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해랑길 1차(서해랑길 103코스, 102코스) **
-.일자 : 2022년 11월 24일
-.서해랑길 103 코스 : 강화평화전망대-별악봉-기독교선교역사관-교산2리-송산마을-무태돈대-창후항(13.1km)
-.서해랑길 102 코스 : 창후항-망월돈대-망월리마을-황청저수지-외포리-강화파출소(10.9km)
어젯밤 축구대표팀에 로또와 같은 행운을 맡겨 상심이 컸지만 아침은 어김없이 밝아 왔고 축구는 상대적인 승부일 뿐이니 더 이상의 의미를 두지 말자.
해장국에 해장술을 곁들여 조식을 챙겨 먹고 김하사님의 차로 강화도평화전망대로 이동한다.
공기의 흐름 마저도 정지된 듯한 긴장감 속에서 강가로 쳐진 철조망은 접경지대를 상징화 시켰고 민간인 통제소인 검문소가 위압감을 준다.
입장권을 끊고 평화전망대를 자율 관람하지만 먹물처럼 번진 회색의 짙은 미세먼지가 분단된 조국의 경계를 지워 놓아 관광으로 찾았을 때의 먹먹했던 감정은 없다.
배낭을 김하사님의 차로 택배를 시키고 홀가분하게 서해랑길을 출발한다.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없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두 다리로 걷는 것이니만큼 우리는 우리들만의 서해랑길에 집중하고자 하는 1800km의 첫걸음이다.
서해랑길 인증 방법이 두루누비 앱의 필수 코스를 찍는 것으로 바뀌어서 각자가 앱을 켜고 진행을 하는데 난 첫번째부터 인증 표시가 안되어 찝찝함 이 남긴다.
검문소 안쪽으로 서해랑길이 열려 있다.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이 지난 동절기의 한가운데지만 등로에는 낙엽이 수북이 쌓여 있고 날씨 마저도 초가을이다.
숲은 긴장감을 풀어 주었고 동네 뒷산인 듯 정감이 있는 정자와 산뜻한 서해랑표지기는 우릴 환영하고 있다.
계단을 타고 마을로 안착하는 듯 하던 길이 다시금 수평을 이뤘고 지나가는 길손 하나 없는 쉼터에는 가을이 살포시 내려 와 앉아 있다.
아니 봄날이 온 듯 따스한 날씨에 진달래가 피어난 계절의 역행 속에서 우리들도 봄날에 꽃피어 나듯이 웃음꽃을 피워내며 서해랑의 역행을 이어간다.
군 작전도로 인 듯한 넓은 임도에 낙엽이 수북하게 깔려 편안함은 안겨 주는데 바위 하나에도 두꺼비 라 이름을 붙였고 수시로 이정표가 안내하는 것은 서해랑길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 싶다.
장군바위라니, 이건 많이 과하다.
제법 규모가 있는 양사면사무소로 내려선다.
김하사님 방가...
김하사님 과의 접선은 차질 없이 이뤄 졌는데 목적 좌표를 잘못 찍었고 식당이 있었어도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서 헤어짐의 시간을 연장시키고 있다.
농로를 따라 강화교산교회로 들어가는데 의외로 규모가 있다.
강화도가 개항기 외국 군대와 서양문물이 유입되는 관문이라 서 이곳이 강화도 최초의 교회라고 하는데 기독교선교역사관, 강화복음전래기념비와 선상 세례 조형물이 있다.
본격적으로 도로를 따라서 간다.
초행부터 바다는 보이지 않고 있고 이게 산파랑길이지 뭔 서해랑길인지의 의문은 듬성듬성 형성되어 있는 마을마다에 어김없이 설치되어 있는 방공대피소가 설명 하고 있다.
동해안의 해파랑길은 자연재해인 월파와 해일의 대피소이고 이곳의 서해랑은 이념에 의한 방공호가 걷고 있는 우리들의 마음을 찹찹하게 만든다.
텅 빈 들판과 싸늘한 바람이 발길만을 재촉하는 길이다.
철새들은 내려 앉은 자리가 집 일지언데 삶의 터전을 잡아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전원주택단지가 접경지역인 이런 곳에까지 형성되고 있는 것이 생뚱맞게 느껴진다.
서사길의 도로를 따른다.
산 언덕에 카페도 보이고 역사학생교육원을 지나 인화리에 우리가 찾는 편의점과 식당이 있어 김하사님과는 자연스레 만남의 장소가 되는데 어디서들 찾아 왔는지 사람들이 많다.
김하사님과는 아쉬운 작별을 나누며 배낭을 들쳐 메고 직선화된 농로를 따라 철책으로 접근한다.
철책선 너머에는 회색의 바다가 흐르고 교동도와 이를 잇는 교동대교가 펼쳐지는데 딴 나라처럼 느껴 짐은 왜일까?
풍경의 변화에서도 긴장감이 생긴다.
확장공사중인 도로를 따라서 그 옛날 적의 움직임을 살피고 공격을 대비하기 만들었다는 직사각형의 돈대를 만나는 것은 색다름이다.
가계도 나타나고 자그마한 항구의 입구에 102코스 인증소가 있어 서해랑길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첫 코스를 크리어 시킨다.
썰물에 밀려 나듯이 자연스럽게 102구간으로 흘러 들어간다.
같이하고 있는 강화나들길이 자꾸만 재 검증을 하게 만들고 있지만 앞에 펼쳐진 풍경으로 보아선 간척지의 뚝 만을 쭉 따라 갈 것만 같다.
이젠 딱 봐도, 그냥 느낌만으로도 진행루트를 알 수가 있지만 실행 시켜 놓은 두루누비 트랙은 조그마한 요령도 허락하지 않고 재잘거리면 달구고 있고 또 그 길이 최단 코스다.
첫 구간도 무사히 마쳤고 이곳이 북한땅이 바라다 보이는 최북단인 만큼 여기서 회에 쏘주나 한잔하면서 그 의미와 감동을 되새겨 보고자 성큼성큼 앞서가는 몰빵을 불러 세운다.
회를 썩 즐겨 하지 않거니와 창우항까지 되돌아 가야만 하는 잠깐의 로스 거리를 핑계 삼아 씨알도 안 먹힌다.
서해황금들녘길 아치를 통과하면서 직선화된 뚝방을 따른다.
바다의 한가운데는 퇴적물이 쌓여 삼각지처럼 또 하나의 섬이 형성되어 가고 있고 교동도가 방어막처럼 펼쳐져 있다.
뚝방에 무더기로 피어난 하얀 억새는 지천명에서 이순으로 넘어가고 있는 머슴아들의 감정을 사정없이 흔들어 대고 있다.
북녘땅인듯 착각이 드는 석모도와 강화도를 잇는 석모대교가 경계심을 조금이나마 놓게 하고 비켜나 있었던 별악봉은 의외로 우람하다.
해안 방어에 적합해 보이지도 않는 망월돈대를 지나 농로를 따라서 수문으로 흘러 나온 물은 시커먼 뻘을 가르면서 바다로 합류되고 있고 끝자락에는 낚시꾼들이 매달려 있다.
검은 뻘에 빨간 칠면초만이 도드라져 보이는 서해안 길이다.
이래 저래 복잡한 세상에서 직선화된 방죽은 그저 걸어야만 하는 우리들을 참으로 단순화시켜 간다.
밀물에 실려 오는 흙탕물이 파도처럼 육지로 밀려 들고 있고 물도 산야도 모두가 회색 빛인 스산한 겨울의 풍경들이다.
돌로 쌓아 놓은 방파제에는 낚시꾼들이 새와 함께 물고기를 노리고 있고 드넓은 간척지 들판을 점령한 새떼들은 참새 쫓듯 훠이훠이 쫓아 보아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 내공으로 이미 이곳에서는 텃새다.
강화나들길 아치를 나와 들판을 가로질러서 용두레마을로 스며들지만 공사현장에만 사람이 있을 뿐 여전히 인적은 없다.
개량공사중인 황청저수지에서 산길로 올라 간다.
꽤나 규모가 큰 예수의성모여자관상수도회라는 건물 담벽을 따라 오르며 왜? 란 의문점을 숲 속의 쾌적함과 아늑함으로 달래어 언덕빼기를 넘어서자 폐 건물 인 듯한 유스호스텔이 나온다.
예전에는 꽤나 사람들이 찾았을 듯 한 시설들이 세월 속에 묵혀가고 있어 우리들도 퇴보하지 않으려면 지금 처럼 삶에 도전하고 단순하게 즐기고 자유롭게 사고하여 일신일신 우일신으로 새롭게 하루하루를 맞이해야겠다.
그저 간척지 뚝방 만을 걸었는데 어느덧 종점에 다다랐다는 듯 도로에는 상가들과 오고 가는 차량들이 제법 많다.
어느 곳에 인들 하룻밤을 유할 수가 있는 외포리는 관광지다.
해는 노랗게 익어 가면서 기운을 잃어 서산으로 기울어 가고 있고 불어 오는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
수산시장을 지나 파출소 앞에 인증소가 있다.
친구들과 함께한 덕분에 걷는 길이 수월했었고 짧게만 느껴 진다.
아직 해는 남았으나 더 이상 진행을 한다는건 무리수 임을 모두가 느끼고 있어 숙소부터 물색하는데 이곳에서는 선택의 기회가 있다.
바닷가의 917 모텔에다 배낭을 풀어 놓고는 이젠 완전한 관광 모드로 전환 시킨다.
해지는 바다와 갯벌 속 삶의 모습들을 만나는 생태와 역사의 길인 서해랑길의 취지를 충분히 살려 천서리횟집에서 강화도낙조를 보면서 우리들만을 위해 써빙 해온 푸짐한 회를 안주 삼아 회포를 푼다.
완전 럭셔리한 서해랑길의 연속이다.
밤은 길다...
머슴아 셋이서 할 일은 없다.
결국 편의점에서 쐬주를 구입해 긴긴 겨울 밤의 시간을 축내고 있다.
뭐 행복이 별건가?
전주콩나물국밥 40000원
강화평화전망대입장료 10000원
만금이네(점심) 48000원
917모텔 60000원
천서리횟집 140000원
씨유 외포리편의점 11950원
씨유 강화외포리(숙취해소)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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