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해랑길 2차(서해랑길 역코스 89코스, 88코스) **

-.일자 : 2023년 2월 22일

-.서해랑 89 코스 : 남동보건진료소 - 동주염전-상상전망대-탄도항-전곡항18.6km)
-.서해랑 88 코스 : 전곡항 - 제부교차로-공생염전-백미항-궁평항정류장(17.6 km)

 

===서해랑 89 코스 : 남동보건진료소 - 동주염전-상상전망대-탄도항-전곡항18.6km)===

새벽잠이 없는 나잇대가 되었다.
하릴없이 룸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약속시간에 맞춰 숙소를 나서는데 이곳에는 차량통행은 많으나 택시가 없어 어제 타고 온 개인택시를 호출하여 놓고는 재 입실을 하여 몸을 녹인다.


몰빵의 잘라먹기 신공으로 대부황금로를 따라서 농로로 갈아타고 월정암 직전에서 택시에서 내리니 필수코스 하나가 빨갛게 찍혔다.
서해랑길을 잘라 먹기는 했어도 참 기분 좋은 출발이다.


앞에 거대한 낚시터의 반짝이는 전광판에 홀려 무심코 진행하다가 핀잔만 듣고 되돌아 나와 동주염전안내판을 보고 길을 바로 잡아간다.
나에 대한 J의 신뢰도는 급 바닥을 찍어 두 사람만을 바짝 따르고 있다.


포도밭들이 이어지고 있고 서해랑길은 마을로 휘어 돌겠금 안내되어 있으니 직선을 선호하는 우리는 대부황금로로 나와 식당을 찾아 든다.
지도를 보면 이 도로가 방아머리해변에서부터 쭉 이어져 오고 있었는데 우리만 모르쇠이다.


김치찌개는 의외로 맛깔 나고 선선한 주인장부부가 기분을 참 좋게 한다.


도로의 차들을 조심하란 당부까지 했는데 갓길이 없는 도로는 길에 뛰쳐 나온 강아지마냥 우리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대선방조제에서 서해랑길과 합쳐지고 비로서 차 들의 위협에서 벗어난다.


서해의 갯벌은 모텔과 펜션 단지들을 만들어 놓아 화려해졌지만 이른 시간의 고느적함이 마을을 차분하게 맞이하게 하였고 낙엽 깔린 임도가 재빨리 이끈다.


서해랑길이 도로와 나란히 하니 당연스레 이중화가 되었고 J는 아주 당연스럽다는 듯 두 사람에게 붙어 버리고 나 홀로 산길을 향해 올라 간다.


거칠 긴 해도 아늑함이 있는 산길을 걸으며 숲의 싱그러움과 상쾌함으로 샤워를 하여 상상전망돼로 이어진 도로에 내려서는데 이처럼 단독 된 화장실은 처음이지 싶다.


샹들리에를 메달아 놓은 듯 화려한 전망돼다.
뭘 산속에 다 이렇게나 정성을 들여 놓았는지 내 라도 찾아 줘서 다행스럽다.


이 길은 서해랑길 89코스와 경기둘레길 49코스가 함께하고 있고 경기도청소년수련원 때문인지 등로가 아주 좋다.


팔효정에 올라 바다와 간척지 방향의 도로를 살펴봐도 일행은 잡히질 않는다.


불도방조제삼거리에서 전화를 해 일행의 위치를 파악한 뒤 거리를 좁히기 위한 발걸음을 뚝방에 팔랑개비 날개 회전하듯이 속도를 높인다.


갓길이 없는 도로가 위험해 편안함에 타협하지 않고 작은 산을 올라 횟집 상가 단지에 내려서고 펜션에서 도로를 벗어나 억새가 무성한 간척지로 들어간다.


옆으로 카라반 등이 같이 하더니 거대한 탠트촌과 마주한다.
어쨌든 가 이것들은 도시의 답답증이 만들어 낸 자연스런 현상들이지 싶다.


대부광산퇴적암층의 안내판이 길을 안내하고 있다.
암석 채취 도중 공룡발자국과 식물화석 등이 발견되어 문화재로 지정한 것 같은데 절개지 안의 깊은 호수가 오금을 절이게 만든다.


건너편의 전망대에 일행이 보이고 계단을 올라 비로서 일체화가 된다.
조망이 좋아 갈 길이 쫙 그려 진다.
탄도항과 함께 제부도가 조망 되며 풍력발전기와 운행을 하지 않는 해상케이블카가 바다에 걸려 있고 제부도유원지의 바닷길로 이동하는 차량들이 햇살에 반짝거린다.
서해랑길의 완벽한 그림이다.
J는 나와의 합류를 위해서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억지 걸음을 했다며 두 사람이 성토하는데 난 이뻐 죽겠다.
나를 믿어준 사람이 있어 어떤 시련들도 견뎌 낼 수가 있을 것만 같다.


전곡항에 접안 된 요트를 바라다 보면서 쭉 뻗은 탄조방조제를 따라 간다.


안산시 대부도에서 이제부터는 화성시 구간이 되고 전곡항입구인 전곡항교차로에서 지난했던 89코스를 종료시킨다.

 

 

 

 



===서해랑 88 코스 : 전곡항 - 제부교차로-공생염전-백미항-궁평항정류장(17.6 km)===

 


전곡항으로 이어진 데크가 사람 홀리기에 딱 인데 몰빵이 둘러 세워 왕복 2km의 알바를 면했어도 케이블카정류장만은 여전히 눈에 밟힌다.


요트가 육지에 올라 와 있고 스스럼 없이 산업단지의 도로를 따르고 있고 두루누비는 해안가를 가리키며 연신 경고음을 내고 있어도 건물에 막혀서 이 도로를 한참을 따른 후에야 울타리가 쳐진 해안가와 접한다.


해풍이 우리를 생선 말리듯 말리고 있다.
햇살을 수건으로 가려 봐도 넥워머를 뒤집어써도 피부를 사정없이 파고들고 차가운 바람은 여전하다.


수문에서 흘러 나온 물이 서해의 너른 갯벌을 뱀처럼 기어 가고 있다.
축구장이 있는 공원이 쉼터가 되어 생리현상을 해결하고 몰빵의 발 상태를 점검하여 필수 경유지 하나를 찍는다.


도로가 해안을 가르면서 전곡해양일반산업단지가 나란히 하여 마냥 걷기만 하는 단순한 길이다.
공단의 끝자락에 음식점이 있어 우럭매운탕으로 아점을 하여 전력을 보강시키고 상가가 밀집한 제부도유원지 입구로 들어 간다.
상가를 가로 질러 해안가로 붙어버려서 제부도 신비의길 진입로를 확인 하지 못한 게 아쉽다.


철이 비수기여서 그런지 규모가 제법 큰 가계들 마저 문을 닫고 있어 쉼을 할 곳이 없기에 급한 주군이 나무를 엄폐물 삼아 찔끔거리다 주인장의 호된 질책에 옷에다 오줌 저리지 않을까 싶다.


뚝방이 지루하게 이어진다.
갯벌에 길이 열러 사람들이 생명체가 되었다.
갯벌이 자연 그대로의 식량자원의 보고라고 하는데 자연보호 때문인지 여지 것 새떼 말고는 사람을 본적이 없었다.


해변은 둑방이 일렬로 줄을 세워 대화조차도 단절시켜 놓아 마냥 걸으면서 오늘에 할당된 거리만을 단축시켜 가고 있다.
바다를 바라다 보고 걷고는 있지만 모든 것들을 단색으로 바꾸어 놓은 생경하고 반복된 풍경의 연속성에 감성도 감흥도 사라져가고 얼른 끝내고 술이나 한잔 할 생각만이 간절하다.
새우양식장을 정리하는 손길이 있을 뿐 폐 건물들은 삭막함을 더한다.


길은 염전과 뚝방으로 2중화 되어 한결 여유가 생겼고 염전의 끝자락에 낚시터가 걸린다.
잠시 농로로 이끌어 눈의 피로감을 덜어 주고는 초소를 지나 신작로와 같은 방파제를 따라간다.


서해의 석양은 갯벌을 번들거리게 만들어 더욱 더 막막함을 안긴다.  


우리나라 갯벌이 캐나다 동부 연안과 미국 동부해안 그리고 북해 연안, 아마존강유역과 더불어서 세계 5대 갯벌 이란다.


한맥중공업공장 옆의 갯벌에 배가 푹 박혀 있고 배달의 민족처럼 오토바이들이 즐비하게 주차되어 있다.


공장의 끝자락에서 백미리어촌체험마을로 휘돌아 가는 길을 물을 막은 간척지의 뚝방처럼 직선화 시켜서 농로를 따른다.
어차피 연이어서 서해랑길을 이어오고 있는 우리로선 특별한 의미도 없고 무엇보다도 이곳에는 필수코스가 없다.
아무도 없는 한적한 농로다.
꿩처럼 숲으로 숨어들어 가고 새떼처럼 농로를 가로질러 궁평유원지로 들어간다.


햇살은 힘을 잃었고 밀물을 친구 삼아 따라 온 해풍이 몸을 움츠려 들게 만든다.
궁평해수욕장의 모래사장이 물결에 출렁이고 궁평해송길에 체험 형 예술품이 바람에 흔들린다.


일단을 모텔 하나는 찾았는데 길은 궁평항으로 이어져 궁평항 낙조테크를 건넌다.
길게 뻗은 궁평항방파제로 해가 기울고 있지만 형체를 잃어 해넘이는 볼품이 없고 궁평항어촌체험마을앞에서 88코스를 종결 짓는다.


주변에 숙소가 없다.
별수 없이 궁평유원지로 발길을 되돌려서 숙소를 잡고 먹거리를 찾아 주변을 어슬렁거리지만 다시금 다리를 넘어야만 하여 순발력을 발휘하여 배달 음식과 슈퍼에서 주류를 조달 한다.
주인장이 석양이 아름답다고 자랑하는 숙소는 안식처가 되어 줄 뿐이고 우리는 어제도 오늘도 걸었던 것처럼 또 지난날들을 어제의 일처럼 주억 거리며 하루를 마감하고 있다.
몰빵이 물집이 번져 피로 얼룩졌지만 우리들은 꺾이지 않는 정신력이 있으니 어떡하든 길은 쭉 이어 갈 것이다.

조식(김치찜) 깜상찬조 64000
점심(우럭매운탕) 주군찬조 76000
비치파크 80000
대성슈퍼 39500
백년족발 78000



** 서해랑길 2차(서해랑길 역코스 91코스, 90코스) **

-.일자 : 2023년 2월 21일

-.서해랑 91 코스 : 대부도관광안내소-북망산-구봉도낙조전망대-해솔길캠핑장-바다낚시터입구(15 km)
-.서해랑 90 코스 : 바다낚서터입구-홍성리선착장-홍성리마을회관-홀곶갯벌체험장-남동진료보건소(16 km)

 


===서해랑 91 코스 : 대부도관광안내소-북망산-구봉도낙조전망대-해솔길캠핑장-바다낚시터입구(15 km)===
어제 방아머리에서 92코스를 찍고 숙소를 찾느라 이탈했었던 동춘서커스성설공연장까지의 경로를 잇지를 않고 숙소에서 곧바로 서해랑길에 접속하기로 하여 자그마한 산정인 북망산에 올라 선다.


구봉도가 방파제처럼 바다로 길게 이어져 있고 어제 지나왔던 시화방조재가 선을 쭉 그어 오이도를 이으며 인천의 연수구가 조망되는 전망대다.

펜션이 있는 해안가는 눈이 내렸던 것처럼 하얗게 덮여 있어 어제의 추위 강도를 보여주고 있고 허공에 휘날리는 입김이 현재의 온도를 짐작하게 한다.
펜션들과 소나무 숲길을 지난다. 

일몰이 예쁘다는 구봉도는 휘돌아서 다시금 되돌아 와야만 하기에 필수코스 중 하나를 희생시켜서 구봉도를 싹뚝 짤라 먹기로 한다.
노을이아름다운펜션이 그 기준점이 되었고 도로를 따라 올라 해송길로 접어 든다.

 

숲길은 편안하고 정상부에 송전탑과 함께 건립기념비와 정자가 있는데 아직 우리에겐 쉼이 필요치가 않다.  

더 이상의 헤맴을 방지하고자 바짝 긴장하고 있음에도 이곳의 이정표와 표지기들은 경기둘레길과 대부해솔길등 등으로 헷갈림이 많다.


과수원이 있는 임도를 따라 캠핑장을 지난다.
주변을 살펴봐도 쌩뚱 맞은 개발현장뿐이고 요즘 금리도 오르고 집값도 폭락을 하여 노숙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이지 싶다.


도로를 나와 1차선 만큼이나 넓은 인도를 따라 간다.
간간히 바다가 보일 뿐인 지루한 도로지만 어제의 칼바람이 잠잠하니 우리들의 밀착도는 좋아졌다.
참 잘들 걷는다.
튼실해 보이는 몰빵은 발에 물집이 잡혀 따끔거린다고 하면서도 잘 리딩을 하고 있고 끝까지 완주해 보겠다는 J의 해맑은 모습과 새 다리 주군의 날렵함 까지 최상의 도도꾼들 모습이다.
이를 지켜 보는 나 만이 내면의 고통을 겪고 있으면서도 안 그런 척 묵묵히 따르고 있다.


썰물이 빠져 나간 바다는 해안에 하얀 얼음을 남겨 놓았고 이 위협적인 풍경에 우리들은 감히 겉옷을 벗지 못한 채로 속보를 하고 있으니 몸 속에서는 땀이 흐른다.


잠깐 해변으로 휘어 도는 서해랑길은 직선화 시켜 그냥 도로만을 따른다.
두루누비 앱이 주는 순기능과 함께 역기능의 효과다.


앞에 아일랜드 CC의 리조트건물이 좌표가 되었고 독도바다낚시터 앞에 안내판이 있다.
눈을 뜨자 말자 조식도 먹지 않고 출발을 하였고 쉼 한번을 하지 않은 채로 순식간에 한 코스를 끝내 버렸으니 이젠 좀 쉬었다 가자.
몰빵의 물집 점검과 더불어 쉼을 하면서 90코스를 자연스레 그려 본다.

 



===서해랑 90 코스 : 바다낚서터입구-홍성리선착장-홍성리마을회관-홀곶갯벌체험장-남동진료보건소(16 km)===
설마 했었는데 직진의 도로를 벗어 난 서해랑길은 착실하게 본분을 지켜 나겠다는 듯이 골프장으로 방향을 틀어 갯골을 끌어 들이고 어심낚시터를 지난다.
간만의 차이로 지평선처럼 펼쳐진 갯벌로 인하여 푸른 바다에서 대어를 꿈 꾸는 낚시꾼들을 낚아채고 있는 낚시터가 별나게도 많다.

 

 

 


아니 왜 산으로 올라가?


양지바른 쉼터에서 사탕으로 당분을 보충하면서 골프장을 내려다 본다.
그린에서 노니는 사람들이 부럽기는 하지만 몸으로 체험하며 함께 추억을 만들어가는 뚜벅이의 가치만 한 것은 없을 것 같다.


철탑이 있는105.9m의 태산 같은 큰산에 올랐다.
양탄자처럼 푹신한 등로는 산에 오른 댓가로 상큼함을 선사하여 도로를 따르면서 경직되었던 근육을 풀어 준다.


앞에 선제대교를 두고 개의 경계를 받으면서 홍성리선착장의 도로에 내려선다. 
장사를 할까 싶었던 매점의 특전사출신 주인장은 의뢰로 의외로 순수하고 이곳에서 여러 촬영들을 했었고 현재 방영중인 빨간풍선의 마지막 장면을 촬영했다고 전한다.
라면과 총각김치의 조합에 특별 주문 해왔다는 막걸리까지 더해져 의외의 특별식 인데 면류를 극도로 혐오하는 주군만은 햇반을 깰짝거리고 있다.
술이 술술 넘어간다.
왜 그랬을까? 주인장의 특별 써비스인 막걸리 잔을 받기 위해 컵에 따라 놓았던 소주를 병에 다시금 부었다가 십자포화를 받아 회생이 불가하다.


기분도 좋아졌겠다 해안으로 휘어 도는 서해랑길을 직선화 시켜서 그냥 도로를 따라 홍성리마을회관까지 간다.


해안을 끼고 이쁜 마을들이 형성되어 있고 카페가 공사중인 곳에서 서해랑길이 막히고 해변을 걸어 다시금 마을로 붙는다.
우리와 같은 사람들을 이해 못하겠다는 마을사람들의 대화 속에서는 서해랑과 경기둘레길에 제법 많은 도보꾼들이 도전하고 있음이 증명된다.


수시로 나타나는 포도밭이 포도의 고장 대부도를 말해주고 있다.


해안가로 접하면서 열린 가계는 영업 전이고 많은 가계들이 폐업을 하고 있어 우리의 생리 욕구를 해소할 데가 없다.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은 듯도 하여 안타까움이 들지만 폐업된 건물은 차가운 해풍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 준다.
바닷바람이 엄청 차갑다. 강남 간 제비가 봄을 데리고 오려면 장장 멀었다.


해안가를 마냥 걷는다.
거대한 캠팡장은 썰렁하고 갯벌은 무한정으로 펼쳐져 있다.


모래가 하얀 굴 껍데기로 대체되어 끝없이 이어진다.
뭐든 입에 먼저 넣고 감별을 해보는 몰빵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고 더불어 굴을 까 먹었는데 이게 잘못되었는지 배가 꼬인다.
비브리오 패혈증이면 큰일 나는데 배출을 할 곳이 없다.
비치캠핑장의 화장실은 울타리가 쳐진 채 외부인출입을 금지하고 있고 고래숲체험장에서 생리현상을 해결을 하고 나니 오름 길이 가뿐하다.


농로가 서해랑길의 완충지대가 되었고 포도밭을 지나고 대남초등학교 2.2km의 이정표를 따라서 다시금 해변에 닿는다.


서해안의 갯벌을 따라서 대부도고랫부리습지구역이 이어지고 있다.
갓길도 없는데 도로가 공사 중이라 덤프가 연신 통행하고 있어 엄청스레 위험하다. 
도로 경계 블록에 올라 껑충껑충 뛰어서 습지보호구역전망대 올라 팔딱거리고 있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대남초등하교를 지나 대부남동보건진료소에서 90구간을 종결한다.

 


마을은 형성되어 있는데도 숙소가 없어 난감함에 정자의 쉼터가 쉼을 허락하지 않는다.
참으로 난감하다.
우리에겐 최악이다.
마을 주민에게 물어 봐도 신통한 답은 없고 면에 나가면 있을 거란 애매한 말에다가 희망을 걸고 어차피 걸어 가야 할 89구간을 좁혀 간다.
몰빵의 물집이 점점 심해져 걸음걸이에 엇박자를 내고 있어 지켜보고 있는 우리가 더 안쓰럽고 무엇보다도 불확실성이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그나마 내일의 서해랑길을 조금이나마 좁혀 가고 있는 게 다행스럽긴 한데 전원주택단지를 지나면서 펼쳐진 대부동과 대부도펜션시티의 건물은 우리의 희망을 꺾어 놓는다.


더 이상 진행했다 가는 우리의 단합과 전력에도 무진장 손실이 생길 것임을 직감하고 서해랑길 경로를 이탈하여 브라보야구장을 가로 지른다.
역시나 대부동에는 숙소가 없다.
날씨는 더 추워지고 있고 택시를 타고 순간이동을 한다.
다시금 정리를 하면서 지도를 보니 어젯밤에 방아머리해변을 지나면서 앞에 보였던 모텔들이고 이 도로를 휘어 도느라 하루 종일 걸었던 셈이다.


숙소는 안식처가 되어 안정감을 되찾았고 겸하고 있는 식당에서 화합주로 재 결집을 다져 숙소로 자릴 옮긴다.
숙취가 더해갈수록 우리의 영웅담들이 재방 되고 있는 대부도에서의 밤이다.
몰빵이 우리들의 양말까지 모조리 빨아 히터에 말려 놓고는 또 다른 내일을 꿈꾼다.

택시 7300
선재대교 매점 (라면) 50000
엠모텔 100000
황태구이 제육쌈밥 92000

** 서해랑길 2차(서해랑길 역코스 93코스, 92코스) **

-.일자 : 2023년 2월 20일

-.서해랑 93 코스 : 남동체육공원 -소래포구- 월곶포구-배곧생명공운- 해수체험장(14.5 km)
-.서해랑 92 코스 : 해수체험장 - 오이도빨간등대-시화호 - 대부도관광안내소(15.8 km)

 

===서해랑 93 코스 : 남동체육공원 -소래포구- 월곶포구-배곧생명공운- 해수체험장(14.5 km) ===
걷고 먹고 자는 일개미와 같은 단순한 일상이 모처럼만에 긴 숙면을 가져다 주었고 또 오늘도 마냥 걸어야만 하니 먹어 줘야 하여 모텔 주변을 탐색한다.
국밥을 시켜 놓고 두 사람을 호출했지만 어째 뒷통수가 쌩 한 느낌에 혼술로 마음을 다스리는데 소래포구여서 인지 쉰 새벽녘 임에도 손님들 탁자에는 술병들이 즐비하여 동질화가 되어 간다.


택시에 올라 어제 종결 지점이었던 남동체육관을 패스하고 필수경유지인 누리공원을 선택했지만 역시나 작전은 실패이고 오늘도 요령을 피운 결과만 체감한다.
어제 못지 않게 쌀쌀한 날씨가 대뇌에 혈류의 흐름마저 방해를 하여 상황판단이 원활하지 못했던 듯도 하다.

낯선 거리와 생경스런 풍경 속에서 두루누비가 현 위치를 잡아 주어 서해랑길을 이어 간다.
어찌 되었든 간 필수 경유지는 모조리 찍고 있어 미션은 잘 완료하고 있으니 이건 요령보다는 국토 종주의 경험 속에서 나 온 순발력이라고 하고 싶다. 
뭐든 한번 하기가 어려운 법이니 습관으로나 이어지지나 않길 바래본다. 

폐 염전이 공원으로 변신을 한 소래습지생태공원내를 휘어 도는 트랙을 가로 질러서 다시금 필수경유지를 하나를 통과하고 소금 밭과 소래습지생태공원전시관을 지난다.
이곳은 하루쯤 머물면서 즐겨도 좋을 공원이다.

 

외계로 빨려 들어 갈듯한 시커먼 갯골이 바다를 연결 짓고 습지공원주차장을 지나 영동고속도로 지하터널이 소래포구를 잇는다.

 


굶은 고양이 마냥 비릿한 냄새에 바로 달려 들어 난전과 마찬가지인 포장마차에서 새콤달콤한 회에 짜릿한 소주를 희석 시켜 흡입한다.
고속도로를 내달리는 차량의 쿵쾅거리는 소음이 점차로 음악이 되고 알코올의 주입에 추위에도 익숙해 졌지만 혼미한 정신에 또다시 먹거리를 사 들고 소래포구를 빠져 나온다.
그나마 이 소래포구가 화재 이후에 새 단장을 하여 예전만한 인간미가 넘치는 정감이 없어서 다행스럽다.

 


해오름광장에 꽂개와 새우가 대표격으로 당당하게 나섰는데 시커멓게 펼쳐진 갯골에는 생명체 하나가 감지되지 않아서 늪에 빨려 들어 갈듯한 공포감이 몰려 든다.

여긴 어디?
우린 지금 이렇게 서해랑 93코스의 해오름길을 걷고 있다.

여지 것 산과 도심지를 헤쳐 나오면서 이런 서해바다와 갯벌을 그리며 진행을 해 왔는데 막상 마주한 해변은 이벤트 없이 조용히 다가와 속삭일 뿐이고 바람 만이 객들을 시기하여 밀쳐 내고 있다.

해넘이 다리를 건너면서 행정구역은 인천에서 시흥으로 바뀌었고 배곧이한울공원길로 갈아 탄다.


배곧의 갯벌을 곧게 가로 지르고 있는 군자대교가 성장한 우리의 경제규모를 대변한 듯 하고 드넓은 배곧한울공원은 방목을 하듯 우리들을 자유 분망하게 만들어 놓아서 제 각각의 방법과 생각대로 길을 이어가고 있다.

배가 드나드는 곳이란 이 배곧에 시커멓게 펼쳐진 단순한 뻘밭이 햇살에 번들거리고만 있어도 자연은 거대한 아파트군락지와의 삭막함을 완충시켜 주고 있다.

예전에 군 초소도 예쁜 쉼터로 꾸며 놓았고 베토벤분수 등의 조형물 들은 나에겐 다음 여행지로 낙점을 찍게 만든다.
요즘은 아파트들이 쑥쑥 자라고 있다고 하는데 주군은 고리형태인 아파트를 보며 이식 하듯이 옮겨 놓을 수 있는 신 공법이라 헛소리를 하고 있다.

배곧한울공원에 카페가 있지만 더 중한 서해랑길 스탬프안내판이 우릴 이끈다.
공원지역만을 따라 왔음에도 바람의 시기에 서로간 변변한 대화 조차도 없이 걸어서 93코스 한 구간을 크리어 하고 동물들이 본능적으로 은폐물을 찾듯 바람을 피해 공원의 숲 속으로 스며든다.

 

 

 

 

===서해랑 92 코스 : 해수체험장 - 오이도빨간등대-시화호 - 대부도관광안내소(15.8 km)===


곧바로 92코스의 시작이다.


가녀린 억새는 흔들림 마 저도 없이 의연하지만 우리들은 옷깃을 사정없이 파고 드는 바람에 내몰려 양지바른 곳을 찾아 들어서 둥지를 튼 새처럼 옹기종기 웅크리고 앉아 소래포구에서 사온 튀김으로 간식을 한다.
마냥 걷기만 하는 단순한 테마 길에서 이런 분위기도 썩 괜찮다.


공원이 끝나고 공단 지대로 바뀌면서 도로와 차량들로 산만하게 만들어 안전 확보 차 한 사람씩 뚝방으로 올라 갔으나 모두다 강풍에 저격 되고 큼직한 몰빵만이 꿋꿋하게 버텨 내고 있다.

안되겠다 밥 묵고 가자.
추위로 경직되었던 몸에 따스한 칼국수 국물과 서해 뻘낙지의 조합은 절로 술잔을 부딪히게 만든다.
이렇게 지돈 주고 하는 경험들은 다 추억이 될 것이니 다들 잘들 먹고 잘 걸어보자.

평소 하지 않는 넥워머까지 뒤집어쓰고 오이도를 곁눈질하면서 진행한다.
칼바람은 이미 우리들의 대오를 흩트려 놓고 대화를 단절시켜 놓았기에 오롯이 나 홀로 걷는 서해랑길이 된다.
즐비한 음식점들의 호객행위는 춤추는 풍선 마냥 쉴 틈이 없이 움직이면서 사람들을 낚아채고 있고 모처럼 출렁이고 있는 서해바다의 항구에 묶여 있는 배들은 팔랑개비처럼 마구 흔들거려서 위태롭다.
흙탕물이 하얀 파도를 뱉어내는 수평선 같은 바다의 끝에는 흐릿한 영종도가 그려 지고 있다.

아! 저 빨간 등대가 이 오이도의 명물이구나.
셀카 하나 찍는데도 바람에 밀려 몸이 휘청거린다.

이런 유명 관광지를 스쳐 지나가는 게 아쉽기는 하지만 지금은 어쩔 수가 없고 함상전망대의 화장실이 우리들을 재집결 시켜서 서로의 상태를 점검 한다.

우리는 이 무한한 자연의 에너지 앞에서는 미미한 존재뿐임을 확인하며 서해랑길을 가고 있고 오이도기념공원의 오이도 박물관을 지나 쭉 뻗은 도로와 마주한다.

시화방조제가 아득하다. 길다.
이런걸 매울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실천한 인간은 위대하다. 조금 전 미약한 인간임을 자인한 걸 취소한다.


순풍 이길 원했는데 우리들 중 누가 하나의 간절함이 덜했던지 몰아치는 맞바람을 뚫고 나가는 에너지의 비효율성에 몸은 지쳐 간다.

시화방조제중간휴게소라고는 하지만 편의시설 없이 낚싯배의 선착장 역할이고 파도처럼 밀려 드는 하얀 너울은 배들을 모조리 침몰 시킬 것만 같다.


뛴다.
소통의 부재로 앞에서는 더 뛴다.
꼭 마라톤전쟁에서 그리스의 승리를 전하는 군인처럼 쉬지도 않고 달리고 또 달리고들 있다.

넌저리가 나는 시화호 방조제는 조력발전소를 지나 시화나래전망대가 완충지대가 되어 주었고 지나 온 길을 되돌리며 저 긴 곳을 걸어서 지나 왔다는 자찬의 기회도 부여한다.
이것이 진짜 제대로 된 커피 한잔의 여유다.


시래나래휴게소를 지나자 서해의 일몰이 시작된다.

홍시처럼 둥근 해가 수면으로 잠겨 들자마자 사위는 어둠에 묻혀 버리고 활주로의 유도등처럼 쭉 이어진 가로등 불빛이 기나긴 도로를 대신한다.



푸르스름이 남아 있는 하늘에 영종도의 어느 메쯤에서 피어 오른 하얀 연기가 붓질을 하며 등대처럼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차라리 지쳐 가고 있는 우리에겐 지금처럼 보이지 않는 막연함이 다행이다.
종점을 향해서 마냥 걸어야 하는 침묵의 움직임 속에서도 오늘 하루를 마감한 뒤 두 다리 쭉 펼 수 있는 숙소를 염려한다.
대부도공원의 대부도안내소에서 스탬프를 찍는다.
이젠 화성시로 넘어 왔고 대부도 방아머리먹거리타운이 있어 불을 밝힌 음식점들도 많다.
몰빵이 대부도호텔마리나를 아지트로 낙점했는데 다른 곳도 알아 보잔 의견에 우리들의 암담한 행보가 시작 된다.
아마도 주변 환경이 숙소쯤은 쉽게 잡을 수 있는 분위기였겠지만 나오지 않은 숙소를 찾아 도로를 헤매고 있는 그 심리적인 압박감 속에서 숙소의 어풀마저도 지우고야 말았다는 J의 말에 격하게 동감한다.
이런 미지에서 검증 되지 않은 정보로 섣부른 판단은 묵시적인 집단 린치에는 밀려 오는 자책과 외로움뿐이니 자중하고 또 명심에 명심을 할지어다.


결국 경로를 이탈하였고 더 이상을 진행한다는 건 무모 하여 되돌아서 산기슭에다 숙소를 잡았지만 주변의 식당들은 폐점 시간이 너무 일러서 겨우 석식을 해결하고 2차를 숙소로 옮긴다.

병천토속순대 44000
택시비 4500
택시비 11900
소래포구 회 J찬조
안주,튀김,풀빵 25000
오이도손칼국수 53000
시화호 커피 20100
모텔(꿈의궁정) 90000
바르미백합칼국수 150000
세븐일레븐대부도점 9900

** 서해랑길 2차(서해랑길 역코스 95코스, 94코스) **

-.일자 : 2023년 2월 19일

-.서해랑 95 코스 : 인천역 - 숭의역-남향그린공원-문학산-선학역 3반출입구(17 km)
-.서해랑 94 코스 : 선학역-승기천-공원-다리를 통과하여-남동공단길-논현포대근린공원-육교건너-듬배산-오봉산-제2경인고속도로위-갈대밭을 지나 건너편에 아파트촌-도림수문옆길-남동체육공원(12.5km)

 

 

== 서해랑 95 코스 : 인천역 - 숭의역-남향그린공원-문학산-선학역 3반출입구(17 km) ==


겨울로 접어 들어 동면기에 들어가면서 느슨해진 몸과 마음은 서행길에서의 팽팽하게 긴장했던 기억들을 지워내고 각자의 영역 속에서 안주하며 누구 하나가 입에 올리지도 않고 있었다.
술자리 조차도 허락 치 않았던 밋밋한 일상들은 입춘이 지나면서부터 봄은 시작이란 말에 걸맞게 서해랑길은 급조되었고 일정들을 조율하여 출발을 하게 된다.
서해랑이 아직은 수도권인지라 이동은 열차를 이용 하고 우리의 수호천사인 김하사님은 종결장소에서 접속하기로 하니 우리들의 몸만 잘 따라 준다면 이번의 모든 일정들도 순조롭게 마무리 될 것 같다.
퇴근 후 주군이 퇴직선배님의 택시를 호출하여 나를 태우고 순천역까지 이동한다.
이동 중에 나눈 많은 조언들은 퇴직 후 인생설계에 기초가 될 것인데 택시비까지 극구 사양하여 관계의 빛을 남겨 놓은 채로 반겨 하는 몰빵과 기차에 올라 5박6일간의 긴 여정들을 검은 차창에 조용히 그려 간다.


밤의 용산은 멧돼지가 도심지에 들어 와 좌충우돌로 들이 박듯이 우리들을 혼란에 몰아 넣는다.
빨간 불빛을 찾아 도시를 방황하다가 겨우 숙소를 잡아 놓고 선술집에서 술잔을 부딪치면서 서해랑의 의기투합을 하지만 취기가 오르기도 전에 마무리가 되어 서울에서의 첫날 밤이 너무 짧다.


숙소 근처에 아침식사를 할 곳이 없어 인천으로 곧바로 이동을 하여 김밥나라에서 간단 조식을 해결하며 서울 유학파인 미모의 J와 합류한다.
SNS상으로만 참여가 논의 되였었기에 첫만남의 몰빵이 영 어색해 한다.

 

 

 


 
쌀쌀해진 날씨만큼이나 서로간에 거리감이 있지만 J의 지원군이 팀웍에 시너지 효과가 될지는 미지수인 상태로 첫발을 내딛는다.
서해랑표지기가 사라진 도로는 방향 조차가 헷갈린다.
일전 인천역을 건너편에 두고 차이나타운입구인 이곳 선린문에서 마쳤기에 송월동 동화마을을 빼 먹었던 탓도 있고 일단은 도로를 따라서 접속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빗물에 젖어 더 붉어진 인도가 어설퍼 보이는 우리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고 삼국지거리의 한중원을 지나고부터 두루누비의 경로 이탈 경고음이 사라진다.


도로를 건너 옛 건물들이 그대로인 인천역사공원을 앞에다 둔다.
신포역에서 해파랑길과 인천둘레길의 트랙을 일체화 시켰고 우리들도 안정을 찾았다.

 


이마트와 신광초등학교를 지난다.
아~인하대병원이 이곳에 있구나.
금방 지워져 버릴 건물명 이지만 어쨌든 우리들에겐 이정표가 되어 준다.
미로와 같은 도심지에서 두루누비는 우리를 서해랑길에 길들이는 조련사가 되었고 우리들은 순종하여 잘 따르고 있다.
아파트단지들이 이어지고 공원화된 건천과 벚나무의 가로수가 방풍림이 되어 주어 아늑한 산책길이 되었고 산란 되었던 정신을 안정시켜 준다.

 


몸에 배인 습관은 어느 순간 자연스레 들어 나기 마련이다.
지게차학원을 지나며 서로간 기능도 자랑에서 산업의 역군인 우리들의 직업군을 자연스레 들어낸다. 


호수를 따라 길이 곧게 뻗어 있고 쭉쭉 솟은 가로수가 아름다운 길이다.
도심지를 벗어나고 서해랑길의 트랙에도 걱정할 것이 없으니 스스럼 없이 희석되고 있는 J와도 밀착도가 높아져 간다.


중구문화회관을 지나며 드넓은 남항근린공원이 도시를 지워 놓아 물 위에 떠있는 오리때처럼 사람들은 공원 속에서 운동과 산책들을 하고 있다.


댐이 용현갯골유수지를 만들었고 용암교차로에서 갯벌로 교체된다.

 

송도갈비의 규모가 대단한데 뚜벅이 들에게는 사치인 지라 눈길만 주고 인천대교 아래를 지난다.
미세먼지 속에 송도 신도시는 중국의 어느 회색도시처럼 희끔하게 들어 나고 아직도 미 개발지는 앞에 펼쳐진 갯벌만큼이나 드넓어 보여 웬만큼 가져서는 어디 가서 땅 있다고 말도 못 꺼내겠다.


앞에 모텔에 자유의 여신상은 무슨 상징일지 또 왜 이렇게나 모든 것들이 대규모 들이여 만 하는지 떠오르는 오만 가지 상상들을 떨쳐내고 능허대공원에 들어선다.
전시된 배와 섬 등이 무슨 사설 하나쯤 엮어 낼 것 같은 능허대공원의 유래는 우리에게 중요치 않고 화장실과 쉼터만으로 공원의 역할은 충분하다.
주변에 가계가 있어 먹거리가 천지인데 J씨는 담근주와 안주류 등을 꺼내 놓아 초짜 도보꾼의 티를 팍팍 내고 있고 배낭에 챙긴 건 옷가지뿐인 우리들을 머쓱하게 만든다.
덕분에 추운 날씨 속에서 속을 따뜻하게 덮여 시내를 헤쳐 나간다.


선작을 했기에 우리들의 오아시스와 같은 옥련시장도 그냥 스쳐 지나고 신호등도 착실하게 잘 따르는 착한 도보꾼이 되었다.


백제사신단길이 이어지고 중국으로 향하던 사신을 배웅하던 여인이 이별의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바다로 뛰어 들었다는 기암 전설 등을 TV 자막 보듯이 흩으면서 종종 거리며 일행을 따른다.


중국과 교류한 한반도와 외국간의 최초의 바닷길과 백제우물터가 남아 있는 이곳은 인천의 미추홀구다.


앞에 산을 두고 터널이 통과하고 있어 저곳이 문학산 쯤인 것은 감으로도 안다.
인도가 공사 중이라 도로를 따라 접근하는데 몰빵이 불러 세운다.
섣부른 판단은 주식에서만 조심해야 할게 아니다.

 


개발제한지역인지 공원개발구역 인지 폐 집기들로 어수선한 길이 터널 위로 이어지고 사신을 떠나며 가족들에게 이별 인사를 했던 곳이란 삼호연에 올라 선다.
갑자기 사람들이 많아졌고 고산을 오르는 것 마냥 복장들이 중무장이라 긴장이 된다.


군사시설 때문인지 도로와 엉킨 등로 그리고 산성 때문에 우회 시킨 데크가 우리들 간 거리를 만들어 놓았고 불안감을 키운다.
배낭을 벗어두고 문학산에 오른다.


군사시설이 있지만 공원화된 문학산이고 조망이 좋다.
봄날에 첫 날갯짓을 하는 나비 마냥 넓은 광장을 살랑살랑 거닐면서 문학산의 문학을 알아간다.


한 그루의 소나무가 바위산을 제압했고 갈마산에서 나무 사이로 문학경기장을 보며 내려서는데 휘도는 뽄새가 맘에 안 들지만 등로 상태만은 워낙 에 좋다.


등산로가 진흙처럼 찰 져 맨발로 걸어도 충분한 산길을 내려 와 도심지에 스며든다.


상점들이 산객들이 유혹하고 있는 선학동먹자골목이고 음식거리의 아치가 있지만 그 만큼의 먹거리는 보이질 않아 일단은 선학역에서 96코스의 스탬프를 찍어 두루누비를 종료 시킨다.


우리들은 공백기를 깨고 다시금 서해랑길에 완벽하게 안착을 하여 계획된 시간에 마쳤으니 민생고해결도 수월하다.
점심이 술안주에도 제격인 부대찌개이고 부대찌개에는 이곳에서 무한 리필이 되는 라면은 필수인데 어째 기피 식품이 되어 푸대접이다.
이 친구들에게는 빌미를 제공하지 않아야 되는데 연합공세에 속이 꼬인다.
점심을 먹으며 한 식구가 된 J는 서해랑길에 대한 이해도와 학습력도 좋아 잘 적응하고 있다.

 

 

== 서해랑 94 코스 : 선학역-승기천-공원-다리를 통과하여-남동공단길-논현포대근린공원-육교건너-듬배산-오봉산-제2경인고속도로위-갈대밭을 지나 건너편에 아파트촌-도림수문옆길-남동체육공원(12.5km) ==

 

선악역에서 94코스 역방향을 이어 간다.
경원대로를 건너 선학경기장의 외곽을 따라 승가천의 산책로를 따른다.


생명체가 없어 보이는 한겨울의 앙상한 풍경들 속에서 마른 억새가 더 앙상해 보이는 천변에는 따스한 햇살과 운동 나온 사람들로 아지랑이처럼 온기가 올라 곧 봄의 전령인 새싹들이 올라 것만 같다.
맨발황톳길에 쭉 이어진 가로수길이 편안함을 안겨 준다. 
두루누비앱도 정상화 되었고 직선화 된 천변 길에서 우리들도 걷는 것에만 몰두해 단순해져 간다.


다리를 건너 남동공단을 관통한다.
두루누비는 도로의 인도마저도 관리 범위에 두고 이탈을 감시하고 있고 펄럭이는 서해랑표지기는 한치도 한눈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이런 공단지역을 통과하며 왜란 의문점을 품지 않은 이가 있을까?
남동인더스파크역의 탈출구는 공사 가림막으로 격리되어 있다.


일요일이라 공장 소음이 없음이 다행이고 우리들은 점점 말수가 줄어들어가면서 생리현상 조차도 참아 내야만 하는 서해랑길의 볼모가 되어 간다.


논현포대근린공원이 공단의 허파가 되었다.
야외공연장에서 어설픈 뮤직인 들의 연주를 들으면서 따스한 봄 햇살에 몸을 맡겨 버짐처럼 스멀스멀 침투하고 있는 나른함을 멸균한다.
우리들도 서편제의 한 장면처럼 질펀지게 진도아리랑 한가락 뽑을 만 하지만 기기의존 증이 자제를 시킨다. 


유아숲체험원을 휘어 돌아 논현 2동의 도로로 내려서고 육교를 건너 오봉산을 향해 오른다.
왜 서해랑길이 도시와 공단과 산길의 연속이 되고 있는지의 의문을 해소시키는 것은 여지 것 우리들의 진행 경험상 무의미하다.
서해랑의 조감도가 없는 우린 조립품처럼 한 조각씩을 완성시켜 가고 있을 뿐이고 언젠가 땅끝의 끝자락에 이르면 자연스레 서해랑길의 실체가 완성되어 질것이니 그냥 묵묵히 따르자.


오봉산은 이름 그대로 5개의 봉우리가 연결된 산이고 이런저런 테마로 엮여 있어 서해랑길을 잡아 나가기가 난해하다.
이러하니 우리들을 간파한 J는 통박으로 앞서 가지도 뒤쳐 지지도 않은 채 중립을 지켜가면서 발걸음을 최소화 시키고 있어 그 완벽적응력이 놀랍다.


오봉산을 휘돌아 내려 온 서해랑길이 늪지로 들어간 듯 난잡 해진다.
아침까지 내렸던 비 탓도 있지만 재개발지처럼 이어져 육교를 통해 국도와 중앙고속도를 건넌다.


장수천의 뚝방을 따라 거슬러 올라간다.
건너편은 천변이 공원화 되어 있는 듯하고 사람들의 왕래가 포착되는데 해는 힘을 잃어가고 있고 강바람이 차가워 뚝방 걷기에만 바쁘다.
저곳을 통해 소래포구까지 다시금 내려가야만 되는 것쯤은 조금만 지형을 살펴봤으면 알 수가 있었겠지만 목적지를 앞에 둔 조급증에 볼모가 되어 자기생각을 지워 버린 탓이다.
남동경기장을 앞에 두고 서창 JC밑에 서해랑길 안내판이 있어 서해랑길 94코스를 종료 시킨다.


앞에는 아파트숲이 있지만 저곳까지 걸어서 간다는 건 용납이 안되고 냇물과 천변 그리고 교각뿐인 이곳에서 택시를 호출을 하기도 마땅치가 않아 난감하기만 하다.
무엇보다도 남쪽나라에서 올라 온 우리는 너무나 춥다.


새로운 시도와 J의 기질로 소래포구역에 모텔을 잡아 놓고 음식점에서 회포를 풀면서 오늘을 되새김질 하여 본다.
우리들의 테마에 첫 동참을 한 J는 우려와는 달리 밋밋했던 서해랑길에 맛소금이 되었고 완주한 체력이 실로 놀라 운데 카메오 출연은 소라포구 역이 있는 여기까지 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총무를 수행하고 있는 몰빵의 관심사다.
일단은 낼 일어나 상태를 보고 결정한다고 하니 우리들도 오늘은 에너지나 충분하게 보충해 놓자.

열차 132000
노블호텔 65000
청기와참숮불구이 101000
김밥천국 25000
국제쭈꾸미 51500
호텔월 100000
갤럭시아 130000
GS 소래포구역 25600

** 서해랑길 1차(서해랑길 96코스) **

-.일자 : 2022년 11월 28일
-.서해랑길 96코스 : 대우하나아파트-원적산-가재울사거리-배다리헌책방-자유공원-차이나타운-인천역-14.4km (실거리 : 13.27km/3시간 37분)


실력 차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우리나라 축구의 패배에 허탈해진 마음을 대변이라도 하는 듯 하염없이 내리고 있던 비는 밤사이에 그쳤고 불을 밝힌 해장국집에 들어가니 유쾌하게 맞이해 주는 주인이 기분전환을 시켜 준다.
5박 6일의 막날 이라서 생리현상에 대한 부담을 덜은 주군까지 합세하여 해장주를 곁들이는 여유가 있고 경우의 수에 희망을 거는 단체손님들에서 일상의 활기가 느껴진다.


택시를 타고 가정역으로 향한다.
가로등과 차량전조등 등으로 천지분간이 안되고 있는 도시의 한가운데서 택시는 멈추었고 우리들의 헤맴은 날이 밝아 올 때까지 이어진다.


결국 심곡천을 한참이나 올라가서야 반대방향 이였음을 인지하고 빽을 하는데 그 나마도 인천바다까지 가지 않았음에 안도를 하고 택시에 올라 96코스 출발지점인 대우하나아파트버스정류장을 건너 띄고  원적산 등산로 입구까지 이동한다.
역시나 자만은 반드시 실수로 연결되게 되어 있음을 자각하면서 두루누비앱의 의존도는 더 커진다.


공원화된 등산로가 길 잃은 어린 양들을 인도하듯이 우리를 서해랑길도 이끌고 있다.
반질한 등로는 찾는 이가 많음을 대변하고 있고 커다란 돌탑과 정자는 안락함을 안겨 주어 이미 헛힘에 지쳐 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쉼을 제공한다.


아차, 먼가가 허전하다.
몰빵은 모자를 찾으러 되돌아가고 거칠어진 등로를 올라 원적산과 마주한다.
부평과 인천의 조망이 참 좋지만 앞에 있는 철마산은 부담이다.


추위에 바짝 움츠려 있다가 몰빵과 합류하여 계단을 따라서 도로까지 내려가 버린다.
기껏 올려 놓았던 고도를 리셋 시켜 놓았고 횡단보도를 건너서 철마산을 향해 다시금 오른다.


인천 둘레길과 함께 하는 길인데 어째 두루누비가 경고음을 내고 있어 일단 멈추고 재 탐색을 시작한다.
매달려 있는 표지기가 정상을 향하지 않고 사면을 따라가면서 철마산을 휘어 도는 듯 하더니 군부대 담벼락에 막혀 넓은 임도에 내려선다.


서해랑길은 보각사를 경유 하겠금 길을 틀어 놓아 이 뭐꼬 란 말이 절로 흘러 나오게 되고 결국은 철마산 정상부 직전부 까지를 다 올라 버린다.
차라리 곧장 올라가서 한남정맥의 추억이나마 되새김하게 해주었더라면 주군이 말하는 샛길 유혹에도 현혹되지 않았을 것이다.


조망이 트이는 능선을 따라서 내려간다.
서해랑 표지기들은 길을 잘 안내하고 있고 등산로 상태가 좋다..
쉼터에서 인천역으로 마중 나오기로 한 종봉씨와의 시간을 조율해 놓고는 두루누비앱을 살피면서 어떻게든 직선화를 시켜서 출발시의 로스 시간을 만회 해 보려고 한다.
장고개공원을 앞에 두고 잠깐 우회를 하여 서구가좌노인문화센타로 내려선 것에 대해 무슨 대단한 미션을 성공한 것 마냥 자랑스러워 하는 우리들인데 나중 방귀가 잦으면 똥이 되는 원인이 되었다.


도로다.
인천역까지 이 미로와 같은 도심지속의 도로 만을 따라야 한다.
울 나라 도시계획 참 멋대가리 없이도 한다.
아파트와 또 아파트들뿐인 거리다.
가정, 가좌 초등학교 등이 생활공간에서의 쉼터가 되는데 내가 여기 어디쯤에서 잠깐 기거를 했었던 적이 있긴 있었다.
단편적인 기억들을 조합해 본들 쓰레기일 뿐이고 그냥 걷자.


이름도 생소한 가재울역이 지하로 흘러가고 가좌근공원인 가좌이음숲이 도시의 허파가 된다.


가좌 IC가 길을 돌려 놓았고 우린 도로의 샛길을 용케도 잡아서 도로를 넘어서고는 KG스틸의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을 따라 간다.
KG스틸의 전신이 동부제철인 것은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지만 화물운송노조의 파업으로 공장 안에는 추레라만 즐비하게 주차되어 있다.


인천가구단지가 이어 받는다.
정신이 없는 길이다.


창고형 이마트트레이더스의 매장에 들어가 몰빵은 예비용 돈을 인출하고 우린 실내의 따스한 온기 속에서 팔딱거리고 있는 심장박동을 늦춘다.


마냥 걷는 길에서 수시로 멈추게 하는 신호등이 쉼을 제공 해주고 있을 뿐이고 술도 배도 고프지 않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매력이 하나도 없는 도시 속을 들고양이처럼 마냥 걷는다.


번잡함이 있는 송림오거리에서 로또를 구입하여 각자에게 행운이란 희망을 주입시켜 놓고서는 필수 코스를 인증하는데 어째 휘돌아가는 그림이 영 달갑지가 않다.
동구청과 인천세무서의 경유지를 싹둑 잘라 먹고는 도로 만을 따라 배다리헌책방거리까지 이동한다.
인천의 여행코스이자 책방 축제가 열리고 있다는 헌책방거리는 우리들에게 관심거리가 아니다.


한번 도둑질이 어렵다고 인천-김포간 제2순환도로 밑을 통과하며 단축 길을 염탐하다가 자유공원도로표지판에 이끌러 또 다시 경동웨딩거리를 잘라 먹는다.
이미 경로는 이탈을 했고 중앙로 지하상가 앞에서 갈 길을 두고서 큰소리가 나와 버렸나 보다.
반사적인 몰빵과 쌩 까버리는 주군으로 인하여 나는 표정관리가 되지 않아 침묵 속에서 묵묵히 뒤를 따라 자유공원에 들어 선다.
어차피 우리의 행적은 트랙에 고스란히 기록되고 있음이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두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터인데 마지막에서 불화음이 돌출되고 말았다.


인천의 유형문화재인 홍인문은 눈에 들어 올 리가 없고 자연스럽게 자유공원으로 흘러 들어간다.
그 동안에 단체사진 한 장 없이 진행되었고 변변한 사진도 없었는데 남아 있는 단풍이 우리들을 끌어 모은다.


인천항이 조망 되면서 산 넘고 도시를 헤치고 나와 더디어 서해바다와 함께 걷는다는 서해랑길에 취지에 걸맞게 접속한 것 같다.


벽화마을의 한 켠의 조그마한 인증소에서 97코스를 마무리 짓고 모두 손 모아 다음을 기약한다.


온통 붉은 차이나타운 거리를 빠져 나와 인천역 앞에서 쉼 없이 내리 달려 온 종봉씨와 접선을 하여 우리의 걷기는 최종 마무리 한다.


멀리서 벗이 달려 와 주니 어찌 반갑지 아니한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센 폭우를 뚫고 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왔으니 더운 밥 한끼를 차려 내놓는 것이 당연한 예절인 지라 중국요리로 함께 점심을 먹는다.




따습고 배부르니 졸립다.
선탑을 하여 풀린 눈꺼풀을 치켜 뜨고 가는 귀가 시간은 걷는 것 보다도 지겨운 데 순간 이동을 하여 버린 듯 해가 지지도 않는 시간에 광양의 중마동에 도착을 하여 술시가 이르다.
우리의 첫 서해랑길 무사 완주를 위하여,,,,
종봉씨의 무한한 우정에 대한 감사를 위하여....
모두가 모처럼만에 숙취 걱정 없이 맘껏 정을 나누는 흥겨운 자리다.
객지 생활 며칠이나 했더니 역시나 고향이 참 좋다.

제이에이치(조식) 44000
택시 4500
택시 3500
깜상 점심찬조

유류비 100000
꽃보다닭 158000

** 서해랑길 1차(서해랑길 97코스) **

-.일자 : 2022년 11월 27일

-.서해랑 97 코스 : 검암역-피고개산-계양산산림욕장-중구봉-천마산-대우하나아파트정류장(14.3km)

오늘 전국적인 비 예보가 있고 점심때 만나기로 한 몰빵 동창과의 재회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배낭을 출발지인 검안역 짐보관소에 보관을 시키려고 했지만 정작 역에는 보관소가 없어 몰빵의 지인 찬스를 한번 더 사용하기로 하고 모텔에다 배낭을 맡겨 놓고는 모텔을 나선다.
여지없이 겨울비가 우산을 토닥 이지만 그나마 찬바람이 불지 않아서 다행이다.


택시를 타고 검안역에 내려서 인증을 시도하나 두루누비 시스템 오류로 접속이 안되고 있고 어둠 속에서 방향감각까지 상실한 우리는 방황한다.
여기도 대명항처럼 되돌아 나와서 도로를 건너야 되게끔 되어 있어 처음부터 엇박지를 내고 있다.


미지의 도심 속이란 불확실성에서는 서로간 의견을 교환해 가면 좋을 텐데 자기 확신에 거리는 점점 멀어지고 있고 편의점에서 조차도 각자의 식성 차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이런 우릴 부러워하는 이는 편의점 주인 뿐이다.


쏟아지고 있는 비와 짙은 어둠을 뚫고서 은지초등학교를 지나 숲 속으로 들어간다.
감정 소모 없이 걷는 길은 우리들은 다시금 도보꾼으로 되돌려 놓았고 집념과 집중 속에서 일체화가 되었다


나목 사이로 비친 도심의 화려한 불빛을 보며 지금 이 길을 걷기 위해 간절히 담아 왔던 마음과 그 동안에 함께 해 왔었던 경험 속에서의 좋은 감정들을 침묵 속에서 일깨워 간다.
오락가락 하는 비를 따라 우산도 자동화가 되어 접고 펼쳐지길 반복하고 불쑥 불쑥 나타나고 있는 운동시설과 쉼터 들은 자동 패스다.


고도를 높여가면서 여명속에 조망은 조금씩 트여가고 있고 도로를 가득 메운 출근길의 차량정체가 휴가 쓰고 제돈 들여 지들만의 열정으로 변화를 즐기고 있는 우리들 에게는 안위를 안긴다.


헬기장에 올라 서자 우산도 펴지 못할 만큼 몹시도 몸을 흔들어 대고 있는 비바람을 두발로 버텨내면서 실눈으로 계양산 정상부를 째려보며 한북정맥시를 떠올려 본다.
도대체가 여길 왔었지 조차도 기억에서 휘발되어 있어 어떤 정보도 얻지 못하고 밀려 난다.


우측에 사격장이 있어 사격 시에는 통제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어도 이런 시간 또 이런 날씨에서 우리 군인들이 사격을 하는 경우의수는 없어 보인다.
전망대에서 길은 사면으로 이어지고 있고 능선길은 철조망을 따라가다 가 다시금 합쳐지면서 거친 오름길이 이어진다.
손에는 우산을 들고 있고 바지가 젖어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우니 여간 버거운 것이 아니다.

 

피고개산에 올라 계양산을 올려다 보니 산 하나는 더 올라야 될 듯싶다.
여지 것 산만 타고 있는 서해랑길은 그나마 양심은 있었던지 등산로가 모여드는 피고개에서 정상으로 향하지 않고 슬며시 사면으로 틀어서 안내를 한다.
비도 그쳤고 산보 길을 이어 간다.
뭐지 이 밋밋한 느낌은?
갑자기 찾아 든 평화로움에 적응을 못하고 있는 몸이 자꾸만 계양산 정상을 기웃거리게 만들어 두 친구에게 슬며시 의양을 꺼내니 흔쾌히 허락해 주어 그 의아함에 재차 물어 보게 된다.


계양산은 인천을 대표하는 진산이라 여러 갈래의 실타래의 중 한 가닥을 잡아서 올라선다.
내가 매일 운동을 하고 있는 가야산인 497m보다 낮은 395m가 무척이나 빡 세다.
습기 머금은 찬바람에 손이 꼽아서 셀카가 부자연스러웠는데 올라 온 산님은 갖가지 포즈까지 요구하면서 사진을 남겨 주는 센스쟁이다.
북한산과 롯데타워가 그리고 인천 앞바다와 영종도가 조망되는 멋진 전망대다.


앞서가고 있을 두 사람을 생각하니 마음이 조급 하여 긴 계단을 뛰다시피 하여 서해랑길에 접속했지만 그 많았던 표지기들이 보이지 않아 또 다시 축지법을 쓰듯이 발길은 허공에 떠 있는 시간이 많다.


임학정의 정자에서 팀이 완전체가 되고 모든 게 원위치 되었다.


휘어져 올라오고 있는 무장애데크를 떨쳐내고 화장실 앞의 쉼터에서 두루누비 장애 접수를 하는데 업무의 분담이 다르니 쉽게 해결 기미는 없고 일단은 인증을 위해 사진를 남겨 놓아 란 답이다.


월요일이라 쉼이 있는 계양산성박물관앞에서 모처럼 사진을 남긴다.


서해랑길은 도로로 내려와 버렸고 경인여자대학교앞의 해장국집은 필연적인 우리들의 필수코스가 된다.


역시나 뼈다귀해장국은 우리의 컨디션을 정상궤도에 올려 놓았고 두루누비앱도 복구되어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계양문화회관을 찾아 간다.
계양산으로 향한 등산로가 있고 임도를 따라 계양산산림욕장에 들어서는데 화장실이 있는 문학공원으로는 공사용가림막이 쳐서 있어서 각자의 생리현상은 자율에 맡겨야 된다.


차량통행량이 무척이나 많은 징명이고개의 생태공원을 지나 오르막이 고되다. 


커다란 돌탑이 있는 중구봉에서 정상석과 마주하면서 지금에만 해도 3개의 산을 오른 셈이다.


천마산을 오르며 뒤들 돌아 보게 되는데 어째 계양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느낌이고 정자가 있는 정상에는 자그마한 바위에 이름만을 새겨 놓았다.

 


군부대 울타리를 따라서 오늘의 최종목적지를 그려 보고는 트래킹이 아닌 산행을 이어간다.
철조망을 따라서 숲이 살아 있다.
헬기장을 지나고 사격 시 깃발계양대가 군과의 경계를 상기 시키고 있다.


나무는 뿌리가 먼저 늙고 사람은 다리가 먼저 늙는다 더니 정자가 빠니 보이는 철마산을 오르는 것도 이젠 버겁다.


아따 조망 겁나 좋아 부네
이젠 더 오를 것도 없고 서구와 영종도가 그리고 인천아시아드경기장 방향으로는 지나왔던 강화도도 보인다.


도시 속에서 하나아파트가 숲을 이뤘고 공사로 어수선한 진입로를 따라서 대우아파트 앞 버스정류장에서 오늘의 97코스를 마친다.

 
그저 두루누비의 지령대로 움직여 주변 식별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미션을 종료했는데 몰빵의 지인과는 특수임무를 마치고 접속을 하는 것 마냥 정확하게 도킹을 하여 오찬의 장소로 순간 이동을 한다.
그 치만 오늘의 작전 중 여성을 홀로 모텔로 침투 시켰던 것은 우리의 임무 분담에 있어서 오류가 꽤나 있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결과가 되었다.
내일 귀가는 종봉씨가 픽업을 와 주기로 하여 우리들의 귀가가 갑자기 순조롭게 변했는데도 장거리 운행 부담에 극구 사양하며 확답을 미루게 된다.
결국 세상에는 정답이 없다는 게 정답인 만큼 그 맘을 받아 들이기로 한다.

 


 
레스토랑에서 스파게티로 점심을 한다.
왠 호강인지 모르겠다.
창 밖에 주룩주룩 내리고 있는 비는 생명수가 되고 사막과 같이 밋밋한 빌딩숲의 한가운데서도 파릇한 새싹이 돋아 나는 듯한 정감이 흐른다.
우리야 떠나면 그만이지만 몰빵은 이 베풂을 어이 다 갚아 나갈지는 모르겠다.


 
신 도시라 마땅한 숙소가 없어 어제 유숙하였던 서구청이 다시금 아지트가 된다.
여전히 내리고 있는 비는 우리의 오늘 결정이 탁월했음을 증명하고 있어도 대낮에 딱히 갈 곳이 없어 당구장에서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다.
적당하게 술을 마시고 우리나라 월드컵축구를 관람하는데 내가 보지 않았으면 결과가 좀 달라 졌을까?
아쉬운 밤이다.


택시 5500
씨유 검암 13100
어진네감자탕 40000

점심 몰빵동창 찬조
비욘드호텔 75000
족발신선생 64000
세븐일레븐 24000

** 서해랑길 1차(서해랑길 역코스 99코스, 98코스) **

-.일자 : 2022년 11월 26일

-.서해랑 99 코스 : 대명포구-약암온천-승마산-수안산성-학운산-가연산입구(스므네미고개)(13.1km)
-.서해랑 98 코스 : 가연산입구(스므네미고개)-가현산-세자봉-서낭당고개-현무체육공원-마천역-할메산-시천교-감암역11.7km)

 

밤사이 호텔의 창을 흔들어 대던 바람의 기세가 대단하더니 몰빵이 창문 밖에 말리려고 내어 놓은 양말이 동태처럼 꽁꽁 얼어 있다.

침실과 욕실이 함께 있는 희한한 구조의 호텔에서 컵라면으로 간단 조식을 하고 나선 거리는 눈이 온 것 마냥 서리가 하얗게 내려 앉아 강력 한파를 실감한다.
서해랑길에 접속해 배낭을 가계 앞에 벗어 놓고는 다시금 대명포구의 시작점까지 뛰어 가서 재인증을 하고 되돌아 와 99코스의 역방향을 이어 간다.


개천을 따라 물안개를 피워내듯 입김을 폴폴 휘날리면서 몸을 덮이며 워밍업을 하여 간다.


농로에서 약암관광호텔을 바라보며 약암로에 들어 섰는데 도로가 비좁아서 통행에 신경이 쓰이는 곳이다.
이른 시간이라 문을 열지 않은 가계들이지만 어젯밤에 여기서 유했으면 가계를 찾아 오가는 로스시간을 단축시키고 오늘의 진행이 좀 더 수월 했을 것 같다.


산길로 들어 간다.
낙엽들이 발길에 튀어 오르며 하얀색을 뒤집어서 갈색의 길로 만들어 놓는다.


이정표에 그려진 말 모양만을 보아도 지금 우리가 승마산으로 향하고 있다는 걸 알 수가 있고 서해랑표지기가 이를 인증하고 있다.


반공호와 침호들이 분단의 현실을 말해주고 있고 헉헉거리면서 올라 선 정상부는 참호를 위장하듯이 만들어 놓은 참호의 상부다.


신작로처럼 넓은 길을 따라서 간다.
앞에 보이는 승마산은 오르지 않아 다행이지만 마음가짐 때문 인지 오름길이 무척이나 고되었고 이제사 김이 폴폴 새어 나오는 겉옷을 벗어 중무장을 해제 한다.
어김 없이 해는 떠 올라 햇살에 몸이 녹아 드는 듯하다.


군 작전도로인 듯한 임도를 따라 쭉쭉 내려가서는 공장지대 안으로 들어가며 그 동안에 올려 놓았던 고도를 원위치 시켜버린다.


일요일이라 가동하고 있는 공장은 없다고 해도 공장의 벽 마다에 붙여 있는 공장 매매 광고가 경제침체가 현실화되어 가고 있음을 말해 주고 있는 듯하여 산업의 역군인 우리들의 마음도 편치가 않다.
강화도는 묘지 투어였고 김포로 접어든 지금은 공장지대의 연속이라서 이 길들은 단지 서해랑길을 연결 짓기 위한 수단으로 밖에는 안 보인다.


상마리로 들어서면서 중화요리집에서 풍겨 나온 냄새가 뱃속을 헤집어 놓지만 아직은 시간이 일러서 주차된 오토바이 수로 배달의 규모만을 확인하고는 도로를 건너 다시금 공장과 축사를 지난다.


게이트볼장과 소공원이 나오고 수인산을 향해 올라 가며 상공에 비행하는 비행기로 인천공항이 지척에 있음을 시각화 하였다.


양말 선택을 잘못 해서 경사와 수북한 낙엽 때문에 신발 속에서 발이 미끌려 고역인 것을 쉼터에 올라 몰빵의 양말로 갈아 신었는데 양말 하나가 지구를 지탱하게 해 주는 힘이 된다.

 


한남정맥의 안내문구에서 이곳 과 기억의 접점을 찾으려고 해도 생소할 뿐이다.


수안산의 정자에 올라 선다.
운동을 나오신 아주머니가 건네는 생강차의 향기가 몸 속에서 오래도록 남을 것만 같다.
날씨가 흐리긴 해도 가야 할 계양산과 함께 도심지 속에서는 영종도가 조망 되면서 이젠 바다도 보았다.


자랑질 실컷 하고 돌탑에 내려서서 인증을 남긴다.


환기창이 있는 묘지를 지나고 국궁장이 아래에 있어 조금 위협 스럽지만 등로는 좋다.
고속도로를 내달리는 차 소리가 들려 오면서 두루누비가 경고음을 내는데 민감도가 너무 지나치다.


제2 수도권 고속도로의 수안터널을 빠져 나온 차 들은 비행기가 이륙하는 것 마냥 쌩쌩 내달리고 공장지대를 지나 함배마을회관에서 이 고속도로를 굴다리로 넘어선다.


도로다.
이런 곳에서 의미를 찾는다는 건 무의미 하기에 그냥 묵묵히 걷는다.
중소기업들이 나라를 지탱하고 있음을 체감해 기는 길이다.


그럼 그렇지, 그냥 이렇게 밋밋하게 흘러가게 내버려 두지는 않을 줄 알았다.
오름길이 힘을 빼 놓고 있고 정상부에는 어김없이 참호가 있다.
발이 성치 않는 몰빵은 땀을 흠뻑 흘리면서 올라 와 모처럼만에 자동 쉼이 되고 물한모금씩 나누며 수분을 보충 시킨다.


낙엽이 수북하게 깔리 임도다.
좌측으로 한강신도시가 가끔씩 조망 될 뿐 적막하기만 한 산중에서 디디는 발걸음 마다에 사그락 거리는 낙엽의 소리 마저도 귀에 거슬리는 낭만 없는 머슴아들이다.


학운산은 오르지 않지만 임도를 따라서 고도만큼은 그대로 다 올라 버린 것 같고 도시가 있어 사람들이 오간다.


임도에서 갈래 친 길을 두루누비가 잘 찾아내서 고속도로와 같아 보이는 김포한강로를 동물이동로로 넘어 99구간을 크리어 시킨다.


이대로 곧장 진행을 하면은 산 뿐이라서 지금 에너지충전을 시켜 줘야만 하는데 신도시가 근처에 있어도 우리가 찾는 식당이 없다.
식자재마트로 내려가 보려 시도하다가 그냥 98구간을 이어가기로 합의를 본다.

 

 

 


 
어수선한 산길이 불편해진 마음을 붙잡고 늘어 진다.
동해안의 해파랑길을 완보한 우리들로서는 산만 고집하고 있는 지금까지의 진행방식에 적응을 할 수가 없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다 큰 뜻이 있겠지 여기면서 순순히 두루누비의 안내에 따른다.


수평을 이룬 길은 근린공원 화 되었고 사람들도 많아 졌다.
김포한강로를 경계로 등산로는 도시 속의 세련미가 있고 배낭을 메고 있는 우리들을 초라하게 도 만든다.
곳곳에 갈림길도 많고 사람들이 많아 졌지만 골격처럼 들어 난 능선을 따르면 되고 표지기가 길을 잘 인도하고 있다.


산은 도심의 허파가 되어 찾아 든 모든 이들을 품었고 잠시 흐름 속에서 빠져 나와 온통 아파트단지뿐인 도심지를 조망한다.


전원주택지의 정원수와 같은 소나무들과 철쭉군락지가 구색을 갖춘 가현산이다.


정작 정상은 군부대로 올라 가지 못하고 계단과 안전난간들을 따라 내려간다.
등로 정비가 진행중인 곳들이 있지만 통행에는 전혀 지장이 없고 정체 없이 흐름도 좋다.


긴 계단의 끝자락에 약수터가 있어 물 한 바가지씩 들이키는데 점심때 술병인줄 알았던 것이 이게 탈을 일으켰지 싶다.
약수터는 양지라 아직 가을의 흔적이 남아 있다.
지금 것 밥집도 주막도 없어 오로지 서해랑길에만 몰입을 해 와 진행도 순조롭고 속도도 빨랐기에 몸은 쉼을 필요로 하지만 조급증은 때를 놓치지 않고 채찍질을 한다.


길이 신작로가 되었고 묘적사입구를 지난 임도에는 화장실까지 있다.


이 임도를 따라서 도심지로 내려 가 버렸음 하지만 어림없다는 듯 오름길이 되어 정자가 있는 세자봉에 올라 선다.
그 많은 사람들은 다들 어디로 갔을까?
이젠 따스한 햇살이 좋아 잠시 쉼을 가지며 주변을 재 탐색하는데 두루누비엡이 통신 장애로 먹통이 되어 버려 갑자기 나만이 오지에 남겨진 기분이다.
재 부팅을 해 봐도 마찬가지고 버벅거리는 휴대폰을 붙잡고 있는 동안에 앞서 간 두 사람과의 간격을 줄이기 위해 계단을 뛰다시피 하여 서낭당고개에 내려선다.


안부 좌우로는 시설물들이 보이고 앞에는 공원묘지라서 혹시나 상가를 찾아 새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착실하게 잘 따르고 있다.
이젠 어쩔 수 없이 검단까지 이동 하여 편의시설을 찾아 봐야만 해서 차라리 이 마음 비음이 편하다.


서울둘레길을 걷는 듯한 산해랑길은 이렇게 우리들을 순화시켜 놓았고 묵언 속에서 묵묵하게 걸어 신도시를 앞에다 둔 국궁장으로 내려선다.


이 동네 참 이상한 동네다.
빼곡한 아파트단지를 지나는데도 음식점 하나가 보이질 않아 우리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먹어야 한다는 생존 법칙이 명태어장으로 이끈다.
어제의 점심시간과도 유사한 시간대이고 메뉴도 명태탕에서 명태찜이다.
두루누비앱을 인공호흡을 시켜 살려보려고 해도 여전히 불통이고 계속 붙잡고 있자니 정신만 산란되어 소주 한잔을 마시는데 어째 속이 좋지가 않다.
겨우 참이슬 2병이 반주가 되었고 그 나마도 주군은 생리현상을 핑계로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따스한 실내에서 나왔고 날씨가 겨울의 한복판으로 가고 있어 거리는 을씨년스럽다.
미로와도 같은 도심지를 잘 헤쳐나가고 있고 펄럭이는 서파랑길 표지기로 안심하는 길이 지속된다.


마천역을 지나 도심지를 떨쳐내고 할매산을 향해 오른다.


도시는 몹시도 춥고 산의 오름길은 몸의 버거움에 지쳐 간다.
겨울만 아니라면 정자는 오침의 장소가 될 터인데 지금은 구조물에 지나지 않고 있다.


낙엽이 수북하게 깔린 등로는 정갈함이 있어 우리들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준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숲은 안식처가 되고 지친 삶에게는 회복제가 되어 준다.


골프연습장을 지나고 차량을 피해가면서 자동차운전학원을 지나자 심란했던 길은 검단힐스테이트 아파트로 인하여 산책로가 되었다.


이젠 산해랑길은 막을 내린 것 같고 독정역을 지나면서 일자로 쭉 뻗은 인도 만을 따라 간다.
방음벽이 먼저 설치되고 있는 특이한 공사 현장은 백석고등학교로 인함이지 싶다.


이젠 아라뱃길의 다리만 건너면 오늘의 할당량은 끝을 맺는데 몰빵의 동창이 마중을 나온다는 희소식이다.
길에 유천가든의 모임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는데 이곳이 만남의 장소라 한다.


다리 아래로는 경인 아라뱃길의 시퍼런 물길이 흐르고 있고 강줄기를 따라 내달리는 열차와 자동차 들에서 물류의 역동성이 느껴지는 것 과는 달리 배의 운항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운하는 걷기와 자전거 길로만 이용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검안역에서 공장과 산 만으로 이어진 산해랑길의 종지부를 찍고 몰빵 지인의 픽업 차에 올라 유천가든으로 이동한다.

 


아무리 동창생이라고는 하지만 타인인 우리까지 끼어 있어 쉽지 않았을 결정 이였을 것으로 짐작되는데 인연의 소중함을 절감하는 자리가 된다.
한참 후에야 기억을 해 냈지만 우리들도 해파랑길에서 커피를 사주었던 인연으로도 연결이 된다.
검안역 주변에는 숙소가 없어 기꺼이 서구보건소 지역까지 안내를 해 주는데 그 매너에는 세련된 분위기만 있을 뿐 도시녀의 도도함은 없었다.

 


우린 참 단순하다.
할 일은 없고 시간은 많으니 술이나 한잔 하러 나가자...
역시나 축구는 함께 봐야 재미 지다.
일본의 패배에는 옆테이블과 거리낌없이 하이 파이브를 하여도 어색함이 없다.
내일의 비 예보로 편의점에서 우산과 비옷을 구입하고 숙취해소재는 이제 필수가 되어 간다.

명태랑진땡이 56000
유천가든 몰빵지인 찬스
포시즌관광호텔 60000
원할머니보쌈 49000
깜상 잡비 약간
숙취해소 5500

** 서해랑길 1차(서해랑길 101코스, 100코스) **

-.일자 : 2022년 11월 25일

-. 서해랑 101 코스 : 외포항-강화파출소-건평항-하우약수터-정제두묘-강화가릉-길정리-곤릉버스정류장(13.4km)
-. 서해랑 100 코스 : 곤릉버스정류장-이규보묘-권촌마을-길정저수지-강화노인복지센터-길상초교-전등사입구-초지대교-대명포구(16.5km)

새벽녘에 기상을 하여 불을 밝힌 식당을 찾아 들어 뷔페 식으로 조식을 챙겨 먹고는 생리현상까지 말끔하게 해결을 한 후에야 모텔을 빠져 나온다.
밤 사이에 비가 흩뿌렸던지 도로는 짙은 어둠을 머금 었고, 피부에 와 닿는 냉기는 놓아 버린 정신줄을 팽행하게 핳 만큼 차가워서 콧는 얼어 붙어서 습도조절 기능을 상실하였다.


어제 종결하였던 외포리파출소앞의 102코스에서 다시금 인증을 하여 101코스를 향해 출발한다.


떠오르는 태양의 햇살이 스며든 얼굴은 신생아처럼 뽀해지고 대지에는 신선함이 있지만 이미 일출의 시간을 지나 산능선이를 넘어 왔을 햇살에는 쳐다 보지도 못할 만큼 강렬한 에너지가 담겨 있다.


텅 빈 외포리선착장에 정박해 있는 군함이 지역의 특성 성을 자각하게 하고 아침의 정체된 공기는 긴장감을 갖게 한다.
차량 통행도 없는 도로를 타박타박 걷는데 철새들을 위함인지 곡식이 뿌려져 있고 뚝방이 경계가 된 텅빈 새우양식장은 철새들을 위한 수족관이 되어 새들이 연신 날아 들고 있다.


오리들이 부유물처럼 두둥실 떠있는 해안선에는 갯벌이 방어막처럼 형성되어 있고 자그마한 산을 휘어 돌면서 석모대교와도 작별한다.


이곳의 글림핑장은 철조망이 처져 있고 입구가 통문처럼 되어 있어 군 간접 체험소같은 느낌이다.
우리는 걷는 게 숙명인 것처럼 해안선을 따라서 그저 걷고 있다.
이것이 추위를 덜어낸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공간의 이동 조차도 감지하지 못할 만큼의 단순한 풍경과 행위 속에서는 침묵만이 유일한 내면의 대화다.
바다 건너의 섬을 바라다 보며 인적을 찾아 본다.
머리를 헤집어 봐도 감이 잡히지 않는 천상병귀천공원 마저도 우리들의 발길은 멈추게 하지 못하고 있다.
나 하늘로 돌아 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앞서 가는 친구들을 따르며 천상병시인이 이곳 건평포구에서 귀천의 시상을 떠 올린 인연으로 공원을 조성했다는 것만을 대략 흩어 보고는 어시장의 문이 닫혀 있는 건평항으로 흘러 들어간다.


두루누비에서 경고음이 울린다.
왜지? 이 해안선을 따라가야만이 서해랑길의 취지에 맞는 것 같은데....
해안선에 최적화 되어 가고 있던 몸은 거부반응을 보이면서 머리는 자기 합리화을 위해 조잡한 정보들을 수합하고 눈으로는 주변을 스캔 하게 된다.


건평항 삼거리로 되돌아 나와 강화나들길4 로 접어 들었지만 엉켜버린 서해랑길을 풀지 못하고 있다가 마을 골목길을 통해 미로를 빠져 나온다.
예전 같았으면 각자 흩어져서 찾느라 전략 손실이 많았겠지만 첨단 기기가 좋긴 좋다.
서해랑길은 양지마을을 깊숙이 파고들며 강화도 주민들의 생활상을 고루 보여 주고 있고 산업화 속에서 시멘트처럼 경화되고 있는 감성에 유년이란 심폐소생술을 시켜 준다.


쉼 없이 걸어 덥혀진 심장을 겨울의 쓸쓸함이 머물고 있는 하우약수터에서 식히는데 몸이 더 춥다.


시내버스와 관광버스가 오가는 강화남로에 올라 갓길을 따른다.


김취려묘를 지나 정제두묘에서 산을 향해 올라 가며 왜? 란 의문을 가지게 된다.
산 아래로는 해안로가 그대로 흘러 가고 있고 이 도로를 따르면 능내리까지 곧장 갈수가 있는데도 진강산 산허리깨를 휘어 돌게 만들어 놓았다.


안정된 고도에 접어 든 숲길은 편안함을 안기고 서해랑길 완전 개통을 위한 작업이었는지 산뜻한 서해랑길표지기들이 길을 안내하고 있는 산해량길이 지속된다.
왜 이렇게 만들어 놓았지?
그 깊은 뜻을 알 수가 없음에 착하디 착한 서해랑길의 입문생들은 요령도 피우지 못하고 트랙 만을 얌전히 따르고 있다.


규모가 꽤나 커 보이는 단식원에 방갈로처럼 만들어진 작은방들은 꼭 감옥안의 독방 같아 보인다.
이런대 돈 쓰지 않고 그냥 안 먹으면 안돼나? 그럼 너는 술을 안 마시면 안돼나......
선문답이다.


다시금 숲으로 스며들어 폐허가 되어 있는 축사로 내려서면서 세월의 무상함에 공수래 공수거임을 느끼지만 조망되는 양도면의 넓은 들판에 널브러진 볏짚말이의 소 사료용 곤포사일리지는 또 다른 연속성을 그리고 있다.


논에 공룡알처럼 널린 소 사료를 두루마리로 정리를 시키고 능내리마을 회관 앞을 통과하면서도 어째 마을 어귀로는 내려가질 않고 다시금 상승을 한다.
고려24대원종 왕비인 강화가릉이다.
죽은 자를 위해서 산 자를 감시하고 있고 죽은 자가 산 자들에게 쉼을 갖게 만든다.


강화도둘레길과 중첩해서인지 학교에서까지 쉼터와 자세한 안내도를 협찬하는 정성이 있다.
택지조성으로 서해랑길이 끊기면서 도보꾼들은 새롭게 닿았던 발길 마다 에다 리본들이 붙여 놓아서 더 혼란스러운 길은 임도를 만나 정리되면서 고속도로화 된다.

 


묘지 순례길이라도 하는 듯 길은 넓고 편안하게 이어지고 있고 농로로 바짝 붙어서 이제는 마을로 내려가나 싶었는데 출입문을 통해 카톨릭대학교 사유지로 들어 간다
온통 죽은 자의 묘지뿐인 곳에서 감시카메라가 지켜 보고 있는 가톨릭대학울타리의 산책길은 다양한 종교와 문화의 융합을 실천하고 있는 길이다.
정갈함이 있는 숲길이지만 참 많은 묘지들을 보아 오면서 이곳은 풍수지리자 들의 학습지로서 제격일 듯싶다.


단순함에 익숙해져 있는 몸은 조그마한 오름길에도 거부반응을 보인다.
능선에 올라 쉼을 하면서 각자의 걸음 수를 확인해 보는데 외모와 성격상은 데이터로도 말해 주고 있다.
똑 같은 일상을 하고 있으면서도 많이 걸은 주군은 우리들 보다도 운동량이 많아 몸이 탄탄해져서 좋겠고 적게 걸은 몰빵은 피곤함이 덜해서 참 좋겠다.


강화석릉의 이정표가 있다.
강화도가 왕족들의 유배지였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만 묘지는 이제 그만 보고 싶다.


모처럼 만나는 계단을 따라 산길을 내려와 전원주택단지인 예쁜마을로 들어선다.
자연스런 게 예쁜 것인지 화장을 하는 게 더 예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은 술집이 없어서 그런지 정감은 없어 보인다.


이번 구간 중 유일하게 화장실 안내판이 있는 권능감리교회를 지나 곤릉버스정류장에서 101코스를 마무리하는데 이 구간의 난이도가 어려움 이였다.






버스정류장만이 덩그러 한 곤릉정류장에서 QR코드를 찍고는 방향감각을 잃어서 멀뚱거리며 주변을 살핀다.
도로명에 고려왕릉로라 표기 되어 있어 왕들이 지났던 길은 2차선의 국도다.
몽골제국의 침략으로 39년간 임시 수도가 되었던 강화도라 더니 이 고려왕릉로를 따라서 100코스를 이어간다.
권력만이 위대하고 유구 하다는 것을 단증하는 길 가에는 예나 지금이나 민초들만이 나라를 지켜 내야만 하는 예비군 시설이 검은 가림막에 가려져 있을 뿐인 도로다.
트랙을 살피며 질러가는 단축코스로 유도해 보나 이 친구들이 아직은 의욕충만 상태라서 씨알도 먹혀 들질 않아 길직리마을입구의 버스정류장에까지 이동하여 카페 앞에서 도로를 갈아탄다.


잎대만 남아 있는 강화인삼밭과 집 앞의 낙엽을 쓸고 있는 여인 그리고 그 빽을 믿고 사정없이 개가 짖고 있는 한적한 마을길이다.
당산나무가 이름을 대신하여 큰나무란 닉을 붙여 놓았다.
남의 집을 칩입하듯 흙집팬션의 뒷뜰로 이어져서는 돌담을 따라서 마을과는 경계를 이루며 휘어 돌아서는 도로에 닿는데 왜 이렇게 돌려 놓았는지 도무지 의문이다.


사찰 같아 보였던 국제선원을 지나 다시금 숲으로 들어간다.
아~, 이 뭐 꼬...
묘지 순례의 정점을 찍듯이 고려의 대문호였다는 이규보의 커다란 묘가 나오는데 바로 건너편에는 지나왔던 황토 펜션이 있다.
꽃이 예쁜 가요, 제가 예쁜 가요...... 이 이규보가 우릴 꼬셔 놓는 결과다.


아스팔트포장로가 마을로 이끌고 있고 변해가고 있는 산골마을체험이 되어가면서 우리들도 비움의 미학을 실천해 가는 길이다.
실타래처럼 갈래 친 길들을 빠져 나와 비로서 단축 코스의 유혹이 있었던 도로에 접속을 하는데도 누구 하나가 이 길에 대해서 시비 거는 사람이 없다.
주변 마을들은 주택지원금이라도 받았던지 아님 세대교체가 진행중인지 한결 같이 개량을 하거나 신축건물들이다.


당산나무아래 쉼터에서 공사현장을 멀끔하게 지켜보다가 제법 규모가 큰 길정저수지를 우측에 끼고서 소풍 나서듯 걸어 산비탈에 조성된 꽃피는언덕마을을 비켜난다.


밭에는 콩알이 박힌 그대로 콩대가 방치되고 있고 우린 먹이를 찾는 꿩처럼 앞에 보이는 강남중학교을 타깃으로 하여 식당을 더듬는다.
새벽밥을 먹고 쉼 없이 걸어온 우리는 지금 배가 고프지만 여지 것 편의점 하나가 없는 곳이다.
혹시나 하면서 지나온 길에서의 큰 건물들은 축사이거나 성당 아님 교회뿐이었다.
보호수의 나무들은 하나같이 큰나무나 아님 작은나무라 명명되어 있어 우린 그 기준점을 어림잡아서 200년쯤으로 협의를 본다.


강화군노인문화센터의 규모가 제법 크고 길상면소재지로 접어들면서 식당이 보이자 더 이상 선택을 할 것도 없이 들어간다.
또 있다고 한들 보장을 할 수가 없음에 무언의 동의 하에 양푼이동태탕으로 먹는 뒤늦은 점심에 반주를 추가하여 주구장찬 걸어 왔던 몸에 대한 보상을 한다.
창가의 따스한 햇살에 노곤 함이 밀려 들면서 눈꺼풀이 내려 않고 있다.


영국성공회 초기 교회로 우리나라 전통 양식의 목조건물인 온수리 성당이 있다.


뭐야 이거..
누구나가 짐작은 했었지만 차마 말을 꺼내 놓지 못했던 도심지의 한복판이다.
식당도 많고 편의점이 있어도 공범자이기에 모른 척은 하지만 강화도최초의 양조장이 있어도 그냥 지나친다.
이미 우린 어제의 도보꾼들이 아니라 반주 2병도 벅찬 늙다리들이 되어 가고 있음이다.
길상초등학교를 앞을 지나며 우린 지금 서해랑길 100구간을 걷고 있다.


강화도의 주 도로인 전등사길로 나오면서 이제 부터는 본격적인 도로 만을 따르게 되어 있다.


새신발을 착용하여 걸음걸이가 엇박지를 내고 있는 몰빵은 전등사주차장의 편의점에서야 응급처치를 하는데 복숭아뼈가 엄청 부어 있어 오늘 구간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 염려 될 정도다.


전등사입구에서 대명포구까지 7KM를 이 도로와 같이해야만 한다.
성지순례길 도 아닐 진데 이렇게 몸을 혹사 시켜가면서까지 이 길을 이어 가야 할 이유가 되어 주는 것은 이것이 우리들 스스로가 선택한 서해랑길이기 때문이다.
걷자, 무조건 걷다 보면 이 길 위에서 무슨 깨달음이라도 얻을지 누가 알겠는가?


전등사남문교차로를 건너고 펄럭이는 서해랑길표지기는 장흥교차로에서 도로 아래로 내려 가면서 차량 소음을 떨쳐내어 정신의 산란을 방지하는 아량을 배풀고서도 여전히 이 도로와는 나란히 간다.
루지체험장인 강화 씨사이드리조트의 입간판이 나타나고 산비탈에 보이는 루지코스와 곤돌라는 스키장과 유사한데 정상에는 회전 카페가 등대처럼 서 있어 눈길이 절로 간다.


길상낚시터에는 물고기를 다 잡아 먹어 버릴 듯이 철새가 때를 이뤄 내려 착륙을 하고 있고 빈 좌대만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농로가 신작로처럼 이어진다.
장흥저수지는 저 넓은 들판에 젖줄이 되어 줄 만큼 넉넉한 크기를 가지고 있고 빈 논에 보이는 두루마리는 또 다른 생산을 위한 선 순환이 되겠지만 보기에는 썩 좋지가 않다.
높은 도로가 바람의 흐름을 막았고 햇살은 몸의 수분을 말라 버릴 듯 피부를 파고 들어 부담스럽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눈 앞에는 숙박시설들이 먼저 식별 되면서 거리를 점점 좁혀 가 초지공원에 들어선다.


초지대교가 강화대교에 이어 강화도를 잇는 관문인지라 주변에는 상가들이 형성되어 있고 양방향의 도로는 차량들로 꽉 막혀 있다.
결국 출정 단계에서부터 목록에 넣어 놓았던 강화한방쑥수육은 구경도 하지 못한 채로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크다는 강화도를 초지대교로 넘어 이별을 하고 김포로 들어 선다.


염하강을 따라서 대명포구가 조망 되고 철조망을 끼고 이동하는데 주변의 폐 상가들은 들판에 우뚝한 호텔의 운영 여부까지도 의심되게 만들어 놓는다.
대명항은 생각 외로 규모도 있고 사람들로 부쩍 이고 있어도 무언가가 아쉽다는 생각은 떨칠 수가 없다.


함포해상공원에서 종결 QR코드를 찍고 서해랑길과 함께 강화나들길의 진행방향을 살펴 보는데 철조망으로 인해 더 이상의 진행은 불가하다는 의견들이다.
다음날에서야 강화도둘레길은 철책을 따라서 한남정맥의 끝자락까지 흘러 가고 우린 되돌아 진행해야 했었다.
주변에는 상가와 식당 뿐이고 우리가 유할 숙소가 보이질 않는다.
도보 7분 거리에 숙소가 탐색 되지만 한번 꼬여버린 정보는 몸을 볼모로 잡았고 택시를 호출해 보나 반응이 없다.
어쩔 수 없이 빽 을 하여 지나쳤던 호텔에 입실을 한다.


비린내 나는 바닷가 지만 어제의 회가 식욕을 돋구지 못했던 터라 육고기를 찾게 되는데 결국은 이 도로를 거슬러 올라서 검색하였었던 숙박시설들을 지나야 만이 식당이 있다.
정보의 부재와 함께 지쳐 버린 몸의 자연스런 거부 반응이었지만 기름진 고기는 역시나 흥겨운 자리에 재물이 되어 준다.

작은언니네식당 28000
바다양푼이동태 48000
코자자호탤 90000
대명식당 90000
미니스톱 21670

** 서해랑길 1차(서해랑길 103코스, 102코스) **
-.일자 : 2022년 11월 24일
-.서해랑길 103 코스 : 강화평화전망대-별악봉-기독교선교역사관-교산2리-송산마을-무태돈대-창후항(13.1km)
-.서해랑길 102 코스 : 창후항-망월돈대-망월리마을-황청저수지-외포리-강화파출소(10.9km)


어젯밤 축구대표팀에 로또와 같은 행운을 맡겨 상심이 컸지만 아침은 어김없이 밝아 왔고 축구는 상대적인 승부일 뿐이니 더 이상의 의미를 두지 말자.
해장국에 해장술을 곁들여 조식을 챙겨 먹고 김하사님의 차로 강화도평화전망대로 이동한다.


공기의 흐름 마저도 정지된 듯한 긴장감 속에서 강가로 쳐진 철조망은 접경지대를 상징화 시켰고 민간인 통제소인 검문소가 위압감을 준다.


입장권을 끊고 평화전망대를 자율 관람하지만 먹물처럼 번진 회색의 짙은 미세먼지가 분단된 조국의 경계를 지워 놓아 관광으로 찾았을 때의 먹먹했던 감정은 없다.


배낭을 김하사님의 차로 택배를 시키고 홀가분하게 서해랑길을 출발한다.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없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두 다리로 걷는 것이니만큼 우리는 우리들만의 서해랑길에 집중하고자 하는 1800km의 첫걸음이다.


서해랑길 인증 방법이 두루누비 앱의 필수 코스를 찍는 것으로 바뀌어서 각자가 앱을 켜고 진행을 하는데 난 첫번째부터 인증 표시가 안되어 찝찝함 이 남긴다.
검문소 안쪽으로 서해랑길이 열려 있다.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이 지난 동절기의 한가운데지만 등로에는 낙엽이 수북이 쌓여 있고 날씨 마저도 초가을이다.


숲은 긴장감을 풀어 주었고 동네 뒷산인 듯 정감이 있는 정자와 산뜻한 서해랑표지기는 우릴 환영하고 있다.
계단을 타고 마을로 안착하는 듯 하던 길이 다시금 수평을 이뤘고 지나가는 길손 하나 없는 쉼터에는 가을이 살포시 내려 와 앉아 있다.

아니 봄날이 온 듯 따스한 날씨에 진달래가 피어난 계절의 역행 속에서 우리들도 봄날에 꽃피어 나듯이 웃음꽃을 피워내며 서해랑의 역행을 이어간다.

 


군 작전도로 인 듯한 넓은 임도에 낙엽이 수북하게 깔려 편안함은 안겨 주는데 바위 하나에도 두꺼비 라 이름을 붙였고 수시로 이정표가 안내하는 것은 서해랑길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 싶다.
장군바위라니, 이건 많이 과하다.


제법 규모가 있는 양사면사무소로 내려선다.
김하사님 방가...
김하사님 과의 접선은 차질 없이 이뤄 졌는데 목적 좌표를 잘못 찍었고 식당이 있었어도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서 헤어짐의 시간을 연장시키고 있다.


농로를 따라 강화교산교회로 들어가는데 의외로 규모가 있다.
강화도가 개항기 외국 군대와 서양문물이 유입되는 관문이라 서 이곳이 강화도 최초의 교회라고 하는데 기독교선교역사관, 강화복음전래기념비와 선상 세례 조형물이 있다.


본격적으로 도로를 따라서 간다.
초행부터 바다는 보이지 않고 있고 이게 산파랑길이지 뭔 서해랑길인지의 의문은 듬성듬성 형성되어 있는 마을마다에 어김없이 설치되어 있는 방공대피소가 설명 하고 있다.
동해안의 해파랑길은 자연재해인 월파와 해일의 대피소이고 이곳의 서해랑은 이념에 의한 방공호가 걷고 있는 우리들의 마음을 찹찹하게 만든다.
텅 빈 들판과 싸늘한 바람이 발길만을 재촉하는 길이다.
철새들은 내려 앉은 자리가 집 일지언데 삶의 터전을 잡아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전원주택단지가 접경지역인 이런 곳에까지 형성되고 있는 것이 생뚱맞게 느껴진다.


서사길의 도로를 따른다.
산 언덕에 카페도 보이고 역사학생교육원을 지나 인화리에 우리가 찾는 편의점과 식당이 있어 김하사님과는 자연스레 만남의 장소가 되는데 어디서들 찾아 왔는지 사람들이 많다.


김하사님과는 아쉬운 작별을 나누며 배낭을 들쳐 메고 직선화된 농로를 따라 철책으로 접근한다.
철책선 너머에는 회색의 바다가 흐르고 교동도와 이를 잇는 교동대교가 펼쳐지는데 딴 나라처럼 느껴 짐은 왜일까?


풍경의 변화에서도 긴장감이 생긴다.


확장공사중인 도로를 따라서 그 옛날 적의 움직임을 살피고 공격을 대비하기 만들었다는 직사각형의 돈대를 만나는 것은 색다름이다.
가계도 나타나고 자그마한 항구의 입구에 102코스 인증소가 있어 서해랑길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첫 코스를 크리어 시킨다.




썰물에 밀려 나듯이 자연스럽게 102구간으로 흘러 들어간다.
같이하고 있는 강화나들길이 자꾸만 재 검증을 하게 만들고 있지만 앞에 펼쳐진 풍경으로 보아선 간척지의 뚝 만을 쭉 따라 갈 것만 같다.
이젠 딱 봐도, 그냥 느낌만으로도 진행루트를 알 수가 있지만 실행 시켜 놓은 두루누비 트랙은 조그마한 요령도 허락하지 않고 재잘거리면 달구고 있고 또 그 길이 최단 코스다.


첫 구간도 무사히 마쳤고 이곳이 북한땅이 바라다 보이는 최북단인 만큼 여기서 회에 쏘주나 한잔하면서 그 의미와 감동을 되새겨 보고자 성큼성큼 앞서가는 몰빵을 불러 세운다.
회를 썩 즐겨 하지 않거니와 창우항까지 되돌아 가야만 하는 잠깐의 로스 거리를 핑계 삼아 씨알도 안 먹힌다.


서해황금들녘길 아치를 통과하면서 직선화된 뚝방을 따른다.


바다의 한가운데는 퇴적물이 쌓여 삼각지처럼 또 하나의 섬이 형성되어 가고 있고 교동도가 방어막처럼 펼쳐져 있다.


뚝방에 무더기로 피어난 하얀 억새는 지천명에서 이순으로 넘어가고 있는 머슴아들의 감정을 사정없이 흔들어 대고 있다.


북녘땅인듯 착각이 드는 석모도와 강화도를 잇는 석모대교가 경계심을 조금이나마 놓게 하고 비켜나 있었던 별악봉은 의외로 우람하다.


해안 방어에 적합해 보이지도 않는 망월돈대를 지나 농로를 따라서 수문으로 흘러 나온 물은 시커먼 뻘을 가르면서 바다로 합류되고 있고 끝자락에는 낚시꾼들이 매달려 있다.


검은 뻘에 빨간 칠면초만이 도드라져 보이는 서해안 길이다.


이래 저래 복잡한 세상에서 직선화된 방죽은 그저 걸어야만 하는 우리들을 참으로 단순화시켜 간다.


밀물에 실려 오는 흙탕물이 파도처럼 육지로 밀려 들고 있고 물도 산야도 모두가 회색 빛인 스산한 겨울의 풍경들이다.
돌로 쌓아 놓은 방파제에는 낚시꾼들이 새와 함께 물고기를 노리고 있고 드넓은 간척지 들판을 점령한 새떼들은 참새 쫓듯 훠이훠이 쫓아 보아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 내공으로 이미 이곳에서는 텃새다.


강화나들길 아치를 나와 들판을 가로질러서 용두레마을로 스며들지만 공사현장에만 사람이 있을 뿐 여전히 인적은 없다.


개량공사중인 황청저수지에서 산길로 올라 간다.


꽤나 규모가 큰 예수의성모여자관상수도회라는 건물 담벽을 따라 오르며 왜? 란 의문점을 숲 속의 쾌적함과 아늑함으로 달래어 언덕빼기를 넘어서자 폐 건물 인 듯한 유스호스텔이 나온다.
예전에는 꽤나 사람들이 찾았을 듯 한 시설들이 세월 속에 묵혀가고 있어 우리들도 퇴보하지 않으려면 지금 처럼 삶에 도전하고 단순하게 즐기고 자유롭게 사고하여 일신일신 우일신으로 새롭게 하루하루를 맞이해야겠다.


그저 간척지 뚝방 만을 걸었는데 어느덧 종점에 다다랐다는 듯 도로에는 상가들과 오고 가는 차량들이 제법 많다.


어느 곳에 인들 하룻밤을 유할 수가 있는 외포리는 관광지다.
해는 노랗게 익어 가면서 기운을 잃어 서산으로 기울어 가고 있고 불어 오는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


수산시장을 지나 파출소 앞에 인증소가 있다.
친구들과 함께한 덕분에 걷는 길이 수월했었고 짧게만 느껴 진다.
아직 해는 남았으나 더 이상 진행을 한다는건 무리수 임을 모두가 느끼고 있어 숙소부터 물색하는데 이곳에서는 선택의 기회가 있다.


바닷가의 917 모텔에다 배낭을 풀어 놓고는 이젠 완전한 관광 모드로 전환 시킨다.
해지는 바다와 갯벌 속 삶의 모습들을 만나는 생태와 역사의 길인 서해랑길의 취지를 충분히 살려 천서리횟집에서 강화도낙조를 보면서 우리들만을 위해 써빙 해온 푸짐한 회를 안주 삼아 회포를 푼다.
완전 럭셔리한 서해랑길의 연속이다.


밤은 길다...
머슴아 셋이서 할 일은 없다.
결국 편의점에서 쐬주를 구입해 긴긴 겨울 밤의 시간을 축내고 있다.
뭐 행복이 별건가?


전주콩나물국밥 40000원
강화평화전망대입장료 10000원
만금이네(점심) 48000원
917모텔 60000원
천서리횟집 140000원
씨유 외포리편의점 11950원
씨유 강화외포리(숙취해소) 10000원

** 서해랑길 출발**

-.일자 : 2022년 11월 24일

 

해파랑길을 22년 6월 13일 부산 오륙도전망대에서 완보를 하고 휴식기를 가지면서 각자 삶의 영역에 충실하다 보니 몸은 편안함에 익숙해 져 버렸고 동해안 길에서의 추억들 마저 단순화 된 삶 속에 희석되어 묽어져 져 가고 있다.
장기간에 걸친 해파랑길 일정들 속에서 몹시도 지치고 피곤해진 틈새를 파고 들었던 던 자그마한 갈등들과 분열의 잔상들은 우리들 내부에 녹처럼 스며들면서 결속력에 틈이 생겨 다음 테마를 꺼내지도 못한 채로 해를 넘기게 생겼지만 이미 우리들은 걷는 즐거움과 길에서의 행복감을 알아 버렸다.. 
낫 선 길을 찾아 나섰던 처음의 두근거림이 몹시도 그리워져 갈 때쯤 에서야 다시금 서해랑길에 대한 논의가 오고 가며 5박 6일간의 일정을 조율한다.
최 남단에서 최북단까지 이동에서만 하루를 고스란히 투자해야 할 서해랑길의 시작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일정을 최대한 효율화시키기 위하여 휴가를 내고 서울까지의 기차표와 서울에서 강화도까지의 이동 루트를 체크하고 있는데 김하사님이 차량지원을 자청하여 모든 고민이 한 순간에 해결되었지만 나의 단기 기억 상실증으로 인하여 추진이 썩 매끄럽지 못하다.
독수리형제와의 인연의 고리가 해파랑에 이어서 서해랑길까지 이어지며 그 한결같은 마음 씀씀이가 한없이 고맙기도 하지만 홀로 귀가해야 할 그 고독함과 쓸쓸함에 대한 마음 걸림 은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우린 가야만 한다.
몰빵이 조기 퇴근을 하고 중마동에서 14시에 출발을 하여 5시간 30분을 달려 밤이 깊어가는 강화도의 군청 앞에 도착한다.
우리들의 아지트는 여행객들이 머무는 여관이라서 공영주차장에다가 주차를 시키고 근처의 조개구이집에서 베풂에 대한 감사와 서로간 감정의 교류 속에 회포를 푼다.
낯선 땅 생경한 장소에서의 한잔 술이란 서로간의 끈끈한 동지애를 갖게 만들기에 충분했고 진심을 나누게 만드는 매개체가 되어 준다.


이곳의 주인이나 여행객들은 월드컵에는 관심이 없어 보여 응원주 핑계 삼아 소주를 구입하여 여관에 입실을 해 가나와의 축구경기를 관람하면서 억누를 수 없는 동일한 감정 속에서 아쉬웠던 밤은 깊어만 간다.
아쉬운 밤이었다.
모든 게 의미가 없으면 지속될 수가 없다.

휴게소 커피 13900원
강화도 서울장여관 70000원
굴사냥(조개소타샵) 155000원
소주(GS) 12300원

유류비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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