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들과 내몽골여행 ***
-.일자 : 2025년 7월 18일)
-.이동 : 울란부통(내몽골 자치구) -적봉(내몽골자치구)
-.관광 : 대청산(도보-전동카탑승-도보)-옥룡사호(사막짚차-모래썰매)
어젯밤은 블랙아웃이 되었고 눈을 뜨니 아침인데 머리는 맑다.
난민촌 같은 초원의 아침은 상쾌한 공기와 함께 이슬 머금은 청량감의 소생술로 세포들을 되살려 놓았고, 게르의 식당에서 경제 에너지만을 주입하여 버스에 오른다.




어제 양고기 바베큐가 흐믈흐믈한 수육으로 나왔고 흐린 기억 속에도 잔상이 남아 있는데 명수 가이드가 옵션비용을 크리어 시키고 오늘 양고기 샤브샤브로 대체해준다고 하니 잔상만 남아 있는 나는 땡잡았다.
왜 나만 몰랐을까? 현지 가이드가 오늘의 일정을 대청산에 올라 카트를 타고 이동할 것이라 설명하는데 센달 에다가 복장불량이라서 나의 코디인 마눌님이 절로 생각난다.


산은 나에게 있어 몸 상태의 진단과 함께 치유의 공간이다.
여행 동안에 비축해온 체력이 바닥을 들어내고 있고 남아 있는 엑티비티를 즐기려면 완충지대가 필요했는데 자연스런 일정이라서 기대가 된다.
버스는 어제와 다름 없이 초원을 가로지르며 달린다. 창밖으로 펼쳐진 끝없는 푸른 들판과 멀리 보이는 낮은 산등성이가 어제의 기억을 포랜식하여 재생시켜 나간다.

햇살에 커텐이 처지고 각자 부족한 수면보충에 들어갔고 창문 너머로 스며드는 풍경에 나를 이입하여 나만의 여행을 즐긴다. 잠잠한 이 순간 어제의 블랙아웃도 복잡한 생각들도 의미를 잃는다. 오직 지금, 이곳의 풍경과 여행의 의미만이 나의 감각을 토닥거릴 뿐이다.

가이드는 할말이 없는지 설명할 필요가 없었던 것인지 대청산산림공원에서 내려서 매표소앞까지 이동하여 자연스레 리프트로 유도한다.
대청산 일정표상의 도보 3시간은 니들이 편하고 빠른 케이블카 놓아두고서 힘든 산행을 하겠냐는 유인책이였고 또 당연스레 케이블카를 선택하지만 우린 다르다.
아무리 흥청망청하고 있어도 한때는 건강한 육체와 정신으로 전국의 산을 누볐던 산꾼들이라 당연히 등산인데 1시간은 차이가 날거란 가이드의 말에는 신경이 쓰인다.

우리들 7명의 원정산행팀은 절대 민폐사절이 원칙이라 초입에 들어서자마자 냅다 달린다.



숲은 청량감이 있고 햇살에 노출되면 햇살이 바늘침처럼 피부에 꼿히는 무자비함을 보이지만 총알이 빗발치는 사선을 넘듯 산길을 헤쳐 나간다.




결국 주군이 대의를 위해 희생을 하였고 청바지로 특수무장을 한 몰빵이 실신상태가 되었지만 무사히 케이블카팀과 합류하여 우리들의 저력을 보여 준다.
산이야 내가 좋아하는 것이니깐 그닥 성취감은 없어도 친구들과 함께 리프트팀에 뒤지지 않고 올랐다는 뿌듯함이 온몸을 감싼다.

습도가 적고 정상이 2300m라서 그늘진 오름길에서 땀이 말라서 우리팀이 추억을 남기고 있는 전망대에 올라서 광활한 자연을 내려다 보는 풍경은 장관이다.
산상의 화원이 펼쳐진다.


놀자 놀자가 짊어지고 온 정상주 한잔 들으키고 산하를 바라다 보니 여기가 무용도원이고 내가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다.

전동카에 탐승하여 대청산으로 이동하는 길이 버진로드가 되었고 함께한 사람들은 축하객으로써 이 축제를 맘껏 호흥하고 즐기고 있다.



이런,, 이런...
바라만 봐도 탄성이 나오는 바위투성이의 산맥들이 압도한다.

이런 산이 200km나 뻗어 있다니 여기 살았다가는 산만 타다가 죽게 생겼다.



중간 뷰포인트에서 내려 포토타임을 가지는데 함께한 친구들은 지구의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공중부양이 제각각 이어도 웃음꽃만은 말발 한다.






카트에서 내려 대청산정상에 오른다.
얼마 전 몰빵과 월출산에 올라 설악에 버금가지는 명산이라고 감탄을 했었는데 규모나 산세는 새발에 피일 뿐이고 펼쳐진 평야는 만경평야쯤은 텃밭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아득한 시절, 산에만 몰두하여 무심코 스쳐 지나쳤던 백두산의 야생화가 이렇게나 나의 가슴 한 켠에 애절함으로 남아 있을 줄 몰았었는데 더 이상은 그리움으로 애달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드넓은 펼쳐진 야생화 천지의 초원을 달리는 카트의 음악은 스며드는 바람의 향기와 우리를 들뜨게 만들어 어깨춤이 절로 추워 진다.

홀로 있을 주군이 염려되어 하산길이 급해진다.
리프트를 타고 내려가며 숲을 뚫고서 여행팀들의 응원 소리가 참새 소리처럼 정겹게 들려오고, 관광객들에 휩쓸려 어느새 낯선 주차장에 도착한다.
공원에 모여 음식을 나눠 먹는 공동체 문화가 정겹게만 느껴지는데, 정작 우리 친구 주군은 사라졌고, 전화는 워키토키로 신호만 가다가 끊겨 애가 탄다.

그 감동도 흥분도 더운 날씨에 아지랑이처럼 사라져서 몹시 조용하게 식당으로 이동한다.
들판은 감자밭으로 바뀌었는데, 지금의 경제 발전 속도라면 이곳도 농사지을 사람이 없을 거라는데, '로컬 맛집'이라는 식당에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우리들의 활력이 확 낮아졌다.
아줌마들의 주식인 라면 국물을 리필하여 겨우 소주 몇 잔을 넘기고, 건너온 맥주는 반납한다.

현재 지역이 어딘지도 모르고 차에 오르면 두어 시간을 내달리는데, 내몽골 자치구 오르도스 지역인 옥룡사호에서 내린다.



옥룡사호는 낙타 체험, 사막 지프, 그리고 모래썰매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어, 저하된 분위기 전환에 최적화 된 듯 입구부터 낙타가 입을 씰룩 거리며 우릴 지켜 보고 있다.


사막체험을 왔으면서도 햇살에 목덜미가 따갑고 땀이 흘러 조막만한 그늘을 찾아 이동하지만 다위는 어쩔수가 없어 멍하니 모래언덕을 보며 짚차를 기다리는 시간이 무료하다.


몽골에 왔으면 유목민처럼 말을 타고 푸른 초원을 다그닥다그닥 달리며 가축을 몰아야 할 텐데, 우리는 모래밭에서 지프를 타고 언덕을 넘나들며 질주한다.
이럴 때는 오버 액션이 기본이라, “캬악! 카약!” 소리를 지르며 기사님을 재촉했고, 우리는 그저 스트레스를 날린다.






액티비티가 나트랑에 비해 조금 아쉽긴 했지만, 격의 없는 친구들과 함께하니 또 색다른 재미가 있다.


순식간에 집차 투어가 끝나고, 모래썰매를 하나씩 나눠주었는데, 세 명이서 푹푹 빠지는 모래언덕을 오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술 때문인지, 술의 영향인지 숨이 차고 다리가 무거워졌지만, 바위 전망대에 올라서니 마치 관제탑처럼 사방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행의 대부분이 차를 타는 시간이 되어, 울란부통에서 승덕까지의 이동거리가 300km로 만만치가 않아서 화장실 문제 때문에 맥주캔을 따는 것도 두렵다.
여행의 목적은 이국의 문화를 접하고, 낯선 환경 속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으며 나 자신을 돌아보는 데 있는데, 정작 현지인들의 삶과 전통체험은 고사하고, 차에만 타면 모두 눈을 감아 버려 우리끼리의 소통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다.
결국 어쩔 수 없이 맥주를 희생양 삼아 답답함을 풀어본다.
한 시간여를 남겨두고, 화장실에 대한 강박관념이 사라지자 명수 가이드는 아버지와 동명이인인 주군부터 흔들어 깨워 분위기 잡기에 나섰다.
역시나 술은 제 역할을 톡톡히 했고, 고량주처럼 분위기는 확 달아올랐다가도 마른 장작처럼 금방 시들해졌지만, 오늘 밤에는 '현지 체험'이라는 이벤트가 생겼다.

명수 가이드는 어제의 양고기 수육을 대신하여 센스있게 양고기 샤브샤브를 준비했고 여행사 측에서 비용을 부담한다고 했다.


만찬 자리는 조명으로 휘황찬란하여 회갑잔치를 하기에 알맞다.
회갑을 맞은 후배가 고량주를 스폰 했고, 우리는 아낌없이 제2의 인생 출발을 축하한다.
유쾌한 시간은 금방 흐르는 법이다.



함께한 최연배의 형님이 이전 여행에서 만났던 가이드를 다시 만나 서로 반가워한다. 사람은 언제 어디서 만날지 모르니 착하게 살아야 한다.
결국 과일가게의 과일은 구경도 못 한 채 버스에 오른다.

룸을 배정받고 곧장 로비로 나와 일행을 기다리는데, 어쩐지 조금 어색하다.



그래도 '하룻밤에도 만리장성을 쌓는다'는 말처럼, 2박 3일을 함께 보내며 어느새 정이 들어 함께 나선 이국의 밤문화 체험에서 한국인의 유흥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K-중년 문화를 취재하려는 중국인들까지 우리 곁에 모여들고 있다.
마셔라 마셔라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할꺼야..겨우 삼일째인데 한계점에 도달하고 있어 빈 잔만 부딪힌 체 좀처럼 술을 줄어 들지 않고 술병은 그대로다.
거사를 겨우 치르고서 각자 아지트로 흩어져서 철저한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어 노는 것도 젊어서 논다는 게 실감난다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면서도 체력 관리의 필요성을 느끼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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