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해랑길 5차(서해랑길 69코스 ) ***
-.일자 : 6월 24일
- 서해랑길 69 코스  : 의향파출소-태배전망대-의향해수욕장-망산고개-만리포해변 (13.4 km)

 

뭐야 이거..
뻘에 박혀 기울어 있던 배가 부양해 있고 바로 앞에까지 바닷물이 찰랑거리는 오션뷰의 펜션 이였네.
라면으로 간단 조식을 챙겨 먹고 주인장의 출타에 상값 1만원과 키와 함께 놓아 두고서 마지막날의 여정을 시작한다.

 


오늘의 69코스는 13.4km로 짧기도 하지만 웬만하면 직선화를 시킬 것 이라서 여유가 많다.
근데 너들 어디 가니?
막 서해랑길안내도를 넘었는데 슈퍼에서 캔맥주를 구입하고 방파제의 정자에다 아지트를 구축하여 마을 분들의 접근을 차단 시킨다.
안 걷고 노는 게 참 재미지고 좋다.
마을 청년 어르신에게 혼쭐이 나고 서야 물러 나는데 마을분들과는 그새 정분이 쌓여서 헤어지는 인사가 정겹다.
지역을 알고 주민들과의 이런 교류가 서해랑길이 추구한 진정한 의미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미 주태백이가 되어 버렸기에 이태백켐핑장으로 휘돌아 가는 구름포해수욕장을 싹둑 잘라서 의항해수장으로 간다.
우린 그 동안에 서해랑길의 만점을 받기 위해 경로 이탈을 극도로 경계를 했고 필수경유지들을 모조리 찍어 왔지만 이번 출정으로 인해 인식이 달라져서 국가 공인 60점만을 넘기기로 한다.
고지 곳대로 했다가는 몇 년이 더 걸릴지도 모르게 생겼다.
짙은 해무가 사위를 감추어 버렸다.
십리포 의항해수욕장은 모래사장에 폐장 된 해수욕장의 흔적들과 패들보트의 장비들이 을씨년스럽기만 하고 십리란 허풍을 감추어 놓았다.

 

 

 


서해랑길이 산길로 유도되고 있지만 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안개가 드리워져 미지의 세계로 빨려 들어간 이 기분은 아무래도 취기 때문인 것 같은데 쉬었다가 가자.
3박 4일을 집나 온 우린 점점 초래해져 가고 있고 몹시도 피곤하다.
정자가 숙소보다 편안하게 느껴지고 있고 금방 깊은 수면에 빠져든다.

 

 

 


이정표는 도로를 벗어나 아득한 숲길로 인도를 하고 백리포의 입간판이 만나는데 딱히 내려갈 방법도 마음에도 없어 그냥 내려간다.
우리나라 땅덩어리가 얼마라고 이곳의 해수욕장들은 십리포 백리포 천리포 만리포 등의 과대 홍보로 호객을 하고 있으니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태안군수를 구속해야 한다.

 


산골마을 분위기가 천리포해수욕장으로 바뀌고 밀물에 들어난 백사장은 진짜루 넓다.
만리포가 지척에 다가와 있고 시간도 이르지만 더 이상을 진행 한다면 맞을 것 같고 팀도 와해될 것 같은 분위기라서 편의점이 있는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한다.

 

 


우리에게 소주만 있으면 하루가 즐겁다.
더구나 이곳은 피크닉의 최적지인만큼 누구 눈치 볼 것도 없다.
아예 돗자리를 구입하고 급조된 삼겹살까지 공급하여 제대로 피서 분위기를 즐긴 후 긴 오침에 들어간다.
이런 모습을 김하사가 봤다면 과연 와 줄까 도 싶지만 이건 중년들의 일탈이 아니라 3박 4일을 걸어 왔던 것에 대한 보상이다.
그래야만이 축적된 힘과 추억으로 다음을 기약할 수가 있다.

 

 


근디 몰빵 너 도깨비처럼 어딜 그렇게 싸돌아 댕긴 겨? 몽유병 걸린 건 아니지?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
돗자리를 목에 건 몰빵이 해맑아 졌다.

 


산으로 올라 가는 것은 강화도의 평화전망대에서부터 서해랑길을 쭉 이어온 우리들에게 해당하는 건 아니다.
만리포까지 다이렉트로 연결하기로 한다.

 


해변이 도시녀 처럼 세련미를 풍기고 천리포수목원 매표소앞을 지나 만리포해수욕장으로 들어 선다.
한낮의 열기에 해수욕하기가 딱 인데 밀러 난 썰물을 따라서 사람들이 해안선을 그리고 있고 사람도 많고 넓기도 넓다.

 

 


노래비앞에 서해랑길안내도에서 QR코드를 찍어 오늘의 어설펐던 일정이 마무리 된다.
7.6km을 걸었으니 절반에 가까운 5.8km를 잘라 먹었고 6시간 20분이 걸렸다.

 

 


귀향하여 김하님과 함꾸네 즐건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술을 절제하고 그늘을 찾아 든다.
누우면 잔다.
혹시 우리 하루 종일 잠만 자는 기면증에 걸린 것은 아니겠지?

 



김하사님이 오전 근무를 마치고 그 긴 거리를 달려 픽업을 왔는데 그 덕분에 우린 서해랑길을 럭셔리하게 이어가고 있다.
먼저의 챙김이 있고 배려를 하는 이런 사람이 있다는 건 우리에게 행운이고 복이다.
순천에서 이쁜 친구들과의 회포로 우리들의 인생은 풍부해 졌으니 모두가 소중한 인연들이다.

 

 

*** 서해랑길 5차(서해랑길 70 코스 ) ***
-.일자 : 6월 23일
- 서해랑길 70 코스  : 학암포해변-구례포해수욕장-신두리해수욕장-웅도-의향파출소 (19.2 km)

  
순간 순간의 결정과 순발력으로 하루의 일과가 결정되고 있고 잘 먹고 걷고 마시고 자는 참 단순한 날들의 연속이다.

태안서시장

 


국토종주를 이어가면서 먹어야 산다는 걸 학습하게 되었고 터미널을 찾아 가다가 막 문을 열고 있는 국밥집에서 조식을 하며 지역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일단 학암포까지 가는 버스는 많고 지나 왔던 구 터미널버스정류장에서 타면 된다는데 막상 버스의 배차시간은 이곳 주민들의 기준일 뿐이다.
어제 이원면에서 택시 하나를 보지 못했다가 줄지어 서 있는 택시를 빠니 보면서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린다 건 기다림에 익숙치 않은 우리들에겐 고문에 가깝다.
3만원과 시간을 맞바꾸어 택시에 올라 학암포로 간다.

 


뭐야 이거 완전 유원지 잖아...
모텔과 음식점들이 즐비하여 어제 펜션 사장님이 이곳까지 태워 주겠다는 걸 굳이 태얀읍까지 이동 했었던게 후회스럽다.

 


서해랑길안내도와 해안의 학암포표지석에서 70코스 인증을 하고 신발끈을 조인다.

 

 


야영장의 분주함이 하루를 열고 있고 몰빵의 화장실 이용시간에 주군과 편의점의 쉼터에 자릴 잡는다.
통닭대신 쏘세지가 안주가 되었는데 한잔술도 넘기기 전에 시내버스가 미끄러져 들어 와 있어 안주거리를 자처한다.
우리 대체 뭐 한 거지,,, 돈 자랑질 한 겨......
하여간 이 동네는 친절도가 넘쳐 주변 부동산정보를 모조리 수합하였지만 전 국토를 소유한 우리들로써는 흥미가 없다.

 

 


학암포해수욕장이 섬 하나를 거느리고 있다.
시원한 해풍이 세파에 쌓여 있었던 번뇌의 찌꺼기들을 청소기의 먼지비움 기능처럼 말끔하게 비워 놓아서 마음의 여유공간을 확보해 놓았다.

 

 

 


이 곳은 서해랑길의 중소 도시쯤은 될까?
깔끔한 등로가 구례포해수욕장을 이어 준다.

 


썰물에 모습을 들어 낸 거대한 백사장의 하얀 속살이 유혹한다.

 


신발을 벗어 들고 나와 몰빵은 지구와의 직접 교류에 나섰고 주군은 캠핑장이 있는 석갱이로 타박타박 걸어 가고 있다.
모래사장에 살랑거리는 하얀 파도와 갯내음을 오감으로 느끼면서 여행자 모드가 되어 감성에 젖어 들었고 캠핑장에 박혀 있는 필수코스가 제자리로 돌려 놓는다.

 

 

 


작은 언덕빼기를 넘어서자 노란 금계국이 활짝 피어 환영하고 확 달려든 망망대해가 낯설다.

 

 


언동해변은 숲길로 유도하나 우린 모래 사장을 거닐기로 한다.

 


조개가 있고 조약돌을 야무지게 붙들고 있는 해삼도 있어 자꾸만 물욕이 생긴다.
허리를 굽히고 있는 사람들을 따라서 맵싸리고동을 하나 둘 줍다 보니 봉지가 빵빵해졌고 돌만 뒤집으면 붙어 있어 갯바위를 떠나지 못했는데 경로이탈로 한참이나 되돌아서 나온다.

 

 

 

 


제자리도 되돌아 왔을 땐 몰빵의 부상자가 생겨 버려 전력에 손실이 생긴다.

 


숲 속의 산길이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고 우측은 짐작도 가지 않을 만큼 넓은 백사장이 이어지는 이런 천혜의 장소에도 가계 하나가 없는 게 의문이다.

 


인적이 느껴지고 산길을 빠져 나오자 신두리해변은 까마득하게 물러 나 있어 결국 채취한 해산물은 선순환을 위해서 나그네에게 넘길 수 밖에 없다.
식당만 있었어도 쏘주 일잔 하면서 원기 보충을 했을 텐데 아깝다.

 


바라길 아치를 넘어 신두리제방을 이어간다.

 


썰물에 들어 난 백옥같은 모래사장은 너무 매혹적이라서 조강지처 와도 같은 신두리사구를 과감하게 버린다.

 


한 없이 부드러워 보이던 모래사장은 막상 발목이 뼈져 들고 파도가 만들어낸 모래톱의 엠보싱화에 발걸음이 뒤퉁거려져서 파도가 찰랑이는 해안으로 붙는다.

 


쉼 없이 밀려 오는 파도가 만들어낸 무늬가 해변의 낭만을 불러 들이지만 이 또한 조개껍질이 밟혀 만만히 않으니 괜스레 저 신두리사구를 기웃거려 본다.
푸르름에 덮여 있는 사구에 낙타 마냥 사람들이 하늘금을 그리고 있어 보기엔 참 좋다.

 


사람 보기 힘든 이곳에서 펜션 단지가 해변을 경계 짓고 있다.
필수경유지가 있어 모래사장을 빠져 나와 하늘과바다사이의 리조트로 들어간다.
오아시스만 같았던 리조트는 규모는 큰데 슈퍼 하나 달랑 있고 리조트의 끝자락에서야 식당가가 형성 되어 있다.

 


요리사인 실장에게는 큰소리를 쳐야 만이 소통이 가능 하지만 창 너머로 해변을 바라 보면서 우럭탕에 소주 한잔씩을 나누고 있으니 우리가 여행객만 같다.
코스 조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뚜벅이들에겐 이런 곳이 시. 종점이 되어야만 한다.

 


한낮의 햇살이 피부를 찌르고 숨이 탁 막혀 온다.
확실한 목적이 있으니 진행만은 순조롭다.
인적 없는 거리에 우리들 만이 타박타박 걸으며 정적을 깨고 있고 처박혀 있는 4룬 오토바이를 보며 순간 이동도 꿈꾸어 본다.

 


방성제방을 따라서 간다.
건너편에 우리의 종점인 의항포구가 뻔이 보여도 바다가 육지가 아니니 갈수가 없다.

 


뭐 오늘 중으로는 가겠지, 일단은 쉬었다가 가자.
솔솔 불고 있는 바닷 바람이 살결을 어루만져주어 잠이 절로 들었고 차 소리 마저 도 듣지 못했다.
바다에는 요트를 손질하는 사람이 있을 뿐 고요하기만 하고 차 없는 도로다.

 


오디 나무에 매달려서 손에는 보랏빛 물이 들어간다.
마을 뒷산으로 소근성 이정표가 있다.
저 야트막한 곳에다 왜 성을 쌓았어야 했는지는 지금의 지형상으론 알 봐도 아니다.

 


차로 와 같이하는 방조제를 걷는다.
방조제가 논이 아닌 호수 만한 양식장과 웅덩이만 같은 저수지를 가르고 있는데 태안반도에는 양식장이 참 많다.

 


마을이 나오고 전원주택만 같은 이쁜 집에서 산길과 해안로로 갈라서나 그냥 간다.

 


만조만 아니라면 이 해안로가 산을 빙 둘렀을 것만 같은데 어쩔 수 없이 올라 간 산은 고되다.
산부엉이와 소쩍새는 왜 그리 울어 대고 있는지 사나이들을 더 초라하게 한다.

 


보수 공사중인 의암제방길이다.
한 구간만 진행하기로 약조를 했으니 더 진행도 못하지만 태안 구간에서는 숙소도 문제가 된다.

 


제방의 끝에인 의항마을의 입구에 펜션이 있다.
배낭부터 벗어 선점을 해 놓고는 파출소앞의 서해랑길안내도에서 70구간을 크리어 시킨다.

 


딱 봐도 이 동네에는 식당이 없어 보인다.
밭일을 하고 오는 주인을 붙들고 식당에 들어 갔지만 우럭매운탕을 속성으로 끊여 놓고는 다시금 밭일을 나갔는데 말끔한 양복을 입은 남편은 우릴 경계하고 회의가 있어 나가라고 하는 쪼잔한 모습이다.
허나 이 마을은 조식을 위해 라면과 안주용으로 꽁치를 구입하는데도 김치 한 포기를 내어 주고 주차 된 차량이 들이 받쳐도 상대방을 더 걱정 해주는 사람도 있다.

 


취침주 상차림에 상이 부러졌고 주군은 세상에 불만이 있는지 음식을 젖가락질로 쉼 없이 휘젖고 쇠통구리처럼 돌돌 말기만 하더니 지풀에 잠이 든다.
하여간에 먼저 꼬구라진 넘이 장사인 타향에서의 밤이다.

*** 서해랑길 5차(서해랑길 도장 찍기-2) ***
-.일자 : 6월 22일
- 서해랑길 도장 찍기 : 74코스, 73코스, 72코스, 71코스,

 

모두들 잘 자고 잘 일어났으니 우리에게 룸의 컨디션을 그리 중요하지 않음이 증명된다.
아침에 지저귀는 새처럼 쫑알거리면서 찾아 든 식당이 사장 마음대로 메뉴라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먹긴 하는데 기본찬 마저 도 젓가락이 안 간다.

 

==== 서해랑길 74코스 ====


오늘도 가로림만을 떨쳐 내기 위한 코스 단축으로 74코스로 이동을 하는데 도로가 경로이다 보니 필수경유지가 찍히고 있고 차에서 내려 국사봉허리길의 필수경유지 하나를 찍어 놓는다.
여기서부터 노인봉을 이어야 만이 필수경유지 3개를 연달아 인증을 하여서 코스를 완료 할 수가 있는데 꾸불꾸불한 산길의 경로는 너무 부담스럽다.

 

 

 


이젠 이리저리로 날뛰는 홍길동식 서해랑길이다.
흩뿌리던 빗방울이 굵어져서 김하님의 우산을 하나씩 챙겨 들고 마을길과 논길을 이어 간다.

 


우산에 토닥거리는 빗소리가 우리들의 목소리를 삼키고 있고 들녘의 초록빛 자연이 철없음을 희석 시켜 준다.
빗속에서도 풀을 뽑고 있는 여인도 맥없이 논길을 걷고 있는 듯한 우리들도 추구하는 목적만은 같을지 않을까?

 


짖어 대는 개를 흉내 내고 있는 주군을 가만 지켜 보던 할머니의 해실한 웃음에서 포용의 외할머니가 겹쳐 진다.

 


왜 이렇게 서해랑길을 이었는지도 지금도 모르겠지만 산길에 피어난 엉겅퀴가 캠핑장 감성조명이 되어 서해랑길안내도까지 이끈다.

 


603 지방도와 접해 서해랑길안내도에서 73코스 QR 인증을 하는데 안내산악회 버스가 도착을 하며 한무리의 도보꾼들이 쏟아져 나온다.
서해랑길에서 버스를 보는 것은 처음인 듯 한데 괜스레 숫자에 제압되어 쫓기는 느낌이다.

 

==== 서해랑길 73코스 ====

  
이들과 섞이지 않으려고 재빨리 앞서 간다.
갓길이 없는 도로에 차량들이 빗물을 튕겨내며 위협하고 있어 자동으로 줄이 세워 진다.
그 나마 이곳은 우리들에게 주유소인 가계는 없어도 김하사의 이동 PX가 있고 듬성듬성 있는 펜션들이 마음의 안정을 주고 있다.

 


73코스와 72크스가 이 도로를 경계로 태안의 최북단인 만대항까지 활주로처럼 뻗어 있어 땅끝까지의 거리 단축에는 아무런 도움이 안된 구간이다.
최남단에서 이동을 해야 하는 우리에게 이곳은 빨리 벗어 나는 것 만이 정답이다.

 


어디서 잘못 되었는지 트랙이 해안가로 향하고 있는 것을 빠니 바라 보고 있으면서도 접속할 방법이 없다.
도로의 굴다리가 정답이다.

 


우리가 길을 찾는 사이에 단체산객들과 혼합이 되어 해안선을 따른다.
북적거리는 이런 시장 분위기가 참 오랜만이라서 활기는 있는데 정신도 사납고 길목에서 기다리고 있을 김하사님에게 비교를 당할까 봐 앞질러 버린다.

 


좌측은 거대한 양식장이고 우측은 해무가 삼켜버린 가로림만인데 방죽의 질퍽거림이 한눈을 못 팔게 한다.

 


비가 오는 데도 캠핑장에는 집 나온 사람들이 많아 이들을 은폐 삼아서 특수 작전수행을 하듯이 김하님의 차에 재빨리 올라 타 해안의 끝자락인 만대항까지 순간 이동을 해버린다.

 


만대항에는 고기가 몰려 들듯 차량들과 사람들로 흥청거림이 느껴진다.

 

 

==== 서해랑길 72코스 ====


72코스 서해랑길의 인증을 마치고 김하님과의 헤어짐을 준비한다.
두루누비에는 이곳을 태안의 최북단 항구로 저렴한 가격의 횟집이 모여있는 만대항이라고 소개해 놓았는데 우리네 정서상 뭐라도 먹고 헤어졌으면 좋으련만 이른 시간이라서 반응들이 쉬원찮다.

 

 


헤어짐의 시간을 좀 더 연장 시켰고 71코스를 비포장 임도를 따라 차로 이동을 한다.
반원을 그리고 있는 트랙을 필수코스 하나를 버리고 단축시켰고 이젠 진짜루 김하사님과는 헤어진다.

 


홀로 먼 길을 내려 가야 할 것이 걱정스럽지만 헤어짐은 또 만남을 의미하니 모처럼 배낭을 들쳐 메고 해안로로 내려선다.

 


섬 트레킹의 일반적인 모습이 펼쳐지고 소나무 숲 속의 해안로를 따라 가는 매우 바람직한 서해랑길이 이어진다.

 


전망대에서 서해바다가 보이지 않고 등로는 파도처럼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다.
이런 풍광 때문인지 비가 오고 있음에도 단체 도보꾼들이 많다.

 


등로가 물꼬랑이 되어 흙탕물이 흘러 내린다.

 


주군은 바다에 물이 빠지지 않고 있는 것은 이 빗물이 채워져서 라는데 몽룡해져있어 꿈결에서 들려 온 듯 하다.

 


곳곳에 있는 안내판에 지명들은 외래어 인듯 영 입에 붙질 않고 있고 조망도 없지만 해무가 드리워진 풍경만큼은 수목화만 같다.

 


트랙은 지 맘대로 끊어졌다 붙었다를 반복하여 신경줄을 잡아 놓더니 꾸지나무골해수욕장에서 마무리가 된다.
해수욕장의 캠핑장은 북적 인다.
빗속에서라도 이런 캠핑을 해야만이 일주일 치를 보상 받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영 이해 불가다.
삶은 각자의 몫이니 우리나 남 눈치 보지 말고 부지런히나 걷기나 하자.

 

 

==== 서해랑길 71코스 ====


캠핑장매점에서 맥주로 허기짐을 마비시켜서 진입로를 빠져 나오며 71코스를 지동으로 이어간다.

 


도로에 흐르는 빗물이 파도를 이뤘고 차로 건너편으로는 우리가 지나 왔던 양식장이 있다.

 


지방도가 서해랑길이 되었고 갓길로 밀려서 72코스와 71코스가 중첩이 되는 내1리 마을로 내려선다.
적당히 해야지 이렇게 바느질 하듯이 진행을 하면은 우리 같은 직장인은 몇 년이 걸려도 땅끝마을을 못 밟게 생겼다.

 


캠핑장입구에 관계자출입금지라 되어 있다.
사목공원캠핑장 안에 필수코스가 있어서 본의 아니게 관계를 하여 버렸고 반성에 의미로써 해안길을 벗어나 살레시오피정센터로 방향을 잡는다.

 

 


웃자란 수풀에 바지 자락이 젖고 신발에서는 개구리 울음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물구덩이를 피해 엉금엉금 기어서 가고 푹푹 빠져드는 늪지대를 지나고 나니 노을이머무는해변이 나온다.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정자에서 두 사람이 소주잔을 나누고 있다.
저 운치를 아는 친구들 보소...
기웃거려 보니 개불을 조금 밖에 잡질 못했다고 오히려 미안해 한다.

 


평온을 되찾은 서해랑길은 해변을 따라서 음포해수욕장으로 들어가고 편션앞을 지나 간다.

 


아무래도 더 이상 진행을 한다고 해도 상가가 나올 것 같지도 않아 청소를 하고 있는 힐링비치펜션 주인에게 바비큐를 먹을 수 있냐 물어 보니 선선히 라면이라도 끓여 주겠 단다.
비에 젖고 굶주림에 떨고 있는 우리에게 구세주다.

 


뷰가 좋은 테라스로 초청을 하고 비빔국수를 내오며 분위기 있는 커피로 마무리까지 하는 완전 럭셔리한 레스토랑이다.
지나가는 객에게 이런 융숭한 대접도 황송한데 종점인 학암포까지도 태워 주겠 단다.
활달한 성격에 우리들 신상까지도 탈탈 털렸지만 유쾌상쾌한 이런 만남에서 생전에 내가 나라라도 구했었나 싶다.
쏟아 지는 비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비멍이 참 좋다.
더 진행을 해본들 논두렁이만 걷게 생겼고 편하고 안락함에 안겨 있는 모습이 들켜버려서 사장님의 차에 냉큼 올라 타 이원읍에서 내린다.

 


버스 정류장이 감옥 과도 같다.
언제 올지도 모를 버스를 1시간을 넘게 기다리면서 택시를 호시탐탐 노리지만 이곳은 택시 자체가 다니질 않는다.
버스에 올라 우리가 유했던 이원면을 지나고도 태안읍으로 이동하는 거리가 만만치 않음을 느끼며 이왕이면 태안읍까지를 부탁했었던 게 화끈거려 진다.

 


모든 걸 포기하고 나니 비도 그쳤고 서시장에서 내려 모텔 대신 컨디션이 좋은 무인텔을 아지트로 잡았다.
펜션 주인장이 추천한 먹거리골목의 장어구이는 5시부터이며 선예약 후 이용이라서 조급한 우리가 찾아 들어 간 가계는 의외로 맛집이고 말도 통한다. 

 


해도 떨어지기 전에 시작해 아직은 초저녁이지만 까불 나이는 지났다.
2차를 순대로 안주삼아 취췸주를 한다.

*** 서해랑길 5차(서해랑길 도장 찍기-1) ***
-.일자 : 6월 21일
- 서해랑길 도장 찍기 : 79코스, 78코스, 77코스, 76코스, 75코스

 

점점 서해랑길에 대한 피로도가 가중되고 일상의 분주함 속에서 후 순위로 밀려 나고 있어 의지와 추진력을 유지시키기 위해서 무더위 속에서도 일정을 잡는다
몰빵의 무릎 상태를 체크하고 쭈삣 거리는 주군의 휴가를 강제한 후 수호자인 김하사님의 일정조정으로 출발은 의외로 순조롭다.  .
어둠을 물리치고 뻗치는 활력으로 삼길포항에 도착 하는데 어째 이동의 시간은 더 걸리고 있어 서해안길을 이어가기가 만만치가 않다.


항구라 우려 했었던 밥집은 많다.

 

===== 서해랑길 79 코스 =====


삼길포항에서 79구간 스탬프를 찍는데 김하사님이 눈길로 서해랑길을 쫓고 있어 좀 무안하다. 
서산과 태안의 구간들이 이동과 숙소 등에서 매우 취약하여서 서해랑길을 계속 이어가야 할 우리들에게는 빠져 나오기 힘든 개미지옥과도 같기에 오늘은 최대한 김하사님의 차량을 이용하여 필수 구간만을 찍고 거리를 단축시켜 놓는데 의미를 둔 출정이다.



서둘러서 승차를 하여서 필수경유지를 향해 이동 한다.
김하사님의 해박한 지식과 이해도로 삼길산을 싹둑 짤라서 한치의 오차 없이 포인트지점에 내려 놓는다.
트랙에는 필수경유지가 찍혔고 배낭을 차에 실어 놓은 채로 가벼웁게 트랙을 이어 간다.

 


햇볕은 쨍쨍하고 들녘은 활착한 벼들로 잔디처럼 새파랗다.
길가에 돼지감자가 영역을 확보하였고 대산산업단지 때문인지 롯테케미칼아파트 사옥이 논 한가운데 우뚝하게 솟아 생경스럽다.

 


편의점이 있어 도보꾼들에게는 오아시스가 될 곳이지만 출발한지 이제 겨우 30분 남짓 되었고 김하사님이 길목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길을 안내한다.

 


바둑판만 같은 들판에 이정표가 전봇대마냥 곳곳에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고 우리들은 썰매견과 같은 질주본능으로 쭉쭉 거리를 좁혀가며 대산읍 연결도로의 옆길을 따라간다.

 

 


정형외과가 제법 크고 편의점 등이 있는 한적한 읍내의 대산버스정류장에서 3개의 포인트를 찍고 81코스를 완료 시켜 버린다.
8.23km를 걸었고 1시간 10분이 걸렸다.

 

 

 

 


뭐야 이거......
이렇게 융숭한 접대를 받아도 되는 겨?
김하사님은 아이스 박스에 캔맥주와 물까지 준비하고 우릴 기다리고 있다.

 

 

===== 서해랑길 78 코스 =====

 


곧바로 78코스의 필수 도장 찍기를 위해 황성 2리 마을회관을 찾아 이동하지만 우리는 아무런 거리낌을 느끼지 않고 있다.
만조 시 다시금 대산버스정류장까지 되돌아 와야 하는 위험구간이 존재하고 있음이다.

 


논길 산길이 계속 된다.
이런 단순한 풍경의 연속성이 서해랑길을 잇고 있고 이정표가 증표가 된다.

 

하얗게 피어난 개망초가 더위를 불러 들인다.
고기압이 장마전선을 누르고 있다는데 체감 온도가 40도는 육박해도 딱히 쉴 곳도 없다.
온열질환 예방수칙이 꺙그리 무시되고 있는 서해랑길의 현장이다.
우리들은 완주가 인증 되는 필수경유지 3개만을 찍어 코스를 마무리하기로 한 선택에 자화자찬들을 해간다.

 

 

 


마을의 갈림길에 진충사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헷갈림이 있지만 산길의 그늘진 숲에서 안정을 찾는다.

 

 


뭐야, 이정표에서 떨쳐 냈던 진충사가 있다.
사찰인듯 사당인듯 아리송한 진충사는 나중에 인터넷 검색을 하기로 하고 자그마한 언덕베기를 빠져 나오니 우측으로 태양열펜널과 갯벌을 붉은 색으로 물들인 칠면초가 눈길을 붙잡는다.

 



아직 종점은 거리가 남아 있는데 김하사가 마중을 나왔고 마라톤에서 물을 공급해주듯 건네는 시원한 맥주에 새콤한 보리수열매가 안주가 된다.

 


이젠 얼마 안 남았다.

 



뚝방이 더위를 가둬 놓아 땀이 흐르고 곧 마무리 될 것만 같았던 길은 마을을 휘어 돌아 도성 3리의 서해랑안내판에서 종지부를 찍는다.
이게 바로 서해랑길의 도장찍기다.
10km을 걸었고 1시간 45분이 소요 되었다.

 

 

이런 곳에 종점이 있으니 숙박시설이 있을 리가 없어 3박 4일을 연속 진행을 해야 할 우리들에겐 최악의 코스인 셈이다.
주변 상황으로 보아선 꼼짝없이 굶주리게 생겼고 해가 가장 긴 오뉴월에 감정은 바짝 타 들어 가 트레블이 아닌 트러블이 될 것만 같다.

 


김하사 차에 올라 식당으로 이동한다.
갈비탕에 소주 한잔이 재활의 에너지가 된다.

 

 

 

===== 서해랑길 77 코스 =====

  
자동 승차하여 3개의 점만을 남겨 놓고는 걍그리 무시해 버린다.

 


순간 이동을 하다 보니 적응이 쉽지가 않지만 흑석반월 길에 들어 서면서 트랙에 필수경유지가 찍히고 서해랑길 77코스가 자동 스타트 된다.
흑석리의 엠마뉴엘 교회가 조망될 뿐인 농로를 따라 간다.

 


움직임이 감지된다.
외국인들이고 농산물을 거둬 들이고 있고 양파의 사이즈가 엄청 크다.
논은 벼로 파랗고 밭에는 수확 후에 버려진 듯 한 감자들이 자갈처럼 널려 있어 감자조림이 최애 식품이란 몰빵은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도로는 마을을 잇고 골목은 집들을 연결하지만 인적 없음이 지방소멸을 말해주고 외국인 인부들의 부지런한 발걸음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언덕베기에 올라 선다.

 


양파를 가득 싫은 트럭의 위태로움을 빠니 쳐다보면서 염소처럼 오디나무에 매달려서 입술이 까매지도록 따먹는다.
햇볕이 쨍쨍한 한여름에 개미와 베짱이와 다름이 없어 보이지만 우리들 또한 우리들이 삶을 영위해 가고 있는 방식이다.

 


흑산소류지를 지나고 팔봉초등학교가 얼마 안 남았다.
표지기와 이정표가 수시로 길을 안내하고 있어 자원봉사자들의 정성이 갸륵하다.

 


팔봉산을 빠니 바라다 보면서 가로림만 방조제를 따른다.
서산팔봉산은 금북정맥시 올랐고 안내산행으로 몇 번 왔었던 곳인데도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가로림만에는 칠면초가 가득하고 새파란 하늘을 새하얀 구름이 붓칠을 하더니 무지개를 만들어 놓았다.
신비로운 자연현상에서 발걸음이 멈추어 진다.

 


팔봉수산을 지나자 김하사님이 나무 그늘에서 기다리고 있고 지나가던 주인장은 무심한 척 의자까지 내어 준다.  
툭 던지는 충청도의 어감이 쉼을 편안하게 한다.

 


양길교를 건너 팔봉초등학교 버스정류장의 서해랑길안내도에서 또 하나의 코스를 크리어 시킨다.
10km애 1시간 45분이 걸렸다.

 

 

===== 서해랑길 76코스 =====


76코스 필수인증 찍기에 들어간다.
이 구간은 본격적으로 해안선을 따르면서 쌍도가 있는 해안 깊숙이까지 들어 갔다가 꼭지점에서 반원을 그리면서 돌아 오게 되어 있어 노을빛바다캠핑장을 목표로 이동한다.
이곳 태안구간에 편의시설들이 없어 캠핑장의 매점에서 커피를 마시고 캔맥주를 리필 하는데 친절도 만큼은 남다른 곳이다.

 


간척지 제방을 따라 간다.

 


해변에 찰랑거리는 바닷물이 생경스럽고 초록의 갈마리간석지뜰이 평화 롭다.
서해랑길은 산으로 올라 가는데 여인의 허벅지처럼 들어난 해안선이 유혹을 한다.

 

 


어쩔 수가 없이 해안선을 따르다가 자락길의 이정표에서 산길로 붙는데 몰빵이 다리 통증으로 절름거린다.
비록 널뛰기는 하고 있지만은 누적된 거리가 30km에 달하고 있으니 무리가 될 수 밖에 없다.

 


숲은 아늑함을 안기나 답답하다.
태안구간의 현지 상황이 파악 될수록 김하사님이 낼까지도 같이 해주길 은근 기대해보지만 어림 없을 것이다. 

 

 


개활지의 언덕베기가 힘을 빼 놓고 평상의 쉼터에서 가로림만 해안가를 향해 내려선다.
코를 자극하는 역한 거름냄새에 호랑이와 떡 파는 소녀상을 곁눈질 하며 속보로 지난다.

 


길은 해안로에 붙어 데크길로 이어지고 가로림글램핑장은 햇살을 정면으로 받고 있어 낙조 보는 대가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해안가를 싹둑 잘라 먹고 구도항에 도착하여 76코스 인증을 한다.

 


여객선터미널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김하사님의 순간 이동을 해버린 우릴 놀라워하면서도 시원한 음료를 건네는 챙김만은 잊지 않는다.
3.9km 1시간 5분이 소요 되었다.

 

===== 서해랑길 76코스 =====

계속 원거리 이동과 숙박을 해야 하는 우리들로써는 어쩔 수 없이 김하사님의 차량 도움을 받아서 이를 빠져 나오는 기회로 삼아야만 한다.

가로림만이란? 서해바다와 접해있어 충남서산시와 태안군의 내륙 깊숙이 호리병 모양의 만이 형성되어 있는데 전체해안둘레가 162km 이르는 반 폐쇄성 호수형 바다.

 


75코스를 잇는 트랙의 필수 코스간 거리가 만만치가 않아 편법에 또 유도리를 발휘하여 차로 필수코스를 인증하기로 한다.

 


이화산 자락의 비포장 임도에 웃자란 나뭇가지들이 차에 스치고 덜컹거려서 좌불안석이다.

 


트랙의 필수 경유지에 불이 들어 오자 마자 턴을 하여서 청산리 감태마을에서 내린다.
반계저수지에 다리가 놓여 있어 후답자 들은 저수지의 내륙 깊숙이를 들어갔다가 나와야 할 수고로움은 덜어 준 것 같다.

 

 


김하사님이 길잡이가 되어 먼저 지나가고 도로를 따라서 청산리나루터를 향해 간다.
바다의 건너편에는 지나왔던 구도항이 조망되고 있어 탁상 행정만을 탓해 가며 타박타박 걷는다.

 


해가 힘을 잃어 가고 우리들도 기운이 딸려서 연체동물처럼 되어간다.
청산1리 다목적회관이 목적지였으면 좋으련만 도로는 계속되고 낚시펜션을 지나 청산리나루터에서 오늘의 일정을 접는다.
건너편의 구도항이 지금 것 너들 뭐를 했냐며 빠니 처다 보고 있는 곳이다. 
11.06km에 1시간 42분이 걸렸다.  

 


필수경유지 인증만을 찍어 대면서 5구간을 끝마칠 수 있었지만 서해랑길은 여전히 땅끝마을로 가길 거부하며 주변만을 맴돌고 있다.

 

 

 



원북면으로 이동하여 숙소부터 찾는데 남원장이 유일하다.

 


주인장의 추천으로 낚지 전문인 원풍식당에 들어간다.
이곳이 은근 맛집인가 본데 우린 이를 알아 보지 못했고 한잔 술에 기분이 업 되는데 영업종료 란다.
이제 겨우 8시인데……

 

 


집 나온 아자씨들이 딱히 할 일이 없어 노래방을 기웃거려 보다가 룸에 들어와 아쉬운 회포를 푼다.

*** 서해랑길 4차(서해랑길 80코스 일부) ***
-.일자 : 4월 23일
- 서해랑길 80 코스 일부 : 왜목마을-당진발전소-석문방조제-도비도항-아라메길 관광안내소 (12.4 km)


 
일출과 일몰 월출까지 모두 한 장소에서 볼 수 있다는 전국 유일의 왜목해수욕장에서 하룻밤은 친목과 회복의 시간이 되어 주었지만 지역적 의미까지 생각할 여력은 없었다.
창을 열자 구름을 비집고 붉은 기운이 펼쳐지면서 3박 4일 일정의 마지막 아침이 밝아 온다.
언제나처럼 왜목해변을 산책 하며 조식 할 곳을 찾지만 없다.  편의점에서 간편식으로 조식을 해결 하는데 소주는 우리들에게 필수품목이다.
어제와 달리 쌀쌀해진 날씨에 충분한 예열을 시켜서 80구간을 이어 간다.

 


커다란 공용주차장이 왜목마을의 유명세를 말하고 있고 아치를 통과하여 대호안로를 따른다.
뭐야 이거 왠 차들이 이렇게 많은 겨?

 


당진화력발전소의 건물이 보이고 동문까지 2.5km 거리로 그 규모를 짐작하는데 주변에는 근로자들을 위한 식당들이 부지기수로 많아서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했던 우릴 당황하게 만든다.
난 참말로 억울하다.
두루누비 앱을 손가락으로 쫙쫙 펼쳐 가면서까지 검색을 하였지만 주변이 국가시설물과 논밖에는 없었다.

 


두 친구의 집중포화가 쏟아지고 있는 이 위험지역을 빨리 벗어 나고 싶어도 보이는 건 죄다 식당이고 편의점들이다.

 


앞으로는 드넓은 대호간척지가 펼쳐 지고 있고 일직선으로 뻗어 있는 대호방조제가 어제 걸었던 석문방조제길의 악조건을 떠올리게 한다.

 


버스는 당연히 유혹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고 주군이 버스 시간을 살펴보지만 희망 고문일 뿐이다.

 


당진화력발전소홍보관 앞에서 대호방조제로 올라 선다.

 


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의 아득함 이다.

 


어제의석문방조제에서의 선행 학습이 왜 이런 쓸데없는 길을 가려고 하느냐며 태업을 할 태세지만 시원한 바람이 다독여 준다.

 


아래로는 소도 통과 될 철망펜스가 동행을 자처하였고 폐 초소들이 활주로의 유도등처럼 방조제를 따라 이어져 있다.
방조제에 붙어 있는 서해랑길표시는 굳이 안 해 놓아도 이 방조제를 벗어 나지 않은 한 이탈 할 방법은 없다.
간척지의 영역을 넓히고 있는지 외곽으로는 또 하나의 방조제가 같이하고 있고 해상에도 태양열패녈을 깔아 놓았다.

 


초소 막사가 딱 중간지점이 되었고 필수경유지 하나에 빨간 불이 들어 온다.

 


낚지를 잡으려는 어민들이 썰물을 가만 지켜 보고 있고 도비도항의 전망대는 관제탑처럼 우리의 행동을 감시하고 있다.

 


물이 빠져 나가면서 들어 난 땅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따개비처럼 붙어 뭔가를 채취하고 있는데 빠진 썰물만큼이나 우리들의 체력도 급방전이 되어 몰빵은 결국 자가응급 처치에 들어간다.
그렇치 않아도 서해랑길을 주군의 일정과 몰빵의 다리 치료를 위해서 미뤘다가 강행을 했는데 제대로 된 쉼이 없었으니 탈이 날 때도 되었다.

 


함께 국토종주를 하면서 경험을 늘리고 좋은 추억들을 만들고자 한 의도가 이러다가 사람 잡게 생겼으니 특단을 조치를 취해야 될 때다.
방파제의 끝인 도비도에 도착하자 버스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린다.
이건 친구를 살리고 우리를 구제하려는 계시라 여기고 재빨리 행선지를 물었더니 우리의 목적지인 삼길포항을 경유한다.
친구들의 얼굴에 파안대소가 퍼지면서 이렇게나 좋아 하는 걸...ㅎ

 


버스로 3일 동안 걸었던 당진을 떨쳐내고 서산의 80코스 종점인 삼길포항에서 내린다.

 

 


수산물시장과 삼길포항 그리고 삼길포선상어시장 등으로 관광지 냄새가 확 풍긴다.
잠시 삼길포항을 스케치 해 본다.
조형물로 보아 우럭과 노래미가 이곳의 주산물이며 선상어시장은 시스템으로 봐선 어부가 직접 잡은 생선은 아닌 것 같고 회만 떠 갈수 있다.

 


선상의 배는 정박지를 회전하면서 공평함을 꾀했다는데 우린 그냥 들어가 회를 구입하여 초장집옆에 자릴 잡는다.

 

 


원래 두 친구가 회를 선호하지는 않았지만 연일 회만을 먹었기에 젓가락질만 깨작거리고 있어 결국 회는 먹지도 못하고 짜장면과 짬뽕으로 대체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동네 아저씨들이 다 되었고 오고가는 관광객들을 지켜 보면서 술을 홀짝이고 있는데 오늘 픽업을 해주기한 김하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대산버스정류장까지 이어가지 못하고 여기에서 주저 앉은 사정을 알리 없는 김하사님에겐 미안하지만 약속시간을 맞추기 위해 유람선에 오른다.
대산국가산업단지와 대산항을 지나고 섬 내의 인원 체크만 하고 끝마치는 밋밋한 관광이다.

 

 

 

 


그 사이 썰물은 만수가 되었고 찬바람이 불며 추위를 불러 오는데 반가운 김하사님이 달려 온다.
반차까지 써가며 그 긴 거리 달려와서 또 회귀 해야 하는 긴 여정을 기꺼이 감수해준 덕분에 우린 황제 서해랑길을 이어가고 있다.
김하사님 정말 고맙다.
친구들아 엄청 고생했는데 놀고 먹는 것도 건강이라고 이젠 술을 좀 줄일 때가 되어 버린 게 참 아쉽다.

 

 

※.지출 내역

-.차량비 :20만, 복권 3만, 밤 1만, 삼길포항선상회 37천, 상추 5천, 서대 9만, 찬조(영창 5만, 영환 꽃보다 닭)

 

*** 서해랑길 4차(서해랑길 81코스, 80코스 일부) ***
-.일자 : .4월 22일(26 km)
-. 서해랑길 81코스 : 유곡 2교차로-파인스톤CC-삼화교-석문간척지-장고항 2리 정류장(21.2 km)
-. 서해랑길 80 코스 일부 : 장고항 2리 - 왜목마을(4.8 km )

 

=== 서해랑길 81코스 : 유곡 2교차로-파인스톤CC-삼화교-석문간척지-장고항 2리 정류장(21.2 km) ===

매일이 잠자리에 어떻게 들었는지 도통 기억이 없고 눈을 떠 보면 호텔이라서 룸이 럭셔리 하면 뭐하나 싶다.
나이 생각하지 않고 마신 술의 과다 증상인데 어쨌건 잘 먹고 잘 놀고 잘 잤으니 이만한 호사도 없다.
어제 이 도시에서는 조식을 할 곳이 없음이 감지되어 편의점에서 라면과 샌드위치를 사왔지만 내 몫은 어젯밤 안주 용으로 먹어 버렸다.
혹시에 건 기대는 역시나 81코스 시작점인 유곡 2리까지에는 식당도 문을 연 곳도 없어 서해랑길안내판에서 인증만을 하고 출발한다.

 


물집으로 욱신거리던 발가락이 주군이 건넨 발가락양말 덕분에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 졌다. 
3천원의 부채에 내내 시달리게는 되겠지만 고맙다.

 


마을인 듯싶더니 논이다.
이 드넓은 들판을 다 갈아 엎어 놓은 농부의 부지런함이 논길을 걷는 투정을 잠재운다.
논 한가운데 웬 파인스톤 CC를 따라서 리조트가 울타리처럼 같이 한다.
저곳은 골프장을 예약하여야만 이용이 가능할까 아님 예약을 해야만 콘도 이용이 가능할까? 괜한 의문점이다.

 


논 에서 고라니가 뛰고 개가 쫓는다.
자연의 생생한 다큐에서 어느 넘을 응원해야 할지 결정도 못했는데 이내 개가 포기를 해 되돌아 온다.
이곳은 은폐 할 곳이 없으니 고라니가 끝까지 생존하기에는 너무나 열악한 환경이다.


무수교를 건너자 조경수의 소나무가 길게 담장을 이뤘고 수로가 경계를 짓고 있는데 이곳이 그 만큼 평지라는 반증이다.

 


논이 잔디처럼 푸르름으로 덮여 생명의 신선함을 준다. 보리라 여겼던 것이 녹비작물인지 사료용인지 모르지만 몽우리만은 예쁘다.

 

 


드넓은 평야에서 양곡건조장이 유일한데 도대체 누가 이 많은 논 농사를 짓고 있을까?

 


논 위에는 다릿발처럼 수로가 이어져 있고 구조 표시도 간혹 보여 의문점이 였었는데 그늘진 곳이 없으니 한여름에는 열사병이라도 걸릴 것만 같다. 
서해랑표시를 수로에도 바닥에도 겨우 자생에 성공한 나뭇가지에도 붙여 놓아 그 정성이 갸륵 하나 쉴 곳 하나가 없어 지겨움만은 어쩔 수가 없다.

 


이곳은 마늘 밭도 청보리밭만 같고 드론으로 약을 치고 있는 대농이다.

 


겨우 논을 빠져 나왔지만 앞은 물길에 막히고 삼화교를 넘어서자 석문 벌판의 펌프장이 있다.
저 펌프장은 논에 젖줄이 되어 주는데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주유소는 없다.

 


그늘도 없고 쉼터 하나가 없으니 발바닥이 과열되고 있어 길섶에 주저 앉아 멍 때림을 한다.

 


대체 이게 뭐지? 서해랑길을 이렇게 만들어 놓고는 대천의 논 자랑만을 하는 듯 하다.
직선화되어 고속도로라 착각을 하였던 38번 국도를 넘는다.

 


뭐야 여기가 김제 평야야......아스라하게 펼쳐진 지평선이 기를 죽여 놓는다.


방죽은 바람막이가 되어 한여름 같은 더위에 흐물흐물해져 가고 답답증에 방죽에 올라 보면 강줄기에 현대제철소만 조망 된다.
우리의 인생이 이처럼 굴곡 하나 없이 직진만 한다면 정말로 무미건조 할 것 같다. 
차가 지나 간다.
공부를 열쌤이 안 하면 저 아저씨들처럼 걸어서 다녀야 한다고 아이에게 교육을 할 것만 같다.

 


단순함에 점점 무기력화되고 있어 우린 무슨 말이라도 해야만이 이 진공상태의 답답증을 떨쳐 낼 것 같다.
석문 간척지 이거 쳐다 보기도 싫타.
어차피 가져 가지 못할 것 다 내 땅이라고 여기고서 몰빵에게도 주군이게도 1단지씩 인심을 팍팍 쓴다. 
이곳은 방죽에 꽃이 만발한 파라다이스로 너구리가 친구 삼자며 노닐고 뱀이 자유롭게 기어 다니며 다양한 식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이자 유토피아다.
무엇 하나 걸거침이 없고 발걸음이 자유로운 서해랑길의 보석이다.

 


아무래도 우리들이 더위를 먹은 것 같은데 결국은 주군이 이야기 했던 석문 1단지에서야 간척지가 끝을 맺고 자그마한 다리를 건넌다.
만약에 이 다리 마저 없었더라면 개천을 따라서 올라 갔다가 되돌아 와야 할 것이 끔찍만 하다.

 


석문국가산업단지는 공사 중이다.
계절은 모두에게 공평한 혜택을 주었고 돌틈 사이 에서도 새싹과 꽃들이 피어내는 생명력에다 날파리들도 함께 부화를 하여 저돌적으로 달려 드니 여간 고역이 아니다.

 


이곳은 평지이니 도로들이 시원스럽게 뚤리고 공장들도 굴찍굴찍해 보이는데 가스공사 당진기지의 규모가 상당하다.

 


공단이 형성되어 한식뷔페집들이 있지만 우리에겐 다 필요 없고 GS편의점이 오아시스가 되어 시원한 맥주를 들이 붓는다.
조식을 요행을 바랬다가 쫄쫄 굶고 오다 보니 이제야 정신이 든다.

 


대성에코에너지센터의 폐기물처리장의 돔이 여느 경기장만 같고 한국발전기술에서의 모터 소음이 석문단지 전체를 대번 한 듯 적막을 깨뜨리고 있다.

 


여긴 땅이 남아 돌아 평지에다 골프장을 만든다.
플라핑고 CC 는 식제된 묘목들로 신상품인데 특이하게 다리가 코스를 연결하고 있고 카트가 다닌다.

 


골프장과 산업단지 조성 지역을 경계 짓는 넓은 인도를 따라서 달맞이 공원으로 들어간다.

 


계절이 그래서 그런가?
음악 분수와 공연장까지 있는데 어째 관리 부제로 느껴질 만큼 어수선함이 있다.

 


달맞이공원을 빠져 나와 전망대역할을 하는 당진시관광정보센타앞이 지나고 도로는 마성포구에 막혀 석문방조제로 올라 선다.

 


와 바다다~
서해랑길에 와서 왠 호들갑인지~~
석문방조제갑문과 전기사업소의 건축 형태가 참단기지처럼 특이하다. 

 


마성포구는 쌍섬이 먼저 눈에 뛴다.
오늘의 점심 메뉴를 이 시기에만 먹을 수 있다는 실치회로 잠정 결정하였고 자연스레 목적지는 실치죽제가 열리고 있는 장고항이 되었기에 마성포구를 그냥 지나치고 있다.
이니다 그건 그거고 일단은 좀 먹자..
우연히 들어간 식당이 맛집이라는 옆 손님의 말에 더 맛깔 난 실치회다.
우리 이렇게 막 부담 없이 즐겨도 되는 거지......
너무 행복감에 젖은 현실 부정에 자가 진단까지 하게 되지만 이래도 된다.

 


구역 마을길의 대나무 숲이 붉어진 우리들의 홍조를 감추어 주었고 손풍구가 폐가를 만속마을로 만들어 놓았다.

 

 


석문해안로에 문화마을 공원이 있다.
오찬에 분위기주를 곁들었고 따스한 날씨에 정자가 마련되어 있으니 그 동안에 우리가 연마해온 오침의 신공을 발휘할 기회다.
함께 있으니 가능한 게 참 많아 다양한 체험들을 해간다.

 


번잡하지 않은 어촌의 도로에 장고항국가어항단지의 아치가 세워져 있다.
일단 국가어항단지하면 해파랑길에서의 혼잡함을 경험했던 터라 차분한 분위기가 위상을 의심케 만든다.
일단은 당진파출소 옆의 서해랑길안내도에서 80코스 종지부를 찍고 80코스를 재 가동시켜 장고항으로 들어간다.

 

 

 

 

=== 서해랑길 80 코스 일부 : 장고항 2리 - 왜목마을(4.8 km ) ===

장고항 이거 크긴 무쟈게 크네......
넓은 주차장과 캠핑장이 있고 축제가 끝난 듯도 한 축제의 현장이 있는데 배부른 우린 관심이 없다.
유명하다는 촛대바위는 우리의 계획에는 애당초에 없었기에 그대로 서해랑길을 진행한다.

 


관광지라 펜션과 민박집이 많고 도로를 따라서 겹벚꽃이 한창 꽃피는 어촌 마을이다.

 

 


다시금 바다와 접해 오늘의 목적지인 왜목마을을 앞에다 두고 있고 당신화력발전소에서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올려 그 끝을 흐리고 있다.
시간의 여유로움에 카페에서 커피도 마신다.

 


이 좋은 계절에 좋은 친구들과 함께 인생에서 한번쯤이나 와 볼까 말까 한 용무치 해변길을 걷고 있다.

 


어라 잘 나가던 해변길이 산으로 올라 가고 있다.
우린 그냥 직진이다.
당연하게도 왜목터널이 버티고 있고 이를 극복하는 데는 각자 차이가 있지만 돌파 쪽으로 의견을 모은다.
역시나 하고자 하면 어떻게든 길은 생기게 마련 인지라 터널 위로 길이 놓여 있어 삥 돌아야 했던 왜목해수욕장을 쉽게 와 버렸다.

 


일출과 일몰의 명소인 왜목마을은 사람들이 많다.
우리에겐 숙박과 회포를 풀 수 있는 최적의 명소가 되었고 해변을 조망하는 모텔에 아지트를 튼다.

 

 


자~~ 이제 부터는 즐기자.
군산에서 2시간이나 달려 온 축하객을 위해 푸짐한 잔칫상으로 손님 맞이를 한다.
아직은 건강이 잘 받쳐 주고 있어 참 고마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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