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오키나와 여행 (3박 4일)*** -
-.일자 : 2026년 3월 2일 - 3일차
-.여행지 : 오키나와 월드 - 옥천동 - 치넨미사키 공원 - 오키나와 해중도로 -누치마스 소금공장 - 머큐어 오키나와 나하 호텔 - 귀국
한 시간 이상 공원을 산책하고 돌아왔음에도 호텔 조식은 입맛에 맞지 않지만, 여행을 이어가기 위해 억지로라도 배를 채운다.
가이드는 여성으로 바뀌었고, 그동안 침묵하던 남자들도 조금씩 말을 꺼내며 분위기는 한결 부드러워졌다.



첫 일정은 오키나와 월드 내부에 있는 옥천동굴이다.

약 30만 년에 걸쳐 형성된 일본 최대 규모의 석회암 동굴로, 전체 약 5km 중 890m가 일반에 공개되어 있다. 100만 개 이상의 종유석이 자라 있는 장관이며, 내부는 연중 약 21~23도로 유지되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중국 장가계의 황룡동굴처럼 배를 타고 이동하는 구조는 아니지만, 동굴 형성 과정에서 흐르던 물길이 그대로 남아 있고, 종유석을 일부 절개해 보행로를 만들 만큼 규모가 크다. 그만큼 다양한 종유석이 밀집해 있지만, 무엇보다 화려한 조명이 배제된 수수한 연출이 오히려 인상적이다.
어둑한 조명과 높은 습도 속에서 일행은 자연스럽게 흩어진다. 아내와 함께 흔적을 남기듯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경이로운 풍경을 기록해 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마저도 점차 익숙해지고 식상해진다. 결국 뚜벅이 걸음으로, 언제 다시 올지 모를 동굴을 빠져 나온다.


















가이드는 공원 내 식물들을 일일이 설명하며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지만, 대부분의 일행은 각자 다른 곳에 신경을 쓰고 있다.

전통 가옥과 상점들을 둘러본 뒤 부페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다.
여행을 왔으면 현지 음식 체험이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도통 손이 가는 음식이 없어 그저 조금씩 맛만 보며 일행의 속도에 맞춰 식사를 마친다.
어느 하나쯤은 집중해서 즐길 만한 것이 있을 법도 한데, 이곳 음식은 내 취향과는 잘 맞지 않지만 아내는 이런 분위기와 음식이 체질인 듯하여 다행스럽다






.
식사후 전통 에이사 공연장에서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친구가 또 사라졌다. 모두가 흡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제는 일종의 ‘요주의 상황’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에이사 공연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눈과 마음으로만 담아야 한다. 처음에는 단순하고 밋밋해 보이던 공연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흥미를 더해가고, 결국 박수가 절로 나오게 된다.
1. 에이사(Eisa)란 무엇인가?
에이사는 오키나와 지역의 전통 민속 무용으로, 본래는 조상의 영혼을 위로하고 가족의 번영과 건강을 기원하는 불교 행사인 '오본(Obon)' 시기에 마을마다 행해지던 축제 춤이었습니다.
• 특징: 대형 북(오다이코), 중형 북(시메다이코), 소형 손북(파랑크)을 든 연주자들이 박력 있는 북소리에 맞춰 군무를 펼칩니다.
• 분위기: 웅장한 북소리와 함께 울려 퍼지는 오키나와 민요(산신 연주), 그리고 춤꾼들의 기합 소리가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강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극히 시골스러운 해안도로를 달린다. 우리 동네 남해의 해안도로와 비슷한 풍경인데, 간혹 보이는 집들의 안테나가 옛 시골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치넨 곶 공원에서 잠시 내려 태평양을 바라보지만 큰 감흥은 없다. 마치 바다를 마주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바다를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사람처럼 무덤덤하다.









오키나와 섬은 전체적으로 길게 뻗은 형태로, 마치 바다 위에 놓인 긴 밧줄처럼 느껴진다는 섬이다..
사방이 바다인 이곳에서 이러한 풍경이 굳이 관광 상품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다소 의아하다.



차량은 섬 투어를 하듯 계속해서 달리고, 바다를 가로지르는 해중도로를 지나 미야기섬으로 들어가 소금 공장 견학과 쇼핑을 한다.
노쇼핑 상품인데, 제주도의 한라산을 횡단하듯 반대편까지 이동해 와서 소금 공장을 들르는 일정은 여전히 납득하기 어렵다.

1. 누치마스 소금공장의 핵심 포인트
세계 유일의 공법: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상온 순간 공중 결정 제염법'**입니다. 바닷물을 안개처럼 분사해 공중에서 결정시키는 방식으로, 바다의 미네랄을 그대로 소금에 담아내는 세계 최초의 특수 제조법입니다. 이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미야기섬의 경관: 공장과 함께 위치한 **‘카후반타(果報バンタ)’**라는 절벽은 오키나와에서도 손꼽히는 절경 스팟입니다. 탁 트인 에메랄드빛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어 ‘파워 스폿’으로도 불립니다.

여자들의 구매 욕구는 본능적인 듯하여, 잠시 멀찍이 떨어져 있다가 카후 반타 절벽에 오른다.
공장 뒤편의 카후 반타는 ‘행복을 가져다주는 절벽’이라는 뜻으로, 약 80~100m 높이에서 에메랄드빛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절경지다.
비를 뿌릴듯이 흐린 날씨에 바람이 강해 제대로 된 풍경을 감상하지는 못했지만 가벼운 오르막길은 차에 오래 앉아 굳어진 몸의 근육을 풀어주기에는 도움이 된다.




일본에 관광상품이 그만큼 없다는 반증이지만 이런 곳을 굳이 란 생각이 뇌리에서 떠나질 않고 있고 왔던길을 그대로 거슬러서 복귀하는데 기여코 비를 뿌린다.
가이드에게 부탁을 하여 올해 환갑이 된 회장님을 축하를 위한 케익을 준비하였고 식당에서의 조촐한 축하는 축하송을 틀어주고 함께 축하를 해주는 일본 특유의 친절함에 감동이다.
어둠이 내려앉아 도심에 불이 하나둘 밝혀지고, 사선을 그으며 내리는 빗줄기가 마지막 밤의 일탈을 막아선다.
좁은 객실 안에서는 함께 모여 여행의 뒷이야기를 나누는 것조차 부담스럽고, 이곳에는 이자카야도 없어 여성들은 돈키호테에서 간단한 선물만 고를 뿐, 조용히 하루가 마무리되어 간다.
로비로 내려가 빗줄기를 바라보다가, 우산도 없이 공원으로 들어가 가볍게 마무리 운동을 한다.
아직 잠들기에는 이른 시간이다.
나홀로 소주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며 잠자리에 든다.


도심 속으로 바다가 길게 이어지고 공원까지 갖춰져 있어 나에게는 최적의 운동 장소였지만, 이 또한 마지막이다.
호텔 음식은 여전히 입에 맞지 않아 거부감이 들어 제대로 먹지 못하고, 대신 과일로 허기를 달랜다.


노쇼핑 일정이라 했지만 면세점은 예외였던 듯, 이른 시간에 출발해 면세점에서 꽤 긴 시간이 주어진다. 그나마 자유시간처럼 느껴져 밖으로 나와 산책으로 시간을 보낸다.



하룻밤의 정이 이토록 애틋했던가?. 함께한 시간이 길지 않았음에도 정이 깊어져서인지, 가이드와의 헤어짐이 유난히 아쉽게 느껴진다.




금방 대한민국이다.

공항에서 곧바로 식당으로 이동해 동태탕으로 점심을 먹는다. 여행지의 낯선 음식과는 달리 익숙한 맛이 입안을 채우자, 여정의 피로가 풀리는 듯하다.
이렇게 돌아와서야 비로소 깨닫는다. 익숙함이라는 것이 때로는 가장 큰 위안이자, 여행 끝에서 조용히 떠오르는 안도감이라는 것을. 우리나라가 참 좋은 나라라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마음속에 자리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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