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남알프스 가을 마중**
-.일자 : 2023년 9월 13일
-.코스 : 석남고개-가지산-아랫재-운문산-상운암-석골사-석골마을(13.6km / 5시간 55분)

안내산행에 따라 나선지가 언젯적 이였는지 기억에서 휘발 되었지만 이맘때쯤엔 찾아 줘야 할 필수 산들은 몸이 기억하고 있기에 선뜻 영남알프산행을 신청해 놓았다.
근디 몸이 자꾸만 거부 반응을 일으켜 가기가 싫타.
회사 교육에 참석해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돈이 되고 회식까지 잡혀 있는디 새벽밥 먹고 나와서 내 돈 내 몸 써가면서 하는 이유야 당연하게 성취감이 있어서가 아닐까?
역쉬나 나오길 잘했다.
한동안 뜸했던 지라 뻘쯤 할거라 생각했었는데 산에 다녔던 세월이 있어서 인지 지인들이 제법 있다.
애써 눈을 감고 있다가 버스가 석남고개를 향한 오름길에서 신발끈을 맨다.
석남고개 이거 분명 오긴 왔는데 낯설다.


나무계단을 오르는데 무척이나 길고 지루하여 천국으로 올라 가는 길이 있다면 분명 이런 계단은 아닐 거란 확신만 든다.
원래 산행 꼬라지도 그렇지만 이렇게 진행을 한다면 주어진 시간 안에 산행을 못 맞출 것 같아일행과 결별하여 쉼 없이 능선에 올라선다.


등로가 비행 고도에 오른 듯 수평을 찾았고 그만큼 에너지 소비도 적고 속도는 난다.
능선이라 흙 유실 우려는 없을 것 같은데도 인공적으로 깔아 놓은 듯 자갈이 깔린 등로는 산장까지 이어진다.
어쩐다.
모처럼 만난 산우와 막걸리 일잔 나누기 위해 살펴 봤지만 문이 닫혀 있고 또 일행들이 너무 많다는 핑계로 나무계단을 올라 간다.


누가 나무계단의 숫자를 적어 놓았다.
몰입이나 지겨움을 이겨 내기 위한 자구책일거라 여겨지나 이런 건 그냥 무념무상으로 오르는 거다.


거친 오름길이 시작되고 중봉에 올라 선다.
바람에 안개가 휘날리고 사위는 당연스레 막혀 정상석으로 한정 된다.


바람은 나뭇가지만 흔들어 댈 뿐 도무지 나와는 상관이 없어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바위투성이의 가지산에 올라선다.
격한 바람의 환영에 땀에 젖어 있는 몸에 한기가 들 정도다.
정상석과 함께 낙동정맥의 표지석이 분명 내가 여길 왔었다는 증표가 되지만 도무지 기억에는 현실과 일치되는 게 없어 그냥 내가 영알의 최고봉에 올랐다는 것에만 의미를 둔다.
물병을 들이키며 목울대가 꿀럭 거리고 있는데 불쑥 부부가 올라와 인사를 건네고 산장의 탁자에서 이른 식사를 하고 있는 부부의 대화가 닭살을 돋게 한다.


산장을 기웃거려 본다.
지게로 짐을 옮겨야 해 무인 일 때가 많다는 안내에 컵라면과 막걸리가 6천원씩인데 라면은 새벽에 도시락 싸준 마눌님의 정성 때문에 또 막걸리는 혼자서는 부담이라서 패스한다.


바람에 꼬랑지가 짤린 구름 사이로 진행해야 할 방향을 브리핑을 하듯 헬기장을 보여 주더니 암막 커턴 을 치듯 닫아 버린다.


백운산 이정표가 방향을 제시하고 누군가의 정성이 담긴 야광 표시가 길잡이가 되어 준다.
단풍은 아직은 이르고 구절초 곱게 피어 가을을 재촉하고 있다.
풍경은 안개로 가려졌고 어차피 숲 속이라 볼 것도 없어 마냥 걷기에 최적화 되어 있어 있다.
물론 혼자라서 가능하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무서움증도 없고 오히려 사색의 시간이 되어 준다.


멋찐 바위에 앉아 초록의 대평원을 바라다 보면서 혼밥을 먹고 아래재로 내려선다.


경사가 급하고 긴 것이 운문산을 향한 오름짓이 고될 것 같다.
여기가 B코스와 만나고 탈줄 지점인데 사람들의 흔적조차 없고 마음이 조급 해져 시간을 계산해 보니 여유 있는 시간도 아니다.
산행 거리는 얼마 안 되는데 피로감에 근육 경직 증상이 있는 것은 그 동안에 산행의 단절에서인지 이 몸이 늙고 노쇠해서 인지 모르겠다.


어차피 볼 것도 없어 땅만 쳐다 보면서 엉금엉금 올라가는데 산행대장팀이 점심을 먹고 있다가 닭다리 하나를 권해서 먹고는 올라 가는데 트랙으로 보아선 저렇게 여유 부릴 때가 아닌데도 대장이 있으니 보험은 들어 놓았다.


구름은 산허리로 내려가고 까마귀만 노닐고 있는 운문산이다.
내려다 본 마을은 고원지대에 온 듯하여 무척이나 이색적으로 보인다.
증명은 필수 하산은 의무다.


요즘은 선답자들의 트랙이 길라잡이가 되어 헤맴을 방지하고 해외에서 로밍을 한 것처럼 든든하다.


오지인 듯한 산길에 촘촘한 계단이 있어 정상 등산로임을 말해주고 상운암에 내려선다.
사당이 있어 사찰임을 알지 그냥 봐서는 자연인이 거주하는 곳인 것만 같다.


계곡이 길고 거칠고 험하여 도무지 속도를 낼 수가 없다.
계곡의 큼직한 바위들이 지리산골짜기를 닮아 가고 있고 날것 그대로의 등산로는 발걸음을 붙잡고 늘어져 속도는 점점 줄어 든다.
더구나 기억도 가물가물한 이곳은 날카로운 바위에 칼로 벤 것처럼 팔이 찢어졌던 경험이 겹쳐져 저절로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


와~ 가지산도립공원이 높기는 높구나.
다리에 힘이 풀리고 빗줄기가 토닥거릴 때 눈에 익은 석골사와 석골폭포를 보여준다.


아직은 아니다.
버스가 올라 올 수가 없어 사과가 주렁 주렁 매달린 마을길을 따라 한참을 내려 서서야 겨우 시간을 맞추는데 후미는 언제쯤이나 올지 기약도 없다.
냇가에서 땀을 씻어내고 소맥을 마시며 하루의 고달픔을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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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여행(4박 6일 ) ***
-.일자 : 2023년 8월 29일 ~ 9월 3일)
-.이동 : 호주 시드니 - 인천 공항 - 순천
-.여행 코스 : 시드니 ZOO 동물원-블루마운틴- 로라빌리지 마을-시드니 야간 투어-시드니 대학교-겝픽-본다이 비치 
 
달빛에 별이 흐려지고 새벽의 어스름에 존재를 감출 때 들어난 허방에는 삶의 에너지로 가득 채워져 활기가 생긴다.
앵무새가 때 지어 재잘거리고 새들이 날아 오르는 싱그러운 아침이다.


어제 눈물로 밤을 새웠을 기성씨도 재 모습을 찾아 다시 합체가 되어 멸치때가 무리를 지어 고래를 경계하듯 우리들도 함께 있으니 무엇이든 맞설 수 있는 힘이 생기는데 쇼핑이란 변수에서 균열이 생긴다.

=== 시드니 ZOO 동물원 ===
동물원에 대한 가이드의 설명이 이어진다. 
새벽 운동시 마다 공원에 쳐져 있는 울타리의 용도가 궁금했었는데 우리가 타고 있는 버스에는 켕거루범버가 달려 있고 심야 운행을 하는 트럭들은 시위진압시의 전투경찰차의 보호막 같은 철망을 달고 있어 야생동물과 켕거루가 많긴 많은가 보다.
호주의 드넓은 초원에 방목된 양과 소들은 목숨의 유한성을 담보로 하였고 우리에 갇혀 자유가 구속되었지만 수명을 보장 받은 동물원을 찾는다.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산업기계의 소음처럼 시끄럽다.
이런 곳을 어른들이 비행기까지 타고 와서 찾고 있는 것은 호주의 상징인 캥거루와 코알라 때문인데 잠 많은 코알라야 그런다 치고 야생동물보호구역지정 등으로 동물들의 자유가 보장된 곳에서 구속 된 탓인지 근육질의 켕거루는 폼 한번 제대로 잡는 것 못 봤고 울타리 안의 동물들은 대부분이 누워 있다.
우리들도 차츰 각자가 동물 찾기에만 관심을 가질 뿐 별 흥미 없이 아프리카동물원으로 흘러 간다.


시드니 동물원 중 가장 크고 최근에 개장해서 그런지 동물들의 활성도가 높고 사자와 호랭이들은 근육질이 있어 볼거리가 되지만 울타리로 교감이 안되니 금방 시들해진다.
저 생태계의 먹이사슬이 유지되려면 얼마나 광활한 초원이 있어야 될까를 가늠조차 할 수가 없을 따름이다.
침팬지는 데굴데굴 묘기를 부리는 넘이 있는가 하면 냅다 돌을 던진 승질 드런 넘도 있어 인간사와 다름없음을 보여준다.
출구 인형 가계의 동물인형들이 훨~씬 귀엽고 만질 수 있어서 좋았다.


변변한 사진도 남기지 않은 채 버스에 올라 불루마운틴으로 이동 중 점심을 먹는다.
블루마운틴 초입으로 우리나라의 산장이라기 보단 가든 형식이고 접시 하나 들고 야채를 받고 가스 불에 무더기로 올려져 있는 소고기를 받아서 먹는 시스템인데 참 장사 간단하게 운영하고 있다.
다행인건 우리에겐 이를 대체 할 수 있는 활명수가 있기에 원기를 충전 시키며 산악트레킹에 대비한다.

=== 블루마운틴 ===
차장으로 블루라운틴 스카이라인이 흘러 간다.
이곳이 울 나라였다면 저 산길을 다 걸어 보았을 터인데 아쉬움이 크다.
시닉레일웨이로 250m의 수직절벽을 내려 가며 가슴이 철렁 내려 앉은 체험을 하고 보드워크를 걸으면서 키 만한 고사리의 열대우림의 식물과 케이블카로 545m를 다시금 오르면서 블루마운틴의 경관을 감상 한다.
에코포인트에서 세자매봉을 조망하고 등로를 따라 밀착했지만 유리잔도가 어디론지 사라지고 없다.
저 광활한 산맥에서 가슴이 뛰는 것은 아직은 살아 있다는 증표이리라.
프레쉬한 자연 속에서 하얗게 얼음이 낀 참이슬이 절로 생각난다.

=== 로라빌리지 마을 ===
온통 꽃동네인 로라빌리지 마을이란 다.
이 자체로 만으로 좋은데 우리를 이끄는 것은 인스타그램의 노예가 되어 사탕 가계를 찾는다.
겨울의 추위에 햇볕을 찾아 어스렁거리다가 버스에 오른다.



동네클럽에서 석식을 한다고 한다.
가이드의 설명에도 은근 기대감을 품고 있었던 덤앤 더머들은 막상 뷔페식당이라 실망감이 있는 듯하나 오히려 고기 위주에서 탈피하여 다양한 음식을 접할 수 있어 좋다.
이곳이 식당과 카페, 피트니스, 연회장 등으로 친구들이 놀고 먹기에는 최적화 되어 있다. 
오늘 호텔의 냉장고 털이를 해야만 하는데 접시를 가득 담고 와인까지 곁들어 분위기를 빵빵 하게 채워서 야간 투어에 나선다.

=== 시드니 야간 투어 ===
뭐야 이거......
겨울바다의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들고 오페라하우스를 중심으로 다시금 첫날을 답습하는데 우리가 찍어도 될 사진을 서비스한다고 찍어 주더니 60불의 옵션비를 받는다.
디너 크루즈 투어를 했다면 필요 없는 코스다.


출렁이는 바다에 길게 불빛이 반짝거리고 갈매기가 쉼을 하고 있는 밤의 오페라하우스는 오히려 수수하다.
어쩐지 이런데선 술 한잔은 마셔줘야 할 것 같은데 몰빵 총무가 술 사주길 주저하고 있어 내가 나섰지만 의도치 않게 몰빵이 몰빵을 하였고 분위기 대신 우린 온기를 찾아 들어가 기분을 업 시킨다.
아~ 마지막까지 이 오페라하우스는 우릴 인질로 잡듯 잡아 놓고 감성털이를 한 후에야 놓아 주는데 호텔의 복귀에는 침묵만이 흐른다.
추석의 보름달 같은 슈퍼문의 은은한 빛이 넉넉하게 비추어 주는 저녁이다.


모여라 오늘이 여행의 마지막 밤이다.
여행의 피로가 겹치고 일상처럼 반복되어지니 식상함에 흥이 일지 않는다.
우리의 입맛에는 알랑미가 맞지 않듯 마불링이 없는 소고기는 신선도로만은 식욕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
소고기는 잔반처리 되고 마른안주로 맥주를 비우고 서야 소고기의 볼모에서 풀려 난다.

 
 

 
기차가 레일을 달리듯 날짜가 바뀌었는지 도 모르게 이어지고 있는 여행의 연속성에서 매일 똑 같은 식사에 질린 사람들은 조식을 포기 해 혁동씨와 울 부부만이 허기를 채우고 4박동안의 짐을 정리한다.
수평전개 된 유럽 가옥들의 지붕이 붉은 것은 녹색의 보색으로써 온도를 낮출 수 있어라 고 한다.

=== 시드니 대학교 ===
이건 또 뭔 변형 된 마케팅 방식이 여?
출근 전에 나왔다며 판을 깔더니 알아듣지도 못 한말로 혼을 빼놓고 썰을 푼다.
인고의 시간이 끝나고 시드니대학으로 이동한다.
왜? 시드니대학교가 여행스케줄에 들어 가야 하는지는 여전이 의문이다.
도시에 소공원에는 고도의 도시답게 밑동이 한아름은 넘는 큰 나무숲이 우거지고 초록 초록한 잔디가 깔려 도시의 허파가 되고 시드니대학은 해리포터의 촬영지답게 고풍스럽다.
넓고 푸른 잔디밭에 돗자리가 깔아 놓고 수육에 막걸리나 마셨으면 딱 이련만 학업의 전당에서 택도 없는 일이고 커피를 테이크아웃하여 캠퍼스 커플 놀이로 대신한다.
유럽이 온통 성당 위주의 투어였는데 이런 학교 투어는 정말 생소하다.
참수리에게 앵무새를 데리고 온 교민들이 포착되었으니 그냥 지나칠 리가 없고 부리에 쪼이고 서야 버스에 올라 식당으로 이동한다.

오늘도 변함없이 스테이크다.
가이드가 맥주 한잔씩을 돌리지만 우리에겐 턱없이 부족한 양이라서 몰빵 총무가 투입되어 깨작거림 만은 면한다
뭐여 또 쇼핑이 여~~.
아차, 소설 속의 행간 에다가 복선을 심어 놓듯이 가이드의 말속에서 의도를 읽었어야만 했었는데 쇼핑 3회의 옵션을 망각하였다.
양털은 모든 의류들을 세균덩어리로 만들어 버리고 유카티스나무와 약품들은 의료업을 사이비로 만들어 놓고 있다
놀자 친구야, 너라도 있어 덜 외로웠다.


=== 겝픽 ===
오후의 마지막 일정은 해변 관광이다.
부자 동네라는데 주택들과 요트가 상징을 하였고 우린 눈이 즐겁고 푸른 잔디밭에 노닐고 있는 사람들이 마냥 부럽다.
우리가 보기 좋은 것들이 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우리에겐 자연치료제인 저런 그린과 숲 속에서 휴식이 필요하다.
캡팍의 자유시간이 주어진다.
수직의 바위 벽이 바다를 갈라 놓았고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철조망은 방목된 동물을 몰이 하듯이 자연스레 집합 장소로 이끈다.
해무가 푸른 하늘 파란 바다의 경계를 지워 놓아 한없이 너른 바다에 구름은 소품이 되어 그림이 된다.
이래저래 흩어졌던 일행들이 모여 들자 그새 반갑다.


차가 푸른 초원과 파란 바다에 화초처럼 도심지가 조망되는 곳에 정차한다.
전망이 너무 좋아 개인이 기부를 했다는 더들리페이지에서 밀려 오는 바람에 머리카락 휘날리며 뜀뛰기를 해본다.
친구들과 함께하니 모든 게 체험이고 즐겁다.
저 하버브릿지는 이제 시드니 어디서든 분간이 되고 있다.


=== 본다이 비치 ===
본다이 비치에 내려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동해안과 광안리를 닮은 듯도 한 해수욕장에는 추운 날씨에도 많은 사람들이 해수욕을 하고 있어 어느 곳이나 해수욕장은 젊음이 넘치는 사랑의 해변이다.
우린 거센 바닷바람에 밀려 주변의 카페와 레스토랑을 기웃거려 보지만 야외는 춥고 실내는 좌석이 없어 주변만 맴도는데 이를 가엽이 보았던지 옛다 술이나 사먹으라고 하고 바람에 밀려 온 돈을 혁동씨가 주었지만 이 동네는 편의점조차 없다.
유사 에너지가 고갈된 우리에겐 아름다운 본다이비치보단 아쉬움이 남는 해변이다.


호주에서의 마지막의 이른 석식을 한식의 순두부찌개로 한다.
주운 돈은 써야 된다는데 술값이 더 계산되었고 물가가 비싼 호주지만 우린 술만은 부담 없이 마시며 넘 눈치 안보고 목청껏 웃으며 즐겼던 것 같다.

 

매일 죽음을 향해 가고 있음에도 이를 망각하고 내일을 재촉하고 있는 것처럼 여행을 와서 귀국을 서둘 필요성이 있을까?
모바일티켓팅이 안되어 일찍 공황에 도착을 하였지만 자리선점은커녕 꼬랑지 쪽에다가 일행들 마저도 흩어져 있어 계획되었던 원대한 복귀 프로젝트는 실행 가능성을 잃어 몰빵이 은혜를 베푼다.


아시아나 국적기 참 좋다.
밥 먹고 영화보고 폼 잔득 잡아 맥주로 목축이고 또 밥 먹으니 대한민국이다.


지루한 시간과 졸음의 고문을 이겨내고 무사히 순천에 도착했다.
한국음식은 자고로 이래야 한다. 비쥬얼 만으로도 충분하게 풍성하고 미각을 자극하여 침이 고인다.
호주의 사계를 체험하며 자고 먹고 놀고 다음 날도 또 자고 먹고 놀고 참 좋은 친구들하고 마음 편하게 잘 다녀 왔다.
우리 가슴이 뛰고 있는 한 선택의 순간들을 놓치지 말고 모든 것들을 다 품어보자.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우리가 가진 것이 아닌, 우리가 함께하는 사람이다.-스티브 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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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여행(4박 6일 )**

-.일자 : 2023년 8월 29일 ~ 9월 3일)

-.이동 : 순천-광양-인천공항-호주 시드니 -호텔

-.여행 코스 : 궤스트 벨라비스타 호텔-오페라하우스-오페라하우스 내부 투어-파이런 전망대-세인트메리대성당-디너 크루즈-머레이스 와이너리-포트스테판 사막투-돌핀 크루즈  

 

호주 여행이 결정 된 후 장마와 무더위에 맞서느라 우리들의 열정은 작열하는 열기와 습도 속에 녹아 들어 여행의 실행성 마저도 모호하게 되어 가는 듯 하다.
이래 저래 일상탈출이 필요한데 지금으로서 호주는 캥거루가 아니더라도 겨울 날씨란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페케이지의 편리성에는 의존종이 있고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하는 데에는 한계점을 품고 있어 추진력이 떨어지는 단점을 안고 있다.
인천까지의 이동 방법을 논의하다 급조된 모임에서 여행사의 고 대표님을 만나서야 호주 여행에 데생이 시작되며 골격들이 하나씩 완성되어 간다.
여행의 주제가 된 현수막의 제작과 현지가이드 호텔이 결정되면서 호주 여행의 현실성에 세부일정들을 체크하게 되는데 이미 발급된 비자의 사본이 문제가 된다.
그렇지 않아도 비자발급과정에서 어지간히도 골머리를 아프게 만들었는데 재발급의 과정은 과민반응을 일으키게 하였고 지참의 진위여부도 의문이라서 두근두근한 여행의 설렘이 반감되어 간 듯하다.
팀의 색깔이 뚜렷하지 않으니 설왕설래는 당연한 수순이다.
 
사위가 고요한 짙은 어둠의 침묵에서 깜빡이는 붉은 시계의 숫자만을 헤아리고 있다. 
결국 여행의 상념들로 잠들지 못한 채 날짜가 바뀌어 버리고 순천에서 이동해 온 친구들과 만난다.
참수리에게 부인들을 강제 격리 시키고 편의점에서 취침주가 아닌 회합주를 마련하여 남북 최장거리를 운전해야 할 몰빵과 밤을 꼬박 새워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공항까지의 설렘을 이슬이가 빼앗아 갔다. 


좌석은 고 대표님이 모바일체크를 해 놓았기에 짐을 키오스크로 간단하게 해결하고 나니 시간이 남아 돈다.
우리들의 시간 활용법은 간단 명료하다.
수속을 마치고 식당가에서 조식을 기다리는 시간은 지루하기만 하여 깡 소주로 휘발된 알콜을 보충 시킨 후 공기처럼 가벼운 기분으로 비행기에 오른다. 

 


역쉬 국적기가 좋다.
비행기가 이륙을 하고 여행 고도에 올라서자 기내식과 음료가 나오고 모니터에 제공되는 항로를 보면서 맥주 캔을 홀짝이며 여행 분위기에 고조되어 간다.
아차.
넘 우리들만의 단합에만 심취되어 주위 경계가 소홀한 탓에 요주의 인물들로 낙인이 찍혀서 더 이상의 음료 제공이 거부된다.
순치된 우리들은 사육 되듯이 도착 기내식을 먹고 호주 공항에 도착을 하는데 앞의 모니터만 콕콕 찍어대는 10시간의 지루한 시간이다.


우려했던 입국 수속은 의외로 간단하게 들 마치고서 현지 가이드의 분류로 한 팀이 형성 되어 버스에 오른다.
15명의 인원이 36명으로 늘어나 있고 여느 동남아 권의 친근함 대신 자신감으로 장착된 가이드는 암튼 이란 추임새가 이미지를 대신한다.
놀자놀자의 닉네임 마냥 자유로운 영원인 우리들은 첫 만남부터 버린 카드로 낙인이 찍히었다.

=== 궤스트 벨라비스타 호텔 ===
1시간여를 달려 궤스트 벨라비스타 호텔에 내려 놓는데 어디 교육 합숙소인 듯 또 유스호스텔 인듯 도한 느낌이다.
일단 불을 밝히고 있는 카페가 심적 안정감을 가져다 준다.
순간 이동은 우리들 간 자연스런 유대감을 형성하게 하였고 참수리네 방을 아지트로 하여 뭉친다.
호텔이란 게 뭔가 엉성하다.
우리네의 콘도와 같은 구조란 걸 미리 검색을 해 놓았던 탓에 실망감은 덜하지만 이미지와 달리 좁고 주방기구들도 별로 갖춰져 있지 않다.
잔뜩 기대했던 소고기는 밤이 늦은 탓에 컵라면으로 대체 되어 늦은 호주에서의 첫날밤은 이렇게 소리 죽여가면서 맞이한다.

 

 

 



시드니 시내 관광이라 느지막한 시간에 투어에 나서게 되어 주변 스캔에 나선다.
계절이 겨울이라는데 숙취를 몰아 내고 머리를 맑게 하는 신선한 공기가 참 좋다.
울워스와 BWS가 있어 소고기와 술 조달에는 문제가 없겠는데 주변이 주택단지 뿐이라서 우리들의 활동 공간은 호텔로만 한정 되어야 하는 것만을 확인 하고 간단 조식 후 버스에 오른다.
어제 이동시에 앉았던 자리가 자연스레 고정석이 되었고 사람들은 피로가 풀렸는지 무척 밝다.

 

===오페라하우스 ===
올림픽대교와 비슷한 다리를 건너 남산타워와 유사한 탑이 솟아 있는 도심 속의 오페라하우스로 들어 간다.


호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적인 건축물이자 상징인 오페라극장에 우리들이 왔다.
햇살을 튕겨 내고 있는 조개 껍데기 모양의 오페라극장의 외형은 의외로 웅장하여 압도를 하지만 가이드를 동행한 실내 투어는 우리들의 여행취지와는 영 맞지가 않아 식상하다.
건설 과정과 특성들이야 인터넷에 상세히 나와 있을 것이고 정숙을 요하는 실내 투어는 폐쇄공포증 같은 답답증만 더한다.

 

===오페라하우스 내부 투어 ===


그냥 줄기자는게 우리들의 여행 테마 인지라 마천루가 솟아 있는 도심 를 거닐면서야 생기고 돋고 멋잇감을 찾아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에서도 펌에서 생맥주를 마시고 있는 사람들이 무척이나 여유로워 보이고 호주원주민의 연주는 이들을 몰아내는 의식만 같다. 


옛 창고를 개조하였다는 식당으로 들어 간다.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릿지를 전경으로 두고 있어 꽤나 운치가 있으나 생선 한 토막이 나온 뒤로 소를 잡으러 간 듯 감감무소식이고 아무리 이 공간에 대한 의미를 주입해 봐도 지루하다.
이미 맥주병은 비어 버렸고 지루함에 맥주를 추가 했는데 한 병에 1만원이 넘는 가격이다.
와 이 동네 술 되게 비싸네......
처음 접한 물가에 놀래지만 인생 뭐 있나 그냥 마시자~~
아직 우리는 각자의 영역에서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 현역이자 성실한 납세자들이다.

=== 파이런 전망대 ===
하버브릿지 투어가 비행기 탑승에서 부터 사육만 되고 있는 우리를 애완견 운동 시키듯이 이끈다.
하버브릿지가 언젯적의 자랑질인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다리 라는데 그럼 울 동네에 세계에서 4번째라는 1545m의 이순신대교는 코스닥 종묵인가?
별거 아니라고 여겼던 주 탑을 입장료를 내고 올라 가는데 시드니의 전망대역할을 하여 의외로 가성비가 있다.
눈 아래 막힘 없는 경관이 펼쳐지고 불어 오는 바람 속에서는 비 냄새가 묻어나고 있다.

=== MRS메콰리체어===
사방 어딜 보아도 오페라 하우스는 시드니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로서 지겹지가 않았지만 하버다리를 내려 와 건너편의 MRS메콰리체어로 이동하여 오페라하우스를 관찰하는 데는 관심도가 떨어져 딴짓들을 한다.
그림엽서 같은 배경이면 뭐하나 지금은 뭐든 접할 수 있는 인터넷 시대라서 머시마들은 갯바위에 알짱거리는 여인에게 관심을 더 보여 부인들로 부터 핀잔만을 받는다.
공원의 도로 개설과 나무 둘레가 역사를 말해주고 있어도 우리와는 별거 라 몰빵총무 찬스를 써 푸드 트럭에서 커피와 달콤함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시간을 보낸다.

=== 세인트메리대성당 ===
다양한 팀이 모인 페케이지여행이라 우리의 일정에는 없었던 세인트메리대성당으로 이동한다.
규모도 그렇지만 스테인글라스의 조명 만으로도 압도되어 절로 경외감을 느끼게 만들어 참수리님이 무슨 소원인가를 옹알거렸는데 감히 어림도 없다는 듯 천둥소리가 울리고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진다.
이런 기상변화가 꼭 조신하지 않았던 참수리 때문인 것 만 같다. 


시내에 사람들은 안식처를 찾아 종종거릴 시간이라 더 을씨년 스럽고 부산하게 만 보인다.

=== 디너 크루즈 ===
시드니의 날씨가 비의 양이 적고 지나가는 비라고 하는데 버스에서 내려서도 내내 퍼붓고 있어 디너 크루즈를 기다리는 시간이 춥다. 


맨 선두에 있었으면서도 예약시스템이라서 창가를 선점하지는 못했지만 어차피 비로 인하여 창 밖의 풍경은 흐려져 형체가 모호하다.
크루즈를 타고 석식을 하며 시드니와 오페라하우스의 야경을 보는 투어로 오늘 하루에 완전하게 오페라하우스의 뽕을 뺀다.
음식이 정갈하다.
우리에겐 의미가 없다.
12불짜리 와인이 곁들어지면서 비로서 흥이 오르기 시작하고 어둠 속에서 시드니의 야경이 하나 둘씩 들어나기 시작한다.
비와 함께 하는 야경은 우수에 젖어 몽환적이다.
도심지를 갈라 놓은 번개의 순간포착 속에서 딱 한 사람이 생각 나지만 누구 하나도 맞지 않았으면 한다
닭다리는 괜스레 셋팅되었다가 종업원들의 먹잇감이 되어 치워지길 반복하고 있고 참수리는 결국 지키길 포기하여 후식이 셋팅 되지만 배부른 우리에겐 그냥 세트메뉴일 뿐이다.


2시간이 후딱 지나가 버리고 빗길을 내달려 호텔로 귀환한다.
이제 부터는 호주의 일반적인 가정식단을 체험해보는 슈퍼마켓 투어다.
소고기와 양고기를 듬뿍 사고 시원한 맥주도 박스로 구입하여 파티 요리에 돌입한다.


약육강식의 동물세계가 서열로 질서를 유지시키 듯 우리들도 자연스레 자신들의 역할 구분으로 여행의 질을 높여 가고 있다.
남자들은 경양식당의 세프가 되고 여성들은 옵셔버가 되어 분위기에 동참한다.
야들 야들한게 그냥 굽기만 해도 맛나고 말 한마디에도 즐거워서 이 밤이 짧기만 하다.

 

 



이동거리 때문에 출발시간이 앞당겨져서 둥그런 달과 가로등이 존재를 견제하고 있는 새벽녘에 운동을 나선다.
깜깜한 공원을 토끼와 거닐다가 마주한 새는 꿀만 빨고 있지 도무지 경계심이 없어 진정 이곳이 동물들의 천국만 같다.


음마야 어제와 다름없는 조식은 살기 위해 먹어 준다.

=== 머레이스 와이너리 ===
포트스테판 사막 투어가 있는데 마눌님이 썬그라스를 두고 와 냅다 뛴다.
먹이감을 앞에 다 둔 저 하이에나의 눈빛들을 가만히 두면 심한 내상으로 여행내내 회복이 불가 할 것 같아서 엠바고를 걸어 여론몰이를 원천차단 시켜 놓는다.
버스는 광활한 수평의 녹색지대를 달리고 있고 가이드는 졸고 있는 사람들을 아랑곳없이 주저리주저리 말을 이어간다.
대부분이 호주의 복지나 안전시스템에 대한 것들인데 나에겐 아무래도 이민자의 자기합리화로 밖에 들리지 않고 있다.
아이들의 방목되어 진 듯한 자유로운 과 요즘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딩크족 현상, 호주가 오래된 도시로 플랜트용접, 배관들이 최고의 대우를 받는다는 등등...... .
난 국뽕은 없더라도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했던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내가 살고 있는 동네가 제일로 행복하다
조식들이 허술 했었는지 놀자놀자가 휴게소에서 감자튀김을 사오고 커피로 차내에서 몽룡해진 정신을 가다듬는다.


창 밖으로는 평야에 가축 농장들이 펼쳐지고 한참을 내달려 와인농장에서야 정차를 한다.
호주의 와인을 직접체험 할 수 있는 곳이라서 기대를 하였는데 와인 한 병이 일행에게 다 돌릴 때까지도 남는 예수의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으켜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기고 있다.


그 은혜에 컵을 혀로 핥고 향을 떨어낸 후 야외 탁자에서 스테이크가 점심이 되는데 휴게소에서 먹었던 감자튀김과 어젯밤 먹었던 소고기로 인하여 식욕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청정자연 속의 야외 식탁은 이슬이 와의 대면을 허락해 주었고 해맑은 호주인이 친밀도를 만들어 준다.

 

==== 포트스테판 사막투어 ====


이동하여 포트스태판 사막 투어다.
지프와 낙타체험으로 구분되어 있는 듯 하고 우린 지프에 탑승을 하는데 참수리가 버스에다 현수막을 놓고 내렸다가 뛰어 오는 모습이 마라톤전쟁에서 승리를 전하는 병사의 모습이다.


맨 앞자리에 승차하는 행운을 얻어 바다와 사막이 있는 이색적인 조화와 광활하게 펼쳐진 모래 언덕과 파란 하늘금의 경계를 놓치지 않는다.
눈앞에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모두들 사막에 도마뱀처럼 팔딱 팔딱 뛰어 다니는 게 생기가 있다.
참수리와 놀자는 덤 앤 더머의 형제가 되어 웃음을 안기고 태풍의 에너지원처럼 우리들에게 무한한 긍정의 힘을 실어 준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만나 한 가족화가 되어 가는 것이 여행이다.
어제 비가 내린 탓인지 모래 썰매에 속도감이 덜하기도 하지만 30m 남짓의 모래 언덕을 올라 가는 것도 만만치 않다.
광활한 모래 밭에 오직 우리만이 존재한다.
우리는 지금 여행에 집중하고 몰입하는 고수들이다.

 

 

==== 돌핀 크루즈 ====
체험 형이 신체에 혈류를 공급하여 숙취도 해소되고 활기를 만땅으로 충전 시켜서 돌고래를 찾아 가는데 여태 깔깔대던 기성씨가 안구에 모래가 들어가 눈을 감아 버렸다.
바다의 잔잔함이 우리들에게도 전이되어 침묵이 지속되고 혁동씨는 말없이 부인을 지킨다.
인생 힐링 여행 힐링인데 이분위기 어쩔~~
응급조치를 시키고 탈출을 시도하여 돌고래를 찾아 나온다.


태평양의 야생 고래가 아니라 수족관에서 훈련된 고래처럼 재주를 부려가면서 뱃전에 앞서 가고 있는데 오히려 사람들을 리딩 하는 듯한 느낌이다.
쟈 들도 먹이사슬의 상위권에 있어 수많은 먹잇감들이 필요하겠지만 귀엽기만 하다.
파란하늘에 흰구름 두둥실 떠 있고 해변은 그림만 같아서 이 찰나의 순간들을 기억하기 위해 잠시 휴대폰을 넣고 가슴으로 갈무리해 본다..
애라이 아무리 그래도 남는 게 사진인데 사진이나 찍자..
우리들은 깃발에 모여 들자 구경을 하고 있던 호주 여인이 고래처럼 뛰어 드는데 이들의 자유로운 사고와 친근감을 느끼게 되는 현지 투어다.


버스 이동 중 가이드의 어록을 정리해 봤다.
"친구를 가지자,, 한가지에 매진하는 것 보다는 다양성이 중요하다, 여행의 행복감은 평생 간, 기억의 창고를 비우고 추억의 창고를 채우자."
좋은 말 같은데 우린 시방 이 모든걸 실천하고 있다.
차내에서는 주류와 음식물 섭취가 금지되어 있기에 우리들에게도 기성씨 에게도 휴식과 사유의 시간이 되었고 한국식당에서 김치찌개로 석식을 한다.
음식을 다 섭취하기 전에 일행들이 일어난 자리는 바로 샛팅되어 다음 손님을 이어 받는 밀어내기 시스템은 우리들이 손님이 아니라 금전이 오가 가는 한국산 택배 물품일 뿐이란 생각이다.


착하디 착했던 우리들을 기분을 잡치게 만들었는데 야간 투어는 미뤄 졌고 숙소로 이동하여 여행 모녀로 부터 정보를 얻어 제대로 상차림을 한다.
혁동씨 부부가 참여치 못해 아쉬움이 크지만 우리 호주에 온 만큼 소고기 만큼은 입에서 냄새가 날 정도로 먹고 가자....
술의 리미트는 없어도 소고기의 한계는 우리들의 자리를 밀어 낸다.
뱃살이 늘어나고 있는 것 만큼 추억들도 창고에 비축되고 있는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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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 조계산 산행**

-.일자 : 2023년 8월 28일

-.코스 : 선암사주차장-선암사-대각암-향로암터-장군봉-배바위-작은굴목재-큰굴목재-편백숲-선암사주차장(8.8km / 3시간 40분)
   
오후에 비 예보가 있기에 지리산 천왕봉 산행을 포기하고 조계산을 한 바퀴 돌아 보리밥도 먹고 호주여행에 대한 체력을 비축하고자 가벼웁게 집을 나선다.
사찰에 문화재관람료가 없어져서 고속도로에 하이패스를 통과 하듯이 검색 절차 없어 산뜻하게 들어 선 선암사다.


단청도 입히지 않은 천년고찰에 붉은 배롱나무꽃이 피어나 탱화처럼 비춰지며 자비를 전하는 것만 같고 다람쥐는 먹이를 입안 가득 담아서 볼이 탱탱하다. 


진한 흙 내음이 흡입되더니 빗방울이 돋기 시작하고 쏘나기로 변해 등산초입에서부터 갈등이 생긴다.
나의 의지를 시험하는 가도 싶어 결행을 하여 대각암앞 정자의 처마로 파고들어서 사선을 긋는 빗줄기를 망연히 쳐다 본다.
날것 그대로의 고찰인 대각암은 천둥 소리와 함께 과거로 순간 이동시켜 놓았고 엄습하는 두려움에 마눌님께 전화를 넣어 구원을 청해 본다.
광양에는 햇살이 쨍쨍하니 내려와서 백운산 산행이나 다녀 오란 얼토당토한 대답에 내가 여기에 온 이유를 자각하고 산행을 강행한다.
요즘 장마와 폭염과 여행 등으로 산행 자체를 하지 못했기에 오늘만큼은 산을 꼭 올라야 하는 이유가 되어 준다.


강하게 부딪히고 있는 빗방울에 우산은 기능을 상실했고 땀과 함께 젖어 든 몸이 거창스럽기만 한데 땀냄새에 달려든 날파리들은 여간 고역이 아니다.
마른 계곡이 옆에 있어 등로에 물길만은 면해 그나마 다행스럽다.
향로암터에 올라 숲을 올려다본다.
무대장치마냥 자욱하게 깔린 안개에 덮인 숲은 영화의 장면인 듯 비현실성이다.


등로가 거칠어지고 고된 오름짓을 거듭하여 장군봉정상에 올라 선다.
ㅋㅋㅋ
이런 미천 넘아...헛웃음이 나온다.
이게 머시라고 이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여간에 이것은 일기예보를 브리핑한 이쁜 기상캐스트의 잘못이지 나의 산행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우중에도 목이 말라 물한병을 거진 다 비워내고 정신을 차려서 연산봉을 과감하게 포기한다.


그칠 줄 알았던 비는 더 거세 져서 작은굴목재까지의 내림길을 내내 실개천과 같은 빗물과 함께한다.
그래도 등로가 넓어 물줄기를 피해는 갈수가 있었는데 큰굴목재로 이어진 평로는 피할 방법이 없어 덤펑거리면서 그냥 간다.
선암사로 하산에 우렁찬 계곡의 물소리가 우산에 토닥거리는 비 소리를 삼키었고 편백나무숲에 이르자 비가 그친다.
딱 산행 시간만 비를 쏟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 시치미를 때고 있는데 산사의 진입로에는 행락객이 제법이다.


이른 귀가로 보리밥 대신 뼈다귀해장국에 소주를 결들이면서 대리석에 하얗게 부딪치고 있는 햇살의 조각들을 보고 있자니 이게 뭔 조화인지 모르겠다.
햇살의 따가움에 또다시 커피숍으로 피신을 해야 하는 종잡을 수 없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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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운산 하계 수련장 2종 셋트 즐기기 **

-.일자 : 2023년 8월 8일~9일

 

 
기나 긴 장마에 산과 들에서는 버섯들이 피어나고 주거 공간의 틈새에 곰팡이가 슬어 모든 것들이 흐물흐물하게 녹아 들어 가고 있다.
작열하는 태양은 전자랜지의 마이로크파가 되어 지구를 가열 시켜 놓아 모든 생명체들의 생존을 위협한다.


습도까지 더해져 감자를 찌는듯한 열기에 나의 몸도 익어 가고 있어 살아 내려는 자구책으로 백운산수련관으로 피난을 떠난다.
막상 딱히 할 일이 없는 수련관은 피서가 아닌 도피처가 되었고 아이들의 성장과정 상에서 정서를 키워낸 공간이자 추억의 장소일 뿐이다.
입실 시간이 남아 있어 평상에 자릴 잡는다.
고기를 굽는 연기가 피어나고 아이들의 소리로 왁자지껄했었던 곳이지만 비어 있는 공간들은 인구의 감소와 즐길 거리의 다양성에서 밀려 나고 있는 현실이다.
여흥의 장소는 확보되었지만 흥은 반감되고 스피커에서 흘러 나온 음악만이 숲속의 적막함을 몰아 내고 있다.
솟아 있는 나무그늘 아래에 자릴 잡았것만 태양은 서치라이트처럼 파고들면서 인적을 색출하고 있고 숲을 장악하여 버렸다.
피부에는 결로 마냥 땀이 송송 베어 나와 모기를 불러 들이고 있다.
숲이 더위에게 완벽하게 감금되어 그 역할을 못하여 있으니 잠시 실계곡으로 탈출을 시도 한다.
장마에 떠밀려 온 너저분한 잔해들이 먼저 우리들을 거부하고 있는데 감시카메라에라도 포착이 되었는지 발을 담그자 마자 체포조가 출동하여 그 마 저도 할 수가 없다.
관리를 위한 것이니 겸허히 받아 들이지만 이런 너무나도 획일적인 통제가 이곳을 외면하게 만들고 있다.


서둘러서 수련관에 입실을 하나 시원한 에어컨바람 외엔 별단 달라진 게 없는 공간의 이동일 뿐 시간 죽이기는 마찬가지다.
내가 이 공간과 시간을 어떻게 대하는가의 태도에 따라서 지금의 모든 것들이 결정된다.
어떡하든 즐기자......
한잔 술에 삶이 평온하다.


모처럼 북적거리는 식당은 에너지가 느껴진다.
쏟아지는 빗줄기에 무늬 유리가 된 창이 외부와 단절시켜 놓아 휴양지로써의 제 기능을 찾은 듯 했던 것도 잠시이고 비에 참새들이 싹 사라지듯 각자의 보금자리로 떠나 버린 뒤의 적막함만이 남는다.


완충의 시간이 지나고 영화상영엔 떠나지 못한 철새처럼 몇 사람만이 지키고 있고 산장의 테라스는 비에 격리되어 시끄러운 음향을 그대로 들으며 먹은 치킨과 맥주는 밋밋하기만 하다.
잠이나 자자......

 

 

 


에어컨이든 선풍기든 인공적인 바람을 극도로 피하고 있다.
잠결에 에어컨을 꺼 놓고 숲 속의 청량한 자연 바람이라며 뒤숭숭거리는 잠자리를 견뎌 내었던 것이 몸을 경직되게 만들고 수면의 질을 떨어 뜨려 놓았다.
컨디션을 유지시키려면 산엘 다녀 와야 한다.
인적 하나 없는 하계수련장을 벗어나자 재잘거리는 새들의 합창음이 숲을 꽉 채운다.
엉기는 거미줄과 귓전을 맴돌고 있는 날파리들이 귀찮지만 무시 하는 수 밖에 방법은 없다.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이 시원하다.
태풍의 전령사인 듯 아무래도 한바탕 비라도 쏟아 낼 것만 같은 분위기인데 땀에 젖어 있어 아무래도 상관없다.
무성이도 자란 초록의 길을 따라서 노랭이봉을 내려와 수련관둘레길을 돌아 하루의 운동량을 꽉 채워 놓는다.

 


그래도 휴양시설이라 밥을 하는 번거로움이 없이 식당에서 조식을 든든하게 먹고 텐트 촌으로 자리를 옮긴다.
예약 사이트는 빈자리가 없었는데 정작 탠트촌은 텅 비어 있어 관리차원에서 형식상 몇몇 곳만 열어 놓지 않았나 하는 강력한 의심이 든다.


그 마 저도 수련관에서 석식을 먹고 샤워를 한 후 영화관람을 마치고 들어선 텐트촌은 철거촌처럼 어수선스럽고 무섭다.
텐트에 누워 흔들거리는 나뭇가지 사이로 흘러 나온 검은 하늘의 별빛을 보며 모처럼 야영의 기분에 젖어 본다.
그러나 안락함에 완벽하게 적응해 있는 몸은 바람에 펄럭거리는 텐트도 밤새 울어대는 매미 소리에도 거부반응을 보여 쉬이 잠들지 못하고 있다.
입촌시에 깔판을 임대하지 않음으로써 이미 도망 갈 퇴로를 만들어 놓은 셈이다.
가자 마이 홈으로....


비로서 마음에 평화가 찾아 든다.
내가 지금의 상황들을 어떻게 받아 들이느냐 에 따라서 행복이 결정된다.
쉽게 찾는 백운산수련의 2종 숙박 세트에서 잘 놀고 먹었으니 남은 올 여름의 더위도 잘 견뎌 낼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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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운산수련관 & 노랭이봉 산행***

-.일자 : 2023년 7월 26일

 


교육시설인 백운산 하계수련장은 수영장위주로 캠프장과 야영장이라서 어른들은 놀거리가 없어이 없어도 공간의 이동과 숲 속의 산장분위기가 여행의 설렘을 준다.
어째 까지 쏟아 부었던 장맛비의 영양도 있겠지만 수많은 위락시설들과 아이들을 현혹한 워터파크등이 생겨나 예전의 활기는 없다.
자동차 사고 처리로 인하여 입실이 늦었지만 딱히 할 일이 없어 펄덕이는 가슴을 소주한잔으로 진정시켰지만 휴양지답게 갈 데도 없다.
1동에 전망대가 새롭게 생겼고 조명에 불나방처럼 빨려 들어가 인증을 남긴다.
숲 향기가 캡술처럼 감싸고 있는 수련원은 불을 밝히고 있을 뿐 정적만이 감돌고 있다.
썰렁함에 식당에서 캔맥주를 마시는 것도 식상해져 룸에서 족발안주에 소주로 취침주를 한다.

 

 

 


산속의 상쾌한 공기가 더위를 눌렸지만 실외기의 소음 때문에 창문을 개방하지 못하였더니 몸이 경직되어 삐그덕 거린다.
기능 테스트 겸 하여 노랭이봉 산행에 나선다.
물소리만이 들려 오는 숲 속의 휴양지다.
호흡에 비타민 같은 상쾌함이 온몸에 퍼져 가면서 육체가 재생 되고 정신이 맑아지며 갑자기 똑똑 해진 마법에 라도 걸린 것 같다. 
어스름이 남아 있는 숲 속은 원시림처럼 거미줄이 엉기고 버섯들이 자라나 쬠 무섭다.


예열이 된 몸의 모두 제 기능을 한 듯하나 어제 오기를 부려 마구 흡입한 것들이 지방으로 비축되어 부담이 느껴진다.
라떼는 이란 자기 최면을 건다.
땅의 냄새와 숲의 향기가 태초의 것 인양 폐 속에 스며 들어 야성이 살아 난 듯 힘이 솟는다.
몸무게를 현상유지라도 시키려면 땀을 좀 더 흘러줘야 한다는 자체 계산으로 오름길을 쉼 없이 올라 노랭이봉에 올라 선다.
온 몸이 땀에 젖어 들어서 숭어 눈에 백태가 낀 것처럼 뿌옇던 눈이 개안을 하여 백운산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눈부신 태양이 떠올라 쏟아진 햇살의 자연 조명에 초록이 더욱 돋보이고 하얀 안개를 포인트로 허리춤에 둘려 놓았다.
아직은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는 정신과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에 자찬을 하고 내려선다.


수풀에 맺힌 물방울이 매복을 하고 있다가 바지를 적셔 버려 신발만은 사수하려고 껑충 걸음으로 빠져 나온다.
수련원의 조식 시간을 맞추려면 호도알같은 억불봉은 다음으로 미뤄야겠다. 
빗물을 다 받다 보니 등로는 패이고 길을 수시로 지우지만 우리의 일생도 자연과 같아 일신 일일신 우일신해서 좀더 활기 있게 세상을 즐겨야겠다.
억불봉을 놓아 주었더니 둘레길이 바짝 다가 온다.
장마 뒤에 어수선함이 남아 있지만 편안함이 있는 치유의 길이다.

 

짧은 코스를 마치고 먹는 조식은 맛이 없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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