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산 비봉~ 문수봉 산행 **
-.일자 : 2024년 6월 14일
-.코스 : 불광역-족두리봉-비봉-사모바위-승가봉-문수봉-대남문-문수암-구기동(10.4 / 5시간 14분)
상봉 먹자골목이 생겨나고 개발이 마무리 되어서 유동인구가 많아졌음을 체감한다.
식당은 언제든 열려 있어 북한산 산행을 위해 순대국밥을 먹고 전철에 올라 불광역에서 내린다.
정상위주를 탈피하고 새로움을 추구 하고자 함인데 방향감각의 상실로 대략난감이다.
검색용 램블러는 삥글삥글 맴돌고만 있어 그냥 감각으로 도심지를 파고들어 대호아파트의 들머리에 들어 선다.
한치의 오차도 없어 자신을 쓰담쓰담 해준다.
계단을 벗어 나면서 암릉이 이어진다.
아침부터 끈적거린 기온에 쌍을 이룬 러브버그 들이 눈앞에서 정신을 흩뜨려 놓는다.
바위인 만큼 조망도 좋아 서울의 조감도가 펼쳐지나 해석불가라 단순 오름짓에만 집중해 경고문을 본다.
요즘 많은 일을 겪으면서 길들여진 습관은 당연히 우회 쪽으로 방향을 틀어 버린다.
족두리봉을 반 바퀴 돌아서 반대편에 섰다.
참 바윗돌이 큼직하고 과연 족두리모양 처럼도 생겼는데 올라 갈 엄두를 못하고 셀카로 인등한다.
아직 물욕은 그대로 인 것 같은데 육신의 보존이 우선시 되어 몸을 사리게 된다.
산길이 좋아졌고 여유도 생겼다.
정상위주와 접근성 때문에 편식성 산행을 해왔던 탓에 이곳은 처음인듯 한데 비봉의 통제소에서 결국 우회로를 택한다.
혹서기 산행에 물과 그늘과 휴식은 기본인데 물을 달랑 0.5L 한 병뿐이니 갈증이 더 난다.
우회를 해버리려고 했던 비봉이 뒷 통수가 쫄보라 비웃는 것 같아 용기를 내 보기로 한다.
괜히 오기를 부렸나.
와 이거 삶에 집착도가 살 떨리게 만들어 그냥 내려가라고 부추긴다.
코끼리 바위와 눈 마주치고 바위에 엉겨 붙어서 비봉에 올랐다.
경치 한번 끝내 주는 구만., 바로 이 맛이지...
오를 때보다 내려설 때가 더 위험함이다.
다리를 달달 떨면서 바위에 붙어 기다 보니 자신이 참 한심스럽지만 그렇다고 딱히 방법도 없다.
이 놈의 세월이 사람을 요로코롬 겁쟁이로 만들어 삶에 집착을 하게 했다
그래서 이제 부턴 가지 말라면 안 간다.
사모바위까지 쉬엄쉬엄 간다.
숲도 길도 좋아서 수도권의 뺀질함이 느껴진다.
커다란 비석이 솟아 있는 듯한 사모바위에 사람들이 많다.
쏟아지는 햇살이 부담스러워 한쪽에서 쉼을 하면서 진행해야 할 길을 찾다가 응봉방향을 선택한다.
어째 내려가고 있는 방향이 수도권의 외곽으로 빠진 듯 해 곧바로 괘도를 수정하여 원점회귀한다.
그래 튀지 말고 남들이 하는 데로 하자.
문수봉으로 수정을 하였고 승가봉에 올라 지나 왔던 길을 되돌아 본다.
참 암릉들 많다.
이래서 북한산이 선망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음이 확인된다.
난이도가 있는 문수봉의 직등을 회피하여 쉬운길을 선택한다.
거친 계곡의 길이 만만치가 않다..
뭐가 쉽다는 거지, 그럼 어렵다는 직등 길은 비봉 오름길처럼 살 떨린단 소린가?
낑낑 거리며 청수동암문에 올라 선다.
시원하게 불어 오는 바람이 드라이어가 되어 땀과 머리를 말려 준다.
성벽을 따라 문수봉에 올라 선다.
여기선 쉬운 길이네..
전망대가 되었고 더 이상 올라 가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햇살에 떠밀려서 금방 대남문으로 내려선다.
이런 천연의 방패막이가 있는데 무엇이 두려워서 성벽을 구축하고 교류의 통행로를 만들어야 했을까?
대륙의 인해전술에 맞서기 위한 선조들의 선택이였다.
나그네는 성루에 앉아 골바람을 선풍기 삼아 쉼으로 만족한다.
무엇을 하든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자신감만 믿고 입산했으니 갈 길이 마땅치 않다.
그냥 내려간다.
문수암에서 목을 축이고 내려갈 곳을 못 찾아 되돌아 나와 긴 계단을 따박따박 내려 간다.
녹음이 짙어 몸에 푸른 물이 들게 생겼다.
문수암 갈림길이 나오고 돌길이 꾸준하게 이어 진다.
마른 계곡에 습기가 물로 바뀌어 가며 쉼터들이 형성되어 막바지를 알린다.
구기동탐방지원센타를 빠져 나와도 주택만 있을 뿐 산행의 종지부를 찍을 만한 지물이 없어 도로까지 나와 버렸다.
시원한 캔맥주 들이키고 싶어도 마땅한 가계가 없는 구기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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