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양 백운산 설경 ***
-.일자 : 2025년 1월 7일
-.루트 : 진틀-상봉-진틀
이 혹한에 왜 이렇게도 가슴 시리고 먹먹하기만 할까?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애도기간이 선포 되었고 국가 수장의 게김으로 바닥인 주가와 치솟는 환율이 국가신용도를 지표화 하였다.
대설주의보 속에서의 밤샘투쟁은 웅장하고 화면에 보이는 인간 카세스의 숭고하고도 순수함에는 눈물 난다.
나의 일상도 나라의 경제처럼 쇠락해 버렸지만 잘못된 역사와 과거의 잘못을 망각하고 반복하며 살지 않도록 오늘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아는 만큼 느끼며 느낀 만큼 보인다.
산악회의 시산제를 찾아 안전산행과 무탈함을 기원하며 산우들과의 만남으로 새해를 출발한다.
마지막 날 정직으로서 마지막 퇴근길을 나섰고 해가 바뀐 첫날에 재채용으로 첫 출근의 통용문을 통과를 하여 자연스럽게 년도가 바뀐 것처럼 신분전환이 되었고 2015년도 해 새해가 밝아 온지 칠일째가 되는 날이다.
매번 연초에는 순백의 한라산을 먼저 소환해 냈지만 상실된 자존감에 은둔 된 집콕 생활로만 이어지다가 물고기는 물속에 있을 때 어디든 갈수 있는 자유로움이 행복이었음을 자각한다.
아직은 재채용이 되어 직장도 동료들도 그대로다.
그래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렸는데 했던 대로 생활하자.
눈을 볼 수가 없는 따스한 햇살이 쏟아지는 광양에서는 백운산만이 유일하게 눈 구경을 할 수가 있고 오늘 비가 비쳤으니 또 이 시간은 적기다.
그래 결심했어,,,,
행복이 사라진 후에야 빛을 발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백운산을 찾기로 결심은 했지만 한파가 온다고 난리 법석이라서 또 망설여 진다.
나의 카톡 프로필이 편안함과 타협하지 말자인데 현실에 안주를 하고 편안함에 길들여져 가고는 있지만 아직 정신만은 짱짱하여 기어코 몸을 일으킨다.
역쉬나 백운산은 이름값을 하였고 진입로에 선명하게 찍힌 바퀴자국이 설국으로 인도한다.
설피 쌓인 눈길과 어설픈 스킨십으로 밀착되어 가는 등로는 왜 이리도 적막한지 어색하기만 하다.
나목에 까치밥처럼 매달려 있는 단풍잎이 나처럼 위태롭기만 하고 졸졸거리는 계류는 대지에 혈류를 공급하는 생명들에 젖줄이고 나의 거친 호흡에 휘날린 입김은 살아 있다는 생명의 증표다.
거친 돌길은 인생의 미로와 같고 오로지 나에게만 몰입되는 공간이다.
진틀 삼거리에서 계곡을 떨쳐내고 비탈을 오른다.
진공만 같았던 날씨가 급변하여 몹시도 바람이 불어 댄다.
운동을 과신하여서 연속된 음주로 불어난 몸은 골절 인형처럼 삐그덕 거리고 허리가 아파 오며 쪼그라든 몸은 굼벵이처럼 둔하다.
알콜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했음을 체험 한다.
골격만 남은 거친 오름길에서 육신은 비대해 졌는데 나뭇잎처럼 흔들 거린다.
거리는 좀처럼 줄어 들지 않고 걷고 있는 것인지 기어가고 있는지도 모를 만큼 제자리 걸음이지만 나는 산에 대한 나에 믿음이 있고 또 이런 고독함 속에서 쌓여 있었던 쓰레기 생각들을 버리기에는 몰입을 하는 이런 산행만 한게 없다.
정상부가 설산처럼 하얗게 빛나고 있고 길게 이어진 계단이 천상으로 연결한다.
설경을 그리며 나섯것만 따스함에 적응된 생활은 손이 꽁꽁 발이 꽁꽁 얼어 버렸던 산정의 혹독함을 잊고 복장이 초 간단이다.
무방비이니 바람이 마구 유린하여 피부가 아려 오고 능선에 도착하니 강풍에 몸이 날아갈 듯 하고 볼탁지는 얼어 터질 것 같다.
눈꽃이 피고 파란 하늘에 상고대가 흔들거린다.
카스의 지난 스토리를 보면서 무척이나 그리워했던 풍경이었는데 산정은 천상의 꽃으로 화려하게 피어 났다.
움직이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변화지 않았을 것이고 이런 깜짝 행복감을 느낄 수가 없었을 것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이렇게 내가 할 수 있다는 건 가슴 벅차도록 신나는 일이다.
동장군이 정상을 지키고 있어 접근이 쉽지 않아 강릉에서 왔다는 산님과 결합하여 속전속결로 어설픈 증명을 남겨 놓는다.
각자의 목적과 방향은 달라 나 홀로 하얀 눈에 발자국을 찍어 간다.
눈 내린 들판을 갈 때에 그 길을 어지럽히지 마라. 오늘 걷는 이 길이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라. -서산대사의 답설가. -
능선이 바람귀신을 막아 주어 고요하다 못해 적막하여 발걸음은 더욱 조심스럽고 경건해진다.
신선대의 바위와 비탈은 바람 한 점 없이 따뜻하여 미지에 대한 걱정이 사라지고 멍 때림 하기에 좋다.
눈꽃이 피어난 주 능선에 발을 내딛 다가 바람에 놀라 되돌린다.
바람에 휘날리는 눈이 허공에 그리다가 사라진다.
이 나이게 되고 보니 그 많았던 산친구들이 눈발 처럼 날리어 흩어졌고 한때의 열정은 지면에 내려 앉자 마자 사라지는 눈발만 같다.
휘몰아치는 바람이 나뭇가지에 눈을 모조리 날리어 버렸고 점차로 일상 생활의 터전에 흡수 되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