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수 영취산 진달래 마중 **
-.일자 : 2024년 3월 19일
-.코스 : 돌고개-골명재갈림길-가마봉-영취산진래봉-봉우재-가마봉들머리-가마봉-골명재-돌고개(7.6km / 2시간 53분)
산비탈을 눈처럼 하얗게 뒤덮었던 매화꽃은 바람에 꽃잎이 휘날리고 가로수 벚나무는 꽃망울이 곧 터질 듯이 탱탱해져 있어 바쁜 계절이 왔다.
산에 푸른빛이 감돌고 생명이 없을 것 같았던 나뭇가지에 연분홍꽃잎이 불을 밝히듯 퍼지기 시작한 이때쯤엔 영취산의 진달래가 궁금해 진다.
어차피 일상운동을 하고 있는 가야산이나 이순신대교만 건너면 되는 영취산이나 별다른 게 없으니 진달래꽃의 개화 상태나 점검해 보고자 함이다.
비가 온다는 예보에 비옷 하나만 챙겨서 돌고개주차장에 도착하니 23일부터 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고 주차된 차들이 제법 있다.
매년 꽃의 개화시기가 빨라져서 예년 보다 이른 축제를 알리고 있는데 우린 자연의 순리에 순응할 수 밖에는 없다.
시멘트 임도가 꽃나들이에 몰랑해져 있던 감성을 등산의 본질로 돌려 놓는다.
계단 또 계단이 지속되는 오름길에서 에고 소리를 토해 낼 때야 골명재에서 올라 오는 등산로와 합쳐지면서 외고집을 내려 놓는다.
거칠어진 숨을 토해내며 내려다 본 골명재는 벚꽃으로 하얗게 덮여 있고 광앙만의 푸른 바다와 산업군들이 역동적으로 다가 온다.
요즘은 환경규제가 엄격해져서 여천공단에서 풍기던 역한 냄새가 없으니 이 또한 볼거리가 된다.
역시나 마음의 성급함을 깨닫는다.
붉어 야 할 진달래군락지는 아직은 동면 중인 듯 갈색이고 간간히 꽃잎을 내밀어 놓고는 호객만을 하고 있다.
가마봉 능선은 푸른빛 조차 돌지 않고 있어 산행에 집중하기로 한다.
꽃 몽우리도 맺혀 있지 않는 진달래터널은 꽃이 화사하게 피어 난들 눈높이 위에 있어 지금이나 별차이가 없는 곳이다.
가마봉까지 진달래의 군락지가 이어 진다.
가마봉의 둥그런 전망대는 영취산진달래의 개화를 지휘하고 있고 있는 듯 사방 막힘이 없다.
남해의 망운산에서 남해대교를 건너 하동 금오산이 그리고 울 동네의 가야산으로 펼쳐진 산그리메가 바다를 호수로 만들어 놓았다.
가마봉 능선에 분홍빛이 새어 나오고 있으니 화장의 시간을 쬐금이라도 더 주기 위해 정상으로 간다.
바위가 조망을 만들고 거침없이 불어 오는 맞바람에 얼굴이 알싸해 진다.
바위와 진달래꽃과의 어울림이 참 멋찐 곳인데 아쉽긴 하다.
영취산진례봉에 올라 선다.
변덕스런 차가운 봄 날씨가 부유 하는 수증기를 가라앉혀 여수와 광양이 모조리 조망 되고 있어 이곳에서 이런 멋진 뷰를 느꼈던 적이 있었던가 싶다.
정상에 홀로 서서 광양만을 조망한다.
율촌공단에는 왜성의 흔적이 있고 남해도에는 왜군을 전멸시켰던 노랑해전의 격전지와 관음포이충무공전물휴허지가 있는데 그 해변들은 이제 산업지가 되어 나라의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산너머 여수 앞바다에 새떼처럼 수많은 배들이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말해 준다.
내림길의 계단이 도솔암 갈림길까지 이어진다.
이어 받은 침목의 계단이 보폭을 잡아 먹어 여간 고역이 아니다.
굳이 계단까지 안 만들어도 될 경사에까지도 촘촘하게 만들어 놓은 계단 지옥이 되어 봉우재에 내려선다.
철쭉군락지에 햇살을 튕겨 내고 있는 도발적인 진달래가 군데군데 박혀 있지만 다가가서 봐줄 정도는 아니다.
임도를 따라 산허리를 잘라 간다.
삼나무의 푸름 속에서 노란 개나리꽃 그리고 간간이 피어 있는 벚꽃으로 이미 봄이 왔것만 바람의 시샘이 만만찮다.
벚꽃은 꽃을 피워내자 마자 꽃잎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어 마음이 안타깝고 관목 속에서 안간힘을 쓰고 있는 진달래꽃이 애처롭다.
봄 풀들로 파릇한 임도가 무척이나 생동감이 있다.
임도에서 진달래군락지인 가마봉으로 올라 간다.
작년만해도 진달래군락지에 관목들이 제거되어 보기가 좋았는데 지금은 미미한 개화상태 마냥 주변이 어수선하다.
양지바른 곳이라서 따스함에 금방이라도 꽃망울을 터트릴 것만 같은데 또 어떨지는 다음에 확인해 봐야겠다.
진달래 터널은 그늘의 용도다.
가마봉에 다시금 올라 올라 왔던 돌고개로 내려간다.
꽃 향기도 퍼지기 전에 찾아 들고 있는 사람들이 이곳의 유명세를 말해 주고 있다.
땀에 젖어 고달픔이 느껴지는 이들과 계단을 회피하기 위해 돌고개 방향을 이탈하여 골명재로 내려선다.
그래도 임도는 지겹지만 벚꽃 피어나 봄이 참 이쁘다.
돌고개에는 평일인데도 산악회버스까지 있어 봄을 찾아 나선 사람들이 계절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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