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동해안 여행 ***

-.날짜 : 2024년 1월 3일 ~ 4일(1박 2일)
-.장소 : 호미곶-구룡포일본인가옥거리-구룡포수련원-장길리복합낚시공원-송대말등대-감은사지상층석탑-봉길대왕암-경주양남주상절리

 

아무리 개겨 본들 어김 없이 새해는 올 것이고 이미 온갖 언론 매체 에서는 갑진년 푸른 용에 대한 희망 고문을 하고 있으니 세상과 격리 되어 있지 않는 한은 배겨 날 방법이 없기에 나 또한 이에 편승하여 동해안 여행을 계획한다.
운 좋게도 구룡포의 사내휴양시설이 당첨되었지만 막상 운전 기피증이 있는 나로선 연초부터 크나큰 걱정 하나를 스스로가 안게 된 셈이 되어 버렸으니 신년 맞음이 그리 반갑지 만은 않다.
더구나 용띠인 나로서는 육갑자를 넘겨 어쩔 수 없이 회갑 에다가 정년퇴임을 하는 시기라서 마음도 찹찹하다.
야근 후 강박관념에 토끼잠에서 깨어나 일일 운동으로 가야산을 다녀 온후 곧바로 호미곶을 향해 출발이다.
사람 마음이 참 그렇다.
새해 기운과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나선 여행길이 사소한 말 한마디에 토라져 눈을 감아 버린 마눌은 생명의 경시나 다름없어 보여 참 마음이 참 복잡해진다.
서로간 좋다고 나선 길이였는데 존재의 가벼움 때문이다.


어쨌든간 나의 지론은 술자리와 여행은 즐거워야 하기 때문에 해맞이광장 도착하여 액운을 날려 버리고 실핏줄까지 신선함으로 치환하여서 상생의 손 앞에 선다.

 


일본에 7.6규모의 강진여파로 쓰나미가 몰려 온다 한들 푸른 동해는 변함이 없어 보이고 새우깡을 향해 돌진하는 갈매기들에 비상이 생생한 삶의 현실성이다.

 

 

 


망망대해 속에 멍울져 있던 앙금마저 흘러 보내 버리고 해파랑길에서의 추억 되새김질에 들어간다.

 


펄럭이는 해파랑길 표지만으로도 충분한 감정이입이 된다.
포항으로 전근한 동기와 하룻밤을 지새웠던 모텔도 조식을 하며 해장술에 마냥 기운찼었던 순간들 마저도 어제의 일인 듯 생생하다.
해안로와 광장을 휘휘 돌아 해파랑길을 되짚어가면서 구룡포로 이동한다.

 


아홉 마리의 용이 승천한 포구란 구룡포는 용띠 해에 찾은 것은 아주 적절하긴 한데 승천하여 사라져 버린 용을 시림들은 왜 숭배 하는지는 모를 일이다.
일제 수탈의 현장인 군산이 그렇고 이곳 구룡포에 일본인 가옥들은 총독부건물을 부수고 경북궁을 복원하듯 사라져야 할 치욕의 현장들 인데도 떡 하니 포항 12경에까지 들어가 있어 민족성의 의문 중 하나다.

 


계단의 끝자락이 드라마로 인하여 포토존이 되었는데 드라마가 우리의 문화를 대변하듯 하는 것도 맘에는 들진 않지만 뷰 만은 그림만 같아 구룡포항이 눈앞에 펼쳐져 있는 명소다.

 


용의 허리에 올라 타 아홉마리 용을 제압하고 청룡을 가운을 빼앗아서 수련관으로 이동한다.

 

 


해파랑길의 사진첩에서 추억 속을 헤집던 수련원에 도착하니 어느새 어둠이 내려 앉고 있다.
창밖의 풍경을 가만 바라 보며 유수와 같은 세월에 밀려서 어느새 정년을 한 동기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자니 현실감에 만감이 교차되지만 인연이란 울림이 있어 참 좋다.

 


동기 부부와 만나 구룡포 번화가로 이동을 한다.
어둠은 모든 것들을 지워 놓았고 34년의 세월을 새롭게 각색하고 각본 시켜서 우리들의 푸르렀던 청춘 드라마를 완성해 간다.
동기의 갓난 아기가 사회생활을 하여 찬조 출연까지 하였으니 우리들의 성장 드라마의 열연에 소품인 소주병이 쓰러지고 결국 2차로 이어져서 밤이 깊어 간다.
결국 주인장의 눈총에 맞아 비틀거리며 거리로 나오니 불빛만이 차가워진 겨울 밤을 지키고 있다.
이젠 체력이나 정신력으로 버텨 내는 데는 스스로가 한계를 느끼고 있지만 우정이란 이완제가 자꾸만 노래방을 찾게 만들고 있는 아쉬운 헤어짐이다.
그 와중에서도 동반자는 서방의 룸 술을 챙기는 센스쟁이다.
오션뷰 라지만 파도소리를 권주가 삼아 몇 잔 마시다 보니 따스함이 침대로 끌어 들인다.

 

 

 



애당초 깊은 수면을 기대 하지도 않았지만 악몽과 씨름하다 깨어 나니 일출시간이다.

 


바다는 어스름 속에서 잠잠하기만 한데 어째 해는 올라 올 기미 조차가 없어 보여 해무 층에다 기대를 걸명서 통창이 있는 목욕탕으로 이동한다.
현실을 말해주는 듯 흐린 유리창을 닦아내면 또 다시 뿌옇게 덧칠이 되어 세상 풍경을 지워 놓고 있다.
매일 뜨는 해를 오늘에서야 기를 쓰고 볼일도 아니다.


바다가 펼쳐진 뷰에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있는 식당에서의 조식이 럭셔리한 호텔 보다 낫다.

 


숙취 속에서도 음식을 넘기고 있으니 오늘의 여행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고 산책 삼아 밖에 나가니 빗방울이 돋더니 룸에서는 유리창에 사선을 긋고 있다.
아무래도 오늘은 비가 여행에 동행을 해야 될성 싶었는데 싫은 기색을 눈치 챘는지 비는 그치고 찬바람이 틈새를 메운다.

 


퇴실을 하고 선물용 과메기를 구입하여 동해안 드라이브에 들어 간다.

 


집사람은 영웅담과도 같은 나의 애기를 경청하고 간간이 화답까지 하여 어제 보다는 한결 부드러워진 여행길이다.

 


보물 찾기를 하듯 해파랑길의 추억들에 들춰지고 있고 쏠쏠한 이야기가 재생되고 있는 해안 드라이브다.
해외 여행시에도 놓치지 앗았던 새벽 운동과 만보 걷기는 해수욕장과 해안길을 걷는 것으로 대체되어 부부만의 추억의 씨앗들을 심어 놓았고 퇴직 후에는 파릇한 싹이 올라 있을 것이다.

 


해파랑길에서 친구들과는 조그마한 이탈도 허락하지 않겠다며 고집을 피워서 서로간에 불화의 원인이 되었던 순간들이 낯부끄러워지고 있다.

 

 


감포에서 등대 체험을 하고 문무왕이 왜병을 진압하고자 지었다는 감은사지에서 탑돌이를 하며 건강을 소원해 본다.

 


문무대왕릉의 기운을 듬뿍 받기 위해 봉길대왕암 해변으로 들어 간다.
일단은 민생고 부터 해결하자......
증화요리로 지나 온 흔적들을 답습하고 새우깡으로 갈매기들을 불러 들여 바닷가의 추억을 재생 시킨다.

 


하얀 물결이 문무대왕릉의 바위에 부서지고 있고 해변에는 바다에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는 문무대왕에 의탁하려는 무속인들이 있어 좀 거시기 하다.

 

 


원전으로 인하여 해파랑길은 해안로를 따르지 못하고 봉길터널을 통과하여야만 하는데 2430m를 걸어서 가려는 나와 버티려는 친구들과의 팽팽한 대치가 있었던 곳으로 차로 이동하고 있자니 나의 무모함이 증명 된다.
나아해변으로 나와 주상절리전망대를 찾는데 주차공간이 없어 하서항까지 와 버렸다
바닷가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놀며 즐기고자 했었던 것을 귀가 시간이 발목을 잡는다.
결국 시간관계상 어쩔 수가 없지만 주장절리대는 주마간산으로 보고 나머지의 여정을 접는다.

 

 


언제나 운전은 나에게 크나큰 도전이나 다름없다.
마나님이 졸음방지용으로 새 먹이처럼 먹여 주는 간식 거리 조차도 부담스러울 만치 운전에만 집중하다 보니 몹시도 피곤한데 대개를 먹으로 오라는 어머님의 호출이다.
어제 원산지인 구룡포에서 박달대게와 대게로 배를 채운 우리로서는 몹시도 송구스러워 동해 여행을 비밀에 붙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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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년 여수 가족여행 ***
-.일자 : 2023년 12월 9~10일(1박 2일)
 
울 어머니의 자식 사랑은 무한대인데 난 어째 자식이 전생의 빛쟁이라도 되는 듯 아이들에게 원칙과 실익을 따지고 있다. 참으로 의문이다.
어머니가 밭을 일구시면서 매번 챙겨 주신 것도 귀찮아서 짜증을 내곤 하는데도 아랑곳 없이 푼푼히 모아 두셨던 돈을 쾌척까지 하신다.
하여 어쩔 수 없이 가족여행을 계획하게 되었고 여행지가 전라도와 경상도를 넘다 들다가 접근성을 따져 여수로 가닥을 잡았다.
먹거리와 놀거리가 있는 시내권을 선호하다 보니 펜션 보단 호텔이고 가족여행의 격을 높여 소노캄 여수로 결정하고 나니 얼마 전 결혼 통보를 한 딸이 생각이 나서 가족 소개 겸 여수로 호출을 한다.
여수야 이웃 동네 지만 동생이 군산에서 내려 왔고 여행이 주는 즐거움은 야근 후의 피곤함을 잊게는 하지만 은근 예비사위를 맞이해야 하는 고민도 있다.
오늘의 지구전에 대비하여 가야산에 올라 체력을 다져 여수로 향한다.
날씨 마저도 포근하여 봄날만 같은 날의 축복된 가족 나들이다.

 

오후 1시부터 얼리체크인이 가능하다고 하여 객실 선점을 위해 점심도 거른 채로 체크인을 하는데 법인은 객실 선정이 제한되어 있다니 우린 잠만 자면 된다는 차체 처방으로 위안을 할 수밖에 없다.
우선은 민생고를 해결하기  위해 음식을 한가득 챙겨 오신 어머님의 정성을 무시하고 돌산 굴전리의 굴구이집으로 이동한다.
검색하였던 굴구이집이 다른 집에 비하여 좀 썰렁하여 걱정을 하였는데 깨끗하게 세척되고 바다에서 막 건져낸 듯한 신선함과 탄력있는 우윳 빛 비주얼에 손은 쉼 없이 움직인다.

 

돌산의 마트에서 술과 안주류를 잔뜩 사서 호텔에 입실을 하여 상황 파악을 한 후 느긋하게 입실주를 마시면서 여동생과 딸을 기다린다.
동생 부부가 한식집을 예약하여 놓았다니 더이상은 배가 부르면 안 되는데 이 넘의 술이 신경을 마비시켜 놓아서 양 조절에 실폐다.
아 쪼그만 먹으랑께....
분위기 좋고 기분 좋은데 한 병만 더 마셔요, 공식적인 자리이니 만큼 제수씨도 못 말리는 동생이다.

 

일하는 시간이 이렇게나 빨리 지나 가면 얼마나 좋을까?
시간은 후딱 지나가고 택시를 잡아 한식집으로 이동을 하여 온 가족이 합체 된다.
첫 만남인 예비 사위는 바짝 긴장을 하여 손을 떨지만 그런대로 잘 대응을 하고 있고 새식구를 맞아 들이는 가족들도 만족하는 분위기다.

 

 

 

역시나 술은 우리들을 허물없게 만들어 또 하나의 가족 됨을 축하하는 자리로 급 발전을 하여 여수 밤바다로 향한다.
낭만포차가 다리 밑으로 이전한 후의 여수밤 바다는 예전만 못하다.
화려한 조명이야 밤이 빛나는 광양만 못하고 이 여수가 아름다운 것은 이렇게 가족이 함께 함이다.
추억 쌓기는 각자의 몫일 것이나 이 순간만은 훗날 의미 있는 날로 기억되지 않을까?

 

호텔은 레온 빛으로 화려해졌고 로비의 트리는 크리스마스에 온누리에 축복과 희망이 우리 가족 모두에게 전해지는 것만 같다
조카들이 꽃바구니도 준비해 주었고 여동생의 케익 준비로 뒤 늦은 어머님의 생신 축하를 한 후 이바지를 준비해 온듯한 예비신랑의 선물을 개봉하는데 꽤나 정성이 들었지만 이미 배가 포화상태인지라 손을 대지 못한게  미안스럽다.
밤늦도록 얘기 꽃을 피우다가 객실의 한계로 여동생이 귀가하고 짧아진 밤의 끄트머리에서 잠자리에 든다.
언행은 인격을 고스란히 드러내게 되어 있는데 예비사위를 테스트 하다가 오히려 우리가족의 취부만 들어낸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는 밤이다.

 

 

 

 

 
 
 

당연히 객실에서 편안하게 일출을 감상 한다는 것은 계획 이였을 뿐이다.
졸린 눈을 비비 가며 방파제를 따라 오동도로 들어간다.
오동도는 여수 관광의 필수라 많은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고 동백나무 그늘로 어두침침한 숲에 붉은 장미가 가로등 마냥 매달려 있을 뿐 동백꽃은 아직 멀었다.

 
 

바라 본 엠블호텔이 참 멋찌다.
아이들을 호실로 불러  간단 조식을 하는데 어젯밤의 과음에도 불구하고 맛나게 먹어 줘 이쁘다.
퇴실시간까지 호텔에서만 머무는 게 밋밋하고 가족들 간 추억을 남기기 위해 다시금 오동도로 향한다.
평소라면 오만상을 썼을 딸 마저도 잘 따라주고 있고 다들 웃음꽃을 피우고 있으니 나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동백숲 속의 자연 카페에서 커피에다 가족간의 유대감을 희석하니 달콤함이 온몸으로 스며든다.

 

매일이 맑은 날만 지속된다면 사막이 되듯이 매번 만나지는 못하지만 이번처럼 여행을 통해서라도 핏줄의 소중함을 느껴야겠다.
이것 또한 어머님이 베푼 커다란 은혜 중에 하나다.

 

우리가 차문을 닫다가 손가락을 찍을 만큼의 나이가 들어가고 있고 삶들이 제아무리 팍팍할 지라도 가족은 든든한 버팀돌이 되고 오직 자식 편인 어머님이 있어 우린 행복하다.
늘 내 곁에 있을 것 같지만 어느 날 뒤돌아 보면 많은 것들이 곁을 떠난다.
어머니의 늙어 가신 모습이 서럽지만 사랑할 수 있을 때 또 아껴 줄 수 있을 때 우리 맘껏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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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 : 2023년 11월 21일
-.서해랑길 58 코스 : 무창포해수욕장-죽도 상화원 입구-대천해변(9.7km)

희뿜하게 밝아 오는 창 밖으로는 불을 밝힌 고갯배들이 수평선을 그리고 있고 어젯밤은 피로누적과 과음 등으로  깊은 수면 속에들 뻐져 있어 침대에서만 꼼지락거리다가 불을 밝히니 맥주와 안주가 그대로 남아있어 참 난감하다.
도대체가 어젯밤 우리 무얼 했었지…….

 

오늘 걸어야 할 거리가 28km의 장거리임에도 애초에 김하사님이 픽업을 해주기로 했기에 우린 갈데 까지만 가면 된다고 이미 마음안에 한계 리미트를 정해 놓았기에 누구 하나가 서두르는 사람은 없다 해도 저 맥주는 내가 짊어질 몫이라서 어떻게든 소비를 시켜 줘야만 한다.
한 병에 부사방조제가 메워지고 또 한 병에 필수경유지 2개가 지워져서 택시로 무창포해수욕장까지 이동하기로 합의를 본다.
어차피 처음부터 다 잇지 못할 것이라면  마지막인 대천해수욕장까지 가는 게 맞다. 

 

 

택시로 부사방조제를 넘어 서천에서 보령으로 들어섰고 허허 들판을 달려 무창포해수욕장에 도착한다.

 

주군의 트랙이 새빨갛다.
너 도대체 어젯밤에 어딜 그리 헤매고 다녔던 거냐?

 

아침에 해장술로 과열된 열기를 바닷바람이 식혀주었고 관광지화된 시설들에서 편안함을 느낀 우린 깔깔거리면서 해변을 걷는데 기분들이 참 좋다.

 

 

신비의바닷길은 열리지 않았지만 우리 신체의 자동전환 센서가 작동하여 관광 모드로 전환이 되어있다.

 
조식을 핑계 삼아 또 분위기주를 겸하는데 우리 이왕 이렇게 된 것 기분 좋게 트러블이 아닌 트레블이 될 수 있도록 하자.

 

무안이 뻘낙지가 유명한데 이곳 무창포는 쭈꾸미가 특산품인지 조형물까지 있다.

 

 

신비의 바닷길과 무창포 낙조 감상를 감상하기에 최고 명소라는 무창포타워를 아이쇼핑으로 지나고 또 즐비한 상가와 수산시장들을 무덤덤하게 지난다.

 

처음 이기에 뒤돌아 무창포를 눈에 한번 더 넣고 무창포항의 다리를 건너며 다음을 기약한다.
이미 몰빵은 팬션을 예약해 놓은 터라 이젠 추억을 되새김질 할 장소가 될 것이다.

 

수산자원연구소에서 차로를 따라 올라 가는데 카페가 있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칠 곳이나 우린 감성을 풀 충전시켜 놓았기에 굳이 야외을 택해 이슬까지 털어내고는 따스한 햇살을 쪼이면서 낭만을 즐긴다.
우리 별로가 아니라 아름답다는 벨라가 맞지?

 

 

도로에서 대천해수욕장의 징검다리쯤인 죽도가 보이는데도 그러려니 하며 용두해수욕장에 내려서는데 무창포에 비해 한갓지고 차분한 모습이 좋다.

 

 

단체복을 입었기에 야영을 하고 있는 분들에게 부탁을 하여 모처럼 사진도 남긴다. 
송림이 우거져 있어 한껏 달아 올라 있던 우리들을 안정 시켜 주었고 마지막 날인지라 여지것 걸어 오는 동안에 큰 트러블이 없이 잘 하고는 있었는지를 자문자답 하게 된다.

 

 

쪼그만 바위가 신랑,각시 바위의 전설을 만들어 놓았는데 참 그 넘의 사랑타령은 어딜 가나 있다.

 

 

바다로 길게 다릿발이 뻗어 있는 요트경기장을 지나고 남포방조제에 올라 선다.
차로 이 길을 지나면서는 남포방조제가 이곳 용두해변과 대천해수욕장을 잇는 줄은 미처 몰랐다.
활주로처럼 길게 뻗은 방조제길 끝에 공군 시설들이 있다.

 

 

 

휴게소 격인 죽도가 푸른 바다의 단순함을, 들녘에 곤포사일리지가 널린 황량함을 달래준다.

 

 

오리가 수면에 궤적을 남기듯 우리들의 이 족적도 훗날 우리 삶의 한 모퉁이에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보물섬관광지 죽도의 아치가 무얼 형상화했는지 궁금하지만 물어 본들 또 들어가 본들 지금으로서는 별의미가 없어 남포방조제준공비를 끝에서 도로에 내려선다.

 

민박촌 골목을 빠져 나와  해변진입로로 들어간다.

 

대천해수욕장은 회사 알선 리조트가 있어 익숙한 곳이다.

 

유명 해변이라 사람들이 꽤나 많고 상가들도 빈점포 없이 활기가 있다.

 

 

 

 

모래사장을 걷고 상가를 기웃거려 가면서 서해랑길 종점을 찾지만 도통 보이질 않았는데 몰빵이 서해랑길 표시판에서 찾아 낸다.
상가지역이라 지나가는 길손은 반갑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여지 것 이런 곳은 처음이다.  
어째 되었건 계획하였던 구간은 모두 마쳤다.
그저 걷고 먹고 마시는 단순한 일상들이었지만 이런 단순함 속에서 우리를 성찰하고 내면을 들여다 보는 기회였다.

 

이젠 귀가하는 여정만을 남겨 두었고 고마운 김하사님과의 저녁 자리를 함께 하기 위하여 수많은 조개구이 가계들의 유혹에서 벗어나 짬뽕으로 단백 하게 마무리를 한다.

 
 

참 잘 해낸 친구들이 고맙고 이렇게 먼 길 마다하지 않고 매번 운전을 해준 김하사님이 고맙다.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하기 전이 행복하다고 했지만 지금 내 주변에 있는 이런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이 살아 가는 행복이 아닐까?

 

 


-.일자 : 2023년 11월 20일

-.서해랑길 57 코스 : 송석리 와석노인회관-다사항-비인해변-신도리갯벌체험장(15.9km)
-.서해랑길 58 코스 : 신도리 갯벌체험장-띠목섬해수욕장-서도초등학교-춘장대해변(12.5km)

=== 서해랑길 57 코스 : 송석리와석노인회관-다사항-비인해변-신도리갯벌체험장(15.9km)) ===


호텔을 나와 조식을 챙겨 먹고는 택시에 올랐는데 이동 방향을 이상 하게 여긴 몰빵 덕에  목적지를 수정하여 송석리마을회관에 도착한다.
어제 마무리를 짓지 못한 채 택시를 탔었고 애초 계획시에 오기를 한 탓이였는데 공계롭게도 또 그런 마을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여간에 주군의 방향회로 시스템는 이미 이때부터 오류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인구는 줄어들고 있고 택시는 그대로라는 택시기사님 말대로 사방은 고요하기만 한데 그래도 할머니 한 분이 있어 떡 나눔을 하고 해변으로 들어 선다.
몹시도 추운 날씨다.

 

갯벌이 길게 들어난 해변을 따라 걷는다.

 

갯뻘 속에서 물을 끌어 올려야 하는 양식장은 물의 공급은 충분하고 경쟁력이 있을까?

 
해변을 벗어나 도로에 올라 서는데 배가 산으로 올라 와 있고 갯벌체험용 수레들 마저도 생경스러운데 서천오션플레이스의 글림핑장에는 송림뿐이다.
차량통행 하나 없는 도로와 인적 없는 인도에는 수풀만이 자유롭게 자라고 있다.

 

판교천을 넘어 한참이나 휘도는 루트를 잘라 먹기로 한다.
해파랑길에서는 두루누비 앱을 사용치 않았었고 순수한 열정으로 무장을 하여 이정표만을 따랐었는데 학습능력이 있는 우리들에게는 역기능이다.

 

새들이 자유로운 하늘길 대신 김 건조장 등을 지나고 논길을 헤매다가 서해랑길과 합류하는데 주군은 이정표상 1km는 단축했다고 말한다.

 

야트막한 언덕을 올라 마을회관에서 그대로 도로를 따르고 있다.
주군아, 그쪽이 아녀 이 아래쪽으로 내려가야 헌당께...

 

뭐든 한번이 어려운 법이다.
마을을 벗어나자 앞에는 공룡알만 즐비한 농로가 곧게 뻗어 있어 눈은 당연스레 게으름을 피우게 되어 있고 우린 이를 회피하게 위해 방조제로 붙어  다사 2리 삼거리에서 합류한다.
모처럼 사람들의 분주한 움직임 속에는 김발이 손질되고 있고 우린 뻘쯤스러움에 간이주점인 슈퍼를 지나쳐 어촌체험관광안내소 앞에서 쉼을 한다.
시커먼 갯벌이 햇살에 반짝이고 있고 그 속을 가만 들여다 보면은 수많은 생명체들이 꿈틀거리고 있는 광활한 생태계다.

 

 

다사항입구의 배들은 갯벌에 박혀 폐선처럼 기울어져 있고 전광판을 보며 입맛을 다셨던 건물은 다사항팬션이라서 헛물만 켰다.

 

다사항에 철새나그네길이 열려 있고 밀물이 철썩 이면서 자갈을 씻어 낸다.

 

 

해변길이 돈 좀 들었다는 걸 느낄 수 있을 만큼 정성을 들였는데 파도에 휩쓸려서 구조물들이 깨지고 이동로가 파헤쳐져 있어 흉물이 되어 간다.

 

갯바위에서 관광객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무엇을 흔들면서 먹을 수 있는 것이냐고 물어 온다.
우린 시방 서해랑길을 걷고 있으면서도 이런 갯바위도 처음이고 또 전라도에서 와서 아무것도 몰라요~~

 

탐방로가 끝을 맺고 길다란 백사장이 펼쳐진다.

 

길은 송림을 놓아 두고서 굳이 야자매트까지 깔아서 해변을 조망하게 만들어 놓았는데 서해랑길을 걸으면서 모처럼만에 밀려 오고 밀려 가는 파도소리에 제대로 해안을 걷는다.

 

해변의 끝자락에 아른거리는게 있어 갯벌체험객들 아닐까 여겼지만 바다에서 배를 건져 내는 견인 수레 들이다.
장포항에는 뻘에 박혀 움직이지 못하는 배들이 가득하고 육지에는 소유를 표시하는 알록달록한 깃발들로 무당집 같다.

 

도로에 접하자 서해랑길이 양식장을 경유하여 내륙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다.
이때쯤에는 새참을 먹어 줘야만 하기에  간판을 보며 부녀회에다 전화를 넣었으나 정작 가계를 찾지 못하였고 우리들의 염력이 닿았는지 신기루처럼 구판장이 나타난다.

 

가계에서의 음식섭취는 불가인데 나그네들을 위해 스스럼 없이 자릴 내주고 짱아치까지 안주로 내어 준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인지라 인생 강의를 들어야만 하여 우린 격한 반응으로 화답하며 장단을 맞춘다.
사람 왕래가 그닥 없는 외딴섬 같은 어촌에서 우리가 우울증을 예방하는 처방전이 되었고 여자는 어디서든 잘 살아 갈수가 있다는 걸 체감한다.

 

하~공기가 상큼하고 세상이 참 아름답게 보인다.
우린 인생이 아닌 서해랑길의 정도를 벗어나 도로를 따르고 있지만 송림과 야영장과 화장실까지 갖춰져 있는 이 길로 왜 서해랑길을 긋지 않았는지 의구심을 가진 채 바닷길이 놓여진 할미섬을 조망하면서 비인해변으로 들어간다.

 

분재만 같은 당산바위가 발길을 붙잡는다.
바위가 외로워 나무를 붙들고 있는지 나무가 의지를 하고 있는지 삶의 강인함과 생명의 연속성이 신비롭다.
애처로움은 나의 몫이 되어서 차라리 저 만치에 생명체 하나 보이지 않은 외딴섬이 더 아름답게 느껴짐 이다.

 

 

 

해변의 한 가계로 사람들이 몰려 들어가고 있다.
퇴색된 간판이 울 동네 노포의 마케팅만 같고 주 메뉴가 바지락칼국수인데도 주군의 기치로 생굴을 추가 했지만 어디 조개들을 까 봤어야 묵지~~

 

기분 좋게 서천해변을 걷는다.
햇살이 따가워서 새빨개진 얼굴은 보는 사람이 없으니 굳이 위장을 하지 않아도 된다.
지평선에 청춘 남녀의 사랑 얘기가 있는 쌍도가 자꾸만 눈길을 끌고 있다.

 

 

꽤나 드넓은 해변광장에 서해랑길 스탬프가 있다.

 
 
=== 서해랑길 58 코스 : 신도리갯벌체험장-띠목섬해수욕장-서도초등학교-춘장대해변(12.5km) ===
 
캠핑장이 있지만 철이 지나 운영 여부조차가 의문이고 선도리갯벌체험장은 갯벌에서 나오고 있는 트랙터가 말해준다.

 

드넓은 해안에는 썰물이 빠져 나가며 모래 위에 물결을 그대로 남겨 놓았다.
서핑을 하듯 모래 물결 위를 유영하다가 몸무게만 들통이 났고 양말까지 젖어 손실이 크다.
해안에는 갯벌체험이 아니더라도 조금만 눈길을 주면 살아 있는 조개와 소라 등이 있는데 채취를 한들 먹을 방법이 없다.

 

 

해변을 가로 질러서 쌍섬을 놓아 주고  도로에 올라 즐비한 펜션들의 쓰잘데 없는 수요 걱정을 하여가면서 갯벌전망대로 들어 간다.
오성급에 버금가는 자연 속의 시설로 오침 하기가 딱 이다.
행복한 사람이 시간을 보지 않는 다지만 우리의 여정 또한 밤이 되어야만 끝을 맺으므로 시간은 볼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 

 

주군아 그쪽이 아니란다...
월하성갯벌체험장으로 이어진 도로를 따르다가 숲길로 들어 간다.
숲으로는 울타리가 쳐져 있고 비포장로에 웅덩이가 파이고 질퍽거려서 갈지자로 겨우 빠져 나오니 시야가 트이면서 해변이 아득하게 펼쳐져 있다.

 

 

띠섬해변이다.
해변으로 들어가 모래밭을 걸어도 푹신할 뿐 빠지지 않으니 걸을 만은 하지만 너무 너무 길어서 지루 하다.
숲 속을 기웃거려 봐도 길은 없고 모래에 찍힌 새 발자국을 벗 삼아 이 지루한 모래밭을 야금 야금 좁혀 간다.

 

생각할 것도 후에 무얼 기록 할 것도 없는 무상무념으로 모래 밭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걷고 있다.

 

서로 같은 점은 구하고 다른 점은 놔두라고 하는데 모래밭을 하염없이 걸어야만 하는 것은 다를 수가 없다.
앞에 서천화력발전소가 기준점이 될 뿐이고 광활한 갯벌에서는 어민들이 조개를 채취하고 있고 새들마저도 간섭하지 않는 지루한 길이다.

 

잠깐 모여 휴식을 취하고 야영장에 침대며 TV까지 갖춰져 있는 텐트에 부러운 눈빛을 교환하며 도로로 탈출을 하여 서천서부수협에서 삼각형의 꼭지점을 찍는 홍원항 필수코스를 이탈하기로 한다.

 

마을길을 따라 춘장대해변으로 접근하는데 무인텔이 포착되고 음식점들도 있어 오늘밤의 보험은 들어 놨고 을쓰년 스러운 기온 속에서 도로에 휩쓸리고 있는 나뭇잎은 지난 한여름의 뜨거웠던 열기들을 쓸어내 쓸쓸하기만 하다.


순천만정원의 쌍 풍차가 여기에도 있다. 

 

인적이 끊기고 차량통행이 없는 드넓은 춘장대해수욕장은 우리를 초초하게 만든다.

 

아직 서해랑길안내판을 찾지 못했는데 주군은 자꾸만 모텔에 관심을 두며 뒷걸음 치고 있어 겨우 겨우 달래어 춘장대해변을 빠져 나와 인증을 완료 한다. 
여전히 주군은 지나 왔던 길에 미련을 접지 못하고 있지만 내일의 29km의 장거리를 염두 해 둔다면 한발이라도 더 전진하는 게 맞다.

 

그토록 염려했던 모텔과 음식점이 있다.
심리적인 압박감에서 해방이 되었는데 간판만 켜져 있을 뿐 영업 안 한지가 꽤나 된 것 같아 힘이 빠진다.

 

우리에게 있어 숙소와 음식점은 필수 항목이라 이젠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
더 이상 진행을 하면 막막한 부사호방조제임을 모두가 알고 있기에 초조감을 더하는데 방조제직전에 모텔이 있어 구사일생한 느낌이다.

 

숙소를 찾아서 다행이고 한 구간을 무사히 마친 해방감에 숙소에서의 해넘이도 건성으로 쳐다 보고는 곧바로 음식점에 들어가 한솥 밥을 먹는 식구가 된다.

 

 


3박4일의 마지막 밤이자 일탈의 종지부를 찍는 게 아쉬워 슈퍼에서 맥주를 구입하고 치킨을 배달시킨다.

 

-.일자 : 2023년 11월 19일

-.서해랑길 55 코스 : 진포해양테마공원-경암동철길마을-사비공원-금강하구뚝-장항도선장입구(14.9km)
-.서해랑길 56 코스 : 장항도선장입구-옥남1리(???? km)
 
=== 서해랑길 55 코스 : 진포해양테마공원-경암동철길마을-사비공원-금강하구뚝-장항도선장입구(14.9km) ===
 
호텔의 룸이 럭셔리 하다지만 잠자리 이였을 뿐이고 창 밖으로 근대화문화거리가 들어 나기 시작할 즈음에 호텔을 나서 콩나물국밥으로 조식을 한다.

 

이곳은 특이하게도 비빔용 그릇이 따로 나오지만 우리의 식성에는 맞지가 않은데다가 모주 마저도 식욕을 끌어 내지 못하고 있는데 주인장의 자부심만은 대단하고 배낭이 있는 우리가 부러운지 곁을 맴돌면서 과거를 회상하고 있다.

 

55코스의 재 인증을 위해 진포해양테마공원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조식을 하는 가계들이 많아서 항상 배고프고 술 고픈 우리들에게는 유토피아와 같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재인증을 하고 달팽이와 같은 내 삶의 짊을 들쳐메고서 서해랑길을 이어간다.

 

진포해양공원에는 전함과 탱크 등이 전시 되어 있다.
왜? 뜬금없이 이곳에 비행기 등이 있을까의 의문점은 고려수군이 왜구의 전함을 함포로 공격하여 승전을 한곳이라지만 뜬다리는 일제 강점기에 쌀과 물자를 수탈했던 역사의 뼈아픈 장소가 된다.

 

해변을 따라  가지만 가림막 뒤에 갯벌에 묻혀 있는 배들만이 보이고 우측에 부속품가게들은 옛 전성기를 말하고 있는 상징성이다.

건물을 개조한듯한 군산베어포트가 나오는데 군산 초뺑이들을 한꺼번에 다 수용해도 될 만치 규모가 크다.
어제 알았더라면 우리도 군산의 지역경제에 한 몫을 보탰을 것인데 아쉽다.

 

곧바로 건너는 다리를 굳이 놔두고서 마을 골목으로 들어 간다.   삽화와 벽화가 마을의 역사와 이야기를 그려 내고 있고 자연스레 서래포구로 이어진다.
포구는 한적하기만 하고 주변의 건물 들은 전시관 등으로 변신을 했는데 세월만 느껴지는 구도심이다.

 

 

도로 건너 건너편에는 군산경찰서와 교복대여점 등이 있는 경암동철길마을이 순천의 드라마셋트장 같이 쭉 이어지고 있다.
구 도심의 한계도 여기까지 뿐인 듯 폐 상가들이 즐비하고 이들을 흡혈귀처럼 흡수하고 있는 듯 이마트의 규모가 크다.
퇴락하고 있는 나의 현실성과 닮아 배가 아팠나?
정신까지 혼미해지니 어쩔 수 없이 구급대로 뛰어 들어가 급한 걸 해소 하는데 얼마 후 주군이 야전 숲으로 스며든다.
아마도 어제 뒤풀이로 먹은 조개구이가 우리들의 식성에 맞지 않아 탈을 일으켰지 싶다.

 

어쩌다 알바 구간을 회복하여 금강산책로에 붙는다.

 

 

금강이 전북과 충남을 가르고 바다 건너편으로는 우리가 진행해야 할 55구간이 역방향으로 흐르고 있는데 동백대교만 건넜더라면 금방이었을 거리를 우린 우직하게도 서해랑길을 따르다 보니 저 아득하기만 금강하구뚝을 건너야만 한다.
시커먼 뻘밭에서 물새만이 자유롭고 갯골이 지렁이처럼 강으로 스며들어 형체를 감추고 있다.
보행로와 자전거로를 구분하고 공원이 완충지대 된 금강산책로는 많은 사람들이 제가각의 방식으로 운동을 하고 있어 활기가 있다.
모처럼 화장실을 만난다.
결국 몰빵까지 생리현상에 합류하여 우리는 하나라는 공동체가 되어 있었고 동질화에  발바닥도 함께 따끔거린다.

 

언제나처럼 발걸음은 정직하여 어느새 금강하구뚝이 앞에 다가와 있고 주군은 강과 바다의 경계를 수변에 자생하는 갈대로 정의를 내리는데 수궁은 가나 긍정은 하기 삻타.
군산은 우리 노땅들에게 있어 군산상고 야구로 각인되어 있고 야구장에는 생활 야구팀들이 제법 프로 수준이다.
최무선의 진포대첩을 기념한 진포대첩기념비의 다양한 형상물 들은 대포를 빼면 도무지가 난해하다.
다만 진포가 군산의 옛 지명이란 것만 알았으면 됐다.

 

 

금강뚝 유원지는 폐가처럼 썰렁하기만 하고 올라 선 금강하구뚝은 농공업용수와 역류방지 기능 외에서 철도까지 있는 복합 뚝이고 철새들의 아지트다.

 

 

 
 내달리는 차들의 소음에 대화도 단절되고 정신의 산란 속에서 충남의 서천땅으로 넘어선다.

 

행정적인 경계이지만 접도 지역이라서 그런지 제방에는 쓰레기가 쌓여 있어 흉물스러우면서도 푸른 강물과 충청도가 안기는 여유로움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점심은 이른 시간이나 울 몰빵 총무님이 짬뽕을 먹자고 하니 속을 다스릴 겸 하여 찾아 들었지만 가계가 닫혀 어쩔수 없이 먹거리타운까지 이동하기로 한다.

 

김인전공원에 캠핑하는 사람들이 많아 죽순처럼 솟아 나는 아파트뿐인 우리나라의 주거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강 건너로 지나왔던 군산을 조망하면서 걷는다.
갯벌 사이로 도랑처럼 흐르는 물줄기와 억새가 군산과의 경계를 짓고  도로 건너편에는 오리를 형상화해 놓은 소공원이 있다.

 

막상 기대가 컸던 먹거리타운은 대부분이 폐업을 하여 흉물스런 건물들이 많고 우리들이 선호하는 가계들도 아니라서 그냥 지나친다.

 

 

걷는데 만은 자신들이 있었는데 다들 힘에 겨워 양말까지 벗고 피가  몰려서 새빨개진 발의 과열을 시킨다.
날씨도 춥거니와 톡톡 불거져 나온 힘줄이 괴물처럼 흉물스러워 보여 오래 쉬진 못한다.

 

우린 출발하면 이슬이가 아니면 물 한금을 마시질 않은 습성이라서 쫌 이른 시간이지만 수분 보충을 핑계 삼아서 음식점에 들어간다. 
얼큰한 부대찌개가 어제의 찬 기운을 중화시켜 놓아 속이 좀 편해 지니 술이 술술 넘어가 뼈탕을 추가해 오버해 버렸다.
초뺑이임을 감지한 주인장은 경찰서앞에 주점으로 놀러 오라 하는데 우린 그런 부류는 절대 아니다.
저 앞에 동백대교만 넘었으면 금방일 것을 기어코 삥 돌아서 서해랑길을 잇고 있는 우직한 도보꾼 들이다.

 

매일 같이 안부를 묻는 친구가 서천에 있다는 연락이다.
난 서산으로 이동 중이라고 답했었는데 깨댕이 친구가 고향도  아닌 금방에 있으니 아니 볼 수가 없어 종점인 장항항에서 만나기로 약조한다.
동백대교가 강을 가르고 도로 건너편에 동백공원이 있다.

 

항은 꽤나 분빌거라 예상했었는데 그닥 느낌도 없고 선창의 선술집도 빈약하여 일단은 육교아래에서 55코스 인증을 마친다.

 
 
 
 === 서해랑길 56 코스 : 장항도선장입구-옥남1리(???? km) ===
 

도킹을 하듯 친구를 만나고 56구간은 출발도 못한 채 역방향으로 내려 와 근처의 가계로 들어간다.
나잇살이 먹으니 첫만남부터 스스럼이 없는 분위기에 술잔이 오가면서 친구가 몰빵 고향의 아파트를 또 주군의 학교를 건드려 놓아 이분위기 어쩔.......

 

 

우린 1시간 전에도 음주가 있었기에 여차 하면 주저 앉을 기세다.

 

장항 도선장으로 한라 시멘트가 보이고 앞에는 장항제련소의 굴뚝이 높이 솟아 있어 낯선 도시가 더 생경스럽다. 

 

소공원에 들어 서면서 급격하게 전력이 손실 된다.
뚝방이 바람을 막아 주어 주변은 고요 하고 햇살은 따스하여 취침분위기다.
이제 겨우 1.7km 시점인데 어쩌겠는가?
잘 굴러가던 자전거 바퀴에 바람이 빠져나가 힘에 겨워질 때는 새는 구멍을 막아줘야만이 더 이용할 수가 있고 멀리 갈수가 있다.
팽팽했던 감성도 쭈굴쭈굴해져 가고 있으니 우리들에게도 정비를 할 시간이 필요하다.

 

장항송림자연휴양림 갈림길에서 신공을 펼쳐 해양자원박물관으로 직진하기로 한다.

 

해가 기울어 가면서 소류지의 억새가 목화송이처럼 펼쳐져 있어 그 포근함과 푹식함의 연상에 또 수면에 들어 간다.
친구들끼리 집 나와서 노숙하는 사람들이 전국을 통틀어서 몇 명이나 될까?
아마도 우리가 유일하지 않을까?

 

잠깐의 가수면에서 어느정도 회복력이 생겼다.
몸이 기억하고 있기에 꿈결인듯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필수경유지 하나를 찍으며 서해랑길과 합류하는 바닷가에 선다.
이건 서해랑길을 걷는 것도 취권을 수련하는 것도 아니다.

 

해안가의 바람이 제법 차가워졌고 해가 늬엇하여 갈 길을 서둘러야만이 늦게라도 마칠 수가 있다.
골목을 따라서 옥남마을로 흘러 들어간다.
하루가 기울어가고 있는 으슬한 기운에다가 서천읍의 불빛이 하나 둘 켜지면서 오늘은 여시서 쉬어 가라고 붙잡는데 진행해야 할 방향으로는 그닥 희망이 안 보인다.

 

주민에게 진행해야 할 방향의 상황과 숙소 등을 물어 보나 아무것도 없어 유 다.
끝자락인 송석리마을회관에는 유할 곳이 없음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에 밭일을 품앗이 삼아 자가용이라도 택배를 제의하려고 했더니 기꺼이 선배의 택시를 콜 하여 준다.
고맙습니다...뭐 괜찮아 유~~~
두루누비가 우회로를 긋는 원인제공을 하였다면 모처럼 만난 친구와 쓸데없는 수 많은 정보가 연합을 하여 우릴 쉽게 무너뜨렸다.
화합은 하되 정체성을 잃으면서까지 동화되지는 말아야 될 터인데 내일은 내일 생각하자.

 

그새가 언제라고 호텔에 집을 풀어 놓고 또 다시 돼야지에 화합주다.
어째 되었던가 우리들이 이 길을 걸으면서 보고 느끼는 이 모든 것들이 내 삶의 재산이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는데 시간도 많고 돈도 많은 우리는 부자다.
먹을 것 다 묵고 가자....
뭐 괜찮아 유......오늘의 화두가 되어 저녁이 매우 매우 유쾌하다.

 

-.일자 : 2023년 11월 18일

-.서해랑길 53 코스 : 새창이다리-증석교-회현초등학교-백석버스정류장-외당마을버스정류장 (19.6km)
-.서해랑길 54 코스 : 외당마을버스정류장-은파유원지-월명호수-근대쉼터-진포해양테마공원(11.6km)

===-.서해랑길 53 코스 : 새창이다리-증석교-회현초등학교-백석버스정류장-외당마을버스정류장 (19.6km))===
개인 사유들로 인해 서해랑길에 대해 언급조차 없다가 급조되어 김하사와의 출발 시간을 조율해 놓았는데 갑작스런 폭설로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
역행해 오던 출발지가 허리춤의 군산으로 수정되면서 원치 않게 순방향이 되었고 눈과 결빙으로 인하여 곳곳에 사고가 발생되어 오히려 평택보다 더 지난한 시간을 도로에서 허비하고 목숨까지 담보로 걸어야만 했다.

 

 

국도로 갈아 타서  블랙아이스에 차량 제어가 불가함을 목도 하면서는 모두가 공포에 휩싸였다가 겨우 대야면으로 빠져 나오는데 조식을 먹을 데가 없어 지방소멸을 체감한다.

 

그새 따스한 기온이 퍼지면서 주변은 빠르게 원모습을 되찾아 가고 있고 53코스의 출발지인 새창이다리에 무사히 도착한다.
새창이다리는 우리나라 최초의 시멘트다리이고 김제와 군산을 잇는 군산의 시작점이라 의미도 있는데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한 무리의 크린워킹그룹이 차에서 내리면서 정신을 흩트려 놓더니 눈발처럼 흩어지고 우리도 김하사와는 3일후에 조우 할 것을 약조하고는 만경강을 따라서 서해랑길을 잇는다.

 

 

제방과 그 아래로 자전거도로가 나란히 하고 있고 제방은 만경강과 넓은 들판을 조망하기에 좋다.

 

 
시베리아벌판만 같은 무미건조한 뚝방 길이지만 억새와 물새들의 조화로움이 활동사진이 되어 주고 있다.



구름 사이를 비집고 나온 빛내림이 퍼져 나가면서 음지의 눈마저도 녹아 들어 새벽이동에서 보았던 설경이 꿈이 였던지 싶다.
자전거도로는 버섯이 피듯 페인트가 들고 일어나 관리의 부재를 느끼게 하여 다시금 도로를 독차지 한다.

 
 
청하대교를 지날 뿐 갈대와 억새가 공존하고 오리들이 노니는 생태계는 강물을 따라 이어지고 있다.
점차 우리들도 서해랑길에 적응을 해가면서 본연의 모습을 되찾고 있고 도로를 벗어나 자전거도로를 내려 서면서는 가림막을한 질주 말처럼 시야가 한정되어 속도전이 된다.

 

 
 
걸음은 거짓이 없다고 멀게만 느껴졌던 지경교와 증석교는 신기루였던 것처럼 풍경에서 지워져 버렸다.
모처럼의 출동에다가 첫날이라 힘이 넘치고 있는 탓에 속도가 오버하고 있는데도 누구 하나가 제어를 하는 사람이 없고 금강교를 앞에 두고서 우측으로 방향을 꺾어 도로를 벗어난다.

 

논에는 공룡알 같은 곤포사일리지가 널려 있는데 주군은 저 사료가 벼보다 더 가격이 높다고는 하는데 모를 일이다.
근디 배추 포기들은 왜 이렇게나 크고 실한 고추는 왜 매달려 있어서 주군의 궁금증에 우리들이 시달린다.
제발 물어 보질 말고 현상을  파악해서 우리들에게 알려 주면 안되겠니?
논의 젖줄인 배수로에 철망이 쳐져 있어도 마찬가지인데 몰빵이 그 깊이를 감안하여 술 취한 노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용도라고 간단히 정의를 내려 준다.

 


2차선 도로인 옥성 버스정류장을 건너 마을로 진입한다.
공동농기계보관창고에는 트랙터 콤바인 등의 농기계들이 관리되고 있고 커다란 유치원들이 있어 농촌의 현대화를 느끼게 한다.
점심을 먹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나 중화요리집에서 풍기는 냄새에 자극을 회현면의 분식집에서 육계장에 소주로 기분을 워밍업 시킨다.  
한적한 도농지역을 걸을 땐 먹거리가 있을 때 먹어줘야만 한다는 우리들의생존 본능이다.

 

지붕에서 녹아 내린 눈이 빗물이 되어 휘날리고 회현초등학교에서 도로공사중인 비포장로로 들어 서는데 질퍽거림이 눈길보다도 더 조심스럽다.
갯벌체험을 하듯 갈지자로 조심조심 빠져 나와 끝자락에서 주차장을 만나는데 마을이야기가 있는 사오갯샘 우물을 비롯하여 제법 구색은 갖춰져 있다.

 

 

청암산생태탐방로가 해갈을 하듯 몸과 정신을 말끔하게 씻어 준다.

 
어라, 이곳이 군산호수와 연결이 되면서 제법 유원지모습을 갖추고 있어 화장실도 있고 간이 주유소가 있어 여수 할머니의 부추김에 어묵과 참이슬로 차가워진 몸을 덮인다.

 

언제부터인지 구불길이 같이하고 있고 사람들이 제법 많다.
아이너리하게도 군산으로 거처를 옮긴 동생은 지금 광양에 내려가 있고 내가 군산의 대표격인 이 둘레길을 걷고 있다.

 

 
 

 

푸르른 대나무숲과 수북한 낙엽을 주려 밟고 걷는 산림욕길이 군산호수를 끼고 이어 진다.

 

 

시나브로 사목사목 걷는 길이다.

 

늦가을의 정취도 남아 있어 더 없이 좋은 산책로의 끝자락에서 청암산표지석을 만난다.

 

억새로 인하여 가을의 정서가 머물고 있는 군산호수를 내려 와 농로를 걷는다.
서해바다와 함께 하는 길인 서해랑길에서 아직 바다를 보지 못하고 강과 호수와 농로만을 걷고 있다.
산비탈에 골프연습장이 보이고 들판의 끝에는 군산의 시가지가 아지랑이처럼 걸린다.
저 논들의 공룡 알들이 다 부화를 하면 쥬라기공원같은 SF영화처럼 생존을 위한 사투가 일어 나지 않을까?

 

두루누비 루트에서도 별 의미를 찾지 못하여 몰빵의 주도하에 단축 길을 찾지만 별 성과는 없이 2차선 도로에 접속하여 와당마을버스정류장에서 54코스를 마친다.  
오랜만에 코스인증을 하려니 좀 어설프지만 기상악화에 대응하여 급조된 코스를 완주하여 성취욕이 크다.

 
 
 
 
===  서해랑길 54 코스 : 외당마을버스정류장-은파유원지-월명호수-근대쉼터-진포해양테마공원(11.6km) ===

곧바로 도로를 건너 55코스를 이어 간다.
도로가 들판과 아파트 단지를 경계 짓고 있다.
서해랑길은 아파트진입로를 따라 가면서도 표시기와 이정표가 있고 또 두루누비트랙이 안내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

 

완만한 포장로의 산길로 올라 가는데 차량의 통행이 제법 있고 이 길이 은파호수로 연결되어 편의점등이 있는데도 웬일들인지 그냥 지나친다.
그 동안 국토종주의 숙려기간 때문인지 부담감 때문인지는 모르나 찬바람이 쉼을 허락하지도 않고 있다.

 

 

산기슭에 늦단풍이 수면에 아른거리고 산 그림자가 한 폭의 동양화가 되어 단아하다.

 

은파호수둘레길은 몇 번 다녀 봐서 낯이 익는 곳이다.
군산호수는 자연과의 어울림이 있지만 이곳은 농업용 저수지를 공원화시켜 놓았기에 색조화장을 한 여인처럼 이쁘고 또 포근하게 안아 준다.

 

 

나와 주군의 트랙이 따라 오지 않는다.
행정전산망의 불통 영향이려니 하지만 의존증에 자꾸만 져다 보게 된다.
물빛다리를 건너 공원입구에 서자  즐비한 음식점들과 사람들의 들뜸이 호객을 하고 있다.
이런데 선 탁배기 한잔의 낭만은 즐겨줘야 하는데 어쩐지 몰빵이 단호하다.
우린 이 코스의 끝자락을 너무 쉽게 생각해 버린 탓이다.

 

듬치가 한아름씩인 벚나무 길을 벗어나 슬금슬금 고도를 높여 산으로 올라간다.
여지 것 강길과 논길을 걸어 오면서도 불만이 없었는데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산파랑길이 곧 끝날 거란 예상을 깨자 의욕은 싸늘해진 공기처럼 급격하게 냉각된다.  
92m 밖에는 안 되는 작은 부곡산이 힘듦도 이 때문이고 숲의 아늑함에도 전혀 편안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신축 도로가 산을 관통하려는지 출입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이 막아서고 얼마 후 아파트를 보면서 내려서는데 그나마 도로를 끝까지 내려가지 않는 동물이동로가 있는 게 다행스럽다.

 

계단을 따라 태양열집열판이 지붕이 된 배수지를 끼고 올라 간다.

 

편백숲의 산림욕장에는 추위가 선점을 하여 사람들이 얼씬도 안 한다.
산이 적은 군산에서 산은 허파가 되고 호수는 도시인들의 쉼터가 되어 준다.
마른 단풍이 가을을 볼모로 잡고는 있지만 눈까지 내렸으니 이도 얼마 버텨내지 못할 것 같다.

 

 

우리들에게 엉기려는 추위를 뗠쳐내려 서둘러 청소년수련관으로 나왔지만 장명산은 미련스레 우릴 붙잡고 있다.
군산의3.1운동 기념비에 올라 순국선열을 추모하고 장계산을 내려온다.

 

우리가 군산을 너무 쉽게 생각해 버린 탓에 32km의 거리를 오버 페이스를 해 첫날부터 발바닥에 따끔거림이 느껴진다. 
그나 저나 각질을 벗기기 위한 후유증으로 발바닥이 홀라당 벗겨 졌다는 몰빵의 상태는 물어 보지도 못하겠다.

 

구도심이 불을 밝히기 시작했고 일제 강점기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근대문화거리에 내려 와 오늘 유할 곳 부터 찾아 본다.
적산가옥은 가계 등으로 리모델링되어 아픈 기억들을 지워 가고 있고 우린 이 도시에서 이방인이다. 

 

오늘 몰빵의 지인 찬스가 있어 주군이 약속장소를 검색하는데 지척에 있다고 하니 깃대처럼 솟아 있는 호텔을 쉽게 찾아 들어 말끔하게 씻은 후 진포해양테마공원의 끝자락에서 완료 인증을 한다.

 

 

어라...
우리의 정신회로에도 장애가 발생했는지 위치 검색이 안되고 있어 택시를 타고서야 겨우 약속시간을 맞춘다.
새벽 이동시의 죽을 뻔했던 고비들은 술잔의 부딪침에 휘발되고 반짝거리는 유흥가의 불빛에 우리의 몸도 정신도 흔들린다. 
이 밤, 부디 우리들의 의지만은 잃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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