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화향 가득한 임실 치즈랜드 **

-.일자 : 2022년 10월 19일

 

하루가 다르게 색감을 달리하고 있는 단풍에서 쉼 없이 흐르고 있는 세월이 느껴진다.
어쩜 좋아..
저 무지개빛깔 보다 더 다양한 색체들이건만 제대로 된 가을 그림 하나를 완성하지 못하고 습작만 끌쩍거리다가 세월 다 보내게 생겼다
어딜 갈 거냐는 마눌님의 채근거림에 산행을 포기하고 인터넷의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가 임실의 피자 N테마 파크의 국화향 가득한 가을 축제에 마음이 이끌린다.
나에겐 장거리운전이 되지만 임실 나들목을 빠져 나오자 마자 눈으로 먼저 확인된 임실치즈테마 마크는 접근성이 매우 좋다.
횅한 비포장 주차장과 확장중인 공사현장이 기대치를 낮추게 만들지만 주차장은 테마파크 내에도 여러 곳이 있다.


조화만 같아 보이는 노란 국화가 도로가로 줄을 이어 예식장에서 신랑과 신부가 걸어가는 버진 워크만 같아서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은 여기서 시간을 보낼 작정인데 충분한 테마에 규모도 있어 보여 맘에 쏙 든다.
만개가 조금 지난 구절초도 눈이 내린 것처럼 산비탈에서 하얗게 빛나고 있고 건물과 정원들은 이국적으로 딴 세상이다.
트릭 아트의 사진도 잘 나왔고 꽃길도 다 좋은데 바람에 실려 오는 달콤한 치즈 냄새가  신경계를 교란시켜 배가 뒤틀려서 도저히 안되겠다.


점심은 피자와 새우덮밥에 맥주 한잔을 곁들인다.
거대한 자연정원을 앞에다 두고서 완전 럭셔리한 런치가 되는데 자리를 탐하는 눈길에 쫓겨 나온다.


단체로 몰려 드는 학생들보다 먼저 미끄럼틀을 선점하기 위해서 재빨리 줄을 선다.
롤러로 만들어진 신개념 미끄럼틀의 털털거림에서 배부르게 먹었던 음식을 압축시켜 놓았는데 엉덩이가 얼얼하여 두 번은 못 타겠다.


산양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뭐야 저거 염소 잔아.
아니다 염소는 새끼때부터 건방지게 수염이 있는데 야들은 없다.


구절초 군락지가 가을을 연출한다.
16일에 끝물의 정읍의 구절초축제장을  7천원을 주고 다녀 왔는데 내년에는 이곳으로 와야겠다.


전망대에서 저원을 조망한다.
시원한 가을 바람에 일렁이는 잔물결처럼 촐싹거리는 감성을 가라 앉혀 커피숍에 들어 간다.
쏟아져 들어 오는 햇살만 가려주면 더 없이 좋으련만 실내에서 아줌마들의 시끄러운 대화를 고스란히 들으면서 국밥 값에 버금가는 검은 물을 홀짝거린다.


거대한 정원이다.
아름답다 란 말 밖에는 나오 질 않는다.
국화향에 취해 또 몸이 흔들거린다.
때이른 가을 추위로 잎새가 녹아 든 것들이 보이지만 이 정갈한 정원을 가꾸어 놓은 손길에는 감탄사가 아니 나올 수 없다.

 


술시를 맞추기 위해서 느그적 느그적 거닐고 있는데 어머님으로부터 호출이다.
볼 것은 다 보았지만 우리끼리만 나들이 나온 미안함에 괜스레 큰소리를 내였다가 가슴 한 켠이 꽉 막혀 곧바로 귀향 길에 오른다.
수확의 계절 가을처럼 서로의 챙김이 있는 참 좋은 가을날의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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