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욕지도 **
-.일자 : 2023년 2월 5일
-.코스 : 욕지항-출렁다리 1.2.3 새천년기념공원-대기봉(모노레일상부)-천왕봉-태고암-욕지중학교-욕지항(10.4km / 3시간 22분)
입춘이 어제 지났고 불깡통을 돌리던 대보름날이 왔것만 날은 여전히 춥고 생명체가 없는 것처럼 감성은 메말라 가고 있어 딱 여행이 필요할 때다.
마침 봄맞이 산행에 나선 산악회동참에 동참을 하지만 오랜만이라서 어색하기만 하다.
식습관으로 조식을 챙겨 먹었지만 대보름인 만큼 사천휴게소에서 찰밥을 먹으며 한식구가 되어 통영의 삼덕항에 도착한다.
항은 변함없이 그 모습인데 배가 제주도를 운항해도 될 만큼 엄청 커졌다.
선내에서 산우들과의 회포는 제주도 행의 재현 판이 되어가고 있고 새우깡을 향해 돌진하는 갈매기들은 여행의 낭만을 연출한다.
하얀 포말을 밀어 내며 항해하고 있는 선내에서 지역사회의 정감이 오가면서 한배를 탄 가족화가 되었다.
만지도와 점 점의 섬들이 물결에 흘러 가고 있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이다.
이미 배에서 쏟아져 나온 사람들로 코로나는 종식되었고 항구는 대보름맞이 행사로 시끌벅쩍하다.
욕지도는 몇 번의 입도로 익히 알고 있는 섬이지만 주체측 만을 따르다 보니 순환버스를 타지 못하고 나 홀로 도로를 따라 등산로 입구인 야포로 향한다.
어라 이 출렁다리는 뭐지......
도로와 근접하여 굳이 없어도 될 흔들다리가 설치되어 있고 그나마 푸른 바다가 밑그림이 되어 그럴싸한 풍경이 되어 시선을 붙잡는다.
욕지도의 지형이야 머릿속에는 조감도처럼 그려져 있지만 야포까지 걸어서 가기에는 너무 멀고 3시까의 시간을 맞출 수 없다는 경고등이 켜져 일출봉과 망대봉을 싹둑 잘라 먹고 1출렁다리로 선회 한다.
봄날이 온 듯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고 걸 거침 하나 없는 망망대해는 아득 하기만 하다.
출렁다리를 건너 갯바위에 올라 본다.
숭어 송송 썰어서 초장에 푹 찍어 쏘주 한잔이 생각 나는 분위기이고 저 멀리 천왕봉이 발랑 오란 듯 빠니 내려다 보고 있다.
단체 산행을 와서 나 홀로 섬 길을 이어간다.
요즘은 단체에서 외로움을 느끼고 나 홀로 자유로움을 찾게 되니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 사회성이 부족함을 체감한다.
둘레길의 숲이 잠시 바다를 격리시키고 그늘이 되어 들뜬 심신의 안정을 가져다 준다.
남도의 여느 섬들처럼 해안가를 따라 펼쳐진 아늑한 숲길을 따라서 제 2의 흔들다리를 건넌다.
이런 구조물들이 관광객들을 불러 들이고는 있겠지만 나의 견해로는 확실한 과잉 투자다.
낚싯배는 세월을 낚고 나는 시간에 쫒기여 종종걸음이다.
길게 이어진 데크가 예전의 길을 외돌려 서 갯바위에 걸쳐진 흔들다리로 인도 하고 있다.
요즘은 산에도 강에도 바다의 협곡에도 모조리 흔들 다리다.
산길은 욕지일주도로에 올라 운행이 중지 중인 통영욕지섬 모노레일로 이어진다.
일터든 생활이든 어디서든 자나깨나 안전을 상기 시키는 구조물이다.
꽃송이가 말라 버린 동백의 가로수 길을 따라 새천년기념공원을 향해 올라 간다.
쉼터에서 우리 팀들이 반가이 맞아주고 컵라면에 반주까지 곁들이게 되어 기분이 알 딸딸 한 상태에서 새천년기념공원에 올라 바다를 조망한다.
호수와 같은 잔잔한 바다다.
한없는 평화로움이다.
여지 것의 트레킹에서 비로서 등산을 시작한다.
거친 듯 또 잘 정리 되어 있는 등로 상에 바다를 조망하는 뷰 포인트 들이 있어 가슴 뻥 뚤린 섬 산행의 진수가 시작된다.
단순한 섬이기에 관광객을 모우기 위해 흔들다리가 만들어 지고 풍광을 감상하기 용이 하게끔 모노레일과 전망대 등을 만들어 놓았지만 건강을 지키는 기본은 등산이다.
모노레일 덕분에 대기봉에는 널따란 전망대가 생겼고 화장실까지 갖춰져 있다.
평탄화된 등로와 푸른 숲은 섬이란 걸 잊게 만들고 테크를 따라 군 시설이 있는 천왕봉에 오른다.
정작 정상은 철조망에 갇혀 있어 전망보다는 정상인증이다.
되돌아 나와 태고암을 곁눈질하고 급경사의 시멘트로를 뒤뚱거리며 내려 온다.
가믐에 메말라 가고 있는 저수지에는 준설작업으로 미례를 대비 하고 있고 댐에는 물고기를 노리는 까마귀 때가 콱콱 거린다.
중학교를 비켜나 욕지항에 도착하니 풍물패가 가계를 돌면서 액운을 물리고 번창함을 기원하더니 항구로 행진해 오면서 관광객과 어울려 흥겨운 놀이패가 되어 준다.
얼 쑤 좋다.
잊어져 가는 정월대보름 행사의 맛보기로 모두의 평온과 행복을 기원해 보는 뜻 깊은 통영 욕지도 나들이다.
이 여행이 또 얼마나 깊은 추억으로 자리매김 될지는 몰라도 떠나는 길을 갈매기가 길게 환송하여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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