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들과 내몽골여행 ***
-.일자 : 2025년 7월 17일)
-.이동 : 승덕(중국 허베이성)-울란부통(내몽골 자치구)
-.관광 : 소포달라궁- 울란부통초원-초원짚차-게르투숙(싸린허리조트)
낯선 도시의 아침,
커튼이 자동으로 열리자 TV 화면처럼 낯선 도심의 풍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1시간의 시차는 일상을 유지하는 데 큰 지장은 없을 것인데도 여행 중 아침 운동에 나서지 못하고 침대에 누워 아침을 맞이하는 것은 처음이라서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지는데 룸메이트인 주군은 침대와 한 몸이 되어 좀처럼 일어날 생각이 없어 보인다.
대륙답게 호텔 객실은 넓고 쾌적 하지만, 어젯밤의 잔재물이 여운을 남긴다. 오늘만큼은 여행에만 집중하며 조신하게 하루를 보내기로 마음을 다잡는다.



로비에는 웰컴 음료와 다과가 준비되어 있고, 업무용 공간도 잘 갖추어져 있어 여행자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느껴지는 호텔이었다.


그런데 웬걸, 결심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친구들과 호텔 주변을 산책하다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주류 가게다.
홀린 듯 빠져 들어가 전시된 술병을 대하니 여기가 성지다. 주신을 접했으니 응당 응하여 캐리어에 챙겨 두고 식당에 들어가니, 마음의 든든함이 헛배를 불러와 계란프라이와 국수로 허기만을 달랜다.




가이드는 오늘의 일정을 일정표상과 다르게 피서산장 대신 소포탈라궁을 관광하고, 선택 관광인 초원 지프차를 타고 사유지를 관람한 뒤 게르에 투숙한다고 한다.
땅이 넓으니 이동 거리가 만만치 않다는 말만을 남기고 침묵하고, 아는 게 없는 우리들은 질문 하나 없이 순응하는 순한 양들이다.
모두가 침묵 모드에 들어갔고, 여독과 식후의 노곤함에 잠깐 졸았던 것 같은데 소포탈리아궁이고 창 밖으로 스쳤던 초원들과 앞에 보이는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아직은 꿈결처럼 아득하다.
버스의 문이 열리고 확 달려 드는 뜨거운 열기와 낯선 도시의 공기가 스며든다.
난 이런 궁이나 사찰 체험은 체질적으로 싫지만 가이드는 집합 장소와 시간만을 말해 주고 빠지고 우리들만의 자유투어가 된다.




이곳은 중국 청나라 황제의 여름 별궁으로 중국 정원과 궁궐건축 그리고 다민족 통치의 상징적인 공간이다. 건륭황제 때 티베트 라싸의 포탈라궁을 모방한 건축양식이라 색채가 독특하다고 하는데, 상부에 올라 조망되는 피서산장 때문에 혼동이 생긴다.
결국 소포탈라궁은 한자로 피서산장이라고 하며, 피서산장과 같은 장소를 가리키는 말이다. 여의도의 약 6배에 달하는 면적의 한 공간을 결국 이중화로 일정표를 만들어 놓았다.










별다른 흥미가 없는 도보꾼 세 명이 휘휘 돌아 빠져 나왔지만 버스는 없고, 늦게 도착한 팀들이 과일을 구입해 나눠 주는데 나에겐 술안주가 된다.


피서산장을 앞에다 두고서 다음 일정을 위해 버스에 올라 이동한다.
밥 먹고 차에 올라 휴게실에서 화장실 가는 게 이동의 패턴이다.
이런 단순한 일정의 여행에서는 이동의 지루함을 달래 줄 처방전이 필요한데, 가이드는 시원한 맥주를 버스에 비치해 판매하고 있고, 우리는 이에 호응하여 맥주를 홀짝이며 낯선 도시에서의 순간들을 추억으로 쌓아간다.
차창 밖으로 광활한 산야가 펼쳐지고 있고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데 옥수수와 감자밭이 평야처럼 펼쳐져 있어 바라만 봐도 눈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이동이 길어서 어쩔 수 없이 휴게소면 내려야 한다. 따가운 햇살과 숨 막히는 담배 냄새, 그리고 암모니아 냄새는 이곳만의 전유물이다.
초뺑이의 촉감이 발동해 이어져 있는 부스가 혹여 포장마차인지 기웃거려 본다.
부동산 분양권을 중개하는 중개소는 우리나라의 떴다방과 흡사하여 유동성 위기로 채무불이행을 선언해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준 중국 최대 민간업체인 헝다가 떠오른다.

한 켠에 주차된 차량에 거대한 풍력발전기 날개가 관심을 끌고 차에 올라 유목민처럼 초원을 따라 또다시 이동한다.

듬성 듬성 피크닉을 하는듯한 차량이 초원에 주차되어 있더니 시장처럼 사람들이 많아졌다
파란 하늘과 푸른 초원뿐인 들판에서, 극히 시골 스러운 휴게소는 주차장도 비포장이다. 사람들은 시장처럼 많아 궁금증을 자아내고, 모처럼 볼거리가 된다.


차가 깔딱고개를 올라간다.
도로 주변에는 나무들이 조림되어 있고, 야생화가 피어나 산상의 화원이 펼쳐진다. 풍력과 녹색장성으로 이곳도 선도적으로 RE100을 실천하고 있는 모습이다.


소도시가 형성되어 있고, 점심을 먹는다.
우리의 명수 가이드는 매번 식탁마다 김치를 올려놓고 있고 여성들은 컵라면을 끓이니 원탁형에 음식들은 빙글빙글 돌 뿐 극히 한정된 음식에만 손이 가는 술상이다.
52도의 독한 술은 금방 취기를 올려 이성을 마비시켜 놓아 정신이 혼미 해져도 멈추지 못한다.



결국 반주가 마중물이 되어서 가계에서 고랑주를 한가득 구입하여 오늘밤 게르에서의 만찬을 준비한다.
쾌적한 차내의 냉기가 정신을 들게 하고 아직은 비축된 체력이 있어 견뎌낼 만하니 기분은 하늘로 붕 떠올라 세상이 아름답다.


초원 한가운데에는 우리의 성황당처럼 소원을 비는 돌무더기의 오보가 서 있다.

끝없이 펼쳐진 초록의 물결과, 그 위로 한없이 높고 푸른 하늘, 그리고 살포시 떠 있는 뭉게구름. 이 그림은 내가 오래도록 간직해 오고 있는 몽골 초원의 풍경이다.




비좁았던 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은 마치 가두어 두었던 가축을 방목하 듯 각자의 방식으로 흩어져서 몽골과 교감하고 지식보단 영혼이 맑은 7명의 친구가 뭉쳐서 초원의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며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드넓은 공간이 마음까지 탁 트이게 한다.




정작 바닷가에 사는 사람은 바다를 보지 못하고, 산에 사는 사람은 산을 보지 못한다고 그 동안에 수많은 산정에 올랐지만 이런 가슴 벅찬 느낌은 이국이란 공간의 이동과 내가 그려 놓은 상상 속의 풍경이 일치하기 때문일 것이다.

환갑이 넘은 친구들이 아이처럼 들떠서 동산을 올라 가며 낄낄거린다.

여행은 여기서 행복하자 란 말이 듯 지금 함께한 이 친구들과의 이 순간들을 넘 눈치보지 말고 즐기자


이런데서 사유지는 무슨 의미 일까?
개인 목장이라며 지프로 갈아 타고서 초원투어를 하는데 중국은 어딜가나 옵션 비용이 $50로 통일되어 있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봉이다.

오빠 달려, 어니 기사가 여성이니 언니 달려 다.

몽골초원에서 말이 아닌 짚차에 올라 끝없이 펼쳐진 푸른 들판을 달린다
바람이 불 때마다 마음이 먼저 흔들리며 마치 초록빛 물결이 이는 듯한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새들아 날아라 푸른 하늘을~
푸른 초원과 맑은 하늘, 그리고 유유히 풀을 뜯는 가축들이 어우러진 이 풍경 속에서 영원이 방목된 친구들이 대지를 뒹굴며 자유를 만끽한다



비록 잠시일지라도 일상의 굴레에서 벗어나 아무 생각 없이, 마음껏 한없는 느끼는 자유로움이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꽃 향기가 코끝을 스친다.


난 자유다. 꽃밭에 풀썩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프리덤을 외쳐본다. 하늘은 높고 푸르고 창공의 허전함을 뭉게구름이 채우고 있다.

이세상에서 새로운 것을 찾기보다는 일상에서 모든 것들을 새로운 눈으로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영혼이 맑은 이런 친구들과 이렇게 소통하면서 지내는 삶이 덜 외롭고 노년이 즐겁지 않을까 싶다.
이 순간만큼은 마음이 한없이 넓어지고, 세상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곳곳에는 야생화가 피어나 초원에 색색의 점을 찍고 가축들이 자유롭게 풀을 뜯는 목가적이 풍경이다.
풍경에 취하고, 친구들에 취하고, 술에 취해 해롱해롱한 상태로 숙소인 몽고 게르로 이동한다.






환영식이라며 파란 천 목도리를 걸어주는데, 각자의 퍼포먼스 덕분에 우리만의 특별한 환영식이 된다.

게르는 생각보다 현대식이다. 외몽골에서 체험했던 전통 게르와는 완전히 다르다.

옵션으로 양고기바비큐를 선택했는데 양을 통째로 잡아주던 허르그와 달리 흐물흐물한 수육만이 나와 손이 안 가지만 분위기만은 최고다.
노새 노새 젊어서 놀아~




아침에 일어나니 게르다.
근디 내가 언제부터 내몽고에 들어 와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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