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해랑길 1차(서해랑길 97코스) **

-.일자 : 2022년 11월 27일

-.서해랑 97 코스 : 검암역-피고개산-계양산산림욕장-중구봉-천마산-대우하나아파트정류장(14.3km)

오늘 전국적인 비 예보가 있고 점심때 만나기로 한 몰빵 동창과의 재회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배낭을 출발지인 검안역 짐보관소에 보관을 시키려고 했지만 정작 역에는 보관소가 없어 몰빵의 지인 찬스를 한번 더 사용하기로 하고 모텔에다 배낭을 맡겨 놓고는 모텔을 나선다.
여지없이 겨울비가 우산을 토닥 이지만 그나마 찬바람이 불지 않아서 다행이다.


택시를 타고 검안역에 내려서 인증을 시도하나 두루누비 시스템 오류로 접속이 안되고 있고 어둠 속에서 방향감각까지 상실한 우리는 방황한다.
여기도 대명항처럼 되돌아 나와서 도로를 건너야 되게끔 되어 있어 처음부터 엇박지를 내고 있다.


미지의 도심 속이란 불확실성에서는 서로간 의견을 교환해 가면 좋을 텐데 자기 확신에 거리는 점점 멀어지고 있고 편의점에서 조차도 각자의 식성 차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이런 우릴 부러워하는 이는 편의점 주인 뿐이다.


쏟아지고 있는 비와 짙은 어둠을 뚫고서 은지초등학교를 지나 숲 속으로 들어간다.
감정 소모 없이 걷는 길은 우리들은 다시금 도보꾼으로 되돌려 놓았고 집념과 집중 속에서 일체화가 되었다


나목 사이로 비친 도심의 화려한 불빛을 보며 지금 이 길을 걷기 위해 간절히 담아 왔던 마음과 그 동안에 함께 해 왔었던 경험 속에서의 좋은 감정들을 침묵 속에서 일깨워 간다.
오락가락 하는 비를 따라 우산도 자동화가 되어 접고 펼쳐지길 반복하고 불쑥 불쑥 나타나고 있는 운동시설과 쉼터 들은 자동 패스다.


고도를 높여가면서 여명속에 조망은 조금씩 트여가고 있고 도로를 가득 메운 출근길의 차량정체가 휴가 쓰고 제돈 들여 지들만의 열정으로 변화를 즐기고 있는 우리들 에게는 안위를 안긴다.


헬기장에 올라 서자 우산도 펴지 못할 만큼 몹시도 몸을 흔들어 대고 있는 비바람을 두발로 버텨내면서 실눈으로 계양산 정상부를 째려보며 한북정맥시를 떠올려 본다.
도대체가 여길 왔었지 조차도 기억에서 휘발되어 있어 어떤 정보도 얻지 못하고 밀려 난다.


우측에 사격장이 있어 사격 시에는 통제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어도 이런 시간 또 이런 날씨에서 우리 군인들이 사격을 하는 경우의수는 없어 보인다.
전망대에서 길은 사면으로 이어지고 있고 능선길은 철조망을 따라가다 가 다시금 합쳐지면서 거친 오름길이 이어진다.
손에는 우산을 들고 있고 바지가 젖어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우니 여간 버거운 것이 아니다.

 

피고개산에 올라 계양산을 올려다 보니 산 하나는 더 올라야 될 듯싶다.
여지 것 산만 타고 있는 서해랑길은 그나마 양심은 있었던지 등산로가 모여드는 피고개에서 정상으로 향하지 않고 슬며시 사면으로 틀어서 안내를 한다.
비도 그쳤고 산보 길을 이어 간다.
뭐지 이 밋밋한 느낌은?
갑자기 찾아 든 평화로움에 적응을 못하고 있는 몸이 자꾸만 계양산 정상을 기웃거리게 만들어 두 친구에게 슬며시 의양을 꺼내니 흔쾌히 허락해 주어 그 의아함에 재차 물어 보게 된다.


계양산은 인천을 대표하는 진산이라 여러 갈래의 실타래의 중 한 가닥을 잡아서 올라선다.
내가 매일 운동을 하고 있는 가야산인 497m보다 낮은 395m가 무척이나 빡 세다.
습기 머금은 찬바람에 손이 꼽아서 셀카가 부자연스러웠는데 올라 온 산님은 갖가지 포즈까지 요구하면서 사진을 남겨 주는 센스쟁이다.
북한산과 롯데타워가 그리고 인천 앞바다와 영종도가 조망되는 멋진 전망대다.


앞서가고 있을 두 사람을 생각하니 마음이 조급 하여 긴 계단을 뛰다시피 하여 서해랑길에 접속했지만 그 많았던 표지기들이 보이지 않아 또 다시 축지법을 쓰듯이 발길은 허공에 떠 있는 시간이 많다.


임학정의 정자에서 팀이 완전체가 되고 모든 게 원위치 되었다.


휘어져 올라오고 있는 무장애데크를 떨쳐내고 화장실 앞의 쉼터에서 두루누비 장애 접수를 하는데 업무의 분담이 다르니 쉽게 해결 기미는 없고 일단은 인증을 위해 사진를 남겨 놓아 란 답이다.


월요일이라 쉼이 있는 계양산성박물관앞에서 모처럼 사진을 남긴다.


서해랑길은 도로로 내려와 버렸고 경인여자대학교앞의 해장국집은 필연적인 우리들의 필수코스가 된다.


역시나 뼈다귀해장국은 우리의 컨디션을 정상궤도에 올려 놓았고 두루누비앱도 복구되어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계양문화회관을 찾아 간다.
계양산으로 향한 등산로가 있고 임도를 따라 계양산산림욕장에 들어서는데 화장실이 있는 문학공원으로는 공사용가림막이 쳐서 있어서 각자의 생리현상은 자율에 맡겨야 된다.


차량통행량이 무척이나 많은 징명이고개의 생태공원을 지나 오르막이 고되다. 


커다란 돌탑이 있는 중구봉에서 정상석과 마주하면서 지금에만 해도 3개의 산을 오른 셈이다.


천마산을 오르며 뒤들 돌아 보게 되는데 어째 계양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느낌이고 정자가 있는 정상에는 자그마한 바위에 이름만을 새겨 놓았다.

 


군부대 울타리를 따라서 오늘의 최종목적지를 그려 보고는 트래킹이 아닌 산행을 이어간다.
철조망을 따라서 숲이 살아 있다.
헬기장을 지나고 사격 시 깃발계양대가 군과의 경계를 상기 시키고 있다.


나무는 뿌리가 먼저 늙고 사람은 다리가 먼저 늙는다 더니 정자가 빠니 보이는 철마산을 오르는 것도 이젠 버겁다.


아따 조망 겁나 좋아 부네
이젠 더 오를 것도 없고 서구와 영종도가 그리고 인천아시아드경기장 방향으로는 지나왔던 강화도도 보인다.


도시 속에서 하나아파트가 숲을 이뤘고 공사로 어수선한 진입로를 따라서 대우아파트 앞 버스정류장에서 오늘의 97코스를 마친다.

 
그저 두루누비의 지령대로 움직여 주변 식별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미션을 종료했는데 몰빵의 지인과는 특수임무를 마치고 접속을 하는 것 마냥 정확하게 도킹을 하여 오찬의 장소로 순간 이동을 한다.
그 치만 오늘의 작전 중 여성을 홀로 모텔로 침투 시켰던 것은 우리의 임무 분담에 있어서 오류가 꽤나 있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결과가 되었다.
내일 귀가는 종봉씨가 픽업을 와 주기로 하여 우리들의 귀가가 갑자기 순조롭게 변했는데도 장거리 운행 부담에 극구 사양하며 확답을 미루게 된다.
결국 세상에는 정답이 없다는 게 정답인 만큼 그 맘을 받아 들이기로 한다.

 


 
레스토랑에서 스파게티로 점심을 한다.
왠 호강인지 모르겠다.
창 밖에 주룩주룩 내리고 있는 비는 생명수가 되고 사막과 같이 밋밋한 빌딩숲의 한가운데서도 파릇한 새싹이 돋아 나는 듯한 정감이 흐른다.
우리야 떠나면 그만이지만 몰빵은 이 베풂을 어이 다 갚아 나갈지는 모르겠다.


 
신 도시라 마땅한 숙소가 없어 어제 유숙하였던 서구청이 다시금 아지트가 된다.
여전히 내리고 있는 비는 우리의 오늘 결정이 탁월했음을 증명하고 있어도 대낮에 딱히 갈 곳이 없어 당구장에서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다.
적당하게 술을 마시고 우리나라 월드컵축구를 관람하는데 내가 보지 않았으면 결과가 좀 달라 졌을까?
아쉬운 밤이다.


택시 5500
씨유 검암 13100
어진네감자탕 40000

점심 몰빵동창 찬조
비욘드호텔 75000
족발신선생 64000
세븐일레븐 2400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