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나들이 4박 5일 **

-.일자 : 2023년 6월 23일 ~27일

-.장소 : 한양 일원

 

아이들이 직장을 서울로 옮긴 후 시간과 경제적 부담으로 왕래는 자연스레 명절로 한정이 되어 버렸고 멀어진 거리만큼 안부 전화 조차도 보험설계사 보다도 뜸하니 별수 없이 아쉬운 우리가 상경을 하게 된다.
고액 연봉자이나 사회적인 가치가 시한부인 나와 사회 새내기지만 미례 가치가 무한정인 아이들 간의 경제적인 효용성은 어떻게 될까?
하도 따질 게 없다 보니 부모자식 간의 이동에서 조차도 실익을 계산하게 되는 속물이 되어 가고 있음이다.
이번만 해도 그렇다.
경제적인 지원 이야 못해줘도 자립을 위해 기초만은 건드리지 않으려고 모든 자본을 내가 부담하기로 한 조건으로 제안한 호캉스다.
이 얼마나 애뜻한 자식 사랑인가?

 

야근 후 곧바로 한 상경으로 일일 운동량을 채우지 못했기에 관악산을 먼저 다녀 오기로 한다.
나에게 운동은 필수이고 1만보는 해외여행에서 조차도 지켜 낸 나만의 약속이자 루틴으로 4년여를 지켜 내고 있는 자존심이다.

 

흩어져 있던 가족이 상봉에서 상봉하여 식당에 모여 모처럼 한 식구가 된다.
잘 적응을 하고 있는 딸들이 예뻐 쓰담쓰담 해주고 싶지만 구 시대라 애정표현에는 서툴러 술잔 만을 기울이면서 두 딸들의 성장기에 흐뭇 해 한다.

 


어김없는 생체시계는 초저녁에 잠자리에 들게 하여 헛소리를 줄여 주었고 이른 기상으로 불암산과 수락산을 연계하여 다녀 온 후 호캉스를 위해 호텔로 출발한다.


내가 생각했던 엠배서드서울풀만호텔은 동대문 근처였었는데 을지로로 남산타워를 조망하고 있어 정보 에러가 있다.


먼저 도착해 있던 딸들이 체크인에 앞서 티타임인 애프터 눈 타임에 전망 좋은 자릴 선점하여 기다리고 있고 다과와 음료를 마시며 호텔 분위기 파악에 들어 간다.

 


엠배서드서울풀만호텔......
커튼이 자동으로 열리면서 남산 뷰가 펼쳐지고 무선충전기에다가 블루투스 스피커 등이 갖춰져 있어 호캉스엔 최적의 장소다. 
티브이에 체크인 한 딸 이름이 나오는 건 소소한 챙김이다.
탁자에 앉아서도 침대에 누워서도 통 창으로 남산타워가 바라다 보이는 힐링의 장소다.


실내 수영장이 좀 작지만 수영장 이랑 사우나가 무제한 이라서 대접 받는 느낌도 난다.


수영장에서 호캉스의 워밍업을 시켜서 이브닝의 하이라이트인 헤피아워를 즐기기 위해서 이그제큐티브라운지로 자릴 옮긴다.
딸들이 웨이팅을 하여서 도심의 야경이 펼쳐진 창가에 자릴 잡아 가족 디너 파티인 해피아워다.
삼겹살에 소주를 마셔도 1시간 40은 짧은 시간인데 산해진미가 있고 와인을 곁들인 저녁식사는 너무나 빨리 흐른다.
다행인 것은 나를 혼절 시켰던 양주가 없고 셋팅된 위스키와 보드카 맥주 등이 폭음을 절제 시켜 놓아 룸으로 자리를 옮겨 남산타워의 야경을 보면서 가족간의 정감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서울 하늘에 달이 두둥실 떠 있고 남산타워가 화려한 조명으로 눈길을 끌어도 실내의 밝은 조명에 창에는 우리들의 자화상만이 활동사진처럼 아른거리고 있을 뿐이다.
자식 성장의 뿌듯함과 소소한 행복들을 침대로 끌어 들여서 달콤한 잠에 빠져 든다.

 

 



편안 했던지 과했던 취침주 덕인지 선잠 없이 숙면을 취했고 침대에서 조망되는 남산타워가 이곳이 호텔임을 자각하게 만든다.


일정상 이른 조식 타임을 선택하였지만 이젠 직장 생활로 규칙 적이게 된 딸들이 함께한다.
조식은 다양하고 깔끔한데 어제 해피어워와 중복된 음식들이 식욕을 끌어들이 진 못하고 있어도 삶이 업그레이드 된 듯하다.


12시의 늦은 퇴실이 남산으로 이끈다.
도시의 한복판이라서 거리감은 없지만 한양도성길에서 이미 답습을 했었고 늦었다 싶으면 되돌아 오면 그만이다.
남산둘레길에 올라서면서 흔근하게 젖어 든 옷으로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 속에 자연스레 석이면서 현지인이 되어 버렸고 남산에 올라 도성을 굽어 본다.
도시는 희뿌옇고 망막 운동을 시키고 있는 검은 물체의 날파리들이 잠식 해 버렸다.
사람 눈치 안보고 지들끼리 엉겨 붙은 러브버그 곤충의 징그러움에 손사래로 방어막을 치면서 호텔로 복귀한다.


수영장에서 경직되었던 몸을 풀고 남산 뷰의 룸에서 맥주 캔을 까며 새삼 편안함을 느끼고 있는 내 자신이 시크한 도시남이 되어 가고 있는 것만 같다.



두근 두군 큰딸의 남친 소개 시간이 다가 온다.
호텔을 나서자 날씨는 장마전선이 밀고 올라 온 더위가 몸을 끈적거리게 하고 숨을 탁 막히게 한다.
이런 더위에 정장 에다가 꽃다발을 한아름 안고 나타난 녀석......
딸도 긴장을 하여 혓바늘이 돋아 밥을 못 넘기고 있는데 초년생이라 어쩔 수 없이 야근 당직까지 하였다 하니 그 긴장감 이야 오죽할까?
자식들이 잘되라고 밤낮으로 빌어 주는 게 부모인데 남의 자식을 품평해 하는 듯 하는 것도 내 직성에는 맞질 않고 첫 인상은 훗날의 인연이란 연줄에 맡겨 두고서 긴장감이나 풀어 주고자 리딩을 한다.
서로의 챙김이 돋보이는 자리였지만 편안하게 한답시고 오지랖을 떤 것만 같고 말수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은 곁들인 술에 제어권을 빼앗겨 버려 이미 격식 따위는 없다.


커피를 마신 후 딸의 남친은 몸과 정신의 억압에서 풀어 주고 익선동의 좁은 골목길을 배회하지만 마땅하게 쉴 곳이 없다.
결국 아지트로 잡은 곳이 선술집이다.
어스름에 포장마차들이 펼쳐지고 있고 깃발을 앞세운 관광객들이 몰려 들고 있어 여행 기분 제대로다.
직장이 이 동네인 작은 딸은 내일도 여기에서 회식 장소가 잡혀 있다며 근무의 연장인 듯한 지겨움이 묻어나고 있어 결국 오늘은 이래저래 눈치 없는 아빠가 되고 말았다.

 

 


 
주룩 주룩 내리고 있는 비가 장마의 시작을 알린다.
오늘은 서울산악회의 정회원이 되기 위한 첫 도전이라 그 긴장감이 큰딸의 남친 소갯날의 심정이다.
잔뜩 습하고 더운 날씨에 내린 비가 긴장감에 흐르는 땀을 감추어 준다.

새 산빌을 장착 했다.

 


비에 산행 루트가 수락산자락의 서울둘레길로 수정 되었는데 집사람과의 추억들을 되새김질 하는 길이다.
어제도 수락산을 올랐는데 백운동 마을에서 수락산을 오르다 중턱 계곡에 다 자릴 잡아 간식 타임을 가진다.
서로간 서먹함을 줄이는 브레이크 타임이다.
시간의 흐름에 친숙함이 커피 향처럼 퍼지고 있는데 빗줄기가 쏟아진다.
짧은 산행이었지만 어쨌든간 참 잘했어 라고 칭찬해주고만 싶다.



이왕에 상경한 김에 정년 후의 놀거리를 마련해 놓기 위해 산악회에 다시금 편승한다.
비는 그쳤고 따갑게 쏟아진 햇살에 짙푸른 나뭇잎이 살랑거리는 그늘은 시원하여 우리도 아열대성 기후로 변해가고 있는 듯 하다.
어제와 달리 많은 참석자들로 자기 소개 시간이 참으로 쑥스럽다.


자칭 산꾼인 내게는 서울 어느 산길이나 익숙하고 추억 묻은 길들이다.
더구나 망우공원에서 이어진 용마산 아차산자락은 가족의 공통 추억들이 있어 더 더 친숙한 곳이다.
길게 줄을 잇고 어느 단체들보다도 친목이 돈독해 보여 끼어들 틈새는 없다.
오로지 걷는 게 나의 스타일인데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고 있어 망우산에서 헤어질 결심을 하고 대장님께 양해를 구한다.


아차산 산행 후 필수 코스 란 할아버지순두부로 나름 하산주를 하고 귀가 하여 퇴근하는 딸들과 외식을 하는데 뭔가가 채워지지 않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 랜턴까지 챙겨 왔는데 야경의 명소인 용마산을 건너 뛰었으니 지금이라도 다녀 오자.
도시의 불빛은 화려했다.
나는 보람찬 하루를 보낸 성취감으로 눈빛이 반짝 반짝 거린다. 

 


상봉역앞의 국수 집이 메뉴를 하나씩 거의 다 먹어 단골이 되어 간다.


이른 시간이지만 출근하는 사람과 뒤섞여서 잠실에서 내려 석촌호수를 산책하며 순삭으로 지나가 버린 서울에서의 일상들을 정리해 본다.
점광석화처럼 빠르게 지나갔다는 것은 그만큼 적응을 잘 했다는 반증으로 여기고 또 하나의 식구가 될지 모르는 만남은 운명이라 생각하자.
커피 한잔을 마시며 바삐 움직이고 있는 직장인을 바라 보면서 나도 일상 복귀를 준비한다.


아~~ 집에 가기 실 타......
맨날 맨날 놀면서 한량처럼 살고 싶다.
정년이 내년인 내가 할 소리는 아니지---
부모도 돈이 있을 때 대접 받는 시대인 만큼 얼마 안 남은 직장생활 보람차게 하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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