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변산 단풍 산행 **
-.일자 : 2024년 11월 10일
-. 코스 : 남여치-월명암-직소폭포-재백이고개-관음봉-세봉-원암마을(11.1km / 4시간 40분)
며칠 전 지리산 산행에서는 한겨울을 맛보았고 썰랑한 거리를 낙엽이 휩쓸고 다녀 이젠 어쩔 수 없는 겨울의 길목이다.
가을과는 잘 사귀지도 못했었기에 짧기만한 이 계절이 더 애뜻하여 아직은 단풍이 머물러 있을 듯한 내변산 산행에 나선다.
가을을 그렇게도 위협 하던 추위였것만 입동이 지났어도 남여치는 나뭇잎만이 살짝 물들어 있는 따스한 초가을이다.
사람들은 인적에 갯벌에서 먹이활동을 하던 게들이 순식간에 몸을 감추듯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숲속으로 돌진하여 버리고 신발끈을 묶고 있는 친구와 꼴찌로 들머리에 들어 선다.
산악회이나 어차피 자유 산행인 만큼 걸거침이 없어 좋다.
조금은 거친 어쩌면 공원의 손길이 느껴지는 꾸준한 오름길에서 쉼터를 지나고 막혀 있는 쌍선봉을 우회 한다.
나뭇잎이 알록달록한 색으로 물들고 있는 푹신한 흙길이 둘레길처럼 이어져서 월명암으로 들어간다.
내변산의 산릉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는 사찰이 한국의 산하에나 나올 법한 아름다운 풍경이다.
모두들 사진을 남기기에 여념이 없는데 감성 주입이 덜된 머슴아 셋이서 앞서 간다.
재물을 오물처럼 대하라는 글귀가 화두가 되는 길이다.
바위는 변산반도의 전망대가 되어 첩첩산중의 내변산과 갯벌이 삼키고 있는 곰소만이 일망무제로 조망된다.
저 광활한 서해의 갯벌은 서해랑길을 소환해 내지만 각자의 삶에서 후 순위로 밀려나 있어 잠정 중단 된 상태다.
내려간다, 자꾸만 내려가고 있는 길에 그만이라 외치지만 올라 왔던 길을 고스란히 반납을 하고서야 분옥담저수지에서 끝이 난다.
저수지에는 오색 단풍이 합동 공연잔치라도 하는지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고 있다.
다양한 색체의 나뭇잎보다 더 많아진 사람들은 일단 시끄럽다.
쉽게 접근을 할 수가 있으니 전국에서 모여 든 사람들은 가을운동회 보다도 더 활기차고 펼쳐진 음식들은 뷔페식으로 가을축제장이다.
수면에 산이 잠기고 떠 있는 낙엽조차도 그림이 되어 주는 반영에 은은하게 물든 단풍 길은 수채화풍 이나 주마간산이 될 수 밖에 없음이다.
수변로는 산책로가 되었고 선녀탕 갈림길을 지나면서의 정체는 설악산의 단풍시즌을 능가하여 추월이 불가하다.
길게 늘어선 대열을 제일 저질체력이 대장을 자청하며 이끌고 있는 답답증에 벗어 나고자 일단 치고 나간다.
직소폭포 전망대가 쉼터가 되어 준다.
저 떨어지고 있는 물줄기가 사람들을 붙잡아 놓았고 한적 해진 계곡을 따라서 제백이고개에 올라선다.
관음봉을 오르기 위한 휴식의 공간이다.
풍경이 원거리의 산수화로 바뀌었고 관음봉을 향한 고단한 오름길이 시작된다.
이정표에 관음봉 0.9km는 900m의 오르막 이고 1km에서 겨우 100m 빠지는 오름길인데도 사람들은 현혹된다.
눈은 언제나 게으른 법이고 발걸음의 정직함에 마당바위에 올라 섰고 갯벌의 곰소만과 선운산을 조망하며 흐르는 땀을 식혀서 점심 자리를 잡는다.
함께 산행을 하고 있는 산친구가 있어서 행복하다.
뭐 인생이 별건 가? 이렇게 산을 찾고 함께 낭만을 즐기는 것이지...
한차례 땀을 쏟고 관음봉에 올라 선다.
쉼터는 단체 산객들이 점령하고 법을 개무시하고 있어 정신 개조가 필요 할 듯하다.
어째 부끄러움은 나에 몫이 되어 빠른 하산을 한다.
관음봉 보단 세봉으로 향하는 길이 내소사의 조망처가 된다.
단풍이 울긋불긋 물든 산비탈에는 정련암이 별장처럼 자리 하였고 주차장에 관광버스들이 이곳의 인지도를 대변하고 있다.
세봉은? 가벼운 새가 아니라 세 개의 봉우리 인가?
다 올랐다 여겼는데 자그마한 오르막들을 올라서야 하산길이 시작 된다.
어째 내소사 내림길을 막아 버렸다.
아마도 지금은 돈이 안되니 시끄러운 중생들의 출입을 막아 버린 듯한데 착한 우리들은 금줄을 넘지 않고 능선을 착실하게 따른다.
조금은 불안하게 이어진 길을 시끌벅쩍한 사람들의 소리가 하산 지점을 안내하고 있다.
찔끔거리던 비도 그치고 노란 은행잎이 가을을 장식하고 있는 원암마을에서 종료된다.
이곳으로 하산은 처음이라 어색한데 트렉은 할당된 13km의 거리도 못 채웠으니 이게 왜 이런지 모르겠다.
내소사는 패스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들은 빨리 사라진다는데 이만 하면 짧은 가을이 하고도 잘 사귀었고 내년을 기약해도 아쉬울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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