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변산 단풍 산행 **

-.일자 : 2024년 11월 10일

-. 코스 : 남여치-월명암-직소폭포-재백이고개-관음봉-세봉-원암마을(11.1km / 4시간 40분)


며칠 전 지리산 산행에서는 한겨울을 맛보았고 썰랑한 거리를 낙엽이 휩쓸고 다녀 이젠 어쩔 수 없는 겨울의 길목이다.
가을과는 잘 사귀지도 못했었기에 짧기만한 이 계절이 더 애뜻하여 아직은 단풍이 머물러 있을 듯한 내변산 산행에 나선다.
가을을 그렇게도 위협 하던 추위였것만 입동이 지났어도 남여치는 나뭇잎만이 살짝 물들어 있는 따스한 초가을이다.


사람들은 인적에 갯벌에서 먹이활동을 하던 게들이 순식간에 몸을 감추듯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숲속으로 돌진하여 버리고 신발끈을 묶고 있는 친구와 꼴찌로 들머리에 들어 선다.

 


산악회이나 어차피 자유 산행인 만큼 걸거침이 없어 좋다.
조금은 거친 어쩌면 공원의 손길이 느껴지는 꾸준한 오름길에서 쉼터를 지나고 막혀 있는 쌍선봉을 우회 한다.

 


나뭇잎이 알록달록한 색으로 물들고 있는 푹신한 흙길이 둘레길처럼 이어져서 월명암으로 들어간다.
내변산의 산릉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는 사찰이 한국의 산하에나 나올 법한 아름다운 풍경이다.

 


모두들 사진을 남기기에 여념이 없는데 감성 주입이 덜된 머슴아 셋이서 앞서 간다.
재물을 오물처럼 대하라는 글귀가 화두가 되는 길이다.
바위는 변산반도의 전망대가 되어 첩첩산중의 내변산과 갯벌이 삼키고 있는 곰소만이 일망무제로 조망된다.
저 광활한 서해의 갯벌은 서해랑길을 소환해 내지만 각자의 삶에서 후 순위로 밀려나 있어 잠정 중단 된 상태다.

 


내려간다, 자꾸만 내려가고 있는 길에 그만이라 외치지만 올라 왔던 길을 고스란히 반납을 하고서야 분옥담저수지에서 끝이 난다.

 


저수지에는 오색 단풍이 합동 공연잔치라도 하는지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고 있다.
다양한 색체의 나뭇잎보다 더 많아진 사람들은 일단 시끄럽다.
쉽게 접근을 할 수가 있으니 전국에서 모여 든 사람들은 가을운동회 보다도 더 활기차고 펼쳐진 음식들은 뷔페식으로 가을축제장이다.

 


수면에 산이 잠기고 떠 있는 낙엽조차도 그림이 되어 주는 반영에 은은하게 물든 단풍 길은 수채화풍 이나 주마간산이 될 수 밖에 없음이다.

 


수변로는 산책로가 되었고 선녀탕 갈림길을 지나면서의 정체는 설악산의 단풍시즌을 능가하여 추월이 불가하다.
길게 늘어선 대열을 제일 저질체력이 대장을 자청하며 이끌고 있는 답답증에 벗어 나고자 일단 치고 나간다.

 


직소폭포 전망대가 쉼터가 되어 준다.
저 떨어지고 있는 물줄기가 사람들을 붙잡아 놓았고 한적 해진 계곡을 따라서 제백이고개에 올라선다.
관음봉을 오르기 위한 휴식의 공간이다.

 


풍경이 원거리의 산수화로 바뀌었고 관음봉을 향한 고단한 오름길이 시작된다.
이정표에 관음봉 0.9km는 900m의 오르막 이고 1km에서 겨우 100m 빠지는 오름길인데도 사람들은 현혹된다.
눈은 언제나 게으른 법이고 발걸음의 정직함에 마당바위에 올라 섰고 갯벌의 곰소만과 선운산을 조망하며 흐르는 땀을 식혀서 점심 자리를 잡는다.
함께 산행을 하고 있는 산친구가 있어서 행복하다.
뭐 인생이 별건 가? 이렇게 산을 찾고 함께 낭만을 즐기는 것이지...

 

 


한차례 땀을 쏟고 관음봉에 올라 선다.
쉼터는 단체 산객들이 점령하고 법을 개무시하고 있어 정신 개조가 필요 할 듯하다.
어째 부끄러움은 나에 몫이 되어 빠른 하산을 한다.

 


관음봉 보단 세봉으로 향하는 길이 내소사의 조망처가 된다.
단풍이 울긋불긋 물든 산비탈에는 정련암이 별장처럼 자리 하였고 주차장에 관광버스들이 이곳의 인지도를 대변하고 있다.

 


세봉은? 가벼운 새가 아니라 세 개의 봉우리 인가?
다 올랐다 여겼는데 자그마한 오르막들을 올라서야 하산길이 시작 된다.

 


어째 내소사 내림길을 막아 버렸다.
아마도 지금은 돈이 안되니 시끄러운 중생들의 출입을 막아 버린 듯한데 착한 우리들은 금줄을 넘지 않고 능선을 착실하게 따른다.
조금은 불안하게 이어진 길을 시끌벅쩍한 사람들의 소리가 하산 지점을 안내하고 있다.

 


찔끔거리던 비도 그치고 노란 은행잎이 가을을 장식하고 있는 원암마을에서 종료된다.
이곳으로 하산은 처음이라 어색한데 트렉은 할당된 13km의 거리도 못 채웠으니 이게 왜 이런지 모르겠다.
내소사는 패스다.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들은 빨리 사라진다는데 이만 하면 짧은 가을이 하고도 잘 사귀었고 내년을 기약해도 아쉬울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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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피아골 산행 **

-.일자 : 2024년 11월 6일

-.코스 : 성삼재-노고단-반야봉-삼도봉-피아골산장-직전마을(19km / 7시간 40분)

 

이 한 계절을 그냥 보내 버릴 수만은 없어 피아골 단풍산행에 나선다.
계절의 변화를 못 느끼고 있다가 태풍 콩레이에 딸려 온 냉기가 한 순간에 초겨울로 만들어 놓았고 쌀쌀한 새벽 공기에 옷깃을 여미게 된다.
빠른 세월 속에서 이 산악회 참여도 일년이 훌쩍 지나 버렸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분들로 서먹함은 없다.
그새 산행은 프리 스타일로 달려졌고 단풍산행이라는데도 여성들까지 화엄사에서 내리 버리고 바람만이 휘젓고 있는 성삼재에는 몇 사람 뿐이다.
바람의 날카로운 소리 뿐 인적은 없지만 24시 마트는 업무에 충실하고 음악으로 호객을 하는 카페를 지나 지리의 품으로 들어 간다.

 

 


내려 오는 사람들은 중무장인데 단출한 난 침투습격을 강행 하듯이 단숨에 노고단산장에 올라 선다.
신축 건물은 마고 할매가 지키고 있던 산장의 옛추억들 마저 깔끔하게 지워 놓았다.

 


산꾼님이 노고단사전예약을 해 놓아 자동으로 단출한 팀이 꾸려 져서 노고단 고개를 오른다.
지리산의 통문인 아치는 천왕봉까지의 25.5km을 담은 액자로 한 뼘도 되지 않아 금방이라도 다녀 올 듯 하다.

 


천상을 오르는 듯 길게 뻗은 데크를 따라서 노고단을 오른다.
태풍 급의 바람에 냉각된 공기가 미세먼지까지 깔끔하게 청소를 해 놓아 선명한 산그리메가 펼쳐진다.
지리 10경 중 하나로 섬진강이 몽글몽글 피워 올린 물안개가 구름 바다를 이룬 노고운해는 피아골단풍으로 대체하여야 할 듯하고 얼떨결에 바람에 밀려서 목책을 넘어 버렸다.
살려는 자구책이고 이젠 어쩔수 없이 공범자들이 된다. 

 

 

 


문수암이 저 아래 어디쯤 이랬는데 이젠 어림짐작도 못하겠다.

 


돼지령을 지나며 편안한 등로에서 서로간 거리가 좁혀지면서 자연스럽게 이어진 대화 에는 서먹하고 어색함을 깨뜨리는 아이스 브레이킹이 되어 피아골 삼거리에 왔지만 그냥 간다.
난 여기서 피아골로 내려 갈 계획이었는데 아무래도 소통엔 좀더 시간이 필요할 듯하나 전체 분위기가 우선이다.

 

 


결단력 없는 소심함이 결국 반야봉을 오르게 만들어 임걸령에서 목을 축인다.

 


대지의 온기를 품고 뿜어져 나 온 물과는 달리 바가지와 바닥은 얼음으로 지리에서 올 겨울은 맞이했고 지리산의 정기를 흠뻑 흡입하여 노루목을 향해 오른다.
잔뜩 긴장한 오름길엔 계단이 만들어져 지리산을 찾지 않았던 세월이 느껴진다.

 


반야봉 오름길만이 날것 그대로다.
언제 눈이 내린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는 날씨인데 바람막이가 되어 준 사면에는 거침 없이 밀고 들어 오는 햇살의 열기가 땀이 솟고 진달래의 성장눈을 건드려 꽃을 피워 놓았으니 참 무책임하다.
파란 하늘아래 지나 왔던 길들이 한눈에 펼쳐진다.
천왕봉과 반야봉 그리고 백운산들을 3D의 조감에 그림 마냥 배치해 놓았고 주변의 산들은 자율 분양했으니 소유권을 주장할 산들이 없다.

 


하산은 자연스레 삼도봉으로 이어진다.
산행의 브레이크타임이라도 되었는지 인적이 딱 끊기고 삼도봉의 손길을 타 반질거리는 표지봉만이 햇살을 튕겨내고 있다.
지리의 한 복판에 우리들 뿐이다.
내려 왔던 반야봉은 단풍이 들고 있는지 이미 져 버렸는지도 모를 애매함이 있고 피아골계곡은 단풍을 감추어 놓았다.

 

 


정맥이 그러하듯 잘못됨을 인지 했을 때에 가장 빨리 가는 법은 먼 길도 되돌아 가는 것이다.
난 주관성이 없다.
주식은 어설피 다른 사람 따라 하다가 망하게 되는데 선택의 책임은 오로지 자신의 몫이 된다.
사람의 발길이 잦은 초입의 반질거리는 등로가 갈래를 쳐 가면서 점점 사라지듯 길은 묵혀 간다.
한가지 목적달성으로 파안대소 했던 우리들은 점점 미로 속으로 빠져 들고 있다.

 

 


잔디밭과 같은 푸른 산죽밭 속에는 지뢰와 같은 허방과 돌뿌리를 숨겨 놓았고 나무는 부비트랩이 되어 발목을 낚아 챈다.
가파른 협곡을 내려 가고 있는데 이 광활한 지리산을 우습게 봤다.
커다란 바위에는 푸른 이끼가 잔뜩 끼어 자체 방어를 했고 나뭇잎으로 은폐된 허방과 건들면 부러진 썩은 나무들로 난공불락 그 자체다.
짐승들도 다니지 못한 길이다.  

 

 


생명수가 흐르는 계곡 에서야 서늘한 바람을 느끼며 건재함에 감사한다.

 


피아골은 지금 단풍이 참 좋은 늦가을이다.
해질녘이라 조금은 쓸쓸함이 흩어져 있지만 햇살에 붉어진 단풍이 우리나라 최고의 단풍 명소인 피아골을 상징한다.
일주일 후에 여길 조직활성화로 다시 찾기에 증거용으로 사진을 담아 내지만 그때까지 이 단풍이 남아 있지는 않을 것이다.
가을을 붙잡는 것은 바지런을 떠는 것 밖에는 없다.
피아골 산장은 아직도 공사중이라서 숙박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시간에 쫓기어 단풍 구경은 주마간산이고 무릎 통증에 허벅지가 아려 와도 이렇게 자유롭게 걸을 때가 내 인생이다.
남는 시간의 활용이 염려된 산행이 였는데 주어진 시간을 꽉 채워 서야 끝맺음을 하고 그 것도 피아골산장에서 버스정류장이 있는 천왕봉산장까지 산악 구보를 해서야 겨우 맞췄다.
피아골 단풍 산행에 나섰다가 초겨울의 날씨 속에서 반야봉을 오르고 빨치산 체험에 담력과 극기훈련까지 이 계절처럼 참 다이내믹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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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나들이**

 

-.일자 : 2024년 11월 2일

  
청춘의 시기가 지나 어느덧 60갑자에 이른 지금은 부고와 자녀들의 결혼식 참여들로 상부상조의 연을 이어 간다.
유교의 통치 의식인 관혼상제가 허례허식에 형식주의 임을 알지만 나 또한 사회적인 통념에서 벗어 나지 못하고 딸의 결혼식을 치르며 축의금이란 불공거래의 전통 악습을 계승했으니 기브 인 테이크인 셈이다.
인간도리를 위해 산행을 포기했고 결혼 후 첫인사를 온 딸 내외 와는 한가족이 된 것을 느낄 시간도 없이 돌려 보내면서까지 동료 자녀의 결혼식에 참여를 한다.


시간은 유한하다. 고로 남는 시간은 우리를 위한 할애이고 즐겨야만 한다.
순천만 정원이 있는 오천그린광장은 글러벌 콘텐츠 페스티벌로 열기구체험에다가 인기캐릭터들이 전시와 만화그리기체험의 행사들이 열리고 있어 우리도 긴 줄을 서서 AI 스티커사진을 남긴다.

 

순천만국가정원은 꽃구경 사람구경이다.
광활한 꽃밭에서 사람들은 꽃의 수정체를 자처한 듯 꽃들 사이를 누비고 있는 모습이 군무를 이룬 꿀벌처럼 역동적이다.
매일 찾는 정원에 뭔 볼거있냐 해도 매번이 사계에 달리 피어 난 꽃들처럼 새로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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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 치즈랜드 테마파크 국화**

-.일자 : 2024년 10월 25일


하늘은 더 없이 푸르고 높아 졌고 은은한 꽃 향기가 온누리에 퍼지고 있는 이 아름다운 계절에 결혼을 하는 딸에게 여유를 통째로 담보로 잡혀 있어서 나들이 한번을 제대로 못하다가 이제야 자유를 얻었다.
숲향 그윽한 수련관의 쉼에서 마음을 정리하여 가을 맞이로 임실치즈테마파크를 찾는다.

 

 


치즈랜드는 축제가 끝난 평일인데도 단체 관광객과 학생들이 많아 그 인지도를 대변하고 있다.
이 곳에 레스토랑과 체험프로그램 등이 있다고는 하지만 이 넓은 주차장과 꽃 천지인 치즈랜드를 입장료 없이도 어떻게 운영이 되고 있는지가 의문이다.

 

 

 

 


온통 국화로 수놓은 치즈랜드는 곱고 향기롭고 아름답다.

 


예쁜 가을날의 축제다.
우리 또한 구석 구석을 탐익하며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지금의 바로 이 순간을 즐긴다.

 


점점 규모화 되어 가고 있는 치즈랜드의 내년 모습을 또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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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계산 산행 **

-. 일자 : 2024년 10월 29일

-. 코스 : 접치재-장군봉-굴목재-장박골-보리밥집-송광굴목재-송광사(11.5km / 4시간 34분)


어쩌다가 공장 밖에 나와 바라다본 가을 하늘과 스치는 바람이 너무 좋아 당장이라도 뒤쳐 나가고 푼 울렁거림을 진정 시켜야 했다.
정년을 2개월 남겨 놓고도 가을앓이를 하고 있으니 참 별일이다.
어제의 숙취는 쉬라며 몸을 붙잡지만 낙엽이 흩어지고 있는 이 짧은 한 계절은 주저할 이유를 주질 않아 산행을 감행한다.
챙겨야 할 점심의 대체지로 조계산이 결정 되고 송광사를 경유하기 위해 오랜만에 접치재에서 출발한다.
사찰에 입장료가 없어져서 찾는 이가 적은지 간이 주차장은 나의 차고지가 된다.: 

 


등로 정비로 박힌 나무가 썩어 소멸되고 있듯 호남정맥의 흔적도 산행의 추억도 지워진 길이다.
고속도로를 내달리는 차 소리를 떨쳐낸 능선은 사목 사목 유유자적 걷기 좋은 등로에 곳곳에 의자도 마련 되어있다.

 


산하는 여전히 푸름 속이 것만 한참이나 무더웠던 늦여름을 견뎌 내지 못해 낙하해 버린 낙엽이 흙 유실 방지포처럼 깔려 있는 등로다.

 


조금은 쌀쌀한 공기는 경사도를 높여 가면서 몸에서 나는 열기는 커피물 끓어 오르듯이 땀이 흘려 내리고 접치몬당의 싸늘함에 몸이 부르르 떨린다.
산정은 계절의 순리에 짙어져 가고 있는 가을이다.
나뭇잎이 오므라들고 떨어져서 낙엽이 밟힌다.

 


숲은 색감들을 모아 화려해졌지만 딱히 사진을 담을 만한 마땅함은 없어 풍경만을 찍으며 장군봉에 올라 선다.
나 홀로의 산행에 바람도 없는 적막함이 이 쓸쓸한 가을과 깔맞춤이다.
무등산을 수장으로 한 남도의 산능선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물감이 퍼지 듯 산비탈이 단풍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아직은 어설픈 단풍이나 언제든 나설 수 있는 체력에 감사하며 배바위로 하산을 한다.

 

 


급경사의 내림길이 정신을 집중시켜 몰아를 가져 왔고 낙엽이 빈 의자를 데코레이션한 작은굴목재에 내려선다.
원시림의 분위기에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는 몰아일체가 되어 자연인이란 다큐를 찍듯 살포시 장박골에 스며든다.

 


고요함에서의 안정감이다.

 


계곡의 생동감 있는 물소리와 단풍이 아름다운 가을풍경을 만들어 놓았다.

 


청량한 물소리에 기분은 상쾌하고 정신이 맑아진다. 

 


숲에서 뿜어져 나온다는 피톤치드와 맑게 흐르는 물소리에 심신을 정화시켜서 보리밥집으로 들어가는데 적막함만 있다.
휴일이란 팻말에서 갈등을 겪다 아래보리밥집으로 들어가 나만의 밥상을 받는다.
주인의 바지런함이 바람을 일으켰나 나뭇잎이 꽃가루처럼 휘날리며 분위기를 연출하니 더 없는 산상의 점심 자리가 된다.

 


배는 부르고 나그네 산보하듯이 터덜터덜 걷는 게 참 한갓진 나만의 산길이다.
이정표는 항상 심적 갈등을 가져 온다.
오늘의 목적은 단풍의 상태와 송광사인 만큼 천자암 삼거리를 지나 송광굴목재에 올라 선다.

 


녹음이 서늘함을 싸늘함으로 냉각시키고 있으나 경사지의 버팀에 다리는 후들거리고 심장 박동의 요동에 몸은 과열되고 있다.

 


홍일점 같은 단풍이 숲으로 번져가고 계류를 따라서 하류로 흘러 가고 있다.

 


어째 산정보다 더 채색되어 가고 있는 계곡의 단풍을 송광사의 국화향이 저지 시켰다.

 


송광사에는 많은 단체 여행객들의 입담이 보시를 하고 있고 규모의 확장성이 천년고찰의 역사를 앞질러 간다.

 


당연히 진입로는 포장이 되어 운치를 상실했고 플라타너스 노랗게 물들어가는 상가지역에서 산행을 마무리 한다.
5분이 늦어 50분을 기다려서 버스에 올라 접치재로 간다.
접치의 어디메에서 내렸는데 생경한 풍경이고 기사님이 다시금 재 승차를 하라 하여 버스 알바를 면했다.
이래저래 참 고마운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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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만국가정원 & 광양불고기축제장 **

-.일자 : 2024년 11월 2일

 

딸 결혼식을 치른지 일주일 만에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을 하였고 동선을 고려하여 순처만국가정원의 나들이에 나선다.
그 동안 정기권이 있으면서도 앞서 가고만 있는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서 참 오랜만에 방문이나 그닥 큰 변화는 없고 국화가 가을을 장식하고 있다.
날씨가 이거 왜 이럴까?
한증막처럼 푹푹 쪄 댔던 무더위가 계절의 순리에게 자리를 내어 주었나 싶었는데 기습을 하여 토끼몰이 하듯이 그늘로 몰아 넣는다.
겨우 그늘을 찾아 든 파라솔까지 거침 없이 밀고 들어 오는 햇볕 에게 자릴 비켜 주고는 운 좋게 빈 의자에 누워도 보지만 더운 건 어쩔수가 없다.
반 의무적으로 정원을 휘휘 돌아서 산책을 마치고는 광양읍의 불고기축제장으로 이동한다.

 


와~ 이 사람들 다 어디에서 왔을까?
도로를 꽉 메웠고 품바 공연장을 채우고 음식점들은 빈자리가 없는데 정작 광양불고기축제장에서 광양불고기는 실종 되어 있다.
소고기를 축제 현장에서 구워 먹는 횡성한우축제장과는 달리 이곳은 거대 음식점만이 불고기축제를 독점하고 있다.

 

광양읍 서천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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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공산 산행 단풍 맞이 산행 **
-.일자 : 2024년 10월 20일
-.코스 : 한티재-파계봉-서봉(삼성봉)-비로봉-동봉(미타봉)-염불봉-노적봉-갓바위(관봉)-갓바위시설지구주차장(17.1km / 7시간 37분)
 
대둔산이 취소되어 팔공산으로 갈아 탔고 A와 B코스의 선택 장애는 친구들 따라 한티제에 내려 버려 자동 해결된다.
그래도 버스로 고도를 올려 놓았기에 거리와 맞바꿈이 되어 다행스럽긴 하다.
집을 나설 때는 치장도 하지 않고 있는 순정의 가을이를 믿고 산정의 단풍 구경에 나섰는데 하룻만에 겨울이 문턱까지 쳐들어 온 듯 하여 집사람의 말을 무시했던 게 후회가 된다.

 

한티재는 나뭇잎이 채색이 되기도 전에 나목이 되어 가고 있고 도로에 쌓여 있는 낙엽으로 늦가을 풍경이다.
일행들이 휴게소로 몰려 가고 있는데 넘 춥다. 곧바로 들머리의 계단을 올라 선다.

 

소원길 안내판은 광범위한 공원의 지역을 모조리 집약시켜 놓아서 나에겐 그림에 지나지 않지만 신상 국립공원의 손길이 느껴 진다.

 

등로는 부드러운 흙길이고 정원수 같은 소나무가 울창한 도시공원과 같은 분위기 속에서 나름 선택은 잘했다고 만족하는데 트레킹 수준의 산행속도는 따라 가기 버겁다.
싸늘한 바람은 나뭇잎을 떨구어 등로가 알록달록한 꽃무늬로 장식 되었다.
그러면 뭐하나, 경주를 하는듯한 속도전을 따라잡기가 버거워진 마음은 조급증에 풀무질을 가하여 발걸음이 불안스럽다.

 

숲 속에 삼갈래봉은 이정표만으로도 분간이 가는 곳이다.
흐린 날씨가 사물을 회색으로 퇴색시켰어도 헬기장의 억새는 꼿꼿하게 서서 가을을 수호하고 있다.

 

 

오름짓에 파계봉에 올라선다.
이름은 불교의 색체가 강하나 그닥 특이점이 없고 처음 대하는 정상석은 안내문을 물리고 사람들의 관심을 독차지 한다.

 

팔공산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되더니 이 짧은 거리에도 과하다 싶을 정도의 탐방로 정비와 이정표들에서 새내기의 어설픔이 느껴진다.
오르 내림에서 속도조절이 되어 팀들이 형성되었고 우리 셋은 자연스레 뭉쳐서 옛 예기들로 썰을 풀어가며 낄낄댄다.
같은 나이라서 산행길과 여행에서 우린 허물없는 친구가 되어 있었고 만나면 행복하다.

 

듬성듬성 바위가 나타나고 헬기장에서 정상이 조망 되면서 톱날능선에 포토존을 노란 단풍으로 장식해 놓았다.

 

 

팔공산의 하이라이트인 톱날바위는 얼마 전 60대 사망사고가 있었고 또 지금은 비가 온 뒤라서 등로에 쌓인 낙엽과 나무들로 미끄러워서 최대한 천천히를 대뇌 이는데 의뢰로 데크가 놓여 톱날을 무디게 만들어 놓았다.
국립공원 승격이 채 1년도 되지 않아서 인지 테크는 공사 중으로 끊기였고 우린 가지 말라는 곳은 가지 않기에 비탈로 근육질의 바위들을 우회 한다.
굳이 한번의 모험으로 산행을 접는 우는 범하지 말자며 스스로를 위안하고 있는 우릴 물들어 가고 있는 단풍이 위로해 주는 길이다.

 

 

 

 

 

긴 오르막이 이어지고 서봉에 올라 선다.
봉황의 날개라고 하더니 꽤나 많은 산객들이 그 품 안에서 자유롭다.
서봉은 정상석에다 또 세 명의 성인이 수행했다 하여 삼성봉이란 표지석이 있는데 현자인 우린 배가 고프다.
널찍한 바위에다가 자릴 폈다가 바람에 쫓겨나 헬기장에 옹기종기 자릴 잡는다.
예전에 점심은 소풍 나오듯 음식들이 푸짐 했었는데 지금은 빵이나 행동식으로 바뀌어 있고 산행도 속전속결로 마치는 전투 산행이 되고 있다.
이러하니 산수풍월을 벗삼는 두 친구가 요주의 인물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추워서라도 일행에 맞춰 일어나 산행을 잇는다.

 

 

마래역사여래좌상을 포기하고 군사시설을 우회하여 하늘길 이정표가 있는 몬당에 올라 선다.
차 로도 올라 온다는 하늘길에 당연한 이끌림을 떨쳐내고서 올라선 비로봉은 송신탑을 지키는 초소만 같다.
가을 햇볕은 보약이라는데 구름만이 잔뜩 끼어 있고 거센 바람이 장난질한 모자를 참수리 친구가 숲을 헤쳐 가면서 잦아와 황당함만은 면하여 모처럼 친구들과 사진을 남긴다.

 

 

참수리는 퇴직의 후유증을 겪고 있음에도 사람들을 일일이 불러 세우고 사진을 남겨주고 있는데 그 정성을 다하는 삶이 재출발을 순탄하게 할거라 믿는다.

하늘길 들머리를 되돌아 나와 석조약사여래입상에서 모처럼 온기를 느끼고 동봉에 올라선다.
미타봉이라고도 한 동봉은 분명 동화사지구에서 올랐을 때 보았을 터이지만 모든 게 리셋이 되어 새롭기만 하고 지금도 새로운 팀들과 산행을 이어 가고 있지만 그나마도 나를 알아봐 주는 이들이 많고 친구들이 있어 어색함은 없다.

 

 

 

바람이 잦아 든 산하는 가을의 색체로 물들어 가고 있고 고즈넉한 자연 풍경이 추남들의 감성을 이끈다.

 
 

 

데크와 야생로가 공존하는 길을 따라 정자에 올라 서는데 태풍급의 바람과는 맞설 수가 없어 그대로 리턴 하여 산길을 이어 간다.
먹구름이 한바탕 빗물을 쏟아내고 갔는지 젖은 등로에 낙엽은 색체가 뚜렷해져서 꽃 길이 되어 준다.




 

 

 

국립공원이 되어서 무명봉들도 이름을 얻었고 이정표가 수시로 나타나지만 리본보다 더 많은 표지봉은 너무 과잉 된 느낌이다.
아마도 저 표지봉의 숫자가 한티재부터 쭉 이어져 왔지 싶은데 1까지 줄어 들어야 만이 산행이 끝날 것 같다.

 

 

비로봉의 방송탑이 멀어져 가면서 등로는 큰 굴곡 없이 편안하게 이어지고 있어 속도를 높여서 갓바위까지의 거리를 좁혀 나간다.
그 만큼 볼거리는 없다.
삿갓봉과 운부봉을 지나며 팔공 CC가 조망되고 갓바위는 느패재에 올라서자 더욱 뚜렷해졌다.

 

 

 
 
은해봉을 순삭으로 지나쳐 노적봉을 앞에다 둔다.
계단 오름길에 햇살 한줌이 단풍을 붉게 물들어 있어 쉼이 되었고 누적된 피로감이 전망데크에 주저 않게 만든다.
이젠 하산 시간만 조율하면 되는데 미련스레 간식을 여기까지 짊어지고 왔고 물은 비상용이었다.
진작에 나눠 먹었으면 에너지 배분도 되고 배낭이라도 가벼웠을 것을……

 

 

우람한 바위가 위협적이다.
봉우리가 곡식을 쌓은 것처럼 보인다는 노적봉을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 갔는데 생뚱맞은 곳에 노적봉정상표지석이 재 각인을 시켜 준다.
모처럼 장거리 산행이라 그런지 왼쪽 무릎의 안쪽이 접혀 내림길이 영 불안스럽다.

 
팔공산의 하이라이트인 관봉을 애써 올라 선다.
겨울 같은 찬바람 속에서도 갓바위에는 정성을 드리는 사람과 인증 만을 위한 나 같은 다양한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입시철이 다가오니 지금이 성수기다.
지금 나는 함께하고 있는 친구들이 있고 우려했던 산행이 잘 마무리 되어 가고 있으니 소원은 이뤄진 셈이여서 석조여래좌상과 아이콘텍 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 간다.

 
 

 

끝이 없어 보이는 돌계단이다.
누군가의 돌계단을 빗질을 해놓아 발 디딤은 수월하지만 어쩌지 못한 계단에 무릎이 아작 날것만 같다.
쉼터와 정자 등이 있지만 훈련되지 않은 우린 미련스럽게 내려간다.

 

관암사에서야 돌계단이 끝맺음을 하는데 자그마치 1365개란다.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도 숫자를 헤아린 이도 참 할일 없어 보인다.
아직은 고난이 끝난 게 아니다.
가을 단풍 산행을 즐기자고 했는데 여간 고역이 아니다.
급경사의 시멘트 도로 또한 만만치가 않아서 웬만하면 하산만은 갓바위시설지구만을 회피하고 싶다.

 

점심 먹는 시간 말고는 쉼 없이 걸었는데도 산악회에서 제시한 시간에 도착을 했으니 요즘 산악회는 얼마만큼의 산행 체력을 갖춰야만 동참할 수 있는지 의구심에 나를 뒤돌아 보게 된다.
이런 상황을 겪으면서도 매번 참여하고 있는 친구들이 요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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