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 : 2023년 11월 18일
-.서해랑길 53 코스 : 새창이다리-증석교-회현초등학교-백석버스정류장-외당마을버스정류장 (19.6km)
-.서해랑길 54 코스 : 외당마을버스정류장-은파유원지-월명호수-근대쉼터-진포해양테마공원(11.6km)
===-.서해랑길 53 코스 : 새창이다리-증석교-회현초등학교-백석버스정류장-외당마을버스정류장 (19.6km))===
개인 사유들로 인해 서해랑길에 대해 언급조차 없다가 급조되어 김하사와의 출발 시간을 조율해 놓았는데 갑작스런 폭설로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
역행해 오던 출발지가 허리춤의 군산으로 수정되면서 원치 않게 순방향이 되었고 눈과 결빙으로 인하여 곳곳에 사고가 발생되어 오히려 평택보다 더 지난한 시간을 도로에서 허비하고 목숨까지 담보로 걸어야만 했다.
국도로 갈아 타서 블랙아이스에 차량 제어가 불가함을 목도 하면서는 모두가 공포에 휩싸였다가 겨우 대야면으로 빠져 나오는데 조식을 먹을 데가 없어 지방소멸을 체감한다.
그새 따스한 기온이 퍼지면서 주변은 빠르게 원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고 53코스의 출발지인 새창이다리에 무사히 도착한다.
새창이다리는 우리나라 최초의 시멘트다리이고 김제와 군산을 잇는 군산의 시작점이라 의미도 있는데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한 무리의 크린워킹그룹이 차에서 내리면서 정신을 흩트려 놓더니 눈발처럼 흩어지고 우리도 김하사와는 3일후에 조우 할 것을 약조하고는 만경강을 따라서 서해랑길을 잇는다.
제방과 그 아래로 자전거도로가 나란히 하고 있고 제방은 만경강과 넓은 들판을 조망하기에 좋다.
시베리아벌판만 같은 무미건조한 뚝방 길이지만 억새와 물새들의 조화로움이 활동사진이 되어 주고 있다.
구름 사이를 비집고 나온 빛내림이 퍼져 나가면서 음지의 눈마저도 녹아 들어 새벽이동에서 보았던 설경이 꿈이 였던지 싶다.
자전거도로는 버섯이 피듯 페인트가 들고 일어나 관리의 부재를 느끼게 하여 다시금 도로를 독차지 한다.
청하대교를 지날 뿐 갈대와 억새가 공존하고 오리들이 노니는 생태계는 강물을 따라 이어지고 있다.
점차 우리들도 서해랑길에 적응을 해가면서 본연의 모습을 되찾고 있고 도로를 벗어나 자전거도로를 내려 서면서는 가림막을한 질주 말처럼 시야가 한정되어 속도전이 된다.
걸음은 거짓이 없다고 멀게만 느껴졌던 지경교와 증석교는 신기루였던 것처럼 풍경에서 지워져 버렸다.
모처럼의 출동에다가 첫날이라 힘이 넘치고 있는 탓에 속도가 오버하고 있는데도 누구 하나가 제어를 하는 사람이 없고 금강교를 앞에 두고서 우측으로 방향을 꺾어 도로를 벗어난다.
논에는 공룡알 같은 곤포사일리지가 널려 있는데 주군은 저 사료가 벼보다 더 가격이 높다고는 하는데 모를 일이다.
근디 배추 포기들은 왜 이렇게나 크고 실한 고추는 왜 매달려 있어서 주군의 궁금증에 우리들이 시달린다.
제발 물어 보질 말고 현상을 파악해서 우리들에게 알려 주면 안되겠니?
논의 젖줄인 배수로에 철망이 쳐져 있어도 마찬가지인데 몰빵이 그 깊이를 감안하여 술 취한 노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용도라고 간단히 정의를 내려 준다.
2차선 도로인 옥성 버스정류장을 건너 마을로 진입한다.
공동농기계보관창고에는 트랙터 콤바인 등의 농기계들이 관리되고 있고 커다란 유치원들이 있어 농촌의 현대화를 느끼게 한다.
점심을 먹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나 중화요리집에서 풍기는 냄새에 자극을 회현면의 분식집에서 육계장에 소주로 기분을 워밍업 시킨다.
한적한 도농지역을 걸을 땐 먹거리가 있을 때 먹어줘야만 한다는 우리들의생존 본능이다.
지붕에서 녹아 내린 눈이 빗물이 되어 휘날리고 회현초등학교에서 도로공사중인 비포장로로 들어 서는데 질퍽거림이 눈길보다도 더 조심스럽다.
갯벌체험을 하듯 갈지자로 조심조심 빠져 나와 끝자락에서 주차장을 만나는데 마을이야기가 있는 사오갯샘 우물을 비롯하여 제법 구색은 갖춰져 있다.
청암산생태탐방로가 해갈을 하듯 몸과 정신을 말끔하게 씻어 준다.
어라, 이곳이 군산호수와 연결이 되면서 제법 유원지모습을 갖추고 있어 화장실도 있고 간이 주유소가 있어 여수 할머니의 부추김에 어묵과 참이슬로 차가워진 몸을 덮인다.
언제부터인지 구불길이 같이하고 있고 사람들이 제법 많다.
아이너리하게도 군산으로 거처를 옮긴 동생은 지금 광양에 내려가 있고 내가 군산의 대표격인 이 둘레길을 걷고 있다.
푸르른 대나무숲과 수북한 낙엽을 주려 밟고 걷는 산림욕길이 군산호수를 끼고 이어 진다.
시나브로 사목사목 걷는 길이다.
늦가을의 정취도 남아 있어 더 없이 좋은 산책로의 끝자락에서 청암산표지석을 만난다.
억새로 인하여 가을의 정서가 머물고 있는 군산호수를 내려 와 농로를 걷는다.
서해바다와 함께 하는 길인 서해랑길에서 아직 바다를 보지 못하고 강과 호수와 농로만을 걷고 있다.
산비탈에 골프연습장이 보이고 들판의 끝에는 군산의 시가지가 아지랑이처럼 걸린다.
저 논들의 공룡 알들이 다 부화를 하면 쥬라기공원같은 SF영화처럼 생존을 위한 사투가 일어 나지 않을까?
두루누비 루트에서도 별 의미를 찾지 못하여 몰빵의 주도하에 단축 길을 찾지만 별 성과는 없이 2차선 도로에 접속하여 와당마을버스정류장에서 54코스를 마친다.
오랜만에 코스인증을 하려니 좀 어설프지만 기상악화에 대응하여 급조된 코스를 완주하여 성취욕이 크다.
=== 서해랑길 54 코스 : 외당마을버스정류장-은파유원지-월명호수-근대쉼터-진포해양테마공원(11.6km) ===
곧바로 도로를 건너 55코스를 이어 간다.
도로가 들판과 아파트 단지를 경계 짓고 있다.
서해랑길은 아파트진입로를 따라 가면서도 표시기와 이정표가 있고 또 두루누비트랙이 안내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
완만한 포장로의 산길로 올라 가는데 차량의 통행이 제법 있고 이 길이 은파호수로 연결되어 편의점등이 있는데도 웬일들인지 그냥 지나친다.
그 동안 국토종주의 숙려기간 때문인지 부담감 때문인지는 모르나 찬바람이 쉼을 허락하지도 않고 있다.
산기슭에 늦단풍이 수면에 아른거리고 산 그림자가 한 폭의 동양화가 되어 단아하다.
은파호수둘레길은 몇 번 다녀 봐서 낯이 익는 곳이다.
군산호수는 자연과의 어울림이 있지만 이곳은 농업용 저수지를 공원화시켜 놓았기에 색조화장을 한 여인처럼 이쁘고 또 포근하게 안아 준다.
나와 주군의 트랙이 따라 오지 않는다.
행정전산망의 불통 영향이려니 하지만 의존증에 자꾸만 져다 보게 된다.
물빛다리를 건너 공원입구에 서자 즐비한 음식점들과 사람들의 들뜸이 호객을 하고 있다.
이런데 선 탁배기 한잔의 낭만은 즐겨줘야 하는데 어쩐지 몰빵이 단호하다.
우린 이 코스의 끝자락을 너무 쉽게 생각해 버린 탓이다.
듬치가 한아름씩인 벚나무 길을 벗어나 슬금슬금 고도를 높여 산으로 올라간다.
여지 것 강길과 논길을 걸어 오면서도 불만이 없었는데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산파랑길이 곧 끝날 거란 예상을 깨자 의욕은 싸늘해진 공기처럼 급격하게 냉각된다.
92m 밖에는 안 되는 작은 부곡산이 힘듦도 이 때문이고 숲의 아늑함에도 전혀 편안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신축 도로가 산을 관통하려는지 출입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이 막아서고 얼마 후 아파트를 보면서 내려서는데 그나마 도로를 끝까지 내려가지 않는 동물이동로가 있는 게 다행스럽다.
계단을 따라 태양열집열판이 지붕이 된 배수지를 끼고 올라 간다.
편백숲의 산림욕장에는 추위가 선점을 하여 사람들이 얼씬도 안 한다.
산이 적은 군산에서 산은 허파가 되고 호수는 도시인들의 쉼터가 되어 준다.
마른 단풍이 가을을 볼모로 잡고는 있지만 눈까지 내렸으니 이도 얼마 버텨내지 못할 것 같다.
우리들에게 엉기려는 추위를 뗠쳐내려 서둘러 청소년수련관으로 나왔지만 장명산은 미련스레 우릴 붙잡고 있다.
군산의3.1운동 기념비에 올라 순국선열을 추모하고 장계산을 내려온다.
우리가 군산을 너무 쉽게 생각해 버린 탓에 32km의 거리를 오버 페이스를 해 첫날부터 발바닥에 따끔거림이 느껴진다.
그나 저나 각질을 벗기기 위한 후유증으로 발바닥이 홀라당 벗겨 졌다는 몰빵의 상태는 물어 보지도 못하겠다.
구도심이 불을 밝히기 시작했고 일제 강점기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근대문화거리에 내려 와 오늘 유할 곳 부터 찾아 본다.
적산가옥은 가계 등으로 리모델링되어 아픈 기억들을 지워 가고 있고 우린 이 도시에서 이방인이다.
오늘 몰빵의 지인 찬스가 있어 주군이 약속장소를 검색하는데 지척에 있다고 하니 깃대처럼 솟아 있는 호텔을 쉽게 찾아 들어 말끔하게 씻은 후 진포해양테마공원의 끝자락에서 완료 인증을 한다.
어라...
우리의 정신회로에도 장애가 발생했는지 위치 검색이 안되고 있어 택시를 타고서야 겨우 약속시간을 맞춘다.
새벽 이동시의 죽을 뻔했던 고비들은 술잔의 부딪침에 휘발되고 반짝거리는 유흥가의 불빛에 우리의 몸도 정신도 흔들린다.
이 밤, 부디 우리들의 의지만은 잃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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