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여행**

-.일자 : 2023년 5월 13일 ~14일

-.루트 : 사파-하노이- 바딘 광장-호안키엠호수-숙소  /  하롱베이-공항-귀국

 

어젯의 비가 밤이 새도록 내리고 있지만 나만의 기준을 지키기 위해 이곳 시각 4시에 호텔을 나선다.
건강을 지켜내 아프지 않는 것이 제일이다.
우산에 토닥이는 빗소리 장단에 발걸음을 맞춰 모두가 잠들어 있는 거리를 빠져 나오는데 밤의 흔적을 치우는 손길과 어디든 있기 마련인 주당들의 들뜬 소리가 세상을 이어가고 있다.
세상의 순환은 어디든 똑 같고 비켜 갈수가 없다.


테라스에 자릴 집고 사선을 긋는 빗줄기가 사파와 판사판산을 실루엣이 만들어 놓은 환상적인 산수화 속에서 조식을 먹는다.
막걸리 한잔하기 딱 일 분위기를 간파한 후배님과 참이슬로 간단 해장을 하면서 하노이까지의 긴 이동에 대비하여 근육을 이완 시킨다.

 


어제 전신 마사지에 이어 오늘도 가이드는 닌빈의 일정을 바꾸어 하롱베이를 제안하면서 자신의 이득 계산에만 관심이 있어 보일 뿐 침묵이 계속되고 있다.
차창에 흐르는 빗물이 암막 커튼이 되어 수면을 취하기에는 최적이지만 강박관념이 정신 줄을 잡고 있어 마냥 피곤하다.
휴게소에서의 잠깐의 활력은 버스의 출발과 함께 레드션을 한 듯 잠결로 빠져 들고 달려도 달려도 별 변화 없는 창밖 만을 망연히 쳐다보다 시내의 한식당에 들어 간다.
사파로 이동할 때 보다 하노이 공항에서 시내까지의 거리가 더해져서 6시간이 고스란히 소요 되어 온 삭신이 쑤시니 노새 노새 젊어서 노새 란 말을 절로 실감하는 이동이다.


두부 김치가 미각을 살리고 첨가한 알콜이 다운 되었던 분위기를 끌어 올려 베트남 바딘 광장에 들어 간다.
건국 이야 지들의 이념이고 호치민 박물관을 건너 뛰는 현명한 이동에 이어 한기둥 사원을 약식으로 관광하여 호안키엠호수로 이동한다.


모든 관광객들이 모이고 소매치기들의 주요 활동 지가 되는 곳이란 주의 말에도 별 반응을 안 했는데 전기차에 올라 구 시가지의 36거리 투어는 오토바이들이 매미 때 처럼 엥엥 거리며 날파리처럼 때로 몰려 다녀 정신분열이 올 것만 같다.
이게 다 머시여?
오토바이와 차와 사람들의 엉킴에 기함이 들어 빨리 이 체험이 끝나길 바랄 뿐이다.


가이드 찬스로 콩카페에서 커피 타임과 함께 성당 관람 시간이 주어진다.
비좁은 장소와 소꿉놀이 하는 듯한 탁자와 유신 시절의 콩시루 교실이 생각나는 이런 분위기에는 적응하기가 힘들다.
우리나라의 쾌적하고 아늑한 카페에서의 휴식이란 편견에서 빠져 나와 성당 주변만을 서성이다가 시내 투어를 마치고서 신시가지로 이동을 시작한다.
수 많은 오토바이들이 베트남의 역동성을 대변하고 있고 학교에서 막 파한 저 많은 인구가 생산 해 낼 부가가치는 무한 하지 않을까 싶다.


코리안 타운이라는 신시가지에서의 자율 쇼핑 시간이 주어 졌고 우린 슈퍼를 배회하다 몰빵 생일 케익을 마련하여 놓고는 짬시간에 생맥주로 입가심을 한다.


한국인의 식당에서 고등어찌개가 몰빵의 생일상이 되고 일행 모두의 축하 속에서 흥겹게 일정을 마무리 짓고 호텔에 입실을 한다.

 

 


아직 우리들만의 행사가 남았다.
몰빵의 룸에다가 주군의 육갑자 회갑과 몰빵과 나의 세미 회갑을 겸한 약식 상차림을 하여 놓고는 총무님과 가이드를 축하객으로 모셔서 자축의 시간을 가진다.
아프지 않는 것이 최고이고 이렇게 함께 기쁨을 만족할 줄 아는 인생이 최고의 부자 다.
혼자가 아니라 이렇게 친구들과의 관계를 맺으며 우리들만의 행복을 찾아 가는 긴 소풍 과도 같은 인생이다.
우린 농익어 떨어 지는 것이 아니라 향기 나게 익어 가고 있다는 것이란 걸 알고 있을까......
함께 나눈 술이 수면제가 되어 자고 나면 이 또한 지나 가리다.

 

 

 

벌써 지난 시간들은 흐릿한 연필로 쓴 듯이 지워지고 단편적인 기억으로만 남아서 새로운 오늘이 꽃처럼 풋풋하고 생동감을 안겨 준다.
치열했던 삶의 나날들이 먹고 놀고 자는 것으로 점점 단순해져 가고 있는 그 최 절정이 되지 아닐까 싶다.


하노이에서 하롱베이까지 고속도로가 뚫려 동남아의 분위기를 탈피했다.
산 하나 보이지 않는 지평선의 풍요로운 들녘과 수산자원들 그리고 하롱베이를 재건하고 있는 저 수많은 중장비들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매립 중이었던 해변은 야자수가 심어져 그새 많이도 달라졌고 백화점을 겸한 대합실까지 생겨나 완전한 관광도시가 되어 있다.


코로나와 중국 관광객이 줄어 든 탓인지 항구에는 새 때같이 많은 배들은 접안 된 채로 있어 이들의 삶이 염려스러울 정도로 이나 승선한 선내의 시스템은 예나 지금이나 똑 같다.
불신을 잠식 시키기 위해 팔딱거리는 다금바리와 생선들을 확인 시켜 준다.
저 다금바리가 진짜 다금바리 일까?
이 생선은 국내든 어디서든 간에 신뢰성이 없는 불신 대상의 어종이다.


식전 행사로 왠 사랑 고백 이벤트가 성질을 돋군다.
후배님이 주도 한 아이스 브레이크 타임이 다소 서먹함을 풀어 주지만 영 달갑지 않아 상판으로 나와 화끈거림을 달랜다.


선상에 본격적으로 씨푸드의 상차림이 차려 지면서 놀자 분위기를 이끈다.
먹고 노는 것에 어지간히 이력이 붙은 사람들이지만 3일 내내 주구장창 마셔 댔으니 컨디션이 좋다면 오히려 그것이 비정상이겠지만 한잔 두 잔 곁들인 술이 그만 마시란 장기들의 경고를 무시하게 만든다.


시시한 것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즐기라고 여행은 여기에서 행복 한 것 이리고 부추기고 있다.
섬들이 흘러 가고 있다.
유람선에서 도우미를 겸한 사진사는 이때를 놓치지 않고 오빠를 불러 대면서 사진을 찍어 대는데 우리들은 제대로 된 제물들이다.


섬 하나를 잡아 접안을 하여서 동골 탐험을 한다.
산을 쬐금 올라 들어간 메꿍 동굴은 요란한 조명 보다는 자연스러움이 있어 볼만 한데 일전 왔던 곳이라서 큰 느낌은 없고 그냥 줄창 선내에서만 있는 단조로움을 달래 주는 정도다.


만지면 임신을 한다는 종류석은 반질반질해져 있고 동굴을 빠져 나오자 천지와 같은 호수가 나오는데 주변 산들로 인한 착시 현상일 뿐이다.

 

선내는 깔끔하게 정리 되었고 후식에 겸한 2차 여흥이 폭풍 후의 적막함을 달래 준다.
한 공간에 있기는 다소 많다고 생각했던 39명이 공동체가 되어 가면서 스스럼 없이 어울려 지는 시간이다.


사람의 개성 만큼이나 많은 섬들은 재 각각의 모양으로 물위에 떠 있고 이도 무감각 해져 가고 있을 때쯤 스피드 보트를 탄다.


오빠 달려~~더 빠르게 마구 흔들어~~
환호 소리에 조종사는 우리들의 동태를 흘끔 흘끔 살펴 가면서 묘기를 부려며 내달리고 우리들은 기꺼이 호응하여 응답하여 준다.
까 아악~~
맘껏 소리 지리고 눈물 찔끔 나도록 재미 진 체험이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타인과의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 가게 되어 있기에 한 가족이 되어 가고 있고 배는 티톱섬에 정박한다.

러시아 우주비행사가 티토브가 호치민과 함께 방문하여 티톱섬이라고 하는데 하롱베이의 모든 배들이 이곳은 필수 경유지가 되어 있어 자그마한 해변에는 피서객처럼 사람들이 많다.


너무 먹고 놀기만 했으니 적당한 운동은 해줘야만이 몸에게 덜 미안하여 전망대에 오른다.
다양한 인종처럼 수많은 배들이 떠 있는데 섬 사이로 숨바꼭질을 하는 배들도 있고 숙식을 하는 배들은 세력을 과시 하면서 멀찍이 물러나 지켜 보고 있다.
중간 전망대까지 올라 온 사진사가 용케도 알아 보고 오빠 사진 찍어 하며 유일하게 말을 붙인다.


이 작은 섬에서 수많은 추억들이 생산 되어 지고 있을 것이지만 우리 팀은 당연하게도 맥주 캔을 까고 코코넛을 빨대로 빨고 있다. 


이젠 되 돌아 갈 시간이다.
마지막 피날레로 노래방이 본격 가동 되면서 아쉬움을 떨어 낸다.
모든 순간들은 내가 행복으로 채우는 것이지만 노는 것도 일이 되면 피로감이다.
하여간 이 배는 선상 시프드란 상품으로 기가 막히게 관광객들의 틈새를 파고들어 놀며 즐길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만들어 놓고는 사람들을 끌어 들이고 있다.
일전 방문 시 묵었던 호텔과 수산물셴타 등을 지나 쇼핑에 감금 된다.
이것 저것 다 팔아 먹고 이번엔 새로운 약으로 사람들을 홀리고 있는데 이런 판매 상술은 내가 산악회를 이끌 때 제약회사를 사칭한 사람들이 버스에 올라 썼던 방식을 그대로 모방하고 있어 우리나라가 10년은 더 앞서 가고 있음이 증명 된다.
하여간에 필요한 사람이 있었으면 그것으로 됐다.


차창 밖에 어둠이 짙어 져 가면서 사람들은 수면에 빠져 들고 하나 둘 불빛을 세어 가면서 하노이로 들어 오니 그새 오토바이들이 반갑다.
한식당에서 석식을 한다.
마지막날이 되어서야 테이블 마다에 기본적으로 술병은 솃팅이 되고 이것을 마신 사람들만이 계산하는 방식이란 걸 미련스럽게 알아챘다.
그런데 계산 방식이 왜 이래?
소주는 수입품이라 1만원을 거출 한다고는 해도 맥주까지 싸잡아서 1만원을 계산하는데 그 동안에 우리들이 까분 게 있어서 말도 못 꺼낸 채 속만 탄다.
남의 눈치 보지 말자고 내 뜻대로 살자고 캐치프레이즈도 만들었는데 실전에서는 다 무용지물이다.
3박 5일 동안에 모두가 아프지 않고 이렇게 무탈하게 여행을 마친 것으로도 고마울 따름이다.

 


 
귀국 길이 지난하다.
곧 착륙하겠다는 비행기는 공항 주위를 선회 하더니 짙은 안개로 인천공항에 회항을 하여 기름을 넣고 서야 다시금 김해 공항에 착륙을 한다.
한국어는 정보를 습득할 수 없는 입력된 자동 안내뿐인데도 어떻게들 알아 들었는지 동요가 전혀 없음이 대단하다. 


저가 비행기를 타서 유럽을 다녀 올 시간만큼을 비행기 안에서 구겨져 있다가 눈부신 햇살에 눈살이 찌쁘려 진다.
이 여행이 삶의 루틴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활에 정착을 하는데 있어 삶의 에너지가 되어 주면 그 이상 바랄게 없다.
다만 건강할 때 건강의 소중함을 알고 챙겨서 건강을 잃고 후회하는 우는 범하지 말자.

예약한 조식은 식당이 잘못되어 거주지까지 이동 해 버리니 조식이 점심이 되었고 눈은 꽹하고 몸은 허느적 그려진다.

머무를 수 없는 게 세월이라더니 어느새 세월이 잘도 흘러가 회갑 여행 한번 뻑적지근하게 잘 다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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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여행  3박 5일 여행**

-.일자 : 2023년 5월 11일

-.장소 : 광양-김해공항-베트남-판시판-롱머이유리잔도-호텔

 

묻지 마세요 묻지 마세요 물어보지 마세요
내 나이 묻지 마세요 흘러간 내 청춘 잘한 것도 없는데 요놈의 숫자가 따라오네요.

흘러 만 듣던 김성환의 묻지 마세요 의 노래 가사가 지금의 나를 대변하는 것처럼 절절하게 느껴지고 있다.
세월은 유수 같이 쉼 없이 흘러 어느 듯 회갑과 함께 정년을 앞두고 있어 우리들끼리만이라도 세월의 무상함을 달래 보기 위해 대청도 여행을 계획 했었지만 이동과 경비측면에서 해외여행이 더 유리하여 2명의 여행일정을 하나로 결합시켜서 베트남여행을 떠난다.
지금은 배가 나오고 살이 붙어 보편적인 중년의 모습들이나 그래도 우리는 한때 전국의 산을 누비었던 산꾼들이였던지라 인도차이나에서 가장 높은 산인 판시판산이 그 대상이다.
사전 만남 한번 없이 여행일이 다가와 버렸다.
시간에 대한 강박관념인지 여행의 설렘 때문인지 선잠에서 깨어 나 삼라만상이 잠들어 있는 이른 새벽에 집을 나선다.
정체 된 공간에서 캐리어의 바퀴 울림이 배달 오토바이의 소음만 같아 여간 조심스럽지가 않으나 이 또한 여행의 일부이고 이때 만이 해볼 수 있는 호사 행위다.
휴게소에서 하늘을 올려 다 본다.
동이 트여 가면서 들어 난 새파란 하늘에 그려 진 비행운에서 가야 할 공항의 좌표가 파악 되고 있어 얼마 남지 않았다.


공항은 동남아와 일본으로 여행지가 한정 된 듯 하지만 여전하게 북적이고 있고 오랜만에 가이드와의 미팅과 어설프게 통과한 출국 수속이지만 긴장감은 없다.


어쩌나 체력이 여행의 질을 결정하는데 컨디션 조정에 실폐를 하여 출발에서부터 몸의 지배를 받고 있다.
탑승 게이트를 확인한 후 면세점의 쇼핑을 대신하여 넓은 대합실을 왕복 하면서 오늘의 할당량인 만보를 채우고 야 만다.


베트남 국적기는 비좁고 4시간의 비행 동안에 기내 서비스도 없고 언어 소통이 안되니 더 답답하고 지루하게만 느껴진다.
이럴 줄 알았다면 면세점에서 캔맥주라도 사 왔을 것인데 아쉬움이 남는다.


현지가이드와의 미팅 후 공항내의 식당에서 베트남국수로 점심을 한다.
공식된 일탈에 대한 기대감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 들었고 몰빵은 1만원 짜리 소주를 당당하게 구입 하여 캐리어에 비축 된 소주를 반주로 꺼내지게 만든다.


서로를 탐색할 짬도 없이 간략한 여행 브리핑 후 지루한 이동이 시작된다.
휴게소의 캔맥주가 참새의 목을 축여 주 듯 찔끔 공급될 뿐 함께한 일행들 조차도 수인사가 없으니 침묵의 닭장 차 같은 공간에서의 이동은 만만치가 않는 거리다.  
여행 스케줄상으로 오늘은 하노이에서 사파까지 이동이고 어메이징 호텔 투숙 후 자유시간이라서 일탈에 희망을 걸어 본다.
지루함은 술도 짬짬이 겯들인 휴게소의 과일들도 어찌 하지 못하고 잠만이 특효약인데 난 똑 같이 스치고 있는 풍경 속에서도 어이해 잠못들고 있다.
고속도로를 빠져 나와 1600 고도의 도시 사파를 향해 산길을 거슬러 올라 가면서 계단식 다랑논 들이 펼쳐지고 가옥 들의 형색에서 삶의 고단함이 전달되고 있다.


가이드가 일정에 없던 유리 잔도를 제안 한다.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상태에서 훅 치고 들어 온 이들의 빤한 수법 이지만 기꺼이 수용을 하였고 롱머이 유리다리 매표소에서 내리면서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주름치마처럼 완전하게 접혀진 몸을 기지개를 켜서 다림질을 한다.
집에서 버스로 2시간 이동 후 베트남까지 4시간 그리고 하노이에서 여기까지 6시간이 소요 된 대장정의 이동이었다. 


고도가 있어 춥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대자연속의 신선한 공기가 머리를 맑게 한다.


셔틀버스는 한번에 오르지 않고 상가에서 내려 환승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휴게소 화장실이 상점을 삥삥 돌겠 금 하여 놓은 것과도 동일하여 이젠 베트남만의 문화로 인식해 간다.


긴 터널을 통해 엘리베이터 탑승구로 이동하고 누드엘리베이터의 미세한 흔들림은 익스트림에 대한 예비 적응을 하게 하여 잔도에 올려 놓는다. 


주변에는 놀이동산처럼 여러가지 체험 시설들이 보이고 영화의 셋트장 같기도 또 산림욕장의 체력단련시설 같기 한 어짜 보면은 영 엉성 하게만 보이는 시설들이라 실망이다.
유리 잔도는 그 시설들의 일부인 듯 한데 무릉도원 마냥 우람한 산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폭포수가 떨어지고 있는 대자연 속이라서 그 신비로움 만으로도 가치는 충분하다.


엉금엉금 걸어가고 있는 것으로 유리잔도의 체험은 했고 급변하고 있는 기온에 옷깃이 여미어 지면서 빗방울 마저 비치기 시작한다.
이제는 느낌만으로도 내려 가야 할 때임을 안다.


다낭에서 유명한 미니 손 모양의 스윙사파를 되짚어 나오자 안개로 사위 식별이 불가하다.
사파가 1650m의 고도에 위치하여 해넘이와 함께 급격한 온도 하락이 만든 기상변화로 한꺼번에 덮친 안개가 모든 것을 삼켜 버렸다.
결국 실버 폭포는 포기하고 곧장 사파로 이동을 하는데 자율운행이라도 하는지 오토바이 불빛만이 아른거리는 도로를 질주하여 불빛이 휘황찬란한 도심 속에 정차를 한다.
시내가 버스로 진입을 할 수 없어 전동차에 올라 꽤나 산속 깊숙이에 자리 하고 있을 듯한 숙소로 이동을 한다.
이벤트를 위해 잠시 가려 놓았던 것처럼 안개가 걷히면서 사파는 화려해 졌고 유흥가처럼 흥청거리고 있다.
숙소가 주당들이 공식적인 일탈을 꿈꾸고 있는 번화가에 위치 하고 있어 여행 기분 제대로다.


어메이징호텔은 우리들에게는 잠깐씩 눈을 붙이는 장소일 뿐이지만 첫 느낌이 깔끔하니 마음에 든다.


짐만 놓고 호텔 옆의 식당에서 처음으로 현지식으로 석식을 한다.
역시나 술이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고 스스럼 없는 분위기 속에서 이제야 여행의 한 팀으로 뭉뚱그려 간다.
분위기는 하 총무님의 무제한 맥주 제공이 크게 한몫을 했고 가방 가득 챙겨온 참이슬의 장렬한 전사가 현지 체험으로 이끈다.


홍등가처럼 내걸린 화려한 전등들과 매캐하게 피어 오르는 연기와 안마의 호객행위 들로 활기 넘치는 사파다.


현지체험은 우리들에게 필수 여행 항목이다.
고치 구이에 현지 술로 얼큰 해져서 가이드의 룸을 아지트로 잡아 상견례를 하면서 사파와의 밀칙도를 높인다.


이번 여행의 목적이 된 회갑 현수막도 당당하게 벽에 걸어 우리들의 세력을 과시하면서 기선 제압을 해 놓고서는 사파의 첫날 밤을 마감한다. 

**황매산  철쭉 산행**

-.일자 : 2023년 5월 3일

-.코스 : 대기마을 -감악산-황매산평원-황매산-삼봉-중봉-도로-주차장(13.4km / 5시간 14분)


비와 함께 급습한 냉기가 곱게 치장을 하고 호객에 나선 철쭉 밭을 폭삭 삭아 버리게 만들어 놓고도 그것도 직성이 풀리지 않았는지 아직도 찌쁘리고 있다.
어쩌나, 초암산의 꽃잎이 짓이겨져 볼품이 없었는데 황매산도 별반 다름이 없다는 소식만 들려 온다.
고민 할 것 없다.
인생을 돌아 보았을 때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가 가장 크다고 하지 않던가, 이 또한 자연현상으로 기꺼이 수용하여 버스에 오른다.
황매산 산군이 펼쳐지면서 산마루가 붉어 져 있어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대기마을은 참 오랜만이다
철쭉 군락지와는 멀찍이 떨어 져 있는 산행의 기점이다 보니 노파가 우리들을 멀끔하게 쳐다 볼 뿐 인적이 느껴지지 않은 전형적인 산골 마을이다.
꽃구경에 나선 오늘만큼은 일행과 보조를 맞추어 진행을 하고자 다짐을 했는데 이분들 도통 갈 생각들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 어쩔 수가 없다.
마을 길을 지나고 갈림길인 숲길도 걸 거침이 없으니 결국 선두까지 따라 잡아 일등이 되어 버렸다.


세안을 한 듯이 땀이 얼굴을 적시고 비를 맞은 것 마냥 옷이 피부에 달라 붙어 생쥐 같은 몰골에서 희열을 느끼고 있는 내가 참 이상하다.
누럭덤의 거대한 바위에 올라 황매산을 나의 제어권에 두고 하얀 암반의 근육질과 붉어진 철쭉군락지를 조망한다.


아이스크림을 핱듯 철쭉군락지를 향해 천천히 접근해 가고 살결에 스치는 바람결에서 꽃 내음을 찾아 킁킁거려도 본다.
감악산을 올라서자 꽃구경 나온 동료로부터 개화 상태가 전해져 와 꽃보다 더 반가움에 막걸리나 한잔 하자고 꼬드긴다.
꽃을 보면 님 생각이 나야 정상인데 역시나 나는 술을 떨쳐내질 못한다.


조망이 트이며 앞에 산 하나를 더 두고 있어 섣부른 제안 이였음을 시인하고 천황재로 내려선다.

 


숲이 장막을 쳤다.
얼마나 열심히 준비를 하고 리허설을 했는지의 궁금증에 쉼을 허락 치 않는다.


커튼이 걷히며 짠 하고 화려한 철쭉평원이 펼쳐진다.
역시나 봄은 직무유기를 하지 않고 충실하게 계절을 이끌고 있음이 증명 된다.
인공적이든 어쨌든 가 단연코 국내 죄고의 철쭉군락지다.
관리 차원인지 철쭉군락지를 싹둑 짤라 임도를 만들어 놓은 게 볼썽 사납기도 하나 도로명이 주소가 되듯 구획된 곳마다 특성도 있다.
다만 전망대나 사진 포인트 정도는 만들어 놓은 센스가 없어 아쉽다.


아직도 동료가 꽃놀이를 하고 있어 함께 축제장에서 상춘객들과 섞이어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이런 저런 세상사 예기로 시간을 잊었다.


밑바닥에 가라 앉아 있는 산꾼 기질에 몸을 일으키게 하여 황매산을 오른다.


교행 하는 사람들에게 냄새를 풍기지 않으려고 입을 앙다물다 보니 최대치 출력에 에너지 효율은 저하되고 있어도 몸은 점차로 튜닝 되어 가면서 산행에 최적화가 되어 가고 있다.


황매산 정상석에 대기 줄이 길어서 정상을 올라 선 것으로 만족하고 삼봉 능선을 이어간다.


다듬어 지질 않아서 제법 까탈 스러움과 암릉미가 있고 황매평원의 조망도 좋다.

 


암반으로 노출되어 햇살이 부담스럴 뿐 홀로 산행의 진수다.

 


합천호가 미니 스커트를 걷어 올린 것 마냥 허연 살결을 드려 내고 있어 민망하다.
근래에 비가 몇 차례에 걸쳐서 내렸음에도 저 넓은 댐의 욕구를 맞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예전의 기억들이 리셋 되어 있어 새롭게만 느껴지는 등로가 긴장감을 안기는데 상봉에 이르러서 산악회에서 안내 한 루트가 헷갈린다.
이와 같은 회원님이 서성이다가 산님의 도움을 받아서 함께 그대로 직진의 능선으로 진행한다.
시피 봤는데 이곳에서 곧장 내려갔더라면 은행나무주차장으로 내려가 버려 시간을 맞추기가 곤란할 뻔 했기에 성급한 판단은 실수가 필연적 임을 느끼며 매사에 신중해야 함을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산길이 부드러워 졌고 걷기가 수월하다.
철쭉이 곱게 피어 꽃 길이 되었고 중봉과 삼봉을 지나 본격적인 하향 길이다.


기대치 않았던 등로가 정비되어 있어 쉽게 축제장을 잇는 도로에 내려 선다.


오늘의 할당량을 다 채운 듯한 개운함은 도로를 따르면서 휘발되었고 지겨움을 동반 해 주차장에 내려선다.
많은 관광버스로 버스터미널이 되어 있는 주차장은 시장처럼 흥청거린다.
나 이런 느낌 이런 분위기 넘 좋아하는 것 같다.
자중과 절제가 아니라 하산주를 쳐다 보지도 않으려 했던 것이 한잔 술에 모래성처럼 허물어져서 뒤풀이가 결국은 귀가 후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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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암산-존재산-방장산 철쭉 산행 **

-.일자 : 2023년 4월 26일

-.코스 : 수남주자장-초암산-광대코재-무남이재-주울산-방장산-초암산주차장(15.6Km  /  5시간 23분)

 

봄비 촉촉하게 내려 막걸리 한잔이 절로 생각나는 날에 동료와 기분 좋게 술을 마신 후 배낭에 설렘을 가득 챙겨 놓고는 잠자리에 든다.
봄 인듯 또 겨울이 머물러 있는 듯 몹시도 싸늘해진 날씨지만 모처럼 깨끗해진 대기 속에 가로수의 이팝나무꽃이 거리를 환하게 밝히고 있는 기분 좋은 아침이다. 
버스는 중마동에서 순천까지 승합차로 이동을 하여 버스로 환승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어 있어 이 산악회에 한동안 참여치 못했음이 증명되고 있지만 산에 다니고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다니고들 있다.
졸 틈도 없이 수남리주차장에 도착을 하였고 주차된 승용차들이 철쭉시즌임을 증명하고 있는 한적한 시골이다.
이를 어쩐다.
모자도 장갑도 두고 와 어색하기만 한데 자책할 틈도 없이 숲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대열을 황급히 쫒는다.
싱그러운 숲과 부드러운 흙길이 꽃동산으로 이끌고 있다.
숲의 공간을 미세 먼지로 채운 듯 회색으로 바뀌어 가고 있고 비 라도 뿌릴 듯한 습도가 전신을 휘감으면서 추위가 느껴지고 있다.

 


한정된 시야에 비친 철쭉군락지는 빛을 잃어 치명적인 매력이 없다.


햇볕의 간접 조명도 없이 안개비라도 뿌릴 듯한 흐린 날씨가 냉해를 입은 꽃잎을 더욱 초라하게 만든다.


세상 물정 모를 여리디 여린 꽃잎들이 찢기고 농해서 땅을 물들이고 있는 건 어쩜 당연한 자연현상이다.


일찍 꽃을 피웠던 것이나 눈치를 봤을 꽃봉오리 들이나 죄다 어제의 야습에 상처를 입어 재생이 불가하게 되었으니 올 철쭉 시즌은 여기까지 이지 싶다.

 


우중충한 날씨에 벌과 나비가 없기에 수정체를 자처하며 꽃밭을 헤집고 다니다가 뒤 늦게 종주팀을 따라 잡는다.


어차피 홀 산행은 의미가 없어졌고 쾌활한 월화님이 구심점이 된 소대원들이 줄을 이어 능선을 헤쳐 나가고 있다.


그 동안에 미세먼지와 미친 봄바람이 계절을 붙잡고 있는 듯 하더니 비의 꽁무니를 잡은 꽃샘 추위에 허연 입김을 내뿜고 있어 쉼도 여의치가 않아 계속 간다.

비로 인하여 다져진 흙길과 미끄러운 길이 반복되고 키를 훌쩍 넘긴 철쭉은 일행의 꼬리를 안개처럼 삼켜 버릴 뿐 옷가지를 잡아 채지는 않는다.

철쭉봉을 지나고 광대코봉에 올라도 누구 하나가 쉼을 유도하지도 않고 있다.
서로 경쟁이라도 하는 듯한 속도전에서 철쭉은 주마간산이고 광대코봉에서 호남정맥을 존재산에게 내어주고는 무남이제에 내려선다.



고속도로와 나란히 하고 있는 도로를 따라서 원점회귀 할 수 있는 중간지점이지만 주월산의 활공장이 보여주었던 시원스러웠던 풍광의 잔상들이 자연스레 산길로 이끌고 있다.
흐렸던 날씨가 맑아졌고 연초록의 싱그러운 숲길이 그늘이 되어 준다.


존재산은 공훤화 되어 있고 파란 활공장에 파랗게 돋아 난 잔디는 봄날의 부활이고 일망무제로 펼쳐진 조성 들판은 한없는 평화로움이다. 
날개가 없어 날지 못하는 육중한 육체들을 중력을 거스르면서 까지 지구와 분리를 시키면서 하늘에서부터의 키 재기를 해 보아도 울퉁불퉁 다 재 각각이다.
행복이란 느끼는 만큼 누리고 누리는 만큼 나누는 것이라고 했으니 한바탕 웃음이면 됐다.


한결 가벼워진 기분으로 호남정맥 능선을 이어 간다.


철쭉꽃이 피어 있는 산책길이다.


간간히 연분홍의 철쭉이 단순함을 달래주고 있는 산길이 계속 된다.


연둣빛 새순을 보여 주는 나뭇잎과 앙증맞은 봄 꽃들이 존재를 내밀고 있는 신록의 자연 속에서 산우들 과의 정감을 나누면서 모처럼 대중 속에서 자유로움을 만끽한다.


방송탑이 있는 방장산에 간이 주막이 차려지고 술꾼들은 방앗간에 참새떼처럼 자연스레 모여들어 한바탕 잔치를 치룬다.


임도의 내림길이 요주의 구간이다.
이정표에서 우측으로 꺾어 벌목을 하여 개활지나 다름없는 작업로를 따라 내려가야만 한다.


나무를 베어낸 자리는 황량하기만 하고 옛 등산로는 토지 정리하듯이 흔적이 없어 졌는데 그래도 가믐에 수몰민의 마을이 간혹 들어 나듯이 임도를 가로질러가는 등로가 반갑다.
그렇지 않아도 기억 상실증에 걸린 듯 등로 자체가 생소한데 기억에서 완전하게 삭제된 고속도로의 굴다리를 넘어서 수남주차장까지 이동한다.


마라톤의 시간 단축을 위한 듯한 스피드 산행이었지만 깔끔하게 꽃 산행을 마무리를 짓고 이동한 식당은 점심도 소화가 안될 시간이라서 아무래도 오늘 하루가 길어 질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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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 망운산 철쭉 산행 **

-.일자 : 2023년 4월 22일

-.코스 : 화방사-철죽군락지-망운산-관대봉-송신소-활공장-임도-망운암-화방사

 


혼돈의 시기가 끝나 가면서 개벽의 시대에 임박한 듯이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미세 먼지가 가득한 자연의 연출에 쫄아서 밖에 나서기가 망설여 진다.
생명이 없어 보이던 나뭇가지에 새싹이 돋아 나는 것 같았는데 어느새 거리는 초록의 동색이 되어 있어 참 부지런도 하다.
붉게 거리를 밝혔던 꽃잔디도 퇴색하고 이팝나무가 흰 쌀밥 같은 꽃을 활짝 피워내 거리는 눈이 내린 것 마냥 환해져 있어 나의 표정까지도 밝아진 느낌이다.
여름의 길목으로 가고 있는 이때 즘에는 망운산 철쭉의 개화 상태가 궁금해진다.
뒷산의 철쭉은 농염 하여 는개비에도 꽃잎을 떨구고 있기에 산정의 개화 상태를 엿보고자 아픈 엄지발가락을 희생시켜가며 산행을 결행한다.
토요일이라 혼잡을 예상하여 서둘렀는데 나만이 앞서 간 듯 하다.
녹음이 짙게 드리워져 있고 청아한 계곡의 물소리는 한여름의 피서지만 같은 느낌인데 쳐진 울타리가 감성을 격리 시켜 놓고 있다.
윤달이 있어 부처님오신날이 멀찍이 밀려나 있어 연등도 걸리지 않는 일주문을 지나 조용한 망운암을 가로 질러서 산길로 들어간다.


식수 보호로 등산로를 돌려 놓은 능선은 돌출된 돌들로 거칠다.
발 밑에만 집중을 하다 보니 잡념이 파고 들 틈이 없는데 바람에 출렁거리고 있는 초록 바다를 유영할 기회 마저도 앗아 가 들숨 날숨만 반복하다 보니 능선이다.
삭풍 보다는 따사롭고 온화한 햇살이 옷을 벗긴다고 부드러워진 흙길을 걸으면서 초록의 싱그러움에 심신을 샤워 하여 상쾌해진 기분으로 철쭉동산에 올라선다.
거센 바람에 철쭉샘에 졸졸거리는 물줄기가 휘어지고 있고 연분홍의 철쭉 군락지가 바람에 휘날리며 옷고름 씹어 무는 아낙의 교태로 끌어 들인다.
아직 만개는 아니지만 누구 하나가 봐주는 이 없어도 어김없이 꽃을 피워 낸 자연에 감사하며 상태를 확인한 것만으로도 여길 찾아 온 의미는 충분하다.
그래서 햇살이 쬐금만 더 협조를 해 주었으면 또 미세먼지가 없었다면 좋았을 것이란 말은 꾹꾹 눌러 놓는다. 
어차피 매일을 운동 삼아 산에 오르고 있는데 또 한번 찾을 기회가 되어서 좋다.


망운산에 올라 방송탑으로 이어진 능선을 바라 보면서 분홍빛으로 물들여질 풍경의 프레임을 덧씌워 놓고 밑그림과 대조차 내려 선다.
도량에 든 소가 양쪽의 풀을 뜯어 먹듯이 송진 가루를 뿌려 놓은 듯이 희뿌옇게 덮여 있는 산능선과 꼬마전구 같이 앙증맞은 꽃망울을 맺고 있는 철쭉군락지를 번갈아 살펴가며 산불감시초소로 간다.
전원주택만 같은 감시 초소다.
강풍에 비행기도 뜨지 못하게 생겼으니 패러글라이딩이 없는 썰렁한 활공장은 먼지 조차도 허락 치 않겠다는 듯이 밀어 내고 있어 광양만을 곁눈질하다 물러 난다.


송신탑을 지나 임도에서 붉어지기 시작한 철쭉꽃을 향해 넌지시 손짓하여 보지만 아직은 수줍어 모른 척 한다.
이런 예쁜 애들을 그냥 이 짧기만 한 계절 에게 보내 버릴 수는 없으니 내 곧 다시 찾아 오마 다짐을 해둔다.


가는사초가 파랗게 머리카락을 물들이고 너덜지대를 지나 망운암에 들어 선다.
인적이 없는 산사에 불경 소리가 정적을 깨고 있다.
성급했던 나의 마음을 내려 놓고 이른 하산을 한다.


오늘도 기본 운동은 했으니 삼겹살에 쏘주나 일잔 하면서 이 봄날을 느긋하게 맛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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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남미륵사 꽃구경**

-.일자 : 2023년 4월 10일

 

지천으로 피어 난 봄꽃들이 계절을 이끌고 있다.
맨 먼저 선봉장으로 나서서 추위와 맞짱을 떠가면서까지 봄을 쟁탈했던 매화는 어느새 콩알 같은 매실을 매달고 있고 여린 진달래는 철쭉에게 바통을 넘겨 꽃동네를 이룬다.
딱 이때쯤에 강진의 남미륵사에는 서부해당화가 능수버들처럼 축 늘어진 가지 마다 에다가 함박지게 꽃을 피워낸 꽃터널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기에 찾아 줘야 할 곳이 되었다.
휴일의 혼잡함을 피해 하루를 미루고 월요일에 찾았건만 이미 상춘객들로 부쩍 인다.
딱히 경유지 없이 이 곳만을 보려 장거리를 이동했는데 전국적인 인지도가 찾아 온 발품의 가치를 느끼게 한다.


물감을 확 뿌려 놓은 듯 온통 불어 강한 종교적 색채마저 풍기는 진입로는 몽환적이다 못해 비현실적이기 까지 하다.
활짝 핀 서부해당화의 꽃 대궐을 기대했는데 서부해당화는 만개한 철쭉군락지에게 이미 자리를 내어 주었고 낙화한 꽃잎이 그 존재를 증명할 뿐이다. 


자연 속에서의 꿀벌도 온전한 꽃을 찾지 못하고 잡꿀을 생산하는데 도시의 삭막함 속에서 갇혀 생활하는 인간이 어찌 자연의 순리에 따라 잡을 수 있겠는가.
이만 한 것도 부지런함이 베풀어 주는 호강이다. 


사람들에게 밀려서 풍경 사진 자체 만을 담는 건 불가능하고 조금의 지체에도 민폐가 되니 주마간산으로만 스쳐 인파에 밀려서 나오는데 너무 순삭 이라서 이동에 들였던 시간이 아깝다.
마감 시간이 다가 오면서 상춘객들도 조금은 뜸해 진 것 같아 재 진입하여 구석 구석을 재 탐색 하듯이 들러 보기로 한다.
집중을 위해서 휴대폰은 주머니에다 넣었고 눈으로 경치를 스캔하고 가슴속에다 저장을 시키며 남미륵사의 철쭉군락지를 다시금 사찰한다.
태양에 붉어진 꽃잎이 대지의 열기를 높여 놓은 듯하고 올 봄도 이렇게 지나 가고 있다.

** 순천만 정원 나들이 **

-.일자 : 2023년 4월 10일


4월 1일부터 순천만국가정원 박람회가 정원에 삽니다 란 주제로 시작되었고 원색의 물결을 이룬 튤립 꽃들이 인증삿으로 올라 오고 있다.
정부의 공인 국제행사로 10년 만에 재 개장 된 정원이라서 기대감을 키웠고 관람료가 1만5천으로 예년에 비하여 꽤나 가격 상승이 있기에 그만큼 볼거리도 풍성해 졌을 것이라서 일찍 집을 나선다.
이웃 지역이라 쉬이 찾지 않았었기에 이왕 나선 발걸음에 벗을 만나 회포를 풀기 위해 직행버스를 이용하는데 표는 예매를 했어도 빈자리가 있어야만 탑승을 된다는 마구잡이식 시스템이 황당하다.


도로가 막히고 신호등으로 시내버스와는 별반 차이도 없이 순천버스터미널에 도착하고 아랫시장을 경유하여 동천으로 들어 간다.


철새들 노닐던 동천에는 정원드림호가 물살을 가르며 운항을 하고 있고 천변의 화단에는 꽃들이 더 다양해져 볼거리가 많아 졌다.
도심의 정원화에 동천이 환골탈태를 하였고 지금도 변화가 진행중인 데 굳이 정원박람회장을 들어 가지 않아도 도시정원에서 하루쯤은 충분한 즐길 거리가 있어 보인다.


오천 그린광장에 드넓게 펼쳐진 푸른 잔디밭과 다채로운 꽃들의 화려한 자태가 향기를 퍼트리고 있어 황홀하다.


도시 정원은 자연스레 정원박람회장의 남문으로 이어진다.


동물원에는 원숭이들이 새 식구가 되어 있고 앵무새와 눈 큰 알파카의 먹이주기 체험장이 생겼는데 이 넘의 알파카는 눈높이가 같아서 귀염과 위협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다양한 색상의 튤립 들과 눈맞추다 보니 한국정원에 봄은 산허리에 착상되어 있고 국수 한 그릇으로 요기를 하고 꿈의 다리를 건넌다.


나무들이 식재되어 볼거리가 단순함에 한적했었던 곳을 푸른 잔디와 꽃밭으로 리모델링하여 사람들을 불러 들이고 있다.


꽃밭과 쉼터도 많아 졌고 탁 트인 시야에 펼쳐진 정원이 너무 너무나 자연스럽고 아름답다.
아직은 세심한 곳까지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조금은 어수선하지만 세월의 덧칠에 단단한 보석처럼 값어치가 더해질 것 같다.


국가정원식물원이 완전하게 변모를 하여 길게 줄을 세운다.
싱가로포의 가던스 바이 더 베이의 플라워돔을 벤치마킹 한 듯 폭포수와 하늘 다리를 지나 커피숍이 출구가 되는데 경로자가 대부분이다 보니 자리 선점과 웨이팅의 전쟁이다.
평일이라서 더 심한 듯 한데 화무는 십일홍이요 꽃도 피면 지게 되어 있는 것이니 만큼 나도 이렇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을 때 산천유람 고루하여 아름다운 경관 많이 담아두고 세상사는 얘깃거리를 만들어 두자.


기화요초가 만발하여 요정의 집 같아만 캐빈의 가든스테이는 숙박인 과 격리를 하기 위한 금줄이 쳐져 이질감을 느끼게 만든다.


한낮의 열기가 식어 가면서 정원도 한산해졌고 술시가 다가옴에 따라 우리도 정원 나들이를 마무리할 때가 되었다.


친구와의 만남......
항상 유쾌 상쾌한 만남에서 재충전이 되는 에너지원이다.
굳이 버스터미널까지 따라와서 애뜻한 이별 장면까진 연출하지 안아도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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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 운동에 만난 봄의 전령사들 **

-.일자 : 2023년 4월 9일

-.장소 : 중마동 일원

 

주변 지인들의 소중한 조언들을 깡그리 무시하면서 까지 고이 간직해왔었던 검버섯을 제거했더니만 땀은 절대로 흘리면 안 된다고 하여서 가기 싫었던 산행의 핑계거리가 된다.
잠시 쉬었다기 가자.
꽃동네를 이룬 봄 꽃들과 눈맞추고 연초록이 하루가 다르게 짙어져 가고 있는 자연 속의 풋풋함을 몸으로 느껴 보고자 동네마실 삼아 운동에 나선다.


장미 공원의 장미에서 진한 풀 향을 풍겨 내면서 멍울처럼 부풀어 오른 꽃망울은 정열의 오월을 잉태하고 있다.


활주로처럼 곧게 뻗은 도로의 중앙분리대에 식재된 꽃잔디는 비행기 활주로의 관조등처럼 붉게 불을 밝혀 미지의 세계로 끌어 들인다.
코를 벌름거리지 않아도 스며드는 봄 내음은 마냥 향기롭고 어딜 쳐다 봐도 다 예쁘기만 한 풍경들이다.
그냥, 좋기만 한 이 계절이 애닯게 한다.


근린공원에 연초록의 싱그러운 숲이 심신을 정화 시켜 준다.


아! 봄은 이렇게나 일찍이 와 브렀다.
봄의 향연에 흠뻑 빠질 수 있도록 이미 무대를 마련해 놓았고 이 계절과도 조율까지 마쳐 놓고서 교향곡을 연주 할 시기만 엿보고 있는듯하다. 
한눈 판 것도 없었는데.......


연둣빛이 드리워진 싱그러운 산책길이다.
소공원의 노란 유채꽃은 벌써 색감을 잃어가며 씨알을 맺고 있어 그 왜소함이 더 가냘퍼만 보인다.
가야산의 산길이 연초록의 녹음이 드리워져 싱그럽다.
이 연약하고 여리디 여린 나뭇잎들이 통째로 한 계절을 옮겨 놓아 버렸다. 
진달래가 흔적도 없이 삭으라 든 자리에는 철쭉이 당당하게 꽃잎을 내밀어 더 화사해진 산길이다.
초록이 점점 짙어져 가면서 숲이 풍성해졌다.


깜짝 쇼라도 하려는 듯 스리살짝이 다가 와 있는 여리디 여린 계절에 쉽사리 다가서질 못하고 주변만을 맴돌다가 친분을 쌓으려고 하니 또 모른 척 한다.
이런 밀당을 쳐다보기가 민망했던지 곱게 핀 야생화가 생글거리며 중매자 역할을 자처한다. 


호수공원의 축 늘어진 수양버들도 새파랗게 잎새를 드리워 물빛을 닮아 간다.


조막손 같은 어린 단풍잎이 푸른 숲을 이뤄 꽃 같기만 하고 가을의 붉은 단풍보다 이쁘다.
가로수의 벚나무가 함박지게 꽃을 피어 낸 지가 언제였나 싶게 푸른 잎이 무성하여 화려했었던 기억을 지워 냈고 바람에 꽃대를 떨어뜨리면서 버찌의 자릴 마련하고 있다.


기어코 빗방울이 한두 방울 돋기 시작한다.
연산홍과 철쭉꽃이 마동저수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잔잔한 호수에 톡톡 떨어지고 있는 빗방울의 물결 파장이 봄의 지위에 따라서 움직이는 이퀄라이저의 불빛만 같다.
일회용 비옷에 토닥거리는 빗소리가 낮술을 불러 들인다.
그래, 점심은 삼겹살에 소주다.
집사람에게 일방 통보를 하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섬진강변의 유체꽃단지를 찾는다.
어느 곳 부럽지 않는 대단위이고 올해는 꽃들도  풍성하게 잘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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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례 섬진강 벛꽃 구경 **

-.일자 : 2023년 3월 28일

-.코스 : 섬진강 벚꽃길-사성암-오산-둥주리봉-동해마을-섬진강벚꽃길

 

방탄했던 일탈의 결과가 처참하다.
내 열과 성의를 다해 지극정성으로 주님을 섬겼는데 남는 건 고뇌와 번뇌뿐이다.
텅빈 집
지독한 외로움과 고독감에 잠 못 들고 나 홀로 뒤척이다가 악몽에 일어 났지만 물 조차도 넘길 수 없는 무기력감이 나를 괴롭힌다.
인생은 유한한데 이대로 시체처럼 하루를 보내 버릴 수는 없다. 살아 있는 한 움직여야만 한다.
내 비록 일탈에 대한 혹독한 댓가를 몸으로 치르고는 있지만 삶의 영속성이 나를 밖으로 내 몬다.
정작 벚꽃을 찾아 나선 이국에서 보다 나의 생활권에서 더 화려한 꽃을 피워내고 있어 파랑새를 찾아 떠났던 나를 탓 하고 있다.
잠시 일본을 다녀 온 사이 봄날은 이렇게나 화려하게 부활을 하여 눈이 부시다.
억지 곡기 끊기는 반성을 의한 비움의 행위가 되었고 김밥 한 줄은 삶에 필요 에너지로 배낭에 챙겨 넣고 섬진강의 벚꽃 길로 나선다.
완벽한 봄의 풍경이 심폐소생을 하듯 나의 심장을 뛰게 한다.
이른 아침의 적막한 섬진강을 따라서 노란 개나리꽃이 조연이 되어 백색의 벚꽃 터널로 인도하며 상처 난 육신을 향기로 치료해 준다.
홀로 걷는 섬진강 벛꽃길이 천상의 세계 인 듯 비현실적이기만 하다.
꽃구경과 산행을 위해서 두꺼비다리의 주차장에 주차를 한다.


산행은 나의 몸 상태를 체크해 주는 전담 주치의가 되어 나태했던 삶들을 털어내며 신선한 세포들로 치환 해주고 있지만 저항이 만만치가 않아 땀이 흘러 내린다.
새싹이 돋고 야생화가 피어나고 있는 산자락이 자연치료제가 된다.


자동차로 올라 온 사람들과 뒤섞여 사성암으로 흘러 들어가 육신을 자동세차기로 세차를 하듯이 순화시켜서 빠져 나온다.


연분홍의 진달래가 청사초롱처럼 반짝거리는 산길이다.


전망대에 올랐지만 언제부터인지 지리산은 보이지 않게 되었고 섬진강줄기만을 망연치 쫓다가 내려선다.


아~ 꽃 길이다.
나을 위해서 가만 가만히 기다려 준 듯 완전한 자태를 유지하여 바람에 흔들리는 진달래꽃잎들은 서로들 눈맞추려고 원색의 꽃잎들을 더 짙게 물들이고 있다.


허 이거 참, 잠깐의 외도를 했던 게 미안스러워 진다. 
동반자도 시위를 하듯 서울에서 내려 오지 않고 있는데 자연은 이렇게나 화려하게 꾸며 놓고서도 속절없이 기다리고만 있었을 그 속 없음에 애증이 더 간다.


습기 머금은 산길이다.
노란 희어리 피어났고 야생화가 키를 낮추게 할 뿐인 나 홀로 산길에서 홀로서기를 일깨워 간다.


둥주리봉이 버겁다.
기온까지 올라 처진 육신이 젖은 휴지처럼 흐느적거리며 겨우 정상에 올라선다.
이미 선점되어 버린 정자는 세월에 삭아서 빠진 계단이 건물을 무너 떨릴 것만 같다.


뜸했던 진달래꽃이 다시금 부활을 하였고 관목들은 꽃잎처럼 새파란 이파리를 내밀고 있다.




빠니 아는 등로이고 이정표 들이지만 어쩌다 보니 임도를 따라 암자로 들어서 버렸고 꾸불꾸불한 임도를 따라 한참을 내려 간다.
이러다가 브레이크가 파멸되듯이 무릎이 아작 나게 생겼다.
그토록 정도를 따르자고 다짐을 했으면서도 항상 반복되고 있는 이런 결과에 난 좌절한다.


섬진강 벚꽃길에는 벌들의 날갯짓처럼 사람들이 모여 들어 웅성거리고 있고 섬진강을 따라 흘러가는 국도변은 차량들의 정체로 하세월이다.
집에 가도 기다려 주는 이 없으니 이런들 어쩌랴 저런 들 어쩌리 이왕에 나선 길 꽃구경이나 실컷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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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 : 2023년 3월 26 ~27일

-.코스 : 마스부치댐-구름다리-칠중폭포-도오마에고개-샘터-복지산-우에노고개-시로이토온천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고 여행의 질이 결정된다.
자주국방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 내듯이 나의 건강은 나와 가족의 버팀목이 되어 주기에 새벽 어스름에 일어나 운동에 나선다.
환절기의 서늘함이 움직임을 통제하고 있는 정적 속의 도시는 비 바람과 추위를 막아 주는 안식처가 되어 줄 뿐 이념과는 전혀 상관없이 평화롭기만 하다.


단짠의 조식에서 이국임을 절실하게 체감을 하지만 점점 가족화가 되어 가고 있는 팀이라서 만남의 장소가 되었고 친인척을 만난 듯이 살갑게만 느껴지는 아침이다.
오늘도 어김없는 내리고 있는 비와 비 예보에 산행이 염려스럽긴 하나 이 또한 여행의 과정이니 자연의 순리에 의탁하여 어떡하던지 즐겁게 즐겨 주는 것만이 본전을 뽑는 것이다.


어젯밤 슈퍼를 순회하면서 까지 맥주를 싹쓸이하여 마셨던 것이 눈 떠보니 제로"맥주 여서 흥겨워 했던게 멋쩍어 졌지만 다행히도 제로 칼로리로 밝혀지면서 밤늦도록 떠들었던 초뺑이들을 구제해 준다.


어제와 달리 짧은 이동이 컨디션을 그대로 유지시켜 주었고 저수지 둑방에서 쏟아져 나온 사람들은 방류된 물고기처럼 생동감이 있다.


산하에 듬성듬성 버짐처럼 퍼져가는 푸르름은 꽃처럼 어여쁘다.

 


산정호수에는 하늘이 반영되어 하늘과 땅이 맞닿은 듯이 산하가 수면 속으로 깊숙하게 내려 앉았고 우리는 비가 오기 전에 개미가 줄을 지어 이동하 듯 다리를 건넌다.


도로를 따르다가 이정표에서 산길로 들어 간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왜 이곳에 와 있는지 무엇을 성취하고자 이 산을 오르고 있는지는 중요지 않고 그냥 이 순간들을 오롯이 느끼고 즐겨 내 것으로 만들어 나가는 게 오늘에 할 일이다.


물이 쏟아져 내리는 계곡을 끼고 산행을 이어간다.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안내도에 7중 폭포쯤이라 여겨 지는 지점이다.


촉촉하게 젖은 산길에서 숲과 계곡의 상큼함이 기분을 좋게 하지만 체내에 축척 된 알콜을 분해하질 못하고 있는 몸은 살려는 자구책으로 땀을 쏟아내고 있으면서도 어서 빨리 신선한 것으로 치환해 주길 재촉하고 있다. 
질주마처럼 내달리면서 팔딱거리는 심장의 박동에다가 노폐물들을 모두 배출 시켜 버리고 싶어도 목적지도 모르고 긴 줄을 앞지를 자신도 없다.

 

차라리 빠른 포기에 안정감을 찾는다.
어차피 선두는 무의미해졌고 우리끼리 어울려 가며 산책을 하듯이 사브작 사브작 뒤를 따른다.  

 

흐름이 늘어지고 있다 보니 노곤함을 떨쳐내기 위한 나 때란 도깨비 난장이 펼쳐지면서 신기방통한 사설들로 흥행몰이를 하며 자신을 부각 시키고 있다.
각자의 허풍과 풍미가 다양한 재료가 되어 취향에 맞게 골라 먹든 비빔밥처럼 썩어서 먹든지 적당한 타임을 잡아서 사설만 살짝 보태면 산중에는 꽃망울 터지듯이 웃음꽃이 터진다.
한가지 한 방향에만 집중하게 만드는게 여행이고 그 일부가 되어 준 이 산행은 두부의 간수처럼 우리들을 저절로 뭉쳐 들게 하고 있다.



우리네 남도의 섬들과 유사한 자연 식생에 동백나무 숲이 우거져서 더욱 짙어진 숲 속에서는 떨어진 붉은 동백꽃이 청사초롱처럼 길을 밝히고 있다.


숲을 벗어나면서 갈림길을 만난다.
여울에 물고기 몰려 들듯 몽딱거려 졌고 안내도를 보면서도 눈만 깜빡 거리고 있는데 그 안에서 대포 같은 카메라를 쥔 올챙이가 포착된다.
말만 산에서의 사제간이지 챙김이 없으니 이러다가 지금 유지 하고 있는 계 마저도 깨지게 생겼다.


넘버를 단 산악 마라토너 들이 지나가고 물이 냇물처럼 쏟아 지고 있는 샘터에 이른다.
계곡물소리를 떨쳐 냈지만 아직은 올라야 할 고도가 많이 남아 있다는 증표이기도 하다.
구름이 산허리에 걸렸는지 비가 비치기 시작하고 때마침 무인대피소에 들어 서지만 우리가 디밀고 들어갈 자리는 당연히 없다.
야외 탁자를 급조하여 도시락을 펼친다.
숙취가 주 원인이지만 이번 일본 여행을 시작하고 4번째의 도시락이라서 이젠 쳐다 보기만 해도 토악질이 나오려고 해도 살려면 먹어 줘야 만 한다.
그나마 함께한 친구들이 위안이 되고 곁들인 소주가 미각을 마취 시켜 놓아 겨우 밥알만은 삼킨다.


키 작은 관목들로 고도를 상당히 올려 놓았음이 증명되고 산비탈에 구름이 걷히면서 천지개벽을 한 것처럼 반짝 이벤트가 펼쳐진다.
흐린 유리창에 낀 수증기를 쓱 닦아 창밖 풍경을 보았을 뿐인 찰나의 순간 이였지만 우리는 복지산의 모든 것을 보아 버렸다.  


하얀 구름의 덧칠 하나로 아름다운 풍경화가 그려졌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정상은 인증장소 밖에는 안 된다.
일본의 후지산이 달랐고 알프스의 산군들이 그랬듯이 산세야 어디든 그만의 특성이 있기 마련인지라 우린 이곳에서 각자의 느낌만을 챙겨 가면 되는 거다.
고산지대와 다름이 없어 관목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조릿대가 잔디밭처럼 넓게 펼쳐져 있고 두더지가 굴을 파헤쳐 놓았듯이 등로가 이리저리 뻗쳐 나간다.


정상은 내려 가라고 있는 곳이다.
일행들은 빨치산처럼 숲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고 우리들만이 벌쭉하니 남아 신단을 기웃거리다가 뒤를 쫒는다.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하산 길은 편안함을 안겨 주어 언제나 즐겁다.
살포시 건네는 말 한마디에도 까르륵거리고 깊은 공감대를 형성해 가는 하산길이다.


어라 아무리 비가 내린 후라고는 하지만 등산로가 질척거리고 미끄러워서 도저히 두 발로는 지탱하기가 힘들다.
전에도 구중산이 이러해서 애를 먹었었는데 해빙기의 이곳은 올 곳이 못 됨이 증명되고 있다.
어쨌든 간 다른 환경을 체험해간다는 의미 만은 놓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나뭇가지와 밧줄을 부여 잡고 갈지자로 어설픈 발걸음을 옮겨 간다.


도저히 안되어 숲으로 뛰어 들어 내달린다.
등산은 고통을 감내하며 등산 그 자체에서 기쁨을 맛볼 수 있어야 한다는데 이건 질이 다르다.


언제 도착하는지 아니 어디엔가에 도착 할지 알지 못하는 깊은 심연에 빠졌을 때의 긴장감과 흥분에 자가도취 되어 임도에 내려선다.
일행들이 하나 둘 모여 들면서 신바람 나는 노래로 살풀이를 하며 신발과 바지에 엉겨 붙어 있는 질퍽거림을 떨쳐 낸다.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이다.


산 아래 온천 마을이 동화 속 인양 펼쳐지고 있다.
저 평화로움이 자연스럽게 우리들을 다시금 뭉치게 만들어 이국에서의 끈끈한 동지애를 나눈다.
안개도 걷히고 산길도 좋아졌다.
비가 안 온 것만으로도 감사했었지만 그 심술에는 반항하고 싶어 진다.


폭포다.
비가 더해져서 그런지 제법 웅장하다.
마지막 포인트이자 이 산행지의 핫플레이스 라서 저 마다의 멋찐 인생샷으로 갈무리한다.


벚꽃이 화사한 봄날에 아름다운 추억의 나들이다.

 

 

 


 
온천욕으로 심신을 정화시켜 숙소로 돌아 온다.
식사가 입맛에 맞지도 않았지만 주군의 주도하에 이색체험을 삼아서 근처 식당에서 석식을 하기로 했는데 웨이팅만 2시간이란다.
일단 대기 예약을 걸어 놓고 우동집에서 허기를 달랜 후 슈퍼 들러서 소주와 생수를 구입하여 병 갈이를 하며 만찬의 준비를 한다.
말 한마디 통하지 않지만 가이드의 중재로 성대한 만찬을 즐기면서 모두가 유쾌한 자리가 되어 주었고 한가족화가 되어 간다.   
환경과 인종이 다른 이국이 우리들을 더욱 밀착시켜 놓은 마지막 밤이 이렇게 깊어가고 있다.

 

 

 


 
오늘이란 말이 싱그러운 꽃처럼 풋풋하고 생동감을 안겨 주는 귀국의 날이다.
쇼핑과 자유시간이 주어 졌지만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스렁 거리는 하이에나처럼 가계를 찾아 헤메이다가 10시의 오픈과 동시에 벚나무 아래에서 캔을 깐다.
어째 여행이 술로 시작하여 도시락만 주구장창 까다가 술로 마무리를 짓는 것만 같다.


출국 수속과 동시에 객실은 주점이 된다.
여행 내내 마냥 내달려 온 우리 주당 들에게는 멍 때림의 시간이 필요한데 여행코드를 술로 맞추고 있으니 염려 스럽지만 이 또한 오늘만큼은 받아 들이고 그냥 즐기자.
여행을 주관하는 노회장님까지 동참하여 자리는 더욱 흥겨워지고 있고 나는 단기 기억상실증에 자꾸만 오버함을 스스로가 느껴가고 있다.


후회는 말자 미련도 갖지 말자.

지금 중요한 것은 이 좋은 사람들과 이 순간을 즐기는 것이다.
사람을 만나는 목적은 갈등이 아니라 삶의 에너지를 얻기 위함이고 행복은 누가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라 단지 내 가슴속에서 누리는 것이라 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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