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여행  3박 5일 여행**

-.일자 : 2023년 5월 11일

-.장소 : 광양-김해공항-베트남-판시판-롱머이유리잔도-호텔

 

묻지 마세요 묻지 마세요 물어보지 마세요
내 나이 묻지 마세요 흘러간 내 청춘 잘한 것도 없는데 요놈의 숫자가 따라오네요.

흘러 만 듣던 김성환의 묻지 마세요 의 노래 가사가 지금의 나를 대변하는 것처럼 절절하게 느껴지고 있다.
세월은 유수 같이 쉼 없이 흘러 어느 듯 회갑과 함께 정년을 앞두고 있어 우리들끼리만이라도 세월의 무상함을 달래 보기 위해 대청도 여행을 계획 했었지만 이동과 경비측면에서 해외여행이 더 유리하여 2명의 여행일정을 하나로 결합시켜서 베트남여행을 떠난다.
지금은 배가 나오고 살이 붙어 보편적인 중년의 모습들이나 그래도 우리는 한때 전국의 산을 누비었던 산꾼들이였던지라 인도차이나에서 가장 높은 산인 판시판산이 그 대상이다.
사전 만남 한번 없이 여행일이 다가와 버렸다.
시간에 대한 강박관념인지 여행의 설렘 때문인지 선잠에서 깨어 나 삼라만상이 잠들어 있는 이른 새벽에 집을 나선다.
정체 된 공간에서 캐리어의 바퀴 울림이 배달 오토바이의 소음만 같아 여간 조심스럽지가 않으나 이 또한 여행의 일부이고 이때 만이 해볼 수 있는 호사 행위다.
휴게소에서 하늘을 올려 다 본다.
동이 트여 가면서 들어 난 새파란 하늘에 그려 진 비행운에서 가야 할 공항의 좌표가 파악 되고 있어 얼마 남지 않았다.


공항은 동남아와 일본으로 여행지가 한정 된 듯 하지만 여전하게 북적이고 있고 오랜만에 가이드와의 미팅과 어설프게 통과한 출국 수속이지만 긴장감은 없다.


어쩌나 체력이 여행의 질을 결정하는데 컨디션 조정에 실폐를 하여 출발에서부터 몸의 지배를 받고 있다.
탑승 게이트를 확인한 후 면세점의 쇼핑을 대신하여 넓은 대합실을 왕복 하면서 오늘의 할당량인 만보를 채우고 야 만다.


베트남 국적기는 비좁고 4시간의 비행 동안에 기내 서비스도 없고 언어 소통이 안되니 더 답답하고 지루하게만 느껴진다.
이럴 줄 알았다면 면세점에서 캔맥주라도 사 왔을 것인데 아쉬움이 남는다.


현지가이드와의 미팅 후 공항내의 식당에서 베트남국수로 점심을 한다.
공식된 일탈에 대한 기대감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 들었고 몰빵은 1만원 짜리 소주를 당당하게 구입 하여 캐리어에 비축 된 소주를 반주로 꺼내지게 만든다.


서로를 탐색할 짬도 없이 간략한 여행 브리핑 후 지루한 이동이 시작된다.
휴게소의 캔맥주가 참새의 목을 축여 주 듯 찔끔 공급될 뿐 함께한 일행들 조차도 수인사가 없으니 침묵의 닭장 차 같은 공간에서의 이동은 만만치가 않는 거리다.  
여행 스케줄상으로 오늘은 하노이에서 사파까지 이동이고 어메이징 호텔 투숙 후 자유시간이라서 일탈에 희망을 걸어 본다.
지루함은 술도 짬짬이 겯들인 휴게소의 과일들도 어찌 하지 못하고 잠만이 특효약인데 난 똑 같이 스치고 있는 풍경 속에서도 어이해 잠못들고 있다.
고속도로를 빠져 나와 1600 고도의 도시 사파를 향해 산길을 거슬러 올라 가면서 계단식 다랑논 들이 펼쳐지고 가옥 들의 형색에서 삶의 고단함이 전달되고 있다.


가이드가 일정에 없던 유리 잔도를 제안 한다.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상태에서 훅 치고 들어 온 이들의 빤한 수법 이지만 기꺼이 수용을 하였고 롱머이 유리다리 매표소에서 내리면서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주름치마처럼 완전하게 접혀진 몸을 기지개를 켜서 다림질을 한다.
집에서 버스로 2시간 이동 후 베트남까지 4시간 그리고 하노이에서 여기까지 6시간이 소요 된 대장정의 이동이었다. 


고도가 있어 춥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대자연속의 신선한 공기가 머리를 맑게 한다.


셔틀버스는 한번에 오르지 않고 상가에서 내려 환승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휴게소 화장실이 상점을 삥삥 돌겠 금 하여 놓은 것과도 동일하여 이젠 베트남만의 문화로 인식해 간다.


긴 터널을 통해 엘리베이터 탑승구로 이동하고 누드엘리베이터의 미세한 흔들림은 익스트림에 대한 예비 적응을 하게 하여 잔도에 올려 놓는다. 


주변에는 놀이동산처럼 여러가지 체험 시설들이 보이고 영화의 셋트장 같기도 또 산림욕장의 체력단련시설 같기 한 어짜 보면은 영 엉성 하게만 보이는 시설들이라 실망이다.
유리 잔도는 그 시설들의 일부인 듯 한데 무릉도원 마냥 우람한 산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폭포수가 떨어지고 있는 대자연 속이라서 그 신비로움 만으로도 가치는 충분하다.


엉금엉금 걸어가고 있는 것으로 유리잔도의 체험은 했고 급변하고 있는 기온에 옷깃이 여미어 지면서 빗방울 마저 비치기 시작한다.
이제는 느낌만으로도 내려 가야 할 때임을 안다.


다낭에서 유명한 미니 손 모양의 스윙사파를 되짚어 나오자 안개로 사위 식별이 불가하다.
사파가 1650m의 고도에 위치하여 해넘이와 함께 급격한 온도 하락이 만든 기상변화로 한꺼번에 덮친 안개가 모든 것을 삼켜 버렸다.
결국 실버 폭포는 포기하고 곧장 사파로 이동을 하는데 자율운행이라도 하는지 오토바이 불빛만이 아른거리는 도로를 질주하여 불빛이 휘황찬란한 도심 속에 정차를 한다.
시내가 버스로 진입을 할 수 없어 전동차에 올라 꽤나 산속 깊숙이에 자리 하고 있을 듯한 숙소로 이동을 한다.
이벤트를 위해 잠시 가려 놓았던 것처럼 안개가 걷히면서 사파는 화려해 졌고 유흥가처럼 흥청거리고 있다.
숙소가 주당들이 공식적인 일탈을 꿈꾸고 있는 번화가에 위치 하고 있어 여행 기분 제대로다.


어메이징호텔은 우리들에게는 잠깐씩 눈을 붙이는 장소일 뿐이지만 첫 느낌이 깔끔하니 마음에 든다.


짐만 놓고 호텔 옆의 식당에서 처음으로 현지식으로 석식을 한다.
역시나 술이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고 스스럼 없는 분위기 속에서 이제야 여행의 한 팀으로 뭉뚱그려 간다.
분위기는 하 총무님의 무제한 맥주 제공이 크게 한몫을 했고 가방 가득 챙겨온 참이슬의 장렬한 전사가 현지 체험으로 이끈다.


홍등가처럼 내걸린 화려한 전등들과 매캐하게 피어 오르는 연기와 안마의 호객행위 들로 활기 넘치는 사파다.


현지체험은 우리들에게 필수 여행 항목이다.
고치 구이에 현지 술로 얼큰 해져서 가이드의 룸을 아지트로 잡아 상견례를 하면서 사파와의 밀칙도를 높인다.


이번 여행의 목적이 된 회갑 현수막도 당당하게 벽에 걸어 우리들의 세력을 과시하면서 기선 제압을 해 놓고서는 사파의 첫날 밤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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