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 : 2023년 11월 21일
-.서해랑길 58 코스 : 무창포해수욕장-죽도 상화원 입구-대천해변(9.7km)

희뿜하게 밝아 오는 창 밖으로는 불을 밝힌 고갯배들이 수평선을 그리고 있고 어젯밤은 피로누적과 과음 등으로  깊은 수면 속에들 뻐져 있어 침대에서만 꼼지락거리다가 불을 밝히니 맥주와 안주가 그대로 남아있어 참 난감하다.
도대체가 어젯밤 우리 무얼 했었지…….

 

오늘 걸어야 할 거리가 28km의 장거리임에도 애초에 김하사님이 픽업을 해주기로 했기에 우린 갈데 까지만 가면 된다고 이미 마음안에 한계 리미트를 정해 놓았기에 누구 하나가 서두르는 사람은 없다 해도 저 맥주는 내가 짊어질 몫이라서 어떻게든 소비를 시켜 줘야만 한다.
한 병에 부사방조제가 메워지고 또 한 병에 필수경유지 2개가 지워져서 택시로 무창포해수욕장까지 이동하기로 합의를 본다.
어차피 처음부터 다 잇지 못할 것이라면  마지막인 대천해수욕장까지 가는 게 맞다. 

 

 

택시로 부사방조제를 넘어 서천에서 보령으로 들어섰고 허허 들판을 달려 무창포해수욕장에 도착한다.

 

주군의 트랙이 새빨갛다.
너 도대체 어젯밤에 어딜 그리 헤매고 다녔던 거냐?

 

아침에 해장술로 과열된 열기를 바닷바람이 식혀주었고 관광지화된 시설들에서 편안함을 느낀 우린 깔깔거리면서 해변을 걷는데 기분들이 참 좋다.

 

 

신비의바닷길은 열리지 않았지만 우리 신체의 자동전환 센서가 작동하여 관광 모드로 전환이 되어있다.

 
조식을 핑계 삼아 또 분위기주를 겸하는데 우리 이왕 이렇게 된 것 기분 좋게 트러블이 아닌 트레블이 될 수 있도록 하자.

 

무안이 뻘낙지가 유명한데 이곳 무창포는 쭈꾸미가 특산품인지 조형물까지 있다.

 

 

신비의 바닷길과 무창포 낙조 감상를 감상하기에 최고 명소라는 무창포타워를 아이쇼핑으로 지나고 또 즐비한 상가와 수산시장들을 무덤덤하게 지난다.

 

처음 이기에 뒤돌아 무창포를 눈에 한번 더 넣고 무창포항의 다리를 건너며 다음을 기약한다.
이미 몰빵은 팬션을 예약해 놓은 터라 이젠 추억을 되새김질 할 장소가 될 것이다.

 

수산자원연구소에서 차로를 따라 올라 가는데 카페가 있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칠 곳이나 우린 감성을 풀 충전시켜 놓았기에 굳이 야외을 택해 이슬까지 털어내고는 따스한 햇살을 쪼이면서 낭만을 즐긴다.
우리 별로가 아니라 아름답다는 벨라가 맞지?

 

 

도로에서 대천해수욕장의 징검다리쯤인 죽도가 보이는데도 그러려니 하며 용두해수욕장에 내려서는데 무창포에 비해 한갓지고 차분한 모습이 좋다.

 

 

단체복을 입었기에 야영을 하고 있는 분들에게 부탁을 하여 모처럼 사진도 남긴다. 
송림이 우거져 있어 한껏 달아 올라 있던 우리들을 안정 시켜 주었고 마지막 날인지라 여지것 걸어 오는 동안에 큰 트러블이 없이 잘 하고는 있었는지를 자문자답 하게 된다.

 

 

쪼그만 바위가 신랑,각시 바위의 전설을 만들어 놓았는데 참 그 넘의 사랑타령은 어딜 가나 있다.

 

 

바다로 길게 다릿발이 뻗어 있는 요트경기장을 지나고 남포방조제에 올라 선다.
차로 이 길을 지나면서는 남포방조제가 이곳 용두해변과 대천해수욕장을 잇는 줄은 미처 몰랐다.
활주로처럼 길게 뻗은 방조제길 끝에 공군 시설들이 있다.

 

 

 

휴게소 격인 죽도가 푸른 바다의 단순함을, 들녘에 곤포사일리지가 널린 황량함을 달래준다.

 

 

오리가 수면에 궤적을 남기듯 우리들의 이 족적도 훗날 우리 삶의 한 모퉁이에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보물섬관광지 죽도의 아치가 무얼 형상화했는지 궁금하지만 물어 본들 또 들어가 본들 지금으로서는 별의미가 없어 남포방조제준공비를 끝에서 도로에 내려선다.

 

민박촌 골목을 빠져 나와  해변진입로로 들어간다.

 

대천해수욕장은 회사 알선 리조트가 있어 익숙한 곳이다.

 

유명 해변이라 사람들이 꽤나 많고 상가들도 빈점포 없이 활기가 있다.

 

 

 

 

모래사장을 걷고 상가를 기웃거려 가면서 서해랑길 종점을 찾지만 도통 보이질 않았는데 몰빵이 서해랑길 표시판에서 찾아 낸다.
상가지역이라 지나가는 길손은 반갑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여지 것 이런 곳은 처음이다.  
어째 되었건 계획하였던 구간은 모두 마쳤다.
그저 걷고 먹고 마시는 단순한 일상들이었지만 이런 단순함 속에서 우리를 성찰하고 내면을 들여다 보는 기회였다.

 

이젠 귀가하는 여정만을 남겨 두었고 고마운 김하사님과의 저녁 자리를 함께 하기 위하여 수많은 조개구이 가계들의 유혹에서 벗어나 짬뽕으로 단백 하게 마무리를 한다.

 
 

참 잘 해낸 친구들이 고맙고 이렇게 먼 길 마다하지 않고 매번 운전을 해준 김하사님이 고맙다.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하기 전이 행복하다고 했지만 지금 내 주변에 있는 이런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이 살아 가는 행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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