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산행 과 불나비의 장가계 여행 **

 

-.일자 : 2025년 3월 22일 ~3월 25일(3박4일)

-.1 일차 : 광양-김해공항-장가계허화공항-천문산관광

 

푼돈을 모아가면서 오랜 기간 동안 준비해왔던 우리들만의 장가계 여행이었는데, 두 사람의 사유로 날라리와 불나비 팀의 협업이 이루어졌고, 한 번의 어색한 상견례를 하고서는 새벽 4시 30분에 집결하여 부산 공항으로 이동합니다.

 


조식을 국밥에 소주 한 잔으로 여행 분위기를 고조시키고자 했지만, 6시 30분에 공항 측과 미팅이라서 김밥으로 대체되었고, 그 아쉬움은 출국 수속을 하여 면세점에서 소주로 달랬지만 이게 마중물이 되어서 시킨 기내 맥주로 저가 항공의 메리트를 누리지 못하고 매상만 올려주었습니다.

서해랑길의 빡센 일정 후유증이다.

 

 

 


1시간이 늦은 시차의 비행시간은 우리에게는 만만하게만 보였고, 천문산이 조망되는 장가계 공항에 도착하고 입국 수속을 마칠 때까지의 4시간은 우리를 지치고 배고프게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타고 온 항공사뿐인데 누가 우리 팀 짐을 미리 빼놓아서 늦어지고 있고, 미리 만난 가이드에게 핫스팟을 연결하여 eSIM을 개통을 시도하다가 김 하사님이 해결하였지만 이곳에서는 여행 내내 한 번도 연결이 안 되었고 호텔의 와이파이도 무용지물입니다.
이건 앞 여행 시에 편리성을 알았지만 폰이 해당 안 되었고 새롭게 마련한 휴대폰이라서 선택한 것인데 많이 아쉽습니다.

 


차창 밖이 환합니다.
여행의 최적기는 온화하고 꽃이 만발하는3월~5월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와 다름없는 봄 날씨로 일단 좋습니다.
가이드는 여행의 질을 좌우합니다.
어여쁘고 상냥한 여자였으면 더 좋았으련만 생김이 무뚝뚝한 가이드와의 만남은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에게는 얼마나 행운이었나를 느끼게 됩니다.
버스에 올라 10여 분 후에 호텔의 식당에서 점심을 하는데 여행의 안전을 위해 가이드로부터는 금주령이란 지령이 내려집니다.
이 무슨 얼척없고 청천벽력 같은 말이여, 우리는 마음 수양이 아닌 일탈을 허락받아 여행이란 걸 왔는데 낭만에 필수요건인 술이 없다는 건 여행이 아닙니다.
마눌님에게 허락을 득하듯 아주 조심스럽고 최대한 공손하고 애절한 눈빛으로 아이 콘택트를 하여 고량주 1병과 맥주를 겸상시켰고 술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 금방 분위기는 고조됩니다.

 


첫 끼니를 하고 있는 이곳이 우리가 3박 동안 유할 호텔이라는데 버스에 올라 천문산 케이블카 정류장으로 이동합니다.
사람 엄청 많습니다.
가이드는 기다림에 익숙지 않은 우리를 위해 여차하면 급행인 VIP를 제의하나 처음부터 추가 요금을 지불할 수는 없고 이것도 여행의 일부인 만큼 긴 시간을 감내합니다.

 

 


난 이곳이 두 번째라서 세계에서 가장 길다는 이 케이블카가 도심지의 주택과 뱀처럼 또아리를 틀면서 천문산으로 올라가고 있는 도로를 한 방에 올라버린 것을 체험했어도 노란 유채가 펼쳐진 풍경은 또 새롭습니다.
지금은 공사 중이라 버스로 마치 용이 구불구불 움직이는 듯한 천문산 도로를 올랐을 때의 짜릿함을 경험하지 못함은 좀 아쉽습니다.

 

 


별다른 설명도 듣지 못하고 곧바로 투입되어서 자연스럽게 유리잔도로 이어집니다.

 


가이드는 처음 대면한 우리 팀을 용케도 잘 관리하고 있고 개찰구를 나와 덧신을 신습니다. 유리잔도는 해발 1400m 높이로 밑을 내려다보면 심장이 철렁할 정도로 아찔하다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보행을 하고 있어 동질감도 있고 그 동안에 사고 난 적도 없기에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습니다.
다만 동행한 불나비팀의 부인이 공포감에 눈도 못 뜨고 남편에게 매달려 있어도 어쨌든 간 본인의 선택이었고 이런 극도의 긴장감에 집중도는 우리의 삶에서는 몇 번 없습니다.

 

 


사람들의 흐름에 따르다 보니 주변 경치를 살펴볼 겨를도 없이 70m의 유리잔도가 끝나며 사진을 찾는 곳이 있는데 비로소 이곳이 중국의 시스템 이구나 싶습니다.

 

 


주변이 만장이 휘날리는 것처럼 소원 리본을 매달아 놓아 온통 시뻘겋습니다. 풍어와 무사고를 기원하는 풍어제처럼도 느껴져서 기대감과 조바심도 존재합니다.

 


수직의 절벽에 걸쳐진 귀곡잔도가 꽤나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펼쳐진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이국적이고 아름다운데 이렇게까지 절벽에 길을 만들어 놓고 담력을 담보로 돈벌이를 하는 것이 참 대륙답습니다.

 

 

 

 


수직의 절벽에서도 발밑만 보고 가면 그냥 길일 뿐이고 시야를 조금만 달리하면 간담 서늘함을 느끼고 광활하게 펼쳐진 자연의 풍경들을 품을 수가 있는데 주마간산으로 구름다리를 건너 잔도를 벗어납니다.
여기에 사람을 알아보는 귀신이 있어 피리로 아리랑을 연주하다 실익이 없다 싶으면 금방 멈추어 버리는 효율성도 갖추고 있습니다.



 

 


호남성에서 가장 큰 규모인 천문산사의 자유 관람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역사나 문화는 이들의 것이고 이런 곳에 이런 규모의 사찰이 있다는 게 믿기지가 않습니다.
워낙에 웅장한 규모라서 겉핥기만 돌아다 보고도 되돌아올 시간이 부족하여 총총걸음입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왔던 그 많은 사람들은 어디론가로 흩어져 버렸고 햇살도 스산하여 산야에 스며든 서늘함이 우리를 재촉하고 있습니다.
자칫 감기라도 들라치면 여행에 큰 차질이 생기는데도 괜히 봄기운을 믿고 옷을 가벼이 했습니다.

 


노란 유채꽃이 웅덩이처럼 듬성듬성 자리한 장가계 시내를 조망하는 잔도가 길게 이어지면서 흩어져 있던 대열은 천문동의 동굴을 콧구멍처럼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뭉쳤고 천문산을 조망합니다.

 


천문산 정상의 전망대에서는 매번 윙슈터 비행대회가 열린다는데 우리나라의 여린 여성이 천 하나를 둘레 메고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쫄았습니다.

 

 

 


우리들만의 한가로운 여행여정이 가이드의 역량이라 여겼는데 에스컬레이터 입구에는 케이블카하부 정류장의 인파가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어떻게 했는지 땅굴을 뜷어서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고 12개에 7번을 갈아타야 하는 통로는 굴뚝이 되었고 차가운 기운이 밀고 올라서 덕장에 내걸린 통태처럼 몸이 굳어져 가고 있어 차라리 걷는 게 좋을 듯합니다.
꼼짝할 수 없는 이곳에서야 출입구에서 여권과 짐 검사를 하는 이유를 알았습니다.

 

 


구멍 뚫린 천문동은 머물 여유를 주지 않고 흐름에 휩쓸리고 있어 동굴의 웅장함도 제대로 느끼지 못한 채로 벗어나 회장 만이 급경사의 999계단을 내려갔고, 우리는 에스컬레이터에 다시금 올랐습니다.
온갖 탈것들의 이런 시설들이 남녀노소를 불러들이고 효도관광에다가 죽기 전에 꼭 한 번은 와봐야 할 곳으로 호객을 하여도 아무런 경계심 없이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7번을 갈아타고 천문동에 내려왔고, 다시금 5번을 더 갈아타고서야 천문동 광장에 내려섰는데 돌쇠의 발걸음이 더 빨랐습니다.
원주의 소금산 그랜드벨리가 이 시스템을 벤치마킹한 게 아닌가 싶게 유사합니다.

 

 


장가계의 대표적인 성산이자,장가계 자연 경관의 절정인 천문산입니다.
천문동은 이곳의 마스코드이자 상징으로 인증사진의 필수 지역입니다.
다들 흩어져서 열심히들 찍습니다. 인생샷이니 수많은 휴대폰이 있음에도 전문 사진사에게 몸을 맡기고 25위안을 기꺼이 지불하고 있습니다.

 

 

 


잔도는 그저 길을 연결하는 것쯤으로 점점 익숙해져가고 있고, 28인승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갑니다.
천문호선 쇼장의 건물의 지붕 위에 여우가 또아리를 틀고 있고 건물에는 화려하게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우리가 선택한 관광은 이게 아니라 송성가무쇼로 곧바로 버스에 올랐습니다.
상해와 항저우공연을 관람했었지만 거금 8만을 넘는 선택 관광인데 이곳에서 똑같은 공연을 보지 않는다는 게 참으로 다행스럽습니다.

 

 


식당으로 이동하여 석식을 삼겹살로 합니다.
아직 조국을 떠나온 지 반나절밖에 안 되는 것 같은데도 타지란 공허함은 공복을 동행하고 있고 자칭 고기 잘 굽는 일창 아저씨는 고기의 중심의 중심온도에 따라서 굽기를 조정하고 식감으로 증명이 되어서, 고기를 몇 접시를 더 추가시켜 가면서 만찬을 즐깁니다.
술을 절제시켰던 가이드는 소주, 맥주, 고량주를 무한 제공하여 자연 합석이 되었고, 이 유쾌하고 통쾌한 자리에서 3병의 마오타이주가 희생되었습니다.

 


첫날이니 만큼 모두들 체력과 설렘이 있어 방 배정을 받고는 첫날밤의 공식적인 행사를 치르기 위하여 호텔 가게에서 맥주를 1박스 구입하여 회장님의 방에 모입니다.
여행이라서 가능한 우리들의 문화입니다.
술병은 장렬이 쓰러져갔고 몸 속에 남은 그 잔량들은 다음 날 무방비 상태인 우리를 괴롭히며 그에 대한 복수를 고스란히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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