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해랑길 5차(서해랑길 69코스 ) ***
-.일자 : 6월 24일
- 서해랑길 69 코스 : 의향파출소-태배전망대-의향해수욕장-망산고개-만리포해변 (13.4 km)
뭐야 이거..
뻘에 박혀 기울어 있던 배가 부양해 있고 바로 앞에까지 바닷물이 찰랑거리는 오션뷰의 펜션 이였네.
라면으로 간단 조식을 챙겨 먹고 주인장의 출타에 상값 1만원과 키와 함께 놓아 두고서 마지막날의 여정을 시작한다.
오늘의 69코스는 13.4km로 짧기도 하지만 웬만하면 직선화를 시킬 것 이라서 여유가 많다.
근데 너들 어디 가니?
막 서해랑길안내도를 넘었는데 슈퍼에서 캔맥주를 구입하고 방파제의 정자에다 아지트를 구축하여 마을 분들의 접근을 차단 시킨다.
안 걷고 노는 게 참 재미지고 좋다.
마을 청년 어르신에게 혼쭐이 나고 서야 물러 나는데 마을분들과는 그새 정분이 쌓여서 헤어지는 인사가 정겹다.
지역을 알고 주민들과의 이런 교류가 서해랑길이 추구한 진정한 의미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미 주태백이가 되어 버렸기에 이태백켐핑장으로 휘돌아 가는 구름포해수욕장을 싹둑 잘라서 의항해수장으로 간다.
우린 그 동안에 서해랑길의 만점을 받기 위해 경로 이탈을 극도로 경계를 했고 필수경유지들을 모조리 찍어 왔지만 이번 출정으로 인해 인식이 달라져서 국가 공인 60점만을 넘기기로 한다.
고지 곳대로 했다가는 몇 년이 더 걸릴지도 모르게 생겼다.
짙은 해무가 사위를 감추어 버렸다.
십리포 의항해수욕장은 모래사장에 폐장 된 해수욕장의 흔적들과 패들보트의 장비들이 을씨년스럽기만 하고 십리란 허풍을 감추어 놓았다.
서해랑길이 산길로 유도되고 있지만 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안개가 드리워져 미지의 세계로 빨려 들어간 이 기분은 아무래도 취기 때문인 것 같은데 쉬었다가 가자.
3박 4일을 집나 온 우린 점점 초래해져 가고 있고 몹시도 피곤하다.
정자가 숙소보다 편안하게 느껴지고 있고 금방 깊은 수면에 빠져든다.
이정표는 도로를 벗어나 아득한 숲길로 인도를 하고 백리포의 입간판이 만나는데 딱히 내려갈 방법도 마음에도 없어 그냥 내려간다.
우리나라 땅덩어리가 얼마라고 이곳의 해수욕장들은 십리포 백리포 천리포 만리포 등의 과대 홍보로 호객을 하고 있으니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태안군수를 구속해야 한다.
산골마을 분위기가 천리포해수욕장으로 바뀌고 밀물에 들어난 백사장은 진짜루 넓다.
만리포가 지척에 다가와 있고 시간도 이르지만 더 이상을 진행 한다면 맞을 것 같고 팀도 와해될 것 같은 분위기라서 편의점이 있는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한다.
우리에게 소주만 있으면 하루가 즐겁다.
더구나 이곳은 피크닉의 최적지인만큼 누구 눈치 볼 것도 없다.
아예 돗자리를 구입하고 급조된 삼겹살까지 공급하여 제대로 피서 분위기를 즐긴 후 긴 오침에 들어간다.
이런 모습을 김하사가 봤다면 과연 와 줄까 도 싶지만 이건 중년들의 일탈이 아니라 3박 4일을 걸어 왔던 것에 대한 보상이다.
그래야만이 축적된 힘과 추억으로 다음을 기약할 수가 있다.
근디 몰빵 너 도깨비처럼 어딜 그렇게 싸돌아 댕긴 겨? 몽유병 걸린 건 아니지?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
돗자리를 목에 건 몰빵이 해맑아 졌다.
산으로 올라 가는 것은 강화도의 평화전망대에서부터 서해랑길을 쭉 이어온 우리들에게 해당하는 건 아니다.
만리포까지 다이렉트로 연결하기로 한다.
해변이 도시녀 처럼 세련미를 풍기고 천리포수목원 매표소앞을 지나 만리포해수욕장으로 들어 선다.
한낮의 열기에 해수욕하기가 딱 인데 밀러 난 썰물을 따라서 사람들이 해안선을 그리고 있고 사람도 많고 넓기도 넓다.
노래비앞에 서해랑길안내도에서 QR코드를 찍어 오늘의 어설펐던 일정이 마무리 된다.
7.6km을 걸었으니 절반에 가까운 5.8km를 잘라 먹었고 6시간 20분이 걸렸다.
귀향하여 김하님과 함꾸네 즐건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술을 절제하고 그늘을 찾아 든다.
누우면 잔다.
혹시 우리 하루 종일 잠만 자는 기면증에 걸린 것은 아니겠지?
김하사님이 오전 근무를 마치고 그 긴 거리를 달려 픽업을 왔는데 그 덕분에 우린 서해랑길을 럭셔리하게 이어가고 있다.
먼저의 챙김이 있고 배려를 하는 이런 사람이 있다는 건 우리에게 행운이고 복이다.
순천에서 이쁜 친구들과의 회포로 우리들의 인생은 풍부해 졌으니 모두가 소중한 인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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