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례 섬진강 벛꽃 구경 **
-.일자 : 2023년 3월 28일
-.코스 : 섬진강 벚꽃길-사성암-오산-둥주리봉-동해마을-섬진강벚꽃길
방탄했던 일탈의 결과가 처참하다.
내 열과 성의를 다해 지극정성으로 주님을 섬겼는데 남는 건 고뇌와 번뇌뿐이다.
텅빈 집
지독한 외로움과 고독감에 잠 못 들고 나 홀로 뒤척이다가 악몽에 일어 났지만 물 조차도 넘길 수 없는 무기력감이 나를 괴롭힌다.
인생은 유한한데 이대로 시체처럼 하루를 보내 버릴 수는 없다. 살아 있는 한 움직여야만 한다.
내 비록 일탈에 대한 혹독한 댓가를 몸으로 치르고는 있지만 삶의 영속성이 나를 밖으로 내 몬다.
정작 벚꽃을 찾아 나선 이국에서 보다 나의 생활권에서 더 화려한 꽃을 피워내고 있어 파랑새를 찾아 떠났던 나를 탓 하고 있다.
잠시 일본을 다녀 온 사이 봄날은 이렇게나 화려하게 부활을 하여 눈이 부시다.
억지 곡기 끊기는 반성을 의한 비움의 행위가 되었고 김밥 한 줄은 삶에 필요 에너지로 배낭에 챙겨 넣고 섬진강의 벚꽃 길로 나선다.
완벽한 봄의 풍경이 심폐소생을 하듯 나의 심장을 뛰게 한다.
이른 아침의 적막한 섬진강을 따라서 노란 개나리꽃이 조연이 되어 백색의 벚꽃 터널로 인도하며 상처 난 육신을 향기로 치료해 준다.
홀로 걷는 섬진강 벛꽃길이 천상의 세계 인 듯 비현실적이기만 하다.
꽃구경과 산행을 위해서 두꺼비다리의 주차장에 주차를 한다.
산행은 나의 몸 상태를 체크해 주는 전담 주치의가 되어 나태했던 삶들을 털어내며 신선한 세포들로 치환 해주고 있지만 저항이 만만치가 않아 땀이 흘러 내린다.
새싹이 돋고 야생화가 피어나고 있는 산자락이 자연치료제가 된다.
자동차로 올라 온 사람들과 뒤섞여 사성암으로 흘러 들어가 육신을 자동세차기로 세차를 하듯이 순화시켜서 빠져 나온다.
연분홍의 진달래가 청사초롱처럼 반짝거리는 산길이다.
전망대에 올랐지만 언제부터인지 지리산은 보이지 않게 되었고 섬진강줄기만을 망연치 쫓다가 내려선다.
아~ 꽃 길이다.
나을 위해서 가만 가만히 기다려 준 듯 완전한 자태를 유지하여 바람에 흔들리는 진달래꽃잎들은 서로들 눈맞추려고 원색의 꽃잎들을 더 짙게 물들이고 있다.
허 이거 참, 잠깐의 외도를 했던 게 미안스러워 진다.
동반자도 시위를 하듯 서울에서 내려 오지 않고 있는데 자연은 이렇게나 화려하게 꾸며 놓고서도 속절없이 기다리고만 있었을 그 속 없음에 애증이 더 간다.
습기 머금은 산길이다.
노란 희어리 피어났고 야생화가 키를 낮추게 할 뿐인 나 홀로 산길에서 홀로서기를 일깨워 간다.
둥주리봉이 버겁다.
기온까지 올라 처진 육신이 젖은 휴지처럼 흐느적거리며 겨우 정상에 올라선다.
이미 선점되어 버린 정자는 세월에 삭아서 빠진 계단이 건물을 무너 떨릴 것만 같다.
뜸했던 진달래꽃이 다시금 부활을 하였고 관목들은 꽃잎처럼 새파란 이파리를 내밀고 있다.
빠니 아는 등로이고 이정표 들이지만 어쩌다 보니 임도를 따라 암자로 들어서 버렸고 꾸불꾸불한 임도를 따라 한참을 내려 간다.
이러다가 브레이크가 파멸되듯이 무릎이 아작 나게 생겼다.
그토록 정도를 따르자고 다짐을 했으면서도 항상 반복되고 있는 이런 결과에 난 좌절한다.
섬진강 벚꽃길에는 벌들의 날갯짓처럼 사람들이 모여 들어 웅성거리고 있고 섬진강을 따라 흘러가는 국도변은 차량들의 정체로 하세월이다.
집에 가도 기다려 주는 이 없으니 이런들 어쩌랴 저런 들 어쩌리 이왕에 나선 길 꽃구경이나 실컷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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