지방도와 접해 서해랑길안내도에서 73코스 QR 인증을 하는데 안내산악회 버스가 도착을 하며 한무리의 도보꾼들이 쏟아져 나온다.
서해랑길에서 버스를 보는 것은 처음인 듯 한데 괜스레 숫자에 제압되어 쫓기는 느낌이다.

 

==== 서해랑길 73코스 ====

  
이들과 섞이지 않으려고 재빨리 앞서 간다.
갓길이 없는 도로에 차량들이 빗물을 튕겨내며 위협하고 있어 자동으로 줄이 세워 진다.
그 나마 이곳은 우리들에게 주유소인 가계는 없어도 김하사의 이동 PX가 있고 듬성듬성 있는 펜션들이 마음의 안정을 주고 있다.

 


73코스와 72크스가 이 도로를 경계로 태안의 최북단인 만대항까지 활주로처럼 뻗어 있어 땅끝까지의 거리 단축에는 아무런 도움이 안된 구간이다.
최남단에서 이동을 해야 하는 우리에게 이곳은 빨리 벗어 나는 것 만이 정답이다.

 


어디서 잘못 되었는지 트랙이 해안가로 향하고 있는 것을 빠니 바라 보고 있으면서도 접속할 방법이 없다.
도로의 굴다리가 정답이다.

 


우리가 길을 찾는 사이에 단체산객들과 혼합이 되어 해안선을 따른다.
북적거리는 이런 시장 분위기가 참 오랜만이라서 활기는 있는데 정신도 사납고 길목에서 기다리고 있을 김하사님에게 비교를 당할까 봐 앞질러 버린다.

 


좌측은 거대한 양식장이고 우측은 해무가 삼켜버린 가로림만인데 방죽의 질퍽거림이 한눈을 못 팔게 한다.

 


비가 오는 데도 캠핑장에는 집 나온 사람들이 많아 이들을 은폐 삼아서 특수 작전수행을 하듯이 김하님의 차에 재빨리 올라 타 해안의 끝자락인 만대항까지 순간 이동을 해버린다.

 


만대항에는 고기가 몰려 들듯 차량들과 사람들로 흥청거림이 느껴진다.

 

 

==== 서해랑길 72코스 ====


72코스 서해랑길의 인증을 마치고 김하님과의 헤어짐을 준비한다.
두루누비에는 이곳을 태안의 최북단 항구로 저렴한 가격의 횟집이 모여있는 만대항이라고 소개해 놓았는데 우리네 정서상 뭐라도 먹고 헤어졌으면 좋으련만 이른 시간이라서 반응들이 쉬원찮다.

 

 


헤어짐의 시간을 좀 더 연장 시켰고 71코스를 비포장 임도를 따라 차로 이동을 한다.
반원을 그리고 있는 트랙을 필수코스 하나를 버리고 단축시켰고 이젠 진짜루 김하사님과는 헤어진다.

 


홀로 먼 길을 내려 가야 할 것이 걱정스럽지만 헤어짐은 또 만남을 의미하니 모처럼 배낭을 들쳐 메고 해안로로 내려선다.

 


섬 트레킹의 일반적인 모습이 펼쳐지고 소나무 숲 속의 해안로를 따라 가는 매우 바람직한 서해랑길이 이어진다.

 


전망대에서 서해바다가 보이지 않고 등로는 파도처럼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다.
이런 풍광 때문인지 비가 오고 있음에도 단체 도보꾼들이 많다.

 


등로가 물꼬랑이 되어 흙탕물이 흘러 내린다.

 


주군은 바다에 물이 빠지지 않고 있는 것은 이 빗물이 채워져서 라는데 몽룡해져있어 꿈결에서 들려 온 듯 하다.

 


곳곳에 있는 안내판에 지명들은 외래어 인듯 영 입에 붙질 않고 있고 조망도 없지만 해무가 드리워진 풍경만큼은 수목화만 같다.

 


트랙은 지 맘대로 끊어졌다 붙었다를 반복하여 신경줄을 잡아 놓더니 꾸지나무골해수욕장에서 마무리가 된다.
해수욕장의 캠핑장은 북적 인다.
빗속에서라도 이런 캠핑을 해야만이 일주일 치를 보상 받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영 이해 불가다.
삶은 각자의 몫이니 우리나 남 눈치 보지 말고 부지런히나 걷기나 하자.

 

 

==== 서해랑길 71코스 ====


캠핑장매점에서 맥주로 허기짐을 마비시켜서 진입로를 빠져 나오며 71코스를 지동으로 이어간다.

 


도로에 흐르는 빗물이 파도를 이뤘고 차로 건너편으로는 우리가 지나 왔던 양식장이 있다.

 


지방도가 서해랑길이 되었고 갓길로 밀려서 72코스와 71코스가 중첩이 되는 내1리 마을로 내려선다.
적당히 해야지 이렇게 바느질 하듯이 진행을 하면은 우리 같은 직장인은 몇 년이 걸려도 땅끝마을을 못 밟게 생겼다.

 


캠핑장입구에 관계자출입금지라 되어 있다.
사목공원캠핑장 안에 필수코스가 있어서 본의 아니게 관계를 하여 버렸고 반성에 의미로써 해안길을 벗어나 살레시오피정센터로 방향을 잡는다.

 

 


웃자란 수풀에 바지 자락이 젖고 신발에서는 개구리 울음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물구덩이를 피해 엉금엉금 기어서 가고 푹푹 빠져드는 늪지대를 지나고 나니 노을이머무는해변이 나온다.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정자에서 두 사람이 소주잔을 나누고 있다.
저 운치를 아는 친구들 보소...
기웃거려 보니 개불을 조금 밖에 잡질 못했다고 오히려 미안해 한다.

 


평온을 되찾은 서해랑길은 해변을 따라서 음포해수욕장으로 들어가고 편션앞을 지나 간다.

 


아무래도 더 이상 진행을 한다고 해도 상가가 나올 것 같지도 않아 청소를 하고 있는 힐링비치펜션 주인에게 바비큐를 먹을 수 있냐 물어 보니 선선히 라면이라도 끓여 주겠 단다.
비에 젖고 굶주림에 떨고 있는 우리에게 구세주다.

 


뷰가 좋은 테라스로 초청을 하고 비빔국수를 내오며 분위기 있는 커피로 마무리까지 하는 완전 럭셔리한 레스토랑이다.
지나가는 객에게 이런 융숭한 대접도 황송한데 종점인 학암포까지도 태워 주겠 단다.
활달한 성격에 우리들 신상까지도 탈탈 털렸지만 유쾌상쾌한 이런 만남에서 생전에 내가 나라라도 구했었나 싶다.
쏟아 지는 비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비멍이 참 좋다.
더 진행을 해본들 논두렁이만 걷게 생겼고 편하고 안락함에 안겨 있는 모습이 들켜버려서 사장님의 차에 냉큼 올라 타 이원읍에서 내린다.

 


버스 정류장이 감옥 과도 같다.
언제 올지도 모를 버스를 1시간을 넘게 기다리면서 택시를 호시탐탐 노리지만 이곳은 택시 자체가 다니질 않는다.
버스에 올라 우리가 유했던 이원면을 지나고도 태안읍으로 이동하는 거리가 만만치 않음을 느끼며 이왕이면 태안읍까지를 부탁했었던 게 화끈거려 진다.

 


모든 걸 포기하고 나니 비도 그쳤고 서시장에서 내려 모텔 대신 컨디션이 좋은 무인텔을 아지트로 잡았다.
펜션 주인장이 추천한 먹거리골목의 장어구이는 5시부터이며 선예약 후 이용이라서 조급한 우리가 찾아 들어 간 가계는 의외로 맛집이고 말도 통한다. 

 


해도 떨어지기 전에 시작해 아직은 초저녁이지만 까불 나이는 지났다.
2차를 순대로 안주삼아 취췸주를 한다.

*** 서해랑길 5차(서해랑길 도장 찍기-1) ***
-.일자 : 6월 21일
- 서해랑길 도장 찍기 : 79코스, 78코스, 77코스, 76코스, 75코스

 

점점 서해랑길에 대한 피로도가 가중되고 일상의 분주함 속에서 후 순위로 밀려 나고 있어 의지와 추진력을 유지시키기 위해서 무더위 속에서도 일정을 잡는다
몰빵의 무릎 상태를 체크하고 쭈삣 거리는 주군의 휴가를 강제한 후 수호자인 김하사님의 일정조정으로 출발은 의외로 순조롭다.  .
어둠을 물리치고 뻗치는 활력으로 삼길포항에 도착 하는데 어째 이동의 시간은 더 걸리고 있어 서해안길을 이어가기가 만만치가 않다.


항구라 우려 했었던 밥집은 많다.

 

===== 서해랑길 79 코스 =====


삼길포항에서 79구간 스탬프를 찍는데 김하사님이 눈길로 서해랑길을 쫓고 있어 좀 무안하다. 
서산과 태안의 구간들이 이동과 숙소 등에서 매우 취약하여서 서해랑길을 계속 이어가야 할 우리들에게는 빠져 나오기 힘든 개미지옥과도 같기에 오늘은 최대한 김하사님의 차량을 이용하여 필수 구간만을 찍고 거리를 단축시켜 놓는데 의미를 둔 출정이다.



서둘러서 승차를 하여서 필수경유지를 향해 이동 한다.
김하사님의 해박한 지식과 이해도로 삼길산을 싹둑 짤라서 한치의 오차 없이 포인트지점에 내려 놓는다.
트랙에는 필수경유지가 찍혔고 배낭을 차에 실어 놓은 채로 가벼웁게 트랙을 이어 간다.

 


햇볕은 쨍쨍하고 들녘은 활착한 벼들로 잔디처럼 새파랗다.
길가에 돼지감자가 영역을 확보하였고 대산산업단지 때문인지 롯테케미칼아파트 사옥이 논 한가운데 우뚝하게 솟아 생경스럽다.

 


편의점이 있어 도보꾼들에게는 오아시스가 될 곳이지만 출발한지 이제 겨우 30분 남짓 되었고 김하사님이 길목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길을 안내한다.

 


바둑판만 같은 들판에 이정표가 전봇대마냥 곳곳에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고 우리들은 썰매견과 같은 질주본능으로 쭉쭉 거리를 좁혀가며 대산읍 연결도로의 옆길을 따라간다.

 

 


정형외과가 제법 크고 편의점 등이 있는 한적한 읍내의 대산버스정류장에서 3개의 포인트를 찍고 81코스를 완료 시켜 버린다.
8.23km를 걸었고 1시간 10분이 걸렸다.

 

 

 

 


뭐야 이거......
이렇게 융숭한 접대를 받아도 되는 겨?
김하사님은 아이스 박스에 캔맥주와 물까지 준비하고 우릴 기다리고 있다.

 

 

===== 서해랑길 78 코스 =====

 


곧바로 78코스의 필수 도장 찍기를 위해 황성 2리 마을회관을 찾아 이동하지만 우리는 아무런 거리낌을 느끼지 않고 있다.
만조 시 다시금 대산버스정류장까지 되돌아 와야 하는 위험구간이 존재하고 있음이다.

 


논길 산길이 계속 된다.
이런 단순한 풍경의 연속성이 서해랑길을 잇고 있고 이정표가 증표가 된다.

 

하얗게 피어난 개망초가 더위를 불러 들인다.
고기압이 장마전선을 누르고 있다는데 체감 온도가 40도는 육박해도 딱히 쉴 곳도 없다.
온열질환 예방수칙이 꺙그리 무시되고 있는 서해랑길의 현장이다.
우리들은 완주가 인증 되는 필수경유지 3개만을 찍어 코스를 마무리하기로 한 선택에 자화자찬들을 해간다.

 

 

 


마을의 갈림길에 진충사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헷갈림이 있지만 산길의 그늘진 숲에서 안정을 찾는다.

 

 


뭐야, 이정표에서 떨쳐 냈던 진충사가 있다.
사찰인듯 사당인듯 아리송한 진충사는 나중에 인터넷 검색을 하기로 하고 자그마한 언덕베기를 빠져 나오니 우측으로 태양열펜널과 갯벌을 붉은 색으로 물들인 칠면초가 눈길을 붙잡는다.

 



아직 종점은 거리가 남아 있는데 김하사가 마중을 나왔고 마라톤에서 물을 공급해주듯 건네는 시원한 맥주에 새콤한 보리수열매가 안주가 된다.

 


이젠 얼마 안 남았다.

 



뚝방이 더위를 가둬 놓아 땀이 흐르고 곧 마무리 될 것만 같았던 길은 마을을 휘어 돌아 도성 3리의 서해랑안내판에서 종지부를 찍는다.
이게 바로 서해랑길의 도장찍기다.
10km을 걸었고 1시간 45분이 소요 되었다.

 

 

이런 곳에 종점이 있으니 숙박시설이 있을 리가 없어 3박 4일을 연속 진행을 해야 할 우리들에겐 최악의 코스인 셈이다.
주변 상황으로 보아선 꼼짝없이 굶주리게 생겼고 해가 가장 긴 오뉴월에 감정은 바짝 타 들어 가 트레블이 아닌 트러블이 될 것만 같다.

 


김하사 차에 올라 식당으로 이동한다.
갈비탕에 소주 한잔이 재활의 에너지가 된다.

 

 

 

===== 서해랑길 77 코스 =====

  
자동 승차하여 3개의 점만을 남겨 놓고는 걍그리 무시해 버린다.

 


순간 이동을 하다 보니 적응이 쉽지가 않지만 흑석반월 길에 들어 서면서 트랙에 필수경유지가 찍히고 서해랑길 77코스가 자동 스타트 된다.
흑석리의 엠마뉴엘 교회가 조망될 뿐인 농로를 따라 간다.

 


움직임이 감지된다.
외국인들이고 농산물을 거둬 들이고 있고 양파의 사이즈가 엄청 크다.
논은 벼로 파랗고 밭에는 수확 후에 버려진 듯 한 감자들이 자갈처럼 널려 있어 감자조림이 최애 식품이란 몰빵은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도로는 마을을 잇고 골목은 집들을 연결하지만 인적 없음이 지방소멸을 말해주고 외국인 인부들의 부지런한 발걸음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언덕베기에 올라 선다.

 


양파를 가득 싫은 트럭의 위태로움을 빠니 쳐다보면서 염소처럼 오디나무에 매달려서 입술이 까매지도록 따먹는다.
햇볕이 쨍쨍한 한여름에 개미와 베짱이와 다름이 없어 보이지만 우리들 또한 우리들이 삶을 영위해 가고 있는 방식이다.

 


흑산소류지를 지나고 팔봉초등학교가 얼마 안 남았다.
표지기와 이정표가 수시로 길을 안내하고 있어 자원봉사자들의 정성이 갸륵하다.

 


팔봉산을 빠니 바라다 보면서 가로림만 방조제를 따른다.
서산팔봉산은 금북정맥시 올랐고 안내산행으로 몇 번 왔었던 곳인데도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가로림만에는 칠면초가 가득하고 새파란 하늘을 새하얀 구름이 붓칠을 하더니 무지개를 만들어 놓았다.
신비로운 자연현상에서 발걸음이 멈추어 진다.

 


팔봉수산을 지나자 김하사님이 나무 그늘에서 기다리고 있고 지나가던 주인장은 무심한 척 의자까지 내어 준다.  
툭 던지는 충청도의 어감이 쉼을 편안하게 한다.

 


양길교를 건너 팔봉초등학교 버스정류장의 서해랑길안내도에서 또 하나의 코스를 크리어 시킨다.
10km애 1시간 45분이 걸렸다.

 

 

===== 서해랑길 76코스 =====


76코스 필수인증 찍기에 들어간다.
이 구간은 본격적으로 해안선을 따르면서 쌍도가 있는 해안 깊숙이까지 들어 갔다가 꼭지점에서 반원을 그리면서 돌아 오게 되어 있어 노을빛바다캠핑장을 목표로 이동한다.
이곳 태안구간에 편의시설들이 없어 캠핑장의 매점에서 커피를 마시고 캔맥주를 리필 하는데 친절도 만큼은 남다른 곳이다.

 


간척지 제방을 따라 간다.

 


해변에 찰랑거리는 바닷물이 생경스럽고 초록의 갈마리간석지뜰이 평화 롭다.
서해랑길은 산으로 올라 가는데 여인의 허벅지처럼 들어난 해안선이 유혹을 한다.

 

 


어쩔 수가 없이 해안선을 따르다가 자락길의 이정표에서 산길로 붙는데 몰빵이 다리 통증으로 절름거린다.
비록 널뛰기는 하고 있지만은 누적된 거리가 30km에 달하고 있으니 무리가 될 수 밖에 없다.

 


숲은 아늑함을 안기나 답답하다.
태안구간의 현지 상황이 파악 될수록 김하사님이 낼까지도 같이 해주길 은근 기대해보지만 어림 없을 것이다. 

 

 


개활지의 언덕베기가 힘을 빼 놓고 평상의 쉼터에서 가로림만 해안가를 향해 내려선다.
코를 자극하는 역한 거름냄새에 호랑이와 떡 파는 소녀상을 곁눈질 하며 속보로 지난다.

 


길은 해안로에 붙어 데크길로 이어지고 가로림글램핑장은 햇살을 정면으로 받고 있어 낙조 보는 대가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해안가를 싹둑 잘라 먹고 구도항에 도착하여 76코스 인증을 한다.

 


여객선터미널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김하사님의 순간 이동을 해버린 우릴 놀라워하면서도 시원한 음료를 건네는 챙김만은 잊지 않는다.
3.9km 1시간 5분이 소요 되었다.

 

===== 서해랑길 76코스 =====

계속 원거리 이동과 숙박을 해야 하는 우리들로써는 어쩔 수 없이 김하사님의 차량 도움을 받아서 이를 빠져 나오는 기회로 삼아야만 한다.

가로림만이란? 서해바다와 접해있어 충남서산시와 태안군의 내륙 깊숙이 호리병 모양의 만이 형성되어 있는데 전체해안둘레가 162km 이르는 반 폐쇄성 호수형 바다.

 


75코스를 잇는 트랙의 필수 코스간 거리가 만만치가 않아 편법에 또 유도리를 발휘하여 차로 필수코스를 인증하기로 한다.

 


이화산 자락의 비포장 임도에 웃자란 나뭇가지들이 차에 스치고 덜컹거려서 좌불안석이다.

 


트랙의 필수 경유지에 불이 들어 오자 마자 턴을 하여서 청산리 감태마을에서 내린다.
반계저수지에 다리가 놓여 있어 후답자 들은 저수지의 내륙 깊숙이를 들어갔다가 나와야 할 수고로움은 덜어 준 것 같다.

 

 


김하사님이 길잡이가 되어 먼저 지나가고 도로를 따라서 청산리나루터를 향해 간다.
바다의 건너편에는 지나왔던 구도항이 조망되고 있어 탁상 행정만을 탓해 가며 타박타박 걷는다.

 


해가 힘을 잃어 가고 우리들도 기운이 딸려서 연체동물처럼 되어간다.
청산1리 다목적회관이 목적지였으면 좋으련만 도로는 계속되고 낚시펜션을 지나 청산리나루터에서 오늘의 일정을 접는다.
건너편의 구도항이 지금 것 너들 뭐를 했냐며 빠니 처다 보고 있는 곳이다. 
11.06km에 1시간 42분이 걸렸다.  

 


필수경유지 인증만을 찍어 대면서 5구간을 끝마칠 수 있었지만 서해랑길은 여전히 땅끝마을로 가길 거부하며 주변만을 맴돌고 있다.

 

 

 



원북면으로 이동하여 숙소부터 찾는데 남원장이 유일하다.

 


주인장의 추천으로 낚지 전문인 원풍식당에 들어간다.
이곳이 은근 맛집인가 본데 우린 이를 알아 보지 못했고 한잔 술에 기분이 업 되는데 영업종료 란다.
이제 겨우 8시인데……

 

 


집 나온 아자씨들이 딱히 할 일이 없어 노래방을 기웃거려 보다가 룸에 들어와 아쉬운 회포를 푼다.

*** 서해랑길 4차(서해랑길 80코스 일부) ***
-.일자 : 4월 23일
- 서해랑길 80 코스 일부 : 왜목마을-당진발전소-석문방조제-도비도항-아라메길 관광안내소 (12.4 km)


 
일출과 일몰 월출까지 모두 한 장소에서 볼 수 있다는 전국 유일의 왜목해수욕장에서 하룻밤은 친목과 회복의 시간이 되어 주었지만 지역적 의미까지 생각할 여력은 없었다.
창을 열자 구름을 비집고 붉은 기운이 펼쳐지면서 3박 4일 일정의 마지막 아침이 밝아 온다.
언제나처럼 왜목해변을 산책 하며 조식 할 곳을 찾지만 없다.  편의점에서 간편식으로 조식을 해결 하는데 소주는 우리들에게 필수품목이다.
어제와 달리 쌀쌀해진 날씨에 충분한 예열을 시켜서 80구간을 이어 간다.

 


커다란 공용주차장이 왜목마을의 유명세를 말하고 있고 아치를 통과하여 대호안로를 따른다.
뭐야 이거 왠 차들이 이렇게 많은 겨?

 


당진화력발전소의 건물이 보이고 동문까지 2.5km 거리로 그 규모를 짐작하는데 주변에는 근로자들을 위한 식당들이 부지기수로 많아서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했던 우릴 당황하게 만든다.
난 참말로 억울하다.
두루누비 앱을 손가락으로 쫙쫙 펼쳐 가면서까지 검색을 하였지만 주변이 국가시설물과 논밖에는 없었다.

 


두 친구의 집중포화가 쏟아지고 있는 이 위험지역을 빨리 벗어 나고 싶어도 보이는 건 죄다 식당이고 편의점들이다.

 


앞으로는 드넓은 대호간척지가 펼쳐 지고 있고 일직선으로 뻗어 있는 대호방조제가 어제 걸었던 석문방조제길의 악조건을 떠올리게 한다.

 


버스는 당연히 유혹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고 주군이 버스 시간을 살펴보지만 희망 고문일 뿐이다.

 


당진화력발전소홍보관 앞에서 대호방조제로 올라 선다.

 


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의 아득함 이다.

 


어제의석문방조제에서의 선행 학습이 왜 이런 쓸데없는 길을 가려고 하느냐며 태업을 할 태세지만 시원한 바람이 다독여 준다.

 


아래로는 소도 통과 될 철망펜스가 동행을 자처하였고 폐 초소들이 활주로의 유도등처럼 방조제를 따라 이어져 있다.
방조제에 붙어 있는 서해랑길표시는 굳이 안 해 놓아도 이 방조제를 벗어 나지 않은 한 이탈 할 방법은 없다.
간척지의 영역을 넓히고 있는지 외곽으로는 또 하나의 방조제가 같이하고 있고 해상에도 태양열패녈을 깔아 놓았다.

 


초소 막사가 딱 중간지점이 되었고 필수경유지 하나에 빨간 불이 들어 온다.

 


낚지를 잡으려는 어민들이 썰물을 가만 지켜 보고 있고 도비도항의 전망대는 관제탑처럼 우리의 행동을 감시하고 있다.

 


물이 빠져 나가면서 들어 난 땅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따개비처럼 붙어 뭔가를 채취하고 있는데 빠진 썰물만큼이나 우리들의 체력도 급방전이 되어 몰빵은 결국 자가응급 처치에 들어간다.
그렇치 않아도 서해랑길을 주군의 일정과 몰빵의 다리 치료를 위해서 미뤘다가 강행을 했는데 제대로 된 쉼이 없었으니 탈이 날 때도 되었다.

 


함께 국토종주를 하면서 경험을 늘리고 좋은 추억들을 만들고자 한 의도가 이러다가 사람 잡게 생겼으니 특단을 조치를 취해야 될 때다.
방파제의 끝인 도비도에 도착하자 버스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린다.
이건 친구를 살리고 우리를 구제하려는 계시라 여기고 재빨리 행선지를 물었더니 우리의 목적지인 삼길포항을 경유한다.
친구들의 얼굴에 파안대소가 퍼지면서 이렇게나 좋아 하는 걸...ㅎ

 


버스로 3일 동안 걸었던 당진을 떨쳐내고 서산의 80코스 종점인 삼길포항에서 내린다.

 

 


수산물시장과 삼길포항 그리고 삼길포선상어시장 등으로 관광지 냄새가 확 풍긴다.
잠시 삼길포항을 스케치 해 본다.
조형물로 보아 우럭과 노래미가 이곳의 주산물이며 선상어시장은 시스템으로 봐선 어부가 직접 잡은 생선은 아닌 것 같고 회만 떠 갈수 있다.

 


선상의 배는 정박지를 회전하면서 공평함을 꾀했다는데 우린 그냥 들어가 회를 구입하여 초장집옆에 자릴 잡는다.

 

 


원래 두 친구가 회를 선호하지는 않았지만 연일 회만을 먹었기에 젓가락질만 깨작거리고 있어 결국 회는 먹지도 못하고 짜장면과 짬뽕으로 대체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동네 아저씨들이 다 되었고 오고가는 관광객들을 지켜 보면서 술을 홀짝이고 있는데 오늘 픽업을 해주기한 김하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대산버스정류장까지 이어가지 못하고 여기에서 주저 앉은 사정을 알리 없는 김하사님에겐 미안하지만 약속시간을 맞추기 위해 유람선에 오른다.
대산국가산업단지와 대산항을 지나고 섬 내의 인원 체크만 하고 끝마치는 밋밋한 관광이다.

 

 

 

 


그 사이 썰물은 만수가 되었고 찬바람이 불며 추위를 불러 오는데 반가운 김하사님이 달려 온다.
반차까지 써가며 그 긴 거리 달려와서 또 회귀 해야 하는 긴 여정을 기꺼이 감수해준 덕분에 우린 황제 서해랑길을 이어가고 있다.
김하사님 정말 고맙다.
친구들아 엄청 고생했는데 놀고 먹는 것도 건강이라고 이젠 술을 좀 줄일 때가 되어 버린 게 참 아쉽다.

 

 

※.지출 내역

-.차량비 :20만, 복권 3만, 밤 1만, 삼길포항선상회 37천, 상추 5천, 서대 9만, 찬조(영창 5만, 영환 꽃보다 닭)

 

*** 서해랑길 4차(서해랑길 81코스, 80코스 일부) ***
-.일자 : .4월 22일(26 km)
-. 서해랑길 81코스 : 유곡 2교차로-파인스톤CC-삼화교-석문간척지-장고항 2리 정류장(21.2 km)
-. 서해랑길 80 코스 일부 : 장고항 2리 - 왜목마을(4.8 km )

 

=== 서해랑길 81코스 : 유곡 2교차로-파인스톤CC-삼화교-석문간척지-장고항 2리 정류장(21.2 km) ===

매일이 잠자리에 어떻게 들었는지 도통 기억이 없고 눈을 떠 보면 호텔이라서 룸이 럭셔리 하면 뭐하나 싶다.
나이 생각하지 않고 마신 술의 과다 증상인데 어쨌건 잘 먹고 잘 놀고 잘 잤으니 이만한 호사도 없다.
어제 이 도시에서는 조식을 할 곳이 없음이 감지되어 편의점에서 라면과 샌드위치를 사왔지만 내 몫은 어젯밤 안주 용으로 먹어 버렸다.
혹시에 건 기대는 역시나 81코스 시작점인 유곡 2리까지에는 식당도 문을 연 곳도 없어 서해랑길안내판에서 인증만을 하고 출발한다.

 


물집으로 욱신거리던 발가락이 주군이 건넨 발가락양말 덕분에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 졌다. 
3천원의 부채에 내내 시달리게는 되겠지만 고맙다.

 


마을인 듯싶더니 논이다.
이 드넓은 들판을 다 갈아 엎어 놓은 농부의 부지런함이 논길을 걷는 투정을 잠재운다.
논 한가운데 웬 파인스톤 CC를 따라서 리조트가 울타리처럼 같이 한다.
저곳은 골프장을 예약하여야만 이용이 가능할까 아님 예약을 해야만 콘도 이용이 가능할까? 괜한 의문점이다.

 


논 에서 고라니가 뛰고 개가 쫓는다.
자연의 생생한 다큐에서 어느 넘을 응원해야 할지 결정도 못했는데 이내 개가 포기를 해 되돌아 온다.
이곳은 은폐 할 곳이 없으니 고라니가 끝까지 생존하기에는 너무나 열악한 환경이다.


무수교를 건너자 조경수의 소나무가 길게 담장을 이뤘고 수로가 경계를 짓고 있는데 이곳이 그 만큼 평지라는 반증이다.

 


논이 잔디처럼 푸르름으로 덮여 생명의 신선함을 준다. 보리라 여겼던 것이 녹비작물인지 사료용인지 모르지만 몽우리만은 예쁘다.

 

 


드넓은 평야에서 양곡건조장이 유일한데 도대체 누가 이 많은 논 농사를 짓고 있을까?

 


논 위에는 다릿발처럼 수로가 이어져 있고 구조 표시도 간혹 보여 의문점이 였었는데 그늘진 곳이 없으니 한여름에는 열사병이라도 걸릴 것만 같다. 
서해랑표시를 수로에도 바닥에도 겨우 자생에 성공한 나뭇가지에도 붙여 놓아 그 정성이 갸륵 하나 쉴 곳 하나가 없어 지겨움만은 어쩔 수가 없다.

 


이곳은 마늘 밭도 청보리밭만 같고 드론으로 약을 치고 있는 대농이다.

 


겨우 논을 빠져 나왔지만 앞은 물길에 막히고 삼화교를 넘어서자 석문 벌판의 펌프장이 있다.
저 펌프장은 논에 젖줄이 되어 주는데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주유소는 없다.

 


그늘도 없고 쉼터 하나가 없으니 발바닥이 과열되고 있어 길섶에 주저 앉아 멍 때림을 한다.

 


대체 이게 뭐지? 서해랑길을 이렇게 만들어 놓고는 대천의 논 자랑만을 하는 듯 하다.
직선화되어 고속도로라 착각을 하였던 38번 국도를 넘는다.

 


뭐야 여기가 김제 평야야......아스라하게 펼쳐진 지평선이 기를 죽여 놓는다.


방죽은 바람막이가 되어 한여름 같은 더위에 흐물흐물해져 가고 답답증에 방죽에 올라 보면 강줄기에 현대제철소만 조망 된다.
우리의 인생이 이처럼 굴곡 하나 없이 직진만 한다면 정말로 무미건조 할 것 같다. 
차가 지나 간다.
공부를 열쌤이 안 하면 저 아저씨들처럼 걸어서 다녀야 한다고 아이에게 교육을 할 것만 같다.

 


단순함에 점점 무기력화되고 있어 우린 무슨 말이라도 해야만이 이 진공상태의 답답증을 떨쳐 낼 것 같다.
석문 간척지 이거 쳐다 보기도 싫타.
어차피 가져 가지 못할 것 다 내 땅이라고 여기고서 몰빵에게도 주군이게도 1단지씩 인심을 팍팍 쓴다. 
이곳은 방죽에 꽃이 만발한 파라다이스로 너구리가 친구 삼자며 노닐고 뱀이 자유롭게 기어 다니며 다양한 식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이자 유토피아다.
무엇 하나 걸거침이 없고 발걸음이 자유로운 서해랑길의 보석이다.

 


아무래도 우리들이 더위를 먹은 것 같은데 결국은 주군이 이야기 했던 석문 1단지에서야 간척지가 끝을 맺고 자그마한 다리를 건넌다.
만약에 이 다리 마저 없었더라면 개천을 따라서 올라 갔다가 되돌아 와야 할 것이 끔찍만 하다.

 


석문국가산업단지는 공사 중이다.
계절은 모두에게 공평한 혜택을 주었고 돌틈 사이 에서도 새싹과 꽃들이 피어내는 생명력에다 날파리들도 함께 부화를 하여 저돌적으로 달려 드니 여간 고역이 아니다.

 


이곳은 평지이니 도로들이 시원스럽게 뚤리고 공장들도 굴찍굴찍해 보이는데 가스공사 당진기지의 규모가 상당하다.

 


공단이 형성되어 한식뷔페집들이 있지만 우리에겐 다 필요 없고 GS편의점이 오아시스가 되어 시원한 맥주를 들이 붓는다.
조식을 요행을 바랬다가 쫄쫄 굶고 오다 보니 이제야 정신이 든다.

 


대성에코에너지센터의 폐기물처리장의 돔이 여느 경기장만 같고 한국발전기술에서의 모터 소음이 석문단지 전체를 대번 한 듯 적막을 깨뜨리고 있다.

 


여긴 땅이 남아 돌아 평지에다 골프장을 만든다.
플라핑고 CC 는 식제된 묘목들로 신상품인데 특이하게 다리가 코스를 연결하고 있고 카트가 다닌다.

 


골프장과 산업단지 조성 지역을 경계 짓는 넓은 인도를 따라서 달맞이 공원으로 들어간다.

 


계절이 그래서 그런가?
음악 분수와 공연장까지 있는데 어째 관리 부제로 느껴질 만큼 어수선함이 있다.

 


달맞이공원을 빠져 나와 전망대역할을 하는 당진시관광정보센타앞이 지나고 도로는 마성포구에 막혀 석문방조제로 올라 선다.

 


와 바다다~
서해랑길에 와서 왠 호들갑인지~~
석문방조제갑문과 전기사업소의 건축 형태가 참단기지처럼 특이하다. 

 


마성포구는 쌍섬이 먼저 눈에 뛴다.
오늘의 점심 메뉴를 이 시기에만 먹을 수 있다는 실치회로 잠정 결정하였고 자연스레 목적지는 실치죽제가 열리고 있는 장고항이 되었기에 마성포구를 그냥 지나치고 있다.
이니다 그건 그거고 일단은 좀 먹자..
우연히 들어간 식당이 맛집이라는 옆 손님의 말에 더 맛깔 난 실치회다.
우리 이렇게 막 부담 없이 즐겨도 되는 거지......
너무 행복감에 젖은 현실 부정에 자가 진단까지 하게 되지만 이래도 된다.

 


구역 마을길의 대나무 숲이 붉어진 우리들의 홍조를 감추어 주었고 손풍구가 폐가를 만속마을로 만들어 놓았다.

 

 


석문해안로에 문화마을 공원이 있다.
오찬에 분위기주를 곁들었고 따스한 날씨에 정자가 마련되어 있으니 그 동안에 우리가 연마해온 오침의 신공을 발휘할 기회다.
함께 있으니 가능한 게 참 많아 다양한 체험들을 해간다.

 


번잡하지 않은 어촌의 도로에 장고항국가어항단지의 아치가 세워져 있다.
일단 국가어항단지하면 해파랑길에서의 혼잡함을 경험했던 터라 차분한 분위기가 위상을 의심케 만든다.
일단은 당진파출소 옆의 서해랑길안내도에서 80코스 종지부를 찍고 80코스를 재 가동시켜 장고항으로 들어간다.

 

 

 

 

=== 서해랑길 80 코스 일부 : 장고항 2리 - 왜목마을(4.8 km ) ===

장고항 이거 크긴 무쟈게 크네......
넓은 주차장과 캠핑장이 있고 축제가 끝난 듯도 한 축제의 현장이 있는데 배부른 우린 관심이 없다.
유명하다는 촛대바위는 우리의 계획에는 애당초에 없었기에 그대로 서해랑길을 진행한다.

 


관광지라 펜션과 민박집이 많고 도로를 따라서 겹벚꽃이 한창 꽃피는 어촌 마을이다.

 

 


다시금 바다와 접해 오늘의 목적지인 왜목마을을 앞에다 두고 있고 당신화력발전소에서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올려 그 끝을 흐리고 있다.
시간의 여유로움에 카페에서 커피도 마신다.

 


이 좋은 계절에 좋은 친구들과 함께 인생에서 한번쯤이나 와 볼까 말까 한 용무치 해변길을 걷고 있다.

 


어라 잘 나가던 해변길이 산으로 올라 가고 있다.
우린 그냥 직진이다.
당연하게도 왜목터널이 버티고 있고 이를 극복하는 데는 각자 차이가 있지만 돌파 쪽으로 의견을 모은다.
역시나 하고자 하면 어떻게든 길은 생기게 마련 인지라 터널 위로 길이 놓여 있어 삥 돌아야 했던 왜목해수욕장을 쉽게 와 버렸다.

 


일출과 일몰의 명소인 왜목마을은 사람들이 많다.
우리에겐 숙박과 회포를 풀 수 있는 최적의 명소가 되었고 해변을 조망하는 모텔에 아지트를 튼다.

 

 


자~~ 이제 부터는 즐기자.
군산에서 2시간이나 달려 온 축하객을 위해 푸짐한 잔칫상으로 손님 맞이를 한다.
아직은 건강이 잘 받쳐 주고 있어 참 고마운 밤이다.

 

 

*** 서해랑길 4차(서해랑길 83코스 일부, 82코스 ) ***
-.일자 : 4월 21일
-.서해랑길 83 코스 일부  : 삽교천방조제-멧돌포구선착장-음성포구-복운리나눔숲(11.4 km )
-.서해랑길 82 코스 : 복운리나눔숲-심훈기념관-월곡리-정곡리마을 유곡 2교차로(14.3 km)

 

=== 서해랑길 83 코스 일부  : 삽교천방조제-멧돌포구선착장-음성포구-복운리나눔숲(11.4 km ) ===

취침에 방해가 될까 봐 살금살금 호텔을 나와 삽교천함상공원을 산책하면서 조식 할 곳을 찾았고 해장술로 예열을 시킨다.

 


비가 그쳐 더없이 상쾌해진 아침에 발걸음 가벼웁게 해상함상공원을 가로 질러 서해랑길 83코스을 이어간다.

 

공원에는 이른 동호인들의 모임으로 잠깐의 들뜸이 있었을 뿐 쉬이 우릴 놓아 주었다.

 


새 조차도 움직임이 감지 되지 않은 적막 속의 세상을 우리들이 깨워 간다.
체험용에 지니지 않을 듯한 짚라인을 지나 해상캠핑공원으로 들어 가는데 출구가 잠겨 있다.
이땐 어케하지...해병대 정신이 해결한다. ㅎ

 


해안로를 따라서 설치된 보행테크는 어제 종일 비를 맞으면서 논길과 방조제만을 걸어 왔었던 우리들에게 주어진 보상만 같다.
갯골은 아산만에 물을 보태고 드넓은 갯벌에는 배들이 점점이 박혀 있어 이제야 제대로 된 서해랑길을 찾았다.

 


아산호를 가로 지르는 서해대교는 평택과 당진을 잇고 어제 지나 왔던 삽교천 방파제가 아산과 당진을 연결하지만 저 평택항이 자꾸만 눈에 잡히는 것은 삥 돌아야 했던 눈의 게으름 때문이다.

 

 

조형물들이 머묾을 허락 했고 갯벌선착장의 방파제가 안산호로 길게 뻗어서 배 띄울 때를 기다리고 있다.

 


갯뻘로 서해랑길을 찾았고 데크로 낭만의 길을 이어 간다.

 


포구를 지나고 화사하게 꽃들이 피어 난 해안길을 넉넉한 웃음으로 함께 걸으며 소소한 행복감에 젖는다. 

 


서해랑길83의캠핑장 이름에서 동질감이 생기고 잠시 쉼을 청하기 한 로드락 카페는 아메리카노가 8천원이라 놀래서 나온다.
아무리 대파 값이 오르고 소주 값이 5천원을 한다고 해도 우리에게 이런 건 혐오 음식에 대한 자동 거부반응과도 같다. 

 

 

 

 


서해대교가 바짝 다가 왔고 여행객들의 주머니를 낚아채는 행당도의 모다아울렛 건물은 더 선명해져 간다.

 


83코스의 종점이 빤이 건너다 보이나 저 갯벌은 기어 갈수가 없기에 방조제를 따라서 음성포구로 들어 간다.
썰물로 어선은 갯벌에 박혀 기능을 상실해 어부는 강제 휴식을 할 수 밖에 없겠으나 여긴 논이 하도 많으니 생계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

 


해양전망대가 있는 포구에는 화장실이 있고 주변이 어구들로 어수선하다.
급한 몰빵 만이 확인 차 들어갔고 제1농장 방조제의 갓길을 따라 간다.
도로의 삭막함을 유채꽃과 라일락 향기가 달래 주지만 꽃밭의 포인트가 될 연산홍은 산딸기나무에 잠식되어 시안부가 되어 있다.
갯뻘에 박힌 송전탑을 따라서 공사용 다리가 생태탐방로처럼 길게 놓여 있는데 철탑보다도 공사비용이 더 들것만 같은 규모다.

 


나돌목에는 물고기가 모여든 것처럼 호텔들이 모여 있고 회전로를 빠져 나오니 서해대교의 끝자락이자 부곡삼거리에 서해랑길안내판이 있다.

 

 

 

=== 서해랑길 82 코스 : 복운리나눔숲-심훈기념관-월곡리-정곡리마을 유곡 2교차로(14.3 km) ===


여지 것은 1일 2구간이 목표치 였지만 쇠약해져 가고 있는 우리들의 체력을 감안하고 이왕 집 나온 것 먹고 즐기자며 거리를 단축 하다 보니 이제야 두 구간의 서해랑길을 크리어 시키며 새로이 83코스를 시작한다.

 


우리의 삶이 강줄기에 기대어 살아 가듯 산업은 해안로를 따라서 성장하기에 인주산업단지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내륙으로 다시금 들어 가야만 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들의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에너지를 재충전 시킬 식당이고 갈증을 해소 할 주유소다. 

  
부곡산업로의 육교에 올라서자 송악읍이 오아시스처럼 펼쳐지고 우린 주저함이 없이 가마솥곰육식당에 들어가 삼겹살부터 시킨다.
역시 술빨에는 조개구이보단 기름진 삼겹살이 최고다.

 


냉면으로 후식 아닌 주식까지 챙겨 먹고는 배를 두드려 가면서 햇살 눈부신 도로를 걷는다.
이 도로명이 상록수길이다.

 


갓길이 없어 위험스럽지만 차량통행이 그닥 없어 다행스럽고 심훈박물관이 있는 심원기념관으로 들어 간다.
항일 시인이자 개몽문학의 선구자인 심훈의 상록수를 몰빵이 멋뜨러지게 낭독을 하여 해설사에게 박수까지 받았고 우리들 또한 현존하는 산업역군으로서의 애국자다.

 

 


주 도로를 벗어나 부곡리 마을 탐방이 시작된다.
울긋불긋 화려하게 꽃 대궐을 이룬 동네가 나그네들을 저항 없이 받아 들이고 있다.
산하의 신록과 집집 마다에 가꾸어 놓은 화초의 손길에서 마을이 조용하게 부활하고 있다.

 


대형냉동창고가 벙커처럼 버티고 있어 유독 눈길을 끌 뿐인 마을길을 벗어나 도로에 접하자 곧바로 위험이 감지 되는데 금방 소롯길로 유도하여 산길로 이끌어 준다.
어라 저 앞에 펼쳐진 공단지역은 어디서 본 듯 낮이 익는데 당진체철소이다.
제철소의 위치가 궁금했었지만 이렇게 마주 할 줄이야 몰랐다.

 


적막 속에서 주군의 전화벨이 울린다.
어제 예약을 걸어 두었던 호텔 임을 직시해서 다행이지 자칫 했으면 노숙을 할 뻔했다.

 


두 친구는 도로를 따라 거리를 단축 시켜 놓더니 거북이와 경주에서 토끼처럼 여유를 부리고 있는데 이들의 소소한 복수심이다.

 


논과 밭을 일구며 마을이 형성되고 버스는 거미줄처럼 이 길 들을 연결 하면서 버스정류장이 있지만 인적은 없고 개들만 짖어 대고 있다.
길이 산길로 휘돌아 올라 가고 한 두 대씩 오가는 차량들이 우리들의 느슨해진 경계심을 발동시켜 대화를 단절시켜 놓는다.

 


온통 푸르른 산하가 더 없이 아름답기만 한 심심 산골에 장승과 솟대를 세워 놓았다. 이 뭐지......
외딴집에서는 친목 모임에 닭이라도 잡았는지 연기가 피어 올라 부럽긴 하지만 우리들 만한 한량들은 또 없다.

 


서해랑길이 트랩을 따라 간들 질러서 간들 별 의미가 없어도 표지기와 이정표를 보면 바로 순응하여 도장만은 착실하게 찍어가면서 거리를 좁혀 가고 있다.

 


자그마한 언덕빼기를 올라 서자 송산산업단지와 우리의 종점인 유곡리가 펼쳐진다.

 


소리 없이 내리고 있는 이슬비가 옷깃을 젖시며 땀과 함께 피부를 끈적거리게 하고 있어 편의점에서 비를 피하면서 맥주로 고단함을 씻어 낸다.
이젠 더 이상 안가도 된다는 안도감에 무척이나 편안한 휴식이다.

 


어쨋든간 트랙은 종료 시켜야만 일과도 종료 되기에 유곡교차로에서 82코스를 마무리 짓는다.

 

 


가 예약해 두었던 호텔을 잦아 간다.
예상했던 대로 이곳엔 이 호텔 밖에는 없는 개발 확장형 도심지다.

 

 

 
몰빵은 언제 연락이 닿았는지 옛 동료들 과의 회합 장소를 잡느라 분주하고 우린 그저 오늘밤을 후회 없이 즐기면 된다.
옛 동료들과는 20년 만에 재회란다.
그럼에도 어젯일 처럼 허심탄회한 대화들 속에서는 정감이 묻어 나고 이들의 청춘이 어떠 했었는지가 고스란히 그려지는 밤이다.
몰빵,,,, 너 세상 괜찮게 살았다 이~

 

 

편의점에서 간단 취침주와 내일의 비상식량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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