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암산 수락산 연계산행 ***

-.일자 : 2023년 6월 24일

-.코스 : 하계역-노원고개-불암산성-불암산-덕룡고개-치마바위-수락산-수락폭포-석림사-장암역(14.2km / 5시간 37분)


오늘은 가족이 호캉스를 하는 날이다.
일전의 무대뽀로 들이대어 넉다운이 되어 버렸던 첫경험을 교훈 삼아 휴가를 내었고 건강한 육체와 정신으로 재무장 하기 위해서 불암산 산행을 다녀 오기로 한다.
서울 참 좋은 도시다.
언제 어딜 가도 민생고 해결이 쉽고 이른 아침에 고랑주병을 홀짝이면서 거리를 활보해도 자기 피해만 없으면 눈치를 주는 이 없는 자유로운 도시다
국수 한 그릇 챙겨 먹고 지하철을 탔는데 환승을 하지 않고 하계에서 내려 버렸다.


모든 길은 처음의 발길에 의해서 만들어 졌 듯이 뭐 어쩌겠어 산에만 가면 됐지 한 마음으로 도심을 헤쳐나간다.
휴일의 도시는 휴식에 들어가 적막하기만 하고 을지대학교를 지나 편의점에서 숙취해소용 생수2병을 구입하는데 2+1이다.
이것이 수락산까지 무모한 산행을 이끌은 원인이 되었다.


차 소리를 차단 시키는 근린공원으로 들어 간다.
휴식의 공간이 되어 준 충숙공원의 편안한 오솔길을 따라서 중계마을로 스며 드는데 폐가에 가까운 집들이 군집해 있다.
화려한 도시 속에 감춰진 이런 공간 속에서도 삶의 영속성이 이뤄 질까 우려 했었는데 재개발지역지다.
고물 차가 제일 먼저 최신 차로 바뀌지만 그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만 되고 사는 순간에 중고차가 되는데 요즘 같은 저성장과 고물가시대에서 이들의 이주는 요원해 보인다.


서울둘레길에 접속을 한다.
하늘높이 솟은 미루나무에 바람이 걸려 나뭇잎이 살랑거리고 있어도 주변은 정적이 장악하여 버려 고요하기만 하다.


노원고개에서 주 등산로가 된다.
아항 여기가 원자력병원으로 하산을 하여 화랑대역으로 이어지는 능선 이구나.
사람 마음 참 간사 하여 뭐 어찌 어찌 입산만 하면 됐겠지 했던 맘이 휘발 되고 생각보다 길어진 거리에서 경솔함을 자책한다.


거리가 길어진 대신 경사도가 완만한 산책길이다.
사람들은 많아 졌고 공원을 산책하듯이 줄을 이어서 불암산성터에 올라 선다.


헬기장의 하늘금에 북한산이 걸려 하얀 속살로 유혹 한다.
아니 그 매력에 스스로 빨려 들지만 이젠 망연하게 처다만 볼뿐이다.
의욕조차도 상실하여 그 언저리만을 돌고 있는 지금의 산행이 나를 대변하고 있어 언제쯤 찾아 갈지는 약속도 못하고 거북바위를 올라 불암산 정상에 선다.


막힘 없는 조망 때문에 언제 올라도 실망이 없는 곳이다.
정상은 자기관리에 충실한 사람들만이 오를 수 있기에 건강한 웃음꽃이 피어 난다.


나야 퇴역 산꾼에 지나지 않지만 남아 있는 습성에 발걸음은 자연스레 수락산으로 들어 서고 있다.
이이들과 약속했던 호캉스의 웰컴티타임을 못 맞출 수도 있다는 경고음이 울리지만 이쯤이야 해낼 수 있다는 자존감이 앞선다.
계단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다.
괜히 왔다는 후회가 들지만 차량이 통행하고 있는 덕룡고개까지 고도를 낮춰 어쩔 수 없이 또 하나의 산정을 올라야만 한다.


군철조망을 따라 지루하게 이어지고 능선 마저도 고도를 올릴 의양이 없는 듯 완만 하게만 이어진다.
어린애 달래듯 살방살방 어루만져 주던 바람도 사라지고 없는 외로운 길이다.
산행을 즐기자고 왔는데 점점 숙제가 되어 가고 있다.

도솔봉을 비켜나 수락산역기점의 백운동계곡과 합쳐 지면서 사람들도 많아지고 산세도 수려 해져 간다.


타인 이지만 함께 하고 있다는 공감대에 시너지가 생겨 치마바위를 가뿐하게 올라서자 노점상이 길목에 있다.
1잔에 3천원 병에 5천원으로 시원하기 까지 하고 달랑거리는 물이 갈증을 부추겨서 막걸리 한 병을 들이키고 나니 비로소 노랗기만 하던 시야에 푸르른 숲이 보인다.



정상에 사람들이 줄을 섰다.
노점상의 위트와 장사 수단이 돋보인다.
시간상 셀카만 남기고 하산을 서두른다.


깔딱고개의 거친 바위들은 방지턱이 되어 속도를 자연스럽게 줄여 주고 안전이 발길을 더듬게 하고 있다.


졸졸거리는 계류가 곳곳에 소를 이루고 사람들이 휴식을 하고 있는 한가롭기 그지 없는 풍경들이 계속된다.
한여름에 내가 지향하는 피서지의 모습이라 마냥 부럽기만 하다.
물에 땀을 씻어 내는 것으로 대리 만족을 하여 내려선 석림사에서 부터 도심에 합류되어 간다.


상가 지역을 벗어난 장암역에는 오뉴월의 햇볕이 쨍쨍하여 절로 눈살이 찌브려 지고 있다.
역에 피어난 개망초가 더위를 부추기고 있는 오후의 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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