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6월 ~ 23년 12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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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꾸준히 관리 잘 하고 있다... 참 잘 했음 **

 

2023년 일상운동 기록
2023 년 가야산 일반산행 트레킹(도보) 월 TOTAL 비고
01 월 16 3 12 31 한라산
02 월 12 3 13 28 서해랑길
03 월 15 4 12 31 일본 트레킹
04 월 16 1 13 30 부안가족여행
05 월 10 2 19 31 베트남
06 월 17 5 8 30 서울 나들이
07 월 16 1 14 31  
08 월 12 2 17 31 호주
09 월 15 2 13 30 호주
10 월 18 3 10 31 제주도
11 월 12 3 15 30 서해랑길
12 월 19   12 31  
TOTAL 178 29 158 365  
총 운동 횟수   365회      
           
2022년 일상운동 기록
2022 년 가야산 일반산행 트레킹(도보) 월 TOTAL 비고
01 월 17 4 10 31  
02 월 15 3 10 28  
03 월 13 4 14 31 해파랑길
04 월 12 5 13 30  
05 월 16 5 10 31 한라산
06 월 12 1 17 30 해파랑길
07 월 13 4 14 31  
08 월 14 4 13 31  
09 월 12 6 12 30  
10 월 17 3 11 31  
11 월 12 3 16 31 서해량길
12 월 17 0 13 30  
TOTAL 170 42 153 365  
총 운동 횟수   365회      
           
           
2021년 일상운동 기록
2021 년 가야산 일반산행 트레킹(도보) 월 TOTAL 비고
01 월 13 8 10 31  
02 월 15 7 5 27 서울
03 월 15 3 13 31  
04 월 13 1 16 30 해파랑길
05 월 14 5 12 31  
06 월 17 3 10 30 치과 졸업
07 월 19 4 8 31  
08 월 16 3 12 31  
09 월 14 6 10 30  
10 월 11 5 15 31 해파랑길
11 월 14 1 14 29 해파랑길
12 월 15 3 13 31  
TOTAL 176 49 138 363  
총 운동 횟수   363회      
운동 횟수   364회      
           
2020년 일상운동 기록
 2020 년 가야산 일반산행 트레킹(도보) 월 TOTAL 비고
01 월 16 2 9 27 임프란트
02 월 15 5 10 30  
03 월 16 10 5 31  
04 월 15 5 10 30  
05 월 15 7 9 31 태안여형
06 월 19 3 9 31  
07 월 18 2 10 30  
08 월 18 3 10 31  
09 월 20 2 8 30  
10 월 12   19 31 해파랑길
11 월 19   12 31  
12 월 18 4 9 31  
TOTAL 201 43 120 364  
운동 횟수   364회      
운동 횟수 360      
           
           
2018년 일상운동 기록
2018 년 가야산 일반산행 도보 월 TOTAL 비고
01 월 14 5 12 31 한라산
02 월 15 1 11 27 서울이사(아이들)
03 월 11 6 13 30 싱가폴
04 월 10 11 10 31 싱가폴, 서유럽
05 월 10 7 12 29 서유럽,차마고도
06 월 13 3 9 25  
07 월 16 5 9 30  
08 월 14 7 9 30 일본 중앙알프스
09 월 15 4 12 31 제주도 한라산
10 월 17 3 12 32  
11 월 13 12 5 30 제주도 추자도
12 월 17 4 10 31  
TOTAL 165 68 124 357  
운동 횟수 357 회    
           
           
2017년 일상운동 기록
2017 년 가야산 일반산행 도보 월 TOTAL 비고
01 월 15 1 13 29 한라산
02 월 12 3 13 28 제주도(비/바람)
03 월 10 3 9 22  
04 월 11 9 10 30  
05 월 16 6 8 30 제주도
06 월 12 7 11 30  
07 월 13 1 13 27 방콕여행
08 월 17 1 8 26 제주도
09 월 16 3 11 30  
10 월 13 7 10 30  
11 월 14 4 12 30 한라산/우도
12 월 13 5 10 28 서울 출장
TOTAL 162 50 128 340  
운동 횟수 340      
           
2016년 산행기록
2016 년 가야산 일반산행 도보 월 TOTAL 비고
01 월 17 4 7 28  
02 월 12 3 13 28  
03 월 10 6 10 26 처남부고
04 월 15 4 10 29  
05 월 15 8 4 27 중국/무공산
06 월 17 4 8 29  
07 월 16 4 8 28  
08 월 12 9 9 30  
09 월 14 6 10 30  
10 월 11 3 11 25  
11 월 14 5 9 28  
12 월 19 2 6 27  
TOTAL 172 58 105 335  
운동 횟수 335      
           
           
2015 산행기록    
2015 년 가야산 일반산행 도보 월 TOTAL 비고
01 월 15 6 8 29 군산여행
02 월 16 2 6 24 대만여행
03 월 13 7 9 29  
04 월 9 2 18 29 제주도9박10일
05 월 17 4 10 31 부산여행
06 월 17 7 6 30  
07 월 22 4 4 30 몽골/4조3교대
08 월 22 2 4 28  
09 월 17 6 1 24  
10 월 12 7 7 26 중국 장가계
11 월 17 5 7 29 북한산3박4일
12 월 16 3 11 30 제주도
TOTAL 193 55 91 339  
운동 횟수 339 회    
           
           
2014 산행기록    
2014 년 가야산 일반산행 도보 월 TOTAL 비고
01 월 19 2 9 30  
02 월 13 3 9 25  
03 월 13 10 7 30  
04 월 14 4 12 30  
05 월 19 2 8 29 부산여행
06 월 15 5 8 28 중국(화산/태백)
07 월 21 3 5 29  
08 월 19 0 10 29  
09 월 16 6 5 27  
10 월 8 4 17 29 제주도9박10일
11 월 11 9 5 25 제주도2박3일
12 월 15 6 7 28  
TOTAL 183 54 102 339  
운동 횟수 339      
           
2013 산행기록    
2014 년 가야산 일반산행 도보&자전거 월 TOTAL 비고
01 월 13 8 7 28 금호남,여수지맥
02 월 13 6 7 26  
03 월 13 9 7 29  
04 월 17 6 6 29  
05 월 15 7 7 29 키나발루산등반
06 월 18 5 7 30  
07 월 18 4 7 29 진양
08 월 12 10 7 29 일본북알/진양
09 월 15 6 8 29  
10 월 17 6 7 30 진양종결
11 월 19 5 4 28  
12 월 14 6 8 28  
TOTAL 184 78 82 344  
총산행 344 회    
           
2012 산행기록    
2012 년 가야산 일반산행 도보&자전거 월 TOTAL 비고
01 월 13 9 6 28 금호남,여수지맥
02 월 15 5 7 27  
03 월 18 6 6 30  
04 월 13 6 9 28  
05 월 16 6 7 29 키나발루산등반
06 월 14 4 10 28  
07 월 17 3 11 31  
08 월 17 1 10 28 필리핀여행
09 월 17 2 11 30  
10 월 16 4 9 29 부모님 교통사고
11 월 12   10 22 아버님부고
12 월 14 6 10 30  
TOTAL 182 52 106 340  
총산행 340 회      
           
2011 산행기록    
2011 년 가야산 일반산행 도보&자전거   비고
01 월 23 2      
02 월 18 1      
03 월 22 6     땅끝시작
04 월 19 5 2   4조2교대시작
05 월 14 7 8    
06 월 11 7 5(자.2)    
07 월 13 6 7   서울/군산
08 월 13 7 10(자.1)    
09 월 19 3 6    
10 월 15 8 4    
11 월 16 3 10    
12 월 14 6 9    
TOTAL 197 회 61 회 64 회    
총산행 258 회      
           
2010 산행기록    
2010 년 가야산 일반산행 기타(운동)   비고
01월 23 3      
02 월 18 5      
03 월 21 5      
04 월 16 4     중국&일본여행
05 월 23 4 1   마라톤
06 월 20 5      
07 월 19   1   일본여행
08 월 21 4      
09 월 23 4      
10 월 19 7      
11 월 16 5      
12 월 19 7      
TOTAL 238회 52회 2회    
총산행 290 회    
           
2009 산행기록    
09 년 가야산 일반산행 기타(운동)   비고
01 월 10 9     상주근무6일
02 월 14 6     상주근무4일
03 월 14 9      
04 월 21 6      
05 월 23 5      
06 월 15 5     백두산
07 월 25 2      
08 월 24 3      
09 월 20 8      
10 월 22 6      
11 월 23 5      
12 월 20 7      
TOTAL 231 71      
총산행 302 회    
           
2008 산행기록    
08 년 가야산 정맥 일반산행   비고
01 월 20 1 2    
02 월 21 1 1   독감(병원)
03 월 17 3 2    
04 월 15 2 2   부산여행
05 월 20 3 2    
06 월 19 1 3    
07 월 18 4      
08 월 21 1 1    
09 월 16 2 2   1대간9정맥완주
10 월 21 1 6    
11 월 20   4    
12 월 15 1 7    
TOTAL 223회 20회 32회    
총산행 275 회    
           
2007 산행기록    
07 년 가야산 정맥 일반산행   비고
01 월 21   3    
02 월 18 3 1    
03 월 15 6 1    
04 월 18 4      
05 월 14 3 3    
06 월 21 4      
07 월 17 3 3    
08 월 23 1 1   향로봉
09 월 17 3 1    
10 월 21 3 2    
11 월 20 2 3    
12 월 21 2 4    
TOTAL 226회 34회 22회    
총산행 282 회    
           
2006 산행기록    
06 년 가야산 정맥 일반산행   기타(운동)
01 월 21 2 1    
02 월 16 2 1    
03 월 22 3 2    
04 월 14 2 3    
05 월 21 2 2    
06 월 21 - 3    
07 월 19 - 4    
08 월 18 - 3    
09 월 21 1 2    
10 월 14 2 5    
11 월 19 3      
12 월 21 2 3    
TOTAL 227 회 21 회 28 회   1회
총산행 276회    
           
2005 산행기록    
05 년 가야산 호남정맥 일반산행   기타(운동)
01 월 19   4    
02 월 16 1 3    
03 월 18 2 4    
04 월 15 2 4    
05 월 16 2 4    
06 월 15 2 3    
07 월 22 2      
08 월 14 1 4    
09 월 16 2 2    
10 월 15 1 4    
11 월 19 3 2    
12 월 19 3 1    
TOTAL 175 회 21 회 33 회    
총산행 229 회    
           
2004년 산행기록
04 년 가야산 낙동정맥 일반산행   기타(운동)
01 월 15   5   1
02 월 20 1 1   1
03 월 20 3 3   1
04 월 19 1 3   1
05 월 18 2 2   2
06 월 17 3 2   1
07 월 18 2      
08 월 17 2 1    
09 월 11 1 1   1
10 월 18 1 3   2
11 월 16   4   2
12 월 21   4    
TOTAL 210 회 16 회 29   12 회
총산행 255 회    
           
2003년 산행기록
03 년 가야산 백두&낙동 일반산행   기타(운동)
01 월 18   2    
02 월 17   2   1
03 월 22   3   2
04 월 20 3     1
05 월 15 4 1   1
06 월 21 3      
07 월 20 2 1    
08 월 21   3    
09 월 18 1 5    
10 월 20 2 2   2
11 월 17 2 1    
12 월 20 1 2    
TOTAL 229 회 18 회 22 회   7 회
총산행 269 회    
           
2002년 산행기록
02 년 가야산 백두대간 일반산행   기타(운동)
01 월 19   3    
02 월 16 1 1   1
03 월 14 2 3   6
04 월 16 2 2    
05 월 18 3 2    
06 월 17 1 3    
07 월 12 2     2
08 월 15   2   4
09 월 19 2 1   1
10 월 13 3 4   1
11 월 18 3     1
12 월 20   4    
TOTAL 207 회 18 회 25 회   15 회
총산행 250 회    
           
2001년 산행기록
01 년 가야산 백두대간 일반산행   기타(운동)
01 월 20   1    
02 월 19   1   2
03 월 20   4    
04 월 15   1   2
05 월 24   1    
06 월 23   3   1
07 월 20   4    
08 월 21   4    
09 월 18   4    
10 월 14 1 5    
11 월 17 1 3    
12 월 22 2 2    
TOTAL 233 회 4 회 33 회   5
총산행 270 회    
           
2000년 산행기록
00 년 가야산 백두대간 일반산행   기타(운동)
12월 2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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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실 산행 **
-.일자 : 2024년 1월 7일
-.코스 : 영실매표소-윗세오름-어리목탐방센타(11km /3시간 48분) + 어승생악

제주도로 순간 이동을 하여 하룻밤을 호텔내에서만 머물 긴 이번이 처음인 듯 싶다.
갯바위님이 자산어보상에 대형급 물고기들의 지명수배어를 검거하여 그 포획량으로 잔치상이 펼쳐졌고 뭣 모르고 끼어 들었다가 정신 줄을 놓고 깨어나니 아침이다.
우도 여행을 하는 산악회 측에는 미리 양해를 구해 놓았기에 조식을 미리 챙겨 먹고 나서려는데 룸메이트들은 어머니처럼 자기 몫의 삶은 달걀을 챙겨주어 가슴이 참 따뜻해진다.
도로가 젖어 있어 편의점에서 우의를 구입하고 한라병원에서 영실행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은 지루하다.
혹여 시간을 못 맞출 까봐 이른 시간에 나온 탓인데 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한 버스는 만차에 가까워 겨우 자리에 앉아 선잠을 청한다.
우와 몹시도 춥다.
도로 결빙으로 출입을 통제한 듯 택시도 차량도 운행을 하지 않고 있는 2.5km의 도로를 터벅터벅 걸어 간다.
나뭇가지에 걸려 제트기가 이륙하는 듯한 거센 바람소리가 절로 몸을 움츠리게 하고 앞선 사람들의 넘어짐에서 다리에 힘을 바짝 주다 보니 땀이 흐른다.
어제는 정상을 다녀 왔기에 큰 기대감이 없이 그저 술 한잔 덜 마실 거라며 운동삼아 나선 등반길인데 바람에 눈이 실려와 설경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오백나한휴게소의 영실 통제선을 지났으니 산행자체를 걱정할 것은 없고 이보다 더한 악천후는 되려 산정을 천상의 눈꽃세상으로 바꾸어 놓을 것이다.

 

이번 겨울에 아이젠을 처음 착용하여서 그런지 어제 정상을 다녀온18km 의 후유증에 정강이가 아파 온다.
어차피 오늘은 5시 까지만 맞추면 되니 최대한 천천히 걸으면서 한라와의 친목도를 높여 놓아야겠다.

 

백색현상이 사위를 지워버리더니 나뭇가지에 눈꽃이 피기 시작한다.

 

설경이 조망 뒤로 비켜나 있던 어제와는 달리 발길을 붙들면서 눈 마주쳐 주길 바라는 매력적인 풍경에 나는 절제력을 잃어간다.
어제 탕진해 버린 체력을 차용하면서 까지 풍경 속에 빠져 버렸지만 이를 눈치채 버린 자연의 포주는 이젠 그만 가라면서 등을 떠밀고 있다.
조금만 더 있었다 가는 손가락도 가져 갈 기세라 체력고갈의 고통을 감내하면서 어기적 거리며 오른다.

 

등로가 빤이 보여 오르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고산의 원정 팀처럼 멋지게 비친다.

 

오백나한상이 신비로움을 자아내 풍경을 담으려고 해도 손이 곱아 음성명령을 내렸지만 휴대폰 마저 게기고 있어 계속 중얼거렸더니 다가오던 사람이 비켜 간다.

 

어제의 완벽했던 조망과 대비 되는 한라만의 설경은 삐딱해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오고 가는 사람들 때문에 설경과 자꾸만 눈 마주치는 것이 좀 멋쩍지만 나만의 구애는 계속되어 결국 나의 한라를 만들어 놓고는 눈꽃 터널을 벗어 난다.

 

밀애를 할 때가 좋았다.
이젠 한눈을 팔지 말라며 매몰차게 몰아치는 눈바람이 눈을 못 뜨게 만들고 손도 못 꺼내게 올아 메어 죽은족오름은 포기한다.

 

와우....
평소라면 이런 칼바람과 맞서는 것에서도 도전과 승부욕이 있었는데 컨디션이 저조하니 팍 쪼그라들어 실눈만 빠끔하게 내밀어 어리목으로 들어 선다.

 

 

정상 인증은 필수라 온갖 포즈로 추억을 남기고 있는 젊은 처자들에게 사진을 부탁하니 요즘의 트랜드인지 마구 찍어 대며 한장만을 건지란다.
참 풋풋하고 자유로운 영원들이다.

 

대피소는 라면 분식집으로 변해 있고 맛집으로 소문이 났는지 빈자리가 없이 대기까지 있다.
점심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나 딱히 이곳 말고는 없기에 설익은 라면을 먹으며 주위를 살펴보니 새 먹이처럼 쪼아먹고 있는 여성들은 저 여린 육체로 어떻게들 산행을 하고 있는지가 굼궁해진다.
우리의 신체가 천만다행이도 한번만의 배설로 하루를 버틸 수 있으니 다행이지 먹는 족족 배설한다면 이 설산에서는 정말로 끔찍한 일이다.
어쨌든 이곳을 올라온 것은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가진 소유자들이기에 산장은 활기가 넘치고 있다.

 

안면 가리개까지 만반의 준비를 하여 대피소를 나선다.
백시현상으로 보이는 것이 없다.
하늘과 땅이 구분되지 않고 있어 펄럭이는 빨간 깃발이 길잡이가 되어 준다.

 

 

형체가 없는 곳에서 불쑥 불쑥 나타나는 사람들이 귀신이 나타나는 영화 속의 장면인 냥 스쳐 간다.
입김에 마스크도 얼고 눈썹도 하얗게 변한 설인들이 건네는 인사로 동지애를 느끼는 내림길이다.

 

약수터를 지나면서 숲이 지붕이 되어 바람이 잦아 들었고 눈꽃 마저도 사라져 간다.

 

쌓인 눈이 돌길을 완벽하게 평탄화 시켜 놓아 무릎에는 충격을 줄였지만 아이젠은 통증을 가져와 천천히 걸으려고 해도 쉼터마저 묻혀 버려 마냥 걸을 수 밖에 없다.

 

눈꽃도 시들해진 눈밭에 올라 오고 있는 사람들이 설경을 그린다.
우리나라가 치안과 관광인프라가 잘되어 있는지 유독 중국인이 많다. 그것도 가족 단위가....

 

이제 슬슬 산행의 마무리가 되어 가고 있어 이정표를 보면서 버스 시간을 가늠해 본다.
참 아중간한 시간대다.
눈꽃 없는 눈밭을 빠져 나와 어리목탐방센타에 들어서니 산행 입구는 통제 되어 있고 주차장에는 제법 많은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다.
그럼 저 많은 사람들이 다 어승생악으로 갔을까?

 
 
 

어차피 기다림의 시간 밖에 없으니 아픈 다리를 조금 더 혹사 시켜서 어승생악을 다녀 오기로 한다.
어승생악은 한라산등반의 체험형 코스다.
설 녹은 눈과 쌓인 눈때문에 발걸음이 자유롭지는 못하지만 다리에 부담을 최소화 시키기 위해 아이젠을 벗고 어승생악에 올라 선다.
완전 맹탕으로 한라산 CCTV로 보아 온 그대로의 그림이다.
그래도 오늘도 정상 하나는 올랐으니 됐다.

 

따스한 어리목 대기소에서 몸을 녹여 도로롤 타고 버스정류장에 이동하니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싸라기 눈이 쏟아지는 변화무쌍한 날씨 덕분에 오늘 참 좋은 설경과 한라의 칼바람 맛을 제대로봤다.
시내버스로 터미널까지 이동하여 환승하여 동문시장에 도착 하고도 시간이 남아 칠성로쇼핑거리의 김가네에서 점심을 먹는데 분식집이라 술이 없어 다행스럽다.
여행 팀을 기다리는 동안에 들어간 카페는 그 효능을 제대로 하여 동문시장의 횟집에서 산악회와 조우 하는데 들뜬 시장 분위기다.

 

뭐야 이거 또 방어회 잖어....
올 때 방어회 어젠 돔 오늘도 방어회로 수산자원 고갈의 원흉이 되어 간다.

 

컨디션 난조가 있는 나에겐 다행이지만 완도행 배 이거 우리 같은 놀자 팀에게는 분위기가 영 안 맞다.
제주도에서 육지까지 빠른 이동 대신 거주지까지의 이동시간이 많아 새벽 2시가 되어서야 일과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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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년 한라산 산행 ****

-.일자 : 2024년 1월 6일
-.코스 : 성판악-진달래밭대피소-백록담-삼각봉대피소-관음사(17.9km / 5시간 10분)


남들은 보신각 타종에서나 타임스퀘어의 카운트다운에서 새해를 맞이 하지만 나는 민생고 때문에 눈을 부릅뜨고 설비 운전을 하면서 토끼해를 보내고 나의 띠인 갑진년을 맞이 했다.
시간이야 임의적인 경계점일 뿐이라해도 새해의 희망이 기분을 들뜨게 하는 것만은 어쩔수가 없고 퇴직의 해를 맞아 건강과 안전을 기원하기 위해 한라산을 계획한다.
홀로 여정을 꾸리다가 산악회와의 일정 겹침에 망설임이 있는데 함께 가면 되지 뭘 고민 할 것이 있냐는 마눌님의 간단한 결론 에서 산악회에 합류한다.  
맞다 사람이 자꾸 만나다 보면 관심이 생기고 친밀감이 생긴다고 홀로 산행보다는 산악회를 택한 게 연간 100만명 환자가 발생한다는 우울증극복에도 좋고 무엇보다 자유로운 영원들인 술친구들이 있다.  
연말의 강행군에 쉼 한번 없는 일정에다가 호미곶을 다녀온 직후라 휴식과 재중전의 시간이 필요한데 조 회식으로 인하여 완전 실패다.
2차까지 이어진 회식자리를 몰래 빠져 나와 버스에 탑승한 것만으로 다행이고 잠깐의 이동 시간은 깊은 수면으로 엑스포항에서야 눈을 뜬다.

 


선실이 완전 난장판이다.
다들 우리와 같은 마음이겠지만 역시나 휴일에는 여행을 계획하는 게 아님을 다시 자각하게 되는데 덕분에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이 이뤄졌고 술김에 말실수가 감지되어 자가 격리를 택한다.

 


밤샘 흥청거림과 고라니 울음소리 같은 여성들의 자극적인 톤에 선잠에서 깨어나니 잔뜩 흐려 있는 제주항이고 대기하고 있는 버스에 올라 곧장 식당으로 이동한다. 

 


배의 늦은 출항과 연착으로 한라산 출입 제한시간이 지난 터라 서둘렀던 탓에 작은 해프닝도 있었지만 어쨌든가 우려했던 성판악에서는 시간통제 없이 입산을 한다.
이제부터는 3시간 이내에 진달래밭 대피소까지 이동해야 하는 미션은 주어졌다.

 


바닥에 잔뜩 쌓인 눈과 냉해를 입어 곧 잎새를 떨구어 버릴 것 같은 상록수가 대비되어 이국적인 풍경이다.
늦은 출발은 자유로움을 안겨 주었다.

 

신선한 공기가 숙취해소제처럼 몸과 정신을 맑게 해주고 걸 거침없는 등로는 나의 생활상을 찾아 보는 최상의 체크포인트가 되어 준다.

 


쭉쭉 솟아 있는 구상나무 그늘이 짙게 드리워진 솥밭대피소에 들어서자 한라산의 빼꼼이 보인다.
적설량으로 러셀 구역 외엔 발을 디딜 데가 없기에 생리형상 해소 차 화장실에 들어가는데 따스한 온기에 눈이 감긴다.
참 좋은 울 나라다.

 


아직은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아도 될 만큼 경사도가 없어 속도를 높여 간다.
적설량 외엔 풍경은 단순하여 차창 밖의 풍경처럼 흘러만 갈 뿐이고 사라오름 직전에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지구에 중력을 버텨 낸다.

 


요즘 여성들은 어딜가나 활동적이고 자유로운 영혼들이라 서두르고 있는 나를 비웃듯 눈밭에 뒹굴고 스틱으로 글자를 새겨가며 여유롭다.
겉옷을 입지 않았는데도 등으로 땀이 흐르고 이마에선 고드름이 열려 한껏 고도를 올렸음이 증명된다.

 


수시로 나타나는 이정표와 진달래밭대피소까지의 제한 시간에서 이미 정상 출입은 확보되었음이 증명되지만 한번 올려 놓은 스피드가 경제속도가 되어 진달래대피소까지 유지된다.

 


사람들 참 많다.
무인대피소 안에는 앉을 공간이 없어 둘러 보고 나오는데 어제도 인사를 했다는 후배가 도통 생각이 안나 참 무안하다.
이럴 땐 회피하거나 도피 하는게 최선이다.

 

 


시간제한이 있는 출입통세선을 통과하자 쌓인 눈에 다리가 빠지고 스피츠를 하지 않는 바지 틈새로 눈이 들어 와 양말이 촉촉해져 간다.
한꺼번에 몰린 사람들로 자연스레 줄을 세웠고 어쩌지 못하고 앞사람의 꽁무니 만을 따라 올라 갈수 밖에 없다.

 


점차로 하늘이 열리면서 구상나무군락지가 펼쳐진다.
상록수로 알고 있는 구상나무들이 백골이 되어 펼쳐져 있는 것이 기후의 온난화로 멸종위기종이 되고 있음을 실감하게 만들어 심각성을 느끼게 한다.

 


이 사람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산행이 자기 고통을 통해서 성취욕 만을 느끼는 것이라면 너무나 몸을 혹사하고 있는 듯 하고 자아 실현을 위한 도전이기 때문에 내 돈 내 몸 써가며 기를 쓰고 오르고 있는 것일 거다.
내가 산에 오르고 있는 이유가 조금은 체력을 단련하고 지구력 형성에 도움이 되고자 위함인데 어째 부수적인 정신력 향상이나 인격형성에는 조금도 도움이 안되고 있는 것 같고 지금은 오르는 과정에서의 자기 극복을 위한 것인 것 같다.
덕분에 체력은 유지하고 있는 듯 틈새를 이용하여 추월을 강행하여 계단을 만나고 서야 정체를 벗어나 자유를 얻는다.

 


비행 고도에 올라선 듯 구름 위의 멋진 뷰에 사진을 남기려 하니 이쁜 처자들이 사진을 찍어 준다고 한다.

 


요즘의 사진 트랜드가 마구 찍어 한장를 건지는 것인지 무한 누름에 어색한 표정을 짓느라 멋쩍은데 참 자유로운 영원들이다.

 

 


정상을 향해 긴 줄이 이어져 있다.
요즘 인증서를 위해서 더 한 진풍경인 듯한데 난 별 관심이 없어 옆에서 살짝 찍고 백록담과의 교류 시간을 갖는데 넘 춥다.
라면은 산에서의 필수품이 된지 오래다.
몹시도 추운 날 정상에 올라 라면 맛을 모르면 산행의 미완성이나 다름이 없기에 모두들 라면에 올인하고 있는듯하다.

 


13시 30분의 정상에서의 하산 시간이 남아 있음에도 자동안내 방송을 계속되고 지지직 거리는 대기움이 귀에 거슬러 하산을 하기로 한다.
홀로 산행에서 선배와 합류한 동행 하산이다.

 


한꺼번에 몰려든 등산객들과 북사면의 많은 적설량으로 하산은 더디기만 하고 혹여 방해가 될까 봐 풍경을 담는 것 조차 눈치가 보인다.
제주 시내의 건물들과 해안선이 그대로 들어난 풍경은 참 오랜만인데도 넘어지면 많이 아플까 봐서 한눈을 팔지 못하고 잠깐씩 눈으로만 담을 수 밖에 없다.
오로지 하산에만 몰입하니 잡생각이 없어서 좋다.

 


개미목에 이르러서야 구상나무 고사목지대를 벗어나고 숨통이 트이면서 햇살의 따스한 온기에 사람들이 뒤늦은 점심들을 하고 있다.
내리막이 눈이 녹아서 아이젠이 발톱이 박혀 들지가 않아 썰매를 타듯 미끄러지고 있어 안전가이드 밧줄에 메달리다 보니 팔까지 아프다.

 


사라진 용진각대피소는 해외 원정을 위해 설산을 오르던 산악인들마저 데리고 갔고 그 만큼 쌓인 눈도 없어 보인다.

 


이제 부턴 팔의 자유가 주어졌지만 풍경을 담을 만한 곳도 없어 다리를 건너 삼각봉대피소로 들어 간다.
안전을 위해서 이미 오르는 방향은 통제선을 쳐 놓아 자유를 박탈당하고 사육된 느낌이나 안전을 담보한 밖의 사람들은 여유롭다.

 


울울 장창한 소나무 숲길이 계속된다.
눈은 푹신하고 등산로는 완만 하니 속도가 KTX급으로 빨라져 무 정차로 내달린다.
앞선 아가씨들의 당찬 걸음이 경쾌하게 느껴 짐이나 저 아가씨들 오늘밤 종아리에 알을 부화 시키느라고 밤문화를 즐기기는 어려워 보인다.

 


가끔씩 제주 시내가 조망 되고 급비탈에 솟아 난 나무 위에 겨우살이가 이색적일 뿐인 내림길인지라 긴 거리에서의 시간 단축하기에는 좋다.

 


탐라계곡무인대피소가 유일한 쉼터가 되어 주지만 패스하여 탐라계곡 다리를 건넌다.
한라의 품속에서 안락을 느끼며 천천히 즐기고자 했던 것은 애초 성판악의 출입통제시간을 넘기면서 사라졌는지 모르지만 오로지 하산시간에만 몰두하고 있다.

 


이제부터 관음사지구까지 2.9km는 산책길이나 다름이 없다.
고도를 낮춰 질퍽거림에 팔자걸음이 되지만 아이젠을 벗진 못한 채로 엉기적 거리며 내려간다.
어느새 숲 속에는 스산한 기운이 몰려 들고 있어 국립공원 측의 통제 시간이 합리적이란 생각까지 스친다.

 


등산증명서는 내가 올랐다는 것으로 인증하고 화장실에서 땀을 씻어 내는데 머리카락이 빳빳해져 따뜻한 남쪽나라 제주도도 한 겨울 임을 실감한다.

 


휴게소에서 막걸리로 하산주를 하고 아직 하산 중인 회원들과의 시간을 맞추기 위해 관음사로 이동한다.

 


오랫 동안에 걸처서 한라산 산행을 했음에도 이 관음사는 처음이다.

 


하산 시간이 늦은 관계로 일몰을 생략하고 늘봄식당으로 이동하여 석식겸 회포의 시간을 갖는다.
술기운이 오르면서 자연스레 친목도가 올라가자 사장은 열무김치로 식당 분위기를 끌어 올리더니 먹지도 않은 음식이 집중 투하되어 운영진의 부담만 커졌다. 
버스 기사와 협약이 있는지 항상 오던 식당인데 언제나 저 수단에 넘어 가는 우를 범한다.

 


구시가지로 이동하여 숙소를 배정받고는 자유시간이 주워졌다.
공식적인 외출이라 일탈의 기회인데도 딱히 갈 데도 없고 할 일도 없는데 낚시의 신공인 갯바위님이 돔과 꽁치를 준비해와 그 정성에 감동하여 술을 오버 해 버렸다.
이러면 낼의 일정에 차질이 있다고 정신은 말리고 있는데 몸은 자동셋팅 된 인형처럼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제주에서의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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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동해안 여행 ***

-.날짜 : 2024년 1월 3일 ~ 4일(1박 2일)
-.장소 : 호미곶-구룡포일본인가옥거리-구룡포수련원-장길리복합낚시공원-송대말등대-감은사지상층석탑-봉길대왕암-경주양남주상절리

 

아무리 개겨 본들 어김 없이 새해는 올 것이고 이미 온갖 언론 매체 에서는 갑진년 푸른 용에 대한 희망 고문을 하고 있으니 세상과 격리 되어 있지 않는 한은 배겨 날 방법이 없기에 나 또한 이에 편승하여 동해안 여행을 계획한다.
운 좋게도 구룡포의 사내휴양시설이 당첨되었지만 막상 운전 기피증이 있는 나로선 연초부터 크나큰 걱정 하나를 스스로가 안게 된 셈이 되어 버렸으니 신년 맞음이 그리 반갑지 만은 않다.
더구나 용띠인 나로서는 육갑자를 넘겨 어쩔 수 없이 회갑 에다가 정년퇴임을 하는 시기라서 마음도 찹찹하다.
야근 후 강박관념에 토끼잠에서 깨어나 일일 운동으로 가야산을 다녀 온후 곧바로 호미곶을 향해 출발이다.
사람 마음이 참 그렇다.
새해 기운과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나선 여행길이 사소한 말 한마디에 토라져 눈을 감아 버린 마눌은 생명의 경시나 다름없어 보여 참 마음이 참 복잡해진다.
서로간 좋다고 나선 길이였는데 존재의 가벼움 때문이다.


어쨌든간 나의 지론은 술자리와 여행은 즐거워야 하기 때문에 해맞이광장 도착하여 액운을 날려 버리고 실핏줄까지 신선함으로 치환하여서 상생의 손 앞에 선다.

 


일본에 7.6규모의 강진여파로 쓰나미가 몰려 온다 한들 푸른 동해는 변함이 없어 보이고 새우깡을 향해 돌진하는 갈매기들에 비상이 생생한 삶의 현실성이다.

 

 

 


망망대해 속에 멍울져 있던 앙금마저 흘러 보내 버리고 해파랑길에서의 추억 되새김질에 들어간다.

 


펄럭이는 해파랑길 표지만으로도 충분한 감정이입이 된다.
포항으로 전근한 동기와 하룻밤을 지새웠던 모텔도 조식을 하며 해장술에 마냥 기운찼었던 순간들 마저도 어제의 일인 듯 생생하다.
해안로와 광장을 휘휘 돌아 해파랑길을 되짚어가면서 구룡포로 이동한다.

 


아홉 마리의 용이 승천한 포구란 구룡포는 용띠 해에 찾은 것은 아주 적절하긴 한데 승천하여 사라져 버린 용을 시림들은 왜 숭배 하는지는 모를 일이다.
일제 수탈의 현장인 군산이 그렇고 이곳 구룡포에 일본인 가옥들은 총독부건물을 부수고 경북궁을 복원하듯 사라져야 할 치욕의 현장들 인데도 떡 하니 포항 12경에까지 들어가 있어 민족성의 의문 중 하나다.

 


계단의 끝자락이 드라마로 인하여 포토존이 되었는데 드라마가 우리의 문화를 대변하듯 하는 것도 맘에는 들진 않지만 뷰 만은 그림만 같아 구룡포항이 눈앞에 펼쳐져 있는 명소다.

 


용의 허리에 올라 타 아홉마리 용을 제압하고 청룡을 가운을 빼앗아서 수련관으로 이동한다.

 

 


해파랑길의 사진첩에서 추억 속을 헤집던 수련원에 도착하니 어느새 어둠이 내려 앉고 있다.
창밖의 풍경을 가만 바라 보며 유수와 같은 세월에 밀려서 어느새 정년을 한 동기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자니 현실감에 만감이 교차되지만 인연이란 울림이 있어 참 좋다.

 


동기 부부와 만나 구룡포 번화가로 이동을 한다.
어둠은 모든 것들을 지워 놓았고 34년의 세월을 새롭게 각색하고 각본 시켜서 우리들의 푸르렀던 청춘 드라마를 완성해 간다.
동기의 갓난 아기가 사회생활을 하여 찬조 출연까지 하였으니 우리들의 성장 드라마의 열연에 소품인 소주병이 쓰러지고 결국 2차로 이어져서 밤이 깊어 간다.
결국 주인장의 눈총에 맞아 비틀거리며 거리로 나오니 불빛만이 차가워진 겨울 밤을 지키고 있다.
이젠 체력이나 정신력으로 버텨 내는 데는 스스로가 한계를 느끼고 있지만 우정이란 이완제가 자꾸만 노래방을 찾게 만들고 있는 아쉬운 헤어짐이다.
그 와중에서도 동반자는 서방의 룸 술을 챙기는 센스쟁이다.
오션뷰 라지만 파도소리를 권주가 삼아 몇 잔 마시다 보니 따스함이 침대로 끌어 들인다.

 

 

 



애당초 깊은 수면을 기대 하지도 않았지만 악몽과 씨름하다 깨어 나니 일출시간이다.

 


바다는 어스름 속에서 잠잠하기만 한데 어째 해는 올라 올 기미 조차가 없어 보여 해무 층에다 기대를 걸명서 통창이 있는 목욕탕으로 이동한다.
현실을 말해주는 듯 흐린 유리창을 닦아내면 또 다시 뿌옇게 덧칠이 되어 세상 풍경을 지워 놓고 있다.
매일 뜨는 해를 오늘에서야 기를 쓰고 볼일도 아니다.


바다가 펼쳐진 뷰에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있는 식당에서의 조식이 럭셔리한 호텔 보다 낫다.

 


숙취 속에서도 음식을 넘기고 있으니 오늘의 여행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고 산책 삼아 밖에 나가니 빗방울이 돋더니 룸에서는 유리창에 사선을 긋고 있다.
아무래도 오늘은 비가 여행에 동행을 해야 될성 싶었는데 싫은 기색을 눈치 챘는지 비는 그치고 찬바람이 틈새를 메운다.

 


퇴실을 하고 선물용 과메기를 구입하여 동해안 드라이브에 들어 간다.

 


집사람은 영웅담과도 같은 나의 애기를 경청하고 간간이 화답까지 하여 어제 보다는 한결 부드러워진 여행길이다.

 


보물 찾기를 하듯 해파랑길의 추억들에 들춰지고 있고 쏠쏠한 이야기가 재생되고 있는 해안 드라이브다.
해외 여행시에도 놓치지 앗았던 새벽 운동과 만보 걷기는 해수욕장과 해안길을 걷는 것으로 대체되어 부부만의 추억의 씨앗들을 심어 놓았고 퇴직 후에는 파릇한 싹이 올라 있을 것이다.

 


해파랑길에서 친구들과는 조그마한 이탈도 허락하지 않겠다며 고집을 피워서 서로간에 불화의 원인이 되었던 순간들이 낯부끄러워지고 있다.

 

 


감포에서 등대 체험을 하고 문무왕이 왜병을 진압하고자 지었다는 감은사지에서 탑돌이를 하며 건강을 소원해 본다.

 


문무대왕릉의 기운을 듬뿍 받기 위해 봉길대왕암 해변으로 들어 간다.
일단은 민생고 부터 해결하자......
증화요리로 지나 온 흔적들을 답습하고 새우깡으로 갈매기들을 불러 들여 바닷가의 추억을 재생 시킨다.

 


하얀 물결이 문무대왕릉의 바위에 부서지고 있고 해변에는 바다에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는 문무대왕에 의탁하려는 무속인들이 있어 좀 거시기 하다.

 

 


원전으로 인하여 해파랑길은 해안로를 따르지 못하고 봉길터널을 통과하여야만 하는데 2430m를 걸어서 가려는 나와 버티려는 친구들과의 팽팽한 대치가 있었던 곳으로 차로 이동하고 있자니 나의 무모함이 증명 된다.
나아해변으로 나와 주상절리전망대를 찾는데 주차공간이 없어 하서항까지 와 버렸다
바닷가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놀며 즐기고자 했었던 것을 귀가 시간이 발목을 잡는다.
결국 시간관계상 어쩔 수가 없지만 주장절리대는 주마간산으로 보고 나머지의 여정을 접는다.

 

 


언제나 운전은 나에게 크나큰 도전이나 다름없다.
마나님이 졸음방지용으로 새 먹이처럼 먹여 주는 간식 거리 조차도 부담스러울 만치 운전에만 집중하다 보니 몹시도 피곤한데 대개를 먹으로 오라는 어머님의 호출이다.
어제 원산지인 구룡포에서 박달대게와 대게로 배를 채운 우리로서는 몹시도 송구스러워 동해 여행을 비밀에 붙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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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년 여수 가족여행 ***
-.일자 : 2023년 12월 9~10일(1박 2일)
 
울 어머니의 자식 사랑은 무한대인데 난 어째 자식이 전생의 빛쟁이라도 되는 듯 아이들에게 원칙과 실익을 따지고 있다. 참으로 의문이다.
어머니가 밭을 일구시면서 매번 챙겨 주신 것도 귀찮아서 짜증을 내곤 하는데도 아랑곳 없이 푼푼히 모아 두셨던 돈을 쾌척까지 하신다.
하여 어쩔 수 없이 가족여행을 계획하게 되었고 여행지가 전라도와 경상도를 넘다 들다가 접근성을 따져 여수로 가닥을 잡았다.
먹거리와 놀거리가 있는 시내권을 선호하다 보니 펜션 보단 호텔이고 가족여행의 격을 높여 소노캄 여수로 결정하고 나니 얼마 전 결혼 통보를 한 딸이 생각이 나서 가족 소개 겸 여수로 호출을 한다.
여수야 이웃 동네 지만 동생이 군산에서 내려 왔고 여행이 주는 즐거움은 야근 후의 피곤함을 잊게는 하지만 은근 예비사위를 맞이해야 하는 고민도 있다.
오늘의 지구전에 대비하여 가야산에 올라 체력을 다져 여수로 향한다.
날씨 마저도 포근하여 봄날만 같은 날의 축복된 가족 나들이다.

 

오후 1시부터 얼리체크인이 가능하다고 하여 객실 선점을 위해 점심도 거른 채로 체크인을 하는데 법인은 객실 선정이 제한되어 있다니 우린 잠만 자면 된다는 차체 처방으로 위안을 할 수밖에 없다.
우선은 민생고를 해결하기  위해 음식을 한가득 챙겨 오신 어머님의 정성을 무시하고 돌산 굴전리의 굴구이집으로 이동한다.
검색하였던 굴구이집이 다른 집에 비하여 좀 썰렁하여 걱정을 하였는데 깨끗하게 세척되고 바다에서 막 건져낸 듯한 신선함과 탄력있는 우윳 빛 비주얼에 손은 쉼 없이 움직인다.

 

돌산의 마트에서 술과 안주류를 잔뜩 사서 호텔에 입실을 하여 상황 파악을 한 후 느긋하게 입실주를 마시면서 여동생과 딸을 기다린다.
동생 부부가 한식집을 예약하여 놓았다니 더이상은 배가 부르면 안 되는데 이 넘의 술이 신경을 마비시켜 놓아서 양 조절에 실폐다.
아 쪼그만 먹으랑께....
분위기 좋고 기분 좋은데 한 병만 더 마셔요, 공식적인 자리이니 만큼 제수씨도 못 말리는 동생이다.

 

일하는 시간이 이렇게나 빨리 지나 가면 얼마나 좋을까?
시간은 후딱 지나가고 택시를 잡아 한식집으로 이동을 하여 온 가족이 합체 된다.
첫 만남인 예비 사위는 바짝 긴장을 하여 손을 떨지만 그런대로 잘 대응을 하고 있고 새식구를 맞아 들이는 가족들도 만족하는 분위기다.

 

 

 

역시나 술은 우리들을 허물없게 만들어 또 하나의 가족 됨을 축하하는 자리로 급 발전을 하여 여수 밤바다로 향한다.
낭만포차가 다리 밑으로 이전한 후의 여수밤 바다는 예전만 못하다.
화려한 조명이야 밤이 빛나는 광양만 못하고 이 여수가 아름다운 것은 이렇게 가족이 함께 함이다.
추억 쌓기는 각자의 몫일 것이나 이 순간만은 훗날 의미 있는 날로 기억되지 않을까?

 

호텔은 레온 빛으로 화려해졌고 로비의 트리는 크리스마스에 온누리에 축복과 희망이 우리 가족 모두에게 전해지는 것만 같다
조카들이 꽃바구니도 준비해 주었고 여동생의 케익 준비로 뒤 늦은 어머님의 생신 축하를 한 후 이바지를 준비해 온듯한 예비신랑의 선물을 개봉하는데 꽤나 정성이 들었지만 이미 배가 포화상태인지라 손을 대지 못한게  미안스럽다.
밤늦도록 얘기 꽃을 피우다가 객실의 한계로 여동생이 귀가하고 짧아진 밤의 끄트머리에서 잠자리에 든다.
언행은 인격을 고스란히 드러내게 되어 있는데 예비사위를 테스트 하다가 오히려 우리가족의 취부만 들어낸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는 밤이다.

 

 

 

 

 
 
 

당연히 객실에서 편안하게 일출을 감상 한다는 것은 계획 이였을 뿐이다.
졸린 눈을 비비 가며 방파제를 따라 오동도로 들어간다.
오동도는 여수 관광의 필수라 많은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고 동백나무 그늘로 어두침침한 숲에 붉은 장미가 가로등 마냥 매달려 있을 뿐 동백꽃은 아직 멀었다.

 
 

바라 본 엠블호텔이 참 멋찌다.
아이들을 호실로 불러  간단 조식을 하는데 어젯밤의 과음에도 불구하고 맛나게 먹어 줘 이쁘다.
퇴실시간까지 호텔에서만 머무는 게 밋밋하고 가족들 간 추억을 남기기 위해 다시금 오동도로 향한다.
평소라면 오만상을 썼을 딸 마저도 잘 따라주고 있고 다들 웃음꽃을 피우고 있으니 나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동백숲 속의 자연 카페에서 커피에다 가족간의 유대감을 희석하니 달콤함이 온몸으로 스며든다.

 

매일이 맑은 날만 지속된다면 사막이 되듯이 매번 만나지는 못하지만 이번처럼 여행을 통해서라도 핏줄의 소중함을 느껴야겠다.
이것 또한 어머님이 베푼 커다란 은혜 중에 하나다.

 

우리가 차문을 닫다가 손가락을 찍을 만큼의 나이가 들어가고 있고 삶들이 제아무리 팍팍할 지라도 가족은 든든한 버팀돌이 되고 오직 자식 편인 어머님이 있어 우린 행복하다.
늘 내 곁에 있을 것 같지만 어느 날 뒤돌아 보면 많은 것들이 곁을 떠난다.
어머니의 늙어 가신 모습이 서럽지만 사랑할 수 있을 때 또 아껴 줄 수 있을 때 우리 맘껏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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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 : 2023년 11월 21일
-.서해랑길 58 코스 : 무창포해수욕장-죽도 상화원 입구-대천해변(9.7km)

희뿜하게 밝아 오는 창 밖으로는 불을 밝힌 고갯배들이 수평선을 그리고 있고 어젯밤은 피로누적과 과음 등으로  깊은 수면 속에들 뻐져 있어 침대에서만 꼼지락거리다가 불을 밝히니 맥주와 안주가 그대로 남아있어 참 난감하다.
도대체가 어젯밤 우리 무얼 했었지…….

 

오늘 걸어야 할 거리가 28km의 장거리임에도 애초에 김하사님이 픽업을 해주기로 했기에 우린 갈데 까지만 가면 된다고 이미 마음안에 한계 리미트를 정해 놓았기에 누구 하나가 서두르는 사람은 없다 해도 저 맥주는 내가 짊어질 몫이라서 어떻게든 소비를 시켜 줘야만 한다.
한 병에 부사방조제가 메워지고 또 한 병에 필수경유지 2개가 지워져서 택시로 무창포해수욕장까지 이동하기로 합의를 본다.
어차피 처음부터 다 잇지 못할 것이라면  마지막인 대천해수욕장까지 가는 게 맞다. 

 

 

택시로 부사방조제를 넘어 서천에서 보령으로 들어섰고 허허 들판을 달려 무창포해수욕장에 도착한다.

 

주군의 트랙이 새빨갛다.
너 도대체 어젯밤에 어딜 그리 헤매고 다녔던 거냐?

 

아침에 해장술로 과열된 열기를 바닷바람이 식혀주었고 관광지화된 시설들에서 편안함을 느낀 우린 깔깔거리면서 해변을 걷는데 기분들이 참 좋다.

 

 

신비의바닷길은 열리지 않았지만 우리 신체의 자동전환 센서가 작동하여 관광 모드로 전환이 되어있다.

 
조식을 핑계 삼아 또 분위기주를 겸하는데 우리 이왕 이렇게 된 것 기분 좋게 트러블이 아닌 트레블이 될 수 있도록 하자.

 

무안이 뻘낙지가 유명한데 이곳 무창포는 쭈꾸미가 특산품인지 조형물까지 있다.

 

 

신비의 바닷길과 무창포 낙조 감상를 감상하기에 최고 명소라는 무창포타워를 아이쇼핑으로 지나고 또 즐비한 상가와 수산시장들을 무덤덤하게 지난다.

 

처음 이기에 뒤돌아 무창포를 눈에 한번 더 넣고 무창포항의 다리를 건너며 다음을 기약한다.
이미 몰빵은 팬션을 예약해 놓은 터라 이젠 추억을 되새김질 할 장소가 될 것이다.

 

수산자원연구소에서 차로를 따라 올라 가는데 카페가 있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칠 곳이나 우린 감성을 풀 충전시켜 놓았기에 굳이 야외을 택해 이슬까지 털어내고는 따스한 햇살을 쪼이면서 낭만을 즐긴다.
우리 별로가 아니라 아름답다는 벨라가 맞지?

 

 

도로에서 대천해수욕장의 징검다리쯤인 죽도가 보이는데도 그러려니 하며 용두해수욕장에 내려서는데 무창포에 비해 한갓지고 차분한 모습이 좋다.

 

 

단체복을 입었기에 야영을 하고 있는 분들에게 부탁을 하여 모처럼 사진도 남긴다. 
송림이 우거져 있어 한껏 달아 올라 있던 우리들을 안정 시켜 주었고 마지막 날인지라 여지것 걸어 오는 동안에 큰 트러블이 없이 잘 하고는 있었는지를 자문자답 하게 된다.

 

 

쪼그만 바위가 신랑,각시 바위의 전설을 만들어 놓았는데 참 그 넘의 사랑타령은 어딜 가나 있다.

 

 

바다로 길게 다릿발이 뻗어 있는 요트경기장을 지나고 남포방조제에 올라 선다.
차로 이 길을 지나면서는 남포방조제가 이곳 용두해변과 대천해수욕장을 잇는 줄은 미처 몰랐다.
활주로처럼 길게 뻗은 방조제길 끝에 공군 시설들이 있다.

 

 

 

휴게소 격인 죽도가 푸른 바다의 단순함을, 들녘에 곤포사일리지가 널린 황량함을 달래준다.

 

 

오리가 수면에 궤적을 남기듯 우리들의 이 족적도 훗날 우리 삶의 한 모퉁이에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보물섬관광지 죽도의 아치가 무얼 형상화했는지 궁금하지만 물어 본들 또 들어가 본들 지금으로서는 별의미가 없어 남포방조제준공비를 끝에서 도로에 내려선다.

 

민박촌 골목을 빠져 나와  해변진입로로 들어간다.

 

대천해수욕장은 회사 알선 리조트가 있어 익숙한 곳이다.

 

유명 해변이라 사람들이 꽤나 많고 상가들도 빈점포 없이 활기가 있다.

 

 

 

 

모래사장을 걷고 상가를 기웃거려 가면서 서해랑길 종점을 찾지만 도통 보이질 않았는데 몰빵이 서해랑길 표시판에서 찾아 낸다.
상가지역이라 지나가는 길손은 반갑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여지 것 이런 곳은 처음이다.  
어째 되었건 계획하였던 구간은 모두 마쳤다.
그저 걷고 먹고 마시는 단순한 일상들이었지만 이런 단순함 속에서 우리를 성찰하고 내면을 들여다 보는 기회였다.

 

이젠 귀가하는 여정만을 남겨 두었고 고마운 김하사님과의 저녁 자리를 함께 하기 위하여 수많은 조개구이 가계들의 유혹에서 벗어나 짬뽕으로 단백 하게 마무리를 한다.

 
 

참 잘 해낸 친구들이 고맙고 이렇게 먼 길 마다하지 않고 매번 운전을 해준 김하사님이 고맙다.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하기 전이 행복하다고 했지만 지금 내 주변에 있는 이런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이 살아 가는 행복이 아닐까?

 

 


-.일자 : 2023년 11월 20일

-.서해랑길 57 코스 : 송석리 와석노인회관-다사항-비인해변-신도리갯벌체험장(15.9km)
-.서해랑길 58 코스 : 신도리 갯벌체험장-띠목섬해수욕장-서도초등학교-춘장대해변(12.5km)

=== 서해랑길 57 코스 : 송석리와석노인회관-다사항-비인해변-신도리갯벌체험장(15.9km)) ===


호텔을 나와 조식을 챙겨 먹고는 택시에 올랐는데 이동 방향을 이상 하게 여긴 몰빵 덕에  목적지를 수정하여 송석리마을회관에 도착한다.
어제 마무리를 짓지 못한 채 택시를 탔었고 애초 계획시에 오기를 한 탓이였는데 공계롭게도 또 그런 마을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여간에 주군의 방향회로 시스템는 이미 이때부터 오류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인구는 줄어들고 있고 택시는 그대로라는 택시기사님 말대로 사방은 고요하기만 한데 그래도 할머니 한 분이 있어 떡 나눔을 하고 해변으로 들어 선다.
몹시도 추운 날씨다.

 

갯벌이 길게 들어난 해변을 따라 걷는다.

 

갯뻘 속에서 물을 끌어 올려야 하는 양식장은 물의 공급은 충분하고 경쟁력이 있을까?

 
해변을 벗어나 도로에 올라 서는데 배가 산으로 올라 와 있고 갯벌체험용 수레들 마저도 생경스러운데 서천오션플레이스의 글림핑장에는 송림뿐이다.
차량통행 하나 없는 도로와 인적 없는 인도에는 수풀만이 자유롭게 자라고 있다.

 

판교천을 넘어 한참이나 휘도는 루트를 잘라 먹기로 한다.
해파랑길에서는 두루누비 앱을 사용치 않았었고 순수한 열정으로 무장을 하여 이정표만을 따랐었는데 학습능력이 있는 우리들에게는 역기능이다.

 

새들이 자유로운 하늘길 대신 김 건조장 등을 지나고 논길을 헤매다가 서해랑길과 합류하는데 주군은 이정표상 1km는 단축했다고 말한다.

 

야트막한 언덕을 올라 마을회관에서 그대로 도로를 따르고 있다.
주군아, 그쪽이 아녀 이 아래쪽으로 내려가야 헌당께...

 

뭐든 한번이 어려운 법이다.
마을을 벗어나자 앞에는 공룡알만 즐비한 농로가 곧게 뻗어 있어 눈은 당연스레 게으름을 피우게 되어 있고 우린 이를 회피하게 위해 방조제로 붙어  다사 2리 삼거리에서 합류한다.
모처럼 사람들의 분주한 움직임 속에는 김발이 손질되고 있고 우린 뻘쯤스러움에 간이주점인 슈퍼를 지나쳐 어촌체험관광안내소 앞에서 쉼을 한다.
시커먼 갯벌이 햇살에 반짝이고 있고 그 속을 가만 들여다 보면은 수많은 생명체들이 꿈틀거리고 있는 광활한 생태계다.

 

 

다사항입구의 배들은 갯벌에 박혀 폐선처럼 기울어져 있고 전광판을 보며 입맛을 다셨던 건물은 다사항팬션이라서 헛물만 켰다.

 

다사항에 철새나그네길이 열려 있고 밀물이 철썩 이면서 자갈을 씻어 낸다.

 

 

해변길이 돈 좀 들었다는 걸 느낄 수 있을 만큼 정성을 들였는데 파도에 휩쓸려서 구조물들이 깨지고 이동로가 파헤쳐져 있어 흉물이 되어 간다.

 

갯바위에서 관광객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무엇을 흔들면서 먹을 수 있는 것이냐고 물어 온다.
우린 시방 서해랑길을 걷고 있으면서도 이런 갯바위도 처음이고 또 전라도에서 와서 아무것도 몰라요~~

 

탐방로가 끝을 맺고 길다란 백사장이 펼쳐진다.

 

길은 송림을 놓아 두고서 굳이 야자매트까지 깔아서 해변을 조망하게 만들어 놓았는데 서해랑길을 걸으면서 모처럼만에 밀려 오고 밀려 가는 파도소리에 제대로 해안을 걷는다.

 

해변의 끝자락에 아른거리는게 있어 갯벌체험객들 아닐까 여겼지만 바다에서 배를 건져 내는 견인 수레 들이다.
장포항에는 뻘에 박혀 움직이지 못하는 배들이 가득하고 육지에는 소유를 표시하는 알록달록한 깃발들로 무당집 같다.

 

도로에 접하자 서해랑길이 양식장을 경유하여 내륙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다.
이때쯤에는 새참을 먹어 줘야만 하기에  간판을 보며 부녀회에다 전화를 넣었으나 정작 가계를 찾지 못하였고 우리들의 염력이 닿았는지 신기루처럼 구판장이 나타난다.

 

가계에서의 음식섭취는 불가인데 나그네들을 위해 스스럼 없이 자릴 내주고 짱아치까지 안주로 내어 준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인지라 인생 강의를 들어야만 하여 우린 격한 반응으로 화답하며 장단을 맞춘다.
사람 왕래가 그닥 없는 외딴섬 같은 어촌에서 우리가 우울증을 예방하는 처방전이 되었고 여자는 어디서든 잘 살아 갈수가 있다는 걸 체감한다.

 

하~공기가 상큼하고 세상이 참 아름답게 보인다.
우린 인생이 아닌 서해랑길의 정도를 벗어나 도로를 따르고 있지만 송림과 야영장과 화장실까지 갖춰져 있는 이 길로 왜 서해랑길을 긋지 않았는지 의구심을 가진 채 바닷길이 놓여진 할미섬을 조망하면서 비인해변으로 들어간다.

 

분재만 같은 당산바위가 발길을 붙잡는다.
바위가 외로워 나무를 붙들고 있는지 나무가 의지를 하고 있는지 삶의 강인함과 생명의 연속성이 신비롭다.
애처로움은 나의 몫이 되어서 차라리 저 만치에 생명체 하나 보이지 않은 외딴섬이 더 아름답게 느껴짐 이다.

 

 

 

해변의 한 가계로 사람들이 몰려 들어가고 있다.
퇴색된 간판이 울 동네 노포의 마케팅만 같고 주 메뉴가 바지락칼국수인데도 주군의 기치로 생굴을 추가 했지만 어디 조개들을 까 봤어야 묵지~~

 

기분 좋게 서천해변을 걷는다.
햇살이 따가워서 새빨개진 얼굴은 보는 사람이 없으니 굳이 위장을 하지 않아도 된다.
지평선에 청춘 남녀의 사랑 얘기가 있는 쌍도가 자꾸만 눈길을 끌고 있다.

 

 

꽤나 드넓은 해변광장에 서해랑길 스탬프가 있다.

 
 
=== 서해랑길 58 코스 : 신도리갯벌체험장-띠목섬해수욕장-서도초등학교-춘장대해변(12.5km) ===
 
캠핑장이 있지만 철이 지나 운영 여부조차가 의문이고 선도리갯벌체험장은 갯벌에서 나오고 있는 트랙터가 말해준다.

 

드넓은 해안에는 썰물이 빠져 나가며 모래 위에 물결을 그대로 남겨 놓았다.
서핑을 하듯 모래 물결 위를 유영하다가 몸무게만 들통이 났고 양말까지 젖어 손실이 크다.
해안에는 갯벌체험이 아니더라도 조금만 눈길을 주면 살아 있는 조개와 소라 등이 있는데 채취를 한들 먹을 방법이 없다.

 

 

해변을 가로 질러서 쌍섬을 놓아 주고  도로에 올라 즐비한 펜션들의 쓰잘데 없는 수요 걱정을 하여가면서 갯벌전망대로 들어 간다.
오성급에 버금가는 자연 속의 시설로 오침 하기가 딱 이다.
행복한 사람이 시간을 보지 않는 다지만 우리의 여정 또한 밤이 되어야만 끝을 맺으므로 시간은 볼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 

 

주군아 그쪽이 아니란다...
월하성갯벌체험장으로 이어진 도로를 따르다가 숲길로 들어 간다.
숲으로는 울타리가 쳐져 있고 비포장로에 웅덩이가 파이고 질퍽거려서 갈지자로 겨우 빠져 나오니 시야가 트이면서 해변이 아득하게 펼쳐져 있다.

 

 

띠섬해변이다.
해변으로 들어가 모래밭을 걸어도 푹신할 뿐 빠지지 않으니 걸을 만은 하지만 너무 너무 길어서 지루 하다.
숲 속을 기웃거려 봐도 길은 없고 모래에 찍힌 새 발자국을 벗 삼아 이 지루한 모래밭을 야금 야금 좁혀 간다.

 

생각할 것도 후에 무얼 기록 할 것도 없는 무상무념으로 모래 밭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걷고 있다.

 

서로 같은 점은 구하고 다른 점은 놔두라고 하는데 모래밭을 하염없이 걸어야만 하는 것은 다를 수가 없다.
앞에 서천화력발전소가 기준점이 될 뿐이고 광활한 갯벌에서는 어민들이 조개를 채취하고 있고 새들마저도 간섭하지 않는 지루한 길이다.

 

잠깐 모여 휴식을 취하고 야영장에 침대며 TV까지 갖춰져 있는 텐트에 부러운 눈빛을 교환하며 도로로 탈출을 하여 서천서부수협에서 삼각형의 꼭지점을 찍는 홍원항 필수코스를 이탈하기로 한다.

 

마을길을 따라 춘장대해변으로 접근하는데 무인텔이 포착되고 음식점들도 있어 오늘밤의 보험은 들어 놨고 을쓰년 스러운 기온 속에서 도로에 휩쓸리고 있는 나뭇잎은 지난 한여름의 뜨거웠던 열기들을 쓸어내 쓸쓸하기만 하다.


순천만정원의 쌍 풍차가 여기에도 있다. 

 

인적이 끊기고 차량통행이 없는 드넓은 춘장대해수욕장은 우리를 초초하게 만든다.

 

아직 서해랑길안내판을 찾지 못했는데 주군은 자꾸만 모텔에 관심을 두며 뒷걸음 치고 있어 겨우 겨우 달래어 춘장대해변을 빠져 나와 인증을 완료 한다. 
여전히 주군은 지나 왔던 길에 미련을 접지 못하고 있지만 내일의 29km의 장거리를 염두 해 둔다면 한발이라도 더 전진하는 게 맞다.

 

그토록 염려했던 모텔과 음식점이 있다.
심리적인 압박감에서 해방이 되었는데 간판만 켜져 있을 뿐 영업 안 한지가 꽤나 된 것 같아 힘이 빠진다.

 

우리에게 있어 숙소와 음식점은 필수 항목이라 이젠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
더 이상 진행을 하면 막막한 부사호방조제임을 모두가 알고 있기에 초조감을 더하는데 방조제직전에 모텔이 있어 구사일생한 느낌이다.

 

숙소를 찾아서 다행이고 한 구간을 무사히 마친 해방감에 숙소에서의 해넘이도 건성으로 쳐다 보고는 곧바로 음식점에 들어가 한솥 밥을 먹는 식구가 된다.

 

 


3박4일의 마지막 밤이자 일탈의 종지부를 찍는 게 아쉬워 슈퍼에서 맥주를 구입하고 치킨을 배달시킨다.

 

-.일자 : 2023년 11월 19일

-.서해랑길 55 코스 : 진포해양테마공원-경암동철길마을-사비공원-금강하구뚝-장항도선장입구(14.9km)
-.서해랑길 56 코스 : 장항도선장입구-옥남1리(???? km)
 
=== 서해랑길 55 코스 : 진포해양테마공원-경암동철길마을-사비공원-금강하구뚝-장항도선장입구(14.9km) ===
 
호텔의 룸이 럭셔리 하다지만 잠자리 이였을 뿐이고 창 밖으로 근대화문화거리가 들어 나기 시작할 즈음에 호텔을 나서 콩나물국밥으로 조식을 한다.

 

이곳은 특이하게도 비빔용 그릇이 따로 나오지만 우리의 식성에는 맞지가 않은데다가 모주 마저도 식욕을 끌어 내지 못하고 있는데 주인장의 자부심만은 대단하고 배낭이 있는 우리가 부러운지 곁을 맴돌면서 과거를 회상하고 있다.

 

55코스의 재 인증을 위해 진포해양테마공원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조식을 하는 가계들이 많아서 항상 배고프고 술 고픈 우리들에게는 유토피아와 같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재인증을 하고 달팽이와 같은 내 삶의 짊을 들쳐메고서 서해랑길을 이어간다.

 

진포해양공원에는 전함과 탱크 등이 전시 되어 있다.
왜? 뜬금없이 이곳에 비행기 등이 있을까의 의문점은 고려수군이 왜구의 전함을 함포로 공격하여 승전을 한곳이라지만 뜬다리는 일제 강점기에 쌀과 물자를 수탈했던 역사의 뼈아픈 장소가 된다.

 

해변을 따라  가지만 가림막 뒤에 갯벌에 묻혀 있는 배들만이 보이고 우측에 부속품가게들은 옛 전성기를 말하고 있는 상징성이다.

건물을 개조한듯한 군산베어포트가 나오는데 군산 초뺑이들을 한꺼번에 다 수용해도 될 만치 규모가 크다.
어제 알았더라면 우리도 군산의 지역경제에 한 몫을 보탰을 것인데 아쉽다.

 

곧바로 건너는 다리를 굳이 놔두고서 마을 골목으로 들어 간다.   삽화와 벽화가 마을의 역사와 이야기를 그려 내고 있고 자연스레 서래포구로 이어진다.
포구는 한적하기만 하고 주변의 건물 들은 전시관 등으로 변신을 했는데 세월만 느껴지는 구도심이다.

 

 

도로 건너 건너편에는 군산경찰서와 교복대여점 등이 있는 경암동철길마을이 순천의 드라마셋트장 같이 쭉 이어지고 있다.
구 도심의 한계도 여기까지 뿐인 듯 폐 상가들이 즐비하고 이들을 흡혈귀처럼 흡수하고 있는 듯 이마트의 규모가 크다.
퇴락하고 있는 나의 현실성과 닮아 배가 아팠나?
정신까지 혼미해지니 어쩔 수 없이 구급대로 뛰어 들어가 급한 걸 해소 하는데 얼마 후 주군이 야전 숲으로 스며든다.
아마도 어제 뒤풀이로 먹은 조개구이가 우리들의 식성에 맞지 않아 탈을 일으켰지 싶다.

 

어쩌다 알바 구간을 회복하여 금강산책로에 붙는다.

 

 

금강이 전북과 충남을 가르고 바다 건너편으로는 우리가 진행해야 할 55구간이 역방향으로 흐르고 있는데 동백대교만 건넜더라면 금방이었을 거리를 우린 우직하게도 서해랑길을 따르다 보니 저 아득하기만 금강하구뚝을 건너야만 한다.
시커먼 뻘밭에서 물새만이 자유롭고 갯골이 지렁이처럼 강으로 스며들어 형체를 감추고 있다.
보행로와 자전거로를 구분하고 공원이 완충지대 된 금강산책로는 많은 사람들이 제가각의 방식으로 운동을 하고 있어 활기가 있다.
모처럼 화장실을 만난다.
결국 몰빵까지 생리현상에 합류하여 우리는 하나라는 공동체가 되어 있었고 동질화에  발바닥도 함께 따끔거린다.

 

언제나처럼 발걸음은 정직하여 어느새 금강하구뚝이 앞에 다가와 있고 주군은 강과 바다의 경계를 수변에 자생하는 갈대로 정의를 내리는데 수궁은 가나 긍정은 하기 삻타.
군산은 우리 노땅들에게 있어 군산상고 야구로 각인되어 있고 야구장에는 생활 야구팀들이 제법 프로 수준이다.
최무선의 진포대첩을 기념한 진포대첩기념비의 다양한 형상물 들은 대포를 빼면 도무지가 난해하다.
다만 진포가 군산의 옛 지명이란 것만 알았으면 됐다.

 

 

금강뚝 유원지는 폐가처럼 썰렁하기만 하고 올라 선 금강하구뚝은 농공업용수와 역류방지 기능 외에서 철도까지 있는 복합 뚝이고 철새들의 아지트다.

 

 

 
 내달리는 차들의 소음에 대화도 단절되고 정신의 산란 속에서 충남의 서천땅으로 넘어선다.

 

행정적인 경계이지만 접도 지역이라서 그런지 제방에는 쓰레기가 쌓여 있어 흉물스러우면서도 푸른 강물과 충청도가 안기는 여유로움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점심은 이른 시간이나 울 몰빵 총무님이 짬뽕을 먹자고 하니 속을 다스릴 겸 하여 찾아 들었지만 가계가 닫혀 어쩔수 없이 먹거리타운까지 이동하기로 한다.

 

김인전공원에 캠핑하는 사람들이 많아 죽순처럼 솟아 나는 아파트뿐인 우리나라의 주거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강 건너로 지나왔던 군산을 조망하면서 걷는다.
갯벌 사이로 도랑처럼 흐르는 물줄기와 억새가 군산과의 경계를 짓고  도로 건너편에는 오리를 형상화해 놓은 소공원이 있다.

 

막상 기대가 컸던 먹거리타운은 대부분이 폐업을 하여 흉물스런 건물들이 많고 우리들이 선호하는 가계들도 아니라서 그냥 지나친다.

 

 

걷는데 만은 자신들이 있었는데 다들 힘에 겨워 양말까지 벗고 피가  몰려서 새빨개진 발의 과열을 시킨다.
날씨도 춥거니와 톡톡 불거져 나온 힘줄이 괴물처럼 흉물스러워 보여 오래 쉬진 못한다.

 

우린 출발하면 이슬이가 아니면 물 한금을 마시질 않은 습성이라서 쫌 이른 시간이지만 수분 보충을 핑계 삼아서 음식점에 들어간다. 
얼큰한 부대찌개가 어제의 찬 기운을 중화시켜 놓아 속이 좀 편해 지니 술이 술술 넘어가 뼈탕을 추가해 오버해 버렸다.
초뺑이임을 감지한 주인장은 경찰서앞에 주점으로 놀러 오라 하는데 우린 그런 부류는 절대 아니다.
저 앞에 동백대교만 넘었으면 금방일 것을 기어코 삥 돌아서 서해랑길을 잇고 있는 우직한 도보꾼 들이다.

 

매일 같이 안부를 묻는 친구가 서천에 있다는 연락이다.
난 서산으로 이동 중이라고 답했었는데 깨댕이 친구가 고향도  아닌 금방에 있으니 아니 볼 수가 없어 종점인 장항항에서 만나기로 약조한다.
동백대교가 강을 가르고 도로 건너편에 동백공원이 있다.

 

항은 꽤나 분빌거라 예상했었는데 그닥 느낌도 없고 선창의 선술집도 빈약하여 일단은 육교아래에서 55코스 인증을 마친다.

 
 
 
 === 서해랑길 56 코스 : 장항도선장입구-옥남1리(???? km) ===
 

도킹을 하듯 친구를 만나고 56구간은 출발도 못한 채 역방향으로 내려 와 근처의 가계로 들어간다.
나잇살이 먹으니 첫만남부터 스스럼이 없는 분위기에 술잔이 오가면서 친구가 몰빵 고향의 아파트를 또 주군의 학교를 건드려 놓아 이분위기 어쩔.......

 

 

우린 1시간 전에도 음주가 있었기에 여차 하면 주저 앉을 기세다.

 

장항 도선장으로 한라 시멘트가 보이고 앞에는 장항제련소의 굴뚝이 높이 솟아 있어 낯선 도시가 더 생경스럽다. 

 

소공원에 들어 서면서 급격하게 전력이 손실 된다.
뚝방이 바람을 막아 주어 주변은 고요 하고 햇살은 따스하여 취침분위기다.
이제 겨우 1.7km 시점인데 어쩌겠는가?
잘 굴러가던 자전거 바퀴에 바람이 빠져나가 힘에 겨워질 때는 새는 구멍을 막아줘야만이 더 이용할 수가 있고 멀리 갈수가 있다.
팽팽했던 감성도 쭈굴쭈굴해져 가고 있으니 우리들에게도 정비를 할 시간이 필요하다.

 

장항송림자연휴양림 갈림길에서 신공을 펼쳐 해양자원박물관으로 직진하기로 한다.

 

해가 기울어 가면서 소류지의 억새가 목화송이처럼 펼쳐져 있어 그 포근함과 푹식함의 연상에 또 수면에 들어 간다.
친구들끼리 집 나와서 노숙하는 사람들이 전국을 통틀어서 몇 명이나 될까?
아마도 우리가 유일하지 않을까?

 

잠깐의 가수면에서 어느정도 회복력이 생겼다.
몸이 기억하고 있기에 꿈결인듯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필수경유지 하나를 찍으며 서해랑길과 합류하는 바닷가에 선다.
이건 서해랑길을 걷는 것도 취권을 수련하는 것도 아니다.

 

해안가의 바람이 제법 차가워졌고 해가 늬엇하여 갈 길을 서둘러야만이 늦게라도 마칠 수가 있다.
골목을 따라서 옥남마을로 흘러 들어간다.
하루가 기울어가고 있는 으슬한 기운에다가 서천읍의 불빛이 하나 둘 켜지면서 오늘은 여시서 쉬어 가라고 붙잡는데 진행해야 할 방향으로는 그닥 희망이 안 보인다.

 

주민에게 진행해야 할 방향의 상황과 숙소 등을 물어 보나 아무것도 없어 유 다.
끝자락인 송석리마을회관에는 유할 곳이 없음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에 밭일을 품앗이 삼아 자가용이라도 택배를 제의하려고 했더니 기꺼이 선배의 택시를 콜 하여 준다.
고맙습니다...뭐 괜찮아 유~~~
두루누비가 우회로를 긋는 원인제공을 하였다면 모처럼 만난 친구와 쓸데없는 수 많은 정보가 연합을 하여 우릴 쉽게 무너뜨렸다.
화합은 하되 정체성을 잃으면서까지 동화되지는 말아야 될 터인데 내일은 내일 생각하자.

 

그새가 언제라고 호텔에 집을 풀어 놓고 또 다시 돼야지에 화합주다.
어째 되었던가 우리들이 이 길을 걸으면서 보고 느끼는 이 모든 것들이 내 삶의 재산이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는데 시간도 많고 돈도 많은 우리는 부자다.
먹을 것 다 묵고 가자....
뭐 괜찮아 유......오늘의 화두가 되어 저녁이 매우 매우 유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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