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 : 2023년 2월 23일
-.서해랑길 87코스 : 궁평항정류장 - 화성방조제 - 매향리평화생태공원-기아자동차-이화리버스정류장 (18.1km)
-.서해랑길 86 코스 : 이화리버스정류장 - 남양방조제 - 수도사-신당근린공원-평택항(14.1km)
===서해랑길 87코스 : 궁평항정류장 - 화성방조제 - 매향리평화생태공원-기아자동차-이화리버스정류장 (18.1km)===
알람이 없어도 잠에서 깨어나 레온 빛이 반짝이는 숙소를 나선다.
궁평항낙조길의 테크에 눈처럼 하얗게 서리가 끼어 미끄럽고 우리들의 발 도장을 남기며 서해랑길안내판에 이른다.
이미 어젯밤에 조식을 할 곳이 없음은 확인을 하였지만 붉을 밝히고 있는 편의점 마저도 그냥 지나쳐 가버린 친구들을 바라도 보면서 9.8km의 기나긴 화성방조제를 어이 거닐지 걱정이 앞선다.
괜히 먹거리를 샀다가는 조식을 안 먹는다는 주군과의 심적 갈등만을 남길 것 같아 주변만 서성이다가 뒤를 따른다.
우정교에서부터 배수관문이 이어진다.
방조제는 직선화 되었고 화성방조제준공기념탑을 지나고 태양열발전소를 비켜나면서 일출이 시작된다.
지평선에서 한번 또 구름 층을 뚫고 다시 한번 해가 뜨더니 선홍 빛의 둥그런 해가 떠올라 화성호에 길게 꼬리를 드리우며 세상을 밝힌다.
서해랑길을 걸으면서 시화방조제에서의 일몰과 함께 지금의 일출로 서해안의 하루를 완벽하게 그려 냈고 우리는 오늘도 변함없이 걷는다.
다들 참 자~알도 걷는다.
그래 걷고 걷다 보면 끝이 나오겠지.
이른 아침의 방조제는 안개 속에 끝을 감추어 아득하기만 하고 푸르른 소나무 가로수가 삭막함을 덜어 줄뿐이다.
서해 바다에 어슴푸레 보이는 배는 곧 뻘에 갇혀 버릴 듯 위태롭고 화성호에 두둥실 떠 있는 새떼들 만이 자유로워 보이는 직선의 길이다.
오토캠핑장과 함께 호수는 습지로 변하고 우측 바다에는 매화 2리 어촌계 방파제가 나온다.
무언가 편의시설이 있을 거란 희망을 걸었었는데 화장실만은 있다.
아직 중간지점 밖에 안 온 것 같다.
이 간척지만 완공되면 대한민국 국민의 식량을 다 해결할 수도 있을 만큼의 자연에 대한 위대한 도전만 같다.
도롯가에 표시된 숫자로 거리를 가늠해 가는 것도 무의미하고 앞에 보이는 야구장의 조명탑이 우리의 목표가 된다.
이 길이 서해랑길 87코스와 경기둘레길화성 47코스다. 여름이면 다들 죽었다.
방조제의 끝자락인 매향리에 한식뷔페집이 있어 우리들이 독차지를 하고 조식을 하는데 아침운동을 빡세게 해서 부족한 반찬이지만 모든 것들이 맛나다.
역시 먹으니 힘이 나고 반주는 흥을 돋구어 놓아서 스트레칭을 하듯 방파제를 걸으면서 경직되었던 근육들을 풀어준다.
좌측으로는 막타호 같이 우뚝한 매향리평화역사관의 건물이 조망 되고 우측으로는 썰물이 빠져 나간 광활한 갯벌이 펼쳐지고 있다.
간간히 군 초소가 나오지만 감시카메라가 대신하고 있는 듯 하고 매향리 갯벌 습지보호지역 때문인지 갯뻘에는 사람은 고사하고 짱뚱어 하나가 보이지 않고 있다.
미세먼지가 형체를 삼켜 버린 당진공업단지를 저 멀리에 두고서 매향리생태공원으로 들어간다.
미공군포격장을 상징하듯 전투기들이 전시되어 있고 평화공원을 거닐고 있는 사람들은 한없이 평화로워 보인다.
김하사님에게 내일의 픽업을 재확인하고 야구장을 지나 기아자동차진입로로 들어간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방조제가 있다면 우리는 육지를 잘라먹는 신공이 있어 농로로 휘어진 서해랑길을 직선화시켜 매향4리에서 띨부리길 도로와 접속하는데 어째 별다른 성과는 없는듯하다.
이제는 이 도로 만을 쭉 따라 가야만 한다.
봄볕 같은 햇살을 받으며 지루하게 이어진 도로는 양지바른 곳에서 조는 병아리 마냥 우리들은 노근하게 만들고 있고 5일차에 걸친 서행길에서 모두가 지쳐간다.
물집 때문에 극도로 예민해져 있는 몰빵은 건들면 터질 수가 있으니 접근 금지이고 말수가 줄어 들어 표정을 알 수 없는 J도 자기만의 극복을 하고 있으니 새처럼 날렵한 주군과 함께 앞서 나간다.
볼 것도 없는 단순한 길인지라 모로 가도 되기에 기아자동차의 건물을 지나 남항만로에 접한다. 비좁은 인도를 세월을 담고 있는 가로수가 차지했고 수많은 탁송 차들로 자동차의 도시가 시각화 된다.
통행자가 적어서 그런지 보행자신호임에도 주변을 살펴 도로를 건너 해파랑길을 종료시킨다.
걸은 자 즐겨라.
마침 점심때도 되었고 기력 보충에 적합한 낚지탕으로 넉셔리한 점심을 먹는다.
아무런 걱정 없이 이렇게 걷고 먹고 즐기는 게 뚜벅이의 행복이지만 자꾸만 누추해져 가고 있는 몰골만은 어찌할 수가 없다.
===서해랑길 86 코스 : 이화리버스정류장 - 남양방조제 - 수도사-신당근린공원-평택항(14.1km)===
이화리 로터리에서 86코스를 이어간다.
아산만의 뻘밭이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이제부터는 화성시를 넘어 평택시 구역이 된다.
남항방조제의 뚝방이 거칠어서 내려선 방조제가 바람막이가 되어 차가운 해풍과 한잔 술에 출렁거리던 기분도 가라앉혀 주는데 갑작스런 온도변화는 서해랑길회로에 오류를 발생시킨다.
지도를 뒤집 놓아 왔던 길도 되돌아 갔다가 공장을 앞에 두고 도로의 위험구간을 따른다.
우측에 남양호가 있고 가스와 석유 등의 저장시설울타리를 따라 간다.
남양호를 가르는 남양대교에는 차량들이 개미떼처럼 줄을 이어가고 있어 산업의 역동성이 엿보이고 국가시설인지 붙어 있는 경고성문구가 좀 거시기 하지만 조용한 호반 길이다.
좀 쉬었다가 가자.
날이 좀 따스해 졌으니 우리의 주특기였던 눕기 신공을 J에게 펼쳐 시범을 보여 준다.
원정삼거리에서 남양대교를 넘어 온 포승항남로와 만나서 도로를 따라 간다.
필수 코스를 찍기 위해서는 도로에서 수도사로 방향을 틀어야만 하는데 거리 단축이 세 사람을 낚아챘고 모두의 수락 하에 나 홀로 원정리 마을을 통해 수도사로 향한다.
그러치,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는 돌려 놓지 않았다.
원효대사가 해골 물의 깨달음을 얻었다는 원효사에는 원효대사깨달음체험관 등이 있지만 난 걸으면서 세상의 이치를 다 터득했기에 수도사를 뒤로하고 군 울타리를 따라 마을로 내려가면서 감시카메라에서부터 벗어 난다.
나 홀로 산행이다.
뒤를 따라 잡기 위해서 서해랑의 표지기를 놓치지 않게 신경 쓰면서 속보로 거리를 좁혀 간다.
지구촌교회를 지나고 저 치킨집쯤에서는 기다리고 있으려나? 이 사람들이 그럴 리가 없다.
원정초등하교를 찍고 포승읍내를 직통으로 통과한다.
평택항을 좌표로 찍어 포승국가산업지는 사다리 타기를 하듯 블럭들을 꺾고 꺾어서 따라 간다.
혹시나 하여 스치는 호텔들의 위치를 저장하고 스산 해져가는 바람 속에서 신당근린공원에 들어서니 일행이 기다리고 있다.
오래 기다렸을 미안함과 이들의 틈바구니에서 발걸음을 늦춰 주었던 J의 고마움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자그마한 언덕빼기를 올라 평택항홍보관앞을 지난다.
서해안고속도로가 조망 되면서 평택항이 얼마 남아 있지 않음을 시각화 시켰고 도로에 내려 와 공단지대를 따라 평택항동부두 5정문과 마주한다.
나 포스코평택철강유통기지 이거 아직은 반가워 해도 되지......
평택항마린센터을 앞에 두고서 스탬프를 찍고 주변을 살펴 보는데 숙소는 고사하고 택시조차 호출하기가 어려운 조건이다.
해거름의 차가운 날씨는 우리의 행동과 사고를 제한시켜 놓았고 결국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주군이 장소를 제시하고 J가 택시를 호출하여 포승읍에 아지트를 잡는다.
서해랑길 5박 6일의 마지막 밤이다.
시내권이라 룸은 한층 업그레이드 되었고 먹거리는 많아 졌지만 체력은 바닥이다.
석식을 겸해 술잔을 부딪히며 여지 것 잘해 왔다는 자축을 하고 룸으로 옮겨 우리들의 사설이 반복되고 있는 밤의 연속이다.
점심(부성뷔폐) J 찬조 36000
이화회집 99000
택시 9000
호텔나폴리 140000
한뚝수육국밥포승점 88000
코리아세븐평택 21300
노랑통닭 2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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