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동해안 여행 ***
-.날짜 : 2024년 1월 3일 ~ 4일(1박 2일)
-.장소 : 호미곶-구룡포일본인가옥거리-구룡포수련원-장길리복합낚시공원-송대말등대-감은사지상층석탑-봉길대왕암-경주양남주상절리
아무리 개겨 본들 어김 없이 새해는 올 것이고 이미 온갖 언론 매체 에서는 갑진년 푸른 용에 대한 희망 고문을 하고 있으니 세상과 격리 되어 있지 않는 한은 배겨 날 방법이 없기에 나 또한 이에 편승하여 동해안 여행을 계획한다.
운 좋게도 구룡포의 사내휴양시설이 당첨되었지만 막상 운전 기피증이 있는 나로선 연초부터 크나큰 걱정 하나를 스스로가 안게 된 셈이 되어 버렸으니 신년 맞음이 그리 반갑지 만은 않다.
더구나 용띠인 나로서는 육갑자를 넘겨 어쩔 수 없이 회갑 에다가 정년퇴임을 하는 시기라서 마음도 찹찹하다.
야근 후 강박관념에 토끼잠에서 깨어나 일일 운동으로 가야산을 다녀 온후 곧바로 호미곶을 향해 출발이다.
사람 마음이 참 그렇다.
새해 기운과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나선 여행길이 사소한 말 한마디에 토라져 눈을 감아 버린 마눌은 생명의 경시나 다름없어 보여 참 마음이 참 복잡해진다.
서로간 좋다고 나선 길이였는데 존재의 가벼움 때문이다.
어쨌든간 나의 지론은 술자리와 여행은 즐거워야 하기 때문에 해맞이광장 도착하여 액운을 날려 버리고 실핏줄까지 신선함으로 치환하여서 상생의 손 앞에 선다.
일본에 7.6규모의 강진여파로 쓰나미가 몰려 온다 한들 푸른 동해는 변함이 없어 보이고 새우깡을 향해 돌진하는 갈매기들에 비상이 생생한 삶의 현실성이다.
망망대해 속에 멍울져 있던 앙금마저 흘러 보내 버리고 해파랑길에서의 추억 되새김질에 들어간다.
펄럭이는 해파랑길 표지만으로도 충분한 감정이입이 된다.
포항으로 전근한 동기와 하룻밤을 지새웠던 모텔도 조식을 하며 해장술에 마냥 기운찼었던 순간들 마저도 어제의 일인 듯 생생하다.
해안로와 광장을 휘휘 돌아 해파랑길을 되짚어가면서 구룡포로 이동한다.
아홉 마리의 용이 승천한 포구란 구룡포는 용띠 해에 찾은 것은 아주 적절하긴 한데 승천하여 사라져 버린 용을 시림들은 왜 숭배 하는지는 모를 일이다.
일제 수탈의 현장인 군산이 그렇고 이곳 구룡포에 일본인 가옥들은 총독부건물을 부수고 경북궁을 복원하듯 사라져야 할 치욕의 현장들 인데도 떡 하니 포항 12경에까지 들어가 있어 민족성의 의문 중 하나다.
계단의 끝자락이 드라마로 인하여 포토존이 되었는데 드라마가 우리의 문화를 대변하듯 하는 것도 맘에는 들진 않지만 뷰 만은 그림만 같아 구룡포항이 눈앞에 펼쳐져 있는 명소다.
용의 허리에 올라 타 아홉마리 용을 제압하고 청룡을 가운을 빼앗아서 수련관으로 이동한다.
해파랑길의 사진첩에서 추억 속을 헤집던 수련원에 도착하니 어느새 어둠이 내려 앉고 있다.
창밖의 풍경을 가만 바라 보며 유수와 같은 세월에 밀려서 어느새 정년을 한 동기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자니 현실감에 만감이 교차되지만 인연이란 울림이 있어 참 좋다.
동기 부부와 만나 구룡포 번화가로 이동을 한다.
어둠은 모든 것들을 지워 놓았고 34년의 세월을 새롭게 각색하고 각본 시켜서 우리들의 푸르렀던 청춘 드라마를 완성해 간다.
동기의 갓난 아기가 사회생활을 하여 찬조 출연까지 하였으니 우리들의 성장 드라마의 열연에 소품인 소주병이 쓰러지고 결국 2차로 이어져서 밤이 깊어 간다.
결국 주인장의 눈총에 맞아 비틀거리며 거리로 나오니 불빛만이 차가워진 겨울 밤을 지키고 있다.
이젠 체력이나 정신력으로 버텨 내는 데는 스스로가 한계를 느끼고 있지만 우정이란 이완제가 자꾸만 노래방을 찾게 만들고 있는 아쉬운 헤어짐이다.
그 와중에서도 동반자는 서방의 룸 술을 챙기는 센스쟁이다.
오션뷰 라지만 파도소리를 권주가 삼아 몇 잔 마시다 보니 따스함이 침대로 끌어 들인다.
애당초 깊은 수면을 기대 하지도 않았지만 악몽과 씨름하다 깨어 나니 일출시간이다.
바다는 어스름 속에서 잠잠하기만 한데 어째 해는 올라 올 기미 조차가 없어 보여 해무 층에다 기대를 걸명서 통창이 있는 목욕탕으로 이동한다.
현실을 말해주는 듯 흐린 유리창을 닦아내면 또 다시 뿌옇게 덧칠이 되어 세상 풍경을 지워 놓고 있다.
매일 뜨는 해를 오늘에서야 기를 쓰고 볼일도 아니다.
바다가 펼쳐진 뷰에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있는 식당에서의 조식이 럭셔리한 호텔 보다 낫다.
숙취 속에서도 음식을 넘기고 있으니 오늘의 여행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고 산책 삼아 밖에 나가니 빗방울이 돋더니 룸에서는 유리창에 사선을 긋고 있다.
아무래도 오늘은 비가 여행에 동행을 해야 될성 싶었는데 싫은 기색을 눈치 챘는지 비는 그치고 찬바람이 틈새를 메운다.
퇴실을 하고 선물용 과메기를 구입하여 동해안 드라이브에 들어 간다.
집사람은 영웅담과도 같은 나의 애기를 경청하고 간간이 화답까지 하여 어제 보다는 한결 부드러워진 여행길이다.
보물 찾기를 하듯 해파랑길의 추억들에 들춰지고 있고 쏠쏠한 이야기가 재생되고 있는 해안 드라이브다.
해외 여행시에도 놓치지 앗았던 새벽 운동과 만보 걷기는 해수욕장과 해안길을 걷는 것으로 대체되어 부부만의 추억의 씨앗들을 심어 놓았고 퇴직 후에는 파릇한 싹이 올라 있을 것이다.
해파랑길에서 친구들과는 조그마한 이탈도 허락하지 않겠다며 고집을 피워서 서로간에 불화의 원인이 되었던 순간들이 낯부끄러워지고 있다.
감포에서 등대 체험을 하고 문무왕이 왜병을 진압하고자 지었다는 감은사지에서 탑돌이를 하며 건강을 소원해 본다.
문무대왕릉의 기운을 듬뿍 받기 위해 봉길대왕암 해변으로 들어 간다.
일단은 민생고 부터 해결하자......
증화요리로 지나 온 흔적들을 답습하고 새우깡으로 갈매기들을 불러 들여 바닷가의 추억을 재생 시킨다.
하얀 물결이 문무대왕릉의 바위에 부서지고 있고 해변에는 바다에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는 문무대왕에 의탁하려는 무속인들이 있어 좀 거시기 하다.
원전으로 인하여 해파랑길은 해안로를 따르지 못하고 봉길터널을 통과하여야만 하는데 2430m를 걸어서 가려는 나와 버티려는 친구들과의 팽팽한 대치가 있었던 곳으로 차로 이동하고 있자니 나의 무모함이 증명 된다.
나아해변으로 나와 주상절리전망대를 찾는데 주차공간이 없어 하서항까지 와 버렸다
바닷가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놀며 즐기고자 했었던 것을 귀가 시간이 발목을 잡는다.
결국 시간관계상 어쩔 수가 없지만 주장절리대는 주마간산으로 보고 나머지의 여정을 접는다.
언제나 운전은 나에게 크나큰 도전이나 다름없다.
마나님이 졸음방지용으로 새 먹이처럼 먹여 주는 간식 거리 조차도 부담스러울 만치 운전에만 집중하다 보니 몹시도 피곤한데 대개를 먹으로 오라는 어머님의 호출이다.
어제 원산지인 구룡포에서 박달대게와 대게로 배를 채운 우리로서는 몹시도 송구스러워 동해 여행을 비밀에 붙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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