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동부 캐나다 10일 여행( 1일차) ***
-.일자 : 5월 20일
-.여행지 : 덤보,브록크린브리지,브록크린브리지파크

 

일상의 분주함이 여행의 설렘을 앗아 갔지만 짬짜미의 모임에서 여행의 아웃트라인이 정해 졌고 여행사 고 팀장님의 세심한 챙김으로 여행 일은 다가 왔다.
무엇 보다도 리턴 사전예약이 되어 있어서 호주 여행시에 현장 티켓팅으로 여행 잘 하고 이산가족이 되었어야만 했던 걱정은 덜었다.
순천까지의 이동하여 주차를 해놓기가 번거롭기는 하지만 공항버스는 잠을 청할 수가 있어 무척이나 편리하다.
물류가 뜸해진 고속도로를 쌩쌩 내달리는 엔진음에 몇 번 눈을 떴을 뿐인데 근 1시간을 단축시켜서 인천공항 1터미널에 도착을 하였고 기사님의 분실물을 조심하란 안내방송에도 정작 내가 휴대폰을 놓고 내려 버렸다.
요즘이 어떤 세상인가? 모두가 초비상이다.
동반자의 핸드폰을 건네 받고 택시에 올라 버스를 뒤쫓지만 정보의 부제 에다가 패턴을 모르니 전화까지 무용지물이 되어서 가슴만 타 들어 가는데 택시 기사는 무슨 추격전 영화를 찍고 있는지 흥미진진해 할뿐만이 아니라 지리는 하나도 모르는 잼벵이다.
우와, 우리나라가 이렇게나 컸고 발전을 했어.....
혁동씨 와의 공조로 또 하나의 2공항을 헤매고 헤맨 끝에 휴대폰을 찾는 안도에 앞서 길을 여전히 헤매고 있으면서도 허허실실 하고 있는 기사의 행태에 분노가 앞선다.
휴식을 취하기 위해 쉼없이 달려 온 공항버스 기사 덕분에 비행기는 탑승하게 되었고 함께 마음 졸였던 일행들에게는 미안함을 감출 수가 없다.

 


조식을 핑계 삼은 반주에서 미안함을 뭉개 버리고 하나투어 인솔자인 찬희 팀장님과의 최종 미팅과 출국심사를 통과하니 여행의 기분이 난다.

 


면세점 쇼핑은 노 분위기 주는 야쓰다.
탑승동 푸드코트에서 소고기 불고기에 소주을 음미하여 8박 10일 동안 미 동부와 캐나다 여행에서의 풍토병 예방을 한다.

 


15시간 동안의 탑승은 사육의 시간이다.
야생이 남아 있는 우리에겐 고문과 같은 시간으로 두 번의 기내식과 한번의 간식 그리고 소음에 들리지도 않은 영화 몇 편이 또 음료 대용으로 마신 캔맥주가 유일한 당근책 이었지만 허리가 꺾이는 고통은 어쩔수가 없다.

 

 


유럽이나 미국의 입국 심사 이건 영 맘에 안 든다.
게이트가 많으면 뭐하나...
장마철에 밀려든 부유물처럼 사람들이 차곡차곡 쌓여도 지들 할 말만 하고 있어 2시간 가까이에 걸쳐서야 검색대를 빠져 나온다.

 


현지 가이드와 만나 56인승이란 보지도 못했던 버스에 오르며 시작된 여행은 구겨진 육신과 밤낮이 뒤바뀌어 버린 시차로 인해 시공간의 이동만을 실감 할 뿐이다.

 


존에프케네디공항의 어수선했던 도로를 빠져 나와 도심지에 근접 해가면서 현지 가이드님의 성우 와도 같은 구수한 언변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데 김영삼대통령을 빙의 한 유머스러움이 있다.
스치는 한인 타운들과 세계 경제, 문화의 중심도시인 뉴욕의 마천루들이 조망 되면서 공동묘지의 묘비들이 도시의 수호병처럼 뾰족뾰족 박혀 있다.
이 곳이 인디언들의 고장으로 ------

 


처음 찾은 곳이 다운타운이다.
뉴욕의 아랫동네로 갱들이 주거지가 재정비 되어 관광지로 탈바꿈 했다는 말씀에 귀 기울려 버스에서 내린다.
브루클린 브리지파크 지역인데 화장실 이용과 잠깐의 요기 시간이 주어져서 첫 현지 체험에 돌입한다.
분명 메뉴판을 가리켜서 주문을 했건만 포스를 보여주면서 뭔가를 자꾸만 요구를 하고 있어 포기를 하려다가 팁 문화를 인지하고서 겨우 햄버거를 구입했는데 개당 2만6천원이 넘는다.

 

 


패키지여행에서 친분 유지는 필요치 않고 오로지 가이드만이 중심이 되어 움직이는 시스템이다.
나를 따르라....
건물 사이로 보이는 맨해튼 브리지가 인증의 핫 포인트인데도 가이드를 놓치지 않으려는데 온 신경이 집중되어 부르클린 브릿지에 오른다.

 


이스트강을 건너 맨하튼을 잇는 이 다리가 우리가 전쟁 중에 건설되어 1954년에 완공이 되었다니 실로 놀랍기만 하다.
다리의 중간까지만을 다녀 오란 자유시간이 주어 졌는데 호주에서의 하버브릿지 투어 와도 비슷한 일정이다.

 


참 다양한 사람들이 다리를 꽉 메웠고 다양한 인종들에 섞이어서 미국의 공기를 흡입해 가는데 이곳도 무척 덥다.
뉴욕의 건물 숲이 펼쳐지고 투어 헬기들이 잠자리처럼 맴도는 역동성이 있다.
근디 이곳이 맨허튼 다리 여 부르클린 다리 여...
금방 들어도 영 헷갈림이 있는 잉글리쉬 이기에 채소인 브로콜리로 주입시키니 한결 편하다.

 


현수교의 쇠 밧줄에 뉴욕의 건물들이 음표처럼 걸리고 리버티섬에는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이 아스라하다.

 

 


일행 중 두 사람이 실종되어 버렸다.
팀장님 몫이 되었고 브루클린 브리지파크로 내려와 자유시간을 즐긴다.
푸른 숲과 강바람이 심신의 안정을 가져다 주었고 울 동네을 산책하듯이 공원을 거닐며 맨하튼을 건너다 본다.

 


타인에 대해 누구 하나가 신경을 쓰지 않는 자유로운 곳이기에 우리들로 배타성을 버리고 스스럼 없이 스며들어 가고 있다.

 


맛보기를 마치고 숙소로 향한다.
산 하나가 걸리지 않은 광활한 대지에 차선을 셀 수도 없는 드넓은 고속도로가 활주로처럼 뻗어 합쳐지고 분류되어 가는 역동성에서 세계 속의 뉴욕을 실감하며 식당에 당도한다.

 


첫날의 식사를 한인식당에서 한국인들과 소고기 우거지 찌개로 먹는다.
여긴 주류 라이센스가 없어 팔지는 못하고 자율로 한다는데 캐리어 속에 있으니 말짱 도루묵이고 혁동씨가 주변을 기웃거리다가 안주 용으로 치킨을 구입하여 호텔로 향한다.

 


호텔 이거 참 내추럴하다.
감금 된 듯한 독립지에 호텔이 있다는 게 의구심이 들 정도다.

 


일탈로 현지 체험을 원했던 우리들은 오리와 다람쥐들을 또 너구리까지 벗 삼는 참 자연친화적인 곳에서 순치되어 간다.
그 나마 순발력으로 준비한 안주가 있었기에 조촐한 주안상으로 첫날의 아쉬움을 달래 보는 이국에서의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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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성 초암산 - 방장산 산행 **

-.일자 : 2024년 5월 2일

-.코스 : 수남주차장-초암산-광대봉-광대코재-주월산-방장산-수남주차장(15.2km / 5시간 10분)

 

세월이 왜 이렇게도 빠르지?
서해랑길로 3박 4일 다녀 온 것 밖에는 없는데 그사이에 쌀밥처럼 푸짐 해야 할 이밥나무꽃과 산 능선을 붉게 물들일 철쭉꽃이 사라져 버려 한 계절이 싹둑 잘려 나간 느낌이다.
예전에는 꽃들이 피는 순서를 지켰는데 기금은 자율화가 되어 지들 맘대로인지라 나만 뒷짐 진 꼰대로 남을 수는 없기에 확인 차 초암산을 찾아 간다.
상쾌한 공기에 산새 소리만이 청아한 주차장이다.
어제 내린 비가 그 나마의 꽃잎을 다 떨구어 버렸을 거라서 그닥 기대는 없었지만 몇 대 주차 된 차량이 있어 머쓱함만은 면했다.

 


숲은 상쾌하고 냉각 된 공기가 날파리들을 감금 시켜 놓았는데 찰진 흙은 푹신하긴 하나 접지력이 없어 미끄럽고 비대해진 육체는 버거움에 비지땀이 흐른다.
그 동안에 운동에 게으름을 피우진 않았지만 몸은 참 정직하여 걷는 것과 산을 확실하게 구분 짓고 있다.

 


초암산 철쭉평원이 푸르른 벌판이다.
싱그러웠던 연초록이 짙어졌고 찐빵에 앙꼬 같이 콕콕 박혀 있어 철쭉꽃으로 피었다가 졌다는 걸 알 수가 있다.

 


내 이럴 줄은 알지만 아쉬운 건 아쉽다.
그냥 이대로 내려가는 건 더 미련만 남길 뿐이라서 애초에 계획하였던 주월산과 방장산까지 원으로 한바퀴 돌아서 체력이나 테스트 해봐야겠다.

 


꽃은 없어도 정원수처럼 정갈함이 좋다.

 


철쭉봉을 올라서고 광대봉에서 올랐던 고도를 반납하기 시작하여 광대코재에서 임도를 만난다.
초록이 피곤함을 덜어 주는 조력자로 나섰지만 홀로 산행은 좀처럼 쉼이 없어 발가락은 아려 온다.

 


내려 왔으니 다시금 오른다.
오토바이 바퀴 자국이 눈에 거슬릴 뿐 그냥 올라야 한다는 맹목적인 몰입이다.
뭐야 벌써 부터 홀딱벗고 새가 한여름을 불러 들이며 정적을 깬다.

 


임도는 자꾸만 다가 와서는 자기 노선으로 갈아 타라는데 애써 외면하고 주월산에서야 만나 준다.

 


소공원을 옮겨 놓은듯한 정상이다.
평상에서 두 발 쭉 뻗고 득량만을 조망하며 점심을 먹는다.
참 호사스런 정싱이다.
얼마 전 서해량길을 걸으면서 그 많았던 간척지를 그냥 두고 왔었는데 그래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소하게 챙겨 둬야 한다며 굳이 앞에다 두고 갔다.
나 소주만 있으면 하루가 행복한 사람이라 외면하고 방장산으로 향한다.

 


호남정맥시에 그대로 두고 갔던 산을 정원처럼 잘 가꾸어 놓았다.
공원 산책하듯 사브작 사브작 걸어가며 나무에 눈 맞추고 쬐그만 야생화도 아는 채를 해 준다.

 


방장산의 쉼터에 자기 영역이라며 출입 시 고발조치 한다 란 안내문을 걸어 놨다.
대문에 다 들어 왔는데 이럴거면 골목 에다 붙여 놓았어야지 여기까지 와서 되돌아 갈 사람도 없다.
애구 쪼잔한 잉간들과 다툼하면 나만 쪼잔한 사람이 되는데 그냥 모른 척 해둔다.

 


임도에서 좌측으로 내려선다.
자기 것이라고 벌목을 하여 개활지로 만들어 버렸다.
여기에 무슨 임산물이 있는지 숨은 그림 찾기 라서 여길 출입해서 다치면 너 책임이란 회피성 경고 같다.
남해고속도로 녹차휴게소의 굴다리를 빠져 나와 수남리로 삥 돌아 왔다.
아직은 철쭉산행으로 버스도 주차되어 있지만 어떻게 받아 들이고 즐기냐는 건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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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망운산 철쭉 산행 **

-.일자 : 2024년 4월 28일

-.코스 : 화방사주차장-화방사-철쭉동산-망운산-산불감시초소-망운암-화방사주차장

 

비가 며칠 내리고 어영부영 하다 보니 벌써 4월의 끝자락에 와 있다.
연초록의 산하가 동색이 되어 있고 연산홍이 꽃잎을 떨구고 있어 조급함에 일림산을 신청해 놓았지만 일정이 겹쳐 남해 망운산의 철쭉 개화 상태를 보는 것으로 대체한다.


싱그러운 숲과 물소리가 몸과 마음을 정화 시킨다.

 


화방사 경내를 통해 대나무숲을 지나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데 능선이면서도 돌출된 돌들로 거친 게 특징이다.

 


녹음이 진 오르막은 화방고개를 만나며 잠시 숨 고르기를 하고 흙 길이 시작되어 철쭉동산의 공터에 올라 선다.

 


온통 진분홍이 돼있어야 할 철쭉군락지가 어째 퇴색된 것처럼 어정쩡하다.
이게 막 피기 시작한 겨? 피었다가 지고 있는 겨?
냉해를 입은 듯 또 개화기를 지나버린 듯도 하나 꽃봉오리도 있어 아리송하다.
전망대에 올라 본다.

 


운해에 하동의 금오산이 떠 있고 제철소는 형체를 감추었다.

 


아~ 벌써 지고 있다.
위로 올라 설수록 꽃은 사라지고 날파리들이 육탄돌격으로 달려 든다.
흐르는 땀에 엉켜 붙고 한번 쓱 흩으면 손에 묻어 나는 사체가 징그럽다.

 


정상은 남해와 광양만을 조망하는 뷰가 썩 괜찮은 곳인데 미세먼지 때문인지 분간이 안 간다.

 


망운고개에서 방송탑으로 이어간다.
산에 관목들을 제거하여 이국적인 풍경인데 정작 철쭉군락지는 갈색이라서 가까이 다가가 봤지만 개화 상태를 짐작 못하겠다.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푸르른 조망 한다.
자연의 경이로움이다.

 


정말로 철쭉꽃을 포기하고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상봉에 올라 여수를 관망한다.
언제나 이 산불감시초소는 욕심이 난다.

 


방송탑을 내려와 임도를 걸으면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해 자꾸만 철쭉군락지를 올려다 본다.
미련 버린다 했잖아, 그냥 가자.

 


망운고개에서 너덜길을 발로 더듬어 망운암으로 들어간다.
스피커에서 염불이 흘러 나올 뿐 부처님오신날을 위해 연등을 매달고 있는 사람이 유일하다.
아무리 수행의 공간 일지라도 사람이 넘 없으니 재미 없어 그냥 나온다.

 


하산을 하는데 단체 산행 팀들이 많이도 올라 온다.
개화 상태를 물어 와 폈는지 지고 있는지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을 하는데 지들이 성질을 낸다.
참나 물어 보들 말든지 내 판단을 말한 것뿐인데 계속 물어 오는 사람들을 그냥 쌩 까고 하산을 완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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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해랑길 4차(서해랑길 80코스 일부) ***
-.일자 : 4월 23일
- 서해랑길 80 코스 일부 : 왜목마을-당진발전소-석문방조제-도비도항-아라메길 관광안내소 (12.4 km)


 
일출과 일몰 월출까지 모두 한 장소에서 볼 수 있다는 전국 유일의 왜목해수욕장에서 하룻밤은 친목과 회복의 시간이 되어 주었지만 지역적 의미까지 생각할 여력은 없었다.
창을 열자 구름을 비집고 붉은 기운이 펼쳐지면서 3박 4일 일정의 마지막 아침이 밝아 온다.
언제나처럼 왜목해변을 산책 하며 조식 할 곳을 찾지만 없다.  편의점에서 간편식으로 조식을 해결 하는데 소주는 우리들에게 필수품목이다.
어제와 달리 쌀쌀해진 날씨에 충분한 예열을 시켜서 80구간을 이어 간다.

 


커다란 공용주차장이 왜목마을의 유명세를 말하고 있고 아치를 통과하여 대호안로를 따른다.
뭐야 이거 왠 차들이 이렇게 많은 겨?

 


당진화력발전소의 건물이 보이고 동문까지 2.5km 거리로 그 규모를 짐작하는데 주변에는 근로자들을 위한 식당들이 부지기수로 많아서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해야 했던 우릴 당황하게 만든다.
난 참말로 억울하다.
두루누비 앱을 손가락으로 쫙쫙 펼쳐 가면서까지 검색을 하였지만 주변이 국가시설물과 논밖에는 없었다.

 


두 친구의 집중포화가 쏟아지고 있는 이 위험지역을 빨리 벗어 나고 싶어도 보이는 건 죄다 식당이고 편의점들이다.

 


앞으로는 드넓은 대호간척지가 펼쳐 지고 있고 일직선으로 뻗어 있는 대호방조제가 어제 걸었던 석문방조제길의 악조건을 떠올리게 한다.

 


버스는 당연히 유혹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고 주군이 버스 시간을 살펴보지만 희망 고문일 뿐이다.

 


당진화력발전소홍보관 앞에서 대호방조제로 올라 선다.

 


끝이 보이지 않는 사막의 아득함 이다.

 


어제의석문방조제에서의 선행 학습이 왜 이런 쓸데없는 길을 가려고 하느냐며 태업을 할 태세지만 시원한 바람이 다독여 준다.

 


아래로는 소도 통과 될 철망펜스가 동행을 자처하였고 폐 초소들이 활주로의 유도등처럼 방조제를 따라 이어져 있다.
방조제에 붙어 있는 서해랑길표시는 굳이 안 해 놓아도 이 방조제를 벗어 나지 않은 한 이탈 할 방법은 없다.
간척지의 영역을 넓히고 있는지 외곽으로는 또 하나의 방조제가 같이하고 있고 해상에도 태양열패녈을 깔아 놓았다.

 


초소 막사가 딱 중간지점이 되었고 필수경유지 하나에 빨간 불이 들어 온다.

 


낚지를 잡으려는 어민들이 썰물을 가만 지켜 보고 있고 도비도항의 전망대는 관제탑처럼 우리의 행동을 감시하고 있다.

 


물이 빠져 나가면서 들어 난 땅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따개비처럼 붙어 뭔가를 채취하고 있는데 빠진 썰물만큼이나 우리들의 체력도 급방전이 되어 몰빵은 결국 자가응급 처치에 들어간다.
그렇치 않아도 서해랑길을 주군의 일정과 몰빵의 다리 치료를 위해서 미뤘다가 강행을 했는데 제대로 된 쉼이 없었으니 탈이 날 때도 되었다.

 


함께 국토종주를 하면서 경험을 늘리고 좋은 추억들을 만들고자 한 의도가 이러다가 사람 잡게 생겼으니 특단을 조치를 취해야 될 때다.
방파제의 끝인 도비도에 도착하자 버스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린다.
이건 친구를 살리고 우리를 구제하려는 계시라 여기고 재빨리 행선지를 물었더니 우리의 목적지인 삼길포항을 경유한다.
친구들의 얼굴에 파안대소가 퍼지면서 이렇게나 좋아 하는 걸...ㅎ

 


버스로 3일 동안 걸었던 당진을 떨쳐내고 서산의 80코스 종점인 삼길포항에서 내린다.

 

 


수산물시장과 삼길포항 그리고 삼길포선상어시장 등으로 관광지 냄새가 확 풍긴다.
잠시 삼길포항을 스케치 해 본다.
조형물로 보아 우럭과 노래미가 이곳의 주산물이며 선상어시장은 시스템으로 봐선 어부가 직접 잡은 생선은 아닌 것 같고 회만 떠 갈수 있다.

 


선상의 배는 정박지를 회전하면서 공평함을 꾀했다는데 우린 그냥 들어가 회를 구입하여 초장집옆에 자릴 잡는다.

 

 


원래 두 친구가 회를 선호하지는 않았지만 연일 회만을 먹었기에 젓가락질만 깨작거리고 있어 결국 회는 먹지도 못하고 짜장면과 짬뽕으로 대체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동네 아저씨들이 다 되었고 오고가는 관광객들을 지켜 보면서 술을 홀짝이고 있는데 오늘 픽업을 해주기한 김하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대산버스정류장까지 이어가지 못하고 여기에서 주저 앉은 사정을 알리 없는 김하사님에겐 미안하지만 약속시간을 맞추기 위해 유람선에 오른다.
대산국가산업단지와 대산항을 지나고 섬 내의 인원 체크만 하고 끝마치는 밋밋한 관광이다.

 

 

 

 


그 사이 썰물은 만수가 되었고 찬바람이 불며 추위를 불러 오는데 반가운 김하사님이 달려 온다.
반차까지 써가며 그 긴 거리 달려와서 또 회귀 해야 하는 긴 여정을 기꺼이 감수해준 덕분에 우린 황제 서해랑길을 이어가고 있다.
김하사님 정말 고맙다.
친구들아 엄청 고생했는데 놀고 먹는 것도 건강이라고 이젠 술을 좀 줄일 때가 되어 버린 게 참 아쉽다.

 

 

※.지출 내역

-.차량비 :20만, 복권 3만, 밤 1만, 삼길포항선상회 37천, 상추 5천, 서대 9만, 찬조(영창 5만, 영환 꽃보다 닭)

 

*** 서해랑길 4차(서해랑길 81코스, 80코스 일부) ***
-.일자 : .4월 22일(26 km)
-. 서해랑길 81코스 : 유곡 2교차로-파인스톤CC-삼화교-석문간척지-장고항 2리 정류장(21.2 km)
-. 서해랑길 80 코스 일부 : 장고항 2리 - 왜목마을(4.8 km )

 

=== 서해랑길 81코스 : 유곡 2교차로-파인스톤CC-삼화교-석문간척지-장고항 2리 정류장(21.2 km) ===

매일이 잠자리에 어떻게 들었는지 도통 기억이 없고 눈을 떠 보면 호텔이라서 룸이 럭셔리 하면 뭐하나 싶다.
나이 생각하지 않고 마신 술의 과다 증상인데 어쨌건 잘 먹고 잘 놀고 잘 잤으니 이만한 호사도 없다.
어제 이 도시에서는 조식을 할 곳이 없음이 감지되어 편의점에서 라면과 샌드위치를 사왔지만 내 몫은 어젯밤 안주 용으로 먹어 버렸다.
혹시에 건 기대는 역시나 81코스 시작점인 유곡 2리까지에는 식당도 문을 연 곳도 없어 서해랑길안내판에서 인증만을 하고 출발한다.

 


물집으로 욱신거리던 발가락이 주군이 건넨 발가락양말 덕분에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 졌다. 
3천원의 부채에 내내 시달리게는 되겠지만 고맙다.

 


마을인 듯싶더니 논이다.
이 드넓은 들판을 다 갈아 엎어 놓은 농부의 부지런함이 논길을 걷는 투정을 잠재운다.
논 한가운데 웬 파인스톤 CC를 따라서 리조트가 울타리처럼 같이 한다.
저곳은 골프장을 예약하여야만 이용이 가능할까 아님 예약을 해야만 콘도 이용이 가능할까? 괜한 의문점이다.

 


논 에서 고라니가 뛰고 개가 쫓는다.
자연의 생생한 다큐에서 어느 넘을 응원해야 할지 결정도 못했는데 이내 개가 포기를 해 되돌아 온다.
이곳은 은폐 할 곳이 없으니 고라니가 끝까지 생존하기에는 너무나 열악한 환경이다.


무수교를 건너자 조경수의 소나무가 길게 담장을 이뤘고 수로가 경계를 짓고 있는데 이곳이 그 만큼 평지라는 반증이다.

 


논이 잔디처럼 푸르름으로 덮여 생명의 신선함을 준다. 보리라 여겼던 것이 녹비작물인지 사료용인지 모르지만 몽우리만은 예쁘다.

 

 


드넓은 평야에서 양곡건조장이 유일한데 도대체 누가 이 많은 논 농사를 짓고 있을까?

 


논 위에는 다릿발처럼 수로가 이어져 있고 구조 표시도 간혹 보여 의문점이 였었는데 그늘진 곳이 없으니 한여름에는 열사병이라도 걸릴 것만 같다. 
서해랑표시를 수로에도 바닥에도 겨우 자생에 성공한 나뭇가지에도 붙여 놓아 그 정성이 갸륵 하나 쉴 곳 하나가 없어 지겨움만은 어쩔 수가 없다.

 


이곳은 마늘 밭도 청보리밭만 같고 드론으로 약을 치고 있는 대농이다.

 


겨우 논을 빠져 나왔지만 앞은 물길에 막히고 삼화교를 넘어서자 석문 벌판의 펌프장이 있다.
저 펌프장은 논에 젖줄이 되어 주는데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주유소는 없다.

 


그늘도 없고 쉼터 하나가 없으니 발바닥이 과열되고 있어 길섶에 주저 앉아 멍 때림을 한다.

 


대체 이게 뭐지? 서해랑길을 이렇게 만들어 놓고는 대천의 논 자랑만을 하는 듯 하다.
직선화되어 고속도로라 착각을 하였던 38번 국도를 넘는다.

 


뭐야 여기가 김제 평야야......아스라하게 펼쳐진 지평선이 기를 죽여 놓는다.


방죽은 바람막이가 되어 한여름 같은 더위에 흐물흐물해져 가고 답답증에 방죽에 올라 보면 강줄기에 현대제철소만 조망 된다.
우리의 인생이 이처럼 굴곡 하나 없이 직진만 한다면 정말로 무미건조 할 것 같다. 
차가 지나 간다.
공부를 열쌤이 안 하면 저 아저씨들처럼 걸어서 다녀야 한다고 아이에게 교육을 할 것만 같다.

 


단순함에 점점 무기력화되고 있어 우린 무슨 말이라도 해야만이 이 진공상태의 답답증을 떨쳐 낼 것 같다.
석문 간척지 이거 쳐다 보기도 싫타.
어차피 가져 가지 못할 것 다 내 땅이라고 여기고서 몰빵에게도 주군이게도 1단지씩 인심을 팍팍 쓴다. 
이곳은 방죽에 꽃이 만발한 파라다이스로 너구리가 친구 삼자며 노닐고 뱀이 자유롭게 기어 다니며 다양한 식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이자 유토피아다.
무엇 하나 걸거침이 없고 발걸음이 자유로운 서해랑길의 보석이다.

 


아무래도 우리들이 더위를 먹은 것 같은데 결국은 주군이 이야기 했던 석문 1단지에서야 간척지가 끝을 맺고 자그마한 다리를 건넌다.
만약에 이 다리 마저 없었더라면 개천을 따라서 올라 갔다가 되돌아 와야 할 것이 끔찍만 하다.

 


석문국가산업단지는 공사 중이다.
계절은 모두에게 공평한 혜택을 주었고 돌틈 사이 에서도 새싹과 꽃들이 피어내는 생명력에다 날파리들도 함께 부화를 하여 저돌적으로 달려 드니 여간 고역이 아니다.

 


이곳은 평지이니 도로들이 시원스럽게 뚤리고 공장들도 굴찍굴찍해 보이는데 가스공사 당진기지의 규모가 상당하다.

 


공단이 형성되어 한식뷔페집들이 있지만 우리에겐 다 필요 없고 GS편의점이 오아시스가 되어 시원한 맥주를 들이 붓는다.
조식을 요행을 바랬다가 쫄쫄 굶고 오다 보니 이제야 정신이 든다.

 


대성에코에너지센터의 폐기물처리장의 돔이 여느 경기장만 같고 한국발전기술에서의 모터 소음이 석문단지 전체를 대번 한 듯 적막을 깨뜨리고 있다.

 


여긴 땅이 남아 돌아 평지에다 골프장을 만든다.
플라핑고 CC 는 식제된 묘목들로 신상품인데 특이하게 다리가 코스를 연결하고 있고 카트가 다닌다.

 


골프장과 산업단지 조성 지역을 경계 짓는 넓은 인도를 따라서 달맞이 공원으로 들어간다.

 


계절이 그래서 그런가?
음악 분수와 공연장까지 있는데 어째 관리 부제로 느껴질 만큼 어수선함이 있다.

 


달맞이공원을 빠져 나와 전망대역할을 하는 당진시관광정보센타앞이 지나고 도로는 마성포구에 막혀 석문방조제로 올라 선다.

 


와 바다다~
서해랑길에 와서 왠 호들갑인지~~
석문방조제갑문과 전기사업소의 건축 형태가 참단기지처럼 특이하다. 

 


마성포구는 쌍섬이 먼저 눈에 뛴다.
오늘의 점심 메뉴를 이 시기에만 먹을 수 있다는 실치회로 잠정 결정하였고 자연스레 목적지는 실치죽제가 열리고 있는 장고항이 되었기에 마성포구를 그냥 지나치고 있다.
이니다 그건 그거고 일단은 좀 먹자..
우연히 들어간 식당이 맛집이라는 옆 손님의 말에 더 맛깔 난 실치회다.
우리 이렇게 막 부담 없이 즐겨도 되는 거지......
너무 행복감에 젖은 현실 부정에 자가 진단까지 하게 되지만 이래도 된다.

 


구역 마을길의 대나무 숲이 붉어진 우리들의 홍조를 감추어 주었고 손풍구가 폐가를 만속마을로 만들어 놓았다.

 

 


석문해안로에 문화마을 공원이 있다.
오찬에 분위기주를 곁들었고 따스한 날씨에 정자가 마련되어 있으니 그 동안에 우리가 연마해온 오침의 신공을 발휘할 기회다.
함께 있으니 가능한 게 참 많아 다양한 체험들을 해간다.

 


번잡하지 않은 어촌의 도로에 장고항국가어항단지의 아치가 세워져 있다.
일단 국가어항단지하면 해파랑길에서의 혼잡함을 경험했던 터라 차분한 분위기가 위상을 의심케 만든다.
일단은 당진파출소 옆의 서해랑길안내도에서 80코스 종지부를 찍고 80코스를 재 가동시켜 장고항으로 들어간다.

 

 

 

 

=== 서해랑길 80 코스 일부 : 장고항 2리 - 왜목마을(4.8 km ) ===

장고항 이거 크긴 무쟈게 크네......
넓은 주차장과 캠핑장이 있고 축제가 끝난 듯도 한 축제의 현장이 있는데 배부른 우린 관심이 없다.
유명하다는 촛대바위는 우리의 계획에는 애당초에 없었기에 그대로 서해랑길을 진행한다.

 


관광지라 펜션과 민박집이 많고 도로를 따라서 겹벚꽃이 한창 꽃피는 어촌 마을이다.

 

 


다시금 바다와 접해 오늘의 목적지인 왜목마을을 앞에다 두고 있고 당신화력발전소에서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올려 그 끝을 흐리고 있다.
시간의 여유로움에 카페에서 커피도 마신다.

 


이 좋은 계절에 좋은 친구들과 함께 인생에서 한번쯤이나 와 볼까 말까 한 용무치 해변길을 걷고 있다.

 


어라 잘 나가던 해변길이 산으로 올라 가고 있다.
우린 그냥 직진이다.
당연하게도 왜목터널이 버티고 있고 이를 극복하는 데는 각자 차이가 있지만 돌파 쪽으로 의견을 모은다.
역시나 하고자 하면 어떻게든 길은 생기게 마련 인지라 터널 위로 길이 놓여 있어 삥 돌아야 했던 왜목해수욕장을 쉽게 와 버렸다.

 


일출과 일몰의 명소인 왜목마을은 사람들이 많다.
우리에겐 숙박과 회포를 풀 수 있는 최적의 명소가 되었고 해변을 조망하는 모텔에 아지트를 튼다.

 

 


자~~ 이제 부터는 즐기자.
군산에서 2시간이나 달려 온 축하객을 위해 푸짐한 잔칫상으로 손님 맞이를 한다.
아직은 건강이 잘 받쳐 주고 있어 참 고마운 밤이다.

 

 

*** 서해랑길 4차(서해랑길 83코스 일부, 82코스 ) ***
-.일자 : 4월 21일
-.서해랑길 83 코스 일부  : 삽교천방조제-멧돌포구선착장-음성포구-복운리나눔숲(11.4 km )
-.서해랑길 82 코스 : 복운리나눔숲-심훈기념관-월곡리-정곡리마을 유곡 2교차로(14.3 km)

 

=== 서해랑길 83 코스 일부  : 삽교천방조제-멧돌포구선착장-음성포구-복운리나눔숲(11.4 km ) ===

취침에 방해가 될까 봐 살금살금 호텔을 나와 삽교천함상공원을 산책하면서 조식 할 곳을 찾았고 해장술로 예열을 시킨다.

 


비가 그쳐 더없이 상쾌해진 아침에 발걸음 가벼웁게 해상함상공원을 가로 질러 서해랑길 83코스을 이어간다.

 

공원에는 이른 동호인들의 모임으로 잠깐의 들뜸이 있었을 뿐 쉬이 우릴 놓아 주었다.

 


새 조차도 움직임이 감지 되지 않은 적막 속의 세상을 우리들이 깨워 간다.
체험용에 지니지 않을 듯한 짚라인을 지나 해상캠핑공원으로 들어 가는데 출구가 잠겨 있다.
이땐 어케하지...해병대 정신이 해결한다. ㅎ

 


해안로를 따라서 설치된 보행테크는 어제 종일 비를 맞으면서 논길과 방조제만을 걸어 왔었던 우리들에게 주어진 보상만 같다.
갯골은 아산만에 물을 보태고 드넓은 갯벌에는 배들이 점점이 박혀 있어 이제야 제대로 된 서해랑길을 찾았다.

 


아산호를 가로 지르는 서해대교는 평택과 당진을 잇고 어제 지나 왔던 삽교천 방파제가 아산과 당진을 연결하지만 저 평택항이 자꾸만 눈에 잡히는 것은 삥 돌아야 했던 눈의 게으름 때문이다.

 

 

조형물들이 머묾을 허락 했고 갯벌선착장의 방파제가 안산호로 길게 뻗어서 배 띄울 때를 기다리고 있다.

 


갯뻘로 서해랑길을 찾았고 데크로 낭만의 길을 이어 간다.

 


포구를 지나고 화사하게 꽃들이 피어 난 해안길을 넉넉한 웃음으로 함께 걸으며 소소한 행복감에 젖는다. 

 


서해랑길83의캠핑장 이름에서 동질감이 생기고 잠시 쉼을 청하기 한 로드락 카페는 아메리카노가 8천원이라 놀래서 나온다.
아무리 대파 값이 오르고 소주 값이 5천원을 한다고 해도 우리에게 이런 건 혐오 음식에 대한 자동 거부반응과도 같다. 

 

 

 

 


서해대교가 바짝 다가 왔고 여행객들의 주머니를 낚아채는 행당도의 모다아울렛 건물은 더 선명해져 간다.

 


83코스의 종점이 빤이 건너다 보이나 저 갯벌은 기어 갈수가 없기에 방조제를 따라서 음성포구로 들어 간다.
썰물로 어선은 갯벌에 박혀 기능을 상실해 어부는 강제 휴식을 할 수 밖에 없겠으나 여긴 논이 하도 많으니 생계에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

 


해양전망대가 있는 포구에는 화장실이 있고 주변이 어구들로 어수선하다.
급한 몰빵 만이 확인 차 들어갔고 제1농장 방조제의 갓길을 따라 간다.
도로의 삭막함을 유채꽃과 라일락 향기가 달래 주지만 꽃밭의 포인트가 될 연산홍은 산딸기나무에 잠식되어 시안부가 되어 있다.
갯뻘에 박힌 송전탑을 따라서 공사용 다리가 생태탐방로처럼 길게 놓여 있는데 철탑보다도 공사비용이 더 들것만 같은 규모다.

 


나돌목에는 물고기가 모여든 것처럼 호텔들이 모여 있고 회전로를 빠져 나오니 서해대교의 끝자락이자 부곡삼거리에 서해랑길안내판이 있다.

 

 

 

=== 서해랑길 82 코스 : 복운리나눔숲-심훈기념관-월곡리-정곡리마을 유곡 2교차로(14.3 km) ===


여지 것은 1일 2구간이 목표치 였지만 쇠약해져 가고 있는 우리들의 체력을 감안하고 이왕 집 나온 것 먹고 즐기자며 거리를 단축 하다 보니 이제야 두 구간의 서해랑길을 크리어 시키며 새로이 83코스를 시작한다.

 


우리의 삶이 강줄기에 기대어 살아 가듯 산업은 해안로를 따라서 성장하기에 인주산업단지로 인하여 어쩔 수 없이 내륙으로 다시금 들어 가야만 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들의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에너지를 재충전 시킬 식당이고 갈증을 해소 할 주유소다. 

  
부곡산업로의 육교에 올라서자 송악읍이 오아시스처럼 펼쳐지고 우린 주저함이 없이 가마솥곰육식당에 들어가 삼겹살부터 시킨다.
역시 술빨에는 조개구이보단 기름진 삼겹살이 최고다.

 


냉면으로 후식 아닌 주식까지 챙겨 먹고는 배를 두드려 가면서 햇살 눈부신 도로를 걷는다.
이 도로명이 상록수길이다.

 


갓길이 없어 위험스럽지만 차량통행이 그닥 없어 다행스럽고 심훈박물관이 있는 심원기념관으로 들어 간다.
항일 시인이자 개몽문학의 선구자인 심훈의 상록수를 몰빵이 멋뜨러지게 낭독을 하여 해설사에게 박수까지 받았고 우리들 또한 현존하는 산업역군으로서의 애국자다.

 

 


주 도로를 벗어나 부곡리 마을 탐방이 시작된다.
울긋불긋 화려하게 꽃 대궐을 이룬 동네가 나그네들을 저항 없이 받아 들이고 있다.
산하의 신록과 집집 마다에 가꾸어 놓은 화초의 손길에서 마을이 조용하게 부활하고 있다.

 


대형냉동창고가 벙커처럼 버티고 있어 유독 눈길을 끌 뿐인 마을길을 벗어나 도로에 접하자 곧바로 위험이 감지 되는데 금방 소롯길로 유도하여 산길로 이끌어 준다.
어라 저 앞에 펼쳐진 공단지역은 어디서 본 듯 낮이 익는데 당진체철소이다.
제철소의 위치가 궁금했었지만 이렇게 마주 할 줄이야 몰랐다.

 


적막 속에서 주군의 전화벨이 울린다.
어제 예약을 걸어 두었던 호텔 임을 직시해서 다행이지 자칫 했으면 노숙을 할 뻔했다.

 


두 친구는 도로를 따라 거리를 단축 시켜 놓더니 거북이와 경주에서 토끼처럼 여유를 부리고 있는데 이들의 소소한 복수심이다.

 


논과 밭을 일구며 마을이 형성되고 버스는 거미줄처럼 이 길 들을 연결 하면서 버스정류장이 있지만 인적은 없고 개들만 짖어 대고 있다.
길이 산길로 휘돌아 올라 가고 한 두 대씩 오가는 차량들이 우리들의 느슨해진 경계심을 발동시켜 대화를 단절시켜 놓는다.

 


온통 푸르른 산하가 더 없이 아름답기만 한 심심 산골에 장승과 솟대를 세워 놓았다. 이 뭐지......
외딴집에서는 친목 모임에 닭이라도 잡았는지 연기가 피어 올라 부럽긴 하지만 우리들 만한 한량들은 또 없다.

 


서해랑길이 트랩을 따라 간들 질러서 간들 별 의미가 없어도 표지기와 이정표를 보면 바로 순응하여 도장만은 착실하게 찍어가면서 거리를 좁혀 가고 있다.

 


자그마한 언덕빼기를 올라 서자 송산산업단지와 우리의 종점인 유곡리가 펼쳐진다.

 


소리 없이 내리고 있는 이슬비가 옷깃을 젖시며 땀과 함께 피부를 끈적거리게 하고 있어 편의점에서 비를 피하면서 맥주로 고단함을 씻어 낸다.
이젠 더 이상 안가도 된다는 안도감에 무척이나 편안한 휴식이다.

 


어쨋든간 트랙은 종료 시켜야만 일과도 종료 되기에 유곡교차로에서 82코스를 마무리 짓는다.

 

 


가 예약해 두었던 호텔을 잦아 간다.
예상했던 대로 이곳엔 이 호텔 밖에는 없는 개발 확장형 도심지다.

 

 

 
몰빵은 언제 연락이 닿았는지 옛 동료들 과의 회합 장소를 잡느라 분주하고 우린 그저 오늘밤을 후회 없이 즐기면 된다.
옛 동료들과는 20년 만에 재회란다.
그럼에도 어젯일 처럼 허심탄회한 대화들 속에서는 정감이 묻어 나고 이들의 청춘이 어떠 했었는지가 고스란히 그려지는 밤이다.
몰빵,,,, 너 세상 괜찮게 살았다 이~

 

 

편의점에서 간단 취침주와 내일의 비상식량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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