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락산-불암산 연계산행 ***
-.일자 : 2024년 3월 10일
-.코스 : 수락산역-백운계곡-깔딱고개-독수리바위-철모바위-수락산-도솔봉-덕룡고개-불암산-볼암산성-화랑대역( 15.6km / 6시간 14분)
와~ 서울 진짜 역동적이네...
해도 뜨기 전인데도 식당 안이 떠들썩한 열기로 가득 차 있고 테이블마다에 술병들이 위태롭다.
내 익히 분위기가 이럴 줄 알고서 부인을 대동하였지만 역쉬 나는 시골쥐임을 직시하고서 한쪽 테이블에서 순대국밥 만을 먹고는 수락산으로 향한다.
수락산으로 이어진 수많은 루트들을 다 탐익 할 수는 없어도 그 동안의 단편적인 루트에서 벗어나 일신 우일신 하기 위해 백운동코스를 택했다.
이곳은 서울둘레길을 완주 할 때 스쳐 지나 갔고 얼마 전 백운동계곡을 오르다가 비가 와서 중도에서 내려왔었던 곳이였기에 이곳이 도심지의 어디 메쯤에서 연결 되는지가 궁금해서 생선 가시가 목에 걸린 것 같은 답답증을 유발했기 때문이다.
거리의 썰렁하고 싸늘한 공기가 휴일의 평온함을 지키려는 안간힘처럼 느껴지고 있는 도로를 따르자 수락산 이정표가 있다.
반갑다 백운동표지석아.
도로 갓길에 나무테크가 설치 되어 있고 상가와 운동시설 화장실 등으로 근린공원과도 같다.
도로에 붙어 있는 시산제 알림 표지가 공원으로 꺾어 가고 계곡을 따라서는 수락산의 이정표가 길을 수시로 안내 하고 있다.
익히 알고 있는 길을 되짚어 가면서 추억을 되새김질 하는 것이 썩 괜찮다.
빗질을 하고 있는 배드민트장도 타프를 치고 음식을 나누어 먹었던 계곡도 반갑다.
여름을 연상할 만큼 계곡의 물은 시원스럽게 흘러 내리고 있고 내가 흘리고 있는 땀은 목수건을 적신다.
넓적한 공터에 쉼터와 간이화장실을 지나자 운동시설이 있는 쉼터삼거리의 갈림길이다.
여지 것 계곡 트레킹이더니 이제 부터가 진짜루 오름길이 시작되려고 하는지 깔딱고개 이정표가 긴장을 하게 만든다.
발에 잔뜩 힘을 실은 다.
조용하던 산속이 아줌마들 목소리로 떠들썩 하다.
이른 시간에 단체 산행을 온 줄 알았는데 동네 지인들이 반상회 하듯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데 그녀들만의 화통 한 수다가 나의 숨을 깔딱거리게 만든다.
스트레스를 떨쳐내기 위해 깔딱고개을 단숨에 올라선다.
이곳만 올라서면 끝난 줄 알았는데 암릉과 난간에 걸쳐진 밧줄이 위협적이다.
2천원에 구입한 코팅장갑이 정말 요긴하다.
다리가 아닌 팔의 힘으로 버텨 내면서 오른다.
요즘 젓가락질을 하다가 포크 질을 하면은 팔에 근육통이 생기는지라 낼은 알아 눕게 생겼지만 어쨌든가 지금은 살아서 내려가야만 한다.
조망이 트이고 도봉산과 북한산이 미모 자랑질에 나섰다.
저 두 곳도 멀리서 쳐다 볼 때만 아름답지 꼴값을 하기에 교감을 하기까지는 만만치가 않다.
표석 같은 바위가 솟아 있는데 나중에야 이게 독수리 바위인 줄 알았다.
한참을 기어 오른 것 같아서 올려다 보면 정상은 좌측에 비켜나 있다.
바위들이 참 듬직 듬직하다.
능선의 철모바위를 지나며 흙길이 되고 계단을 올라 태극기가 펄럭이는 수락산정상에 선다.
쬐그마한 것이 참 야무지다.
정상인증을 하고 한 켠으로 비켜나 산멍을 한다.
산정은 금방 비워지고 채워지는데 이렇게 자력으로 국력을 키워가는 국민에게는 신발구입도 해야 하니 세금감면 혜택이라도 줘야 되지 않을까?
계단을 따라 내려서는데 뭔가가 아쉽다.
되돌아 올라가 막걸리 한잔으로 정상주를 하는데 술집도 아니고 주인장과의 30여분을 대화 하다 보니 술이 깨 3천원이 휘발되어 버렸다.
불암산을 가기 위해 도솔봉으로 방향을 잡는다.
코끼리바위인지 뭔지 모를 기암들이 압도한다.
치마바위를 지나면서 까탈을 부리던 산세가 갑자기 부드러워지고 수락산역갈림길을 지나며 도솔봉을 살짜기 비켜난다.
산 하나가 암반과 흙길, 깔딱고개와 평길로 완전하게 상반된 길이 된다.
경직된 근육들을 스트레칭 하기에는 참 좋은 소나무 숲길을 따라 천천히 내려간다.
수락산과 불암산의 접경지역이고 군부대가 있어서 인지 사람들도 없어 그지 없이 한적인 길을 따라 덕룡고개직전에 이르니 산악회에서 고사를 지내고 있다.
나 또한 무사 산행을 위해서 주관과 참관을 수 차례를 했었지만 지금의 이 시기는 아니었다.
오름길을 대비해 딱 일 잔의 음복주를 얻어 마시고 남양주를 잇는 덕룡고개에 내려선다.
차 소리를 떨쳐 내기도 전에 계단이다.
생활권까지 다 내려와 버렸으니 당연스레 올라야만 하고 지금은 사지를 안 써도 되니 이까이꺼 땅만 보면서 발만 떼면 된다.
더구나 이곳은 매일 운동하고 있는 울 동네 산과도 고도가 비스므리 하다.
날씨가 봄날이 아니랄까 봐 변덕이 죽 끓듯 하여 덥다.
오후의 정점에 이르러서 인지 인적도 없이 나 홀로 묵언 수행을 하면서 다람쥐쉼터에 올라 바위에 정좌하고 서울시내를 관망한다.
도심지를 감싸고 있는 산들이 멋찌다.
시간만 있으면 모두다 답사를 하고 푸나 시간관계상 인지도가 있는 몇 곳만 찾아 주기로 한다.
이곳에서는 컵라면에 김밥 한 줄도 호사다.
산정이 산꾼들에게 점령당해 버렸다.
우리나라 해역은 낚시꾼들이 지키고 육지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은신처까지 구축하면서까지 산꾼들이 수호하고 있다.
퇴역인 나는 정상쪽에 얼굴만 삐죽이 내밀고 곧바로 하산을 한다.
계단도 아찔한데 이 허연 암반을 기어 올랐을 때가 아득하게만 느껴져 현기증이 난다.
여길 맨발로 다니는 사람들이 있으니 참 세상은 요지경이다.
난 군 시절 영내에서 모래주머니 차고 맨발로 구보는 했어도 그런 게 지금에 와서 트렌드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정암사에서 불암공원으로 깔딱고개를 내어 주고 불암산성으로 오른다.
쬐그마한 고도에서도 피로가 느껴진다.
산성은 복원 의지가 없는지 여전히 공터만 있어 이정표에서 상계역까지의 거리만을 확인한다.
빨리 내려 오면 술만 더 마신다고 천천히 내려오라는 부인의 엄명 때문이다.
거친 길을 내려선다.
여기는 조금만 경사가 있으면 깔딱고개라고 하는데 노원고개에서 길은 산보 길이 된다.
천천히를 주문처럼 옹알거리지만 공원의 산책길보다 더 아늑하니 거리만 좁혀져 가고 있다.
서울둘레길이 서울사람들을 불러 들여서 남녀노소가 없으니 역시나 숲은 생명체들의 쉼터이자 복원지다.
울타리가 쬠 거슬리지만 사유지라고 하니 이만한 길을 내어 준 것 자체가 고맙지 아니한가.
먼지떨이로 산행의 흔적들을 지워 냈지만 불암산백세문을 나와 노원로에 흡수되면서 짊어진 배낭이 눈치 없이 산에서 내려 왔다고 광고한다.
경춘선숲길을 따라 화랑대역에 도착하니 이미 이곳은 따스한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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