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해랑길 1차(서해랑길 역코스 99코스, 98코스) **

-.일자 : 2022년 11월 26일

-.서해랑 99 코스 : 대명포구-약암온천-승마산-수안산성-학운산-가연산입구(스므네미고개)(13.1km)
-.서해랑 98 코스 : 가연산입구(스므네미고개)-가현산-세자봉-서낭당고개-현무체육공원-마천역-할메산-시천교-감암역11.7km)

 

밤사이 호텔의 창을 흔들어 대던 바람의 기세가 대단하더니 몰빵이 창문 밖에 말리려고 내어 놓은 양말이 동태처럼 꽁꽁 얼어 있다.

침실과 욕실이 함께 있는 희한한 구조의 호텔에서 컵라면으로 간단 조식을 하고 나선 거리는 눈이 온 것 마냥 서리가 하얗게 내려 앉아 강력 한파를 실감한다.
서해랑길에 접속해 배낭을 가계 앞에 벗어 놓고는 다시금 대명포구의 시작점까지 뛰어 가서 재인증을 하고 되돌아 와 99코스의 역방향을 이어 간다.


개천을 따라 물안개를 피워내듯 입김을 폴폴 휘날리면서 몸을 덮이며 워밍업을 하여 간다.


농로에서 약암관광호텔을 바라보며 약암로에 들어 섰는데 도로가 비좁아서 통행에 신경이 쓰이는 곳이다.
이른 시간이라 문을 열지 않은 가계들이지만 어젯밤에 여기서 유했으면 가계를 찾아 오가는 로스시간을 단축시키고 오늘의 진행이 좀 더 수월 했을 것 같다.


산길로 들어 간다.
낙엽들이 발길에 튀어 오르며 하얀색을 뒤집어서 갈색의 길로 만들어 놓는다.


이정표에 그려진 말 모양만을 보아도 지금 우리가 승마산으로 향하고 있다는 걸 알 수가 있고 서해랑표지기가 이를 인증하고 있다.


반공호와 침호들이 분단의 현실을 말해주고 있고 헉헉거리면서 올라 선 정상부는 참호를 위장하듯이 만들어 놓은 참호의 상부다.


신작로처럼 넓은 길을 따라서 간다.
앞에 보이는 승마산은 오르지 않아 다행이지만 마음가짐 때문 인지 오름길이 무척이나 고되었고 이제사 김이 폴폴 새어 나오는 겉옷을 벗어 중무장을 해제 한다.
어김 없이 해는 떠 올라 햇살에 몸이 녹아 드는 듯하다.


군 작전도로인 듯한 임도를 따라 쭉쭉 내려가서는 공장지대 안으로 들어가며 그 동안에 올려 놓았던 고도를 원위치 시켜버린다.


일요일이라 가동하고 있는 공장은 없다고 해도 공장의 벽 마다에 붙여 있는 공장 매매 광고가 경제침체가 현실화되어 가고 있음을 말해 주고 있는 듯하여 산업의 역군인 우리들의 마음도 편치가 않다.
강화도는 묘지 투어였고 김포로 접어든 지금은 공장지대의 연속이라서 이 길들은 단지 서해랑길을 연결 짓기 위한 수단으로 밖에는 안 보인다.


상마리로 들어서면서 중화요리집에서 풍겨 나온 냄새가 뱃속을 헤집어 놓지만 아직은 시간이 일러서 주차된 오토바이 수로 배달의 규모만을 확인하고는 도로를 건너 다시금 공장과 축사를 지난다.


게이트볼장과 소공원이 나오고 수인산을 향해 올라 가며 상공에 비행하는 비행기로 인천공항이 지척에 있음을 시각화 하였다.


양말 선택을 잘못 해서 경사와 수북한 낙엽 때문에 신발 속에서 발이 미끌려 고역인 것을 쉼터에 올라 몰빵의 양말로 갈아 신었는데 양말 하나가 지구를 지탱하게 해 주는 힘이 된다.

 


한남정맥의 안내문구에서 이곳 과 기억의 접점을 찾으려고 해도 생소할 뿐이다.


수안산의 정자에 올라 선다.
운동을 나오신 아주머니가 건네는 생강차의 향기가 몸 속에서 오래도록 남을 것만 같다.
날씨가 흐리긴 해도 가야 할 계양산과 함께 도심지 속에서는 영종도가 조망 되면서 이젠 바다도 보았다.


자랑질 실컷 하고 돌탑에 내려서서 인증을 남긴다.


환기창이 있는 묘지를 지나고 국궁장이 아래에 있어 조금 위협 스럽지만 등로는 좋다.
고속도로를 내달리는 차 소리가 들려 오면서 두루누비가 경고음을 내는데 민감도가 너무 지나치다.


제2 수도권 고속도로의 수안터널을 빠져 나온 차 들은 비행기가 이륙하는 것 마냥 쌩쌩 내달리고 공장지대를 지나 함배마을회관에서 이 고속도로를 굴다리로 넘어선다.


도로다.
이런 곳에서 의미를 찾는다는 건 무의미 하기에 그냥 묵묵히 걷는다.
중소기업들이 나라를 지탱하고 있음을 체감해 기는 길이다.


그럼 그렇지, 그냥 이렇게 밋밋하게 흘러가게 내버려 두지는 않을 줄 알았다.
오름길이 힘을 빼 놓고 있고 정상부에는 어김없이 참호가 있다.
발이 성치 않는 몰빵은 땀을 흠뻑 흘리면서 올라 와 모처럼만에 자동 쉼이 되고 물한모금씩 나누며 수분을 보충 시킨다.


낙엽이 수북하게 깔리 임도다.
좌측으로 한강신도시가 가끔씩 조망 될 뿐 적막하기만 한 산중에서 디디는 발걸음 마다에 사그락 거리는 낙엽의 소리 마저도 귀에 거슬리는 낭만 없는 머슴아들이다.


학운산은 오르지 않지만 임도를 따라서 고도만큼은 그대로 다 올라 버린 것 같고 도시가 있어 사람들이 오간다.


임도에서 갈래 친 길을 두루누비가 잘 찾아내서 고속도로와 같아 보이는 김포한강로를 동물이동로로 넘어 99구간을 크리어 시킨다.


이대로 곧장 진행을 하면은 산 뿐이라서 지금 에너지충전을 시켜 줘야만 하는데 신도시가 근처에 있어도 우리가 찾는 식당이 없다.
식자재마트로 내려가 보려 시도하다가 그냥 98구간을 이어가기로 합의를 본다.

 

 

 


 
어수선한 산길이 불편해진 마음을 붙잡고 늘어 진다.
동해안의 해파랑길을 완보한 우리들로서는 산만 고집하고 있는 지금까지의 진행방식에 적응을 할 수가 없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다 큰 뜻이 있겠지 여기면서 순순히 두루누비의 안내에 따른다.


수평을 이룬 길은 근린공원 화 되었고 사람들도 많아 졌다.
김포한강로를 경계로 등산로는 도시 속의 세련미가 있고 배낭을 메고 있는 우리들을 초라하게 도 만든다.
곳곳에 갈림길도 많고 사람들이 많아 졌지만 골격처럼 들어 난 능선을 따르면 되고 표지기가 길을 잘 인도하고 있다.


산은 도심의 허파가 되어 찾아 든 모든 이들을 품었고 잠시 흐름 속에서 빠져 나와 온통 아파트단지뿐인 도심지를 조망한다.


전원주택지의 정원수와 같은 소나무들과 철쭉군락지가 구색을 갖춘 가현산이다.


정작 정상은 군부대로 올라 가지 못하고 계단과 안전난간들을 따라 내려간다.
등로 정비가 진행중인 곳들이 있지만 통행에는 전혀 지장이 없고 정체 없이 흐름도 좋다.


긴 계단의 끝자락에 약수터가 있어 물 한 바가지씩 들이키는데 점심때 술병인줄 알았던 것이 이게 탈을 일으켰지 싶다.
약수터는 양지라 아직 가을의 흔적이 남아 있다.
지금 것 밥집도 주막도 없어 오로지 서해랑길에만 몰입을 해 와 진행도 순조롭고 속도도 빨랐기에 몸은 쉼을 필요로 하지만 조급증은 때를 놓치지 않고 채찍질을 한다.


길이 신작로가 되었고 묘적사입구를 지난 임도에는 화장실까지 있다.


이 임도를 따라서 도심지로 내려 가 버렸음 하지만 어림없다는 듯 오름길이 되어 정자가 있는 세자봉에 올라 선다.
그 많은 사람들은 다들 어디로 갔을까?
이젠 따스한 햇살이 좋아 잠시 쉼을 가지며 주변을 재 탐색하는데 두루누비엡이 통신 장애로 먹통이 되어 버려 갑자기 나만이 오지에 남겨진 기분이다.
재 부팅을 해 봐도 마찬가지고 버벅거리는 휴대폰을 붙잡고 있는 동안에 앞서 간 두 사람과의 간격을 줄이기 위해 계단을 뛰다시피 하여 서낭당고개에 내려선다.


안부 좌우로는 시설물들이 보이고 앞에는 공원묘지라서 혹시나 상가를 찾아 새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착실하게 잘 따르고 있다.
이젠 어쩔 수 없이 검단까지 이동 하여 편의시설을 찾아 봐야만 해서 차라리 이 마음 비음이 편하다.


서울둘레길을 걷는 듯한 산해랑길은 이렇게 우리들을 순화시켜 놓았고 묵언 속에서 묵묵하게 걸어 신도시를 앞에다 둔 국궁장으로 내려선다.


이 동네 참 이상한 동네다.
빼곡한 아파트단지를 지나는데도 음식점 하나가 보이질 않아 우리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먹어야 한다는 생존 법칙이 명태어장으로 이끈다.
어제의 점심시간과도 유사한 시간대이고 메뉴도 명태탕에서 명태찜이다.
두루누비앱을 인공호흡을 시켜 살려보려고 해도 여전히 불통이고 계속 붙잡고 있자니 정신만 산란되어 소주 한잔을 마시는데 어째 속이 좋지가 않다.
겨우 참이슬 2병이 반주가 되었고 그 나마도 주군은 생리현상을 핑계로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따스한 실내에서 나왔고 날씨가 겨울의 한복판으로 가고 있어 거리는 을씨년스럽다.
미로와도 같은 도심지를 잘 헤쳐나가고 있고 펄럭이는 서파랑길 표지기로 안심하는 길이 지속된다.


마천역을 지나 도심지를 떨쳐내고 할매산을 향해 오른다.


도시는 몹시도 춥고 산의 오름길은 몸의 버거움에 지쳐 간다.
겨울만 아니라면 정자는 오침의 장소가 될 터인데 지금은 구조물에 지나지 않고 있다.


낙엽이 수북하게 깔린 등로는 정갈함이 있어 우리들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준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숲은 안식처가 되고 지친 삶에게는 회복제가 되어 준다.


골프연습장을 지나고 차량을 피해가면서 자동차운전학원을 지나자 심란했던 길은 검단힐스테이트 아파트로 인하여 산책로가 되었다.


이젠 산해랑길은 막을 내린 것 같고 독정역을 지나면서 일자로 쭉 뻗은 인도 만을 따라 간다.
방음벽이 먼저 설치되고 있는 특이한 공사 현장은 백석고등학교로 인함이지 싶다.


이젠 아라뱃길의 다리만 건너면 오늘의 할당량은 끝을 맺는데 몰빵의 동창이 마중을 나온다는 희소식이다.
길에 유천가든의 모임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는데 이곳이 만남의 장소라 한다.


다리 아래로는 경인 아라뱃길의 시퍼런 물길이 흐르고 있고 강줄기를 따라 내달리는 열차와 자동차 들에서 물류의 역동성이 느껴지는 것 과는 달리 배의 운항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운하는 걷기와 자전거 길로만 이용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검안역에서 공장과 산 만으로 이어진 산해랑길의 종지부를 찍고 몰빵 지인의 픽업 차에 올라 유천가든으로 이동한다.

 


아무리 동창생이라고는 하지만 타인인 우리까지 끼어 있어 쉽지 않았을 결정 이였을 것으로 짐작되는데 인연의 소중함을 절감하는 자리가 된다.
한참 후에야 기억을 해 냈지만 우리들도 해파랑길에서 커피를 사주었던 인연으로도 연결이 된다.
검안역 주변에는 숙소가 없어 기꺼이 서구보건소 지역까지 안내를 해 주는데 그 매너에는 세련된 분위기만 있을 뿐 도시녀의 도도함은 없었다.

 


우린 참 단순하다.
할 일은 없고 시간은 많으니 술이나 한잔 하러 나가자...
역시나 축구는 함께 봐야 재미 지다.
일본의 패배에는 옆테이블과 거리낌없이 하이 파이브를 하여도 어색함이 없다.
내일의 비 예보로 편의점에서 우산과 비옷을 구입하고 숙취해소재는 이제 필수가 되어 간다.

명태랑진땡이 56000
유천가든 몰빵지인 찬스
포시즌관광호텔 60000
원할머니보쌈 49000
깜상 잡비 약간
숙취해소 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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