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 : 2023년 11월 19일

-.서해랑길 55 코스 : 진포해양테마공원-경암동철길마을-사비공원-금강하구뚝-장항도선장입구(14.9km)
-.서해랑길 56 코스 : 장항도선장입구-옥남1리(???? km)
 
=== 서해랑길 55 코스 : 진포해양테마공원-경암동철길마을-사비공원-금강하구뚝-장항도선장입구(14.9km) ===
 
호텔의 룸이 럭셔리 하다지만 잠자리 이였을 뿐이고 창 밖으로 근대화문화거리가 들어 나기 시작할 즈음에 호텔을 나서 콩나물국밥으로 조식을 한다.

 

이곳은 특이하게도 비빔용 그릇이 따로 나오지만 우리의 식성에는 맞지가 않은데다가 모주 마저도 식욕을 끌어 내지 못하고 있는데 주인장의 자부심만은 대단하고 배낭이 있는 우리가 부러운지 곁을 맴돌면서 과거를 회상하고 있다.

 

55코스의 재 인증을 위해 진포해양테마공원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조식을 하는 가계들이 많아서 항상 배고프고 술 고픈 우리들에게는 유토피아와 같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재인증을 하고 달팽이와 같은 내 삶의 짊을 들쳐메고서 서해랑길을 이어간다.

 

진포해양공원에는 전함과 탱크 등이 전시 되어 있다.
왜? 뜬금없이 이곳에 비행기 등이 있을까의 의문점은 고려수군이 왜구의 전함을 함포로 공격하여 승전을 한곳이라지만 뜬다리는 일제 강점기에 쌀과 물자를 수탈했던 역사의 뼈아픈 장소가 된다.

 

해변을 따라  가지만 가림막 뒤에 갯벌에 묻혀 있는 배들만이 보이고 우측에 부속품가게들은 옛 전성기를 말하고 있는 상징성이다.

건물을 개조한듯한 군산베어포트가 나오는데 군산 초뺑이들을 한꺼번에 다 수용해도 될 만치 규모가 크다.
어제 알았더라면 우리도 군산의 지역경제에 한 몫을 보탰을 것인데 아쉽다.

 

곧바로 건너는 다리를 굳이 놔두고서 마을 골목으로 들어 간다.   삽화와 벽화가 마을의 역사와 이야기를 그려 내고 있고 자연스레 서래포구로 이어진다.
포구는 한적하기만 하고 주변의 건물 들은 전시관 등으로 변신을 했는데 세월만 느껴지는 구도심이다.

 

 

도로 건너 건너편에는 군산경찰서와 교복대여점 등이 있는 경암동철길마을이 순천의 드라마셋트장 같이 쭉 이어지고 있다.
구 도심의 한계도 여기까지 뿐인 듯 폐 상가들이 즐비하고 이들을 흡혈귀처럼 흡수하고 있는 듯 이마트의 규모가 크다.
퇴락하고 있는 나의 현실성과 닮아 배가 아팠나?
정신까지 혼미해지니 어쩔 수 없이 구급대로 뛰어 들어가 급한 걸 해소 하는데 얼마 후 주군이 야전 숲으로 스며든다.
아마도 어제 뒤풀이로 먹은 조개구이가 우리들의 식성에 맞지 않아 탈을 일으켰지 싶다.

 

어쩌다 알바 구간을 회복하여 금강산책로에 붙는다.

 

 

금강이 전북과 충남을 가르고 바다 건너편으로는 우리가 진행해야 할 55구간이 역방향으로 흐르고 있는데 동백대교만 건넜더라면 금방이었을 거리를 우린 우직하게도 서해랑길을 따르다 보니 저 아득하기만 금강하구뚝을 건너야만 한다.
시커먼 뻘밭에서 물새만이 자유롭고 갯골이 지렁이처럼 강으로 스며들어 형체를 감추고 있다.
보행로와 자전거로를 구분하고 공원이 완충지대 된 금강산책로는 많은 사람들이 제가각의 방식으로 운동을 하고 있어 활기가 있다.
모처럼 화장실을 만난다.
결국 몰빵까지 생리현상에 합류하여 우리는 하나라는 공동체가 되어 있었고 동질화에  발바닥도 함께 따끔거린다.

 

언제나처럼 발걸음은 정직하여 어느새 금강하구뚝이 앞에 다가와 있고 주군은 강과 바다의 경계를 수변에 자생하는 갈대로 정의를 내리는데 수궁은 가나 긍정은 하기 삻타.
군산은 우리 노땅들에게 있어 군산상고 야구로 각인되어 있고 야구장에는 생활 야구팀들이 제법 프로 수준이다.
최무선의 진포대첩을 기념한 진포대첩기념비의 다양한 형상물 들은 대포를 빼면 도무지가 난해하다.
다만 진포가 군산의 옛 지명이란 것만 알았으면 됐다.

 

 

금강뚝 유원지는 폐가처럼 썰렁하기만 하고 올라 선 금강하구뚝은 농공업용수와 역류방지 기능 외에서 철도까지 있는 복합 뚝이고 철새들의 아지트다.

 

 

 
 내달리는 차들의 소음에 대화도 단절되고 정신의 산란 속에서 충남의 서천땅으로 넘어선다.

 

행정적인 경계이지만 접도 지역이라서 그런지 제방에는 쓰레기가 쌓여 있어 흉물스러우면서도 푸른 강물과 충청도가 안기는 여유로움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점심은 이른 시간이나 울 몰빵 총무님이 짬뽕을 먹자고 하니 속을 다스릴 겸 하여 찾아 들었지만 가계가 닫혀 어쩔수 없이 먹거리타운까지 이동하기로 한다.

 

김인전공원에 캠핑하는 사람들이 많아 죽순처럼 솟아 나는 아파트뿐인 우리나라의 주거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강 건너로 지나왔던 군산을 조망하면서 걷는다.
갯벌 사이로 도랑처럼 흐르는 물줄기와 억새가 군산과의 경계를 짓고  도로 건너편에는 오리를 형상화해 놓은 소공원이 있다.

 

막상 기대가 컸던 먹거리타운은 대부분이 폐업을 하여 흉물스런 건물들이 많고 우리들이 선호하는 가계들도 아니라서 그냥 지나친다.

 

 

걷는데 만은 자신들이 있었는데 다들 힘에 겨워 양말까지 벗고 피가  몰려서 새빨개진 발의 과열을 시킨다.
날씨도 춥거니와 톡톡 불거져 나온 힘줄이 괴물처럼 흉물스러워 보여 오래 쉬진 못한다.

 

우린 출발하면 이슬이가 아니면 물 한금을 마시질 않은 습성이라서 쫌 이른 시간이지만 수분 보충을 핑계 삼아서 음식점에 들어간다. 
얼큰한 부대찌개가 어제의 찬 기운을 중화시켜 놓아 속이 좀 편해 지니 술이 술술 넘어가 뼈탕을 추가해 오버해 버렸다.
초뺑이임을 감지한 주인장은 경찰서앞에 주점으로 놀러 오라 하는데 우린 그런 부류는 절대 아니다.
저 앞에 동백대교만 넘었으면 금방일 것을 기어코 삥 돌아서 서해랑길을 잇고 있는 우직한 도보꾼 들이다.

 

매일 같이 안부를 묻는 친구가 서천에 있다는 연락이다.
난 서산으로 이동 중이라고 답했었는데 깨댕이 친구가 고향도  아닌 금방에 있으니 아니 볼 수가 없어 종점인 장항항에서 만나기로 약조한다.
동백대교가 강을 가르고 도로 건너편에 동백공원이 있다.

 

항은 꽤나 분빌거라 예상했었는데 그닥 느낌도 없고 선창의 선술집도 빈약하여 일단은 육교아래에서 55코스 인증을 마친다.

 
 
 
 === 서해랑길 56 코스 : 장항도선장입구-옥남1리(???? km) ===
 

도킹을 하듯 친구를 만나고 56구간은 출발도 못한 채 역방향으로 내려 와 근처의 가계로 들어간다.
나잇살이 먹으니 첫만남부터 스스럼이 없는 분위기에 술잔이 오가면서 친구가 몰빵 고향의 아파트를 또 주군의 학교를 건드려 놓아 이분위기 어쩔.......

 

 

우린 1시간 전에도 음주가 있었기에 여차 하면 주저 앉을 기세다.

 

장항 도선장으로 한라 시멘트가 보이고 앞에는 장항제련소의 굴뚝이 높이 솟아 있어 낯선 도시가 더 생경스럽다. 

 

소공원에 들어 서면서 급격하게 전력이 손실 된다.
뚝방이 바람을 막아 주어 주변은 고요 하고 햇살은 따스하여 취침분위기다.
이제 겨우 1.7km 시점인데 어쩌겠는가?
잘 굴러가던 자전거 바퀴에 바람이 빠져나가 힘에 겨워질 때는 새는 구멍을 막아줘야만이 더 이용할 수가 있고 멀리 갈수가 있다.
팽팽했던 감성도 쭈굴쭈굴해져 가고 있으니 우리들에게도 정비를 할 시간이 필요하다.

 

장항송림자연휴양림 갈림길에서 신공을 펼쳐 해양자원박물관으로 직진하기로 한다.

 

해가 기울어 가면서 소류지의 억새가 목화송이처럼 펼쳐져 있어 그 포근함과 푹식함의 연상에 또 수면에 들어 간다.
친구들끼리 집 나와서 노숙하는 사람들이 전국을 통틀어서 몇 명이나 될까?
아마도 우리가 유일하지 않을까?

 

잠깐의 가수면에서 어느정도 회복력이 생겼다.
몸이 기억하고 있기에 꿈결인듯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필수경유지 하나를 찍으며 서해랑길과 합류하는 바닷가에 선다.
이건 서해랑길을 걷는 것도 취권을 수련하는 것도 아니다.

 

해안가의 바람이 제법 차가워졌고 해가 늬엇하여 갈 길을 서둘러야만이 늦게라도 마칠 수가 있다.
골목을 따라서 옥남마을로 흘러 들어간다.
하루가 기울어가고 있는 으슬한 기운에다가 서천읍의 불빛이 하나 둘 켜지면서 오늘은 여시서 쉬어 가라고 붙잡는데 진행해야 할 방향으로는 그닥 희망이 안 보인다.

 

주민에게 진행해야 할 방향의 상황과 숙소 등을 물어 보나 아무것도 없어 유 다.
끝자락인 송석리마을회관에는 유할 곳이 없음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에 밭일을 품앗이 삼아 자가용이라도 택배를 제의하려고 했더니 기꺼이 선배의 택시를 콜 하여 준다.
고맙습니다...뭐 괜찮아 유~~~
두루누비가 우회로를 긋는 원인제공을 하였다면 모처럼 만난 친구와 쓸데없는 수 많은 정보가 연합을 하여 우릴 쉽게 무너뜨렸다.
화합은 하되 정체성을 잃으면서까지 동화되지는 말아야 될 터인데 내일은 내일 생각하자.

 

그새가 언제라고 호텔에 집을 풀어 놓고 또 다시 돼야지에 화합주다.
어째 되었던가 우리들이 이 길을 걸으면서 보고 느끼는 이 모든 것들이 내 삶의 재산이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는데 시간도 많고 돈도 많은 우리는 부자다.
먹을 것 다 묵고 가자....
뭐 괜찮아 유......오늘의 화두가 되어 저녁이 매우 매우 유쾌하다.

 

-.일자 : 2023년 11월 18일

-.서해랑길 53 코스 : 새창이다리-증석교-회현초등학교-백석버스정류장-외당마을버스정류장 (19.6km)
-.서해랑길 54 코스 : 외당마을버스정류장-은파유원지-월명호수-근대쉼터-진포해양테마공원(11.6km)

===-.서해랑길 53 코스 : 새창이다리-증석교-회현초등학교-백석버스정류장-외당마을버스정류장 (19.6km))===
개인 사유들로 인해 서해랑길에 대해 언급조차 없다가 급조되어 김하사와의 출발 시간을 조율해 놓았는데 갑작스런 폭설로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
역행해 오던 출발지가 허리춤의 군산으로 수정되면서 원치 않게 순방향이 되었고 눈과 결빙으로 인하여 곳곳에 사고가 발생되어 오히려 평택보다 더 지난한 시간을 도로에서 허비하고 목숨까지 담보로 걸어야만 했다.

 

 

국도로 갈아 타서  블랙아이스에 차량 제어가 불가함을 목도 하면서는 모두가 공포에 휩싸였다가 겨우 대야면으로 빠져 나오는데 조식을 먹을 데가 없어 지방소멸을 체감한다.

 

그새 따스한 기온이 퍼지면서 주변은 빠르게 원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고 53코스의 출발지인 새창이다리에 무사히 도착한다.
새창이다리는 우리나라 최초의 시멘트다리이고 김제와 군산을 잇는 군산의 시작점이라 의미도 있는데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한 무리의 크린워킹그룹이 차에서 내리면서 정신을 흩트려 놓더니 눈발처럼 흩어지고 우리도 김하사와는 3일후에 조우 할 것을 약조하고는 만경강을 따라서 서해랑길을 잇는다.

 

 

제방과 그 아래로 자전거도로가 나란히 하고 있고 제방은 만경강과 넓은 들판을 조망하기에 좋다.

 

 
시베리아벌판만 같은 무미건조한 뚝방 길이지만 억새와 물새들의 조화로움이 활동사진이 되어 주고 있다.



구름 사이를 비집고 나온 빛내림이 퍼져 나가면서 음지의 눈마저도 녹아 들어 새벽이동에서 보았던 설경이 꿈이 였던지 싶다.
자전거도로는 버섯이 피듯 페인트가 들고 일어나 관리의 부재를 느끼게 하여 다시금 도로를 독차지 한다.

 
 
청하대교를 지날 뿐 갈대와 억새가 공존하고 오리들이 노니는 생태계는 강물을 따라 이어지고 있다.
점차 우리들도 서해랑길에 적응을 해가면서 본연의 모습을 되찾고 있고 도로를 벗어나 자전거도로를 내려 서면서는 가림막을한 질주 말처럼 시야가 한정되어 속도전이 된다.

 

 
 
걸음은 거짓이 없다고 멀게만 느껴졌던 지경교와 증석교는 신기루였던 것처럼 풍경에서 지워져 버렸다.
모처럼의 출동에다가 첫날이라 힘이 넘치고 있는 탓에 속도가 오버하고 있는데도 누구 하나가 제어를 하는 사람이 없고 금강교를 앞에 두고서 우측으로 방향을 꺾어 도로를 벗어난다.

 

논에는 공룡알 같은 곤포사일리지가 널려 있는데 주군은 저 사료가 벼보다 더 가격이 높다고는 하는데 모를 일이다.
근디 배추 포기들은 왜 이렇게나 크고 실한 고추는 왜 매달려 있어서 주군의 궁금증에 우리들이 시달린다.
제발 물어 보질 말고 현상을  파악해서 우리들에게 알려 주면 안되겠니?
논의 젖줄인 배수로에 철망이 쳐져 있어도 마찬가지인데 몰빵이 그 깊이를 감안하여 술 취한 노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용도라고 간단히 정의를 내려 준다.

 


2차선 도로인 옥성 버스정류장을 건너 마을로 진입한다.
공동농기계보관창고에는 트랙터 콤바인 등의 농기계들이 관리되고 있고 커다란 유치원들이 있어 농촌의 현대화를 느끼게 한다.
점심을 먹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나 중화요리집에서 풍기는 냄새에 자극을 회현면의 분식집에서 육계장에 소주로 기분을 워밍업 시킨다.  
한적한 도농지역을 걸을 땐 먹거리가 있을 때 먹어줘야만 한다는 우리들의생존 본능이다.

 

지붕에서 녹아 내린 눈이 빗물이 되어 휘날리고 회현초등학교에서 도로공사중인 비포장로로 들어 서는데 질퍽거림이 눈길보다도 더 조심스럽다.
갯벌체험을 하듯 갈지자로 조심조심 빠져 나와 끝자락에서 주차장을 만나는데 마을이야기가 있는 사오갯샘 우물을 비롯하여 제법 구색은 갖춰져 있다.

 

 

청암산생태탐방로가 해갈을 하듯 몸과 정신을 말끔하게 씻어 준다.

 
어라, 이곳이 군산호수와 연결이 되면서 제법 유원지모습을 갖추고 있어 화장실도 있고 간이 주유소가 있어 여수 할머니의 부추김에 어묵과 참이슬로 차가워진 몸을 덮인다.

 

언제부터인지 구불길이 같이하고 있고 사람들이 제법 많다.
아이너리하게도 군산으로 거처를 옮긴 동생은 지금 광양에 내려가 있고 내가 군산의 대표격인 이 둘레길을 걷고 있다.

 

 
 

 

푸르른 대나무숲과 수북한 낙엽을 주려 밟고 걷는 산림욕길이 군산호수를 끼고 이어 진다.

 

 

시나브로 사목사목 걷는 길이다.

 

늦가을의 정취도 남아 있어 더 없이 좋은 산책로의 끝자락에서 청암산표지석을 만난다.

 

억새로 인하여 가을의 정서가 머물고 있는 군산호수를 내려 와 농로를 걷는다.
서해바다와 함께 하는 길인 서해랑길에서 아직 바다를 보지 못하고 강과 호수와 농로만을 걷고 있다.
산비탈에 골프연습장이 보이고 들판의 끝에는 군산의 시가지가 아지랑이처럼 걸린다.
저 논들의 공룡 알들이 다 부화를 하면 쥬라기공원같은 SF영화처럼 생존을 위한 사투가 일어 나지 않을까?

 

두루누비 루트에서도 별 의미를 찾지 못하여 몰빵의 주도하에 단축 길을 찾지만 별 성과는 없이 2차선 도로에 접속하여 와당마을버스정류장에서 54코스를 마친다.  
오랜만에 코스인증을 하려니 좀 어설프지만 기상악화에 대응하여 급조된 코스를 완주하여 성취욕이 크다.

 
 
 
 
===  서해랑길 54 코스 : 외당마을버스정류장-은파유원지-월명호수-근대쉼터-진포해양테마공원(11.6km) ===

곧바로 도로를 건너 55코스를 이어 간다.
도로가 들판과 아파트 단지를 경계 짓고 있다.
서해랑길은 아파트진입로를 따라 가면서도 표시기와 이정표가 있고 또 두루누비트랙이 안내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

 

완만한 포장로의 산길로 올라 가는데 차량의 통행이 제법 있고 이 길이 은파호수로 연결되어 편의점등이 있는데도 웬일들인지 그냥 지나친다.
그 동안 국토종주의 숙려기간 때문인지 부담감 때문인지는 모르나 찬바람이 쉼을 허락하지도 않고 있다.

 

 

산기슭에 늦단풍이 수면에 아른거리고 산 그림자가 한 폭의 동양화가 되어 단아하다.

 

은파호수둘레길은 몇 번 다녀 봐서 낯이 익는 곳이다.
군산호수는 자연과의 어울림이 있지만 이곳은 농업용 저수지를 공원화시켜 놓았기에 색조화장을 한 여인처럼 이쁘고 또 포근하게 안아 준다.

 

 

나와 주군의 트랙이 따라 오지 않는다.
행정전산망의 불통 영향이려니 하지만 의존증에 자꾸만 져다 보게 된다.
물빛다리를 건너 공원입구에 서자  즐비한 음식점들과 사람들의 들뜸이 호객을 하고 있다.
이런데 선 탁배기 한잔의 낭만은 즐겨줘야 하는데 어쩐지 몰빵이 단호하다.
우린 이 코스의 끝자락을 너무 쉽게 생각해 버린 탓이다.

 

듬치가 한아름씩인 벚나무 길을 벗어나 슬금슬금 고도를 높여 산으로 올라간다.
여지 것 강길과 논길을 걸어 오면서도 불만이 없었는데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산파랑길이 곧 끝날 거란 예상을 깨자 의욕은 싸늘해진 공기처럼 급격하게 냉각된다.  
92m 밖에는 안 되는 작은 부곡산이 힘듦도 이 때문이고 숲의 아늑함에도 전혀 편안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신축 도로가 산을 관통하려는지 출입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이 막아서고 얼마 후 아파트를 보면서 내려서는데 그나마 도로를 끝까지 내려가지 않는 동물이동로가 있는 게 다행스럽다.

 

계단을 따라 태양열집열판이 지붕이 된 배수지를 끼고 올라 간다.

 

편백숲의 산림욕장에는 추위가 선점을 하여 사람들이 얼씬도 안 한다.
산이 적은 군산에서 산은 허파가 되고 호수는 도시인들의 쉼터가 되어 준다.
마른 단풍이 가을을 볼모로 잡고는 있지만 눈까지 내렸으니 이도 얼마 버텨내지 못할 것 같다.

 

 

우리들에게 엉기려는 추위를 뗠쳐내려 서둘러 청소년수련관으로 나왔지만 장명산은 미련스레 우릴 붙잡고 있다.
군산의3.1운동 기념비에 올라 순국선열을 추모하고 장계산을 내려온다.

 

우리가 군산을 너무 쉽게 생각해 버린 탓에 32km의 거리를 오버 페이스를 해 첫날부터 발바닥에 따끔거림이 느껴진다. 
그나 저나 각질을 벗기기 위한 후유증으로 발바닥이 홀라당 벗겨 졌다는 몰빵의 상태는 물어 보지도 못하겠다.

 

구도심이 불을 밝히기 시작했고 일제 강점기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근대문화거리에 내려 와 오늘 유할 곳 부터 찾아 본다.
적산가옥은 가계 등으로 리모델링되어 아픈 기억들을 지워 가고 있고 우린 이 도시에서 이방인이다. 

 

오늘 몰빵의 지인 찬스가 있어 주군이 약속장소를 검색하는데 지척에 있다고 하니 깃대처럼 솟아 있는 호텔을 쉽게 찾아 들어 말끔하게 씻은 후 진포해양테마공원의 끝자락에서 완료 인증을 한다.

 

 

어라...
우리의 정신회로에도 장애가 발생했는지 위치 검색이 안되고 있어 택시를 타고서야 겨우 약속시간을 맞춘다.
새벽 이동시의 죽을 뻔했던 고비들은 술잔의 부딪침에 휘발되고 반짝거리는 유흥가의 불빛에 우리의 몸도 정신도 흔들린다. 
이 밤, 부디 우리들의 의지만은 잃지 말자......

 


** 서해랑길 2차(서해랑길 역코스 85코스) **

-.일자 : 2023년 2월 24일

-.서해랑길 85코스 : 평택항 - 신영2리마을회관-평택호예술공원- 평택국제대교-노양마을회관(22.3km)

5박 6일의 마지막 날이 열렸다.
시내권이라 모처럼만에 숙소 옆의 식당에서 조식을 챙겨 먹는데 역시나 주군은 깨작거리고만 있어 먹어야만 하는 나로써는 도무지 이해 할수가 없다.


택시를 호출하여 평택항 마린센터에서 신영리까지 순간이동을 하여 필수코스 하나를 찍는다.


이동 중 차창으로 보아 온 개발현장들과 마을을 밀어내고 들녘을 메우고 있는 현장들은 한북정맥시 뭉개어져 버린 마루금을 연상하게 만든다.
더구나 나의 두루누비앱은 태업 중이라서 진행 방향도 모른 채 일행들을 따라 가며 시린 손을 부지런히 움직여 살살 달래어 인공호흡을 시켜 봐도 회생의 기미가 없다.


덩그런 버스정류장에는 버스는 운행하고 있는지 왜 공사현장과 논 뿐인 이런 곳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는지 조차 의문시 되어 서해랑길의 의미는 점점 축소되고 있고 이젠 거리 좁히기에만 급급하다.


주군의 친구가 위문 차 찾아 온다고 하여 장수마을로 접선 장소를 잡는데 이러한 논길을 더듬고 오니 한참이 지나서야 만남이 이루어 지고 정보원의 접속 마냥 순간적 만남이다.


여기서 해안가로 붙는 평택호관광단지를 잘라 먹기로 하고 논길을 질러 간다.
빈 논에는 뒤늦은 볏짚 수확을 하고 있고 낱알을 주워 먹고 있는 기러기들은 살이 통통하게 올라 쫓아봐도 뒤뚱거릴 뿐이다.
여기도 저기도 온통 공사현장들이다.
갓길이 없는 비좁은 도로에 연신 오고 가는 트럭들은 위협적이지 못해 무섭다.


서해랑길인 가신리에서야 트럭 들에서 벗어나 몸의 자유로움을 얻었다.
앞에 길게 뻗은 다릿발이 KTX 철로인 것 같은데 열차는 하나도 다니지 않고 있고 우리들도 인적 하나 없는 일직선의 농로를 따라 간다.


바람을 피해 농기계 진입로에 앉아 쉰다.
들녘에서는 풍겨오는 고향의 내음이고 모처럼 몰빵 총무님이 준비한 영양갱도 오물거리면서 편안함을 만끽한다.
그러고 보면 해파랑길때는 편의점이 간이주점이 되고 앉은 자리가 술자리가 되었었는데 우리들도 참 많이 변해 있다.


대안리 마을에서 산길을 올라 간다.
야산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정자를 보이면서 공원화가 되어 무척이나 편안한 산길이 이어진다.


사람들의 통행도 잦고 운동시설들과 함께 마안산에는 정상석도 있다.


맨발로도 등산이 가능한 소나무 울창한 숲길이 평지처럼 이어 진다.


대안 3리로 내려서자 체험마을 같은 시설들과 화장실까지 갖춰져 있어 이곳의 정체를 모르겠다.


아지랑이 피어 오를 것만 같은 진입로와 논길을 지나 아산호를 마주한다.


푸른 호수에 오리 두둥실 떠있는 그림 같은 풍경 속에서 우리들도 마지막이 주는 안도감으로 소풍 나온 것처럼 기분이 업 된다.
자전거길과 데크가 이어지고 평택국제대교가 조망된다.


건너다 본 마지막 구간의 노양리에는 식당이 없을 것 같은 불안감은 있으나 호반을 따라 평택국제대교에 올라서고 1.35km의 다리는 화성방조제를 떠 울릴 만큼의 체감이다.


역시나 길가에는 폐선들과 폐 상가만이 있어 예상은 빗나가질 않았고 빈 낚시터를 지나 정자에서 최종 마무리를 짓는다.
모두들 참 잘들 해냈고 멋찌다.
그런데 선전을 했으면서도 긴장이 풀려버려 햇살을 찾아 패잔병처럼 축 늘어지고들 있어 복귀의 최종 임무수행에 오점이 될까 우려 된다.
무엇 보다도 이곳에서 김하사님과 접속하기로 했기에 주변 정보가 완전 부재인 생태에서는 말 한마디가 서로를 자극을 할 수가 있기에 관망을 하다가 택시를 호출 하지만 외지 라서 배차가 되지 않고 있고 J의 버스 조회로 팽성읍으로 이동하여 늦은 점심을 먹으며 김하사님을 기다린다.


우리만을 위해 달려 와 준 참 고마운 인연이다.
꽤재재한 우리와는 달리 반짝반짝 빛이 나는 구세주다.

 

중마동으로 모두가 이동하여 모임에 합류하여 흥겨운 자리가 이어지지만 우리들만의 마무리가 좀 아쉽다.  

개인택시 12700
조식 부폐 J 찬조 
충남식당 65000
여산휴게소 24000
비앤나 27500
김하사(지원) 100000

-.일자 : 2023년 2월 23일

-.서해랑길 87코스 : 궁평항정류장 - 화성방조제 - 매향리평화생태공원-기아자동차-이화리버스정류장 (18.1km)
-.서해랑길 86 코스 : 이화리버스정류장 - 남양방조제 - 수도사-신당근린공원-평택항(14.1km)

 

===서해랑길 87코스 : 궁평항정류장 - 화성방조제 - 매향리평화생태공원-기아자동차-이화리버스정류장 (18.1km)===

알람이 없어도 잠에서 깨어나 레온 빛이 반짝이는 숙소를 나선다.

 

궁평항낙조길의 테크에 눈처럼 하얗게 서리가 끼어 미끄럽고 우리들의 발 도장을 남기며 서해랑길안내판에 이른다.
이미 어젯밤에 조식을 할 곳이 없음은 확인을 하였지만 붉을 밝히고 있는 편의점 마저도 그냥 지나쳐 가버린 친구들을 바라도 보면서 9.8km의 기나긴 화성방조제를 어이 거닐지 걱정이 앞선다.
괜히 먹거리를 샀다가는 조식을 안 먹는다는 주군과의 심적 갈등만을 남길 것 같아 주변만 서성이다가 뒤를 따른다.



우정교에서부터 배수관문이 이어진다.
방조제는 직선화 되었고 화성방조제준공기념탑을 지나고 태양열발전소를 비켜나면서 일출이 시작된다.
지평선에서 한번 또 구름 층을 뚫고 다시 한번 해가 뜨더니 선홍 빛의 둥그런 해가 떠올라 화성호에 길게 꼬리를 드리우며 세상을 밝힌다.
서해랑길을 걸으면서 시화방조제에서의 일몰과 함께 지금의 일출로 서해안의 하루를 완벽하게 그려 냈고 우리는 오늘도 변함없이 걷는다.


다들 참 자~알도 걷는다.
그래 걷고 걷다 보면 끝이 나오겠지.


이른 아침의 방조제는 안개 속에 끝을 감추어 아득하기만 하고 푸르른 소나무 가로수가 삭막함을 덜어 줄뿐이다.
서해 바다에 어슴푸레 보이는 배는 곧 뻘에 갇혀 버릴 듯 위태롭고 화성호에 두둥실 떠 있는 새떼들 만이 자유로워 보이는 직선의 길이다. 

 
오토캠핑장과 함께 호수는 습지로 변하고 우측 바다에는 매화 2리 어촌계 방파제가 나온다.
무언가 편의시설이 있을 거란 희망을 걸었었는데 화장실만은 있다.


아직 중간지점 밖에 안 온 것 같다.
이 간척지만 완공되면 대한민국 국민의 식량을 다 해결할 수도 있을 만큼의 자연에 대한 위대한 도전만 같다.


도롯가에 표시된 숫자로 거리를 가늠해 가는 것도 무의미하고 앞에 보이는 야구장의 조명탑이 우리의 목표가 된다.
이 길이 서해랑길 87코스와 경기둘레길화성 47코스다. 여름이면 다들 죽었다.


방조제의 끝자락인 매향리에 한식뷔페집이 있어 우리들이 독차지를 하고 조식을 하는데 아침운동을 빡세게 해서 부족한 반찬이지만 모든 것들이 맛나다.
역시 먹으니 힘이 나고 반주는 흥을 돋구어 놓아서 스트레칭을 하듯 방파제를 걸으면서 경직되었던 근육들을 풀어준다.


좌측으로는 막타호 같이 우뚝한 매향리평화역사관의 건물이 조망 되고 우측으로는 썰물이 빠져 나간 광활한 갯벌이 펼쳐지고 있다.
간간히 군 초소가 나오지만 감시카메라가 대신하고 있는 듯 하고 매향리 갯벌 습지보호지역 때문인지 갯뻘에는 사람은 고사하고 짱뚱어 하나가 보이지 않고 있다.


미세먼지가 형체를 삼켜 버린 당진공업단지를 저 멀리에 두고서 매향리생태공원으로 들어간다.
미공군포격장을 상징하듯 전투기들이 전시되어 있고 평화공원을 거닐고 있는 사람들은 한없이 평화로워 보인다.


김하사님에게 내일의 픽업을 재확인하고 야구장을 지나 기아자동차진입로로 들어간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방조제가 있다면 우리는 육지를 잘라먹는 신공이 있어 농로로 휘어진 서해랑길을 직선화시켜 매향4리에서 띨부리길 도로와 접속하는데 어째 별다른 성과는 없는듯하다.


이제는 이 도로 만을 쭉 따라 가야만 한다.
봄볕 같은 햇살을 받으며 지루하게 이어진 도로는 양지바른 곳에서 조는 병아리 마냥 우리들은 노근하게 만들고 있고 5일차에 걸친 서행길에서 모두가 지쳐간다.
물집 때문에 극도로 예민해져 있는 몰빵은 건들면 터질 수가 있으니 접근 금지이고 말수가 줄어 들어 표정을 알 수 없는 J도 자기만의 극복을 하고 있으니 새처럼 날렵한 주군과 함께 앞서 나간다.


볼 것도 없는 단순한 길인지라 모로 가도 되기에 기아자동차의 건물을 지나 남항만로에 접한다. 비좁은 인도를 세월을 담고 있는 가로수가 차지했고 수많은 탁송 차들로 자동차의 도시가 시각화 된다.


통행자가 적어서 그런지 보행자신호임에도 주변을 살펴 도로를 건너 해파랑길을 종료시킨다.


걸은 자 즐겨라.
마침 점심때도 되었고 기력 보충에 적합한 낚지탕으로 넉셔리한 점심을 먹는다.
아무런 걱정 없이 이렇게 걷고 먹고 즐기는 게 뚜벅이의 행복이지만 자꾸만 누추해져 가고 있는 몰골만은 어찌할 수가 없다.

 

 

 

 

 


===서해랑길 86 코스 : 이화리버스정류장 - 남양방조제 - 수도사-신당근린공원-평택항(14.1km)===

이화리 로터리에서 86코스를 이어간다.
아산만의 뻘밭이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이제부터는 화성시를 넘어 평택시 구역이 된다.
남항방조제의 뚝방이 거칠어서 내려선 방조제가 바람막이가 되어 차가운 해풍과 한잔 술에 출렁거리던 기분도 가라앉혀 주는데 갑작스런 온도변화는 서해랑길회로에 오류를 발생시킨다.
지도를 뒤집 놓아 왔던 길도 되돌아 갔다가 공장을 앞에 두고 도로의 위험구간을 따른다.

 


우측에 남양호가 있고 가스와 석유 등의 저장시설울타리를 따라 간다.
남양호를 가르는 남양대교에는 차량들이 개미떼처럼 줄을 이어가고 있어 산업의 역동성이 엿보이고 국가시설인지 붙어 있는 경고성문구가 좀 거시기 하지만 조용한 호반 길이다.


좀 쉬었다가 가자.
날이 좀 따스해 졌으니 우리의 주특기였던 눕기 신공을 J에게 펼쳐 시범을 보여 준다.


원정삼거리에서 남양대교를 넘어 온 포승항남로와 만나서 도로를 따라 간다.


필수 코스를 찍기 위해서는 도로에서 수도사로 방향을 틀어야만 하는데 거리 단축이 세 사람을 낚아챘고 모두의 수락 하에 나 홀로 원정리 마을을 통해 수도사로 향한다.
그러치,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는 돌려 놓지 않았다.
원효대사가 해골 물의 깨달음을 얻었다는 원효사에는 원효대사깨달음체험관 등이 있지만 난 걸으면서 세상의 이치를 다 터득했기에 수도사를 뒤로하고 군 울타리를 따라 마을로 내려가면서 감시카메라에서부터 벗어 난다.


나 홀로 산행이다.
뒤를 따라 잡기 위해서 서해랑의 표지기를 놓치지 않게 신경 쓰면서 속보로 거리를 좁혀 간다.


지구촌교회를 지나고 저 치킨집쯤에서는 기다리고 있으려나? 이 사람들이 그럴 리가 없다.


원정초등하교를 찍고 포승읍내를 직통으로 통과한다.


평택항을 좌표로 찍어 포승국가산업지는 사다리 타기를 하듯 블럭들을 꺾고 꺾어서 따라 간다.


혹시나 하여 스치는 호텔들의 위치를 저장하고 스산 해져가는 바람 속에서 신당근린공원에 들어서니 일행이 기다리고 있다.
오래 기다렸을 미안함과 이들의 틈바구니에서 발걸음을 늦춰 주었던 J의 고마움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자그마한 언덕빼기를 올라 평택항홍보관앞을 지난다.


서해안고속도로가 조망 되면서 평택항이 얼마 남아 있지 않음을 시각화 시켰고 도로에 내려 와 공단지대를 따라 평택항동부두 5정문과 마주한다.
나 포스코평택철강유통기지 이거 아직은 반가워 해도 되지......


평택항마린센터을 앞에 두고서 스탬프를 찍고 주변을 살펴 보는데 숙소는 고사하고 택시조차 호출하기가 어려운 조건이다.
해거름의 차가운 날씨는 우리의 행동과 사고를 제한시켜 놓았고 결국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주군이 장소를 제시하고 J가 택시를 호출하여 포승읍에 아지트를 잡는다.


서해랑길 5박 6일의 마지막 밤이다.
시내권이라 룸은 한층 업그레이드 되었고 먹거리는 많아 졌지만 체력은 바닥이다.
석식을 겸해 술잔을 부딪히며 여지 것 잘해 왔다는 자축을 하고 룸으로 옮겨 우리들의 사설이 반복되고 있는 밤의 연속이다. 

점심(부성뷔폐) J 찬조 36000
이화회집 99000
택시 9000
호텔나폴리 140000
한뚝수육국밥포승점 88000
코리아세븐평택 21300
노랑통닭 21500


** 서해랑길 2차(서해랑길 역코스 89코스, 88코스) **

-.일자 : 2023년 2월 22일

-.서해랑 89 코스 : 남동보건진료소 - 동주염전-상상전망대-탄도항-전곡항18.6km)
-.서해랑 88 코스 : 전곡항 - 제부교차로-공생염전-백미항-궁평항정류장(17.6 km)

 

===서해랑 89 코스 : 남동보건진료소 - 동주염전-상상전망대-탄도항-전곡항18.6km)===

새벽잠이 없는 나잇대가 되었다.
하릴없이 룸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약속시간에 맞춰 숙소를 나서는데 이곳에는 차량통행은 많으나 택시가 없어 어제 타고 온 개인택시를 호출하여 놓고는 재 입실을 하여 몸을 녹인다.


몰빵의 잘라먹기 신공으로 대부황금로를 따라서 농로로 갈아타고 월정암 직전에서 택시에서 내리니 필수코스 하나가 빨갛게 찍혔다.
서해랑길을 잘라 먹기는 했어도 참 기분 좋은 출발이다.


앞에 거대한 낚시터의 반짝이는 전광판에 홀려 무심코 진행하다가 핀잔만 듣고 되돌아 나와 동주염전안내판을 보고 길을 바로 잡아간다.
나에 대한 J의 신뢰도는 급 바닥을 찍어 두 사람만을 바짝 따르고 있다.


포도밭들이 이어지고 있고 서해랑길은 마을로 휘어 돌겠금 안내되어 있으니 직선을 선호하는 우리는 대부황금로로 나와 식당을 찾아 든다.
지도를 보면 이 도로가 방아머리해변에서부터 쭉 이어져 오고 있었는데 우리만 모르쇠이다.


김치찌개는 의외로 맛깔 나고 선선한 주인장부부가 기분을 참 좋게 한다.


도로의 차들을 조심하란 당부까지 했는데 갓길이 없는 도로는 길에 뛰쳐 나온 강아지마냥 우리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


대선방조제에서 서해랑길과 합쳐지고 비로서 차 들의 위협에서 벗어난다.


서해의 갯벌은 모텔과 펜션 단지들을 만들어 놓아 화려해졌지만 이른 시간의 고느적함이 마을을 차분하게 맞이하게 하였고 낙엽 깔린 임도가 재빨리 이끈다.


서해랑길이 도로와 나란히 하니 당연스레 이중화가 되었고 J는 아주 당연스럽다는 듯 두 사람에게 붙어 버리고 나 홀로 산길을 향해 올라 간다.


거칠 긴 해도 아늑함이 있는 산길을 걸으며 숲의 싱그러움과 상쾌함으로 샤워를 하여 상상전망돼로 이어진 도로에 내려서는데 이처럼 단독 된 화장실은 처음이지 싶다.


샹들리에를 메달아 놓은 듯 화려한 전망돼다.
뭘 산속에 다 이렇게나 정성을 들여 놓았는지 내 라도 찾아 줘서 다행스럽다.


이 길은 서해랑길 89코스와 경기둘레길 49코스가 함께하고 있고 경기도청소년수련원 때문인지 등로가 아주 좋다.


팔효정에 올라 바다와 간척지 방향의 도로를 살펴봐도 일행은 잡히질 않는다.


불도방조제삼거리에서 전화를 해 일행의 위치를 파악한 뒤 거리를 좁히기 위한 발걸음을 뚝방에 팔랑개비 날개 회전하듯이 속도를 높인다.


갓길이 없는 도로가 위험해 편안함에 타협하지 않고 작은 산을 올라 횟집 상가 단지에 내려서고 펜션에서 도로를 벗어나 억새가 무성한 간척지로 들어간다.


옆으로 카라반 등이 같이 하더니 거대한 탠트촌과 마주한다.
어쨌든 가 이것들은 도시의 답답증이 만들어 낸 자연스런 현상들이지 싶다.


대부광산퇴적암층의 안내판이 길을 안내하고 있다.
암석 채취 도중 공룡발자국과 식물화석 등이 발견되어 문화재로 지정한 것 같은데 절개지 안의 깊은 호수가 오금을 절이게 만든다.


건너편의 전망대에 일행이 보이고 계단을 올라 비로서 일체화가 된다.
조망이 좋아 갈 길이 쫙 그려 진다.
탄도항과 함께 제부도가 조망 되며 풍력발전기와 운행을 하지 않는 해상케이블카가 바다에 걸려 있고 제부도유원지의 바닷길로 이동하는 차량들이 햇살에 반짝거린다.
서해랑길의 완벽한 그림이다.
J는 나와의 합류를 위해서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억지 걸음을 했다며 두 사람이 성토하는데 난 이뻐 죽겠다.
나를 믿어준 사람이 있어 어떤 시련들도 견뎌 낼 수가 있을 것만 같다.


전곡항에 접안 된 요트를 바라다 보면서 쭉 뻗은 탄조방조제를 따라 간다.


안산시 대부도에서 이제부터는 화성시 구간이 되고 전곡항입구인 전곡항교차로에서 지난했던 89코스를 종료시킨다.

 

 

 

 



===서해랑 88 코스 : 전곡항 - 제부교차로-공생염전-백미항-궁평항정류장(17.6 km)===

 


전곡항으로 이어진 데크가 사람 홀리기에 딱 인데 몰빵이 둘러 세워 왕복 2km의 알바를 면했어도 케이블카정류장만은 여전히 눈에 밟힌다.


요트가 육지에 올라 와 있고 스스럼 없이 산업단지의 도로를 따르고 있고 두루누비는 해안가를 가리키며 연신 경고음을 내고 있어도 건물에 막혀서 이 도로를 한참을 따른 후에야 울타리가 쳐진 해안가와 접한다.


해풍이 우리를 생선 말리듯 말리고 있다.
햇살을 수건으로 가려 봐도 넥워머를 뒤집어써도 피부를 사정없이 파고들고 차가운 바람은 여전하다.


수문에서 흘러 나온 물이 서해의 너른 갯벌을 뱀처럼 기어 가고 있다.
축구장이 있는 공원이 쉼터가 되어 생리현상을 해결하고 몰빵의 발 상태를 점검하여 필수 경유지 하나를 찍는다.


도로가 해안을 가르면서 전곡해양일반산업단지가 나란히 하여 마냥 걷기만 하는 단순한 길이다.
공단의 끝자락에 음식점이 있어 우럭매운탕으로 아점을 하여 전력을 보강시키고 상가가 밀집한 제부도유원지 입구로 들어 간다.
상가를 가로 질러 해안가로 붙어버려서 제부도 신비의길 진입로를 확인 하지 못한 게 아쉽다.


철이 비수기여서 그런지 규모가 제법 큰 가계들 마저 문을 닫고 있어 쉼을 할 곳이 없기에 급한 주군이 나무를 엄폐물 삼아 찔끔거리다 주인장의 호된 질책에 옷에다 오줌 저리지 않을까 싶다.


뚝방이 지루하게 이어진다.
갯벌에 길이 열러 사람들이 생명체가 되었다.
갯벌이 자연 그대로의 식량자원의 보고라고 하는데 자연보호 때문인지 여지 것 새떼 말고는 사람을 본적이 없었다.


해변은 둑방이 일렬로 줄을 세워 대화조차도 단절시켜 놓아 마냥 걸으면서 오늘에 할당된 거리만을 단축시켜 가고 있다.
바다를 바라다 보고 걷고는 있지만 모든 것들을 단색으로 바꾸어 놓은 생경하고 반복된 풍경의 연속성에 감성도 감흥도 사라져가고 얼른 끝내고 술이나 한잔 할 생각만이 간절하다.
새우양식장을 정리하는 손길이 있을 뿐 폐 건물들은 삭막함을 더한다.


길은 염전과 뚝방으로 2중화 되어 한결 여유가 생겼고 염전의 끝자락에 낚시터가 걸린다.
잠시 농로로 이끌어 눈의 피로감을 덜어 주고는 초소를 지나 신작로와 같은 방파제를 따라간다.


서해의 석양은 갯벌을 번들거리게 만들어 더욱 더 막막함을 안긴다.  


우리나라 갯벌이 캐나다 동부 연안과 미국 동부해안 그리고 북해 연안, 아마존강유역과 더불어서 세계 5대 갯벌 이란다.


한맥중공업공장 옆의 갯벌에 배가 푹 박혀 있고 배달의 민족처럼 오토바이들이 즐비하게 주차되어 있다.


공장의 끝자락에서 백미리어촌체험마을로 휘돌아 가는 길을 물을 막은 간척지의 뚝방처럼 직선화 시켜서 농로를 따른다.
어차피 연이어서 서해랑길을 이어오고 있는 우리로선 특별한 의미도 없고 무엇보다도 이곳에는 필수코스가 없다.
아무도 없는 한적한 농로다.
꿩처럼 숲으로 숨어들어 가고 새떼처럼 농로를 가로질러 궁평유원지로 들어간다.


햇살은 힘을 잃었고 밀물을 친구 삼아 따라 온 해풍이 몸을 움츠려 들게 만든다.
궁평해수욕장의 모래사장이 물결에 출렁이고 궁평해송길에 체험 형 예술품이 바람에 흔들린다.


일단을 모텔 하나는 찾았는데 길은 궁평항으로 이어져 궁평항 낙조테크를 건넌다.
길게 뻗은 궁평항방파제로 해가 기울고 있지만 형체를 잃어 해넘이는 볼품이 없고 궁평항어촌체험마을앞에서 88코스를 종결 짓는다.


주변에 숙소가 없다.
별수 없이 궁평유원지로 발길을 되돌려서 숙소를 잡고 먹거리를 찾아 주변을 어슬렁거리지만 다시금 다리를 넘어야만 하여 순발력을 발휘하여 배달 음식과 슈퍼에서 주류를 조달 한다.
주인장이 석양이 아름답다고 자랑하는 숙소는 안식처가 되어 줄 뿐이고 우리는 어제도 오늘도 걸었던 것처럼 또 지난날들을 어제의 일처럼 주억 거리며 하루를 마감하고 있다.
몰빵이 물집이 번져 피로 얼룩졌지만 우리들은 꺾이지 않는 정신력이 있으니 어떡하든 길은 쭉 이어 갈 것이다.

조식(김치찜) 깜상찬조 64000
점심(우럭매운탕) 주군찬조 76000
비치파크 80000
대성슈퍼 39500
백년족발 78000



** 서해랑길 2차(서해랑길 역코스 91코스, 90코스) **

-.일자 : 2023년 2월 21일

-.서해랑 91 코스 : 대부도관광안내소-북망산-구봉도낙조전망대-해솔길캠핑장-바다낚시터입구(15 km)
-.서해랑 90 코스 : 바다낚서터입구-홍성리선착장-홍성리마을회관-홀곶갯벌체험장-남동진료보건소(16 km)

 


===서해랑 91 코스 : 대부도관광안내소-북망산-구봉도낙조전망대-해솔길캠핑장-바다낚시터입구(15 km)===
어제 방아머리에서 92코스를 찍고 숙소를 찾느라 이탈했었던 동춘서커스성설공연장까지의 경로를 잇지를 않고 숙소에서 곧바로 서해랑길에 접속하기로 하여 자그마한 산정인 북망산에 올라 선다.


구봉도가 방파제처럼 바다로 길게 이어져 있고 어제 지나왔던 시화방조재가 선을 쭉 그어 오이도를 이으며 인천의 연수구가 조망되는 전망대다.

펜션이 있는 해안가는 눈이 내렸던 것처럼 하얗게 덮여 있어 어제의 추위 강도를 보여주고 있고 허공에 휘날리는 입김이 현재의 온도를 짐작하게 한다.
펜션들과 소나무 숲길을 지난다. 

일몰이 예쁘다는 구봉도는 휘돌아서 다시금 되돌아 와야만 하기에 필수코스 중 하나를 희생시켜서 구봉도를 싹뚝 짤라 먹기로 한다.
노을이아름다운펜션이 그 기준점이 되었고 도로를 따라 올라 해송길로 접어 든다.

 

숲길은 편안하고 정상부에 송전탑과 함께 건립기념비와 정자가 있는데 아직 우리에겐 쉼이 필요치가 않다.  

더 이상의 헤맴을 방지하고자 바짝 긴장하고 있음에도 이곳의 이정표와 표지기들은 경기둘레길과 대부해솔길등 등으로 헷갈림이 많다.


과수원이 있는 임도를 따라 캠핑장을 지난다.
주변을 살펴봐도 쌩뚱 맞은 개발현장뿐이고 요즘 금리도 오르고 집값도 폭락을 하여 노숙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이지 싶다.


도로를 나와 1차선 만큼이나 넓은 인도를 따라 간다.
간간히 바다가 보일 뿐인 지루한 도로지만 어제의 칼바람이 잠잠하니 우리들의 밀착도는 좋아졌다.
참 잘들 걷는다.
튼실해 보이는 몰빵은 발에 물집이 잡혀 따끔거린다고 하면서도 잘 리딩을 하고 있고 끝까지 완주해 보겠다는 J의 해맑은 모습과 새 다리 주군의 날렵함 까지 최상의 도도꾼들 모습이다.
이를 지켜 보는 나 만이 내면의 고통을 겪고 있으면서도 안 그런 척 묵묵히 따르고 있다.


썰물이 빠져 나간 바다는 해안에 하얀 얼음을 남겨 놓았고 이 위협적인 풍경에 우리들은 감히 겉옷을 벗지 못한 채로 속보를 하고 있으니 몸 속에서는 땀이 흐른다.


잠깐 해변으로 휘어 도는 서해랑길은 직선화 시켜 그냥 도로만을 따른다.
두루누비 앱이 주는 순기능과 함께 역기능의 효과다.


앞에 아일랜드 CC의 리조트건물이 좌표가 되었고 독도바다낚시터 앞에 안내판이 있다.
눈을 뜨자 말자 조식도 먹지 않고 출발을 하였고 쉼 한번을 하지 않은 채로 순식간에 한 코스를 끝내 버렸으니 이젠 좀 쉬었다 가자.
몰빵의 물집 점검과 더불어 쉼을 하면서 90코스를 자연스레 그려 본다.

 



===서해랑 90 코스 : 바다낚서터입구-홍성리선착장-홍성리마을회관-홀곶갯벌체험장-남동진료보건소(16 km)===
설마 했었는데 직진의 도로를 벗어 난 서해랑길은 착실하게 본분을 지켜 나겠다는 듯이 골프장으로 방향을 틀어 갯골을 끌어 들이고 어심낚시터를 지난다.
간만의 차이로 지평선처럼 펼쳐진 갯벌로 인하여 푸른 바다에서 대어를 꿈 꾸는 낚시꾼들을 낚아채고 있는 낚시터가 별나게도 많다.

 

 

 


아니 왜 산으로 올라가?


양지바른 쉼터에서 사탕으로 당분을 보충하면서 골프장을 내려다 본다.
그린에서 노니는 사람들이 부럽기는 하지만 몸으로 체험하며 함께 추억을 만들어가는 뚜벅이의 가치만 한 것은 없을 것 같다.


철탑이 있는105.9m의 태산 같은 큰산에 올랐다.
양탄자처럼 푹신한 등로는 산에 오른 댓가로 상큼함을 선사하여 도로를 따르면서 경직되었던 근육을 풀어 준다.


앞에 선제대교를 두고 개의 경계를 받으면서 홍성리선착장의 도로에 내려선다. 
장사를 할까 싶었던 매점의 특전사출신 주인장은 의뢰로 의외로 순수하고 이곳에서 여러 촬영들을 했었고 현재 방영중인 빨간풍선의 마지막 장면을 촬영했다고 전한다.
라면과 총각김치의 조합에 특별 주문 해왔다는 막걸리까지 더해져 의외의 특별식 인데 면류를 극도로 혐오하는 주군만은 햇반을 깰짝거리고 있다.
술이 술술 넘어간다.
왜 그랬을까? 주인장의 특별 써비스인 막걸리 잔을 받기 위해 컵에 따라 놓았던 소주를 병에 다시금 부었다가 십자포화를 받아 회생이 불가하다.


기분도 좋아졌겠다 해안으로 휘어 도는 서해랑길을 직선화 시켜서 그냥 도로를 따라 홍성리마을회관까지 간다.


해안을 끼고 이쁜 마을들이 형성되어 있고 카페가 공사중인 곳에서 서해랑길이 막히고 해변을 걸어 다시금 마을로 붙는다.
우리와 같은 사람들을 이해 못하겠다는 마을사람들의 대화 속에서는 서해랑과 경기둘레길에 제법 많은 도보꾼들이 도전하고 있음이 증명된다.


수시로 나타나는 포도밭이 포도의 고장 대부도를 말해주고 있다.


해안가로 접하면서 열린 가계는 영업 전이고 많은 가계들이 폐업을 하고 있어 우리의 생리 욕구를 해소할 데가 없다.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은 듯도 하여 안타까움이 들지만 폐업된 건물은 차가운 해풍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 준다.
바닷바람이 엄청 차갑다. 강남 간 제비가 봄을 데리고 오려면 장장 멀었다.


해안가를 마냥 걷는다.
거대한 캠팡장은 썰렁하고 갯벌은 무한정으로 펼쳐져 있다.


모래가 하얀 굴 껍데기로 대체되어 끝없이 이어진다.
뭐든 입에 먼저 넣고 감별을 해보는 몰빵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고 더불어 굴을 까 먹었는데 이게 잘못되었는지 배가 꼬인다.
비브리오 패혈증이면 큰일 나는데 배출을 할 곳이 없다.
비치캠핑장의 화장실은 울타리가 쳐진 채 외부인출입을 금지하고 있고 고래숲체험장에서 생리현상을 해결을 하고 나니 오름 길이 가뿐하다.


농로가 서해랑길의 완충지대가 되었고 포도밭을 지나고 대남초등학교 2.2km의 이정표를 따라서 다시금 해변에 닿는다.


서해안의 갯벌을 따라서 대부도고랫부리습지구역이 이어지고 있다.
갓길도 없는데 도로가 공사 중이라 덤프가 연신 통행하고 있어 엄청스레 위험하다. 
도로 경계 블록에 올라 껑충껑충 뛰어서 습지보호구역전망대 올라 팔딱거리고 있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대남초등하교를 지나 대부남동보건진료소에서 90구간을 종결한다.

 


마을은 형성되어 있는데도 숙소가 없어 난감함에 정자의 쉼터가 쉼을 허락하지 않는다.
참으로 난감하다.
우리에겐 최악이다.
마을 주민에게 물어 봐도 신통한 답은 없고 면에 나가면 있을 거란 애매한 말에다가 희망을 걸고 어차피 걸어 가야 할 89구간을 좁혀 간다.
몰빵의 물집이 점점 심해져 걸음걸이에 엇박자를 내고 있어 지켜보고 있는 우리가 더 안쓰럽고 무엇보다도 불확실성이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그나마 내일의 서해랑길을 조금이나마 좁혀 가고 있는 게 다행스럽긴 한데 전원주택단지를 지나면서 펼쳐진 대부동과 대부도펜션시티의 건물은 우리의 희망을 꺾어 놓는다.


더 이상 진행했다 가는 우리의 단합과 전력에도 무진장 손실이 생길 것임을 직감하고 서해랑길 경로를 이탈하여 브라보야구장을 가로 지른다.
역시나 대부동에는 숙소가 없다.
날씨는 더 추워지고 있고 택시를 타고 순간이동을 한다.
다시금 정리를 하면서 지도를 보니 어젯밤에 방아머리해변을 지나면서 앞에 보였던 모텔들이고 이 도로를 휘어 도느라 하루 종일 걸었던 셈이다.


숙소는 안식처가 되어 안정감을 되찾았고 겸하고 있는 식당에서 화합주로 재 결집을 다져 숙소로 자릴 옮긴다.
숙취가 더해갈수록 우리의 영웅담들이 재방 되고 있는 대부도에서의 밤이다.
몰빵이 우리들의 양말까지 모조리 빨아 히터에 말려 놓고는 또 다른 내일을 꿈꾼다.

택시 7300
선재대교 매점 (라면) 50000
엠모텔 100000
황태구이 제육쌈밥 92000

** 서해랑길 2차(서해랑길 역코스 93코스, 92코스) **

-.일자 : 2023년 2월 20일

-.서해랑 93 코스 : 남동체육공원 -소래포구- 월곶포구-배곧생명공운- 해수체험장(14.5 km)
-.서해랑 92 코스 : 해수체험장 - 오이도빨간등대-시화호 - 대부도관광안내소(15.8 km)

 

===서해랑 93 코스 : 남동체육공원 -소래포구- 월곶포구-배곧생명공운- 해수체험장(14.5 km) ===
걷고 먹고 자는 일개미와 같은 단순한 일상이 모처럼만에 긴 숙면을 가져다 주었고 또 오늘도 마냥 걸어야만 하니 먹어 줘야 하여 모텔 주변을 탐색한다.
국밥을 시켜 놓고 두 사람을 호출했지만 어째 뒷통수가 쌩 한 느낌에 혼술로 마음을 다스리는데 소래포구여서 인지 쉰 새벽녘 임에도 손님들 탁자에는 술병들이 즐비하여 동질화가 되어 간다.


택시에 올라 어제 종결 지점이었던 남동체육관을 패스하고 필수경유지인 누리공원을 선택했지만 역시나 작전은 실패이고 오늘도 요령을 피운 결과만 체감한다.
어제 못지 않게 쌀쌀한 날씨가 대뇌에 혈류의 흐름마저 방해를 하여 상황판단이 원활하지 못했던 듯도 하다.

낯선 거리와 생경스런 풍경 속에서 두루누비가 현 위치를 잡아 주어 서해랑길을 이어 간다.
어찌 되었든 간 필수 경유지는 모조리 찍고 있어 미션은 잘 완료하고 있으니 이건 요령보다는 국토 종주의 경험 속에서 나 온 순발력이라고 하고 싶다. 
뭐든 한번 하기가 어려운 법이니 습관으로나 이어지지나 않길 바래본다. 

폐 염전이 공원으로 변신을 한 소래습지생태공원내를 휘어 도는 트랙을 가로 질러서 다시금 필수경유지를 하나를 통과하고 소금 밭과 소래습지생태공원전시관을 지난다.
이곳은 하루쯤 머물면서 즐겨도 좋을 공원이다.

 

외계로 빨려 들어 갈듯한 시커먼 갯골이 바다를 연결 짓고 습지공원주차장을 지나 영동고속도로 지하터널이 소래포구를 잇는다.

 


굶은 고양이 마냥 비릿한 냄새에 바로 달려 들어 난전과 마찬가지인 포장마차에서 새콤달콤한 회에 짜릿한 소주를 희석 시켜 흡입한다.
고속도로를 내달리는 차량의 쿵쾅거리는 소음이 점차로 음악이 되고 알코올의 주입에 추위에도 익숙해 졌지만 혼미한 정신에 또다시 먹거리를 사 들고 소래포구를 빠져 나온다.
그나마 이 소래포구가 화재 이후에 새 단장을 하여 예전만한 인간미가 넘치는 정감이 없어서 다행스럽다.

 


해오름광장에 꽂개와 새우가 대표격으로 당당하게 나섰는데 시커멓게 펼쳐진 갯골에는 생명체 하나가 감지되지 않아서 늪에 빨려 들어 갈듯한 공포감이 몰려 든다.

여긴 어디?
우린 지금 이렇게 서해랑 93코스의 해오름길을 걷고 있다.

여지 것 산과 도심지를 헤쳐 나오면서 이런 서해바다와 갯벌을 그리며 진행을 해 왔는데 막상 마주한 해변은 이벤트 없이 조용히 다가와 속삭일 뿐이고 바람 만이 객들을 시기하여 밀쳐 내고 있다.

해넘이 다리를 건너면서 행정구역은 인천에서 시흥으로 바뀌었고 배곧이한울공원길로 갈아 탄다.


배곧의 갯벌을 곧게 가로 지르고 있는 군자대교가 성장한 우리의 경제규모를 대변한 듯 하고 드넓은 배곧한울공원은 방목을 하듯 우리들을 자유 분망하게 만들어 놓아서 제 각각의 방법과 생각대로 길을 이어가고 있다.

배가 드나드는 곳이란 이 배곧에 시커멓게 펼쳐진 단순한 뻘밭이 햇살에 번들거리고만 있어도 자연은 거대한 아파트군락지와의 삭막함을 완충시켜 주고 있다.

예전에 군 초소도 예쁜 쉼터로 꾸며 놓았고 베토벤분수 등의 조형물 들은 나에겐 다음 여행지로 낙점을 찍게 만든다.
요즘은 아파트들이 쑥쑥 자라고 있다고 하는데 주군은 고리형태인 아파트를 보며 이식 하듯이 옮겨 놓을 수 있는 신 공법이라 헛소리를 하고 있다.

배곧한울공원에 카페가 있지만 더 중한 서해랑길 스탬프안내판이 우릴 이끈다.
공원지역만을 따라 왔음에도 바람의 시기에 서로간 변변한 대화 조차도 없이 걸어서 93코스 한 구간을 크리어 하고 동물들이 본능적으로 은폐물을 찾듯 바람을 피해 공원의 숲 속으로 스며든다.

 

 

 

 

===서해랑 92 코스 : 해수체험장 - 오이도빨간등대-시화호 - 대부도관광안내소(15.8 km)===


곧바로 92코스의 시작이다.


가녀린 억새는 흔들림 마 저도 없이 의연하지만 우리들은 옷깃을 사정없이 파고 드는 바람에 내몰려 양지바른 곳을 찾아 들어서 둥지를 튼 새처럼 옹기종기 웅크리고 앉아 소래포구에서 사온 튀김으로 간식을 한다.
마냥 걷기만 하는 단순한 테마 길에서 이런 분위기도 썩 괜찮다.


공원이 끝나고 공단 지대로 바뀌면서 도로와 차량들로 산만하게 만들어 안전 확보 차 한 사람씩 뚝방으로 올라 갔으나 모두다 강풍에 저격 되고 큼직한 몰빵만이 꿋꿋하게 버텨 내고 있다.

안되겠다 밥 묵고 가자.
추위로 경직되었던 몸에 따스한 칼국수 국물과 서해 뻘낙지의 조합은 절로 술잔을 부딪히게 만든다.
이렇게 지돈 주고 하는 경험들은 다 추억이 될 것이니 다들 잘들 먹고 잘 걸어보자.

평소 하지 않는 넥워머까지 뒤집어쓰고 오이도를 곁눈질하면서 진행한다.
칼바람은 이미 우리들의 대오를 흩트려 놓고 대화를 단절시켜 놓았기에 오롯이 나 홀로 걷는 서해랑길이 된다.
즐비한 음식점들의 호객행위는 춤추는 풍선 마냥 쉴 틈이 없이 움직이면서 사람들을 낚아채고 있고 모처럼 출렁이고 있는 서해바다의 항구에 묶여 있는 배들은 팔랑개비처럼 마구 흔들거려서 위태롭다.
흙탕물이 하얀 파도를 뱉어내는 수평선 같은 바다의 끝에는 흐릿한 영종도가 그려 지고 있다.

아! 저 빨간 등대가 이 오이도의 명물이구나.
셀카 하나 찍는데도 바람에 밀려 몸이 휘청거린다.

이런 유명 관광지를 스쳐 지나가는 게 아쉽기는 하지만 지금은 어쩔 수가 없고 함상전망대의 화장실이 우리들을 재집결 시켜서 서로의 상태를 점검 한다.

우리는 이 무한한 자연의 에너지 앞에서는 미미한 존재뿐임을 확인하며 서해랑길을 가고 있고 오이도기념공원의 오이도 박물관을 지나 쭉 뻗은 도로와 마주한다.

시화방조제가 아득하다. 길다.
이런걸 매울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실천한 인간은 위대하다. 조금 전 미약한 인간임을 자인한 걸 취소한다.


순풍 이길 원했는데 우리들 중 누가 하나의 간절함이 덜했던지 몰아치는 맞바람을 뚫고 나가는 에너지의 비효율성에 몸은 지쳐 간다.

시화방조제중간휴게소라고는 하지만 편의시설 없이 낚싯배의 선착장 역할이고 파도처럼 밀려 드는 하얀 너울은 배들을 모조리 침몰 시킬 것만 같다.


뛴다.
소통의 부재로 앞에서는 더 뛴다.
꼭 마라톤전쟁에서 그리스의 승리를 전하는 군인처럼 쉬지도 않고 달리고 또 달리고들 있다.

넌저리가 나는 시화호 방조제는 조력발전소를 지나 시화나래전망대가 완충지대가 되어 주었고 지나 온 길을 되돌리며 저 긴 곳을 걸어서 지나 왔다는 자찬의 기회도 부여한다.
이것이 진짜 제대로 된 커피 한잔의 여유다.


시래나래휴게소를 지나자 서해의 일몰이 시작된다.

홍시처럼 둥근 해가 수면으로 잠겨 들자마자 사위는 어둠에 묻혀 버리고 활주로의 유도등처럼 쭉 이어진 가로등 불빛이 기나긴 도로를 대신한다.



푸르스름이 남아 있는 하늘에 영종도의 어느 메쯤에서 피어 오른 하얀 연기가 붓질을 하며 등대처럼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차라리 지쳐 가고 있는 우리에겐 지금처럼 보이지 않는 막연함이 다행이다.
종점을 향해서 마냥 걸어야 하는 침묵의 움직임 속에서도 오늘 하루를 마감한 뒤 두 다리 쭉 펼 수 있는 숙소를 염려한다.
대부도공원의 대부도안내소에서 스탬프를 찍는다.
이젠 화성시로 넘어 왔고 대부도 방아머리먹거리타운이 있어 불을 밝힌 음식점들도 많다.
몰빵이 대부도호텔마리나를 아지트로 낙점했는데 다른 곳도 알아 보잔 의견에 우리들의 암담한 행보가 시작 된다.
아마도 주변 환경이 숙소쯤은 쉽게 잡을 수 있는 분위기였겠지만 나오지 않은 숙소를 찾아 도로를 헤매고 있는 그 심리적인 압박감 속에서 숙소의 어풀마저도 지우고야 말았다는 J의 말에 격하게 동감한다.
이런 미지에서 검증 되지 않은 정보로 섣부른 판단은 묵시적인 집단 린치에는 밀려 오는 자책과 외로움뿐이니 자중하고 또 명심에 명심을 할지어다.


결국 경로를 이탈하였고 더 이상을 진행한다는 건 무모 하여 되돌아서 산기슭에다 숙소를 잡았지만 주변의 식당들은 폐점 시간이 너무 일러서 겨우 석식을 해결하고 2차를 숙소로 옮긴다.

병천토속순대 44000
택시비 4500
택시비 11900
소래포구 회 J찬조
안주,튀김,풀빵 25000
오이도손칼국수 53000
시화호 커피 20100
모텔(꿈의궁정) 90000
바르미백합칼국수 150000
세븐일레븐대부도점 9900

** 서해랑길 2차(서해랑길 역코스 95코스, 94코스) **

-.일자 : 2023년 2월 19일

-.서해랑 95 코스 : 인천역 - 숭의역-남향그린공원-문학산-선학역 3반출입구(17 km)
-.서해랑 94 코스 : 선학역-승기천-공원-다리를 통과하여-남동공단길-논현포대근린공원-육교건너-듬배산-오봉산-제2경인고속도로위-갈대밭을 지나 건너편에 아파트촌-도림수문옆길-남동체육공원(12.5km)

 

 

== 서해랑 95 코스 : 인천역 - 숭의역-남향그린공원-문학산-선학역 3반출입구(17 km) ==


겨울로 접어 들어 동면기에 들어가면서 느슨해진 몸과 마음은 서행길에서의 팽팽하게 긴장했던 기억들을 지워내고 각자의 영역 속에서 안주하며 누구 하나가 입에 올리지도 않고 있었다.
술자리 조차도 허락 치 않았던 밋밋한 일상들은 입춘이 지나면서부터 봄은 시작이란 말에 걸맞게 서해랑길은 급조되었고 일정들을 조율하여 출발을 하게 된다.
서해랑이 아직은 수도권인지라 이동은 열차를 이용 하고 우리의 수호천사인 김하사님은 종결장소에서 접속하기로 하니 우리들의 몸만 잘 따라 준다면 이번의 모든 일정들도 순조롭게 마무리 될 것 같다.
퇴근 후 주군이 퇴직선배님의 택시를 호출하여 나를 태우고 순천역까지 이동한다.
이동 중에 나눈 많은 조언들은 퇴직 후 인생설계에 기초가 될 것인데 택시비까지 극구 사양하여 관계의 빛을 남겨 놓은 채로 반겨 하는 몰빵과 기차에 올라 5박6일간의 긴 여정들을 검은 차창에 조용히 그려 간다.


밤의 용산은 멧돼지가 도심지에 들어 와 좌충우돌로 들이 박듯이 우리들을 혼란에 몰아 넣는다.
빨간 불빛을 찾아 도시를 방황하다가 겨우 숙소를 잡아 놓고 선술집에서 술잔을 부딪치면서 서해랑의 의기투합을 하지만 취기가 오르기도 전에 마무리가 되어 서울에서의 첫날 밤이 너무 짧다.


숙소 근처에 아침식사를 할 곳이 없어 인천으로 곧바로 이동을 하여 김밥나라에서 간단 조식을 해결하며 서울 유학파인 미모의 J와 합류한다.
SNS상으로만 참여가 논의 되였었기에 첫만남의 몰빵이 영 어색해 한다.

 

 

 


 
쌀쌀해진 날씨만큼이나 서로간에 거리감이 있지만 J의 지원군이 팀웍에 시너지 효과가 될지는 미지수인 상태로 첫발을 내딛는다.
서해랑표지기가 사라진 도로는 방향 조차가 헷갈린다.
일전 인천역을 건너편에 두고 차이나타운입구인 이곳 선린문에서 마쳤기에 송월동 동화마을을 빼 먹었던 탓도 있고 일단은 도로를 따라서 접속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빗물에 젖어 더 붉어진 인도가 어설퍼 보이는 우리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고 삼국지거리의 한중원을 지나고부터 두루누비의 경로 이탈 경고음이 사라진다.


도로를 건너 옛 건물들이 그대로인 인천역사공원을 앞에다 둔다.
신포역에서 해파랑길과 인천둘레길의 트랙을 일체화 시켰고 우리들도 안정을 찾았다.

 


이마트와 신광초등학교를 지난다.
아~인하대병원이 이곳에 있구나.
금방 지워져 버릴 건물명 이지만 어쨌든 우리들에겐 이정표가 되어 준다.
미로와 같은 도심지에서 두루누비는 우리를 서해랑길에 길들이는 조련사가 되었고 우리들은 순종하여 잘 따르고 있다.
아파트단지들이 이어지고 공원화된 건천과 벚나무의 가로수가 방풍림이 되어 주어 아늑한 산책길이 되었고 산란 되었던 정신을 안정시켜 준다.

 


몸에 배인 습관은 어느 순간 자연스레 들어 나기 마련이다.
지게차학원을 지나며 서로간 기능도 자랑에서 산업의 역군인 우리들의 직업군을 자연스레 들어낸다. 


호수를 따라 길이 곧게 뻗어 있고 쭉쭉 솟은 가로수가 아름다운 길이다.
도심지를 벗어나고 서해랑길의 트랙에도 걱정할 것이 없으니 스스럼 없이 희석되고 있는 J와도 밀착도가 높아져 간다.


중구문화회관을 지나며 드넓은 남항근린공원이 도시를 지워 놓아 물 위에 떠있는 오리때처럼 사람들은 공원 속에서 운동과 산책들을 하고 있다.


댐이 용현갯골유수지를 만들었고 용암교차로에서 갯벌로 교체된다.

 

송도갈비의 규모가 대단한데 뚜벅이 들에게는 사치인 지라 눈길만 주고 인천대교 아래를 지난다.
미세먼지 속에 송도 신도시는 중국의 어느 회색도시처럼 희끔하게 들어 나고 아직도 미 개발지는 앞에 펼쳐진 갯벌만큼이나 드넓어 보여 웬만큼 가져서는 어디 가서 땅 있다고 말도 못 꺼내겠다.


앞에 모텔에 자유의 여신상은 무슨 상징일지 또 왜 이렇게나 모든 것들이 대규모 들이여 만 하는지 떠오르는 오만 가지 상상들을 떨쳐내고 능허대공원에 들어선다.
전시된 배와 섬 등이 무슨 사설 하나쯤 엮어 낼 것 같은 능허대공원의 유래는 우리에게 중요치 않고 화장실과 쉼터만으로 공원의 역할은 충분하다.
주변에 가계가 있어 먹거리가 천지인데 J씨는 담근주와 안주류 등을 꺼내 놓아 초짜 도보꾼의 티를 팍팍 내고 있고 배낭에 챙긴 건 옷가지뿐인 우리들을 머쓱하게 만든다.
덕분에 추운 날씨 속에서 속을 따뜻하게 덮여 시내를 헤쳐 나간다.


선작을 했기에 우리들의 오아시스와 같은 옥련시장도 그냥 스쳐 지나고 신호등도 착실하게 잘 따르는 착한 도보꾼이 되었다.


백제사신단길이 이어지고 중국으로 향하던 사신을 배웅하던 여인이 이별의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바다로 뛰어 들었다는 기암 전설 등을 TV 자막 보듯이 흩으면서 종종 거리며 일행을 따른다.


중국과 교류한 한반도와 외국간의 최초의 바닷길과 백제우물터가 남아 있는 이곳은 인천의 미추홀구다.


앞에 산을 두고 터널이 통과하고 있어 저곳이 문학산 쯤인 것은 감으로도 안다.
인도가 공사 중이라 도로를 따라 접근하는데 몰빵이 불러 세운다.
섣부른 판단은 주식에서만 조심해야 할게 아니다.

 


개발제한지역인지 공원개발구역 인지 폐 집기들로 어수선한 길이 터널 위로 이어지고 사신을 떠나며 가족들에게 이별 인사를 했던 곳이란 삼호연에 올라 선다.
갑자기 사람들이 많아졌고 고산을 오르는 것 마냥 복장들이 중무장이라 긴장이 된다.


군사시설 때문인지 도로와 엉킨 등로 그리고 산성 때문에 우회 시킨 데크가 우리들 간 거리를 만들어 놓았고 불안감을 키운다.
배낭을 벗어두고 문학산에 오른다.


군사시설이 있지만 공원화된 문학산이고 조망이 좋다.
봄날에 첫 날갯짓을 하는 나비 마냥 넓은 광장을 살랑살랑 거닐면서 문학산의 문학을 알아간다.


한 그루의 소나무가 바위산을 제압했고 갈마산에서 나무 사이로 문학경기장을 보며 내려서는데 휘도는 뽄새가 맘에 안 들지만 등로 상태만은 워낙 에 좋다.


등산로가 진흙처럼 찰 져 맨발로 걸어도 충분한 산길을 내려 와 도심지에 스며든다.


상점들이 산객들이 유혹하고 있는 선학동먹자골목이고 음식거리의 아치가 있지만 그 만큼의 먹거리는 보이질 않아 일단은 선학역에서 96코스의 스탬프를 찍어 두루누비를 종료 시킨다.


우리들은 공백기를 깨고 다시금 서해랑길에 완벽하게 안착을 하여 계획된 시간에 마쳤으니 민생고해결도 수월하다.
점심이 술안주에도 제격인 부대찌개이고 부대찌개에는 이곳에서 무한 리필이 되는 라면은 필수인데 어째 기피 식품이 되어 푸대접이다.
이 친구들에게는 빌미를 제공하지 않아야 되는데 연합공세에 속이 꼬인다.
점심을 먹으며 한 식구가 된 J는 서해랑길에 대한 이해도와 학습력도 좋아 잘 적응하고 있다.

 

 

== 서해랑 94 코스 : 선학역-승기천-공원-다리를 통과하여-남동공단길-논현포대근린공원-육교건너-듬배산-오봉산-제2경인고속도로위-갈대밭을 지나 건너편에 아파트촌-도림수문옆길-남동체육공원(12.5km) ==

 

선악역에서 94코스 역방향을 이어 간다.
경원대로를 건너 선학경기장의 외곽을 따라 승가천의 산책로를 따른다.


생명체가 없어 보이는 한겨울의 앙상한 풍경들 속에서 마른 억새가 더 앙상해 보이는 천변에는 따스한 햇살과 운동 나온 사람들로 아지랑이처럼 온기가 올라 곧 봄의 전령인 새싹들이 올라 것만 같다.
맨발황톳길에 쭉 이어진 가로수길이 편안함을 안겨 준다. 
두루누비앱도 정상화 되었고 직선화 된 천변 길에서 우리들도 걷는 것에만 몰두해 단순해져 간다.


다리를 건너 남동공단을 관통한다.
두루누비는 도로의 인도마저도 관리 범위에 두고 이탈을 감시하고 있고 펄럭이는 서해랑표지기는 한치도 한눈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이런 공단지역을 통과하며 왜란 의문점을 품지 않은 이가 있을까?
남동인더스파크역의 탈출구는 공사 가림막으로 격리되어 있다.


일요일이라 공장 소음이 없음이 다행이고 우리들은 점점 말수가 줄어들어가면서 생리현상 조차도 참아 내야만 하는 서해랑길의 볼모가 되어 간다.


논현포대근린공원이 공단의 허파가 되었다.
야외공연장에서 어설픈 뮤직인 들의 연주를 들으면서 따스한 봄 햇살에 몸을 맡겨 버짐처럼 스멀스멀 침투하고 있는 나른함을 멸균한다.
우리들도 서편제의 한 장면처럼 질펀지게 진도아리랑 한가락 뽑을 만 하지만 기기의존 증이 자제를 시킨다. 


유아숲체험원을 휘어 돌아 논현 2동의 도로로 내려서고 육교를 건너 오봉산을 향해 오른다.
왜 서해랑길이 도시와 공단과 산길의 연속이 되고 있는지의 의문을 해소시키는 것은 여지 것 우리들의 진행 경험상 무의미하다.
서해랑의 조감도가 없는 우린 조립품처럼 한 조각씩을 완성시켜 가고 있을 뿐이고 언젠가 땅끝의 끝자락에 이르면 자연스레 서해랑길의 실체가 완성되어 질것이니 그냥 묵묵히 따르자.


오봉산은 이름 그대로 5개의 봉우리가 연결된 산이고 이런저런 테마로 엮여 있어 서해랑길을 잡아 나가기가 난해하다.
이러하니 우리들을 간파한 J는 통박으로 앞서 가지도 뒤쳐 지지도 않은 채 중립을 지켜가면서 발걸음을 최소화 시키고 있어 그 완벽적응력이 놀랍다.


오봉산을 휘돌아 내려 온 서해랑길이 늪지로 들어간 듯 난잡 해진다.
아침까지 내렸던 비 탓도 있지만 재개발지처럼 이어져 육교를 통해 국도와 중앙고속도를 건넌다.


장수천의 뚝방을 따라 거슬러 올라간다.
건너편은 천변이 공원화 되어 있는 듯하고 사람들의 왕래가 포착되는데 해는 힘을 잃어가고 있고 강바람이 차가워 뚝방 걷기에만 바쁘다.
저곳을 통해 소래포구까지 다시금 내려가야만 되는 것쯤은 조금만 지형을 살펴봤으면 알 수가 있었겠지만 목적지를 앞에 둔 조급증에 볼모가 되어 자기생각을 지워 버린 탓이다.
남동경기장을 앞에 두고 서창 JC밑에 서해랑길 안내판이 있어 서해랑길 94코스를 종료 시킨다.


앞에는 아파트숲이 있지만 저곳까지 걸어서 간다는 건 용납이 안되고 냇물과 천변 그리고 교각뿐인 이곳에서 택시를 호출을 하기도 마땅치가 않아 난감하기만 하다.
무엇보다도 남쪽나라에서 올라 온 우리는 너무나 춥다.


새로운 시도와 J의 기질로 소래포구역에 모텔을 잡아 놓고 음식점에서 회포를 풀면서 오늘을 되새김질 하여 본다.
우리들의 테마에 첫 동참을 한 J는 우려와는 달리 밋밋했던 서해랑길에 맛소금이 되었고 완주한 체력이 실로 놀라 운데 카메오 출연은 소라포구 역이 있는 여기까지 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총무를 수행하고 있는 몰빵의 관심사다.
일단은 낼 일어나 상태를 보고 결정한다고 하니 우리들도 오늘은 에너지나 충분하게 보충해 놓자.

열차 132000
노블호텔 65000
청기와참숮불구이 101000
김밥천국 25000
국제쭈꾸미 51500
호텔월 100000
갤럭시아 130000
GS 소래포구역 25600

** 서해랑길 1차(서해랑길 96코스) **

-.일자 : 2022년 11월 28일
-.서해랑길 96코스 : 대우하나아파트-원적산-가재울사거리-배다리헌책방-자유공원-차이나타운-인천역-14.4km (실거리 : 13.27km/3시간 37분)


실력 차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우리나라 축구의 패배에 허탈해진 마음을 대변이라도 하는 듯 하염없이 내리고 있던 비는 밤사이에 그쳤고 불을 밝힌 해장국집에 들어가니 유쾌하게 맞이해 주는 주인이 기분전환을 시켜 준다.
5박 6일의 막날 이라서 생리현상에 대한 부담을 덜은 주군까지 합세하여 해장주를 곁들이는 여유가 있고 경우의 수에 희망을 거는 단체손님들에서 일상의 활기가 느껴진다.


택시를 타고 가정역으로 향한다.
가로등과 차량전조등 등으로 천지분간이 안되고 있는 도시의 한가운데서 택시는 멈추었고 우리들의 헤맴은 날이 밝아 올 때까지 이어진다.


결국 심곡천을 한참이나 올라가서야 반대방향 이였음을 인지하고 빽을 하는데 그 나마도 인천바다까지 가지 않았음에 안도를 하고 택시에 올라 96코스 출발지점인 대우하나아파트버스정류장을 건너 띄고  원적산 등산로 입구까지 이동한다.
역시나 자만은 반드시 실수로 연결되게 되어 있음을 자각하면서 두루누비앱의 의존도는 더 커진다.


공원화된 등산로가 길 잃은 어린 양들을 인도하듯이 우리를 서해랑길도 이끌고 있다.
반질한 등로는 찾는 이가 많음을 대변하고 있고 커다란 돌탑과 정자는 안락함을 안겨 주어 이미 헛힘에 지쳐 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쉼을 제공한다.


아차, 먼가가 허전하다.
몰빵은 모자를 찾으러 되돌아가고 거칠어진 등로를 올라 원적산과 마주한다.
부평과 인천의 조망이 참 좋지만 앞에 있는 철마산은 부담이다.


추위에 바짝 움츠려 있다가 몰빵과 합류하여 계단을 따라서 도로까지 내려가 버린다.
기껏 올려 놓았던 고도를 리셋 시켜 놓았고 횡단보도를 건너서 철마산을 향해 다시금 오른다.


인천 둘레길과 함께 하는 길인데 어째 두루누비가 경고음을 내고 있어 일단 멈추고 재 탐색을 시작한다.
매달려 있는 표지기가 정상을 향하지 않고 사면을 따라가면서 철마산을 휘어 도는 듯 하더니 군부대 담벼락에 막혀 넓은 임도에 내려선다.


서해랑길은 보각사를 경유 하겠금 길을 틀어 놓아 이 뭐꼬 란 말이 절로 흘러 나오게 되고 결국은 철마산 정상부 직전부 까지를 다 올라 버린다.
차라리 곧장 올라가서 한남정맥의 추억이나마 되새김하게 해주었더라면 주군이 말하는 샛길 유혹에도 현혹되지 않았을 것이다.


조망이 트이는 능선을 따라서 내려간다.
서해랑 표지기들은 길을 잘 안내하고 있고 등산로 상태가 좋다..
쉼터에서 인천역으로 마중 나오기로 한 종봉씨와의 시간을 조율해 놓고는 두루누비앱을 살피면서 어떻게든 직선화를 시켜서 출발시의 로스 시간을 만회 해 보려고 한다.
장고개공원을 앞에 두고 잠깐 우회를 하여 서구가좌노인문화센타로 내려선 것에 대해 무슨 대단한 미션을 성공한 것 마냥 자랑스러워 하는 우리들인데 나중 방귀가 잦으면 똥이 되는 원인이 되었다.


도로다.
인천역까지 이 미로와 같은 도심지속의 도로 만을 따라야 한다.
울 나라 도시계획 참 멋대가리 없이도 한다.
아파트와 또 아파트들뿐인 거리다.
가정, 가좌 초등학교 등이 생활공간에서의 쉼터가 되는데 내가 여기 어디쯤에서 잠깐 기거를 했었던 적이 있긴 있었다.
단편적인 기억들을 조합해 본들 쓰레기일 뿐이고 그냥 걷자.


이름도 생소한 가재울역이 지하로 흘러가고 가좌근공원인 가좌이음숲이 도시의 허파가 된다.


가좌 IC가 길을 돌려 놓았고 우린 도로의 샛길을 용케도 잡아서 도로를 넘어서고는 KG스틸의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을 따라 간다.
KG스틸의 전신이 동부제철인 것은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지만 화물운송노조의 파업으로 공장 안에는 추레라만 즐비하게 주차되어 있다.


인천가구단지가 이어 받는다.
정신이 없는 길이다.


창고형 이마트트레이더스의 매장에 들어가 몰빵은 예비용 돈을 인출하고 우린 실내의 따스한 온기 속에서 팔딱거리고 있는 심장박동을 늦춘다.


마냥 걷는 길에서 수시로 멈추게 하는 신호등이 쉼을 제공 해주고 있을 뿐이고 술도 배도 고프지 않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매력이 하나도 없는 도시 속을 들고양이처럼 마냥 걷는다.


번잡함이 있는 송림오거리에서 로또를 구입하여 각자에게 행운이란 희망을 주입시켜 놓고서는 필수 코스를 인증하는데 어째 휘돌아가는 그림이 영 달갑지가 않다.
동구청과 인천세무서의 경유지를 싹둑 잘라 먹고는 도로 만을 따라 배다리헌책방거리까지 이동한다.
인천의 여행코스이자 책방 축제가 열리고 있다는 헌책방거리는 우리들에게 관심거리가 아니다.


한번 도둑질이 어렵다고 인천-김포간 제2순환도로 밑을 통과하며 단축 길을 염탐하다가 자유공원도로표지판에 이끌러 또 다시 경동웨딩거리를 잘라 먹는다.
이미 경로는 이탈을 했고 중앙로 지하상가 앞에서 갈 길을 두고서 큰소리가 나와 버렸나 보다.
반사적인 몰빵과 쌩 까버리는 주군으로 인하여 나는 표정관리가 되지 않아 침묵 속에서 묵묵히 뒤를 따라 자유공원에 들어 선다.
어차피 우리의 행적은 트랙에 고스란히 기록되고 있음이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두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터인데 마지막에서 불화음이 돌출되고 말았다.


인천의 유형문화재인 홍인문은 눈에 들어 올 리가 없고 자연스럽게 자유공원으로 흘러 들어간다.
그 동안에 단체사진 한 장 없이 진행되었고 변변한 사진도 없었는데 남아 있는 단풍이 우리들을 끌어 모은다.


인천항이 조망 되면서 산 넘고 도시를 헤치고 나와 더디어 서해바다와 함께 걷는다는 서해랑길에 취지에 걸맞게 접속한 것 같다.


벽화마을의 한 켠의 조그마한 인증소에서 97코스를 마무리 짓고 모두 손 모아 다음을 기약한다.


온통 붉은 차이나타운 거리를 빠져 나와 인천역 앞에서 쉼 없이 내리 달려 온 종봉씨와 접선을 하여 우리의 걷기는 최종 마무리 한다.


멀리서 벗이 달려 와 주니 어찌 반갑지 아니한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거센 폭우를 뚫고 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왔으니 더운 밥 한끼를 차려 내놓는 것이 당연한 예절인 지라 중국요리로 함께 점심을 먹는다.




따습고 배부르니 졸립다.
선탑을 하여 풀린 눈꺼풀을 치켜 뜨고 가는 귀가 시간은 걷는 것 보다도 지겨운 데 순간 이동을 하여 버린 듯 해가 지지도 않는 시간에 광양의 중마동에 도착을 하여 술시가 이르다.
우리의 첫 서해랑길 무사 완주를 위하여,,,,
종봉씨의 무한한 우정에 대한 감사를 위하여....
모두가 모처럼만에 숙취 걱정 없이 맘껏 정을 나누는 흥겨운 자리다.
객지 생활 며칠이나 했더니 역시나 고향이 참 좋다.

제이에이치(조식) 44000
택시 4500
택시 3500
깜상 점심찬조

유류비 100000
꽃보다닭 158000

** 서해랑길 1차(서해랑길 97코스) **

-.일자 : 2022년 11월 27일

-.서해랑 97 코스 : 검암역-피고개산-계양산산림욕장-중구봉-천마산-대우하나아파트정류장(14.3km)

오늘 전국적인 비 예보가 있고 점심때 만나기로 한 몰빵 동창과의 재회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배낭을 출발지인 검안역 짐보관소에 보관을 시키려고 했지만 정작 역에는 보관소가 없어 몰빵의 지인 찬스를 한번 더 사용하기로 하고 모텔에다 배낭을 맡겨 놓고는 모텔을 나선다.
여지없이 겨울비가 우산을 토닥 이지만 그나마 찬바람이 불지 않아서 다행이다.


택시를 타고 검안역에 내려서 인증을 시도하나 두루누비 시스템 오류로 접속이 안되고 있고 어둠 속에서 방향감각까지 상실한 우리는 방황한다.
여기도 대명항처럼 되돌아 나와서 도로를 건너야 되게끔 되어 있어 처음부터 엇박지를 내고 있다.


미지의 도심 속이란 불확실성에서는 서로간 의견을 교환해 가면 좋을 텐데 자기 확신에 거리는 점점 멀어지고 있고 편의점에서 조차도 각자의 식성 차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이런 우릴 부러워하는 이는 편의점 주인 뿐이다.


쏟아지고 있는 비와 짙은 어둠을 뚫고서 은지초등학교를 지나 숲 속으로 들어간다.
감정 소모 없이 걷는 길은 우리들은 다시금 도보꾼으로 되돌려 놓았고 집념과 집중 속에서 일체화가 되었다


나목 사이로 비친 도심의 화려한 불빛을 보며 지금 이 길을 걷기 위해 간절히 담아 왔던 마음과 그 동안에 함께 해 왔었던 경험 속에서의 좋은 감정들을 침묵 속에서 일깨워 간다.
오락가락 하는 비를 따라 우산도 자동화가 되어 접고 펼쳐지길 반복하고 불쑥 불쑥 나타나고 있는 운동시설과 쉼터 들은 자동 패스다.


고도를 높여가면서 여명속에 조망은 조금씩 트여가고 있고 도로를 가득 메운 출근길의 차량정체가 휴가 쓰고 제돈 들여 지들만의 열정으로 변화를 즐기고 있는 우리들 에게는 안위를 안긴다.


헬기장에 올라 서자 우산도 펴지 못할 만큼 몹시도 몸을 흔들어 대고 있는 비바람을 두발로 버텨내면서 실눈으로 계양산 정상부를 째려보며 한북정맥시를 떠올려 본다.
도대체가 여길 왔었지 조차도 기억에서 휘발되어 있어 어떤 정보도 얻지 못하고 밀려 난다.


우측에 사격장이 있어 사격 시에는 통제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어도 이런 시간 또 이런 날씨에서 우리 군인들이 사격을 하는 경우의수는 없어 보인다.
전망대에서 길은 사면으로 이어지고 있고 능선길은 철조망을 따라가다 가 다시금 합쳐지면서 거친 오름길이 이어진다.
손에는 우산을 들고 있고 바지가 젖어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우니 여간 버거운 것이 아니다.

 

피고개산에 올라 계양산을 올려다 보니 산 하나는 더 올라야 될 듯싶다.
여지 것 산만 타고 있는 서해랑길은 그나마 양심은 있었던지 등산로가 모여드는 피고개에서 정상으로 향하지 않고 슬며시 사면으로 틀어서 안내를 한다.
비도 그쳤고 산보 길을 이어 간다.
뭐지 이 밋밋한 느낌은?
갑자기 찾아 든 평화로움에 적응을 못하고 있는 몸이 자꾸만 계양산 정상을 기웃거리게 만들어 두 친구에게 슬며시 의양을 꺼내니 흔쾌히 허락해 주어 그 의아함에 재차 물어 보게 된다.


계양산은 인천을 대표하는 진산이라 여러 갈래의 실타래의 중 한 가닥을 잡아서 올라선다.
내가 매일 운동을 하고 있는 가야산인 497m보다 낮은 395m가 무척이나 빡 세다.
습기 머금은 찬바람에 손이 꼽아서 셀카가 부자연스러웠는데 올라 온 산님은 갖가지 포즈까지 요구하면서 사진을 남겨 주는 센스쟁이다.
북한산과 롯데타워가 그리고 인천 앞바다와 영종도가 조망되는 멋진 전망대다.


앞서가고 있을 두 사람을 생각하니 마음이 조급 하여 긴 계단을 뛰다시피 하여 서해랑길에 접속했지만 그 많았던 표지기들이 보이지 않아 또 다시 축지법을 쓰듯이 발길은 허공에 떠 있는 시간이 많다.


임학정의 정자에서 팀이 완전체가 되고 모든 게 원위치 되었다.


휘어져 올라오고 있는 무장애데크를 떨쳐내고 화장실 앞의 쉼터에서 두루누비 장애 접수를 하는데 업무의 분담이 다르니 쉽게 해결 기미는 없고 일단은 인증을 위해 사진를 남겨 놓아 란 답이다.


월요일이라 쉼이 있는 계양산성박물관앞에서 모처럼 사진을 남긴다.


서해랑길은 도로로 내려와 버렸고 경인여자대학교앞의 해장국집은 필연적인 우리들의 필수코스가 된다.


역시나 뼈다귀해장국은 우리의 컨디션을 정상궤도에 올려 놓았고 두루누비앱도 복구되어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계양문화회관을 찾아 간다.
계양산으로 향한 등산로가 있고 임도를 따라 계양산산림욕장에 들어서는데 화장실이 있는 문학공원으로는 공사용가림막이 쳐서 있어서 각자의 생리현상은 자율에 맡겨야 된다.


차량통행량이 무척이나 많은 징명이고개의 생태공원을 지나 오르막이 고되다. 


커다란 돌탑이 있는 중구봉에서 정상석과 마주하면서 지금에만 해도 3개의 산을 오른 셈이다.


천마산을 오르며 뒤들 돌아 보게 되는데 어째 계양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느낌이고 정자가 있는 정상에는 자그마한 바위에 이름만을 새겨 놓았다.

 


군부대 울타리를 따라서 오늘의 최종목적지를 그려 보고는 트래킹이 아닌 산행을 이어간다.
철조망을 따라서 숲이 살아 있다.
헬기장을 지나고 사격 시 깃발계양대가 군과의 경계를 상기 시키고 있다.


나무는 뿌리가 먼저 늙고 사람은 다리가 먼저 늙는다 더니 정자가 빠니 보이는 철마산을 오르는 것도 이젠 버겁다.


아따 조망 겁나 좋아 부네
이젠 더 오를 것도 없고 서구와 영종도가 그리고 인천아시아드경기장 방향으로는 지나왔던 강화도도 보인다.


도시 속에서 하나아파트가 숲을 이뤘고 공사로 어수선한 진입로를 따라서 대우아파트 앞 버스정류장에서 오늘의 97코스를 마친다.

 
그저 두루누비의 지령대로 움직여 주변 식별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미션을 종료했는데 몰빵의 지인과는 특수임무를 마치고 접속을 하는 것 마냥 정확하게 도킹을 하여 오찬의 장소로 순간 이동을 한다.
그 치만 오늘의 작전 중 여성을 홀로 모텔로 침투 시켰던 것은 우리의 임무 분담에 있어서 오류가 꽤나 있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결과가 되었다.
내일 귀가는 종봉씨가 픽업을 와 주기로 하여 우리들의 귀가가 갑자기 순조롭게 변했는데도 장거리 운행 부담에 극구 사양하며 확답을 미루게 된다.
결국 세상에는 정답이 없다는 게 정답인 만큼 그 맘을 받아 들이기로 한다.

 


 
레스토랑에서 스파게티로 점심을 한다.
왠 호강인지 모르겠다.
창 밖에 주룩주룩 내리고 있는 비는 생명수가 되고 사막과 같이 밋밋한 빌딩숲의 한가운데서도 파릇한 새싹이 돋아 나는 듯한 정감이 흐른다.
우리야 떠나면 그만이지만 몰빵은 이 베풂을 어이 다 갚아 나갈지는 모르겠다.


 
신 도시라 마땅한 숙소가 없어 어제 유숙하였던 서구청이 다시금 아지트가 된다.
여전히 내리고 있는 비는 우리의 오늘 결정이 탁월했음을 증명하고 있어도 대낮에 딱히 갈 곳이 없어 당구장에서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다.
적당하게 술을 마시고 우리나라 월드컵축구를 관람하는데 내가 보지 않았으면 결과가 좀 달라 졌을까?
아쉬운 밤이다.


택시 5500
씨유 검암 13100
어진네감자탕 40000

점심 몰빵동창 찬조
비욘드호텔 75000
족발신선생 64000
세븐일레븐 2400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