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해랑길 2차(서해랑길 역코스 93코스, 92코스) **
-.일자 : 2023년 2월 20일
-.서해랑 93 코스 : 남동체육공원 -소래포구- 월곶포구-배곧생명공운- 해수체험장(14.5 km)
-.서해랑 92 코스 : 해수체험장 - 오이도빨간등대-시화호 - 대부도관광안내소(15.8 km)
===서해랑 93 코스 : 남동체육공원 -소래포구- 월곶포구-배곧생명공운- 해수체험장(14.5 km) ===
걷고 먹고 자는 일개미와 같은 단순한 일상이 모처럼만에 긴 숙면을 가져다 주었고 또 오늘도 마냥 걸어야만 하니 먹어 줘야 하여 모텔 주변을 탐색한다.
국밥을 시켜 놓고 두 사람을 호출했지만 어째 뒷통수가 쌩 한 느낌에 혼술로 마음을 다스리는데 소래포구여서 인지 쉰 새벽녘 임에도 손님들 탁자에는 술병들이 즐비하여 동질화가 되어 간다.
택시에 올라 어제 종결 지점이었던 남동체육관을 패스하고 필수경유지인 누리공원을 선택했지만 역시나 작전은 실패이고 오늘도 요령을 피운 결과만 체감한다.
어제 못지 않게 쌀쌀한 날씨가 대뇌에 혈류의 흐름마저 방해를 하여 상황판단이 원활하지 못했던 듯도 하다.
낯선 거리와 생경스런 풍경 속에서 두루누비가 현 위치를 잡아 주어 서해랑길을 이어 간다.
어찌 되었든 간 필수 경유지는 모조리 찍고 있어 미션은 잘 완료하고 있으니 이건 요령보다는 국토 종주의 경험 속에서 나 온 순발력이라고 하고 싶다.
뭐든 한번 하기가 어려운 법이니 습관으로나 이어지지나 않길 바래본다.
폐 염전이 공원으로 변신을 한 소래습지생태공원내를 휘어 도는 트랙을 가로 질러서 다시금 필수경유지를 하나를 통과하고 소금 밭과 소래습지생태공원전시관을 지난다.
이곳은 하루쯤 머물면서 즐겨도 좋을 공원이다.
외계로 빨려 들어 갈듯한 시커먼 갯골이 바다를 연결 짓고 습지공원주차장을 지나 영동고속도로 지하터널이 소래포구를 잇는다.
굶은 고양이 마냥 비릿한 냄새에 바로 달려 들어 난전과 마찬가지인 포장마차에서 새콤달콤한 회에 짜릿한 소주를 희석 시켜 흡입한다.
고속도로를 내달리는 차량의 쿵쾅거리는 소음이 점차로 음악이 되고 알코올의 주입에 추위에도 익숙해 졌지만 혼미한 정신에 또다시 먹거리를 사 들고 소래포구를 빠져 나온다.
그나마 이 소래포구가 화재 이후에 새 단장을 하여 예전만한 인간미가 넘치는 정감이 없어서 다행스럽다.
해오름광장에 꽂개와 새우가 대표격으로 당당하게 나섰는데 시커멓게 펼쳐진 갯골에는 생명체 하나가 감지되지 않아서 늪에 빨려 들어 갈듯한 공포감이 몰려 든다.
여긴 어디?
우린 지금 이렇게 서해랑 93코스의 해오름길을 걷고 있다.
여지 것 산과 도심지를 헤쳐 나오면서 이런 서해바다와 갯벌을 그리며 진행을 해 왔는데 막상 마주한 해변은 이벤트 없이 조용히 다가와 속삭일 뿐이고 바람 만이 객들을 시기하여 밀쳐 내고 있다.
해넘이 다리를 건너면서 행정구역은 인천에서 시흥으로 바뀌었고 배곧이한울공원길로 갈아 탄다.
배곧의 갯벌을 곧게 가로 지르고 있는 군자대교가 성장한 우리의 경제규모를 대변한 듯 하고 드넓은 배곧한울공원은 방목을 하듯 우리들을 자유 분망하게 만들어 놓아서 제 각각의 방법과 생각대로 길을 이어가고 있다.
배가 드나드는 곳이란 이 배곧에 시커멓게 펼쳐진 단순한 뻘밭이 햇살에 번들거리고만 있어도 자연은 거대한 아파트군락지와의 삭막함을 완충시켜 주고 있다.
예전에 군 초소도 예쁜 쉼터로 꾸며 놓았고 베토벤분수 등의 조형물 들은 나에겐 다음 여행지로 낙점을 찍게 만든다.
요즘은 아파트들이 쑥쑥 자라고 있다고 하는데 주군은 고리형태인 아파트를 보며 이식 하듯이 옮겨 놓을 수 있는 신 공법이라 헛소리를 하고 있다.
배곧한울공원에 카페가 있지만 더 중한 서해랑길 스탬프안내판이 우릴 이끈다.
공원지역만을 따라 왔음에도 바람의 시기에 서로간 변변한 대화 조차도 없이 걸어서 93코스 한 구간을 크리어 하고 동물들이 본능적으로 은폐물을 찾듯 바람을 피해 공원의 숲 속으로 스며든다.
===서해랑 92 코스 : 해수체험장 - 오이도빨간등대-시화호 - 대부도관광안내소(15.8 km)===
곧바로 92코스의 시작이다.
가녀린 억새는 흔들림 마 저도 없이 의연하지만 우리들은 옷깃을 사정없이 파고 드는 바람에 내몰려 양지바른 곳을 찾아 들어서 둥지를 튼 새처럼 옹기종기 웅크리고 앉아 소래포구에서 사온 튀김으로 간식을 한다.
마냥 걷기만 하는 단순한 테마 길에서 이런 분위기도 썩 괜찮다.
공원이 끝나고 공단 지대로 바뀌면서 도로와 차량들로 산만하게 만들어 안전 확보 차 한 사람씩 뚝방으로 올라 갔으나 모두다 강풍에 저격 되고 큼직한 몰빵만이 꿋꿋하게 버텨 내고 있다.
안되겠다 밥 묵고 가자.
추위로 경직되었던 몸에 따스한 칼국수 국물과 서해 뻘낙지의 조합은 절로 술잔을 부딪히게 만든다.
이렇게 지돈 주고 하는 경험들은 다 추억이 될 것이니 다들 잘들 먹고 잘 걸어보자.
평소 하지 않는 넥워머까지 뒤집어쓰고 오이도를 곁눈질하면서 진행한다.
칼바람은 이미 우리들의 대오를 흩트려 놓고 대화를 단절시켜 놓았기에 오롯이 나 홀로 걷는 서해랑길이 된다.
즐비한 음식점들의 호객행위는 춤추는 풍선 마냥 쉴 틈이 없이 움직이면서 사람들을 낚아채고 있고 모처럼 출렁이고 있는 서해바다의 항구에 묶여 있는 배들은 팔랑개비처럼 마구 흔들거려서 위태롭다.
흙탕물이 하얀 파도를 뱉어내는 수평선 같은 바다의 끝에는 흐릿한 영종도가 그려 지고 있다.
아! 저 빨간 등대가 이 오이도의 명물이구나.
셀카 하나 찍는데도 바람에 밀려 몸이 휘청거린다.
이런 유명 관광지를 스쳐 지나가는 게 아쉽기는 하지만 지금은 어쩔 수가 없고 함상전망대의 화장실이 우리들을 재집결 시켜서 서로의 상태를 점검 한다.
우리는 이 무한한 자연의 에너지 앞에서는 미미한 존재뿐임을 확인하며 서해랑길을 가고 있고 오이도기념공원의 오이도 박물관을 지나 쭉 뻗은 도로와 마주한다.
시화방조제가 아득하다. 길다.
이런걸 매울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실천한 인간은 위대하다. 조금 전 미약한 인간임을 자인한 걸 취소한다.
순풍 이길 원했는데 우리들 중 누가 하나의 간절함이 덜했던지 몰아치는 맞바람을 뚫고 나가는 에너지의 비효율성에 몸은 지쳐 간다.
시화방조제중간휴게소라고는 하지만 편의시설 없이 낚싯배의 선착장 역할이고 파도처럼 밀려 드는 하얀 너울은 배들을 모조리 침몰 시킬 것만 같다.
뛴다.
소통의 부재로 앞에서는 더 뛴다.
꼭 마라톤전쟁에서 그리스의 승리를 전하는 군인처럼 쉬지도 않고 달리고 또 달리고들 있다.
넌저리가 나는 시화호 방조제는 조력발전소를 지나 시화나래전망대가 완충지대가 되어 주었고 지나 온 길을 되돌리며 저 긴 곳을 걸어서 지나 왔다는 자찬의 기회도 부여한다.
이것이 진짜 제대로 된 커피 한잔의 여유다.
시래나래휴게소를 지나자 서해의 일몰이 시작된다.
홍시처럼 둥근 해가 수면으로 잠겨 들자마자 사위는 어둠에 묻혀 버리고 활주로의 유도등처럼 쭉 이어진 가로등 불빛이 기나긴 도로를 대신한다.
푸르스름이 남아 있는 하늘에 영종도의 어느 메쯤에서 피어 오른 하얀 연기가 붓질을 하며 등대처럼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차라리 지쳐 가고 있는 우리에겐 지금처럼 보이지 않는 막연함이 다행이다.
종점을 향해서 마냥 걸어야 하는 침묵의 움직임 속에서도 오늘 하루를 마감한 뒤 두 다리 쭉 펼 수 있는 숙소를 염려한다.
대부도공원의 대부도안내소에서 스탬프를 찍는다.
이젠 화성시로 넘어 왔고 대부도 방아머리먹거리타운이 있어 불을 밝힌 음식점들도 많다.
몰빵이 대부도호텔마리나를 아지트로 낙점했는데 다른 곳도 알아 보잔 의견에 우리들의 암담한 행보가 시작 된다.
아마도 주변 환경이 숙소쯤은 쉽게 잡을 수 있는 분위기였겠지만 나오지 않은 숙소를 찾아 도로를 헤매고 있는 그 심리적인 압박감 속에서 숙소의 어풀마저도 지우고야 말았다는 J의 말에 격하게 동감한다.
이런 미지에서 검증 되지 않은 정보로 섣부른 판단은 묵시적인 집단 린치에는 밀려 오는 자책과 외로움뿐이니 자중하고 또 명심에 명심을 할지어다.
결국 경로를 이탈하였고 더 이상을 진행한다는 건 무모 하여 되돌아서 산기슭에다 숙소를 잡았지만 주변의 식당들은 폐점 시간이 너무 일러서 겨우 석식을 해결하고 2차를 숙소로 옮긴다.
병천토속순대 44000
택시비 4500
택시비 11900
소래포구 회 J찬조
안주,튀김,풀빵 25000
오이도손칼국수 53000
시화호 커피 20100
모텔(꿈의궁정) 90000
바르미백합칼국수 150000
세븐일레븐대부도점 9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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