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하사와 함께 하는 서해랑길 ***
-.일자 : 2025년 3월 16일
-.서해랑길 도장찍기(63코스,62코스,61코스,60코스)
====서해랑길 63코스 일부 ====
어제 씻지도 않은 채로 한쪽에 구겨져 잠이 들었고, 이렇게 눈을 뜨고 숨을 쉬고 있음이 다행스러운 아침입니다.
부스럭거림에 모두가 일어나 씻고 마지막 날의 새벽길을 나섭니다.
불 켜진 해장국집을 찾았지만 문은 닫혀 있고, 남당항 해안공원을 벗어나 있어 인접한 도로를 따라서 진행합니다.
삼거리에서 정상적인 해변길과 합류되면서 불 켜진 가게가 있지만 영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 과잉 주입했던 유사 알코올이 휘발된 우리는 몹시도 허기집니다. 몰빵은 허공에다 냅다 밥 좀 달라고 외칩니다.
새벽 운동을 나선 사람이 토끼몰이를 하듯이 우리들의 뒤를 따르고 있고, 모산도에 멈춰져 있는 풍력발전기는 조형물처럼 느껴집니다.
기러기만이 허공을 가르고 있는 지극히도 조용하기만 한 시골길입니다.
“수 만리 먼 하늘을 날아가려나 가엾은 작은 새는 남쪽 하늘로 그리운 집을 찾아 날아만 간다”.
모산 공원에 도착하자 수 백리 고속도로를 내달려 온 김하사의 검은 세단이 멈춰 섭니다.
김하사, 네가 왜 이 시간에 여기에서 나타나는 겨?
일단 배낭부터 트렁크에 밀어 넣고 승차 후에야 안부를 묻는데, 새벽 3시 반에 출발했다니 이 지극정성에는 어떤 반응을 해줘야 할지 말문조차 막힙니다.
홍성방조제를 따라 홍성에서 보령시 천수만농어촌테마파크의 잔디공원에 있는 서해랑 안내도에서 어제 멈춰 선 QR 인증을 합니다.
==== 서해랑길 62코스 ====
이젠 해안로와 농로를 빙빙 돌던 태안을 벗어나니 서산과 홍성 그리고 보령까지가 금방이라서 지역 간의 경계조차 살필 겨를이 없습니다.
천북굴단지는 말 그대로 전부 굴 상가들인데, 굶주린 우리는 막 가게의 불을 밝힌 가게를 급습하여 굴국수로 아침 요기를 하는데 비가 내립니다.
날씨가 한겨울로 급변하여 주군의 망설임이 느껴지나, 이러든 저러든 우리는 한 팀입니다.
천북굴따라길을 따라 숲길로 들어갑니다.
운치가 있는 소나무 숲길이지만 귓전에 들리는 소리가 파도 소리인지 바람 소리인지 을씨년스럽기만 한데, 전망대와 정자가 쉼을 유도합니다.
홍성의 다른 해변길 들과 협력을 했는지 해안길이 무척이나 좋습니다.
해안에 놓인 포장로를 따라 출렁다리를 건너고도 철저하게 해안을 따르는 게 여느 지자체 와는 차원이 달라도 한참이나 다릅니다.
다만 그 동안에 저 멀리 밀려나 있는 바다가 다가와 있고, 언제 해안로를 지워버릴지 불안감을 안고 가는데 수시로 나타나는 만조 시 고립될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안내문과 우회로는 결단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썰물 때인 듯 바다는 밀려나고 있고, 바다 가에는 굴인지 돌인지 자갈처럼 드러나 있습니다.
빗물에 젖어 든 바다도 멀찍이 물러났고, 하늘에 구름이 벗겨지면서 나타난 해무리에 비옷도 벗습니다.
만조에 대비한 테크도 해변로와 함께 이어져 있는데 파도에 붕괴되어 통제되었고, 저 해변로를 개설하며 투자된 비용에 비해 지역 경제에 보탬은 얼마나 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여태껏 해파랑길과 강화도부터 여기까지 진행하며 보아 온 것 중 철저하게 해변만을 고집하는 최고의 서해랑길입니다.
어부는 농부가 밭을 갈아 농사를 준비하듯 새 그물을 준해 놓았고 배는 갯벌에서 묶여 있습니다.
데크가 끝나고 사호리의 62코스 안내도에 우회로와 물때 안내도가 있습니다.
여지 없이 김하사님이 마중을 나와 있지만 아직은 필수 경유지 3개를 완료하지 않았기에 뚝방에 올라서 농로로 들어갑니다.
검정 비닐에 덮힌 육지 양식장이 생경스럽고 사호 3리 지개마을 버스정류장에서 경로를 종료시키고 차에 올라 62코스 종점인 충청수영성으로 이동합니다
군산에서부터 보령까지 올려놓았던 구간을 태안에서 역방향으로 잇기 위해 2번의 출정을 계획했었지만 조가 틀어져서 김하사까지 휴가를 내어야 하고 이동시간도 만만치가 않아서 3증 필수 경유지 3개만을 찍기 위한 조치입니다.
운치가 있던 서해랑길이 완벽하게 탈바꿈하여 갓길도 없는 도로가 서해랑길의 트랙과 함께 하고 있고 우리에겐 지겨움의 대상인 보령방조제를 차로 이동하여 충정수영성에서 QR을 찍습니다.
때마침 나타나는 홀로 여성 도보꾼이 이런 우리를 안 봐서 정말 다행스럽습니다.
==== 서해랑길 61코스====
차로 이동하여 수정동소류지에서 오포3기(깊은골) 버스정류장까지 걷기로 합니다.
우리나라 최고 절경에 자리하고 있는 수영성에 올라 영보정의 정자와 오천항에 정박해 있는 배를 조망하고 내려와 승차합니다.
오천항의 갓길도 없는 비좁은 도로를 시내버스를 따라 가는데 서해랑길의 안내자가 되었습니다.
바다에는 예인선이 정박해 있고 역시나 갓길도 없는 비좁은 도로를 따라 갈매못군교성지를 지나갑니다.
오천면의 보령 LNG터미널을 지나는데 포항에서 생활했었던 주군은 옛 지명을 떠올립니다.
김하사님만이 가능한 농로를 따라 오포마을버스정류장에서 내리는데 산길을 예감한 몰빵은 스틱부터 챙깁니다.
수정저수지를 끼고 진행되고 멋진 소나무가 있는 마을을 비켜나 오포마을회관에서 민가로 이어진 듯 하더니 오름길입니다.
포장된 임도 양쪽으로 전부 태양광발전단지가 이어집니다.
협곡이라서 햇살이 비켜 나갈 것만 같은 곳이라 생뚱 맞은데 올라오고 있는 사람이 길을 물어봅니다.
보령화력발전소의 굴뚝과 LNG 터미널 탱크가 조망됩니다.
깊은골 저수지가 조망되며 깊은골 마을을 지나서 오포3리 마을회관의 골목길을 올라갑니다.
일요일이라서 부부의 도보꾼과 조우하는데 걷고 있는 중에 만나 체면이 섭니다.
오포 3리 마을버스정류장에서 단축코스를 종료 하는데 트랙만은 고스란히 서해랑길을 그리고 있어 누가 보면 완벽한 완주입니다.
날씨가 꽤나 추워졌고 김하사님이 따뜻한 커피와 꿀음료를 건네주니 그 챙김이 참 고맙습니다.
==== 서해랑길 60코스 ====
방파제가 육지를 연결하듯 안면도부터 역행을 해왔던 서해랑길의 물막이를 하는 마지막의 60코스입니다.
김하사의 차에 올라 이동하는데 찻길과 서해랑길이 일치하여 차에서도 필수 경유지가 찍히고 있습니다.
김하사가 추천하는 토정 이지암의 묘소를 그냥 지나쳤음이 조금 아쉽고 아이유가 주연인 폭삭속았수다는 보지 못했기에 대화가 단절됩니다.
2시간은 넘게 걸어야 했을 대천방조제를 순삭으로 지나 대천천을 가로지르는 노둣길을 건너야 하지만 내리지 못하고 차로 시내까지 삥 돌아서야 내립니다.
계획했던 마지막 구간입니다.
잠수교를 지나쳐 남곡동 해안의 상가 지역에 내려서 걷기 시작합니다. 숙박시설과 상가들이 모여 있어 먹거리도 많습니다,
어느 카페의 통 창으로 바다가 조망되어 눈길이 갑니다.
그 동안 온화해진 날씨에 꽃들이 피어나 있어서 강풍과 강설로 야외활동을 자제하라는 일기예보를 과소평가했고, 주군은 목에다 넥워머를 걸고 있음에도 찬바람에 떨고 있다가 나중에서야 알아챕니다.
썰물로 바닷물이 밀려나 훤히 드러난 갯벌은 대천화력발전소까지 이어질 듯 드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태풍급의 찬바람이 고개를 못 들게 만들고, 보행자 통행로가 있음에도 오가는 차량들마저 정신을 앗아갑니다.
군현갯벌체험학습장의 갯벌로 사람이 이동하고 있고, 전망대에는 사람 형상이 눈길을 끕니다.
이 추운 날씨에도 갯가에는 갯벌체험을 하는지 사람들은 갯바위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엄청 많고, 양지바른 산비탈에는 대천통나무펜션마을이 바다를 향해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어구들이 들어찬 야적장의 갓길을 따라 대천항을 향해 이동합니다.
대천연안여객터미널까지는 서해랑길과 같이하고, 어차피 우린 대천해수욕장만 가면 되기에 수산물 시장 앞에서 고갯마루를 넘습니다.
생선 구입에 관한 건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보령과 안면도를 잇는 해저터널에서 해변과 접하고, 청주대수련원과 상가 지역을 따라 머드 광장으로 들어가 서해랑길의 마지막 QR을 찍는데, 몰아치는 바람에 도통 정신이 없습니다.
완주의 세러머니도 없이 흩어졌고, 많은 음식점들 중 그래도 우리들에게 익숙한 국밥집으로 들어갑니다. 천지가 조개구이집인 대천해수욕장이지만 지금은 따뜻한 국밥에 소주 한잔이 최고입니다.
마무리를 짓고 축배를 들어도 성취욕이 없는지 어째 분위기는 밋밋합니다.
이 처진 분위기를 전환할 기회는 광양에 도착하여 완전 뒷풀이로 남겨 놓고 귀경길에 오릅니다.
걷는 것보다 지루한 고속도로는 얼음비 주의란 전광판의 문구가 유독 신경 쓰이는 귀향길입니다.
단축 코스로 진행하다 보니 귀가 시간이 빨라졌고 가게마다 브레이크타임을 운영해서 마땅한 장소가 없는데 단골집이 있다는 것이 참 편리합니다.
이 멤버 리멤버로 멤버는 그대로지만 어째 분위기가 예전만 못하고 흥이 금방 식어 버립니다.
2박 3일의 여정이었음에도 우리들 참 많이도 허약해졌고, 술 양도 많이 줄어 유쾌함이 덜하지만, 불지 않으면 바람이 아니고 늙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니 세월과 드잡이하려 들지 말고 세월에 순응하면서 살아야겠습니다.
우리는 존재를 잉태한 씨앗처럼 시간 속에다 삶을 되새김질 할 추억들을 저장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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